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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왜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뽑지 못하는가? - 우리가 지도자를 판단하는 명확한 기준
이연주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17년 2월
평점 :
현 시국이 어찌하여 이러한 결과가 되었는지 분석하고 공부해야 할 딱 맞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지은이 이연주는 인적자원개발학을 전공했고, 행동과학훈련원과 한국리더십훈련원에서 기업과 조직구성원을 대상으로 20년 이상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강의 활동을 해왔다. 주로 코칭 리더십, 인간유형이론 및 DISC, 갈등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통로 구축 등의 강의를 한다.
우리가 매번 정치에 실망하는 이유는 바람직한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이 보여주는 모습(p14)을 보고 선택하기 때문이다. 최선은 아니라도 최악이 아닌 대통령을 뽑으려면 최소한 2가지 기준이 필요한데, 하나는 지난 과거를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알아야 하고, 두 번째는 얼마나 정직한지 알아야 한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DISC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정치지도자의 성격유형을 분석한다. 이것은 환경에 대한 인간의 인식으로부터 인간행동을 이론화한 윌리엄 몰턴 마스턴(William Moulton Marston) 박사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국의 세계적인 교육기관인 칼슨 러닝(Carlson Learning)사와 존 가이어(John Geier)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인간유형이론이다. 인간을 4가지 유형(주도형, 사교형, 안정형, 신중형)으로 분류하여 그 유형의 일반적 성향과 행동 특성, 추구하는 가치,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행동 등을 예측한다.(p17)
4가지 유형을 간단히 살펴보자.
주도형(D형)은 1970~1980년대 경제성장을 이끈 리더들의 모습이 대표적이고, 도전정신이 강하고 결단력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유형이다. 사교형((I형)은 외향적이고 솔직한 소통을 중요시 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존재감과 영향력을 확인하려 하고 이미지와 역할 중시한다. 안정형(S형)은 내향적이지만, 타인들에게 관심이 많고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한다. 솔선수범하고 겸손한 자세로 영향력을 발휘한다. 신중형(C형)은 내향적이고 일을 중시한다. 높은 전문성과 논리성을 바탕으로 자기 확신이 강하다. 주변의 비판이나 감정에 잘 흔들리지 않는다.
DISC는 7가지의 행동 특징에 대한 설명으로 정치지도자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통찰도 갖게 해준다고 한다. 그 7가지 항목은 1.동기가 무엇인가? 2.두려움은 무엇인가? 3.선호하는 환경은 무엇인가? 4.갈등상황에서 어떻게 하는가? 5.남용현상은 무엇인가? 6.의사소통 방식은 무엇인가? 7.효과증진책은 무엇인가? 이다. 각 유형의 지도자의 행동특성에 따라 추진하는 국가정책의 성공 여부, 국가의 안보문제가 걸려있는 대북관계 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겠다.
한 국가의 지도자는 국가와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직성이 요구된다. 정직성이 낮으면 2가지의 큰 해악이 따른다. 그런 지도자의 주변에는 똑같이 정직성이 낮은 관료와 아첨하는 무리들의 권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 들 것이다. 또 국민이 정치지도자를 불신하듯이 국민들 간의 신뢰가 약해지고 공권력 약화와 도덕적 해이를 초래한다. 그러므로 지도자의 정직성은 복지국가로 가는 제일의 조건이다. 우리나라의 현 시국의 상황을 야기한 박근혜 · 최순실 사태는 정치지도자의 정직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결과이다.
정직성과 관련하여 그 높고 낮음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 정직성이 낮은 단서들을 보면, 차별적인 발언을 내뱉는 사람들, 범죄 및 뇌물수수, 횡령 등 범죄경력, 거짓말하는 사람, 물질만능주의와 선별적 태도,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다. 그 중 정치인의 거짓말에 대한 “모든 정치인은 거짓말을 한다. 그런데 유독 더 심한 사람이 있다.”(2015년 뉴욕타임스)라는 재미있는 칼럼이 실렸는데, 정치인의 일반화된 특성을 잘 표현해 주는 말 같다. 또 정치권에서 흔히 사용하는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p40)는 것에서 대체로 보수가 진보보다 덜 정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직성이 높은 단서들은 자신보다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지, 법을 잘 지키는지, 돈과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살펴야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높은 지위와 신분, 세련된 옷차림과 매너, 종교적 신실함과 공개적 기부 등은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하지만 정직성과는 큰 관련이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주도형(D형)-Dominance
사교형(I형)-Influence
안정형(S형)-Steadiness
신중형(C형)-Conscientiousness
위의 유형은 바람직한 정치지도자를 선출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는 도구이다.
DISC로 분석한 박근혜와 최순실의 관계를 분석한 글은 참 명쾌하고 재미있다. 박근혜는 신중형이다. 박근혜 스타일이라는 헤어스타일과 옷의 디자인이 일정한 것은 신중형의 모습을 잘 보여준 예라고 한다. 일정한 규칙이 있는 삶, 자기만의 신념이나 원칙의 수호자가 된다. 깊이를 추구하기 때문에 관심사항이 넓지 못하고 다양하지 않다. 가까이서 지켜본 전여옥은 그녀가 지적수준이 높지도 않고 독서의 폭도 한정되어 있다고 한다. 청와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자란 탓에 실패나 문제 해결의 다양한 경험도 제한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장 배경은 신중형이 좁은 소견을 갖게 되므로 가장 피해야 할 리더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반면 최순실의 유형은 주도형이다. 최순실이 미르재단, K스포츠, 비덱 등 여러 재단과 사업체로 권한을 확대한 점, 대통령의 지위를 호가호위하여 인사권까지 휘두르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 점이 그 예다. 결국 가장 피해야 할 리더가 국가의 리더가 된 결과 우리는 현 시국을 맞이하였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대통령이나 정치지도자 후보에 대한 책이 다수 출간되고 있다. 이러한 책이 좀 더 일찍 출간되어 국민들 사이게 널리 읽혀졌다면 좀 더 바람직한 지도자를 뽑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텐데. 이 책이 나온 것도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시국 덕분이 아닐까. 국민 각자가 언론에 비치는 후보자를 그대로 믿을 것이 아니라 한 나라의 살림을 온전히 수행하고 성장하는 국가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 잘 분석하는 힘을 키워야 할 것이다. ‘헬조선’ 이라는 단어가 그냥 나온 것은 아닐 것이다. 정치권의 불신과 그로 인한 삶의 녹록치 않은 것도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요즘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주요 후보들의 행동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신문, 잡지의 기사, 뉴스기사, 인터뷰 등 방대한 자료를 참고하여 주요 정치리더 후보들의 삶의 행적, 행동 특징을 표현한 글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인간은 잘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외형적인 특성은 일정한 패턴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습관화되어서 미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아쉽지만, 이제라도 널리 알려져 차후에 제대로 된 정치지도자를 뽑는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는 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