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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임순례 감독의 작품을 좋아했던 것 같지는 않다. 글쎄, 뭐랄까? 영화가 결코 고급스럽지 않고  (그녀의 초기작은) 말하기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약간은 궁상스럽다고나 할까? 특히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궁상과 추억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했던 영화로 기억된다. 그런 것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란 영화를 보면서 이 영화 임순례 감독이 만든 거 맞나 싶었다. 그 영화는 정말 재밌게 빠져서 봤다.

 

그녀의 영화는 한마디로 담백하다. 돌아서 가는 뭣도 없고, 화려한 치장이나 기교도 없다. 그래서 정말 제작비 아껴가며 만들었을 거란 생각이 들게 만든다. 뭐 그러면 어떠랴? 꼭 기교와 치장을 뒤범벅으로 쳐 발랐다고 해서 그 영화가 성공하리란 법도 없지 않은가? <제보자> 역시 그렇다.   

 

                        

 

난 처음에 이 영화가 임순례가 만든 영화인 줄도 몰랐다. 더구나 몇년 전 국민을 상대로 한 한판 사기극의 주인공 황 박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줄도 몰랐다.  그냥 <부러진 화살>같은 사회 비판적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맞았다. 단 임순례가 영화를 이렇게도 만들어? 좀 놀라웠다. 이런 영화는 누가 봐도 남자 감독이 만들었을 거라고 쉽게 생각해 버릴 수 있다. 하긴 임순례 감독이 아주 여성스럽지마는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이 영화 단순히 한 인간의 눈먼 욕망과 우리나라의 언론 부패를 까발리기 위해 만든 영활까? 꼭 그렇지만도 아닌 듯하다. 감독이 의도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국민의 들끊는 군중심리를 건드리기도 했다. 보라. 황 박사가 줄기세포 연구해서 의학발전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을 때 사람들은 얼마나 흥분했나? 

 

근데 정말 흥분한 거 맞나? 난 솔직히 처음부터 좀 의심스럽던데. 더구나 황 박사(영화에선 이경영이 맡은 이장환 박사) 의학 전공이 아니라 수의학 쪽인가 뭐 그러지 않았나? 수의학도 의학은 의학이라지만, 사람이 동물로 내려앉은 거냐 동물이 사람 수준으로 높아진 거냐 했을지 모른다.    

 

그래도 이 땅에 아픈 사람들은 그런 거 가릴 처지가 못될 것이다. 사람이 동물이 되면 어떻고, 동물이 사람으로 승격이 되면 어떠랴? 내 자식, 내 가족 살릴 수만 있다면 뭔 일인들 못하겠는가? 바로 언론은 이것을 역이용 했을 것이다. 결국 영화에서의 이장환 박사 역시 언론의 희생양으로 자살하려고까지 했다. 황 박사도 그런 심정 아니었을까? 

 

그렇다고 언론이 다 부패하기만 한 것이냐면 그렇지도 않다. 그건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진실을 바로잡기 위해 고투하는 기자들도 있다. 진실과 국익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에 거침없이 누구라도 진실을 선택하지만 진실이 나갈 길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그게 자못 영화에서 의미심장하게 다뤄진다.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는 싸움. 이것이 진실의 싸움이고,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지점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역시 부화뇌동하는 존잴까? 엊그제까지만 해도 이장환 박사를 맹신하고 그 진실을 파헤치려는 기자들에게 계란 세례를 퍼부었던 사람들이 줄기세포가 조작됐다는 말에 하나 같이 언론과 이장환 박사를 비난한다. 하지만 이게 사람이다. 사람 별거 있나? 언론 역시 그렇다. 뭐 없다. 하지만 언론에 끌려 남 욕할 때 나도 욕하고, 남 좋다 할 때 나도 열광하는 이게 좀 마땅치 않다. 남 욕할 때 나도 같이 욕해야지 안 하면 바보 같고, 은근 그쪽을 옹호하는 사람으로 오해 받을까봐 신경 쓴다. 언론이 얼마나 사람을 혹세무민하게 만드는지 알면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언론에 휘둘린다. 

 

영화는 탄탄한 시나리오의 덕을 많이 본 것 같다. 그래도 박해일이 방송국 사장의 차를 가로 막고 방송법을 읊어대는 건 약간 작위다 싶다. 그래도 그렇게해서라도 방송이 나간다면 그 보다 더한 작위도 감행하지 않을까?ㅋ 요즘 한쾌에 볼 수 있는 영화가 나에겐 그리 많지 않은데, 이 영화는 정말 오랜만에 한쾌에 봤다. 

별 세개 반은 줄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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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9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5-02-09 18:04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그 대중속에 내가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면 불편하겠지요? ^^

페크pek0501 2015-02-09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보자>를 극장에서 봤답니다.
모두 그렇게 알고 있는 진실을 뒤엎는다는 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큰 물줄기를 되돌려 위로 흐르게 하는 일처럼 어렵지만,
누군가는 해야 겠지요...
완벽한 거짓, 허약한 진실이 또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지요...

이 정도면 볼 만한 영화지요. ^^

stella.K 2015-02-10 11:17   좋아요 0 | URL
저도 정말 재밌게 봤어요.
임순례 감독의 영화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이만하면 흥행은 몰라도 좋은 영화 만드는 감독으로
보증수표가 될 것 같아요.^^
 

 오늘은 모처럼 친구와 개봉관에서 영화를 보았다. 오늘 본 영화는 <강남 1970>

  

                       

 

이 영화가 개봉한다고 했을 때 좀 기대가 있었다. 오랜 세월 강남에 말뚝을 박고 살아 온 사람으로서 강남을 어떻게 그렸을까? (아직 보진 못했지만)<국제시장>에서 그 시절 향수를 그리워 하는 것처럼 나도 이 영화에서 솔직히 그런 걸 좀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감독이 유하라고 하니 이건 좀 다른 각도에서 기대를 갖게 했다.

 

개인적으로 유하 감독을 아주 많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영하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매번 궁금증을 갖게 만드는 감독 중 한 사람이다. 그렇게 해서 내가 본 영화가 <하울링>, <결혼은 미친 짓이다>, <쌍화점>, <비열한 거리> 등이었다.  <쌍화점>은 그냥 영화적 비주얼이 좋았던 영화 같고, <하울링>이나 <결혼은 미친 짓이다>가 재밌게 본 영화다. 

 

이번에 그가 선택한 장르는 한국형 액션 느와르. 고로 강남에 대한 옛 추억 같은 건 허허벌판에 이름 없는 들꽃이 난무한 정도고 그 나머지는 온통 피빛 느와르로 채웠다. 거기에 이민호의 한껏 물오른 연기만 볼만 했다고나 할까? 김래원이야 중간은 하니까 따로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솔직히 이민호는 그동안 잘 생긴 외모에 나이보다 성숙한 이미지를 요구 받아 왔었다(몇년 전 무슨 드라만지 손예진과 나왔는데 그녀의 실제 나이에 가깝게 이민호도 같은 설정으로 나왔던 걸 기억한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그런 연기를 하려니 애써 연기는 한다만 조금은 설익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 무슨 개과천선인지 눈빛 연기가 살아있다. 단지 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잘 생긴 외모에 비해 구강구조에 문제가 있는 걸까? 약간 말한 때 혀가 떠 보인다. 그래도 뭐 그게 크게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을만큼 연기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누가 보아도 남자 영화라 논할 가치는 없어 보이긴 한다. 그래서 여자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지만 또 어찌보면 여자를 너무 배려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섭섭하다(?) 못해 불쾌한 느낌마져 들긴 한다. 하긴 영화 자체가 남자들의 수성(獸性)을 극대화 했다는 것 외에 뭘 기대할 수 있을까? 그냥 생각없이 보는 게 이 영화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내가 왜 유하의 행보를 기대하냐면,  그가 언젠가 인터뷰에서 자기 아들이 자라고 있는데 언젠가 지금까지 와는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던가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니까 아이들도 볼 수 있는 동화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자기도 자기가 무슨 영화를 만드는지 안다는 것일게다. 근데 그 말이 뭔가 기대를 갖게 했다. 그 아들이 지금쯤 초등학교 고학년이거나 중학생쯤 되서 동화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유하가 만들면 또 뭔가 다르지 않을까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다. 물론 공수표일 확률이 농후하지만.

 

개콘 안 본지가 꽤 되는데 거기서 딱 하나 건질 것이 있다면  '유장프(유민상 장가 보내기 프로젝트)'다. 거기서 보면 송영길이 옆의 후배한테 그런 말을 반복해서 웃기는데, "야, 이 한심한 놈아, 그래서 (유민상이) 뭐?"다. 난 그가 그 대사를 칠 때마다 정말 웃긴다. 어제 영화 보면서 자꾸 그 말이 생각이 낫다. 딱 그거. "느와르가 뭐?"  

 

음악 선택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80년대 초반 라디오만 틀었다 하면 거의 매번 들을 수 있었던  Freddie Aguilar의 Anak이란 노래를 피 튀기는 액션 장면에 써 먹으니 그도 제법 장중하고도 뭔가 모를 헛헛한 연민이 느껴진다.  

 

별점을 매기자면 두 개 반 정도. 킬링타임용으로는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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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1-27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하는 점점 영화가 후져가는 것 같습니다. 약발 다한 감독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ㅋㅋㅋㅋㅋㅋㅋ.

stella.K 2015-01-28 10:32   좋아요 0 | URL
이런 곰발님이 이렇게 선수를 치실 줄이야...ㅎㅎㅎ
솔직히 이 시간에 여기 잘 안 들어 오는데 어제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신 관계로
일찍 잠에서 깨서 어제 쓴 글에 뭔가 미진한 게 있어서 쓸려고 들어왔어요.
별거 아니라 다시 읽어 달라는 말도 못하겠구......ㅠㅠㅠ

유 감독이 뭔가의 틀이 있긴 하죠. 그걸 좀 벗어나면 좋을 텐데.
이 영화가 거리 3부작 완결편이라고 하던데 다음 영화는 어떤 영화가 될지
궁금하긴 해요. 적어도 느와르는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

 

 별로 기대 안하고 봤는데 의외로 재밌다.

만화적 상상력이 좋다. 특히 엘리베이터 안에서 키스 싸움 즉 키스를 하려는 쪽과 그것을 저지하는 씬은 정말 웃긴다.

 

개인적으로 주인공 이승재(오정세) 같이 허세 작렬 캐릭터는 별론데 영화를 위해서는 이런 인물이 필요했을 거란 생각이 들긴 한다.

 

 

 

 

 

그런데 영화나 드라마나 하나 같이 남녀가 만나면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그 다음 장면은 건너 뛴 채 그 다음 날 침대에서 소스라치게 놀라 일어나는 것일까? 아무리 클레셰라고는 하지만 너무 식상하다.

그리고 남녀가 그 전엔 어땠을지 몰라도 어쨌든 첫날 밤을 지내는데 술 먹고 인사불성이 되어 뭔지도 모르게 훅 보내는 게 가당키나 한가? 왜 그런 건 맨정신으론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너무 유아적이란 느낌이 들어 이제 이런 거 좀 안 했으면 한다.

 

  ★★★☆ 

<러브, 마릴린>

 

마릴린 먼로는 내가 그리 좋아는 배우는 아니다. 그런데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서 내가 그녀에 대해 얼마나 피상적이다 못해 편견적으로 알고 있었는지 반성하고 싶을 정도였다. 금발은 백치미란 속설이 있기도 하지만 오히려 내가 그녀에 대해서 백치였단 생각이 든다. 그녀는 배우로서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다. 그녀가 개발한 걸음걸이도 있었고, 책도 많이 읽고 연기에 대해서도 연구를 많이 했다. 하지만 불행했던 개인사 때문이었을까? 그녀의 삶은 그것을 넘지 못했다. 

 

 

 

 

내내 보면서 같은 여자가 보아도 마릴린 먼로는 정말 매혹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가 죽은지도 반세기가 넘었는데 아직도 회자가 되고 있고 아직도 그녀에 대한 책과 영상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게 놀랍다. 물론 그녀가 젊은 나이에 요절했으니까 그런 것이겠지. 늦게까지 살았더라면 이만큼 얘기할 수 있겠는가? 영화를 보면서 문득 캐롤 오츠가 쓴 <블론드>란 소설이 읽고 싶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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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5-01-20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정세씨는 사실 잘 기억하지 못한 배우였는데 개과천선에서 김명민의 친구로 나올적에 참 느낌있는 배우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는데 의외로 많는 한국영화에 나오셨더군요.위에 남자사용설명서의 허세작렬 캐릭터도 잘 어울리지만 하이일에서 조폭 두목으로 난폭한 연기를 펼치는 것도 의외로 잘 어울리는 배우더군요^^

stella.K 2015-01-20 13:51   좋아요 0 | URL
오정세는 평생 주인공은 못할 것 같긴하지만 의미있는 조연은
정말 잘할 것 같은 배우죠. 색깔도 좋고.
하지만 개인적으론 연기 잘하는 배우지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어요.ㅋ

blanca 2015-01-20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릴린 먼로 참 궁금해요. 언젠가 사진을 찾아보니 대중에 잘 안 알려진 사진 중에 아주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의 사진도 많더라고요. 아, 스텔라님이 언급하신 <블론드>가 궁금해지네요!

stella.K 2015-01-22 13:09   좋아요 0 | URL
마릴린 먼로는 요절했기 때문에 더 많이 회자가 됐던 것 같아요.
게다가 세계 최초의 섹시 아이콘이라는 점도 한몫했겠죠.
당대 쌍두마차로 엘리지베스 테일러를 꼽기도 하지만
아시다시피 엘리자베스테일러는 아름답지 섹시한 건 아니잖아요.
저 영화 기회되면 한 번 보세요. 아주 괜찮아요.

저는 <블론드>1권을 어제 구입했어요.
마침 중고로 나온 있고, 마일리지가 이번 달로 소멸되는 게 있어서
다른 책과 함께 김에 질렀죠.
그 유명한 캐롤 오츠가 과연 이 여자를 어떻게 소설에서
복원했을까 저도 궁금해요. 그런데 언제 읽을지는 아직 예정에 없다능...ㅠㅋㅋ
 

 

지난 주말 본의 아니게 영화를 많이 봤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이용하고 있는 IP TV 컨텐츠의 자회사 지원을 오늘부터 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지금까지는 별포인트 50% 지원을 받고 회원이 50% 내서 볼 수 있었던 것을 20%만 지원해 준단다. 별포인트가 처음 생겼을 때 100%  지원을 받았는데 어느 날 50%만 지원한다더니 올해부터는 20%로 한단다. 이런 제길! 

아무래도 단통법 때문에 손해 보는 것을 이런대서 만회하려는 건 아닌가 기분이 그닥 좋지는 않다. 물론 월정액은 변함이 없는데, 이것을 내고 볼만큼 내가 IP TV의 컨텐츠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대신 더 좋은 서비스로 보답을 하겠다고 하는데 입에 발린 소리 같아 믿을만 하진 않다. 어쨌든 그래서 어제까지 영화를 좀 많이 보게 된 것.

그런데 본 영화 중 두 편이 나의 독서욕구을 자극한다. 여간해서 영화로 본 작품은 책으로는 땡기지 않는데 말이다. 

 

 ★★★

 

이 영화를 보고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떠올리던데 왜 그런지는 알 것 같긴 하다. 그런데 그런 기법은 그 영화 하나면 족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웬지 그 이후에 나온 건 다 아류작 같아서 말이다. 

 

아무래도 유럽 영화라 그런가? 이국적인 건 고사하고 좀 낮설다는 느낌이 든다. 배우도 그렇고. 그래도 영화 자체는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고 허리우드에서 리메이크 한다고 하지 않을까? 그런데 안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잠깐 언급하고 지나가지만 레이건을 좋게 말하지 않아서 말이다.

 

유희로 다루긴 했지만 영화가 역사적 인물을 다루고 있으니 이런 건 책으로 읽어주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었다.

얼마 전, 라디오를 들으니 작가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스트레스가 하도 많아 머리도 식힐겸해서 쓰기 시작한 게 이 책이라고 하는데 그런 얘기를 들으면 확실히 신은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든다.

누구는 밥만 먹고 글만 써도 이런 책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 쓰는 사람도 있을텐데 스트레스 풀겠다고 이 책을 썼다니 얼마나 불공평한가. 덕분에 하던 일 때려 치우고 지금은 아예 작가로 나섰다는데 운도 억세게 좋은 남자다.

 

★★★☆  

 

프랑스 영화를 좀 좋아라 하는 편이어서 이 영화 역시 즐겁게 보았다.  

영화를 상상력 풍부하고 자유롭게 만들었단 생각이 든다.

주인공을 맡은 귀욤 고익스의 극과 극을 달리는 1인2역 연기가 뛰어나다 싶다. 

물론 이 영화는 원작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제목에서 풍기듯 이 영화는 마르셀 프루스트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다.

그래서 주인공 폴이 두 살 때 사고로 돌아간 자신의 부모를 기억해 내기 위해 쓴 차를 마시고 마들렌을 한입 베어문다. 그러면 기억으로 통하는 문을 통과한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이 책을 눈 딱 감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까지 어렵다고 이리 빼고 저리 뺄 것인가 싶기도 하다. 

꼭 프루스트가 아니어도 문학이란 기억의 산물이 아니던가? 거기에 더해진 허구, 허풍, 허세.

 

아무튼 영화가 참 아기자기하면서도 강렬하다. 훗날에 다시 보고 싶어지는 영화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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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05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쿡TV를 SK티브로드로 바꿨는데 무료 영화가 많이 없어서 이제 영화 보는 낙이 사라졌어요. 집에 와이파이 그거 하나 설치하고 싶어서 IPTV도 바꿨거든요.

stella.K 2015-01-06 14:21   좋아요 0 | URL
그래? 쿡이면 올레잖아. 요즘 올레에서 무료 전환률이 좀 많아진 것
같은데. 비교적 최신영화들. 이를테면 역린이나 폼페이 최후의 날 같은 거.
난 50%에서 20%로 낮췄다는 게 괘씸하더라고 IP TV로 벌어들이는 돈도
엄청날 것 같은데 말이야.
새해 서비스 차원에서 별포인트 결제하면 TV 포인트 준다던데
그거 기대해 보고 있어. 얼마나 줄 건지 원...ㅠ

참,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셀린저.ㅋㅋ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별점: ★★★☆

 

요즘도 산부인과 병원에서 아이가 바뀌곤 하나? 더구나 실수가 아닌 간호사의 고의로 그렇게 됐단다. 아기가 태어난 것을 너무 기뻐하는 게 화가나서. 그런다고 아이를 바꿔치기를 하냐? 

그런데 그 간호사 운도 좋다.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다. 원하면 벌을 받게 할 수도 있지만 주인공 료타가 이를 취하한다. 

 

영화는 특별한 사건이나 이슈없이 이 잘못된 운명을 긴 시간을 두고 바꿔놓는 것에 집중을 한다. 아이가 받을 충격. 부모의 마음, 바뀐 아이의 상대 부모와의 관계를 별 무리없이 담담하게 보여준다.

새삼 잘 사는데 형제가 없는 집과, 못 사는데 형제가 많은 집 어느 집이 자신이 크는데 유리할까 그런 생각을 했다. 영화는 거기까진 다루지 않고 온전히 부모의 마음, 심리 묘사에만 집중했다. 

나중에 료타의 아내가 자신의 아인 줄만 알고 키웠던 아들 케이타가 원래의 부모에게 가고, 자신이 케이타를 점점 잊어가고 있다는 것에 미안함을 느끼는 장면에서 공감이 갔다. 원래 자신의 아이를 찾았음에도 좀처럼 마음을 주지 못하는 게 괴로워도 하고. 역시 낳은 정 보다 기른 정이 더 앞서는 법일까?

조금은 지루하지만 폭풍 같은 사건을 이렇게 잔잔하게 그리기도 쉽지 않은 것 같은데, 황금종려상인가 뭔가 하는 상을 받았다. 그 연출력이 대단하다 싶다. 의미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행복한 사전>  ★★★☆

 

가끔 그런 사람이 있긴 하다. 샌님 같이 조신하고, 얌전해서 남이 잘 안 할 것 같은 일을 스스럼없이 해 내는 사람. 그런 사람 보면 묘하게 끌리긴 한다. 나에겐 별로 없는 재주라 그런가.

 

사전 편찬의 작업이 이렇게 지난한 작업일 줄은 이 영화를 보기 전엔 미쳐 생각하지 못했다. 더구나 요즘 같이 인터넷 전자 사전이 있는데 종이사전이란 얼마나 가치없는 일일까? 남이 알아주건 말건 의미 있다고 생각한 그 일에 무려 17년을 바친 사나이의 이야기다.

 

그동안 어렵게 하숙집 주인 딸과 결혼을 했고, 자신과 같이 일했던 편찬진들 바뀌고 갈리는 걸 봐야했고, 자신의 상사가 죽는 것도 봐야만 했다. 그동안 새로 생긴 단어들을 편집해 넣고, 작업이 끝나는 날 파티도 한다. 참 조촐한 파티다. 

 

한 작가가 17년 동안 소설을 써서 세상에 내놨다면 역작이니 하며 추켜세울 텐데 그러기도 뭐하다. 도무지 뭐가 행복한 사전이란 말인가. 

확실히 인간의 언어는 진화의 진화를 거듭한다. 예전엔 듣보 보도 못한 단어들이 얼마나 많이 생기는가? 은어 같은 단어가 표준어가 되기도 한다. 

이 영화는 일본 영화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왜 이런 영화를 못 만드는 걸까 살짝 아쉽기도 했다.

 

오늘 뉴스를 보니 표준어 13개를 추가 시켰단다. '삐지다'(삐치다), '딴지'(딴죽), '개기다'(개개다), '허접하다'(허접스럽다) 등이 포함됐다는데 나머진 또 뭔지 모르겠다.

새삼 사전편찬자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해 주는 영화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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