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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요 심의가 도마에 올랐다. 

몇몇 음반 제작자들이 만든 노래 가사에 술이 들어 간 것이 청소년 정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제작자들과 청소년들은 그에 뭐가 문제가 되냐고 반발한다. 

이런 일이 어디서 문제가 되느냐 했더니, 자식 가진 어머니들이 왜 이런 건 규제하지 않느냐 심의 위원회로 연락이 와서 규제를 하게 됐다고, 위원회는 그 책임을 대한민국 아줌마들한테 슬쩍 떠넘긴다.  

아니, 언제부터 정부 산하 기관들이 국민들의 소리라면 끔찍하게 알았다고 아줌마들 우논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면 모르는 사람들은 "하여간 아줌마들이란..."하며 혀를 끌끌 차겠지.  

그런데 그게 왜, 하여간 아줌마들이라며 비하시킬 일인가? 아줌마들처럼 내남없이 자식 걱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어디 있다고. 이게 어디 내 자식만의 문제라 이러겠는가, 남의 자식도 걱정되니까 이러는 거 아니겠는가?  

물론 이번에 철퇴를 맞은 음반제작자들이나 가수들 기분은 나쁘겠지. 자존심도 상할 것이고. 

하지만 생각해 보라. 그 사람들은 어찌보면 개인으로 맞는 셈이이지만, 그런 가사가 들어간 곡은 한 둘이 아니다. 그것을 우리의 아이들이 즐겨 듣고, 부른다면 그 걱정 안하게 생겼나? 그들도 부모의 입장이되어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런 노래 들었다고 술 먹고 싶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거기에 완전 반박은 못하겠다. 하지만 원래 금단의 열매란 보임직도 하고, 먹음직도한 법이다. 그런 노래 들었다고 술 먹고 싶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100% 주장할 수 있나? 

사실 나 역시 이번 사태가 의아스럽긴 하다. 원래 요즘의 가요란 게 선율이나 가수가 보여주는 포퍼먼스가 더 크게 보이지 가사가 뭐 그리 문제가 되나 싶기도 했다.  

내가 오히려 문제를 삼는 것이 있다면, 드라마에서 음주하는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것인데 이것에 대한 규제를 왜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남녀 주인공이 술이 떡이되어 모텔로 들어가는 것. 식상도 하지만, 마치 이것이 정석인 양 드라마를 구성하는 것이 더 문제 아닌가? 난 오히려 철퇴를 맞아야 한다면 그쪽이 되길 바랬다.  

이번의 일의 배후에 아줌마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면, 그것은 청소년의 음주가 문제가 돼 왔기 때문일 것이다. 현행법상 청소년들에게 담배와 술을 팔지 못하도록 되어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이 어떤 경로로든 그것을 구입한다는 것인데 어떻게 구입을 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어쨌든 방법은 있겠지. 하지만 그들이 술을 먹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겠는가? 다 모방심리 때문이지 않겠는가? 왠지 술을 먹으면 어른이 된 것 같고. 어렸을 때 맹물 주전자 놓고 술 취한 척 컵에 따라 먹었던 놀이 한번쯤 안 한 사람이 있을까? 그게 다 모방 아닌가? 그런데 우리의 어른들 술 취하고 하는 짓이 그리 건전하지는 않았다. 그것을 우리의 아이들이 그대로 따라서 하는 것이다. 이런 배후가 있는데 가요계가 철퇴를 맞았으니 억울할 법도 하다. 

그런데 문제는 왜 꼭 술이냐는 것이다. 이왕 규제를 할 것 같으면 가사에 성적 욕구를 자극하는 것 까지도 포함시킬 일이지. 하지만 이것 역시 표현의 자유냐 아니냐 논란이 많을 것이다. 

난 솔직히 이번 심의가 심하다거나 무조건 비판 받아야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위의 조절은 있을지 몰라도, 표현의 자유를 무기삼아 아예 규제가 없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예전에 우리 가요의 가사라는 건 주로 사랑과 이별에 국한되어 있어왔다. 지금은 그 보다 다양해진 것 같긴 하지만 그것이 정서를 대변해 줬다기 보단 상업주의와 연결이 되어 있다. 예전엔 감성에 호소했다면 지금은 감각에 호소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가사가 조금만 형의상학적이면 건전가요로도 분류됐다. 좀 더 포괄적이고, 다양한 것들을 소재로한 가사가 나와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그리고 그것도 당당한 예술이라고 봐주는 넓은 시야가 필요하고.  

우리의 음반 제작자들 왜 내 노래가 심의 규제를 받아야 하냐고 볼멘 소리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불명예스럽긴 하겠지. 하지만 그들이 만든 노래가 정말 예술이라면 시간 가면 심의는 언젠가 풀린다. 지금은 좀 더 좋은 노래 만드는 일에 힘 써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발 아줌마들 비하하지 마라. 좋은 사회 만들고 싶어하는 마음은 음반 제작자 보다 더 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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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6 15: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1-08-27 19:49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노래 따라 부르다 어떻게 될 것 같아요.
예전에 배호란 가수가 '낙엽 따라 가 버린 사랑'을 번안해서 부르다
요절했다잖아요. 그 노래의 원곡자 엘비스 프레슬리도 그렇고.
사람의 운명은 자기가 만든다는데 말입니다.
그것을 따라 부르는 것도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자식 가진 부모가 그러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봐요.
그걸 이해할 생각은 않하고,
예술성이니 표현의 자유니 떠드는 것도 좀 그래요.
예술이 가야하는 길이 그런 거라면,
교육이 가야하는 길이 그러니 서로 공존하긴 어려울 수도 있겠죠.
저도 길었습니다.ㅋ
 

 

요즘 드라마 <공주의 남자> 빼놓고 뭐 볼만한 게 있나 싶다. 물론 이건 순전히 내 개인적은 소치다. 요즘 김선아 나오는 드라마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지성이 나오는 드라마도 있으며, 유승호 나오는 드라마도 있다지만, 스토리텔링에 있어서는 '공주의 남자'가 단연 으뜸은 아닌가 싶다.  

요즘 김선아의 연기가 주가를 올리는가 본데 난 왠지 이 여자의 연기에 더 이상의 기대가 가지 않는다. 이 여자의 연기는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가장 화려할 때 쫑을 낸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지성이 나오는 '보스를 지켜라'는 찌질남으로의 변신이 나름 성공적인 것 같기는 하다. 그리고 몇회부터 봐도 이해가 다 된다. 최강희의 연기도 아직은 쓸만하고. 그런데 몇회부터 봐도 이해가 다 되는 바로 이 가벼움 때문에 별로 볼 생각이 없다. <무사 백동수>는 너무 만화 같아서 싫고. 무엇보다 최민수의 연기를 보는 것이 난 어느 샌가 부담스러워졌다. 이 사람은 도대체 나이는 먹어 가고 어떤 연기가 맞을지 모르겠다. 멜로만 해 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순재나 송재호 같이 평범한 아버지 역할을 해낼 것 같지도 않고. 그나마 남은 건 코믹 연기인 것 같기도 한데 존심이가 허락될런지도 모르겠고. 

아, 그러고 보니 다 S 본부의 드라마들이다. 참고로 우리집은 그짝 방송이 잘 안 나온다. 그러니 내가 S 본부의 드라마를 이따위로 평가하는 것도 그다지 공정하지 못한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이 <공주의 남자>. 제목만 들었을 땐 2류 멜로 같다는 느낌이 들어 그다지 매력이 없었다.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란 말만 듣지 않았어도 안 봤을지도 모른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또 있을까? 하지만 뭐 그리 이야기가 나올까 싶기도 한데 24부까지 한단다. 박시후를 보는 맛에 계속 볼 것 같긴하다.  

그런데 내가 얘기하려고 하는 것은 이 드라마 자체가 아니다. 말한다면 오히려 드라마의 잔혹성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어서다. 뭐 드라마의 잔혹성이 이 드라마뿐이겠는가? 사극이라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기 마련이다. 이 드라마 역시 김종서와 김승유를 죽여야 하는 계유정난의 공신들과 왈자패들의 대사를 듣고 있노라면 별로 사람의 말로 들리지가 않는다. 마치 피에 굶주린 늑대나 살인까마귀의 낮은 울부짖음 그런 소리로 들린다. 물론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실재로도 그들이 저랬을까? 좀 끔찍하다는 느낌이 든다. 뭐 그만큼 드라마 작가들이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소리겠지.  난 이렇게 사극을 보면 쓰잘데 없는 것에 관심이 가고 상상력이 발동이 된다. 여튼 드라마 작가 만세다!

 지난 월요일 아침 아침 뉴스를 보니 모 기자가 새로나온 책을 소개하는데 이 책을 소개한다. 드라마처럼 완벽한 스토리텔링을 갖는 것도 없다나?  작가 소개가 재밌다.    

나이 40줄에 늦바람이 든 사람.
대학 졸업하고 대세에 떠밀려 살다가 어느 날 문득 ‘나는 누구고, 여긴 어딘지’ 고민에 빠짐. ‘가짜 현실’이 강요하는 ‘눈먼 속도전’에 정신줄 놓지 않기로 결심함. 청명한,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대면하기 위해 무작정 글쓰기 시작. 일상에 물든 편견과 거짓, 타인의 시선을 씻어내기 위해 드라마를 주목함. 그 후 가슴을 열고 마음으로 나누는 ‘드라마앓이’를 2년간 지속해옴. 이 책 <드라마 읽어주는 남자>는 늦바람의 첫 번째 열매임.이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부제가  ‘개념탑재’ ‘희망충전’ 드라마 애호 지침서란다.
 

나는 드라마를 안 보려고 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항상 커피외엔 중독되는 것을 지극히 경계하는 삶을 살아왔다(믿거나 말거나). 그래도 드라마를 보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긴 했다. 드라마를 분석하고 해체해 보고 싶어진다. 거기에 걸맞는 책이 아닌가 싶어 일단은 보관함에 넣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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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8-25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도 공남 즐겨 보시는군요, 저 역시 요즘 꾸준히 보는 드라마가
공남이에요, 그런데 다음 달에 개강이면 본방사수 못하게 되어서 아마도 스마트폰으로
봐야할 거 같아요. 스쿨버스 와이파이 안 터지는데 과연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


stella.K 2011-08-25 21:36   좋아요 0 | URL
와우, 그렇게 늦게까지 공부하시는 거예요?
그렇구나.ㅜ
토욜날 재방도 하던데.
아님 나중에 끝나면 다운 받아 한꺼번에 몰아서 보시던가,
아님 저 같이 IP TV를 설치하면...!ㅋㅋ
암튼 건강 조심하시고, 이번 학기 올 스트레이트 A 맞으시길!^^

무스탕 2011-08-25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남 몇 편을 본방사수하다 요즘은 조금 시큰둥이에요. 그러니까 전엔 티비앞에 정좌하고 앉아서 봤는데 요즘은 왔다갔다하며 할 일 하다 보다..
(지금도 티비 보다 서재 보다 그러고 있어용~~ ^^)
울 엄니는 '공주의 남자보다 성균관 스캔들이 더 재미있어. 이건(공남) 만화보다도 유치해' 그러면서 계속 보십니다. 하하하~~~

100일 프로젝트가 조만간 한 자리 숫자로 떨어지는군요. 멋지십니다, 스텔라님!!

stella.K 2011-08-26 10:35   좋아요 0 | URL
ㅎㅎ 에이, 그래도 무사 백동수 보단 나을 듯 싶기도 한데요.

100일 프로젝트 이제 마지막 고지가 보이니 더 죽을 맛입니다.
빨리 끝냈으면 좋겠어요.ㅋㅋ

hnine 2011-08-26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V는 안보니 잘 모르겠고 위의 책 소개를 읽고 관심이 가서 보니 저자가 제 남동생이랑 동갑내기에 출신 학교도 같군요 ^^ 40대는 또다른 방황이 시작되는 시기인가봐요.

stella.K 2011-08-26 10:37   좋아요 0 | URL
아, 동생이 계셨군요.
40대는 사추기라잖아요.
정말 그런 것 같아요.
hnine님은 사추기 아니신가요?
전 아직도 질풍노도의 시기를 살아요.
단지 기운이 딸려서 질풍은 하겠는데 노도는 못하고 있다는...ㅋㅋ
 

신애라씨가 어제 <무릎팍 도사>에 나왔다. 그녀의 가식적이지 않은 타고난 밝음이 좋았다. 그런데 그게 다 알고 보면 어머니의 영향이라는 것.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5학년까지 아버지와 떨어져서 살았다는데, 짧지않은 세월 자칫 우울하게 지낼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가 많이 안아주셨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어머니는 늘 부족한 부분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셨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오래 전 남편 차인표씨와 함께 두 아이를 입양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녀는 아이들이 입양된 사실 모르길 바라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이 아이가 커서 누가 "너 입양됐다며?" 물어 온다면 "그런데 뭐?"하며 그 사실 앞에 떳떳하길 바랬다고 한다. 물론 그 아이들이 입양된 사실을 끝까지 감출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지만, 살면서 그럴수 있을 것 같지 않으니 차라리 그 사실 앞에 당당하길 바랬다고. 그런 그녀는 참 현명하고,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아들을 위해서는 1년간 홈스쿨링을 했다고도 한다. 그 기간 동안은 정말 아들과 특별한 시간을 가졌고, 아들에게 추억이 될 것이라고.  그렇다. 연예인들 나름 자식들을 잘 키우겠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를 많이 돌보지 못했다고 인터뷰 같은 때 질질 짜며 마치 굉장한 모성애나 부성애를 과시하는 것 보다, 단 한 시절만이라도 아이와 온전히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그들이 후에 아무리 바빠 시간을 갖게 되더라도 아이는 부모 원망 같은 건 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바쁘고 어려워도 자식을 잘 키울 방법은 어딘가 꼭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아이들 유치원비가 대학등록금과 맞먹는 시대에 감히 어디에서도 그것의 배에 해당하는 등록비를 줘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시간 MC 강호동은 차인표씨가 두 번째 책을 냈다고 책을 손에 들고 있었다. 마침 나도 아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이 책을 얻게 됐다(나는 왜 이책을 자꾸 '일기예보'로 착각해서 읽는지 모르겠다). 나는 연예인들이 책 내는 것에 별로 관심없다. 그래도 차인표는 첫 번째 책을 낸 것에 이어 두번째 책을 내는 것을 보면 모르긴 해도 이 사람은 앞으로도 계속 책을 낼 모양인가 보다. 그렇지 않아도 그의 오랜 꿈이 작가가 되는 거라고 하니 말이다. 마침 이 책에 '무릎팍 도사'에 관한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다고 강호동이 좋아라 한다.  

책에 대한 반응도 좋으니 선입견은 거두고 한번 읽어봐야겠다. 어제 신애라도 그런 말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으면서 차인표라는 사람이 얼마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좀 의외의 사실은, 신애라씨가 선행으로 상을 받아 본적은 있지만, 연기로 상을 받아 본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해서 놀랐다. 아, 요즘 일일연속극에 나오던데, 올 연말엔 뭐라도 하나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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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7-21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부러운 부부예요 션과 정해영부부처럼

stella.K 2011-07-21 17:50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이들도 참 아름답게 사는 부부죠.
얼마 전 네째 낳다고 하던데, 참 다복해요.^^

메르헨 2011-07-22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연예인의 책 저도 별로인데 이 책 읽어보고 싶네요.
스텔라님께서 먼저 읽으시고 리뷰 올려주세요.^^
저는 어제부터 책만 보는 바보 읽고 있습니다.

stella.K 2011-07-22 13:26   좋아요 0 | URL
저도 책만 보는 바보 샀는데...!
언제 읽게될런지는 몰라요.ㅠ
 

또, <나가수> 얘기다.  

솔직히, 임재범 이후의 <나가수>는 다소 기운이 빠진 느낌이긴 하다. 이 프로가 다시 재계되고 계속 참여한 가수들은 지칠만도한데 용케 잘 버텨준다는 생각이 든다. 김범수는 정말 예능 나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부를 노래없고, 인기 떨어진다 싶으면 예능으로 빠져버리는 그렇고 그런 가수들 보다, 그렇게 무대에서 온갖 포퍼먼스를 보여주며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 가수가 더 믿음직스럽지 않을까? 

7명의 가수가 쟁쟁한 노래실력들을 갖췄다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확실히 사람들 저마다 매력으로 느끼고, 편애하게 되는 가수는 있게 마련인 것 같다. 나는, 윤도현이나 BMK가 노래를 열심히 부른다는 건 알겠는데, 딱히 좋아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 기교나 가창력은 나무랄데가 없는데 사람을 사로잡거나 녹이는 것은 좀 약하다 싶다.  그래도 이 프로가 임재범 이후에도 계속 보게 만드는 것은, 탈락된 가수 이후 새로운 멤버가 누가될 것이냐는 것이고, 그 사람의 몰랐던 노래를 포함한 여러 면모를 볼 수 있게 되서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프로의 성과는, 쇼프로에 영 흥미를 못 느끼는 사람도 TV 앞에 끌어 앉혔다는 것이 될 것이다.  

아무튼 쟁쟁한 가수들을 데려다 놓으니 또 고만고만하게 도토리 키재기란 생각도 든다. 임재범 같이 자기를 넘어가는 가수가 없다는 뜻이다.  그래도 눈에 띄는 사람은 꼭 있게 마련인데, 그것은 JK김동욱이다. 왜 그를 작은 임재범이라고 했는지 알 것도 같다. 나가수가 아니었다면 전혀 관심도 두지 않았을 가수다. 그의 노래 실력도 실력이지만, 난 그의 과묵함이 마음에 들고, 신뢰가 간다. 노래 부를 때 맨발로 부르는 가수가 이은미만 그런 줄 알았더니, 그도 맨발로 부른다. 가히 보통의 가수라기 보단 예인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그가 지난 주일 <나가수>에서 노래를 부르다 중단을 했다.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노래를 계속 부른다는 게 용납이 안돼 중단한 것이라며, 청중들에게 굉장히 미안해 했다. 가수가 사람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것이야 당연한거지만, 노래 앞에 정직해지고 싶은 그것이 이 가수에겐 더 먼저였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예인이란 말이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4위의 높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중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며, 앞으로의 출연을 고사를 했다.  

보면서 조금 이상했던 건, 그 전에 옥주현이 노래를 부를 땐 청중들로부터 "괜찮아"란 연호를 받았지만, 김동욱은 그러질 못했다는 것이다. 이유인즉, 옥주현은 제작진의 미숙 때문에 부득이하게 경연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고,  김동욱은 본인 스스로가 중단했기 때문에 연호를 받지 못했을 뿐아니라, 최종심사에서 감점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뭐 나름 이유가 없진 않은데, 그 연호를 김동욱은 받지 못햇다는 게 나로선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노래를 부르다 중단할 수 밖에 없는 건 가수론 굉장한 부담이지만, 그래도 옥주현이 그나마 조금 낫지 않았을까? 그건 자기 실수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김동욱은 그만큼 자기 갈등이나 괴로움이 극에 달았다는 것인데, 순간 아무에게도 위로 받을 수 없었다는건 영원과 바꿀만한 시간이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그래도 좋은 성적이었고, 옥주현은 꼴찌는 면했다. 

이것을 보면서 내가 느꼈던 또 한 가지 놀라움은, 이 프로가 이렇게까지 대중에게 신경을 쓰는 프로였나 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전에 김영희PD와 김건모를 빗대기도 했는데, 물론 룰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그들이 비난을 넘어 경질까지 된 상황이지만, 일각에서는 김영희PD가 경질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낸 사람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지금도 이것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긴 하다. 한 PD의 새로운 시도에 찬사를 보내는 쪽과  스스로 룰을 만들어 놓고 스스로 깨는 건, 대중을 무시한 처사라니 뭐라나. 대중이 뭘 그렇게 무시를 당했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어차피 대중은 뭘해도 놀이패의 한 판 신명나는 놀이를 보는 것이다.  칼은 제작진이 쥐고 있다. 무엇을 올리고, 끌어내릴 권한은 대중이 그리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중은 그저 제작진이 판을 벌려주면 그거에 같이 놀아주면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김건모가 기사회생을 했다면(그도 속으론 승부욕이 꿈틀거렸을 것이다) 그 이후에 달라진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두번 꼴찌를 하게될지도 모른다면 그쯤에서 깨끗히 손을 터는 게 낫겠지만, 승부근성이 있는 사람은 최악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볼만했을 것이다.  

그런 인내가 대중에게 없었기 때문에 떠나가는 김동욱도 잡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제작진은 다시 김동욱이 돌아와 주길 바라지만, 내심 굳이 붙잡지는 않았다. 대중에게 여보란 듯이 말이다. 난 앞서도 말했지만, 김동욱의 진지함이 마음에 든다. 음악이나, 자기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들에게나. 무대는 나가수가 아니어도 설 곳은 많다. 아니, 오히려 이것을 계기로 그를 좋아할 사람은 더 많아졌을 것이다. 이렇게 진정성은 그 스스로 보여줄 때 우리는 감동하게 되어있다. 우리는 그걸 지켜봐 줄 줄 아는 안목과 인내를 키워야 하는데, 룰을 지켰느니, 말았느니 가지고 미리부터 진정성에 초를 친다. 그러면서 대중은 정당한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이러다 대중에게서 특정 가수를 편애하는 훌리건이 나오지 않을까, 괜히 걱정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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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6-14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지막에 김동욱이 자진사퇴의 의사표현을 할 때 그의 몸짓과 표정에서 자신의 노래에 대한 애정과 철학이 보이더라구요. 그런 가수의 진정성 있는 노래를 더 못 듣는다는 것이 안타깝네요.

stella.K 2011-06-15 11:10   좋아요 0 | URL
찾아보면 이 사람이 서는 무대 종종 볼 수 있을 거예요.
TV에서 주말 밤 같은 때 하는 음악 프로요.
잘 챙겨보세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6-15 23:34   좋아요 0 | URL
아..그렇군요! 좋은 정보 감사해요^^

자하(紫霞) 2011-06-14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가수에 점점 흥미를 잃어가요. 이소라도 떠나고...

stella.K 2011-06-15 11:11   좋아요 0 | URL
에이, 아직은 아니어요.
조금 더 지켜봐 주세요.
물론 진행 방식이 다소 마음에 안 들어서
버티기가 쉽지 않을 때가 올지 몰라요.
그리고 나중엔 그렇고 그런 가수들이 여길 거쳐 가겠죠.
그때까지만...^^

마립간 2011-06-15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나는 가수다'에 대한 댓글
처음에는 김연우가 좋았고, 이소라가 No.1 부를 때도 놀랐지만, '행복을 주는 사람'을 부를 때 정말 노래 잘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가수는 '나가수'를 떠나는데, 이것은 제가 좋아하는 음악의 무대는 '나가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그런 무대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마이크 없이 ; 어디서 본 것 같기는 한데.) 소극장에서 하는 콘서트가 제 스타일 것 같아요./노래와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봤기 때문에 김동욱과 옥주현의 노래 중단 이야기는 잘 판단이 서질 않네요.
'그러면서 대중은 정당한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 인상적입니다.

stella.K 2011-06-15 11:18   좋아요 0 | URL
저는 여론이 그렇게 몰아갔는지 모르겠지만,
대중이 너무 간섭을 하는 건 아닌가 싶더라구요.
지난 번 김영희PD 때도 그냥 가볍게 경고 정도 할 수 있지 않았나?
뭐 그만한 걸 가지고 경질까지 했을까? 아직도 의문이예요.
그게 방송국측의 대중을 의식한 충성쇼였는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대중이 키어들 일이 별로 없어 보이거든요.
아직도 문화를 문화로 보지 않고, 흑백논리가 너무 강한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어쨌든 제작진도 문제지만,
대중 역시 지나치게 경직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가수 임재범이가 나가수를 하차한 것이, 그의 건강상의 이유가 아니라는 설이 제기 되었다. 말하지면 PD가 압력을 행사해서 그런 거라고 한다. 나도 그 비슷한 의혹이 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솔직히 임재범은 남들이 감히 범접하지 못하는 그런 카리스마가 있다. 애초에 그를 나가수에 세우는 것 자체가 과했던 건 아닐까? 그래도 본인이 흔쾌히 나가겠다고 했고 그래서 제작진과도 합의가 끝난 상황이었고, 시청자들이야 너무 좋은 기회를 만난 것인데, 뭔가 이건 아니라고 자체적으로 판단했나 보지. 나오는 것도 뭔가의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 것처럼, 나오지 않는 것도 합의가 있으니까 하차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 판세를 뒤집으려니 만만한 게 건강상의 문제였을테고. 솔직히 가수가 그만한 인기를 누리기까지 병 없는 사람이 어딨겠는가?  

하지만, 내막이야 어떻든 가수들 역시 철저히 상업적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들일 것이다.  PD가 압력을 행사했건, 임재범이 고사를 했건, 그들 사이에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 시간 가면 밝혀질 일이겠지만, 난 그것에 관해 필요 이상으로 민감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든다.   

내가 더 참을 수 없는 건, '나가수'를 둘러 싼 추측성 보도가 이젠 신물이 난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럴 건지 모르겠다. 며칠 전엔 가수 윤도현이도 한 입 거들더만. 이왕 말하지 않을 것 같으면 끝까지 쿨해지던가? 내가 입 열면 여러 사람 다쳐. 뭐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건 좀 우습지 않나? 그래도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은 건 나의 양심이었어. 이런 거라면 멋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걸까? 노래 경연이면 끝까지 그것으로만 가면 안 될까? 아, 우리나라 기자들 정말 마음에 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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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6-06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스포일러 따위 신경 안 쓸려고요. ^^;;
스포일러 기사뿐만 아니라 나가수 관련 기사 중에 마음에 안 드는 것이
나가수 탈락 예상 가수에 대해 분석한답시고 쓰는 기사도 마음에 안 들어요.
오늘 우연히 인터넷에서 봤는데,, 흠 잡을데 없이 정말 훌륭한 가수들의 가창력을
즐겼으면 좋겠는데 왜 기자들까지 평가하고 분석하려고 나서는지 모르겠어요.
어제 방송에서 김범수 말대로 정말 평가라는 것을 잊은 채 그저 음악을 즐겼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

stella.K 2011-06-07 09:51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기자들의 보도 수위를 조절해야 하는데,
기자에게 사실을 전달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어디있나요?
언제부터 기자들이 스포일러며, 평가까지 주제넘게 하고 앉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마치 칼자루는 내가 쥐었다. 하잖아요. 웃기고들 있어요.쩝

꼬마요정 2011-06-06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티즌들이 악플을 다니, 악플러 때문에 누가 죽니.. 뭐 이런 얘기들을 안 하면 좋겠어요. 악플의 원인제공은 대부분이 기자들의 기사 때문인데다가 모든 죽음의 원인을 악플로 몰아가서는 정작 진짜 원인에 대해서는 침묵하잖아요..

나가수 역시 이런 식으로 분란 만들어서 검색어 순위 올리고 프로그램 화제 만들고 이러려는 거 같은데 정말 경연만 보고 딴 건 안 본답니다. 첨에 나가수라는 프로그램 한다고 할 때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괜찮아서 좋았는데 점점 실망스러워요ㅜㅜ

stella.K 2011-06-07 09:55   좋아요 0 | URL
맞아요. 빵 터뜨리는 건 기자들인데
그래놓고 잘도 숨어요. 자기는 마치 아무런 책이 없다는 양.
기자들 뭐라거나 말거나 관심을 두지 말아야 하는데
그게 그러면 자기네들이 잘하는 줄 알거 아니예요?
저도 나가수 좋았는데, 이쯤되면 아예 폐지하는 편이 낫지않까 싶어요.
자꾸 안 좋은 소리 들으니까 좋은 마음으로 볼 수가 없을 것 같고,
거기 나오는 가수들 안 됐다 싶어요.
그들한테는 좋은 기횐데 왜들 기자들이 난린지 모르겠어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