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부터 112년전 1910년 8월 29일은 일제에 의해 우리나라가 국권을 상실했던 '경술국치일'이었다. 마침 이날 나는 안중근 의사의 거사를 담은 이 책을 읽었다. 그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건 어릴때 학교에서 배워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 3명의 자녀가 있었다는 것. 그것도 막내인 안준생은 그가 집을 떠나고 난 뒤에 아내가 임신 사실을 확인, 출산하여 아버지를 평생 만나보지 못하고 쭉 살았다는 것을 이 소설로 알게 되었다. 김훈 작가는 안중근의 시간을 되살려 냈지만 그의 아내 김아려와 자식들의 시간은 되살려내지 못했다. 아니, 하지 않았다. 그 부분이 아쉬웠다. 그저 주요 인물들이 워낙 말이 없음으로 '퉁 친'느낌이었다. 남편의 거사 후에 그녀와 자식들의 삶은 그야말로 고단했을 거다. 사건 직후 당시 술렁이는 분위기의 향방을 읽기 위해 밀정들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데다 먹고사는것은 녹록치 않은 때였는데 홀몸도 아니고 어린 자식들을 줄줄이 데리고, 살던 곳을 떠나는 이상으로 살던 조국을 등지고 떠나는 인생이란 어떤 것이었을까? 남편의 조국을 위한 거사 못지 않은 파란만장함이 그 안에 있었을거라고 짐작할 뿐이다. 결국 그녀는 영영 이 땅에 돌아오지 않았다. 의지가 있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자녀들은 아버지의 뜻과는 상당히 어긋나보이는 삶을 살았다. 누가 이들을 탓할 수 있을까. 



사형선고 뒤에 죽음을 앞두고 덤덤했던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시간들은 울지 않고 읽기가 힘들었다. 멀쩡한 가족들을 없는셈 치고 돌아설만큼 조국을 짓밟고 야욕을 키워가던 이토 히로부미에 대한 저항은 그에게 피할 수 없는 사명같은 것이었다.  



이토를 죽여야 한다면 그 죽임의 목적은 살殺에 있지 않고, 이토의 작동을 멈추게 하려는 까닭을 말하려는 것에 있는데, 살하지 않고 말을 한다면 세상은 말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고, 세상에 들리게 말을 하려면 살하고 나서 말하는 수밖에 없을 터인데, 말은 혼자서 주절거리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대고 알아들으라고 하는 것일진대, 그렇게 살하고 나서 말했다해서 말하려는 바가 이토의 세상에 들릴 것인지는 알기가 어려웠다. - P89


만월대에서 찍은 이토의 사진은 벼락처럼 안중근을 때렸다.벼락이 시야를 열었다. 몸속의 먼 곳에서 흐린구름처럼 밀려다니던 것이 선명한 모습을 갖추고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토의 몸이 안중근의 눈앞에 와 있었다.시간이 없구나. 연추를 떠나자, 운신할 수 있는 자리로가자 내 몸을 내가 데리고 가서 몸을 앞장세우자. 몸이 살아 있을 때 살아 있는 몸으로 부딪치자.... - P97


-글은 아는가?
-조금 안다.
-평소에 존경하는 사람이 있는가?
-없다.
-평소에 적대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한 사람 있다.
-그게 누구인가?
-이토 히로부미다.
-왜 이토 공작을 적대시하는가?
-그 이유는 많다. 지금부터 말하겠다.
 - P189


왼쪽부터 안중근의 아버지 안태훈, 백범 김구, 안중근 의사

출처: 오마이뉴스'그런데 말입니다, 안중근은 왜 이토를 저격했을까요'








이런 수많은 희생(언급 되어지지도 않는 희생까지...). 그야말로 피, 땀 눈물로 지켜진 이 나라에서 이장이란 사람이 이토 히로부미와 같은 죠수(야마구치)출신인 아베의 죽음을 두고 이런 말을 했었다. (지난 7월 12일)


"아시아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고 아베 신조 전 총리님의 명복을 빕니다. 유족과 일본 국민들께도 깊은 위로를 표합니다.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앞으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바랍니다." -P.100 , 한승동,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언론에서 앞다투어 시끄러웠던 반응을 퍼다올렸다. '꼭 저렇게 말해야 했을까?' 아베의 정부 대변인이었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했었다. 아베가 아시아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헌신했었나? 과거 일본의 제국주의로 회귀하고 싶어 개헌에 올인하는 등 야욕을 키우고 영유권 다툼을 이어오지 않았나?

어쩌다보니 아베 이야기까지 하고 말았다. 그 많은 희생이 이 땅에 묻혀 오늘이 있는데도 누군가는 자기 자리에 걸맞는 역사인식이 부족해 민폐를 끼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근현대사 공부에 너무 소홀하다.  



ㅡ내가 이토를 죽인 까닭은 이토를 죽인 이유를 발표하기 위해서다. 오늘 기회를 얻었으므로 말하겠다. 나는 한국 독립전쟁의 의병 참모중장 자격으로 하얼빈에서 이토를 죽였다. 그러므로 이 법정에 끌려 나온 것은 전쟁에서 포로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자객으로서 신문을 받을 이유가 없다. 이토가 한국 통감이 된 이래 무력으로 한국 황제를 협박하여 을사년 5개 조약, 정미년 7개 조약을 체결하였다. 이것을알기 때문에 한국에서 의병이 일어나서 싸우고 있고 일본 군대가 진압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일본과 한국의 전쟁이라 하지않을 수 없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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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8-29 21: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중근 의사의 스토리는 뮤지컬 ‘영웅‘이 워낙 유명한데 거기서도 아내보다는 어머니인 조마리아 여사가 더 부각되어요.
워낙 큰 일을 하신분이라 아마 거사가 초점이 되지 않나 생각되네요.
아래에 올려주신 망언으로 안중근의사의 거사의 위대함이 입증됩니다^^

미미 2022-08-29 22:08   좋아요 3 | URL
뮤지컬에서도 그렇군요?
이 작품에서도 안중근 의사의 죽음을 부활절 축사와 함께 예수의 죽음과같이 표현한 부분이 있어요. 어머니의 이름도 마침 마리아.
안중근의사가 이 망언을
듣지못해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

거리의화가 2022-08-29 2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경술국치일에 딱 맞춰 이 책을 올려주신 미미님의 센스가 돋보입니다^^ 이 책 저도 읽어야 하는데 하는데 하는데를 되뇌이고 있네요~ㅎㅎㅎ 아직 8월 2틀 남았으니 안된다면 9월에 이월해서라도 첫타자로 읽어봐야겠습니다.

미미 2022-08-29 22:12   좋아요 3 | URL
일부러 의도하지 않았는데 날짜가 맞아서 제게는 더 의미가 있었어요.ㅎㅎ 이번달 날씨가 급변해서 그런지 무척 빠르게 지나간듯 느껴집니다. 화가님 시작하시면 금새 읽으실거예요^^*

프레이야 2022-08-29 2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장님 역사인식 자체가 있는 건지 의심스럽고요. 이 작품에서 김훈 작가는 특히 말을 극도로 아끼더군요. 김아려를 주인공으로 한 스토리를 소설로 구성한 작품이 나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더랬어요. 여식도 그렇고. 가족을 고국이 품어주지 못한 현실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미미 2022-08-29 22:16   좋아요 3 | URL
그러게 말이예요. 본인이 좀 모르더라도 인재를 곁에두면 이런 말을 공개석상에서 하지 않을텐데요. 저도 김아려에 관한 작품이 꼭 나와 주었음 해요!! 김구 선생이 이들 가족을 함께 보살피려 했었는데 어긋났던것 같아 안타까웠어요.^^*

Yeagene 2022-08-29 2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장님 저 얘기듣고 어이상실이었습니다.ㅎㅎ
얼마전에 보니 일본 관함식에 참가할지 논의중이라던데요 ㅎㅎ
그것도 참 어처구니가 없더라구요

미미 2022-08-29 22:20   좋아요 2 | URL
대외적으로 창피하기도 하고요.^^; 예진님 저는 이장님 워낙 심각한 지경이라 가끔 짠한 마음도 들어요.ㅎㅎㅎ 측근들에게 이용만 당하고 도움은 전혀 못받는것 같아서요. 관함식이라니 일본의 의도가 빤히 보이네요 아웅...!

난티나무 2022-08-30 0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근현대사 공부에 너무 소홀한 사람 여기…ㅠㅠ
그래도 역사인식은 제대로 하려고 노력합니다.(응?) 부르르 🔥 진짜 미쵸요.

미미 2022-08-30 07:40   좋아요 2 | URL
아무리 정치초보라도
이건 좀 아니지 싶네요
앞으로 남은 기간이 더 아득하게 느껴집니다.😔 저도 더 공부해야하는데 늘 마음만 앞서네요.^^;;

책읽는나무 2022-08-30 07: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때쯤 아베 사망 기념으로 젊은이들이 축하파티를 연다는 글 제목 기사를 언뜻 본 기억이 있는데 그것도 참...그렇구나!!ㅜㅜ 싶었는데, 그렇다고 이장님도 참~~ㅜㅜ
그나저나 경술국치일도 몰랐었던 저도 참...ㅜㅜ
김훈 작가의 문체를 좋아해서 옛날에 읽고 또 읽고 그랬었는데 어느 순간 그런 문체에 좀 질리더라구요. 그후로 읽고 싶어도 피해왔었는데 하얼빈은 좀 읽고 싶어지네요^^

미미 2022-08-30 08:02   좋아요 3 | URL
이장님 너무 충격적이었죠!! 안그래도 최근 이웃님이 올려주신 해외 뉴스를 보니 문재인 전대통령은 정치 베테랑으로 인식되고있고 이장님은 알아야할게 많은것으로...뭐 그렇게 기억합니다.ㅜㅜ 이제 지지하셨던 분들도 상당수가 잠이 확 깨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나무님 문체에 질리셨었다면 비추예요. 저는 별5개가 추천이구요 이작품의 경우 후반부는 읽어볼만 했습니다 칼의 노래는 언젠가 함 보고 싶어요^^*

건수하 2022-08-30 1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악 제가 뉴스를 안 봐서... 진짜 이장인 줄 알았구요 ㅋㅋㅋ

과거 https://imnews.imbc.com/replay/2019/nwtoday/article/5470586_28983.html 이런 기사가 검색되네요. 이장 200명을 모아놓고 군수가 망언을 연설했다고...

말은 혼자서 주절거리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대고 알아들으라고 하는 것일진대.
저런 말을 한 것은 경솔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의도로 시작되었으리라 생각하면...

이런 걸 보수의 풀뿌리운동이라 해야 할까요? ;;


2022-08-30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30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30 11: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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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30 13: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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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30 14: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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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8-30 1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중근 의사 본인의 인생도 그렇고 남겨진 가족들도 그렇고 참 뭉클하면서도 안타깝네요. 8월 29일에 맞춰서 의미있는 책을 읽으셨군요~!!

미미 2022-08-30 10:52   좋아요 3 | URL
새파랑님 저 갈수록 독서 과정에 자꾸 운명같은 기운을 느낍니다ㅋㅋㅋ

아이들의 삶이 특히 불행했을것 같은데요 누구도 이들을 돌보거나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던것 같아 더 안타까웠어요. 훗날 자녀들의 기이한 행보가 그들의 외로웠던 삶을 그대로 드러냈던것 같아요.

mini74 2022-08-30 13: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비명을 찾아서 에서 보면 이토가 죽지 않은 미래가 그려지죠. 작가가 영 이상해서 ㅠㅠ

미미 2022-08-30 13:54   좋아요 2 | URL
그런 소설이 있었군요?!! 이토가 죽지않으면 그것도 어느정도 디스토피아 아닌가요?ㅎㅎ 저도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mini74 2022-08-30 14:07   좋아요 2 | URL
2009로스트 메모리즈 였나 장동건 나오는 영화로도 만들어졌어요. 미미님 작가분이 영 이상해지셔서 아니 원래 이상한 사람일수도 있지만 ㅎㅎ

미미 2022-08-30 14:13   좋아요 2 | URL
아! 그 영화 원작이군요?!! 안그래도 바로 검색해보니 후기에 이런저런 말들이 보입니다ㅎㅎ

2022-08-30 16: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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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30 17: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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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30 17: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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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30 18: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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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2-08-30 19: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는 차마 쓸 수가 없었다는 뉘앙스의 글이 뒤에 나와요. 김훈 특유의 메마른 문체로 그 글을 보면 그의 고민이 더 크게 느껴지더군요.

미미 2022-08-30 19:26   좋아요 2 | URL
네 저도 뒤늦게 들은바가 있는데 작가님이 사정이 있으셨나봐요. 아쉬운 마음에 그대로 적어놨는데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다른 책도 꼭 읽어봐야겠어요.*^^*

레삭매냐 2022-09-01 13: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려고
대기 중인데, 제 차례에까지 오지
않더라구요.

김훈 아재는 제가 선호하는 작가라
아니라... 여튼 글 하나는 맛깔나게
쓰시는 것 같습니다.

미미 2022-09-01 14: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요즘 베스트셀러라 대기가
긴것 같네요. 저도 제 스타일이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칼의 노래는 꼭 보려고하는데
이 책으로 처음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뒷부분에서 눈물이 벌컥 쏟아져서...

사형 선고 후
시신을 가족에게 양도하지 않은건 (이유는 알지만)아무리봐도 잔인하다고 생각합니다.

2022-09-04 11: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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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4 12: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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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서울이나 평양에 다녀온 사람들이 날짜 지난 대한매일신보를 가져왔다. 대한매일신보는 조선 전역의 소요사태를 상세히 보도했다. 신문은 소요군중을 ‘의병‘이라는 두 글자로 일컬었는데, 글자 두 개가 더 큰 무리를 불러모았다. 신문의 문장은 곧고 단단해서 읽는 사람을 찌르고 들어왔다.  - P55

이토를 죽여야 한다면 그 죽임의 목적은 살殺에 있지 않고, 이토의 작동을 멈추게 하려는 까닭을 말하려는 것에 있는데, 살하지 않고 말을 한다면 세상은 말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고, 세상에 들리게 말을 하려면 살하고 나서 말하는 수밖에 없을 터인데, 말은 혼자서 주절거리는 것이 아니라이 세상에 대고 알아들으라고 하는 것일진대, 그렇게 살하고 나서 말했다해서 말하려는 바가 이토의 세상에 들릴 것인지는 알기가 어려웠다. - P89

만월대에서 찍은 이토의 사진은 벼락처럼 안중근을 때렸다.벼락이 시야를 열었다. 몸속의 먼 곳에서 흐린구름처럼 밀려다니던 것이 선명한 모습을 갖추고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토의 몸이 안중근의 눈앞에 와 있었다.시간이 없구나. 연추를 떠나자, 운신할 수 있는 자리로가자 내 몸을 내가 데리고 가서 몸을 앞장세우자. 몸이 살아 있을 때 살아 있는 몸으로 부딪치자.... - P97

러시아 군인들 사이로 두 걸음 정도의 틈이 벌어지고 그 사이로 이토가 보였다. 키큰 러시아인들틈에 키가 작고 턱수염이 허연 노인이 서 있었다.
저것이 이토로구나.... 저작고 괴죄죄한 늙은이가....저오종종한 것이.....안중근은 러시아 군인들 틈새로 조준선을 열었다. 이토의 주변에서 키큰 러시아인들이 서성거려서 표적은 가려졌다. 러시아인과 일본인들 틈에 섞여서 이토는 이동하고 있었다. 이토는가물거렸다. - P166

-글은 아는가?
-조금 안다.
-평소에 존경하는 사람이 있는가?
-없다.
-평소에 적대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한 사람 있다.
-그게 누구인가?
-이토 히로부미다.
-왜 이토 공작을 적대시하는가?
-그 이유는 많다. 지금부터 말하겠다. - P189

안중근은 미조부치에게 물었다.

ㅡ이토는 총 쏜 사람이 한국인이라는 걸 알고 죽었는가?
안중근의 질문은 대답할 수 없이 많은 것들을 묻고 있었다. 총맞아 죽은 자가 총 쏜 자의 국적을 알고 죽었는지 모르고 죽었는지가 안중근에게 중대한 문제가 되는 까닭에도 사건의 본질이있을 것이었다.  - P221

ㅡ내가 이토를 죽인 까닭은 이토를 죽인 이유를 발표하기 위해서다. 오늘 기회를 얻었으므로 말하겠다. 나는 한국 독립전쟁의 의병 참모중장 자격으로 하얼빈에서 이토를 죽였다. 그러므로 이 법정에 끌려 나온 것은 전쟁에서 포로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자객으로서 신문을 받을 이유가 없다. 이토가 한국 통감이 된 이래 무력으로 한국 황제를 협박하여 을사년 5개 조약, 정미년 7개 조약을 체결하였다. 이것을알기 때문에 한국에서 의병이 일어나서 싸우고 있고 일본 군대가 진압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일본과 한국의 전쟁이라 하지않을 수 없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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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3 1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3 16: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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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본으로 나온 토베 디틀레우센의 코펜하겐 삼부작을 구매했는데 다른 책을 먼저 봐야해서 아직 읽지는 못하고 있습니다.'1권 어린시절'의 첫 페이지만 살짝 봤는데 오! 빨리 이 시리즈를 시작하고 싶어집니다. 



아침이면 희망이 있었다. 희망은 내가 감히 만져 볼 엄두를 내지 못하는 어머니의 부드럽고 검은 머리칼 속에, 금세 사라질 듯 반짝이는 빛처럼 어려 있었다. 


어쩐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떠오르기도 하는 문장입니다. 3권 동시구매해야 북마크를 준다고 해서 그렇게 했죠. 북마크는 소중하니까요~* 북마크 디자인은 책 표지랑 비슷합니다. 


도서관에 다녀왔는데 한 남성으로부터 쪽지를 받았습니다. 후...얼마만인지...(응?) 며칠전 나무님 서재에서 구경한 '예술가의 서재'란 책을 보고 싶어서 갔는데요, 나무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책이 크고 무게도 꽤 나가더라구요. 서재사진 보는거 좋아해서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앉아 감상했습니다. 나무님 말씀처럼 입이 떡 벌어지는 사진들이 가득이라 마음에 쏙 드는 사진 위주로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소설이 아니니 이어폰으로 듣고 있던 음악을 계속 들으면서 여유롭게 들여다 보고 있었던거죠. 그런데 제 뒤로 누군가 자꾸 왔다갔다 하는 거예요. 신경이 쓰여서 힐끗 쳐다봤는데 한 남자분이 서가에서 뭔가 찾고 계시는지 서성거리고 계셨어요. 한동안 자꾸 제 뒤에서 그렇게 지나다니니 신경이 좀 쓰였습니다. 잠시 후 그 분이 제게 성큼성큼 걸어오더군요? 그리곤 쪽지를 건네 주는거예요. 순간 아주 깜짝 놀랬죠.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사진은 ....저 밑에......)

 


아 이것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이 쪽지를 건네받을 때 0.000001초 설렜습니다. "마치 버스에서 저 먼저 내려요." 뭐 이런거 있잖아요? 그런건줄...ㅋㅋㅋㅋㅋㅋ아니, 뭔가 문제가 있구나 싶은 마음도...그렇게 반반?이었던것 같네요. 아무튼 속으로는 그랬지만 재빠르게 "어머! 몰랐어요. 죄송합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해요!"라고 말했죠. 그때 잠시 그분과 눈이 마주쳤는데 20대 초반정도로 보이는 훈훈한 눈빛의 소유자더군요. 질책하는 눈빛도 아니었고(제 생각, 실은 분노를 감추고 있었을 수도ㅋ)어찌됐든 책을 좋아하는 분일테니 미안하고 창피하고 그랬죠. 다행히 도서관에 사람도 거의 없었고요. 네~제목은 낚시였습니다.ㅋㅋ주말이라 웃자고 이런짓을....남편에게도 도서관에서 쪽지를 받았다고 말해봤죠. 반응이 어떨지 너무 궁금하잖아요? "어 그러냐"고 하면서 궁금해하는 표정ㅋ 그래서 제가 "보여줄까?" 했더니 괜찮다는거예요?? '표정은 안괜찮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쪽지를 내밀어보니 넙죽 받더라구요. 읽어보고 그제서야 웃는ㅋ 아무튼 이런 일도 오늘의 글감으로 생각하는걸 보니 쓰는게 좋아지긴 한 것 같습니다. 도서관에서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치고 담아온 사진들을 올려봅니다. 



아 그런데 무음 카메라 앱이 있나보죠? 몰카 문제 때문에 기본 카메라에서는 무음기능이 안되는 걸로 아는데. 아직 찾아보진 않았지만 그 부분이 살짝 뜨악했습니다. 그래도 뭐 도서관에서 자료 사진 찍을때는 쓸만하겠어요.






 



아! 이 사진은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서재를 공개합니다'란 책에서 찍은 건데 얼마전 제가 읽은 '펀홈'의 저자

앨리슨 벡델의 서재예요. 그녀의 모습도 왼쪽에 있네요. 기울어진 천장을 보니 이 장면은 다락방 같은데 햇살이 창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참 아늑하게 느껴지죠. 저희집에도 다락이 있는데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요. 집이 오래되기도 했고 다락의 벽이 단열이 잘 안돼서 겨울엔 더 춥고 여름엔 집안 어느곳보다 덥거든요. (밤이 되면 괜히 무섭기도 하고...파라노말 엑티비티?같은 영화는 좀 그만 나왔으면...)이렇게 잘 꾸민 다락을 보면 침만 흘립니다. 어쩌다보니 단독에 살땐 항상 다락이 있었던것 같네요. 







도서관에서 시끄럽게 하고 찍어온 사진인데 사진이 잘 나오질 않았습니다. (아쉽....)실제 사진은 선명했어요. 





위 사진은 다른 작가의 서재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모르는 작가라 그냥 사진만 담아왔어요.






제인 오스틴의 엠마가 똭~ 눈에 들어오는군요 허허








속임수의 대가? 어쩐지 재밌을것 같은....


개인적으로는 위 사진이 제일 맘에 들어요. 지금은 어쩔수없이 벽을 가득채우는 중이지만 

최종적으로는 이렇게 낮은 책장에 여유롭게, 재독할 책들만 남겼으면....하는 바람입니다. 








어디서부터가 '예술가의 서재'사진인지 모르겠네요. 어젠 분명 기억했는데 뭐 그런거죠ㅋ





짜짠.....문제?의 그 쪽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설마 알라디너는 아니겠죠?ㅜ



 휠체어 타고 열심히 운동중이신 츄르신ㅋ(낮잠좀 자라~^^;;)



마치 사울레이터의 사진처럼 나온 츄츄(아닌가? 죄송합니다 사울레이터님...)



얼마전에 저도 사울레이터의 책을 마련했습니다. S님께 땡투 계속 보내드리는 중^^



여러분 즐거운 주말 보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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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7 1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27 1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수하 2022-08-27 18: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꺄! <밑줄 긋는 남자> 생각났구요 ㅎㅎ

쪽지에 적혀있는 청구기호의 책은 뭘까요 급 궁금해집니다 ^^

미미 2022-08-27 18:41   좋아요 3 | URL
저 그 책 읽고 싶었는데 수하님 덕분에 생각났습니다. ㅎㅎ

안그래도 저도 궁금해서 이 번호로 검색했는데 안나오네요 ㅜㅜ 이렇게 찾아본적이 없어서...다음에 도서관가서 함 물어볼까봐요 궁금!!>.<

건수하 2022-08-27 20:12   좋아요 1 | URL
참 그래서 저는 조용한 곳에서 찍을때는 b612 어플로 찍어요 ㅎㅎ 책에 뽀샵은 필요없지만 소리가 안나서 좋답니다 :)

미미 2022-08-27 20:45   좋아요 2 | URL
그 앱을 찾아 깔면 되겠네요!! ㅎㅎ 수하님 정보력이 은근 좋으십니다.^^*👍

막시무스 2022-08-27 18: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ㅎㅎ 레쓰비가 필요했던 시간이었군요! 즐건 주말되시구요!ㅎ

미미 2022-08-27 18:54   좋아요 3 | URL
아ㅋㅋㅋㅋㅋ그러게 말이예요! 막시무스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얄라알라 2022-08-27 1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벡델이 땡땡을 좋아했군요!! 떙떙 전집 처분한 게 갑자기 후회됩니다. 그나 저나, 반전....쪽지 내용을 저도 맘대로 상상했는 데 ㅎㅎ

미미 2022-08-27 19:33   좋아요 2 | URL
알라님 처분하셨군요!! 얼핏 어떤 그림인지만 알고 땡땡 시리즈는 아직 보지 못했는데 도서관에 있나 찾아봐야겠어요.ㅎㅎ 작가들의 인생책을 이렇게 담아놔서 좋더라구요. 나중에 도서관에서 더 자세히 읽어봐야겠습니다.*^^*

stella.K 2022-08-27 19: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찰칵거리는 소리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장소가 장소인지라.ㅠ
츄츄가 참...ㅠ 조금만 힘을 내주면 좋을텐데. 오히려 미미님께 부탁드리게 되네요. 모쪼록 힘내서 츄츄 잘 보살펴 주세요.♡

미미 2022-08-27 19:35   좋아요 3 | URL
스텔라님 마음 제 마음ㅠ.ㅠ 츄츄 나이들어서 여러가지 질병을 떠안고 있는데도 보통은 에너지가 넘쳐요*^^* 사진은 워낙 계속 찍으니 그 분도 아마 참다참다ㅋㅋㅋㅋ

mini74 2022-08-27 19: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헉 이게 무슨 일이고 하며 제 손에 땀이 ㅋㅋㅋ값진 사진들이네요 미미님! 아이고 츄츄님 💕파이팅입니다. 사진이 아련하고 참 예쁩니다. 미미님 책상도 정겨워요 *^**

미미 2022-08-27 19:38   좋아요 4 | URL
미니님💖 저 모든 곳을 서재화 하는 중입니다.ㅋㅋㅋㅋ책장도 좀 더 사려고 눈치를 살피는 중이예요. 미니멀이 좋은데...쉽지 않네요ㅋ 츄츄 기운이 넘치는 요즘입니다. 휠체어 때문에 자길 위하는 마음을 더 느낀걸까요?*^^*

scott 2022-08-27 19: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울 미미님에게 무소음 카메라 사드리고 시포요🙈

미미 2022-08-27 19:39   좋아요 3 | URL
스콧님이 올려주신 페이퍼들로 이미 저에게 그 이상을 늘 주고 계십니다~😍 감사해요!!*^^*

coolcat329 2022-08-27 19: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혹시 알리디너면?!ㅋㅋ😅
서재들 다 멋지네요. 특히 책장 사이 매트리스 두개 겹쳐놓은 서재가 저는 맘에 듭니다. 저기서 책 읽으면 넘 행복할거같아요.

미미 2022-08-27 19:42   좋아요 4 | URL
알라디너라면 이 자리를 빌어 다시 사죄를 드립니다.😆 도서관이 워낙 조용하니 소리가 잘 울려퍼졌을거예요ㅜ.ㅜ 그 사진 저도 마음에 들어요!! 서재 사진들 보느라 마음껏 힐링했습니다.ㅋㅋㅋㅋ

새파랑 2022-08-27 2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얼마만인지‘ 라는게 핵심인거 같습니다~!!

서재사진들이 다 멋지네요. 미미님의 서재랑은 다른 느낌? 😆

미미 2022-08-27 20:47   좋아요 3 | URL
역시 새파랑님 눈치채셨군요?!ㅋㅋㅋㅋㅋㅋ
제 서재는 지금 완전 전쟁터예요😅

그레이스 2022-08-27 2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 제가 다 설렜는데...ㅋㅋ

미미 2022-08-27 20:47   좋아요 3 | URL
아ㅋㅋㅋㅋ그레이스님 저는 오죽했을까요?ㅋㅋ농담입니다.>.<

독서괭 2022-08-27 20: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제목 보고 예전에 봤던 미미님 얼굴사진 딱 떠오르면서 음 쪽지받으실 만 했지.. 싶었는데 낚시였다니! 그분도 많이 망설이다가 감행하셨나 보네요 ㅎㅎ 미미님 남편분 반응도 귀엽습니다. 은근 불안하셨을 듯 ㅋㅋ

미미 2022-08-27 20:51   좋아요 3 | URL
괭님 그 사진은 비공개로 전환되었는데요, 잊으셔야합니다.ㅋㅋㅋㅋㅋ 거의 사기?에 가까워서 친구도 보고 뭐라고 했거든요. 아마 엄마도 못 알아보실수...도? 당시에 너무 신기해서 올린거예요!*^^* 쪽지 덕분에 재밌었어요ㅋㅋ

공쟝쟝 2022-08-27 21: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기승전결을 좀 아는 낚시쟁이ㅋㅋㅋ!! 이 책 리뷰들이 계속 올라와서 ㅋㅋ 저도 보고 싶어지네요 ㅋㅋㅋ

미미 2022-08-27 21:32   좋아요 4 | URL
알라딘에서 뒹굴다보니 낚시꽝인 제가 이런 낚시질까지 하고있네요ㅋㅋㅋㅋㅋ언젠가 쟝쟝님처럼 멋지게 의식의흐름대로 글을 쓰는 날도 오기를!! 이 📚 넘 기대하고 있어요*^^*

햇살과함께 2022-08-27 21: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쪽지에 적힌 책이 궁금합니다!! 다음에 도서관 가시면 찾아봐주세요~~ 이런 설레는 에피소드 좋네요~~ 그리고 강아지 휠체어 처음 봐요 너무 신기하네요

미미 2022-08-27 21:39   좋아요 4 | URL
그쵸!햇살님ㅋㅋㅋㅋ제가 다음에 도서관가면 꼭 찾아보고 후속페이퍼를 올리겠습니다.>.<
애견 휠체어 요즘 종류가 많이 나왔는데
츄츄가 만족하는것 같아요

바람돌이 2022-08-27 22: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강아지용 휠체어도 있군요. 츄츄가 만족한다니 다행입니다. ^^
813.6이면 한국소설이겠네요. 저도 뭔지 궁금! 아마 그 청년 말할까 말까 진짜 많이 망설이다 조심스럽게 얘기했을거예요. 잠시라도 미미님을 설레게 해줫으니 용서해준다. ^^

미미 2022-08-27 22:51   좋아요 3 | URL
네 바람돌이님*^^* 이거 없었으면 츄츄 어쩔뻔했지?정도입니다.ㅋㅋㅋㅋ 잘 걸어나가다가 뭔가 걸리거나 길이 막히면 아주 짜증낸답니다.ㅋ 저는 그저 소설쪽이구나~했는데 바람돌이님👍 궁금해해주시니 저도 빨리 도서관가서 뭔지 확인하고싶어요!!

책읽는나무 2022-08-27 22: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저도 남성에게 쪽지를????
응????? 했더니....
좋다 말았네요!!!ㅋㅋㅋ
저도 한 번씩 독서실에서 밤에 책 밑줄 긋기한다고 사진 촬영하면 그 찰칵~ 하는 소리가 아~ 몇 안되는 학생들에게 넘 미안하더군요.ㅜㅜ
어떡해야 소리가 안나게 하는지 몰라서 여기 저기 손가락으로 가리고 찍어 보는데..ㅜㅜ
미미님 쪽지 읽고 민망한 기분이 딱 저의 심정ㅋㅋㅋㅋ
근데 츄츄 휠체어 사진도 서재 사진 속 일부분으로 보이네요? 미미님 서재가 있어서 그런가봐요. 미미님네도 분위기 있는 곳이군요?^^
츄츄 그래도 운동 열심히 하고...자는 모습은 사울 레이터 사진 못지 않습니다^^

미미 2022-08-27 22:59   좋아요 4 | URL
좋다 말았죠?!!ㅋㅋㅋㅋㅋ(찡긋 찡긋)ㅋㅋ
저도 평소에는 제가 찍는 찰칵 소리 들으면서 눈치도 보고 조심스럽게 찍었는데 이날은 뭐에 씌인건지 발랄한 음악을 신나게 들으면서 연달아 촬영을ㅜ.ㅜ아무래도 서재 사진들이다보니 들떴었던것 같아요. 제 서재는 요즘 지저분한데 사진 속에는 다 예쁜 모습이라...무음 카메라 앱이 있다니 나무님도 도서관에서 활용 해보세요*^^*
거실인데 낮에는 제 차지입니다.ㅋ 츄츄 방향감각이 많이 떨어져서 잡아주느라 운동때에는 책읽을 짬이 잘 안나요. 그래도 요즘 잘 울지않아 좋네요^^*

scott 2022-08-28 00:32   좋아요 3 | URL
저도 나무님 말씀에 동감 !ㅎㅎ

이 책 다음번 재판 찍을때

미미님 서재방 사진도 올려 줬으면

미미 2022-08-28 06:54   좋아요 3 | URL
제 서재방 사진이 거기 들어갈 수 있다면 😎 가문의 영광이죠!!ㅎㅎ

난티나무 2022-08-28 04: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쪽지 내용이 조금은 짐작가면서도 결말이 궁금해 기 읽고 결로 가느라 승 전 을 대강 읽었다는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 멋져요,미미님^^

미미 2022-08-28 06:57   좋아요 3 | URL
아앗ㅋㅋㅋㅋㅋㅋ다음엔 낚시 글을 쓰게되면 보다 촘촘히 구성해야겠군요>.<
감사해요 난티나무님*^^*

건수하 2022-08-28 07: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시 와서 찬찬히 봤습니다. 미미님 자리도 명당에 좋은 걸요 ^^

저도 (다락이 없는 아파트에 살지만) 다락에 서재 만드는게 로망인데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니 책에는 좋지 않은 환경일 것 같기도 하네요 뭔가 아쉽…. @.@

미미님 현재 서재가 궁금해집니다 ㅎㅎ

강아지 휠체어 신기하네요. 츄츄의 기분이 나아졌다니 반가운 소식 ^^

미미 2022-08-28 08:31   좋아요 3 | URL
책이 있는 자리는 다 명당처럼 보이는것 같습니다*^^*

저도 다락에 대한 로망이 있어요 수하님. 단열만 잘하면 나쁠것같지 않은데 지금 사는곳의 다락은 책들에게 해로울듯해요ㅎㅎ

서재 상황 심각하구요. 거의 자포자기 상태예요ㅋ 츄츄가 휠체어에 적응잘해죠서 다행이예요^^*

페넬로페 2022-08-28 12: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저도 옛생각나고 순간 가슴 설레었는데~~
그런 내용이었군요 ㅎㅎ
녀석, 글씨 좀 못 쓰네요^^
서재 사진 넘 좋아요.
서재가 크고 멋져야한다는 선입견을 떨쳐버리는 순간입니다.
저 사진에서 책을 사랑한다는 걸 느꼈어요**

미미 2022-08-28 12:48   좋아요 5 | URL
페넬로페님 잠시라도 저 처럼 설레셨다면 성공입니다.ㅎㅎㅎ
조만간 꿈 이야기도 올려보겠습니다. 아마 그것도 조금?
악필인걸 보니 천재같더라구요*^^*
서재 사진 참 근사하죠?! 보기만해도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생각나면 들러서 텍스트도 조금씩 읽어보려구요.ㅎㅎ


프레이야 2022-08-28 13: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에공 츄츄야! 힘내라고 전해주세요.
사울레이터 비스무리합니다.
도서관 가까이 걸어서 5분 거리 살고 싶어요. ㅎㅎ
일단 맛배기로 잘 봤어요 미미 님.

미미 2022-08-28 15:52   좋아요 3 | URL
츄츄에게 전달하겠습니다.*^^*
비스무리하지요?ㅎㅎㅎ
프레이야님 저는 도서관 옆집에 한번 살아보고 싶어요

유부만두 2022-08-28 15: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반전의 쪽지! 군요. ㅎㅎ
그런데 우리나라는 폰카메라 다 유음 아닌가요?

미미 2022-08-28 15:52   좋아요 3 | URL
그렇죠? >.< ㅎㅎ
저도 폰카메라는 다 유음인걸로 아는데 무음카메라가 되는 앱이 있다고합니다. 유튜브 광고 없애는 앱도 있던데 요즘 어플리케이션의 세계에 불가능이란 없나봐요*^^*

거리의화가 2022-08-29 08: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미미님 정말 설레셨을 것 같아요^^ 근데 저는 저런 경험이 전무해서 뭔가 환상 같이 느껴지기도 해요~ 도서관에서 저도 카메라 사용할 때 주의하게 되서 일부러 무음카메라앱을 설치해놓았죠. 헌데 사용하면서도 소리가 안나면 불법촬영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미미 2022-08-29 10:36   좋아요 4 | URL
네! 0.000001초 설렜습니다ㅋㅋㅋㅋㅋㅋ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도서관 로멘스는 얼마나 설레는지ㅋ
화가님 무음카메라앱 사용해보셨군요? 불법촬영만 없었다면 모든 카메라가 쭉 무음기능이 됐을텐데 말이예요.*^^*

잠자냥 2022-08-30 10: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 저 미미 님이 사진 찍었다는 문장 보고, 아아, 소리 시끄럽다고 불평하는 쪽지구나! 하고 냉큼 알아차렸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미미 님 덕분에 남의 서재 구경 잘했습니다. 저 책 궁금해지네요. 저희 도서관에도 있는지 가봐야겠어요~

아이폰의 경우 저는 사진 무음으로 찍고 싶을 때때 LIVE 사진 촬영 모드로 해놓고 찍어요. 이것도 아예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찰칵!하는 셔터음은 나지 않아서 괜찮더라고요.

미미 2022-08-30 11:00   좋아요 3 | URL
잠나냥님 역시!!!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창피했습니다. 이런 글을 쓰게된 이유도 그런 창피함을 나름대로 승화시켜보고자ㅋㅋㅋ저희도서관에는 두 책이 나란히 있더라구요. 숨막히는 제 서재만 보다가 안구정화를 한 셈이죠

아이폰에는 그런 기능이 있군요?! 저도 아이폰 쓰고싶었는데(남편이 아이폰)뭔가 난해하여 여태 만만한 삼성쓰고 있어요(소심함)^^*

하나의책장 2022-08-30 1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 쭈-욱 내려보기 전까지 급 설렜다가 사진 보고선 헙! 했어요ㅎㅎ
미미님의 기억에 남을 만한 에피소드가 되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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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초이스와 프로초이스 활동의 정치적 목적은 달랐지만, 이 둘은 임신중지를 감정적으로 끔찍한 경험으로서 재현하는데 기여했다. p.242




에리카 밀러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여러 대학에서 젠더연구,사회학,역사학을 가르치고 있다. 재생산 문제가 그녀가 살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미국, 서유럽을 중심으로 1960년대 촉발되어 1970~80년대를 거치며 정치적 산물이 된 과정을 이 책에서 분석한다. 




사람들은 소통 과정에서 무심결에 또는 좋은? 의도로 때로 악의로 타인의 영역을 침범한다. 때문에 주로 누가,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그렇게 하는지 아는것은 권력관계와 사회적 젠더문제를 논의하는데 핵심적이다. 예를들어 안면은 있지만 이름조차 모르는 이웃에게 나이든 여성들은 아무렇지 않게 자녀계획을 묻는다. 당사자 중 한명인 남편의 부재, 의견은 그들에게 상관이 없다.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한 나는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나이든 어른들에게 이런 질문공세에 시달렸다. 내 경우 친척들보다 그런 이웃, 관계자들에게 더 많이 침범당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자녀계획과 무관한 장소(뭔가를 배우러 간곳, 운동하러간 곳, 교회)에서 그런 일들이 있어 더 당황스러웠는데 그만큼 여성의 생식과 재생산의 영역은 개인적이라기보다 사회적이다. 상대적으로 남성의 성과 관련된 일탈이, ‘어쩔 수 없는 본능‘으로 받아들여지고 개인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남녀의 친밀한 성적 관계는 젠더화된 권력관계의 그물에서 일어난다.(중략) 여성이 원치 않는 임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여전히 재생산과 모성에 결합돼 있다는 뜻이다. 이는 남성의 성적 신체에서 재생산을 지우는 한편 쾌락을 특권화함으로써 가능해졌다. p.188



그렇다면 어디까지, 또 언제까지 여성의 성과 재생산 영역을 통제하고 싶은걸까? 여성들에게 임신중지에 그럴듯한 이유를 입증할 것을 요구하고 핏대세우며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묻고싶다. 어디까지가 당신들의 영역이고 어디까지가 임신중지를 원하는 당사자들의 영역인가?



왜 냉동정자, 냉동난자(상당수가 폐기될 수 있는)는 되고 임신중지는 규범화하고 침범하려하는가? 이 책을 읽으며 임신중지에 관한 감정의 정치가 꽤나 골이 깊고 치밀하며 모순 투성이인것을 깨달았고 찬성하는 입장조차 다양하게 의견이 갈림과 동시에 (의도했건 아니건)모성을 자연화하는 감정정치에 기여 했단 사실을 알게되었다. 반임신중지 활동은 타인에 대한 적극적인 영역침해다. 때문에 임신중지 반대론자들은 ‘선택‘의 담론에 ‘강요‘담론으로 맞섰다가 실패하자 여성의 '선택'에 따른 심리, 감정적 결과에 집중해 정치적기획에 포함시켰다 이후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임신중지에 대해 제약을 늘리는 방법으로 가고있다.(미국 연방대법원은 6월 24일, 재임시절 트럼프가 의도한대로 그가 선임한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에 의해 과거 1973년 1월 22일 낙태를 처벌하는 법률의 위헌을 결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Roe v. Wade을 뒤집었다.) 







영화는 이제 낙태 금지론 입장을 가진 이들을 조명한다. 이들의 기원이 인종차별주의 진영과 복음주의 기독교 및 보수 가톨릭 입김이 짙은 단체들이란 점을 제작진은 꼼꼼한 자료 수집과 정리를 통해 제시한다. 지극히 윤리적 의제로 간주되는 낙태권 관련 쟁점의 출발이 인종차별과 재산권 문제라는 점은 당혹스러운 동시에 맥이 탁 풀리는 대목이기도 하다. 
ㅡ김상목. https://m.ajunews.com/view/20220713101421903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제인 로 케이스 뒤집기'관련기사




이런 법의 목표는 "여성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임신중지를 막거나, 이에 실패할 경우 "임신중지보다 확실히 트라우마가 먼저라며 트라우마의 연대기를 거꾸로 뒤집어 임신중지를 한 여성을 벌하는 것이다. 한편 여성에게 태아를 묻을지 화장할지 선택하도록 하는 법도 있다.(중략) 임신중지를 한 여성을 아이를 잃고 애도하는 어머니 역할에 데려다 놓으려는 것이다.p.146



이는 임신중지 절차 전 태아에 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얼핏 임시중지를 선택한 여성에게 도움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때로 과장, 비과학적인 의견이 포함되기도 하고 임신중지를 유산등으로 인한 상실과 경계를 아무렇지 않게 허물기도 하는 등 어떻게든 여성에게 죄책감을 심어주기위한 가부장주의의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지된 동의'에 관한 법은 이미 의료 행위를 통제하고 있으며, 임신중지는 의료 절차에 추가 단서가 붙는 매우 드문 경우다. 여성이 나중에 후회할 선택을 하지 않도록 국가가 보호해야 한다는 전제는 여성을 취약하고, 약하고, 착취당할 수 있는 잠재적 피해자의 위치에 놓는다. 이런 조치는 "여성의 판단을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이며, 여성이 임신중지를 적극적으로 바란다기보다 수동적으로 '동의'하는 것이라고 전제한다. 임신중지를 고려하는 여성은 상담을 받고 국가에서 주는 정보를 받아야 한다, 반면 임신을 지속할 여성은 그럴 필요가 없다, 이런 식의 전제는 모성이 임신에서 문제없이 도출될 유일한 결과라는 규범적 관점을 반영하며, 이를 재차 말한다. p.147


  





마거릿 애트우드의 원작 '시녀 이야기'로 만든 핸드 메이즈 테일이란 드라마를 봤었다. 그 드라마는 끔찍하게도 여성들을 재생산도구로 국가가 적극 관리한다. 가임기 여성들은 오로지 사회에 아이를 생산하는 도구로써 준비되고 활용될 뿐이다. 그 목표를 위해 누구와 잠자리 하는지도 통제당하고 조직의 결정에 따른다. 여성들은 스스로 선택권이 없다. 가장 충격적이었던건 아이를 원하지만 갖지못한 부인이 보는 자리에서 남편과 가임기여성이 관계를 갖는 장면이었다. 원작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 나는 도대체 왜 이런 드라마를 만들어냈을까 다분히 자극적이고 폭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시선은 권력을 나타낸다고 믿는 내게 이 장면은 그러한 권력관계를 분명히 드러낸다. 가임기 여성은 안주인의 치마폭에 쌓여 상대 남성의 얼굴을 봐서는 안 된다. 시선을 교환하는건 태어날 아이의 정식 부모가 될 부부이고 이들은 가임기여성의 몸을 활용하는 거다. 마치 부부간의 관계로 아이를 출산하는것처럼 현실을 애써 왜곡하는 양식을 만든 것. 







이제와 이 드라마를 회상하면서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감정의 정치에서 바라볼때 여성은 임신중지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을 때 조차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임신중지를 여성의 선택이라고 주장하던 정치인들, 활동가들, 지식인들 조차 여성들에게 감정적 책임을 물었다. 임신을 중단하고자 선택했던 여성들은 모성에 위배되었다는 죄책감, 수치, 불안,애통함 (애통함은 행복과 나란히 작동해, 임신에 관한 좋고 나쁜 선택을 만들어 낸다.즉 아이를 갖는 것은 규범적이고, 여성에게 행복을 약속하는 일이며, 그 궤도에서 일탈하는 것은 상실.후회.갈망으로 얼룩지는 일이라고 말이다...이 서사가 임신을 그려 내는 유일한 방법인 한, 임신중지는 자연.질서.윤리.행복.올바름을 거스르며 비자연.파괴.혼돈.트라우마의 편에 서게 된다...그러나 내가 주장했듯이, ‘상실‘은 임신중지 문화 지형을 지배하고 있고, 오히려 모성이 가져온 상실, 이를테면 모성 바깥의 삶에 대한 상실이야말로 실제 말해질 수 없는 것이다. p.170)등으로 당당할 수 없고 수치,불안,죄책감이라는 티켓을 사회로부터 구하고 얻어내야만 임신중지를 비로소 할 수 있다.





여성들의 '선택'을 허가한다는 명목으로 임신중지 반대자들이 입법에 힘을 발휘해 여성들이 이러한 감정들을 느끼게끔 제제요건을 시술전에 포함시켰다는 점은 또 다른 의미에서도 중요하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나 미국, 서유럽의 경우를 보면 임신중지에 대한 외부의 개입은 계급, 인종, 권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비선주민 여성,백인여성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임신을 요구당하고 난민,선주민,유색인 여성,가난한 계급의 여성은 피임을 이용한 산아제한과 임신중지에 대한 무리한 요구, 불법화에 침해당한다. 현실에서도 여성들은 이 드라마에서처럼 자기 생식기의 온전한 주체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반임신중지를 지지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행태가 이 영화의 상황과는 분연히 다르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들은 신자유주의가 그렇듯 좀더 교묘하게 자신들의 의지 (타인의 결정을 침범하는 행위)를 이어나가고 있을 뿐이다. 극단적 방식이 아닌 자율적 선택을 지지하는 듯한 모양새로 말이다. 드러내놓고 누군가 나의 영역을 침범하고 나에게 함부로한다면 아무리 소심한 사람도 나름의 방어를 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본래 의도를 숨긴채 내 친구인척 나를 위한 것처럼 접근해 자연스럽게 조종한다면 내 의지가 아님에도 상대에게 휘둘리기 쉽다. 스미싱이 그런것처럼, 가스라이팅처럼, 서서히 온도를 높여 개구리를 물에 익히는것처럼.



과거 여성들은 두뇌 크기로 인해 지성인라고 일컬어지던 남성들에게 조차 조롱당하고 모욕당했다. 지금 여성의 권리가 그 때에 비해 나아졌다고는 하나 매일같이 쏟아지는 젠더이슈들은 근본적인 인식변화가 필요함을 반증한다. 우리 세계에 많은 이슈들이 경합하고 있다. 하지만 첨예한 갈등을 빚는것으로 보이는 문제들도 본래 의도를 바탕으로 정치적 갈등양상을 보면 한쪽으로 힘의 균형이 치우쳐 있다. 손벽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데 손벽은 양 손바닥이 힘의 균형을 이룬다. 오히려 조화로운 상태다. 경합하는 것들의 힘이 서로 대등하다면 그것은 갈등이 아닐것이다. 일종의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불협화음의 지속에는 힘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오랜 갈등은 누군가의 말못함, 누군가의 과함, 그로인한 멍들고 상처입음의 증거일수 있다.







이 책을 읽은 뒤 개인적으로 임신중지에 있어서 감정정치에 휘둘리는 여성의 ‘선택‘을 이렇게 비유하고 싶다.
"목줄이 느슨하다고 속박되어지지 않은건 아니다."




       




생물학적으로 남성과 구분되는 여성은 문화적으로 '인간'과 구분된다. 자연은 인류의 반이 그들 모두의 아이를 낳고 길러야 한다는 불평등을 낳았는데 그것은 나중에 남성의 이익을 위하여 강화되었고 제도화되었다. 종족번식은 여성으로 하여금 감정적으로, 심리적으로, 문화적으로 뿐만이 아니라 엄밀하게 물질적(육체적)인 면에서도 값비싼 비용을 치르게 했다. (중략) 여성은 나머지 절반을 세상에서 일을 하도록 자유롭게 해주기 위하여 종족을 유지해주는 노예계급이었다. p.293

ㅡ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성의 변증법



우리는 프레임, 사고의 틀, 액자화를 통해 세상을 본다. 누구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인가에 따라 프레임의 범위가 정해진다. 틀에 따라 현실이 취사 선택되고, 무엇이 공동체의 정의를 위한 진짜 중요한 문제인지가 결정된다. 어디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는 인식자의 가치관에 달려 있다. 융합은 프레임 이동의 정치다. p.233 ㅡ 정희진,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



'상실'은 임신중지의 문화 지형을 지배하고 있고, 오히려 모성이 가져온 상실, 이를테면 모성 바깥의 삶에 대한 상실이야말로 실제 말해질 수 없는 것이다.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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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8-26 16: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가부장제의 창조에서도 아이는 아버지의 재산권으로 치부되어, 낙태 등은 재산손괴죄지만 아버지가 아이를 죽이는건 불법이 아닌 대목이 떠오르네요. 남녀 구분없이 임신을 할 수 있다면 임신중지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을거 같아요. 미미님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미미 2022-08-26 16:38   좋아요 5 | URL
아 그렇군요!! 여러모로 그 책도 의미있었고 충격적이었죠. 저 이 책을 읽으면서 임신중지를 중심으로 여성의 처한 전반적인 현실을 고찰해볼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미니님. 그러다보니 메모 양이 꽤 됐고 결과적으로 줄인다고 했는데도 리뷰가 쫌 길어졌어요ㅠ.ㅠ 그러려고 하지 않겠지만 남성들의 보다 적극적인 약물피임도 방법인것 같아요.

얄라알라 2022-09-11 17:00   좋아요 2 | URL
mini74님의 ˝IF˝ 상상, 한 번도 못해봤네요. 만약 남녀 구분 없이 임신 가능하다면 그 때는 어떤 이슈가 핫할까, 궁금해집니다.

거리의화가 2022-08-26 16:26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반임신중지 입장이 아닌 페미니즘 측에서도 다양한 정치적 입장이 있다는 것이 놀라운 깨달음이기도 했죠. 좀 어렵긴 했지만 이런 다양한 논쟁들을 거친 역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유익했던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미님께서 저자가 주장하는 감정의 정치적 수사라는 논리를 전체적으로 잘 정리해주신 듯해요.

미미 2022-08-26 16:42   좋아요 6 | URL
네 화가님. 이 책에서 감정의 정치라는 수사가 저는 인상적이더라구요. 그래서 읽기 힘들었음에도 밑줄을 많이 쳤고 좋은 시간이었어요. 재독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오스트레일리아 의원들의 말도 우리나라 의원들 못지않게 어리석고 유치해서 기억에 남아요. 그런 사람들의 단순한 생각과 영향력이 반영되어 임신중지를 하는 여성들이 겪어야할 고통ㅜ.ㅜ

얄라알라 2022-09-11 17:03   좋아요 3 | URL
저도 거리의 화가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다양한 정치적 입장˝ 이 책 아니었으면 생각도 안 해봤을 거 같아요.
그동안,˝anti / pro˝ 언어에 현혹되어, 임신중지 찬반 입장이 대척점의 주장을 해왔다고 착각했어요. 하지만 이 책 읽으면서 얼마나 교묘하게 복잡하게 주장이 얽혀있는지 배울 수 있어 좋았어요.

미미님의 이 페이퍼, 정리가 너무 잘 됩니다! 감사드려요.

미미 2022-09-11 18:00   좋아요 0 | URL
얄라님 도움이 되셨다면 너무 기쁩니다.^^* 감정정치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라 저에게도 꽤 의미있는 읽기였어요. 나중에 다시 읽고싶고 앞으로의 여성학 공부에도 도움이 많이될거라 믿습니다.

다락방 2022-08-26 16:2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애트우드 [시녀이야기] 는 원작에서도 같아요, 미미 님. 재생산을 위한 여성이 따로 있고 남자와 관계하는 과정은 철저하게 임신을 위한 것인지라 아내가 동석한 자리에서 이루어집니다. 제가 그 장면 읽으면서 정말 놀랐었거든요. 너무 끔찍하고요.
여성의 쾌락을 배제하고 순전히 아이를 재생산 도구로만의 쓰임을 보이기 위한 설정이 아닐까 싶은데요, 저는 드라마를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책이 진짜 천재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재생산 도구로의 여성들로 만들기 전에 가장 먼저 경제권을 박탈하는 걸로 시작해서요. 여자가 번 돈이어도 남자에게 귀속되고 그 돈을 쓰기 위해서는 주인되는 남자에게 허락을 받고 요구해야 해요. 남편에게 아버지에게 혹은 남자 친척에게. 그리고 재생산을 위한 여성들에게는 공부도 금지되죠. 어휴.. 쓰다보니 또 너무 빡치네요? 소설이지만 소설이라고 볼 수 없는 것임에...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은 꾸역꾸역 읽긴 했어도 너무 어려워서 내용이 하나도 기억 안나는데, 지금쯤 다시 읽으면 좀 나을까요?

미미님, 저는요, 결혼하라는 참견과 잔소리가 다 너무 귀찮아서, 그래서 그런 말 듣기 싫어서 결혼하려고 했었어요. 사랑해서가 아니라 이 남자 착하니까 일단 결혼하자, 그러면 잔소리가 없겠지,사랑은 결혼하고나서 다른 남자랑 하자,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줌파 라히리가 소설에서 그려낸 것처럼 그렇게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던거죠. 주변의 잔소리와 참견 속에서 꼿꼿하게 자기 주체적으로 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아무튼 그 때 결혼하지 않아서 정말, 정말, 정말 다행이라고 그 후에 쭉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의미로요.

미미 2022-08-26 16:50   좋아요 6 | URL
<시녀 이야기>꼭 읽어봐야겠네요. 드라마를 본 입장에서 다락방님 말씀을 읽어보니 다른 원작소설이 대부분그렇지만 아무래도 디테일이 다를 것 같아요. 천재적이라고 느끼셨다니 기대됩니다!

파이어스톤은 저도 관련 책 읽을때마다 부분적으로만 봐서요. (각잡고 읽다가 어려워서 놀란 뒤로는 이렇게 활용ㅋ) 뒷부분 찾아본건데 마지막 장 읽기에 좀 수월한듯 합니다.

다락방님. 저 친구들 중에도 결혼 안하고 동거만 하는 경우, 역시 안하고 엄마와 사는 경우...다양한데요. 여성학 공부하면서 결혼 안한 사람들이 제일 부럽더라구요. 자길 닮은 아이와 깊은 유대를 느끼며 사는 친구들도 멋지지만 지금 아는걸 그때 알았다면 저는 분명 혼자 자유롭게 살았을거예요.

새파랑 2022-08-26 18: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시녀이야기가 더 관심이 가네요 ㅋ 이놈의 소설편식은 ㅜㅜ 미미님의 페이퍼가 날이 갈수록 근사해지는거 같아요~!! 역시 천재~!!

미미 2022-08-26 20:44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은 마음이 넓은 분이시라 편식하셔도 됩니다!! 게다가 깊이있게 읽으시잖아요!ㅋㅋ저는 속도 좁고 외골수인 편이라ㅜㅜ 다양하게 읽어야 좀 더 나은 사람이되지않을까 싶어 그러는거랍니다.

얄라알라 2022-09-11 17:06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께서 안 읽으신 소설이 있다니^^
그쵸? 이 두껍고 복잡한 책을 요렇게 본인의 목소리로 다시 정리하면서도 본문 인용을 요렇게나 잘 뽑아 해주시다니
책 읽고도 어리버리하다가, 다시 공부하게 됩니다! 감사!

미미 2022-09-11 17:56   좋아요 1 | URL
얄라님 글이 훨 명료하고 저는 더 좋았습니다. 재독하신걸로 기억하는데 그점도 멋지고요^^*

책읽는나무 2022-08-26 22: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아름답게 멋진 리뷰입니다^^
정말 갈수록....👏👏👏
목줄이 느슨하다고 속박되어지지 않은 건 아니다.
너무나 정곡을 찌르는 말입니다.
조선시대보다는 나은 세상이라지만 그 목줄은 분명 존재하니까요. 그 목줄을 볼 수 있는 사람과 보지 못하는 사람들과의 차이점에 따라 발언이 달라지겠죠?
시녀 이야기는 코로나 돌입 초기에 집콕할 때 읽었었는데 완전 충격이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코로나 때문에 바깥에 사람들도 차도 없던 빈 거리의 을씨년스러웠던 시절이어 더욱 시녀 이야기의 세상에 몰입했었어요ㅜㅜ
증언들 읽어야 하는데...ㅜㅜ
암튼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과 맥락이 비슷하단 생각이 드네요.
미미님은 참 똑똑한 리뷰어에요^^

미미 2022-08-26 22:42   좋아요 5 | URL
나무님 부끄럽습니다^^ 이 책 여러모로 의식을 깨우쳐주어서 너무 좋았거든요?! 그러다보니 좀 과하게 길어져 오바했다...하고 구겨져 있었는데 덕분에 기분이 다시 상큼해졌습니다ㅋㅋㅋ(단순한 편)
시녀 이야기 꼭 읽어야겠어요 나무님도 충격이셨다니 어떤 느낌일지! 드라마로는 3시즌까지 봤지만 역시 책순이,책돌이들은 뭐든 책으로 읽어야 재맛이니까요ㅋ

오늘 도서관가서 나무님 소개해주신 <예술가의 서재> 사진만 후루룩 보고 왔어요. 눈호강 했습니다.
나무님도 그렇고 긴 글 읽어봐주신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단발머리 2022-08-27 11: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있습니다만 (8월 1일에 시작한 사람) 너무 정리를 잘해 주셔서 내용이 머리에 쏙쏙 잘 들어옵니다. 이 책을 이야기하자면 정말 <시녀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거 같은데요. 그 부분도 미미님의 시선으로 읽으니 너무 좋네요. 애트우드님은 진짜 찐천재야!를 우리 다같이 외쳐도, 아무리 외쳐도 끝나지 않을 거 같고요.
같이 읽는 기쁨을 미미님 서재에서 맘껏 누리고 갑니다. 다른 곳에 시간 쓰지 마시고요. 에너지도 쓰지 마시고요 ㅋㅋㅋㅋㅋㅋ
알라딘에서 오래오래 읽고 써 주세요^^

미미 2022-08-27 12:23   좋아요 4 | URL
다락방님과 함께 한참 앞서서 사유하고 끌어주시는 단발머리님을 비롯해 페미니즘 책 같이 읽고 계신 분들이 열심히 써주셔서 저도 힘이 난답니다. <시녀 이야기> 드라마로 만나고 말도 안되는 디스토피아라고만 생각했는데 현실과 완전 동떨어지지 않다고 이번에 느꼈네요. 그걸 이미 간파하고 소설로 써낸 애트우드님 찐천재 맞다고 봅니다.ㅋㅋ네!!ㅋㅋㅋㅋ안그래도 눈도 더 아껴주고(당근, 차, 마사지등등) 시간도 낭비안하도록 (휴대폰 사용시간 체크,...)이런저런 소소한 노력들을 늘려가고 있어요. 단발머리님도 늘 지금처럼, 등대처럼 길을 밝혀주세요^^

페넬로페 2022-08-28 13: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지 않아도 이 책의 내용을 어느정도 알 수 있을것 같아요. 여성에게 수많은 매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어 깊이 팔수록 더 어렵고 경악스럽게 느껴집니다~~
저도 새파랑님 말씀처럼 시녀 이야기 읽어야겠어요^^

미미 2022-08-28 13:53   좋아요 5 | URL
페넬로페님은 제 리뷰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실듯 합니다*^^*
이 책 읽고 많이 놀랐고 아직까지도 좀 얼얼한 느낌이예요. 시녀 이야기 저도 꼭 읽어볼래요!!^^*

2022-08-28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28 17: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수하 2022-08-30 18: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글을 보고 <시녀이야기>를 떠올렸던 것 같은데 저는 좀 다른 맥락으로 쓰게 되었네요. 미국의 판결 뒤집기 충격이 컸던 것 같아요. <시녀이야기> 드라마 저도 조금 봤었는데 책하고는 좀 느낌이 달라서.. (준이 드라마에서보다 책에서는 훨씬 무력하죠) <시녀이야기>와 <증언들> 꼭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어요.

이 책 저도 엄청나게 밑줄을 많이 치며 읽었어요.

‘목줄이 느슨하다고 속박되어지지 않은건 아니다.’

마음에 남을 문장이네요.

scott 2022-08-30 18:22   좋아요 5 | URL
애트우드 여사님 증언들
또 하나의 명작🤗
미미님 서재방에 꼬옥 있을겁니돠☺

미미 2022-08-30 18:27   좋아요 5 | URL
<증언들>수하님도 좋다고 하시니 마음이 급해집니다. 다음달 초 구매해야할 책들이 벌써잔뜩!

준 저는 드라마에서도 좀더 강했으면 했거든요? 아쉬운부분이네요. 그래도 책 궁금합니다.

안그래도 지금 좀 늦게 오후 북플투어중인데 수하님 글 빨리 읽고싶어요^^* 저녁으로 파스타 만들면서 중간중간 투어중요*^^*

공쟝쟝 2022-09-10 14: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크 이래서 사람이 문학을 읽어야 하나 봅니다 ㅋㅋㅋ 의외로 저 시녀이야기 읽은 사람입니다 ㅋㅋ <증언들> 읽어야죠 ㅠ 애트우드님 ㅜㅜㅜ 제가 또 이렇게 읽을 것들이//..

미미 2022-09-10 15:59   좋아요 3 | URL
크 그럼 저도 꼭 읽을꺼예요!! >.<
쟝쟝님! 저 토지 오디오북 듣다가 힘들어서 나폴리4부작(2) 듣고 있음요ㅋㅋㅋㅋㅋ
재미집니다ㅋㅋ👍

공쟝쟝 2022-09-10 16:3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아앗!!! 그거 들으면 뜨거운데 🥵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4권 듣는 중요 ㅋㅋㅋ

미미 2022-09-10 16:44   좋아요 2 | URL
초반 안토니오와 그 씬들은 오디오북청취가 필수더라는!ㅋㅋㅋㅋㅋㅋㅋ도서관에서 다른 책 찾으며 듣다가 부끄러웠어요(내가 왜!)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9-10 17:1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쵸 ㅋㅋㅋ 안토니오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아…… 정말 ㅋㅋㅋㅋㅋ
 

이 책은 마치 해독제와 같다. 기존의 통념을 깨부순다. 빙산의 일각처럼 임신중지에 관한 감정정치의 모순. 그 이상을 보게끔 돕는다.




‘애통한 임신중지‘와 ‘즐거운 모성‘이라는 감정경제는 아이를 갖지 않은 여성을 ‘아이 없는childless‘ 여성으로 부르는 식의담론을 통해 힘을 얻는다. ‘아이로부터 자유로운childfree‘이라는대안적 명칭과 비교했을 때, ‘아이 없는‘이라는 말에는 아이 없이사는 삶이 상실과 불완전에 가깝고, 아이가 있어야 완전함이 가능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아이 없는‘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붙는 형용사인데, 완전함에 관한 전제가 특별히 젠더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아이로부터 자유로운‘이라는형용사는 양육할 때 생기는 시간. 돈의 제약 조건을 인지하면서,
모성을 (이를테면 이전의 독립성에 대한) 상실로 다시 상상할 여지를 준다. 단언컨대 모성에 대한 후회나 상실은 사실상 입 밖에낼 수 없는 감정이다.  - P168

행복과 불행의 원인을 대상에게 돌리는 일은 단순히 특정 감정상태를 설명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여기엔 그 대상이 우리에게 좋은가 해로운가 하는 판단이 들어 있다. 쾌락을 극대화하고 고통을 최소화하는 공리주의적 윤리는 어떻게 ‘좋은 삶‘을 살 것인가라는 일상의 주문이 되었다. 사라 아메드는 이 모든 ‘감정 단어‘ 가운데 행복이 윤리와 가장 가깝게 붙어 있다고 보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누군가에게 좋은 삶은 행복한 삶이다. 선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최고의 사회는 가장 행복한사회다." 따라서 행복의 논리 안에는 ‘불행의 원인이라는 말로무엇이든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단순하게 보자면, 모성을 행복으로 재현할 때 모성은 여성에게 좋은 것이 되고, 임신중지를 불행으로 가정할 때 임신중지는 여성에게 나쁜 것이 된다. 모성적 행복과 임신중지의 애통함은 임신중지 여성을 모성적 주체로 만드는 일로 수렴한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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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8-24 23: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의 페미니즘 포스팅도 알라딘 서재의 해독제!
깨어있는 독서, 깨어 있는 글쓰기의 모!범!생!
미미님 ^^
( ͡ಥ‿ ಥ)━☆゚.*・。゚

미미 2022-08-25 00:00   좋아요 3 | URL
헤헷(>.<)v
늘 명품페이퍼로
이곳을 빛내주시는 스콧님의 칭찬!!ㅎㅎ

책읽는나무 2022-08-25 10: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해독제!!!
딱 들어맞는 단어입니다.
해독되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길..^^

미미 2022-08-25 11:05   좋아요 4 | URL
다른 제목을 붙였다가 그건 최종리뷰에 쓰려고 바꿨는데 나무님이 칭찬해주시니 ‘이게 더 나은가?‘ 싶습니다ㅎㅎ
모든 여성들이 해독되길!!*^^*

mini74 2022-08-25 12: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짧고 강한 리뷰 ! 👍 미미님의 최종리뷰 기다립니다 ~

미미 2022-08-25 13:11   좋아요 3 | URL
미니님도 함께 해독하고 계셔서 너무 좋아요!!ㅎㅎ 이부분 읽으며 공감하고 감탄많이 했어요.*^^*

새파랑 2022-08-26 17: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해독제 같은 책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합니다 ^^ 미미님은 북플의 해독제 이십니다~!!
저는 그냥 독 😅

미미 2022-08-26 17:53   좋아요 3 | URL
이 책 읽으면서 기존의 편견을 많이 바로잡았습니다😁
새파랑님의 독은 한자의 ‘읽을 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