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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짱의 연애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평점 :
수짱 시리즈를 읽어보니 요게 순서가 있다는걸 알게된다. 첫번째 책이 『지금 이대로 괜찮은걸까?』 →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아무래도 싫은사람』→ 『수짱의 연애』인데 처음엔 순서를 몰라서 조금 바꿔 읽긴 했지만 끝은 맞출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를 읽을때 마이코가 만삭 중이였는데 이번 책에서는 아기를 낳아서 수짱과 만남을 갖는 장면을 보니 왠만하면 순서를 맞춰 읽는게 좋을 성 싶다. 더욱이 수짱이 커피지점장 일을 그만 둔 시점이기 때문에 호기심 많은 분이시라면 순서대로 읽으시기를!!
무튼 커피 지점장일을 그만 둔 수짱은 조리사 자격증으로 어린이집 급식 조리사 선생님으로 근무하게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음식을 통해 아이들의 개별 성향을 이해하고 함께 동화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참 흐믓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요즘 어린이집에서 학대가 자행되고 어린이집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져 선생님의 '인권'은 저멀리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릴 감시 카메라 설치가 정말 대안인가를 두고 봤을적에 우리는 늘 문제의 본질에서 멀이지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된다.
24시간 돌아가는 감시의 눈을 통해 밝혀낼 수 있는건 무엇일까. 아이들과 다정하게 놀이하는 선생님의 모습은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더 많은 죄를 밝히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사회의 불신을 잠식 시키는 도구가 아니라 더 많은 죄를 밝혀내기만 할뿐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근본적인 문제는 선생님이 아이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는 스킬을 키워주자는 것이다. 바로 요 수짱 처럼.
편식하는 아이때문에 늘 마음을 쏟던 수짱은 아이들이 동화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동화의 내용을 음식에 적용시켜 아이들이 즐겁게 급식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노력한다. 물론 이게 쉬운 이야기는 아니다. 만화에서 처럼 손쉽게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이 절대 아니다. 유아 기관에서는 아이들의 물건은 모두 손수 만들기 때문에 퇴근시간도 일정치 않고 주말을 저당 잡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근로적인 환경도 물론 개선해야할 점이지만, 선생님 아이들과 동화(同化)되려고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 교육 자료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일정한 자료를 제공해주고, 정서적인 마음을 위해 『수짱의 연애』와 같은 책들을 보급해 함께 읽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준다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갖어 본다.
이야기 방향이 연애로 돌아가야 하는데 솔직히 이 책은 연애적인 부분은 크게 부각시키지 않아서 딱히 뭐라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거 같아. 수짱이 짝사랑하는 사람은
애인이 있던 서점 직원 쓰치다 씨였는데 서로 호감은 있지만 명확하지 않고 좀 뜨뜻 미지근한 사이인지라 수짱에게 용기를 내라고 말해줄 수 도 없고 쓰치다에게 여자랑 헤어지라 할 수 없는 그런 미묘한 사이? 요건 그냥 패쓰해야 겠다.
수짱의 친구이가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된 마이코와 수짱의 모습은 좀 인상적이였다. 아직 결혼 전인 친구가 결혼 후 아이가 있는 친구 사이의 대화는 서먹거릴 수 밖에 없다. 공통된 관심사가 서로 달라서 한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주제가 좁혀지지 않던 그 기분을 나는 지금도 느끼곤 한다. 그런 서먹함을 눈치챈 마이코는 앞으로 더욱 자신의 시간을 잃어버릴것 같은 마음에 울쩍하지만, 함께 아이와 추억할 그 시간을 위해 조금 더 용기내어 보는 모습에 절로 흐믓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에 한가지 잘못된 점을 말해주고 싶다. 보통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함께하시는 분들은 유치원 선생님,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함께하시는 분들은 어린이집 선생님 혹은 보육교사란 호칭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보육사'라는 호칭으로 사용하는데 '보육사'라는건 보육에 필요한 물품을 판매하는 곳을 가르켜 '보육사'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일본에서는 '보육사'라는 호칭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차피 번역을 하여 우리정서에 맞게 부를꺼면 '보육사'라는 호칭보다 '보육교사'라는 호칭을 권하고 싶다.
오랫만에 만나는 친구에게 아이가 있으면 대체로 느긋하게 애기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런건 아무렇지도 않아!라는 얼굴을 해주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친구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은 역시 조금은, 재미가 없었다. 그 즐거웠던 한밤의 수다가 계속 똑같을 수는 없다. p61
마이코 입니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아이는 사랑스럽습니다. 아이가 없는 친구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조바심도 납니다.... 시간이, 나의 시간이 없다. 그런 말을 하면 언제나 이런 시선이 느껴집니다. `그 정도는 참아야지. 엄마잖아!`
육아에 대한 불안, 모든 것이 첫 경험. 무언가 좀더 무언가 좀더 무언가 좀더
육아외의 일에서도 내가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고 싶은 마음 나는 엄마지만, 엄마가 되었지만, `엄마`가 아닌 나도 있다.p67
어린이집에서 일하다 보면 진정한 올바름이 무언지 알 수 없게 된다.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도 모두 각각의 올바름을 갖고 있는게 아닐까 p77
어른 생각대로 되는 아이가 좋은 아이 라는 건 뭔가 틀린 거라고. 아. 하지만 급식을 전혀 안 먹는 아이에게는 역시 먹이고 싶어요. 그러고 싶어요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제 마음 한쪽에서는 먹지 않는 나름의 이유랄까. 고집이라고 할까. 그 아이 안에 있는 그런 부분도 빛나 보이는 때가 있어요. 좀 이상한가요?
이상하지 않아 조금도. 난, 요시코 선생의 잃하는 방식이 좋아.
하지만 전 이전 직자에서 반은 도망치듯 나왔어요.
그런건 지금 상관없어. 그렇게 하길 잘했다. 하고 생각해 버리면 아무것도 아니지. 그리고 말이지 그런 표현 쓰지 않아도 돼.
네?
`도망쳤다`같은 말에 얽매이지 말고 그대로 받아 들이면 되는 거야. `도망쳤다`가 아니라 `그만 뒀다` 단지 그뿐인 거야. p122~124
- 미도리 원장님과 수짱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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