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기계와 그다지 친하지 않아 르 클레지오가 작년도 노벨문학상 수장자로 선정이 됐고 나는 재작년 그가 한국에 머물고 있었을 때 그의 당시의 새책 <혁명>을 현장 구매해서 그의 친필 사인을 받았더랬다. 

그의 노벨 문학상 소식을 접했을 당시 자랑을 엄청 해댔는데 정작 물적 증거를 내보이지 못했다. 왜냐구? 불행히도 나는 꽤 오랫동안 컴퓨터에 찍은 사진을 올리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어제 교회에서 1박2일 수련회를 참석했는데 거기서 알게된 어떤 한 사람으로부터 올리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의외로 쉬웠다. 이렇게 쉬운 걸 난 왜 그동안 알려고 하지 않았던 걸까? 

그러고 보면 난 의외로 아주 심한 기계치는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냥 기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그로인한 게으름이 문제인 것 같다. 

어쨌거나 뒤늦게나마 그의 사인 솜씨를 자랑할 수 있게되서 다행이다. 이로써 나의 본명이 알려져 조금은 X팔리긴 하지만 한번 감상해 보시길...! 

그의 사인 솜씨도 사인 솜씨지만 그때 보았던 그의 회색눈과 소박하고도 겸손한 그의 태도가 나는 더 인상 깊었다. 나름 한국을 사랑하기도 했었고. 

이 아저씨 지금은 어디서 뭘 할지 궁금하다. 부디 새해 복 많이 받고 잘 계셔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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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09-01-17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이름까지 친필로...그것도 르 클레지오 작가의...오호...^^

stella.K 2009-01-18 20:04   좋아요 0 | URL
좀 오래된 일을 페이퍼로 쓰려니 좀 쑥스럽긴 하네요.
그래도 제가 처음으로 뭔가를 찍어서 블로그에 올렸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네요. 사인도 멋있기도 하구요.^^
 

 지난 수요일, 그러니까 17일엔 리더스 가이드와 웅진이 함께 주최한 <경성, 사진에 박히다>의 저자의 미니 간담회에 다녀왔다.

사실 이 책은 출간 때부터(지금도 출간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의 관심을 끌었던 책이다. 그것은 내가 사진 찍히는 것은 싫어해도 나름 사진 자체에 대해선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담회면 간담회지 왜 하필 '미니'란 수식어를 앞에 붙였던 것일까? 안 그래도 저자 간담회에 그다지 사람이 많지 않은 편인데 미니라면 얼마나 더 작은 것을 의미하는 걸까? 그것은 주최측에서 공지글을 띄울 때 약간의 짖궃은 실수는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잠깐 했었더랬다.   

그런데 막상 참석하고 보니 '미니'란 말이 딱 어울릴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연말이다 보니 그만큼 모이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이 책의 저자인 이경민 선생 역시도 음지에서 활동하시는 분이라 사람이 북적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신단다. 그점에 있어서는 나 역시도 같은 성향이라 분위기는 의외로 좋았다고나 할 수 있을 것이다.(거기에 한몫한 건 주최측인 웅진에서 준비해 주신 풍성한 간식도 무시 못할 것으로 작용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약간은 큰 키에 호남형이었다. 하지만 그가 쓴 검은테 안경이 누가 보아도 학자란 것을 여실히 드러내준다. 아니나 다를까, 막상 시간이 주어지자 누구 못지 않게 열정적으로 강의(?)를 한다. 내용은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사진 아카이브가 걸어 온 길, 우리나라에서의 사진의 역사와 위상등에 관해 거침이 없이 그러나 조금 조근하게 설명을 한다. 그의 말은 청산유수다. 나 같은 사람은 사진에 관심만 있지 문외한이나 다름 없는데 선생의 말을 들으니 막연했던 사진에 대해 뭔가 막이 걷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의 무지함이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그의 얘기를 들으면서 놀라웠던 건 우리나라에 사진사(史)가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나라에 몇 개의 대학에 사진학과가 개설되어 있는 것으로 아는데, 미국의 사진사는 가르칠지언정 우리나라 사진사에 대해서는 정식으로 가르친 바가 없으며 정교수 조차 둔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선생이 강사로 후학들을 가리치는 정도가 고작이라고 하니, 그가 가는 길이 얼마나 외로운 길인지 미루어 짐작이 갔다.

이경민 선생은 그렇게 우리나라에 귀중한 자료가 될만한 사진 자료를 모으고, 연구하고, 고증하는 일을 한다. 그분은 정말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시는 사람 같았다. 그 증거가 사진아카이브 연구소를 개설하고 뜻있는 몇몇과 이 일을 해오다 지금은 다 자기 살 길 찾아 떠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일을 놓치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또 하나 놀라운 건, 우리나라 사진의 역사는 일제시대와 그 궤를 같이하고 있는데, 당시 일본이 사진으로 우리나라를 얼마나 오도된 의식을 퍼뜨렸는지를 하는 것이다. 특히 기생의 사진을 앞세워 우리나리가 일본의 기생하는 나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는지 또는 긴 담뱃대에서 당시의 조선 사람을 나태의 상징으로 만든 것, 또는 저고리 바깥으로 가슴을 내놓고 다녔던 것이 남아선호 사상의 이미지 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미개함을 나타내기 위함이라는 건 정말 새롭게 안 사실이다.

그런데 내가 한가지 드는 의문은, 해방이 된지가 몇년인데 이런 역사적 왜곡을 아직도 방치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옛 조선 총독부 건물이 철거된지가 몇 년인데 말이다. 우린 그렇게 눈에 보이는 것만 치우면 역사에 지은 죄를 씼을 수 있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더구나 우리나라의 학문분야의 발달을 해방 이후로 잡고 있기 때문에 일제 시대는 그야말로 암흑의 시대로 치부해 버려 역사적 고증이 더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거기다 학제간의 교류는 말할 것도 없고. 이래서야 학문의 내일을 기약할 수 있기나 한 것일까? 

그날 선생은 여러가지로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앞서 말했듯이 그렇게 단아한 선비 같으신 분이 열정을 가지고 한길을 갈수 있는지 그의 열정에 놀라고, 박식함에 놀라며 그리고 또 하나의 결정타는 시대를 초월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이를테면 그도 한땐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전도가 유망한 길을 걸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 길을 버리고 이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거기엔 선생의 낙천적인 천성도 한몫 했으리라. 그가 자신을 일컫어 말하기를, 자신은  무슨 일이든지 주어진 일은 무던히 해내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건 분명 그가 사진을 택하기 보단 사진에게 선택 당해버린 그의 운명과도 연관이 있으리라. 그는 참으로 소박하고 정이 많은 인상이었다. 처음 만나는 자리였는데도 그 자리가 전혀 어색하거나 어렵지 않았다. 정말 언젠가 어디선가 꼭 다시 만나게 될 것 같다.

나는 개인적인 용무 때문에 그 자리를 좀 일찍 나와야 했지만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오늘 그 자리에 나가지 않았으면 어떻게할뻔했나 정말 뿌듯함이 있었다. 모쪼록 그가 하는 일에 많은 발전과 행운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 또한 그 귀한 만남을 갖게해 준 리더스 가이드와 웅진 출판에 이 지면을 빌어 감사의 뜻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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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2-21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 책 관심은 가는데 어떨까 싶어 지켜보고 있는 중인데 스텔라님 글 보니까 혹하네요. ^^

stella.K 2008-12-22 10:48   좋아요 0 | URL
음, 솔직히 말하면 보기에 따라선 약간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좀 학술서적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읽으면서 내가 정말 사진을 편협하게 보고 있었구나 반성도 하게
되더라구요.^^

L.SHIN 2008-12-22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제목에 끌려서 들어와 읽었지만, 역시 내용도 좋습니다.
자신의 길을 묵묵히 그리고 거기에 신념을 가지고 앞을 향하는 자는 누구든지 멋있습니다.

stella.K 2008-12-22 10:50   좋아요 0 | URL
정말 그래요. 사실 학자라서 좀 재미없을 것 같다는 선입관도 없지 않았지만
실제로 만나 보니까 나름 좋으신 분 같더라구요. 어쩌면 엘신님도 좋아하지
않았을까요? 하하. 읽어 주셔서 고마워요.^^

2009-01-06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마 전, 심산 선생님을 뵈었더랬습니다.

그날도 오늘만큼이나 추웠던 날이었지요.

아, 지난 주 목요일이었군요.

오랫만에 만난 선생님은 사진에서만큼이나 늙어 보였습니다.

아직 50도 안 되셨는데 말입니다.

저를 보시더니 대뜸, "나 많이 늙었지?" 하는데,

가끔 빈말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저는 무슨 뻔뻔함이었는지, 모든 걸 다 이해한다는 투로,

"선생님은 산바람을 맞으시니까 그렇죠."했더랬습니다.(선생님은 알아주는 산악인이기도 하죠)

그러자 수긍하신다는 듯,

"사실 그때(13년 전)도 나이 보다 늙어 보였어. 그지?"

하시는데 뜨끔했습니다.

사실 뭐 13년 전을 되새기며 깐풍기를 먹을까 하는 바램은 꼭 없었습니다.

대신 선생님은 저 <와인예찬> 한 권을 집어 드시더니 멋진 싸인과 함께 낙관까지 찍어

저에게 내미시더군요.

그리고 살짝 이 책이 반응이 좋다고 하시면서 조만간 강연회를 하실거라는 운을 살짝

띄우셨더랬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그 일정이 확정이 되었내요.

이번 돌아오는 토요일 그러니까 26일 반니앤루니스(삼성동 코엑스점)에서 1시에

강연회를 하신 답니다.

선생님 성격상 책에 대한 얘기는 안하시고,

'Wine Keyword10'이란 제목으로 와인을 재대로 이해하기 위한 10가지 키워드를

선정하고, 현재 잘못 알려진 와인상식들을 가볍게 깨주는 정도의 강연을 하신다는군요.

사실 이 <와인예찬>에 대한 반응이 의외로 좋아 선생님도 놀라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선생님은 대중엔 그닥 알려지지 않는 분이죠.

물론 매니아층은 오래전부터 형성이 되어있지만...

책이 아주 재밌습니다.

그날 가셔서 들으신다면 지루하진 않을 겁니다.

선생님이 워낙에 언변이 좋으셔서 말이죠.

보통 좋은 작가들은 언변이 안 좋거나, 언변 좋은 작가는 글발이 좋지 않을거란

편견이 있는데, 선생님은 이 두가지를 동시에 갖춘 드문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글에 있어서 적확한 표현을 구사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작가죠.

요즘 와인 모르면 문화인 축에 끼지도 못한다는 거 아시죠?(강제성 협박...!>.<;;)

가셔서 와인에 대한 정보도 얻으시고 모처럼의 주말 유익하게 보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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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08-01-25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이런 것도 하시는군요.후기 올려주세요~

stella.K 2008-01-25 11:26   좋아요 0 | URL
아, 도넛공주님 때문에라도 꼭 참석해서 후기를 써야겠군요.
같이 가시면 좋을텐데...!
근데요 지금 고백하는 건데요,
전 도넛공주님만 뵈면 도너츠가 먹고 싶어져요. 어쩌죠?=3=33

도넛공주 2008-01-26 09:47   좋아요 0 | URL
어쩌긴요,드셔야지요.한 두개만요!
 

 오늘의 태그 제시어가 '올해의 책'이라고 하니 다소 애매한 느낌이 든다. 그냥 '올해에 출판됐으면서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된 책이 뭐라고 생각 하느냐?'를 쓰는 것인지 아니면 각 개인이 올해읽은 책중 가장 좋은 책을 쓰라는 것인지 모호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냥 내가 올해 읽은 책 중에 좋은 것으로 한정해서 정리를 해 볼까 한다. 누구처럼 책을 아주 많이 빨리 읽는 편은 아니니 얼마 되진 않을 것 같다.

한때는 알라딘 회원이었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탈퇴하고, 지금은 문학동네 영업 일을 하신다는 정민호의 <산티아고 가는 길>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기행문을 읽을 기회가 없었던 나로선 저자가 직접 친필로 읽어 달라고 수줍게 쓴 글씨가 인상적이었다. 그렇게까지 해서 보내줬는데 안 읽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물론 아는 사람이 이런 책을 냈다니 좀 특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을 차치하고라도 이 책은 무난하게 읽힐 여행서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고는 하지만, 난 이 책 때문에 산타아고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은 가 볼 엄두가 나지않는다는 게 흠이라면 흠일까? 그래서 내맘대로 좋은 책이 되어버렸는지도...

지금은 하루키의 책은 단 한권도 읽지 않게되었지만, 나도 한때는 하루키가 좋아서 나름 꽤 읽었다. 난 특히 그의 단편을 좋아했었다. 일본 작가지만 일본 작가 같지 않은 느낌이 들어 좋아했더랬다. 개인적으로 일본 문학을 그닥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이 책을 발견했을 때 모처럼 하루키의 향수를 느껴보고 싶었고, 그 느낌은 적중했다. 좋았다.

사실 사람은 '비참한 현실'이란 말에 외면하길 좋아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외면하는 이유는 뭘까? 제일 첫번째 이유는 혐오감이고, 그 다음으론 이렇게 만든 불특정 다수에 대한 분노일 것이며, 나는 그 불특정 다수에 포함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일 것과, 이렇게 한들 뭐가 달라진단 말인가 하는 자기 합리화 내지는 현실과 마주하고 싶지 않은  심리 등이 복합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지구에 존재하고 있는한 결코 옳은 태도는 아닐 것이다. 이 책을 그런 것을 일깨워 주기에 충분했다. 저자가 굉장히 쉽게 썼다는 점이 오히려 패부를 찌른다고나 할까?

이 책은 개인적으로, 알라딘에서 나에게 두번째로 '이주의 마이리뷰'의 영예를 안겨줬던 책이다. 김지운 감독의 진솔하고도 걸출한 입담이 흥미를 더한다. 뒤에 부록으로 이 시대 최고의 인터뷰 전문 작가인 지승호님과의 인터뷰가 책의 가치를 더한다. 지승호님 아니면 이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을 책을 나는 그분의 친필 사인과 함께 선물로 받아 읽었다. 그리고 그렇게 받은 상금으로 지승호님께 개평을 떼어 드렸다. 좋아 하셨다.

   

이 책에 대한 약간의 논란이 없지 않은 것 같고  저자의 문체를 꽤나 힘들어 하지만 사람도 있긴 하지만, 나에겐 존경하고 싶은 작가 중의 한 분이다. 물론 그의 문학 사상에 완전히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문학하는 태도는 본 받고 싶다. 한없이 진지하고, 가라 앉아 있으며, 뼈를 가는 듯한 느낌으로 글을 쓰는 작가다. 

 

오래 전에 사 놓고 못 읽고 있던 책을 드디어 읽었다. 루쉰! 그에 대해 말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냥 조용히 책을 펼쳐 읽으면 그의 뜨거움이 전이가 되어 옴을 느끼게 될 것이다.

 

 

처음 이 책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간증을 빌미삼아 자기자랑하는 그렇고 그런 간증서는 아닐까? 하는. 하지만 올해 내가 이 책을 읽었다는 건 큰 기쁨이었고 자유함이었다. 그런데 나는 정작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쓰지 못했다.  내가 얼마나 나 자신이 갖는 욕망 때문에 스스로를 옭죄고 자유하지 못했는가? 나 자신은 얼마나 모순된 존재인가를 가르쳐 준 소중한 책이다. 그런데<더 내려놓음>이란 책이 최근에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도 얼른 사 봐야지 하는 마음은 들지 않는다. 그런 것으로 봐서 난 아직도 내 자신의 욕망을 내려놓길 주저하는가 보다.

살면 살수록 사는 것이 힘들고 두려움을 느낄 때가 있다. 또 앞으로 살면 살수록 더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을 것이다. 그럴 때마나 이 책과 같이 역경을 이겨낸 사람들의 책을 가까이 하라. 원래 삶은 좌절의 편에 서기 보다 희망의 편에 서길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사실 오래 전에 이 책을 선물 받고 게을러서 다른 책을 읽어야 하는 관계로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속죄하는 맘으로 읽었다고 하면 너무 과장 됐으려나? 그런데 이 책 정말 재밌고 따뜻하다. 얼마나 좋았으면 이 책 읽고, 나도 내 어렸을 때 살았던 집과 동네에 대해서 글로 쓰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물론 쓰게되면 전혀 다른 방향에서 쓰게 되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기록이란 중요하다. 요즘 같이 건물 부수기도 새로 세우기도 쉬울까? 나의 생가와 어렸을 때 집이 지금까지도 보존됐었을리 만무하다. 그러니 기억을 더듬어 기록이라도 해 두는 수 밖에. 언젠간 쓰고 말거야!!

소설을 좋아하고, 소설을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는 나에게 개인적으로 이 책은 정말 재밌고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다. 특히 묘사나 문체가 가히 일품이어서 애정이 간다. 나중에 다시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신윤복을 그렇게 그려놓다니! 같은 여자지만 그의 카리스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저자의 다른 책은 어떨까?

 

어느 친절한 나의 서재 지인이 이 책을 보내주시는 바람에 정말 아주 오랜만에 박완서 선생의 책을 다시 읽는 호사를 누렸다. 그의 입담은 중년의 때나 노년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오히려 더 노련해지고 깊어졌다고나 할까? 읽는 내내 즐거웠고 따뜻했다.

 

 

그밖에 레몽 장의 <카페 여주인>을 추가로 언급한다. 이 책은 현재 알라딘에서는 검색은 되지만 이미지는 없다. 이 책은 이국적이고, 에로틱하며, 짖궂고, 프랑스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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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12-10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도 3권만 있어요. 로쟈님의 리스트에도 3권이었거든요, 스텔라님^^

stella.K 2007-12-10 16:47   좋아요 0 | URL
그래도 혜경님이 책은 저 보다 많이 읽으시잖아요. 혜경님도 알려 주셔요. 올해에 좋은 책이 뭔지.^^

진달래 2007-12-10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우 3권 공유... 하지만 맘은 같아요. ^^;;
나머지 책들은 올해의 책으로 꼽아주시니 모두 장바구니로~!
근데 모두 언제 읽을지... 깜깜합니다.

아, <카페 여주인>, 넘 느낌 좋네요.
저도 좋아할 거 같은 느낌이... ^^

stella.K 2007-12-10 16:48   좋아요 0 | URL
참고만 하는 거죠 뭐. <카페 여주인> 진달래님도 좋아하실 거예요. 한번 읽어 보세요.^^

조선인 2007-12-10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권이네요. 히히.

stella.K 2007-12-11 10:21   좋아요 0 | URL
오, 많은 건데요? 아무래도 조선인님과 제가 취향이 비슷한가 봅니다.^^

니르바나 2007-12-11 0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을 다양하게도 읽으셨네요. 스텔라님
추천 들어갑니다.^^

stella.K 2007-12-11 10:22   좋아요 0 | URL
에고, 많이 읽기는요...ㅜ.ㅜ 추천 고맙습니다.^^

마노아 2007-12-11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6권 겹쳐요. 이지누의 집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

stella.K 2007-12-11 10:22   좋아요 0 | URL
오, 6권이나요? 마노아님 많이 읽으셧네요. 축하드립니다.^^
 

아까 낮에 모서평단으로부터 조경란의 <혀:문학동네 간>을 받았습니다.
늘상 그렇듯이 또 띠지 두르고 있겠지 했습니다.
띠지 안 두르는 책이 거의없잖아요.
이게 마케팅엔 좋다고는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선
띠지가 둘려있으면 귀찮은 게 사실입니다.
물론 요즘엔 가끔 예쁘고 고급스런 띠지도 없진 않지만 그대도 아직까진 그런 띠지는 흔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책 <혀>는 완전히 허를 찌르는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더군요.
멋모르고 잡아 뺄려다, "오잉? 뭐야...?"했다는거 아닙니까?
잡아 뺄 필요없이 표지 커버와 같이 붙어있다는...!
누가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는지 모르겠지만
(혹시 정군님은 아실까...?) 머리 잘 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띠지엔 구구한 설명 필요없이 '조경란 장편소설 혀'라고만 깔끔하게 되어있습니다(물론 앞면만 봤을 적에는 말이죠).
솔직히 띠지에 구구가 한 설명 붙어있으면 구라같이 보일 수도 
있거든요. 오히려 작가와 작품으로만 심판을 받겠다는 것처럼 보여
오히려 저는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전 유감스럽게도 아직 조경란의 소설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얼마 전, 리더수님이 이 책에 퍼펙트를 부여하셨는데,
저도 한번 기대하는 맘으로 첫장을 넘기겠습니다.

제가 설명을 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조경란의 <혀>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사서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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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12-04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 띠지 저도 봤어요^^
벗길려다 놀랬다니까요~

stella.K 2007-12-05 10:16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예요.^^

가시장미 2007-12-05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ㅋㅋ 저도 띠지 잘 벗겨서 보는데.. 띠지 없으면 좀 폼이 안나긴해요..
근데 내용이 더 궁금한데요. 으흐 리뷰를 올려주시겠죠? :)

참 책은 곧 도착할꺼에요~ 침대와 책! 좋은 감상 되시길... 으흐

stella.K 2007-12-05 13:14   좋아요 0 | URL
어제 조금 읽었는데 초반부터 이런 얘기하면 좀 그렇지만 문체가 장난이 아니야. 예전엔 우리나라 작품 별로 안 좋아했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아님, 전반적으로 작가의 역량이 좋아진건지 꽤 읽을만 하더라구.
고마워. 장미야. 올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장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아. 넌 늑대 목도리 있으니까 내가 따로 안 챙겨줘도 되겠지? >.<;;

비로그인 2007-12-05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을 들추어 보고 더욱 슬퍼졌던 띠지였어요. 그렇지 않아도 표지의 표정이 슬펐는데, 띠지 속 그림까지 보고나니, 더욱더.

stella.K 2007-12-05 18:28   좋아요 0 | URL
앗, 님 때문에 이제야 표지 그림 재대로 봤어요. 정말 슬프네요. 흐흑! 띠지 붙어 있다고 좋아했는데 그러면 표지 그림을 재대로 볼 수가 없는 거였군요.ㅜ.ㅜ

진달래 2007-12-06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요거 전 포이즌님한테 선물로 받아서
현재 책장에서 대기 중이에요. ^^;;
띠지... 전 아직 제대로 안 봐서... ^^

stella.K 2007-12-06 15:16   좋아요 0 | URL
와, 좋으시겠어요. 조경란이 글을 이렇게 쓰는구나. 새롭게 발견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 카바는 장단점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