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짱의 연애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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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짱 시리즈를 읽어보니 요게 순서가 있다는걸 알게된다. 첫번째 책이 『지금 이대로 괜찮은걸까?』 →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아무래도 싫은사람』→ 『수짱의 연애』인데 처음엔 순서를 몰라서 조금 바꿔 읽긴 했지만 끝은 맞출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를 읽을때 마이코가 만삭 중이였는데 이번 책에서는 아기를 낳아서 수짱과 만남을 갖는 장면을 보니 왠만하면 순서를 맞춰 읽는게 좋을 성 싶다. 더욱이 수짱이 커피지점장 일을 그만 둔 시점이기 때문에 호기심 많은 분이시라면 순서대로 읽으시기를!!

 

무튼 커피 지점장일을 그만 둔 수짱은 조리사 자격증으로 어린이집 급식 조리사 선생님으로 근무하게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음식을 통해 아이들의 개별 성향을 이해하고 함께 동화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참 흐믓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요즘 어린이집에서 학대가 자행되고 어린이집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져 선생님의 '인권'은 저멀리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릴 감시 카메라 설치가 정말 대안인가를 두고 봤을적에 우리는 늘 문제의 본질에서 멀이지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된다.

 

24시간 돌아가는 감시의 눈을 통해 밝혀낼 수 있는건 무엇일까. 아이들과 다정하게 놀이하는 선생님의 모습은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더 많은 죄를 밝히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사회의 불신을 잠식 시키는 도구가 아니라 더 많은 죄를 밝혀내기만 할뿐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근본적인 문제는 선생님이 아이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는 스킬을 키워주자는 것이다. 바로 요 수짱 처럼.

 

편식하는 아이때문에 늘 마음을 쏟던 수짱은 아이들이 동화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동화의 내용을 음식에 적용시켜 아이들이 즐겁게 급식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노력한다. 물론 이게 쉬운 이야기는 아니다. 만화에서 처럼 손쉽게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이 절대 아니다. 유아 기관에서는 아이들의 물건은 모두 손수 만들기 때문에 퇴근시간도 일정치 않고 주말을 저당 잡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근로적인 환경도 물론 개선해야할 점이지만, 선생님 아이들과 동화(同化)되려고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 교육 자료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일정한 자료를 제공해주고, 정서적인 마음을 위해 『수짱의 연애』와 같은 책들을 보급해 함께 읽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준다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갖어 본다.

 

이야기 방향이 연애로 돌아가야 하는데 솔직히 이 책은 연애적인 부분은 크게 부각시키지 않아서 딱히 뭐라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거 같아. 수짱이 짝사랑하는 사람은

 애인이 있던 서점 직원 쓰치다 씨였는데 서로 호감은 있지만  명확하지 않고 좀 뜨뜻 미지근한 사이인지라 수짱에게 용기를 내라고 말해줄 수 도 없고 쓰치다에게 여자랑 헤어지라 할 수 없는 그런 미묘한 사이? 요건 그냥 패쓰해야 겠다.

 

수짱의 친구이가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된 마이코와 수짱의 모습은 좀 인상적이였다. 아직 결혼 전인 친구가 결혼 후 아이가 있는 친구 사이의 대화는 서먹거릴 수 밖에 없다. 공통된 관심사가 서로 달라서 한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주제가 좁혀지지 않던 그 기분을 나는 지금도 느끼곤 한다. 그런 서먹함을 눈치챈 마이코는 앞으로 더욱 자신의 시간을 잃어버릴것 같은 마음에 울쩍하지만, 함께 아이와 추억할 그 시간을 위해 조금 더 용기내어 보는 모습에 절로 흐믓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에 한가지 잘못된 점을 말해주고 싶다. 보통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함께하시는 분들은 유치원 선생님,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함께하시는 분들은 어린이집 선생님 혹은 보육교사란 호칭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보육사'라는 호칭으로 사용하는데 '보육사'라는건 보육에 필요한 물품을 판매하는 곳을 가르켜 '보육사'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일본에서는 '보육사'라는 호칭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차피 번역을 하여 우리정서에 맞게 부를꺼면 '보육사'라는 호칭보다 '보육교사'라는 호칭을 권하고 싶다.

오랫만에 만나는 친구에게 아이가 있으면 대체로 느긋하게 애기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런건 아무렇지도 않아!라는 얼굴을 해주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친구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은 역시 조금은, 재미가 없었다. 그 즐거웠던 한밤의 수다가 계속 똑같을 수는 없다.
p61

마이코 입니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아이는 사랑스럽습니다.
아이가 없는 친구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조바심도 납니다....
시간이, 나의 시간이 없다.
그런 말을 하면 언제나 이런 시선이 느껴집니다.
`그 정도는 참아야지. 엄마잖아!`

육아에 대한 불안, 모든 것이 첫 경험.
무언가 좀더
무언가 좀더
무언가 좀더

육아외의 일에서도 내가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고 싶은 마음
나는 엄마지만, 엄마가 되었지만,
`엄마`가 아닌 나도 있다.p67

어린이집에서 일하다 보면
진정한 올바름이 무언지 알 수 없게 된다.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도 모두 각각의 올바름을 갖고 있는게 아닐까 p77

어른 생각대로 되는 아이가 좋은 아이 라는 건 뭔가 틀린 거라고.
아. 하지만 급식을 전혀 안 먹는 아이에게는 역시 먹이고 싶어요.
그러고 싶어요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제 마음 한쪽에서는
먹지 않는 나름의 이유랄까.
고집이라고 할까.
그 아이 안에 있는 그런 부분도 빛나 보이는 때가 있어요.
좀 이상한가요?

이상하지 않아 조금도.
난, 요시코 선생의 잃하는 방식이 좋아.

하지만 전 이전 직자에서 반은 도망치듯 나왔어요.

그런건 지금 상관없어.
그렇게 하길 잘했다. 하고 생각해 버리면 아무것도 아니지.
그리고 말이지 그런 표현 쓰지 않아도 돼.

네?

`도망쳤다`같은 말에 얽매이지 말고 그대로 받아 들이면 되는 거야.
`도망쳤다`가 아니라 `그만 뒀다` 단지 그뿐인 거야.
p122~124

- 미도리 원장님과 수짱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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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5-03-19 2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순서 뒤박죽이예요. ㅎㅎ

해피북 2015-03-19 22:54   좋아요 0 | URL
저두 그랬어요 ㅋㅡㅋ,,

하양물감 2015-03-19 2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시리즈군요. 시간이 허락될때 한번 읽어보고싶어요

해피북 2015-03-21 20:45   좋아요 0 | URL
요즘 알게 모르게 위로가 되어주는 책이라서 하양물감님께도 좋은 추억이 되었음 좋겠어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수이 2015-03-20 0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요되는 모성애는 좀 최악인 거 같아요_ 하지만 엄마 아닌 나_만 찾다가는 애 망치기 일쑤고_ 수짱의 연애는 아직 읽지 못했는데 해피북님 글 읽다보니까 얼른 찾아 읽고 싶어지네요. ^^

해피북 2015-03-21 20:4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억지로 강요된 모성애는 결국 문제가 되는거 같아요 ㅠㅜ

마스다미리 책들은 요상한 마력이 있는거 같아요 작지만 단단하면서도 위로가 되어주는 느낌이요 ㅎ
야나님두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공산당 선언
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지음, 강유원 옮김 / 이론과실천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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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167년 전의 문장이지만 여전히 가슴이 뛰는 문장!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
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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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선언
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지음, 강유원 옮김 / 이론과실천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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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유령이 지구촌을 떠돌고 있다. 마르크스라는 유령이. 사회가 참 팍팍하다고 느껴질 수 록 거듭 회자되며, 서점에서 봇물 터지듯 터져나오는 그의 책들만 살펴만 봐도 이 마르크스라는 유령을 현 시대가 얼마나 그리워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1848년에 발표한 『공산당 선언』을 읽으며 167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여전히 유효한 글이 참 놀랍기만 하다.

 

 

18세기 봉건주의가 몰락하기 시작하면서 태동한 산업혁명과 그 속에서 싹튼 부르주아 계급의 시작은 오늘날 윤리적 병패를 낳고 갑과 을의 종속사회를 만들고 가족의 급속한 해체와 수 많은 실업자를 배출했으며, 허영에 묶인 권위의식, 사회적의로 부추기는 금융사업과, 그 온전한 결과물로 빛에 떠밀려난 서민들의 삶을 들여만 봐도 그 폐단이 얼마나 심각한지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부분들을 20대의 나이에 미리 예견한 마르크스의 감각은 얼마나 뛰어난 것인가. 자본가들의 세력 앞에 상품으로 내몰려 남들보다 많은 스펙을 쌓기 위해 청춘을  저당잡히고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삶을 마르크스는 이미 167년전에 내다본 것을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을까.

 

 

부르주아 계급 그러니까 자본가 세력들은 모든 것을  '교환가치'라는 명목 아래 정당화 시키려고 하지만, 그 모순을 받아들여야 하는 프롤레타리아 즉 노동자들은 극단적인 선택 앞으로만 내몰리며 분노 사회, 삼포 세대, 사포세대, 캥거루족, 자살률 1위라는 멍에의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 모습은 마치 물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오리가 물 아래서 끊임없는 발길질로 평화를 유지하는 것처럼보지만 언제 침몰할지 모르는 시한 폭탄에 불과하다. 지금 시대에 읽어도 가슴 떨리는 문장들을 산업혁명이 태동되던 시기, 변혁의 물결이 거세던 시기의 한복판에서 외쳤을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팜플릿을 보며 노동자들은 단결하지 않을 수 없었을 성 싶다. 그가 외쳤던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라는 문장 아래 속속 모여들었을 프롤레타리아들의 물결이 어떠 했을지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대목이였다.

 

 

그렇다면 현 시대는 정말 공산주의 라는 유령의 마르크스가 정답일까. 현 시대의 자본 세력을 몰아내고 모든것을 공평하게 나눠갖자는 마르크스가 제시한 공산주의가 정말 정답일까? 지구 전체에 마수를 뻗고 있는 부르주아 계급의 촉수를 걷어내기 위해  국가의 권력을 향상시키고 사유재산을 없애 공동계획하의 토지 분배를 추진하고,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일자리와 수당으로 공평하게 분배하는 사회만이 정당한 사회일까를 생각했을때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바로 눈먼자들의 도시.

 

 

어느날 한날 한시에 눈이 하얗게 멀어버린 도시의 사람들의 모습은 어떠했나. 모든것이 공평해지자  혼란의 시작이 되었고 그 속에 새롭게 태어난 계급과 윤리적인 병패는 소름끼치도록 무섭고 마주하고 싶지 않은 모습이였다. 공산주의의 체제를 살아가고 있는 나라들의 모습만 봐도 수많은 모순 덩어리임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니까 온전한 답은 공산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르크스가 제시한 문제점들을 즉시하면서 현 시대에서 자행되는 윤리적 병패들을 되돌리자는 뜻을 품어본다. 옳은 것을 옳지 못하게 내모는 비도덕적 윤리들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고 청춘에겐 청춘을 돌려주며 모든 목적을 '이윤추구' 보다도 '공동체 의식'에 초점을 맞춰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 혼자만 독식하는 세상이 아니라, 독식하지 않는 세상. 와타나베 이타루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더숲.) 가 제시했던 자본이 부패하여 순환하는 세상이 된다면 많은 모순들이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

 

 

남편이 아내를 죽이고, 아내는 자식을 죽이고, 자식은 부모를 죽이고, 형제는 형제를 죽이고, 이웃은 이웃을 죽이는 사회. 빛과 빛이 맞물려 서로에게 이빨을 드러내는 사회.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현실을 마주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사회는 무엇을 요구하는가. 결혼? 출산? 직업? 이 모든 말들이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 씁슬한 느낌을 지을 수 없다. 마르크스가 제시한 '공산주의'라는 것을 나는 이렇게 해석하고 싶다. 더 많은 것을 가질려는 자본가는 가질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빈곤으로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싶은 노동자 역시 가질려는 욕심을 내려 놓고 모두가 이익 앞에 평등한 사회. 남의 것을 탐하지 않고, 자신의 현실에 주어진 이익에 만족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사회와 사회적 분위기의 역할을 뒷방으로 밀려났던 국가가 이제라도 제 빛을 발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본다.

 

부르주아 계급은 인격적 존엄성을 교환가치로 해소 시켜버렸으며,
문서로 인증되고 정당하게 얻어진 자유를 단 하나의 양심없는 상업적
자유로 바꾸어 놓았다. 한마디로 부르주아 계급은 종교적 정치적 환상속에 숨어있는 착취를 공공연 하고 파렴치하며 직접적이고 건조한 착취로 바꾸어 놓았다. p12

부르주아 계급은 100년도 안되는 계급 지배 기간에 지나간 모든 세대들을 합한 것 보다 더 많고 더 거대한 생산력을 창조하였다. 자연의 힘의 정복, 기계장치, 산업과 농경에 대한 화학의 응용, 기선항해, 철도, 전신, 전 대룩의 개간, 하천의 운하화, 갑자기 땅에서 튀어나온 주민들, 이러한 생산력이 사회적 노동의 무릎을 베고 졸고 있었음을 이전의 어떤 세기가 예견 하였겠는가 p16

자본이 발전하는 것과 같은 정도로 프롤레타리아 계급, 즉 현대의 노동자가 발전하는데, 그들은 일을 찾을 수 있을때만 살아갈 수 있을 뿐이요, 자신의 노동이 자본을 증식 시켜야만 일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 자신을 조각 내어 팔아야만 하는 이 노동자는 다른 모든 판매물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상품이며 그에 따른 다른 상품과 똑같이 모든 경쟁의 부침과 시장의 변동에 내 맡겨져 있다. p18

공장주에 의한 노동자 착취가 끝나고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임금을 현금으로 지급 받으면, 다른 일부 부르주아 계급이 노동자에게 덮여 오는데 이들은 집주인, 소매상인, 전당포, 영업자 들이다. p19

이념의 역사가 증명하는 것은 정신적 생산이 물질적 생산과 함께 변화한다는 것 외에는 무엇인가? 어떤 시대의 지배적 이념은 항상 지배 계급의 이념 이였을 뿐이다 p38

공산주의자들은 자신의 견해와 의도를 숨기는 것을 경멸한다. 공산주의자들은 자신의 목적이 이제까지의 모든 사회질서의 강제적 전복에 의해 달성될 수 있을 뿐임을 공공연하게 선포한다. 지배계급들이 공산주의 혁명 앞에 떨게 하라. 프롤레타리아들은 공산주의 혁명에서 족쇄 말고 잃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들에게는 얻어야 할 세계가 있다.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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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3-19 2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르크시즘은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인식하는 데 필요한 사상적 도구라고 생각해요. 저는 자본주의의 장점을 믿고 있지만, 그렇다고 단점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회를 움직이는 원리는 절대로 완벽할 수 없으니까요.

해피북 2015-03-19 23:27   좋아요 0 | URL
사상적 도구라는 말씀에 깊은 공감을 해봅니다 어떤 원리도 완벽할 수 없다는 말씀에두요

배려와 욕심을버린 중립적인 삶은 이상일 뿐이겠죠ㅠㅜ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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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학생일때는 학업이라는 과업이 주어지고, 졸업을 하고 사회 초년생이 되었을때는 일 이라는 과업이 주어진다. 그리고 사회 초년생의 딱지가 떨어질 무렵이면 결혼이라는 과업과 마주하게 된다. 혼기가 차고, 연애를 하고 있다면 통과의례처럼 해야하는 결혼. 그런데 결혼은 꼭 해야만 하는 것일까.

 

헤어지는 시간보다 함께 있는 시간이 더 좋아 결혼을 하고 보니, 결혼은 현실이라던 말을 그제서야 실감한다. 연애시절에는 마냥 좋아 함께 하는 모든 일들이 즐거울꺼라는 기대심에 유토피아를 꿈꿨는데 막상 결혼하고 보니 팍팍한 현실에서 오는 여러가지 문제들로 새삼 결혼은 디스토피아(?)라는 사실을 깨닫게된다.

 

물론 지금의 내 생활에 문제가 있는것은 절대 아니다. 좋은 사람, 좋은 가족을 만나 사랑 듬뿍 받고 살아가고 있지만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해도 자유롭게 살아갈 수 없는  결혼이라는 현실에 있다보니 결혼을 꼭 해야만 하는걸까 하는 생각을 갖곤 하며 싱글로 살아가는 주위사람들에게 되도록 결혼은 천천히 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곤 했다. 내게 만약에 인생을 홀로 즐긴다는 것과 함께 즐겨야 한다는 기로에 다시 서야할 일이 생긴다면(절대 그런일이 없을테지,,,,보고있나?) 나는 홀로 살아가는 선택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기운다.

 

 

그런데 수짱의 결혼과 노년에 대한 고민들을 읽으며 어쩌면 나는 결혼을 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어쩌면 싱글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상처를 준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한다. 수짱처럼 직장생활을 하고 저녁을 혼자 해결하고 돌아와 적금 문제, 노후 문제, 부모님 부양 문제들을 하나 하나 떠올리다보면 혼자인 생활에서 드는 두려운 생각들 때문에 결혼에 대해 문제가 단순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또 엄마와 치매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사와코는 13년째 연애 경험이 없어 늘 연애와 결혼을 꿈꾸지만 막상 연애를 시작하고 결혼을 계획하는 시점에서 혼자 할머니를 돌볼 엄마를 생각하니 선뜻 결혼을 선택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도 들면서 결혼이나 싱글로 살아가는 삶을 선을 긋듯 설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느껴본다.

 

 

거기에 곧 산달이 다가오는 마이코는  더이상 '마이코'라는 이름이 아닌 누구의 엄마로 살아가는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다. 그러니까 마스다 미리는 결혼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하는 수짱과, 결혼에 대해 한발 앞서 노력해보는 사와코 그리고 결혼 후에도 생겨나는 고민에 대한 입장은 마이코를 앞세워 싱글과 결혼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변주시켜 보여주며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며 많은 공감을 얻어내는거 같다.

 

 

책을 다 읽고 다시 생각해보자면 결혼을 꼭 해야만 하느냐 라는 주제에 대해 어떤 명확한 답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기로에 서고 그 기로에 대한 선택의 책임을 지며 살아가는게 우리네 삶이 듯이 결혼을 하든 하지 않던 그 선택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살아가는게 그게 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마치 동전은 양면이지만 한 몸에 붙은 양면인거 처럼. 선택하지 못한 미래가 내게 더 특별할거 같진 않다는 뭐 그런 느낌을 받았다. 사와코의 할머니 이야기는 코끝이 찡해지며 눈물을 글썽거리며 읽게 되었다. 이 책이 4월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하는데 이런 공감적인 부분들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가 감독의 이야기도 무척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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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3-18 2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개인적인 느낌인데 젊은 세대가 결혼을 기피하면 기성 세대는 책임 회피 쯤으로 여겨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 같아요. 요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어도 선뜻 결혼하려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쉽지 않아요. 결혼과 육아를 담당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부담스러워요. 애국자 되기가 힘들어지는 세상이에요. ^^;;

해피북 2015-03-19 09:08   좋아요 0 | URL
제 주위에도 그런 이유로 결혼을 막연하게 생각하고 소개팅 조차도 거부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시대가 그러니 그분들 잘못이랄 수 없구 경제 여건도 좋아지고 육아 문제도 해결되고 사회적 위험도 줄여주면 결혼이 긍정적일 수 밖에 없는데 말이죠 이건 지극히 개인 문제만으로 볼 수 없단 생각이 듭니다^~^
 
공부하는 엄마들 - 인문학 초보 주부들을 위한 공부 길잡이
김혜은.홍미영.강은미 지음 / 유유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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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엔 공부하는 언니들을  '공주'라고 불렀다. '공부하는 주부'를 줄여 '공주'라고 부른것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중에 갑갑한 마음이 들어 뛰쳐나왔다는 사연이나, 아이들을 키우며 하루 하루 살아가는 삶속에서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뛰쳐 나왔다는 (꼭 그냥 왔다고 하지 않고 뛰쳐나왔다는 표현이 인상적이였다) 사연 혹은 배움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해 찾아왔다는 사연들이 영글어져 우리 학과는 공주들의 열기로 후끈 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처럼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때면 그때의 시절이 생각이 난다. 모두다 사연 가득한 얼굴로 앉아  열망으로 빛나던 그 눈빛들을 교수님도 무척이나 흐믓해하셨던 그 기억들. 그런데 막상 졸업도 하고 결혼이라는 산을 넘어보니 그 시절처럼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이런 아쉬운 마음을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 나눠보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때가 많아 괜시리 내 마음이 머쓱해 질때가 있다. 대부분의 반응이란게  '공부를 왜?' 라는 물음뿐.

 

 

매일 똑같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어제와 같이 미적거리며 살아가는 모습 싫지 않아? 무언가를 읽고 배우고 생각하고 토론하는 시간들 속에 가슴 떨리고 뿌듯했던 감정들, 더 알고 싶어 찾아보고 알았을때의 그 쾌감을 느껴보고 싶지 않느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었지만 차마 내뱉을 수 없었다. 무언가에 대한 열망은 상대가 이해하지 못했을때 일종의 사치처럼 보여질 수 있다는 느낌 때문이랄까. 그져 실없는 여자 처럼 실실 웃기만 했던 내 모습이 참 바보 같아 보였다.

 

 

그렇게 마음적으로 방황하던 날들이 계속되던 어느날  눈에 띄는 책을 발견했다. 『공부하는 엄마』라는 타이틀에 '인문학 초보 주부를 위한 공부 길잡이'라는 부제를 읽으며 가슴 설레이는 기분을 경험했다. 역시 책에도 임자가 있어 주인에게 찾아간다던 말이 이럴때를 두고 하는 말일까 하는 깊은 착각도 해본다.

책의 저자가 세 분인게 인상적이다. 김혜은, 홍미영, 강은미님 모두 아이들을 둔 주부이자, 인문학 공동체라는 곳에서 『장자』『노자』『순자』『한비자』를 읽고 토론을 하며 각자의 생각이 담긴 글을 써서 제출하는 숙제를 진행하기도 하고, 시를 짓거나, 영어, 한문 원서를 읽으며 서로의 공부를 돕고 돕는 공동체의 모습에 큰 부러움을 느끼며 책을 읽게 되었다.

 

 

모두 '어느날 문득'에서 시작되었다. 어느날 문득 공부하고 싶다던 열망이 생겨나 책을 찾아 읽게 되고, 책을 찾아 읽다가 답답한 부분이 생겨 주위를 돌아보니 인문학 공동체를 알게되 참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에 깊은 공감을 갖게된다. 마흔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의 열정들. 자만심에 숙제를 해갔다가 호되게 혼이났던 일화를 들려주며 이곳에서는 어떤 자만이나 만족이 성립되지 않는 곳임에 스스로 낮아지고 겸손해지는곳 임을 느끼게 된다.

 

 

제일 큰 변화는 아이들이라고 했다. 공부하라고 잔소리하지 않아도 엄마가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으니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때론 숙제를 들고, 때론 책을 꺼내들고 엄마 옆에 앉아 함께 읽게 되었다는 모습이 가장 큰 행복이라 말한다. 더불어 아빠 역시 주말에 책을 꺼내 함께 읽고, 때론 아이들의 제안으로 같은 책을 읽고 토론을 나누기도 한다는 이야기는 내가 꿈꿔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이자 단란한 가정이란 생각을 들게했다. 처음부터 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관심을 책에 투영해서 찾아 읽고 그 책에서 또 궁금한 점을 찾아내어 다른 책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독서에 굳은 살이 박히게 되고, 그런 독서 습관이 만들어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간을 분배하게 되고 독서에 적합한 환경을 위해 주위를 정리하게 된다는 이야기는 언제들어봐도 물리지 않던 이야기였다.

 

 

책을 읽을 적에 저자의 생각을 따라 술래잡기 하듯 읽지 말고, 비틀고 할퀴고 꼬집어 가며 질문을 만들어 내는 읽기가 자신에게 돌아오는 읽기가 된다는 이야기에 큰 공감을 하면서도 그러니까 '어떻게' 하라는 걸까하는 의문을 갖는다. 나도 책을 읽을때 술래잡기식의 읽기 습관으로 답답함을 느끼곤 한다 . 한 권을 읽고 나면 저자의 생각은 한 뭉큼인데 내 생각이 보이지 않을때. 그러니까 어떻게 질문을 만들고 꼬집어 내야하는걸까. 그렇게 질문을 만들 수 있는 책은 소위 양서를 말하는것일까 .

 

 

저자는 양서란 자신에게 유익한 책으로 규정했다. 아무리 세상의 모진 세월을 견딘 고전이라고 해도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양서가 될 수 없다는 이유를 들며 자신에게 꼭 필요하고 몇 번을 읽어도 읽고 싶은 책을 양서로 규정한다. 더불어 책을 읽으며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은 무엇인가, 또 내가 생각하는 문제 의식은 무엇이며 책을 통해 찾을 수 있는지 찾을 수 없다면 어떤 자료를 더 찾아봐야 하는것인지 등을 따져가며 읽고, 모르는 개념은 물고 늘어지는 습관을 들여 끈질기게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쳐야만  공부의 시작이자 습관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끊임없이 질문을 만들려는 노력은 예민한 감각에서 시작된다. 모든 만물에 대한 호기심,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노력하는 관심등이 어울어질때 비로서 눈이 트인다는 이야기에 공감을 하게된다.

 

 

책의 뒷편에는 공주들의 공부 ,쓰기, 철학의 입문을 돕는 책과,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을 소개하고 있어 도움이 된다. 읽었던 책이 몇 권 보여 반가운 마음도 드는데 양자오 저자의 『종의 기원』과 알베르트 망구웰의 『밤의 도서관』 강유원의 『책과 세계』는 집에 있는 책이라 얼른 읽어야 겠다는 반성도 한다. 마지막 장에는 인문학 공동체 홈페이지를 소개하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모임이 있는거 같아 반가운 마음도 드는데 홈페이지를 방문해가며 나와 맞는 곳이 있는지 알아보는 일도 참 좋을것 같다.

 

 

내가 느끼지 못하는 세상이지만, 세상에는 끊임없는 생각들이 일어나고 변화하고 그 변화한 사람끼리 모여 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변화를 꿈꾸고 있다는 생각에 흐믓함을 느낀다. 집안 일과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한발짝 물러나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길 희망하는 공주들이 많아지고 마치 전염병의 물결처럼 퍼져나가  반란으로 일어나는 공주들이 많아지길. 또 그 곁에 나도 함께 포함되길 바래본다.

주부, 즉 아줌마의 탐욕이 사교육 열풍과 부동산 투기의 진원이 된 건 주부가 인간으로서 꿈조차 차압당한 사회적 소외 계층이자 약자라는 반증 p10

혼자 책 읽는 습관에 길들여졌던 나는 수동적으로 저자의 논리를 좇아가기 급급했다. 책 한 권을 읽어도 덮고 나면 저자의 문제 의식이 무엇인지, 이 책의 주제가 무엇인지 파악이 되지 않았다. 분명히 책을 읽었는데 어떤 책이냐고 물으면 대답할 말이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p22

오랜 시간 공부를 해 온 동학들은 책을 읽으며 끊임없이 질문을 만들었다. 저자의 생각에 동의 하는가? 저자의 문제 의식은 무엇인가? 나의 문제 의식은 무엇인가? 참ㄱ로 더 찾아봐야 할 자료는 없는가? 나는 끊임없이 읽고 질문했다. 책의 여백에는 읽은 중에 생긴 질문이나 생각을 적어 두었다. 읽다가 모르는 개념이 나오면 끈질기게 찾고 물어서 의문을 해결했다. 질문을 화두로 삼고 끝까지 밀고 나가기.그것이 내 공부의 시작이다.p23

쇼펜하우어 - 독서한 내용을 모두 잊지 않으려는 생각은 먹는 음식을
모두 체내에 간직하려는 것과 같다 p34

글을 쓰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취미는 산책이다.
그들은 산책을 하며 책의 구절을 곱씹고 사유를 다듬는다.
많이 읽고 질문을 만들면서 생각을 정리해야만 쓸 거리가 생긴다. p53

생각을 모으기 위한 방법 하나가 질문하기다.
그런데 질문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였다.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저자도 공부하며 자료를 모으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독자는 저자의 사유에 끌려가기 마련이다.

질문을 만들려면 내 감각을 예민하게 할 필요가 있다.
감각이 예민해 지면 세상에 관심이 생기고 보아도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을 볼 수 있게 된다 p54

글쓰기는 벌거벗고 거리를 뛰어다니는 것과 같다.
자신을 모두 드러내 보이는 것이 글쓰기다. p56

우리는 신체적 힘의 한계는 쉽게 인정하면서 지적 능력은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능력이 있는데 드러나지 않는게 아니라
꾸준히 못하기 때문에 능력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다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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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5-03-18 16: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내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군요.

해피북 2015-03-19 10:34   좋아요 0 | URL
저는 김미경저자가 쓴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를 재밌게 읽고 요 책도 참 재밌게 읽었는데 하양물감님 말씀처럼 인문학 초보를 꿈꾸시는 분들께 좋은거 같더라구요^~^

하양물감 2015-03-18 2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조금 가볍게 읽었습니다.
공부 좀 하는 엄마들보다는 이제 막 공부를 하고자 하는 엄마들에게 맞는 책 같아요^^

해피북 2015-03-19 10:35   좋아요 0 | URL
네 저두 고 부분이 조금 아쉽더라구요 인문공동체 활동 모습과 과제 진행과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넣었으면 좋았을텐데하는 ㅎㅎ 후속편이 나왔음 좋겠어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