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독서 - 내 삶의 기초를 다지는 근본적 읽기의 기술
에밀 파게 지음, 최성웅 옮김 / 유유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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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소로본 대학의 인문학자 에밀 파게가 쓴 『단단한 독서』는 '읽기'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은 책이다.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여 읽을 수 있는 권리가 독자에게 있다면, 저자에게도 그 모습을 쉽게 드러내보이지 않을 권리가p153 있다는 이 발칙한 인문학자의 책에는 16세기에서 19세기의 서양 철학사를 기저(基底)로 깔고있다. 빅토르 위고, 몽테뉴, 볼테르, 루소, 라퐁텐, 코르네유, 몽테스키, 데카르트등 이름만 들어도 정신이 혼미해지는 사상가들을 중심으로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읽을 것인가'하는  읽을 목적과 방향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있다.

 

 

인문학자로써는 지극히 자연스런 철학사상들이 철학의 토양이 부족한 독자에겐 버거운 주제임이 틀림없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다 읽을때까지 놓을수 없던것은 문학평론가이자 애서가인 에밀 파게가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문장 하나, 단어 하나, 마침표 하나, 표정 하나, 소리의 강 약  하나하나까지 읽기를 통해 느낄수 있는 즐거움을 마치 사랑에 빠져 달콤함을 전하듯이,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것을 수다스럽게 알려주는 모습에서 책을 읽는 즐거움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

 

 

 

'읽기는 문자를 단순히 인지하는 행위를 넘어, 맥락을 이해하고, 그 너머 보이지 않는 것 까지 통찰하는 행위'(읽고 생각하고 쓰다』송숙희.교보문고.2011 )

 

 


' 책 읽는 방법을 배우고자 한다면 우선 책을 천천히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 뒤로도 계속 천천히, 자신이 마지막으로 읽게 될 소중한 책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천천히 책을 읽어야만 한다. 그리고 책에서 배움을 구하거나 비평할 때와 마찬가지로 즐거움을 위해서라도 책은 매우 천천히 읽어 나가야 한다.p17

 


 

 읽고 싶은 책을 만난 독자에게 독서는 지극히 위험스럽다. 연사의 달콤한  연설처럼 아무리 노력하여도 독자는 쉽게 함몰되고 조급함을 누를 수 없기 때문이다.p232 이런 독서로는 읽는 즐거움을 온전히 누릴 수 없다. 저자가 문장 가득 언어로 담아놓은 생각들을 조급함으로 충분히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럴때는 무조건 천천히 한 템포 쉬어서 거듭 읽기를 즐겨야 한다. 단어가 전해주고자 하는 의미를 넘어 그 이면에 있는 것까지 읽어낼 수 있는 즐거움을 찾을 때야 온전히 '읽기'라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희곡이나 시의 작품을 읽을때는 리듬과 운율에 맞춰 적절한 어휘의 사용, 문장의 유려함, 공간의 변화까지 짚어가며 읽는 즐거움을 누리고, 자신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춰주는 소설을 통해 내면과 만나는 즐거움을 즐기며, 난해한 책들이 던져주는 생소한 사상들에 젖어 지적 게으름을 몰아내는 즐거움을 누리는 독서, 목적과 방향에 맞게 정신을 벼리고 읽을때야 비로서 단단한 독자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좋은 독자라면 이미 허구의 등장인물들을 비교할 때, 그 인물을 우리가 아는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 자신과 비교하기 마련이다. 마찬가지 방식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한 권의 책처럼 읽어 내려가야 한다.'p55

 

 

' 소리 높여 읽으며 리듬이 스며들기에 글을 한 편의 음악처럼 써 내리는 작가가 지닌 의미를 온전하게 채워 넣게 된다'p122

 

 

' 좌우지간 우선 보라. 보는 습관을 들이자. 본다는 것은 좋은 연극 작품과 그렇지 못한 작품, 살아 숨 쉬는 작품과 생명이 없는 작품을 판가름하는 기준이다. 전자는 볼 수 있고, 후자는 그럴 수 없다. 좋은 극작가가 작품을 봐 가면서 집필하듯이, 좋은 독자는 작품을 눈앞에 세워 두고서 읽어 내려간다.p90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희곡과 시를 다루는 장이다. 문장의 전체 뉘앙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콜론, 세미콜론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다면 전해주고자 하는 의미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수 있다는 것인데, 이것으로 나는 우리나라에서 번역된 외국의 시나 희곡이 상당수 잘못되었음을, 그래서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음을, 그러니 번역서는 번역자의 의식 역시 독자 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낄수 있었다.

 

 

또한 독서의 적으로 명시한 부분을 살펴보면 자기애, 소심함, 몰입, 비판적 정신을 꼽고 있는데 이는 상당히 놀라운 일이였다. 대부분의 독서의 기술에선 외부의 환경적 요인에 초점을 맞춰 절제를 요하는 반면 에밀 파게는 독서의 유익함을 방해하는 것은 순전히 독자 자신이라 이야기 했기 때문이다. 일종에 남탓만 하다가 바로 너에 잘못이란다 라고 질책하는 소리로 잘못한 것을 들켜버린 어린 아이의 마음같았다고나 할까. 독서의 적을 물리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의심하는 습관'을 들이는것 인데 자신이 읽고 싶어하는 것만 찾아 대며 책을 덮는 순간 '독서 치매'(읽고 생각하고 쓰다』송숙희.교보문고.2011 )가 되는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정신을 벼리고 매 순간 의심과 질문을 통해 읽을때야 비로소 읽기의 즐거움을 온전히 누리고 단단한 독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처럼 독서에 관한 책을 만날 수 있어 적잖게 기대가 컸는데 읽는 동안 아쉬운 마음만 키웠다. 서양 철학사의 토양이 부족해  에밀 파게가 주창한 온전한 읽기의 즐거움에 부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젠가 서양 철학사의 바닥이 다져지고, 독서에 염증이 스물스물 생겨나면 자신있게 펴들고 다시 한번 그가 제시하는 온전한 읽기의 즐거움에 빠져보리라 다짐해 보았다. 이 또한 에밀 파게가 제시하는 '진정으로 책을 욕망할때' 거듭 읽는 즐거움이니 그 또한 기쁘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소르본 대학의 철학교수 루아예 콜라르가 말했다.' 내 나이에는 더는 책을 읽지 않아. 다시 읽을 뿐이야'라고. '위편삼절' 올해의 독서 목표로 삼았던 그 마음이 올 한해로 가득 해보길 바라며 진정으로 책을 욕망하는 그날들이 하루 빨리 찾아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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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16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좋은 구절이 많아요. 뻔한 내용처럼 보이지만 요즘에 나오는 독서 코칭보다 가장 먼저 독서하는 법을 소개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에요.

해피북 2015-01-17 15:4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두 밑줄그은 부분이 많고 18세기에 책이 지금처럼 대중화된 시대도 아닐텐데도 다양한 학식과 안목 그리고 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시더라구요 ㅋ

다샤 2015-01-20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워보이긴하는데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해피북 2015-01-20 09:12   좋아요 0 | URL
ㅎㅎ 네 저두 서양 철학가들로 설명된 이야기들이 어려웠지만 에밀파게가 주장하는 읽기에 대한 즐거운마음은 오롯이 느껴져 좋았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그 즐거움 함께 나눠요~^^
 
크눌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1
헤르만 헤세 지음, 이노은 옮김 / 민음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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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잘나가던 대기업에 사표를 던지고 세계 일주를 떠나 자신의 꿈을 실현한 한비야님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푸른숲.2007)이나, 인기 아나운서의 자리를 박차고 태양처럼 이글거리는 정열의 도시 스페인으로 떠나 꿈을 펼친 손미나님 (『스페인, 너는 자유다』웅진지식하우스.2006)이나, 히말라야 트레킹 중 열악한 환경의 아이들을 보고 도서관과 학교를 짓기 위해 사표를 던지고 꿈을 실현한 존우드님 (『히말라야 도서관』세종서적.2008) 까지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자신의 꿈을 향해 사표를 던졌고 여행을 떠났고, 꿈을 실현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여행은 빼놓을 수 없는 관계인거 같다. 익숙함으로부터 멀어져 온전히 자신의 의지로 계획하고 움직이고 삶을 조율하는 일들은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 결과였기 때문이다. 때론 질주하던 삶을 멈춰 뒤돌아보게 할 수 있는 힘, 또는 잠들었던 꿈을 계획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힘이 '여행'안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일찍이 알아챈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분명 '크눌프'를 자신의 분신으로 여기는 헤르만 헤세일 것이다.

 

 

 

첫사랑을 위해 계획했던 수많은 일들이 좌절되며 생애 첫 실패를 경험하고,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위한 생의 계획들은 무의미 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크눌프가 온전히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방랑의 길에 들어선 이야기는 어찌 보면 헤르만 헤세가 일찍이 느낀 삶의 통찰력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보통 삶의 기준을 내가 아닌 가족(외부)을 위해 세우고 예기치 못한 삶의 변수들에 고통이 되는 것은  삶의 기준이 온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가족들이 각자의 길로 찾아가고 온전히 '자신(내면)'과 마주할 때 겪게 되는 삶의 허무함 내지 우울감은 결국  삶이 온전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누구를 위함'이 아닌 '나'를 위한 삶을 계획할 때 비로소 온전한 '나'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헤르만 헤세는 크눌프를 통해 들려주는 것이다.

 

 

' 아버지는 그의 자식에게 코와 두 눈과 심지어 이성까지도 물려줄 수 있지만 영혼은 아니야. 영혼은 모든 사람들 속에서 새롭게 존재하는 것이지.p80

 

 

' 모든 사람은 영혼을 가지고 있는데, 자신의 영혼을 다른 사람의 것과 섞을 수는 없어 두 사람이 서로에게 다가갈 수도 있고 함께 이야기할 수도 있고 가까이 함께 서 있을 수도 있지 하지만 그들의 영혼은 각지 자기 자리에 뿌리 내리고 있는 꽃과도 같아서 다른 영혼에게로 갈 수가 없어'p79

 

 

헤르만 헤세는 다시 한번 에밀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이 온전하지 않을 때 겪게 되는 고통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한때 크눌프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삶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나누던 친구인 에밀은 궂은 날씨에 병든 몸을 의탁하러 찾아온 크눌프를 보며 가여움의 시선을 보낸다. 크눌프의 다재다능한 능력을 익히 알고 있기에 안주(安住)하는 삶을 권하며 에밀은 자신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 자네는 지금 다락방의 차가운 견습공 침대에 올라야해. 때로는 더 험한 잠자리에 들어야 할 때도 있겠고, 어떤 때는 그조차도 아예 없어서 건초더미에서 자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은 집과 가게가 있고 사랑스러운 아내도 있네. 이보게, 자네도 마음만 먹었다면 이미 오래전에 장인이 되었을 테고 나보다 훨씬 더 잘 살 수 있었을 거야'p16

' 주인은 수다스럽게 자신이 가정적인 사람이며, 장인의 신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떠벌렸다. 그는 손님을 놀려대고 나서, 끝없는 방랑과 무위 도식을 이제는 그만둘 때라고 다시금 진지하게 충고했다'p22

 

 

무두장이라는 안정된 직업과, 아름다운 아내가 있는 에밀은 삶의 행복이 '직업'과 '아내' 그리고 '가정'에 있다고 여겼다. 그러나 헤르만 헤세가 느끼기에 이 행복의 가치는 지극히 위험스러웠다. 내면에서 찾지 못한 행복의 가치는 다양한 삶의 변수에 쉽게 무너져 내리고 이내 고통이 되어버린다는 것인데, 이는 아내 리스를 통해 드러났다. 크눌프의 핸섬한 모습과 매너좋고 아름다운 손을 본 순간 거칠고 투박스런 에밀의 손을 떠올리며 그를 멸시하기에 이르고 이내 크눌프를 유혹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헤르만 헤세는 에밀의 이야기를 통해 행복의 가치를 외부에서 찾게 된다면 어떤 '행복'도 완벽하거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일깨우는 것이다.

 

 

' 예절 바르고 근사한 크눌프 옆에 있으니 투박해 보이기만 하는 자신의 남편에 대해 그녀는 화가 났다. 그녀는 정성스럽게 대접함으로써 손님에 대한 자신의 호감을 표시했다'p22

' 그녀는 그의 감긴 두 눈 위로 매력적이고 밝은 이마 위에 그려진 짙은 눈썹과 좁지만 갈색을 띤 뺨, 매력적인 선홍색 입술과 갸름한 목을 바라보았다. 모든 게 그녀의 마음에 들었다'p19

 

 

소설에서는 방랑가적 삶과 안주하는 삶이라는 두 가지 소재로 이야기 했지만, 우리의

 

삶은 이보다 다채롭고 다양한 문제들로 변주되며 삶의 각기 다른 모습으로 생성된다.

 

이런 우리의 모습이 때론 우습꽝스럽거나 비참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삶이

 

야말로 온전한 '나를 위한 삶'이 되는 것이며 그것이야 말로 잠시 반짝이는 빛과도 같은

 

소멸될 인생에서 살아가야 할 길이라는 사실을 헤르만 헤세는 '크눌프'를 통해 들려준

 

것이다.

 

 

 

 '이제 곧 알게 되겠지 샤이블레. 하느님은 아마 날더러 너는 왜 판사가 되지 않았느냐?

 

 하고 묻지는 않으실 거야. 아마도 그 분은 이렇게 말씀하시겠지. 네가 다시 왔구나, 이

 

 철부지야? ' p127

 

 

 

'난 오직 네 모습 그대로의 널 필요로 했었다. 나를 대신하여 넌 방랑하였고, 안주하여

 

사는 자들에게 늘 자유에 대한 그리움을 조금씩 일깨워주어야만 했다. 나를 대신하여

 

 너는 어리석은 일을 하였고 조롱받았다. 네 안에서 바로 내가 조롱을 받았고 또 네 안

 

서 내가 사랑을 받은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나의 자녀요. 형제요. 나의 일부이다. 네

 

어떤 것을 누리든, 어떤 일로 고통 받든 내가 항상 너와 함께 했었다'p134

 

 

 

 

헤르만 헤세는 어느 인생이든 의미가 있으며 그 삶은 순수하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이야

 

기한다. 세상의 어떤 삶도 보잘것없거나, 하찮을 수 없음을 이야기 한다. 그러니 용기내

 

보자고 내면에 속삭이는 삶을 더 살뜰히 들여다보고 가꾸고 나아가보자고 이야기 하고

 

싶다. 더불어 헤르만 헤세의 말을 빌어 ' 만약 크눌프처럼 재능 있고 영감이 풍부한 사

 

람이 그의 세계에서 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크눌프뿐만 아니라 그 세계에도 책임이있

 

다'는 말을 우리 사회가 들어주길 바래본다. 우리의 내면에서 속삭이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삶을 계획하고 살아갈 수 있는 유용한 사회가 되어주길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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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1-13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수레바퀴 아래서 읽은 경력으로 도전해 보고 싶어지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해피북 2015-01-13 17:12   좋아요 0 | URL
저는 수레바퀴 아래서 읽어보려고 준비해뒀는데 ㅎㅎ 수레바퀴 아래서 보다 더 얇고 (145페이지) 내용도 깊지 않아서 즐겁게 읽을 수 있더라구요 ㅎㅎ 어떤 분의 말씀에 의하면 헤르만 헤세의 책중에 가장 무난하게 읽힌다는 이야기도 있구요 저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은 처음인지라 무튼 좋았습니다^^ 읽게 되시면 소문내주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수이 2015-01-14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눌프? 저 처음 들어봐요. 수레바퀴 아래서_ 읽은 사람 맞나 부끄럽네요;; 저도 슬렁슬렁 세계문학전집 읽기 시작해야 하는데 지금 읽는 책은 언제 다 읽을지 ㅠㅠ

해피북 2015-01-14 16:51   좋아요 0 | URL
ㅎ 저두 책 읽을때마다 고민스러워요 문학전집두 읽구싶고 역사 미술 산문등등 어느걸 먼저 읽어야하나 막 고민스럽구요 ㅎ 헤르만헤세의 수레바퀴아래서를 많은분들이 읽으신거 같아요 데미안 이후의 대표소설인가 봐요 저두 훗딱 읽어봐야겠어요^^
 
문학동네 81호 - 2014.겨울 - 창간 20주년 기념호
문학동네 편집부 엮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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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1초에 여러 매체를 다운로드 할 수 있는 디지털 세대들에겐 계절에 따라 1년에 4회에 걸쳐 발행하는 계간지(季刊誌)라면 속도를 거슬러가는 행동이라 여길 수 있겠다. 대형서점만 해도 하루가 다르게 베스트셀러 순위가 바뀌고, 신간서적들이 줄줄이 쏟아지는 마당에 세 달에 한 번 발행한다는 베짱 여간해선 보기 힘들 테니 말이다. 나 역시도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웅진지식하우스.2005년. 를 읽지 않았던들, 크게 관심 갖진 않았을 성 싶다.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책에 대한 기다림과 아릿함이 전해지지 않았던들, 또 다분히 아날로그적 기다림의 애뜻함을 느끼고 싶지 않았던들 이 책을 선뜻 집어 들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나 고리타분한 기다림 끝에야 만날 수 있는 이야기들, 계절마다 참담했던 사건사고를 날카롭게 비틀거나 또는 아련하게 그리거나 또는 직설적으로 파고드는 글을 읽으며 계간지가 주는 '즐거움' 내지 '맛' 혹은 '통쾌함'은 읽은 사람만이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단편소설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시간들, 생경한 단어들이 무뎌진 어휘력을 일깨우며 무던히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던 여러 편의 시(詩)와(그러나 사실 그 시들을 전부 이해할 수 없었기에 아쉬움이 크게 남기도 했다), 이십 주년 특별 대담으로 실린 토마 피게티와 『21세기 자본』에 대한 뒷이야기가 참 흥미로웠다. 유독 아픔이 많았던 계절들을 견디며 일반인들의 뭉텅이진 마음을 소설로써 깊이 있고 심도 있게 부려 놓을 줄 알아야 진정한 문학인 이라는 사실을 뒷면에 실린 심사평들을 읽으며 공감해보기도 했다.

 

여러 색깔로 그려진 단편소설에서 하나의 공통된 주제를 느낄 수 있었는데 그것은 ‘회상’에 관한 이야기였다. 김훈의『영자』는 노량진 고시텔을 배경으로 영자라는 인물에 관한 회상을 김연수의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는 인디가수 희진과, 희진의 노래를 기억하는 후쿠다를 통해 그리고 은희경의『불연속성』에서는 공항에서 짐을 바뀌는 해프닝을 통해 나와 그 사이의 기억을, 모두 기억에 관한 단상들이 릴레이처럼 연결되는 듯 했다. ' 그 먼 기억이 되살아났다'(영자),와 ‘그렇다면 그 기억은 나에게, 내 인생에, 내가 사는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우리가 누군가를 기억하려고 애쓸 때, 이 우주는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을까'(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 또는 ’의도하지 않게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는 건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나는 어떤 얼굴로 눈을 떴을까. 어떤 얼굴을 갖고 또 다른 생에 등장했을까‘(불연속선) 같이 ’기억‘ 이라는 주제가 주는 물음들. 예를들어 우리가 각기 다른 기억으로 상대방을 그리고 이야기할 때 생각의 편린들을 과연 확신해도 좋은 것 일까나, 혹은 다분히 과거에 자신의 모든 이야기들을 담고 추억이라 부르는 일들이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와 같은 물음들 이였다.

 

 

 

김영하의 『아이를 찾습니다』는 과거와 현재 사이의 괴리를 극명하게 보여준 소설이라 느꼈는데, 실종아동을 둔 부모로써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의 문제를 잘 표현해준 작품이란 생각이든다. 티비에서 종종 헤어진 부모를 만나는 모습을 보면 더 이상 아픔을 겪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부분들이 하나의 모순에 지나지 않았음이 생각되었다. 긴 세월동안 함께할 수 없었던 공백을 사이에 서로 응어리진 상처가 생길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천명관의 단편 『퇴근』은 21세기 자본사회를 축약해놓은 이야기들이라 섬뜩했고, 김언수 단편『항구의 문법』은 닭똥 같은 눈물로 시야가 희려 두 번 읽어야만 했으며, 손보미의『임시교사』는 충분히 주위에서 많이 보았던, 사람들의 이기심을 두드러지게 그려주었던 소설이라 생각되었다. 자신의 온전한 신앙심에도, 자신의 어린 자식이 왜 죽어야만 했는지 신을 찾아 물음을 던지는 박민규의 단편 『대면』이나,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성석제의 단편 『블랙박스』와 잘 이해하지 못해 더욱이 궁금증을 크게 남겼던 김유진의 단편 『믿을 수 없는 얼굴』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았고, 서로 각기 다른 색깔의 이야기들을 한 권으로 만날 수 있어 읽는 동안 행복했다.

 

 

특별대담 에서는 1970년대 후반의 ‘신자유주의’의 시작으로 양극화의 악몽, 브르디의 표현을 빌려 ‘세계의 비참’이 일상적인 풍경이 되어버린 현상들이 ‘왜 정치적 대규모 저항으로 연결되지 않았을까’하는 물음이 중심적 내용 이였다. 결과적으로 그 책임이 우리 내부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경재 제정적 문제들을 우리는 모른다는 이유로, 또는 귀찮다는 이유로 전문가에게 양도함으로써 보수파들은 자신의 이익되는 지점을 알고, 유리한 방향으로 흘려버린다는 점인데, 늘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때 투명한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은 문학을 기반으로 쓰인 책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문학은 삶을 기반으로 다양한 문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중요하다 여기는 저자의 모습에서 『21세기 자본』을 꼭 읽어야겠다 생각한다.

 

 

 

리뷰 좌담형식의 한국 소설에 관한 평론들은 다양한 소설들에 대해 정보가 되고, 소설을 읽을적에 방향을 잡아주는것 같아 좋았다. 아직 독서모임에 참여해보지 못했던 궁금증을 해소했다고나 할까? 함께 모여서 책을 주제로 이야기 나눌때 어떤 시각에서 표현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시선이라 놀랍기도 했고, 서로의 의견이 충돌하여 좁혀지지 않을때 서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받아들이려했던 부분들이 참 좋았던거 같다. 이런 리뷰 좌담은 다양한 소설들을 다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꼭 한국 소설에 국한되지 않길 바래본다.

 

 

앞으로 삼개월의 기다림이 필요 할 터다. 기가 시대를 살아가면서 기다림이란 지극히 세상물정 모르는 쑥맥이처럼 고리타분하고 아날로그적 방식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쑥맥이면 어떠하리! 순수한 기다림의 미학에 행복이 있고 즐거움이 있음을 나는 이미 알아버렸으니, 다음호에 실린 이야기들이 벌써부터 기대가 되고 즐거워지는 이 기분을 늘 간직하고 싶다.그 옛날 박완서 선생님의 유년기 시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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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덕 2015-01-08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동네 계간지를 보시는군요. 요즘은 워낙 빠름의 미학에 취해서인지 월간지도 느리게 느껴지죠. 계간지이기에 더더욱 그렇겠네요. 좋은 작품을 기다리는 마음에 설렘도 있을 것이고...... 계간지라니까, 예전에 월간 신동아를 받아보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해피북 2015-01-09 17:33   좋아요 0 | URL
저두 우연찮게 보게된거지만 왠지 책에 대한 추억거리가 많지 않아 아쉬웠거든요 예를들어 시리즈를 기다리며 설래였던 순간이랄지 서점에서 다음 호가 나왔다 기웃댄달지 하던일들이요ㅎ 봄덕님 처럼 그런 기억을 가지고 계시던분들이 참 부러웠는데 이제 저도 그런 추억을 꺅!3

페크pek0501 2015-01-09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계간지네요. 시에 대해 공부하겠다고 시 계간지를 1년 구독 신청을 해서
보던 생각이 나네요. 책이 배달되어 누런 봉투를 뜯어 꺼내 보던 설렘...
벌써 책이 올 때가 되었나, 그새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흘렀나 놀라곤 했죠.

아, 그런데 이 멋진 글에 공감 수가 적네요.
제가 보태드리고 갑니다. ^^

해피북 2015-01-09 20:05   좋아요 0 | URL
ㅎ 그런 설렘을 저두 무척 느껴보고 싶었어요~^^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큰힘이되는거 같아요 ㅎ 즐거운 불금보내시고 좋은 이야기로 자주뵈요^^
 

 

몇일 전에 알라딘 중고샵에서 동서문화 출판사의 '빨강 머리앤' 시리즈 10권을 구입하게 되었는데 토요일에 배송이 왔어요!! 크크크!!

 

 총 10권이라 두 박스에 담겨 왔는데 에어캡에 꼼꼼히 포장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더라구요. 책 상태도 너무 깨끗한데 이렇게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데 너무 감사했어요^^

 

그런데!! 더욱 감사한것은 생각지도 않았던 선물을 주신거 있죠?

 

 

개마고원이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행복생각>이란 책인데 어찌나 감사한지,

감격하고 말았답니다. 바로 이 맛이 중고샵의 매력이자, 사람과 사람만이

나눌 수 있는 정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웃님들께 염치불구하고 이곳에 제게 판매하신 '예지북 중고샵' 알려 드릴까 합니다 ㅋ 이것으로 고마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보답해 드리고자 저에 소심한 마음이랍니다.  다양한 책들을 판매하셔서 구경삼아 자주 들어가보게 되더라구요.

 

http://www.aladin.co.kr/shop/usedshop/wshopitem.aspx?SC=316703

 

 

 

 

그렇게 제 머리속을 맴돌던 빨강머리 앤을 만나며 어릴적 동심으로 돌아가 조금씩 아껴 읽어봐야 겠습니다^^  이웃님 모두 꿀밤 되세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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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핑키 2015-01-0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빨강 머리 앤 저도 며칠 전에 눙물 훔치며 재미나게 읽었는데요,
오호 이런 박스 세트 버전도 있군요!
속이 너무 궁금해효!!!ㅋㅋ

해피북 2015-01-05 14:27   좋아요 0 | URL
우리가 보통 애니메이션으루 알고있는 빨강머리앤은 이책중1권에 불과하다고 해요ㅋ 나머지는 성장 에서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며 노년기 까지 이야기 라고해요 저두 빨리읽고 싶어요ㅋ
 
자본론을 읽다 - 마르크스와 자본을 공부하는 이유 유유 고전강의 2
양자오 지음, 김태성 옮김 / 유유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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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마르크스. 무수한 풍문의 사나이. 내겐 언젠가 꼭 알고 싶었던 사람 이였다. 인문학 서적이면 으레 들어볼 수 있는 이 마르크스라는 인물은 누구인가. 손꼽히는 지식인들에게 끊임없이 회자되며, 명명백백한 '공산주의'라 선언한 이 사람을 어찌하여 당당히 거론되고 있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마르크스를 이해하기 위해 필히 읽어봐야 할 책 『자본론』은 수많은 학식을 지닌 사람들 조차도 고개를 내 저을 정도로 쉽게 접하지 못한다. 마르크스의 논증법은 하나의 가설에 하나의 주장이 아닌 하나의 가설에 세 개의 주장과 또 뒷받침해줄 세 개의 논증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자본론을 쉽게 풀어줄 입문서가 필요했고 그렇게 선택한 책이 양자오 저자가 쓴 『자본론을 읽다』이다. 그런데 제목 보다도 ' 마르크스와 자본론을 공부하는 이유'라는 부제목이 더 마음을 끌었다. 그러니까 100년도 더 지난 사상을 왜 알아야만 하는가, 공부를 해야만 하는가' 하는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것 같았다.

 

 

 

 

『자본론을 읽다』는 서양 고전강의 시리즈로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다』와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읽다』에 이어 '자본론' 정독에 필한 역사적 맥락과 개념을 정리한 세 번째 책이다. 타이완 학자인 저자는 반공주의가 팽배하던 시절 남몰래 도서관에서 발견하게 되었던 자본론을 쉽사리 꺼내들지 못하고 복사본을 만들어 하루에 한 두장 들고 다니며 읽었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금서에 대한 야릇한 감정 때문 이였을까. 저자의 책을 읽다보니, 마르크스의 사상에 흠뻑 취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래서 내용을 더 쉽게 풀이해주고자 노력한 흔적들이 영력했다.

 

 

 

그러나 저자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는 백지 상태였기에 신중성을 기해야했다. 정치, 경제, 사회, 국가와 세계관등의 거시적 안목으로 들여다봐야만 볼 수 있는 특성 때문에 나의 책은 노트인냥 필기들로 넘쳐나게 되었고, 나의 노트는 정리한 생각들로 넘쳐났다.

 

 

 

 

 

우리가 자본론을 공부해야만 하는 이유.

 

' 생산의 결과는 분명히 이전과는 다른 이윤을 가져다 주었고, 이 바늘도 분명히 노동자가 노동한 결과인데, 더 많아진 이윤은 노동자와는 무관하다. 이 여덟 배나 차이가 나는 이윤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마르크스가 주장하는 이론은 단 하나. '노동자는 자신이 생산하는 만큼의 이익을 왜 분배받지 못하는가' 에 있다. 한땀 한땀 정성으로 물건을 만들어내는 장인들은 자신이 생산해 놓은 양만큼 보상을 얻었다. 생활 속에서 시간과, 노력을 적절히 배분하여 배분한 만큼의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셈이였다. 그러나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후 수많은 자본가들의 세력 아래서 노동력을 소모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보상은 장인의 보상과는 사뭇 다른 개념이 되었다. 자본가들이 산출해놓은 일정한 금액만 받을 수 있게 된 것인데, 여기서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분명히 노동자들의 생산 효율에 따른 이익은 발생하는데 그 발생된 이익 즉 '잉여 가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왜 노동자에게 분배되지 않는 것일까 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다루기가 쉽지가 않다. 노동자의 가치 문제는 자본 사회를 설명해야 했고 자본 사회는 정치와 경제 더 넓게는 국가간의 문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단순한 철학 사상서가 아니라 정치, 경제학서 이면서도 정치 경제학 비판서이며, 노동자를 변론하는 변론서 이자, 오늘날 우리가 마르크스와 자본론을 공부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사실 그의 목적은 복잡한 조작 아래서 자신의 노동 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자신에게 노동력의 가치를 이해하고 주장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는 노동자에게 자기 평가 기회를 주는데 있다'p201

 

 

노동 가치산출과 자본주의 사회와의 관계는 무엇일까.

 

이 주장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거시적 안목이 필요하다. 거대한 자본들의 움직임, 자본을 움직이는 자본가들의 행태, 노동력의 가치 산출과 불평등한 임금임에도 노동력을 제공할 수 밖에 없는 모순들을 설명하기 위한 논증이 필요한 것이다.

 

 

노동 가치산출은 노동자의 하루 생활비로 산출하는데, 하루 8시간을 근무하는 노동자가 1만원을 생산하고 하루 필요한 생활비는 2000원이라 가정 했을때, 노동자의 '하루 생산금액 - 하루 생활비 = 잉여 가치' 라는 공식을 얻게 된다. 즉 1만원에서 2000원을 뺀 8000원이 잉여가치이며, 자본가들은 축적된 잉여 가치를 노동자와 나누지 않고 스스로 축적해 버림으로써  부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일과 불가분(不可分)관계에 놓인 노동자는 불균형한 현실 속 에서도 자본가에게 묶일 수밖에 없는 노동도구로 전락되었다는 사실로  노동자의 생활은 변질되고, 여가 생활의 축소를 불러온 것이다..우리의 삶은 멀리서 바라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숨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에 비춰 나아지지 않고 더 빈곤해져만 가는 납득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조롱이 아닌지 생각이 든다. 불가분의 관계속에서 지속적인 불균형의 관계로 연결된 쇠사슬을 우리는 묵묵히 동의 해야만 하는 것일까?

 

 

자본의 흐름은, '사용자가 필요에 의한 가치'를 뺀 '공급' 과 '수요'라는 중점만 두고 조절 하므로써 이익에 가격을 상승시키거나 하락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자본가 혹은 국가 간의 이익에 의해 얼마든지 조절될 수 있는 ‘공급’과 ‘수요’는 노동자들의 가치를 상실 시키므로써 노동비를 절감시켜  불균형을 초래하고, 착취에 가까운 잉여 가치의  이익을 취하는 자본가들은 계속된 불균형에도 부를 누릴수 있는 특권을 갖게 되었다 . 현재  자본가 마져도 통제불능의 상태에 이르는 수많은 금융 산업의 문제가 오늘날 자본가들의 부의 축적이 불균형 상태였음을 지적하는 셈이 되는 것이며, 이 또한 마르크스 사상을 부정하지 못하는 하나의 근거가 되는 셈이 되었다.

 

 

 

또한 헤겔의 사상을 이어받은 마르크스의 변증법을 살펴보면 공급의 수요로 인해 양적인 창출은 질적인 창출로 이어지고, 이때 발생된 질적인 창출은 처음 갖었던 순수한 목적을 잃게되므로써 부패하고, 새로운 가치 창출 되었다. 예를 들어 그 옛날 과자는 값싼 가격과 넉넉한 양에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점차 과자에 다양한 화학 첨가물이 들어가면서 과자의 가격은 상승하고, 양은 줄어들면서 부족한 부분은 질소로 충만한 과자가 생산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를 설명한 것이 ' 정립- 반정립- 종합' 이라는 변증법이다.

 

 

이 새롭게 창조된 가치로  오늘날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다면, 의식주 어느 하나 안전한것이 없고, 불안하기만 하다. 모두다 이익을 위한 일이였음에도 공평하지 못한 이익의 분배가 옳은 일을 옳지 못한 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마르크스가 내다본 100년의 미래가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이해할 수 있음이 여기에 있고 또. 그렇기 때문에 마르크스를 꼭 알아야만 하는 이유가 된다. 국경없이 흐르는 자본들이 더 높은 수익에 의해 흐르고, 세계 국가의 다양한 수익 창출의 꿈과 맞물림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뿌리내린 상하 구조에 얽힌 가치들이 옳은 것인지 우리는 하나하나 살필 필요가 있음이 절실히 느껴지는 사회속을 살게된 것이며, 무수히도 쏟아져 나오는 자본에 관한 책들이 이를 뒷받침 해주는 것이다.

 

 

' 현재의 경제 생활은 평가 할 수 없는 것들을 교환체계에 집어 넣어 원시 상태에서 교환상태로 타락시켰다. 계량화 시킬 수 없는 것들까지 계량화 시켜 '교환가치'를 얻게 되고 교환가치가 화폐로 통합 되면서 '금전'이 가치의 높고 낮음을 드러나게 했으며 그로인해 원래 계량화 될 수 없고 소외될 수 없는 근본 가치를 망각 시켰다'p154

 

 

자본론은 이런 종합적인 문제점을 통해 자본 시대에 발생되는 부를 공평하게 나누며 불필요한 노동가치를 줄임으로써 소외될 수 없는 삶의 근본 가치를 찾아 자본이라는 물질적 욕망에 휩쓸리지 않도록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어주는 것이다.

 

 

 

잠재적 자본가가 되어버린 우리의 모습과 공산주의의 잘못된 편견.

 

' 모든 사물을 '상품'으로 간주하는 환경 속 에서 살고 있고, 필연적으로 가격으로 자신과 세계 사이의 관계를 구축 하는데 길들여져 있다'p117

 

' 우리는 이처럼 추상적인 시각으로 화폐를 대하며, 화폐를 늘리고자 하는 욕구를 가질때 우리는 이미 자본주의의 논의에 따라 잠재적인 자본가가 된다'p249

 

우리는 금전적 욕구 크기에 의해 판단되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값비싼 의식주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이 되어버렸으며, 자본가의 모습을 모방하려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 놓여지게 된 것이다. 거대한 자본사회에 휩쓸려 자신의 주관을 잃어버린 우리의 모습들이 과연 옳은 일일까. 잠재적 자본가가 되어가는 우리의 미래는 무엇일까를 생각해 볼때  자본주의 사회속에 처한 인간의 억압과 모순, 착취와 거짓이 난무하는 집단 논리속에서 한 줄기 빛을 본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우리의 가치 판단을 일깨워주며, 노동가치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이 사상서가 어쩌다가 '공산주의'라는 나쁜 인식을 갖게 된 것일까. 

 

그것은 마르크스 사상을 신봉했던 레닌과 스탈린의 강렬한 권리욕 으로부터 생겨났으며, '공산주의' 하의 나라들이 지금도 강렬한 권리욕 을 앞세워 부패시킴 으로써 좋지 못한 사상으로 낙인 시키고 있음에서 유발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강렬한 권리욕은 절대 권력을 낳고, 절대 권력은 끊임없는 검증과 개선, 현실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을 잃고 외곡과 독단을 발생시켜 오늘날 부패된 공산주의라는 인식이 우리 머릿속에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내게 마르크스와 자본론을 공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말할 것이다. 그것은, 거대한 자본 사회를 살아가는 내게, 진정한 가치의 기준이 무엇인지, 금전적 기준으로 사람들을 재단하는 사회에서 어떤 의식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지, 여러 매체들이 전해주는 집단 논리에 빠지지 않고 집단 논리 속 모순을 찾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생각을 선사하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마르크스를 만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거시적 안목을 갖기 위한 노력이 수반되기 때문인데 그렇더라도 꼭 인생에 한번쯤은 누가 가르쳐주는 안목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안목을 갖기 위해서라도 만나봐야 하는 사상서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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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05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유출판사 사장님이 좋은 책인데 안 팔려서 아쉬워한다는 책입니다. 혹시 페이스북 계정이 있으면 유유출판사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좋아요` 누르면 페이지 관리자(출판사 대표님)께서 직접 번역하고 소개한 양자오의 칼럼을 볼 수 있어요. 아까 방금 유유출판사 페이지에서 확인했는데 마르크스에 대한 양자오의 글이 있더군요. 해피님께서 페이스북 계정이 없으시다면 내일 제가 그 글을 블로그에 올릴께요.

해피북 2015-01-05 00:05   좋아요 0 | URL
왓!! 이런 꿀팁!! 역시 좋은 이웃을 둔다는건 좋은 일이예요 ㅎㅎ 저 방금 페이스북 계정 어찌어찌 어렵사리 찾아서 읽고 오긴 했는데 블로그에 올려주신다면 (혹시 번거럽지 않으신다면) 다시 은미해가며 읽어보고 싶어요^^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