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심산 선생님을 뵈었더랬습니다.

그날도 오늘만큼이나 추웠던 날이었지요.

아, 지난 주 목요일이었군요.

오랫만에 만난 선생님은 사진에서만큼이나 늙어 보였습니다.

아직 50도 안 되셨는데 말입니다.

저를 보시더니 대뜸, "나 많이 늙었지?" 하는데,

가끔 빈말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저는 무슨 뻔뻔함이었는지, 모든 걸 다 이해한다는 투로,

"선생님은 산바람을 맞으시니까 그렇죠."했더랬습니다.(선생님은 알아주는 산악인이기도 하죠)

그러자 수긍하신다는 듯,

"사실 그때(13년 전)도 나이 보다 늙어 보였어. 그지?"

하시는데 뜨끔했습니다.

사실 뭐 13년 전을 되새기며 깐풍기를 먹을까 하는 바램은 꼭 없었습니다.

대신 선생님은 저 <와인예찬> 한 권을 집어 드시더니 멋진 싸인과 함께 낙관까지 찍어

저에게 내미시더군요.

그리고 살짝 이 책이 반응이 좋다고 하시면서 조만간 강연회를 하실거라는 운을 살짝

띄우셨더랬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그 일정이 확정이 되었내요.

이번 돌아오는 토요일 그러니까 26일 반니앤루니스(삼성동 코엑스점)에서 1시에

강연회를 하신 답니다.

선생님 성격상 책에 대한 얘기는 안하시고,

'Wine Keyword10'이란 제목으로 와인을 재대로 이해하기 위한 10가지 키워드를

선정하고, 현재 잘못 알려진 와인상식들을 가볍게 깨주는 정도의 강연을 하신다는군요.

사실 이 <와인예찬>에 대한 반응이 의외로 좋아 선생님도 놀라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선생님은 대중엔 그닥 알려지지 않는 분이죠.

물론 매니아층은 오래전부터 형성이 되어있지만...

책이 아주 재밌습니다.

그날 가셔서 들으신다면 지루하진 않을 겁니다.

선생님이 워낙에 언변이 좋으셔서 말이죠.

보통 좋은 작가들은 언변이 안 좋거나, 언변 좋은 작가는 글발이 좋지 않을거란

편견이 있는데, 선생님은 이 두가지를 동시에 갖춘 드문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글에 있어서 적확한 표현을 구사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작가죠.

요즘 와인 모르면 문화인 축에 끼지도 못한다는 거 아시죠?(강제성 협박...!>.<;;)

가셔서 와인에 대한 정보도 얻으시고 모처럼의 주말 유익하게 보내셨으면 합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도넛공주 2008-01-25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이런 것도 하시는군요.후기 올려주세요~

stella.K 2008-01-25 11:26   좋아요 0 | URL
아, 도넛공주님 때문에라도 꼭 참석해서 후기를 써야겠군요.
같이 가시면 좋을텐데...!
근데요 지금 고백하는 건데요,
전 도넛공주님만 뵈면 도너츠가 먹고 싶어져요. 어쩌죠?=3=33

도넛공주 2008-01-26 09:47   좋아요 0 | URL
어쩌긴요,드셔야지요.한 두개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