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인간의 기쁨이나 슬픔을 초월한 어떤 엄숙한 감정이었다. 그가 생각하던 ‘인생의 무상함‘이라는 감정을넘어선 어떤 의지력이 느껴지는 무상함이었다. 그는 고대그리스의 풍습을 떠올렸다. 죽은 자를 눕히는 석관의 표면에 음탕한 장난을 치는 사람의 모습이나 암양과 성교를하는 목양신의 모습을 새기던 그리스인의 풍습을……. 그리고 생각했다.
그들은 모른다. 병원 창문 안 사람들은 벼랑 아래 창문을, 벼랑 아래 창문 안 사람들은 병원 창문을, 그리고 벼랑 위에 이런 감정이 있다는 것도… - P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