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감정은 소중하다. 부정적인 감정도 마찬가지다. 자연스러운 감정은 나쁜 게 아니다. 평소에 알아차리지 못했던 일들을섬세히 관찰할 기회를 주고, 감정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할 - P69

수 있게 도와준다. 이제부터 돈과 관련하여 가장 보편적으로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과 그 의미를 살펴보자. - P70

두려움을 느끼는 기관은 측두엽 전면에 있는 편도체다. 편도체는 뇌에서 가장 오래된 부분인 뇌줄기와 연결되어 있다. 실제로 위험이 존재하거나 뇌가 위험하다고 인식하면 편도체는 뇌줄기로 위험 신호를 보내고, 도파민과 아드레날린 등 신경 전달물질을 방출한다. 그리고 신경 전달 물질의 상황에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움직이지 않거나 죽은 척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 P71

부끄러움을 떨쳐버리고 싶을 때도 유용하다. 두발을 땅에 대고땅이 나를 붙잡고 있는 감각을 느껴보자. 부끄러운 감정을 그대로 두고 부끄러움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 보자.
감정 관찰이 끝났다면, 감정에 고맙다고 말한 후 정리하고 행동이나 언어를 바로잡자. - P85

가계부의 목표는 기분 좋지 않은 소비를 없애는 것이다. 일반적인 가계부처럼 숫자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어디에 돈을 쓰면 기분이 좋은지 그렇지 않은지를 간단히 살펴본 후 이에 집중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허리끈을 조이거나‘ ‘절약‘하거나 소비를 ‘포기하거나 ‘비용을 줄이지 않고도 지출 패턴을 변화시킬 - P89

수 있다. 꿩 먹고 알 먹는 격이다. 기분을 좋지 않게 하는 일들을인생에서 제거하고, 불필요한 소비도 줄일 수 있다.
감정 가계부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감정 척도다. 감정 척도의범위를 -10~+10으로 수치화하여 돈을 쓸 때마다 느껴지는 감정을 평가해보자. - P90

처음 감정 가계부를 평가할 때 시간을 넉넉히 투자하자. 편안한 마음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을 최대한 쾌적하게만든다. 가장 좋아하는 소파 자리에 앉아 차나 코코아를 마시면서, 담요를 덮거나, 여름이라면 테라스에서 맨발로 잔디를 느끼며 감정 가계부를 평가할 수 있다. 한 문제에 대한 답을 떠올릴수 없으면 잠시 제쳐놓고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자. - P106

돈은 어디에서 성공하고 실패하는지를 보여주는 거울과 같다. 이 상황에 맞는 또 다른 비유를 덧붙이고 싶다. 돈은 손전등에서 나오는 빛과 같다. 손전등에서 나오는 빛처럼 좁은 곳을비춘다.  - P110

운이 좋아서 화합이 잘 됐다. 언제나 그렇듯 아무런 실수 없이 과제를 마쳤다. 그 후 코치는 누군가 실수를 했을 때 어떻게하기로 했냐고 물었다.

"잔디밭에서 윗몸일으키기를 10회 하기로 했어요."
"한 팀이 되어 서로를 껴안고 ‘자, 한 번 더 해보죠. 할 수 있어요. 파이팅!‘이라고 격려하거나 ‘커피 한 잔 마시면서 5분만 쉬죠.‘ 라고 말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아, 이런! 몰랐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조차 몰랐다. 누군가가 실수를 저질렀을 때 그 사람을 나무라는 대신 실수를 본보기 삼아 다시 시도해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뭔가 잘 풀리지않았을 때 나 자신을 꾸짖는 대신에 정말 좋은 일을 했다면 어떨까?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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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나‘와 오롯이 대면하는 시간이다. 글을 쓰려고 하는 동안은세상의 소란을 등질 수 있다. TV, 부엌, 시계, 가족, 전화 등 번잡한 일상적 장치와 분리가 가능하다. 컴퓨터와나사이에 들어차는 온기와안락과 고독은 오월의 아침 햇살보다 감미롭다. 그렇다고 해서 매번 - P9

값진 글을 쓰거나 알찬 시간을 보내는 건 아니다. ‘사노라면‘으로 쓸까 ‘살다 보면‘으로 할까, ‘쩨쩨하다‘가 맞나 째째하다‘인가 사전을 뒤지고 고만고만한 두 단어 사이에서 고민하는 일로 보낸다. 그러다 보면 그 시간만큼은 전세자금 걱정, 아이들 성적 걱정, 부모님 건강 걱정 등 정체 모를 불안감이 사라진다. 그 점이 참 좋았다. 일상의 중력으로부터 벗어나기. 그런 기회는 저절로 생기지는 않는다. 글쓰기라는 장치를 통해서 나를 세속화시키고 호기심을 무디게 하는 것들과잠시나마 결별할 수 있으니, 관성적 생활 패턴에서 한발 물러서는 기회만으로도 글 쓰는 시간은 소중하다. - P10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가 붙어 있었다. 내가 전화번호를 입력하자 선배가 왜 아르바이트를 하느냐, 글 쓰는 일을 해보라고 했다. 선배는그동안 쓴 글 세 편을 보내달라며 사보 편집자로 일하는 지인에게 나를 추천해주었다. 나는 부랴부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보냈고 그쪽에서 연락이 왔다. 첫 취재는 30년 봉사활동을 한 여성의 인터뷰였는데,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쓰는 게 오래전부터 하던 일처럼 편하고 좋았다. 못할까봐 불안하지도 않았고 잘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지도 않았다. 그렇게 이름도 자유로운 자유기고가의 삶에 진입했다. - P12

나는 왜 쓰는가구직에서 취직까지 어떤 구체적 계획도 전망도 없이 단지 ‘글 쓰는삶을 고집하면서 내가 느낀 자유, 곧 암담한 상황 속의 홀가분한 마음이 잘 설명되지 않았는데 나중에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이 하버드 대학에서 했다는 연설문에서 명료한 표현을 볼 수 있었다.
"실패는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제거해주었습니다. 저는 실패한 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고 저의 모든 열정을 가장소중한 한 가지 일에 쏟아붓게 되었습니다. 두려워했던 실패를 경험했기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졌습니다." - P13

나만의 언어 발명하기. 이것이 내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까닭이다.
모든 경험은 언어에 의해 규정된다. 그런데 재테크나 피부 관리에 관심이 없고 자식 명문대 보내기를 삶의 주된 동기로 삼지 않는 나는, 가방에 학원 전단지 파일을 넣고 다니고 휴대전화에 유명 강사의 연락처가 저장된 목동 엄마들과 달리, 등단한 ‘여류 작가도 아니면서 감히읽고 쓰는 나는, 아이들 사교육비보다 내 책값과 내 공부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나는 그냥 한마디로 이상한 사람이었다.

느끼고 꿈꾸고회의하는 감수성 주체로 살아가는 여자 인간은 있어도 없는 존재이자 이 시대에 사라지는 종족이었다. 여기 사람 있다, 는 내게도 유효한외침이었다. 이렇게 계속 살아도 괜찮은 걸까, 정말 나는 나쁜 엄마인가.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다만 내가나를 설명할 말들을 찾고 싶었다. 나를 이해할 언어를 갖고 싶었다. 뒤척임으로 썼다. 쓸 때라야 나로 살 수 있었다. 산다는 것은 언어를 갖는 일이며 ‘언어는 존재의 집라는 하이데거의 말을 기억했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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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9-22 15: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어는 존재의 집. 오랜만에 보는 중요한 글귀입니다...

모나리자 2023-09-23 14:59   좋아요 1 | URL
네, 중요하고 멋진 말이지요.
내 언어로 살 수 있고 그렇게 삶을 엮어간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9-23 15: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상의 중력으로부터 벗어나기‘ 라는 말이 와닿게 느껴졌습니다. 모나리자님 덕분에 좋은 글귀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모나리자 2023-09-23 15:33   좋아요 1 | URL
네, 우리는 알게 모르게 항상 익숙한 일, 익숙한 곳을 찾느 삶을 살기도 하지요.
그런 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글쓰기라는 장치가 참 좋은 것 같아요.
늘 새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는 호기심이 필요하겠지요.

감사합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즐라탄이즐라탄탄 님.^^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9-23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 맞는 말씀입니다. 모나리자님도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모나리자 2023-10-02 22:35   좋아요 1 | URL
너무 늦게 댓글을 보았네요.ㅎ
추석 연휴 잘 지내고 계시지요~
긴 연휴도 금세 지나가네요.ㅎ
감사합니다. 즐라탄이즐라탄탄 님.^^
남은 연휴도 편안한 시간 되시길 바랄게요.^^
 

돈은 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정직하게보여주는 내 인생의 거울과 같다. 돈과의 관계를 개선한다면 나자신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고, 나아가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일구어 나갈 수 있다. - P9

특히 돈을 못 벌거나, 돈을 벌어도 잘 모으지 못하고, 큰 부를 만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장벽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공통적으로돈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함부로 대하며 특히 자기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인생을 허비했다. 자기 의심과 낮은 자 - P11

존감, 삶에 대한 온갖 불평과 불만을 잔뜩안은채돈은 잘 벌고싶고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행동은 전혀 개선하지 않은 채 살았다. - P12

최상위 부자가 돈을 대하는 6가지 태도

앞서 깨달은 바를 바탕으로 나는 사람들이 자아상을 변화시키고 돈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개념을 개발했다.
바로 존중 Respect, 공감 Empathy, 사랑 Love, 관심Attention, 가까워지기Touch, 실험 정신 Experiment 이라는 여섯 가지 요소가 긍정적이고 깊은 관계의 기초가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첫 글자를 조합하면 ‘연결하다‘RELATE라는 단어가 된다.
6가지 태도가 관계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이보다 적절한 단어는없다. 이 요소는 사람 사이의 좋은 관계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무엇보다도 나 자신과의 관계, 그리고 돈과의 관계에서 중요한역할을 한다. 이는 내가 만났던 수많은 백만장자에게서 발견한공통점이기도 하다. 부자는 마치 자기 자신을 대하듯 돈을 아끼고 소중하게 여긴다. 그들은 잔돈도 허투루 쓰지 않으며, 이를큰 기회로 만들어 줄 훌륭한 인생의 디딤돌로 여긴다. - P13


대부분 내담자는 ‘돈이 없어서‘ 나를 찾아온다. 그러나 문제는 돈이 아니다. 진정한 문제는 자기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데있다. 자신의 기술, 재능, 성격, 업무 능력을 가치있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 일에 너무 낮은 작업단가를 적용한다.
돈은 자신의 가치를 측정하는 객관적인 수단이다. 돈은 내가어디에서 실패하고 성공하는지, 무엇을 두려워하고 사랑하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 P30

부정적인 경험을 했을 때 주어를 ‘나로 하지 않고, ‘사람들‘로 바꾸어 불특정다수로 확장함으로써부정적인 경험을 일반화시킨다. 이러한 간단한 방식으로 강력한 의미를 부여한다. "전 정말 바보 같아요."와는 달리 "사람들은 바보 같아요."는 개인적인 생각과는 거리가 멀고, 상황의 통제권을 놓아버리고 포기하려는 심리를 내포한다.  - P40

3. 꼭 ~를 해야 한다

‘꼭 ~를 해야 한다‘는 짧고 눈에 띄지 않는 문장이지만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힘을 내포한다. 자기 자신에게 부드럽게 소리 내서 말해보자. ‘꼭 해야 해‘라는 말을 하는 순간 온몸이 발버둥 치고 있진 않은가? 가슴이나 배가 조이는 느낌이 들고, 큰 숨을 들이쉰 후 어떤 변명을 둘러댈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는가? - P42

왜냐하면 우리는 ‘꼭 ~를 해야 한다‘라는 표현을 긍정적인 맥락에서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꼭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사탕을 먹어야 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다. ‘해야한다‘는 말에는 숙제, 청소, 가사일 돕기,훈련 등을 이야기할 때붙어 다니는 표현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레 미운네살짜리처럼왠지 모르게 반항하게 된다. ‘해야 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윽,
하기 싫은데 꼭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게다가 ‘해야 한다‘라는 말은 엄청난 압박감을 준다. 상사가힐끗 보면서 "보고서는 꼭 오늘 오후 4시까지 제출해야 합니다."
라고 말할 때 느끼는 압박감처럼 말이다. 그렇지 않아도 보고서를 막 마무리하려고 했던 찰나에 뭔가 더 서둘러야 할 것 같은느낌이 든다. - P43

돈을 밀어내는 모호한 말


더 많이, 모자라다, 너무 많다. 너무 적다
"돈이 더 많았으면 좋으련만."
"벌어도 벌어도 모자라요."
"너무 비싼데요."
"항상 수중에 남는 돈이 너무 적어요." - P50

그래서 평소 사람들은 돈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130만 원‘이라고 분명하게 말하는 대신 ‘더 많이 벌고 싶어요‘, 70만 원이 모자라요.‘라고 말하는 대신 ‘모자라요.‘라고 말한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신경 쓰이고 두렵기 때문에분명하게 말하는 게 부담스럽다.

이뿐만이 아니다!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고 목표를 이루지못할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실패는 집단에서 쫓겨나는 것만큼치명적이다. 그러나 원하는 걸 모호하게 말한다면 실패할 일이없다. 확고한 목표가 없기에 애초부터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 P52

‘더 많이 벌고 싶어요.‘에서 ‘어떻게 하면 130만 원더벌수있을까?‘라는 목표를 도출해낼 수 있다. ‘벌어도 벌어도 모자라요‘에서 ‘이달 말에 25만 원을 남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라는 목표를 세울 수 있다. ‘너무 비싼데요.‘라고 말하는 대신 ‘어떻게 하면 올해 자기계발 비용을 댈 수 있을까?‘라는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이렇게 목표를 정하고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수있을지 생각해보면 문제의 해결책이 나온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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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초월한 두 사람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누구나 사노라면 거대한 물살에 떠밀려 가는 느낌이 들게 마련이다. - P5

- PART O기를 쓰고 앞을 향해도 옆으로 저만치 밀려나 있기 일쑤다. 왜 내 뜻대로 살아지지가 않을까,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이게 최선이고 전부일까. 그러한 물음에서 나의 글쓰기는 시작되었다. - P6

삶이 굳고 말이 엉킬 때마다 글을 썼다. 막힌 삶을 글로 뚫으려고 애썼다. 스피노자의 말대로 외적 원인에 휘말리고 동요할 때, 글을 쓰고 있으면 물살이 잔잔해졌고 사고가 말랑해졌다. 글을 쓴다고 문제가 해결되거나 불행한 상황이 뚝딱 바뀌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 줄 한줄 풀어내면서 내 생각의 꼬이는 부분이 어디인지, 불행하다면 왜 불행한지 적어도 그 이유는 파악할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후련했다.

낱말하나, 문장 한 줄 붙들고 씨름할수록 생각이 선명해지고 다른 생각으로 확장되는 즐거움이 컸다. 또한 크고 작은 일상의 사건들을 글로 푹푹 삶아내면서 삶의 일부로 감쌀 수 있었다. 어렴풋이 알아갔다.
글을 쓴다는 것은 고통이 견딜 만한 고통이 될 때까지 붙들고 늘어지는 일임을 혼란스러운 현실에 질서를 부여하는 작업이지, 덮어두거나 제거하는 일이 아님을 말이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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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작가들은 낭만주의 시대에 있으나 마나 한 존재였으며, ‘천재‘라는메달을 별로 걸어본 적도 없습니다. 사실 ‘천재‘라는 단어와 ‘여성‘이라는 단어는 영어에서 보통 어울려 다니지 않아요. 남성 ‘천재‘들이 하는 기이한 행동을 여성이 하면 보통 ‘미쳤다‘는 꼬리표가 붙거든요. 심지어 ‘재능 있는‘ ‘대단한‘ 같은 단어들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사회에 실제로 영향을 끼쳐놓고도 수많은 여성 예술가들이 자신의 야심을 시인하지 않았지요. 그러다 보니 오늘날여성 작가들은 그들의 힘이 감소했다거나 세계 무대에서 위신이낮아졌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 P151

 예를 들어 사람이 사람을 죽이면 살인자로 붙잡혀서 재판에 회부되지요. 하지만 작가가 책에서 사람을 살해하면, 그러니까 미적으로 뛰어난 예술 작품을 만든다는 착각에사로잡혀 완벽한 살인에 집착하는 인물을 그리면(앙드레 지드의 교황청의 지하실>에서처럼요) 무슨 죄가 될까요? 그리고 어떻게 그 죄를판단해야 할까요? ‘문단이 얼마나 감미로운가‘ ‘구조가 얼마나 대칭적인가‘ ‘은유가 적절하고 독창적인가‘ ‘플롯 말미에 만족스러한 방이나 역설적 슬픔이 있는가‘처럼 단지 미학적 기준으로만,
예술 작품으로만 평가해야 할까요? (그렇게 할 수는 있을까요?) 혹여그의 지면 위 살인이 누군가에게 진짜 살인을 하도록 영감을 준다면 어떻게 할까요? - P154

하지만 이모의 옷장을 훔치는 게 정말 작가로서의 당연한 권리일까요? 버스 정류장에서 남의 대화를 엿듣고 몰래 재구성해서자신의 문장에 집어넣어도 괜찮을까요? 앨리스 먼로의 단편소설<재료>에서 아내에게 "도덕관념 없는 추잡한 멍청이라고 불리는작가 휴고처럼, 모든 사물과 모든 사람을 "재료"로 여기고 사용해도 되는 걸까요? 휴고는 혐오스런 작가의 전형입니다. 처음에 그의 아내는 그가 진짜 작가라는 걸 믿지 않지요.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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