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빛이 좋지 않은 아이도 조용히 익숙하지 않은 손놀림으로 밥을 급하게 먹고 있었다.
그는 이 장면을 보며 보잘것없어진 남자의 모습을 느꼈다. 그 남자의 아이에 대한 사랑을 느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어린 마음에도 포기해야만 하는 그들의 운명을 알고있는 것 같아 견딜 수가 없었다.  - P104

 또 그 옆집 창문, 가장 잘 보이는 창문 안에는 옷장 같은 것이 있고 벽 옆에 등불이 켜진 불단이 놓여 있었다. 이시다에게는 그들의 방 사이를 가르고 있는벽이라는 것이 어딘가 허무하고 슬프게 보였다.  - P104

그것은 인간의 기쁨이나 슬픔을 초월한 어떤 엄숙한 감정이었다. 그가 생각하던 ‘인생의 무상함‘이라는 감정을넘어선 어떤 의지력이 느껴지는 무상함이었다. 그는 고대그리스의 풍습을 떠올렸다. 죽은 자를 눕히는 석관의 표면에 음탕한 장난을 치는 사람의 모습이나 암양과 성교를하는 목양신의 모습을 새기던 그리스인의 풍습을……. 그리고 생각했다.

그들은 모른다. 병원 창문 안 사람들은 벼랑 아래 창문을, 벼랑 아래 창문 안 사람들은 병원 창문을, 그리고 벼랑 위에 이런 감정이 있다는 것도… - P1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710월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을 읽었던 여운과 기대감으로 이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태양을 상징하는 듯 빨간색 표지와 해의 모습이 비친 창문을 연상하는 디자인이 잘 어울린다.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본 적은 있지만, 소설로는 처음 만났다.

 


 작품의 내용은 가까운 미래에 AF(Artificial Friend)라 불리는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 아이들의 친구로 생산되어 팔려나가고 인간과 로봇이 함께 살아가는 환경에서 빚어내는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화자는 클라라다. 로사와 클라라는 매장에서 매니저의 지휘를 받으며 인간 친구를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 태양광을 받아야 몸에 자양분을 받아서 활동할 수 있다. 자리에 따라 빛의 양이 달라지니 그것 때문에 다른 에이에프 친구들과 옥신각신하기도 한다. 소년 에이에프 렉스와 단짝 친구인 로사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로사와 클라라는 이 매장에서 대표로 여길 만큼 중요한 존재다. 이들은 창가에서 밖을 바라보며 사람들을 관찰하고 사람들의 감정을 읽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 중 단연 클라라가 월등하다.

 


 어느 날 클라라가 창가에 서 있는데, 불편한 걸음걸이로 다가오는 한 소녀를 발견한다. 바로 14세 반 나이가 된 조시다. 사람들의 나이도 추정하고 슬픔, 기쁨 등 감정을 읽어낼 줄 하는데, 다정하게 웃는 조시의 얼굴에서 한 조각 외로움도 읽어낸다. 인간의 감정을 읽을 줄 아는 에이에프라니. 이 부분에서 몇 해 전 읽었던 정재승의 열두 발자국에서 접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과 공생을 말하는 부분에서 인공지능에 대해  ‘제대로 ’ 배워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아직 까지는 우리 인간이 인공지능보다 잘하는 것이 더 많다고 했다인공지능의 한계는 바로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문제를 풀려고 하기 때문에 어이없는 실수를 한다고 했다. 반면 인간은 사람이나 물건환경을 이해하고 상호작용을 하는 고등한 영역이 있기에 인공지능을 좋은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에 안도했었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사람과 상호작용을 위해서는 감정 읽기 능력공감 능력이 필요하다는데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그런 날이 올까 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복잡해졌던 기억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그렇게 인간의 감정을 읽기 위해 노력하고 인간의 아이와 친구가 된 클라라를 만나게 된 것이다. 꼭 찾아오겠다던 조시와의 약속이 이루어지고 드디어 클라라는 조시의 집으로 왔다. 새로운 환경은 왠지 조금 불편해 보인다. 늘 깔끔하게 정리된 매장과 달랐다. 더구나 가정부 멜라니아는 클라라를 대놓고 싫어한다. 같은 동료인 에이에프들끼리 있다가 인간의 가정에서 어떻게 적응해 나갈 수 있을까 궁금했다. 조시의 이웃집 친구 릭과 그의 어머니, 조시의 언니 샐을 잃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조시의 어머니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매장에만 있던 클라라는 새 환경에서 제법 당당한 모습이다. 교류 모임 때문에 조시의 집으로 몰려든 손님들 속에서 짖궂은 친구들의 장난에 시달리다가 아이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B3 에이에프로 살 걸 그랬다는 조시의 푸념을 듣기도 한다. 그때 클라라의 마음은 어땠을까. 감정을 느낄 줄 아는 클라라지만 내색할 수도 없다. 모건 폭포에 조시의 어머니와 함께 바깥나들이를 하다가 죽은 언니 샐의 이야기를 했다가 혼나기도 하고, 조시 흉내를 내달라는 어머니의 요구를 들어주는 등 지금은 아프지만 조시가 좋아지리라는 희망을 얘기하며 돌아왔었다.

 


 하지만 그때부터 조시와 어머니는 클라라에게 냉랭한 태도를 보이면서 클라라를 힘들게 한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을 수 있지만, 자신의 감정은 표현하지 않아도, 아니 표현할 수 없어서 편리한 존재가 인공지능 로봇일까. 사람들 사이에서는 감정이 상하면 관계가 틀어질 텐데 클라라와 조시 사이에서는 그런 게 없었다. 그저 조시를 최선을 다해 도와주고 조시에게 좋은 친구가 되면 바랄 것이 없었다. 여기서 남아있는 나날의 집사 스티븐스가 오버랩 되었다. 달링턴 가의 위대한 집사35년을 살면서 나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복종하며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했던 스티븐스 말이다. 사람과 로봇이라는 성격만 다를 뿐이다. 스티븐스는 나중에 일에 파묻혀 자신이 잃어버린 것에 대해 회한을 품지만 클라라는 끝까지 희망을 이야기는 부분이 대조적이었다.

 


 클라라의 희망과 달리 조시의 상태는 점점 나빠져 가고 어머니 등 주변 사람들은 체념하기에 이른다. 이제 조시는 어떻게 될까. 이 작품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꼽는다면 멕베인 씨의 헛간에서 조시를 위해 기도하는 장면이 아닐까. 꺼져가는 생명 조시를 살려 릭과 연결시켜 달라고 클라라는 기도를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 영혼의 기도를 들어주듯이 어두운 밤 갑자기 태양이 떠오르며 눈부신 빛을 발산하는데... 이 장면은 그야말로 환타지였다.

 


 어느 정도 사람의 감정을 읽으며 공감하는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 사이에서도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없다고 했는데, 인간과 동일한 속마음을 가진 인공지능 로봇이 탄생하는 날도 올까. 왠지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이전보다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첨단 과학 변화의 과도기를 지나는 상황에 로봇이 가정의 구성원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또 사람의 빈자리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인간의 특성을 보면. 그래서 가즈오 이시구로의 이 작품은 사람과 인공지능의 상호 관계를 통해서 우리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사람이 채워주지 못하는 따뜻한 정을 로봇이 채워줄 수도 있다는 희망. 그래도 그런 세상은 오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

 

본문 번역 내용 중에 이런 표현이 있었다.(자주 나온다)

등급이 높은 양복이나 등급이 높은 드레스이런 문장 말이다. 그런데 내 생각은 그것을 고급의 양복이나 고급의 드레스또는 고품격의 양복이나 고품격의 드레스가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어차피 같은 의미인데, ‘등급이 높다는 표현은 좀 어색하게 느껴졌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04-11 17: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이 지적하신 ‘등급이 높은 양복; 등급이 높은 드레스‘ 부분 원문에서 찾아 봤는데
*suit we could tell she was high-ranking
*mr. vance was wearing a high-rank suit with a buttoned-up white shirt and blue tie.
*~both dressed in high-rank office clothes.
등급이 높은 양복이 아니라 ‘상류층 옷차림‘ 상류층들이 셔츠를 입을때 단추끝까지 채우고 블루 타이를 매는(전문직에 종사하는 상류층 옷차림-영국,미국도 격식차릴때 단추 전부 채움) 이부분 해석을 등급이 높은 양복이라고 해석했네요.
‘등급이 높은 드레스‘ 부분도 고위직종에 근무하는 옷차림으로 해석해야하지만(고품격은 영어에서 High- class를 지칭함)
인공지능 로봇 클라라에게 계층 계급 구분보다 등급별로 구분지어 해석 한것 같습니다.

*모나리자님 굉장히 예리 하쉼 ^ㅎ^


모나리자 2021-04-11 23:17   좋아요 2 | URL
역시 스콧님은 친절한 해결사!!ㅎㅎ 감사해요.^^

문학 작품의 문자에는 좀 어색한 해석이었던 것 같아요. 직역으로 번역한 것 같죠.
전 아무래도 먼저 읽었던 <남아있는 나날>이 더 좋은 작품으로 남았네요.
워낙 AI 가 나오는 소설을 선호하지 않다보니..ㅎㅎ

아쉽게 주말이 다 지나갔네요. 새로운 한 주도 화이팅 하세요~^^

청아 2021-04-11 17: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저는 오늘 시작함요!(ㅋ.ㅋ) 언제 본격적으로 소설에 나온 로봇형태가 가정마다 보급될진 모르겠지만 저는 이미 시킬일이 많음.ㅋㅋㅋㅋㅋ

모나리자 2021-04-11 23:20   좋아요 2 | URL
네, 즐독 시간 되세요~

그러게요. 시킬만한 일이 있을까요. ㅎ 그런 면에서는 급 땡기는데요.
음... 저라면 청소하고 밥 해주는 우렁이 각시 노릇을 완벽하게 해 주는 로봇이 있다면 얼른 살 텐데요. ㅎㅎ 그런 거라면 얼른 나왔음 좋겠네요.^^

새파랑 2021-04-11 19: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미래사회는 등급이라는게 나눠져 있어서 그렇게 표현한걸로 이해했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ㅎㅎ (조시 남자친구도 그렇고 조시 아버지도 그렇고 뮌가 다른 계층 느낌이 있어서?)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로봇도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나도 사람의 마음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해도 노력은 해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모나리자 2021-04-11 23:24   좋아요 2 | URL
ㅎㅎ 네 옷에 대한 얘기마다 저렇게 ‘등급이 높은‘ 이라고 써 있더라구요. 영 어색했어요.

그쵸. 어쩌면 요즘 현대인의 고립의 상황을 볼 때 클라라가 사람의 감정을 읽어내려는 노력과 탐구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이런 클라라를 보면서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서로 외롭지 않게 보듬어 주어야 할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내가 쇼윈도에 가고 싶어 한 데는 햇빛이나 선택받을 가능성과 무관한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는 사실을 털어놓아야겠다. 대부분의 에이에프나 로사와 다르게 나는 늘바깥세상을 아주 세세하게 보고 싶었다. 그래서 셔터가 올라가고, 바깥쪽 인도와 나 사이에 유리 한 장밖에 없어서지금까지는 가장자리나 귀퉁이밖에 못 봤던 수없이 많은 것들을 가까이에서 전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되자, 나는 순간 너무 들떠서 해와 해의 인자함조차 잊을 정도였다.
- P19

가끔은 (나는 RPO 빌딩을 보는 척하면서 창으로 다가온사람을 몰래 훔쳐보는 데 능숙해졌다.) 아이가 다가와 우리를 보는데, 우리가 마치 무슨 잘못이라도 한 듯 슬픔 혹은분노가 어린 표정일 때도 있었다. 이런 아이도 금세 돌변해서 다른 아이들처럼 웃거나 손을 흔들기도 했지만, 창문 앞에 선 지 이틀째에 나는 그래도 여러 아이들 사이에 뭔가다른 점이 있음을 느꼈다.
- P21

"프랑스 여자애 둘이 있어. 지난번 우리 모임에 왔었어. 둘다 머리를 너처럼 짧고 단정하게 했어. 귀여워 보이더라." 조시가 또 말없이 나를 봤는데, 나는 또 아주 조금 슬픔의 기미를 본 것 같았다. 하지만 그때는 내가 아직 얼마 안 되었을 때라 확실하게는 몰랐다. 그런데 조시는 다시 얼굴이 밝아지더니 말했다.
"근데 거기 그렇게 앉아 있으면 덥지 않아? 목마르거나 그렇지 않아?"
- P26

그런데 계속 창밖을 관찰하다 다른 가능성이 떠올랐다.
에이에프들이 부끄러워하는 게 아니라 걱정하는 거라고, 우리가 새 모델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제 자기 에이에프를처분하고 우리 같은 신형으로 교체할 때가 됐다고 생각할까봐 걱정하는 거였다. 그래서 부자연스럽게 걸음을 재촉하고일부러 우리 쪽을 쳐다보지 않으려고 하는 거였다. 우리 창문에서 에이에프를 거의 볼 수 없는 까닭도 그래서였다.



 
- P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군가 자기 그림을 바라본다는 끔찍한 시련을 견뎌 내기 위해서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래야 해. 어쩔 수 없어. 그녀는 속으로 말했다. 그리고 이 그림을 누군가 봐야 한다면, 다른 사람보다는 뱅크스 씨가 보는 것이덜 무시무시했다. 그러나 그녀가 삼십삼 년간 살아온 세월의 잔여물을, 그 나날들을 보내면서 그녀가 지금까지 말하거나 보여주지 못했던, 내밀한 무엇과 혼합된 매일매일의 침전물을 다른사람의 눈에 보이는 것은 지극히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동시에견딜 수 없이 조마조마한 일이기도 했다.
- P77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1-04-05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릴리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은 릴리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모나리자 2021-04-05 09:51   좋아요 0 | URL
네.. 그림 그리는 아가씨 같은데.
그리고 램지부인을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지금까지 읽은 바로는.

이 작품도 잃시찾 만큼 어려운 것 같아요.
울프가 마르셀의 작품에 반했으니 같은 과 이겠죠?ㅋㅋ
 
부의 레벨을 바꾸는 미국주식 중국주식 - 지금 바로 G2주식을 시작해야 할 때
정주용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19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주식에 열광하는 분위기다. 네이버 블로그에는 주식투자에 대한 포스팅이 얼마나 자주 눈에 띄는지 그 자체로도 위축감이 든다. 가만히 앉아있다가 나만 뒤처지는 건가 조바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급해도 실을 바늘에 감아서 바느질 할 수 없듯이 모르면 당하는 위험천만한 주식시장에 그냥 뛰어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내주식도 잘 모르는데 G2주식에 관한 책을 읽게 되었다. 그동안 국내 주식투자를 다룬 책은 여러 권 읽어봤지만, 해외 주식투자에 관한 책은 처음이어서 호기심도 생겼고, 강대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국내 시장의 흐름도 엿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내가 알고자 하는 부분이 잘 반영되어 있었다.

 



 이 책의 구성은 1장 당신이 쉬는 사이에도 일하는 주식 2장 돈이 되는 중국주식 투자하기 3장 돈이 되는 미국주식 투자하기 4장 글로벌 투자 실전 52021년 투자 포트폴리오 37 5장으로 되어있다. 1장부터 4장까지 마지막 부분에는 거인의 어깨너머로 배우는 투자라는 코너가 있는데 위대한 투자자였던 레이 달리오, 피터 린치 등 그들이 쓴 저서의 내용을 언급하며 투자에 도움이 될만한 투자자로서의 철학이나 자세를 얘기하고 있다.

 



** 본문의 내용 중 생소한 용어를 알려주는 코너가 들어있어 이해를 돕는다.




 **거인의 어깨너머로 배우는 투자

위대한 투자자들의 저서를 언급하며 인용하고 있다. 

투자 철학과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코너다.

 



 1에서는 왜 지금 투자를 해야 하는지, 글로벌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투자에도 1만 시간의 법칙이 통한다는 말을 접하고 깊은 공감을 했다. 소위 묻어두면 좋을 주식이라는 종목을 갖고 있다가 제때 팔지 못해서 원치 않게 장기투자(?)가 되었다. 이미 그런 말이 통하지 않을 만큼 세상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살피고 꾸준한 공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역시 경제공부도 습관처럼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저자는 하나라도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직접 투자하지 않아야 하며, 일단 자신이 좋아하는 산업과 기업을 정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먼저라고 권하고 있다. 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도 대부분의 시간을 읽는 행위에 사용한다는 얘기를 강조하는 것을 보면 투자하기 전에 공부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

 



 요 몇 년 사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용어가 자주 언급되고 관련 책도 자주 나오고 있다. 코로나 19는 그것을 10년 앞당겼다고도 했다. 우리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세상은 그렇게 변화하고 있었다. 점점 미래로 갈수록 우리의 일자리는 사라진다고 한다. 믿고 싶지 않지만, 인공지능이 핵심인 4차산업 혁명으로 인한 변화를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면 외식의 경우를 보더라도 직접 나가서 먹던 것을 배달앱을 눌러서 집에서 편안하게 먹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럴 때 아무리 투자에 문외한인 나라도 배달앱에 가입된 가맹점이나 포장 용기 회사가 매출이 오르겠구나 하는 걸 생각하게 된다. 투자란 그렇게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의 변화부터 감지하고 그것을 관찰하고 좀 더 깊은 공부로 이어지면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일자리를 위협받고 우리의 직업이 사라질 수 있기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가 되고, 가장 큰 투자처인 미국과 중국 시장에 투자해야 한다는 말에 수긍하게 된다. 사실 월급만 모아서 집을 사고 생활할 수 없기에 대출을 얻고, 그 대출금을 갚느라고 평생을 일하게 되는 삶을 생각하면 우리가 잠든 사이에도 주식으로 일하게 하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까. 저자는 투자도 근육운동처럼 단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정보 검색을 6개월 동안 훈련하면서 정보를 지식으로 바꾸고 결국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루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신호인지 소음인지 알아차려 투자의 적기를 포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포를 매수하라는 말은 이제 주식투자의 격언이나 다름없지 않을까.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를 비롯하여 9.11 테러 등 경악할만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주식시장은 요동을 쳤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걸 잊어버린다. 20203월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로 공포가 극에 달했을 때가 투자 수익의 기회였다는 말이다. 마지막 부분의 거인의 어깨너머로 배우는 투자에서 레이 달리오의 말을 인용하여 역사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역사 공부란 반복되는 인간의 패턴을 익히는 과정이고, 지금의 시장 또한 결국에는 역사가 된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역시 투자란 시장 상황에 귀를 기울이고 꾸준한 공부를 통해서 안목이 생기고 좋은 투자의 기회를 만나게 되는 것 같다.

 



 2에서는 왜 중국시장에 투자해야 하는지부터 시작하여 중국 투자에 대한 오해와 진실, 중국 경제 트랜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인터넷기업 텐센트와 신유통 혁명 기업의 주자인 알리바바 중국판 테슬라인 니오와 엑스펑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미중무역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패권 1, 2위를 다투며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까, 없을까를 다루는 내용을 많이 접했다. 중국 시장은 바이러스를 극복하고 V자 반들을 이루었는데 그 주체는 역시 데이터플랫폼 기업들임을 알 수 있었다. 미래 비전에 속하는 기업들이기도 하고 미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플러스 성장이 진행 중인 나라이기 때문에 중국 투자를 늘려야 할 타이밍이라고 한다.

 



 그러면 어떤 기업에 투자하면 좋을까. 시진핑 정권이 내세운 인터넷플러스 정책의 최대 수혜자 텐센트는 중국기업 중 가장 성공한 케이스라고 한다. 그리고 중국에 투자하기 위한 목표는 미래의 텐센트를 찾는 것이며 이 기업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텐센트의 주가는 지난 17년 동안 약 750배 이상 상승했으며, 머지않아 시총 1조 달러를 넘어서는 첫 번째 중국기업으로 전망한다. 텐센트는 게임 스트리밍 비디오, 음악 웹베이스 소설, 웹툰이 모든 콘텐츠를 융합하고 있다. 텐센트 계열인 중국 배달앱 메이투안은 기업가치가 한화 250조 원에 육박하는 데이터플랫폼 기업이다. 이 메이투안의 핵심 자산은 수억 명의 소비자들이 남기는 후기라고 한다. 음식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여행상품, 영화관, 공연 티켓, 학원, 헬스장까지 리뷰로 확인하며 매출로 이어진다고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전반적인 경기가 침체 되었지만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앞장섰던 기업들은 오히려 수익이 증가했음을 이미 확인했다.

 



 그리고 알리바바는 중국 대륙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측면에서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기업이라고 하는데 이들의 무서운 비전에서 미래를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2036년까지 20억 명의 소비자, 1억 개의 일자리 창출, 1.000만 개 이익을 창출하는 중소기업을 배출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이다. 이 밖에도 월가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니오와 엑스펑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이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이 정치적으로 충돌하고 있는 중에도 월가의 투자자들을 열광시키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그러니까 대외적인 뉴스에만 기울여서는 투자의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캐치하고 창업주의 마인드나 기업 정신까지도 헤아려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알리바바의 마윈은 2016년부터 신유통을 외쳤는데 그 상징은 허마셴셩으로 매장 벽과 천장에 컨베이어벨트가 설치되어 구매 물품을 30분 이내에 고객의 집으로 배송한다고 한다. 디지틸트랜스포메이션 혁명은 도대체 어디가 끝일까, 놀라움을 넘어 두려운 생각까지 들었다.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테슬라의 가치평가 방법론

기업의 가치평가에도 통념을 벗어난 창조적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믿고 있던 저자도 깜짝 놀랐다는 골드만삭스가 테슬라의 가치를 평가했던 배경 얘기가 들어있다.


미국인들이 일론머스크를 헨리 포드로 보느냐 스티브 잡스로 보느냐에 따라서 주가가 변한다는 독창적인 가치평가 방법론을 말하고 있다. 결국 골드만삭스는 미국인의 마음속까지 들여다보며 테슬라의 기업가치를 평가했다는 점이다. 테슬라를 추종하는 투자자들을 '테슬람'이라고 부른다는 용어까지 등장해서 재미있었다.

 



 3은 왜 미국시장에 투자해야 하는가부터 완벽주의 실행력의 소유자, 아마존, 콘텐츠를 자산으로 보는 넷플릭스, 게임을 예술의 경지로 만들어내는 테이크투, 종이 계약서 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도큐사인 까지 다루고 있다. 미국의 혁신 기업들은 에 집착하며 일류가 아닌‘, ’인류를 고민하는, 인류의 핵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는 말이 강한 인상을 주었다. 바로 이 점이 미국주식에 투자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이고, 기업의 미션스테이트먼트(Mission Statement)’를 깊이 음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면, 애플이 가장 아름다운 도구를 만드는 기업이고, 넷플릭스는 세상을 즐겁게 하는 기업인 것처럼 전 세계인을 즐겁게 하고 지식과 영감을 주는 스토리텔링, 나아가 브랜드와 창조적 마인드와 혁신적 기술을 융합해서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 미션이라는 것이다.

 



 사실 나는 넷플릭스에 대해서 작년에야 알았다. 작은 아이에게 아느냐고 물었더니 정액제로 영화를 보고 있다고 했다. 얼마나 세상 물정을 모르고 살았는지. 테이크투, 도큐사인의 성장 과정을 보면서 세상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우리 일상 속에 파고들었다는 걸 알았다. 이런 변화의 흐름을 재빨리 캐치 할 수 있다면 투자에 대한 안목도 생길 것 같다. 저자는 주식 투자에 있어 그래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투자의 본질은 기업의 중심이 되는 사람과 그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연대기에 의미가 있었다고 말한다. 그 연대기야말로 기업의 창업 동기와 역사를 반추하고 좋은 기업을 알아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그런 점에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지구상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기업(To be Earth’s most customer-centric company)’으로 만들겠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오늘의 아마존이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4에서는 투자 실전 편으로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 등 포트폴리오는 분산하고 섹터에 집중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혹시 모를 독자를 위해 포트폴리오와 섹터의 개념을 알려주겠다. 예를 들어 아마존, 알리바바, 핀듀오듀오, 징동상청에 투자했다면, 각각의 종목은 포트폴리오가 되고 섹터는 전자상거래가 되는 것이다. 또 섹터 확장법, 기업가치평가법, 글로벌 주식투자에 유익한 웹사이트를 소개하며 글로벌 투자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영어 독해 능력을 갖추도록 권하고 있다. 그리고 주식투자에 있어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은 분산투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서 손실을 줄이는 것이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5은 미국과 중국의 포트폴리오 기업들에 대한 리스트를 소개하고 있다. 한 종목의 포트폴리오에는 주가 추이를 알 수 있는 그래프는 물론 그 기업의 시가총액, PER, PSR 등 섹터, 주가 현황, ‘투자 하이라이트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주의할 점은 여기에 제시된 포트폴리오 종목들은 투자에 참조하는 의미로 제시하는 것이므로 종목 선정과 투자 의사 결정은 전적으로 개인 책임임을 밝히고 있다.

 



 해외 주식을 다룬 책은 처음 읽었는데, 세계 시장을 움직이는 미국과 중국의 대표기업들의 발 빠른 변화와 성장 과정을 통해서 시대의 흐름의 대세를 확연히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 중국 장강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수료하고 현재는 전업투자자이자 투자회사를 운영하며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한국의 우량 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중국 진출을 돕고 있다고 한다. 또 국내 다수의 대학, 금융기관 등에서 다양한 강연 활동 및 유튜브 돈이 되는 투자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읽어왔던 경제서와 달리 겉으로 드러난 수치와 자료보다는 사람을 중요시해야 투자도 성공할 수 있다는 인문학적 접근을 강조하고 있어 더욱 기억에 남는다. 지금도 부정회계 등 여러 이슈를 만들어내며 투자자를 속이는 행태가 끊이지 않고 있는 걸 보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해외 주식에 관심이 있거나 국내 주식투자의 지혜를 얻기 위해서도 많은 도움이 될만하다. 더불어 세계 경제의 흐름을 공부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