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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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학생일때는 학업이라는 과업이 주어지고, 졸업을 하고 사회 초년생이 되었을때는 일 이라는 과업이 주어진다. 그리고 사회 초년생의 딱지가 떨어질 무렵이면 결혼이라는 과업과 마주하게 된다. 혼기가 차고, 연애를 하고 있다면 통과의례처럼 해야하는 결혼. 그런데 결혼은 꼭 해야만 하는 것일까.

 

헤어지는 시간보다 함께 있는 시간이 더 좋아 결혼을 하고 보니, 결혼은 현실이라던 말을 그제서야 실감한다. 연애시절에는 마냥 좋아 함께 하는 모든 일들이 즐거울꺼라는 기대심에 유토피아를 꿈꿨는데 막상 결혼하고 보니 팍팍한 현실에서 오는 여러가지 문제들로 새삼 결혼은 디스토피아(?)라는 사실을 깨닫게된다.

 

물론 지금의 내 생활에 문제가 있는것은 절대 아니다. 좋은 사람, 좋은 가족을 만나 사랑 듬뿍 받고 살아가고 있지만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해도 자유롭게 살아갈 수 없는  결혼이라는 현실에 있다보니 결혼을 꼭 해야만 하는걸까 하는 생각을 갖곤 하며 싱글로 살아가는 주위사람들에게 되도록 결혼은 천천히 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곤 했다. 내게 만약에 인생을 홀로 즐긴다는 것과 함께 즐겨야 한다는 기로에 다시 서야할 일이 생긴다면(절대 그런일이 없을테지,,,,보고있나?) 나는 홀로 살아가는 선택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기운다.

 

 

그런데 수짱의 결혼과 노년에 대한 고민들을 읽으며 어쩌면 나는 결혼을 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어쩌면 싱글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상처를 준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한다. 수짱처럼 직장생활을 하고 저녁을 혼자 해결하고 돌아와 적금 문제, 노후 문제, 부모님 부양 문제들을 하나 하나 떠올리다보면 혼자인 생활에서 드는 두려운 생각들 때문에 결혼에 대해 문제가 단순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또 엄마와 치매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사와코는 13년째 연애 경험이 없어 늘 연애와 결혼을 꿈꾸지만 막상 연애를 시작하고 결혼을 계획하는 시점에서 혼자 할머니를 돌볼 엄마를 생각하니 선뜻 결혼을 선택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도 들면서 결혼이나 싱글로 살아가는 삶을 선을 긋듯 설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느껴본다.

 

 

거기에 곧 산달이 다가오는 마이코는  더이상 '마이코'라는 이름이 아닌 누구의 엄마로 살아가는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다. 그러니까 마스다 미리는 결혼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하는 수짱과, 결혼에 대해 한발 앞서 노력해보는 사와코 그리고 결혼 후에도 생겨나는 고민에 대한 입장은 마이코를 앞세워 싱글과 결혼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변주시켜 보여주며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며 많은 공감을 얻어내는거 같다.

 

 

책을 다 읽고 다시 생각해보자면 결혼을 꼭 해야만 하느냐 라는 주제에 대해 어떤 명확한 답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기로에 서고 그 기로에 대한 선택의 책임을 지며 살아가는게 우리네 삶이 듯이 결혼을 하든 하지 않던 그 선택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살아가는게 그게 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마치 동전은 양면이지만 한 몸에 붙은 양면인거 처럼. 선택하지 못한 미래가 내게 더 특별할거 같진 않다는 뭐 그런 느낌을 받았다. 사와코의 할머니 이야기는 코끝이 찡해지며 눈물을 글썽거리며 읽게 되었다. 이 책이 4월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하는데 이런 공감적인 부분들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가 감독의 이야기도 무척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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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3-18 2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개인적인 느낌인데 젊은 세대가 결혼을 기피하면 기성 세대는 책임 회피 쯤으로 여겨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 같아요. 요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어도 선뜻 결혼하려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쉽지 않아요. 결혼과 육아를 담당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부담스러워요. 애국자 되기가 힘들어지는 세상이에요. ^^;;

해피북 2015-03-19 09:08   좋아요 0 | URL
제 주위에도 그런 이유로 결혼을 막연하게 생각하고 소개팅 조차도 거부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시대가 그러니 그분들 잘못이랄 수 없구 경제 여건도 좋아지고 육아 문제도 해결되고 사회적 위험도 줄여주면 결혼이 긍정적일 수 밖에 없는데 말이죠 이건 지극히 개인 문제만으로 볼 수 없단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