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술 - 작가들의 이유 있는 음주
올리비아 랭 지음, 정미나 옮김 / 현암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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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와 술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술에 대한 속담을 떠올려 보았다.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고 나중에는 술이 사람을 마신다.’ ‘술이 백약중의 으뜸이라고는 하나 만병은 또한 술로부터 일어난다.’ 이 책 속의 작가들은 바로 이 속담과 맞아떨어지는 상황이었다. 작가들은 홀로 오랜 시간을 작품을 쓰면서 견뎌야 했으니, 의지할 대상이 필요했을 것이다.



『작가와 술』은 저자인 올리비아 랭이 알코올중독 가정에서 자란 것이 알코올중독 작가에게 관심을 갖게 된 근원적 배경이 되었고, 열일곱 살 때 테네시 윌리엄스의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를 읽으면서 작가들이 술과 술의 영향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 하는지 마음이 쏠렸다.(p29)고 말하고 있다. ‘무엇 때문에 술을 마시며, 술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헤치고 싶었다. 아니,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작가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와, 이 술이 문학작품의 본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고 싶었기’(p23) 때문이라고 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미국의 소설가 솔 벨로(Saul Bellow)는 “술은 안정제였다. 그것도 생명력을 갉아먹는 안정제였다.”(p25)고 말한다. 여섯 작가들의 가정환경을 보면 ‘프로이트적인 부모, 즉 고압적인 어머니와 나약한 아버지를 가졌거나, 스스로 그런 부모를 가졌다고 여겼고, 모두들 하나같이 자기혐오와 자기 부적절감에 시달렸다’(p27)고 한다.



작가의 작품과 더불어 그 작가들이 작품을 썼던 장소, 묵었던 호텔 등을 찾아가는 과정이 나와 있어 현장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학술 토론회장의 발표와 의견을 밝히는 과정도 그에 못지않은 생생함을 전해 준다. 과거에 ‘스미더스 알코올 치료 및 훈련센터’라는 명칭으로 불렸다는 성 누가-루즈벨트 병원의 9층 중독연구소에서 존 치버와 소설가 트루먼 커포티가 알코올중독 치료를 받기 위해 들어갔는데, 존 치버만 치료에 결실을 보았다고 한다.



그처럼 지적인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곳에 들어가게 됐을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미노프나 스카치위스키 한 잔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 면 된다. 알코올의 영향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통해 쾌감보상 경로를 활성화 시키는데 이를 심리학 용어로 ‘긍정적 강화’라고 한다. 또 하나는 뇌에는 두 가지 신경전달물질이 존재하는데, 억제성 신경전달물질과 자극성 신경전달물질이다.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은 중추신경계의 활동을 억누르고 자극성 신경전달물질은 중추신경계의 활동을 자극하는데 이것은 ‘부정적 강화’라고 한다. 이렇게 섭취된 알코올은 뇌의 활동을 진정시키고 둔화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이 같은 진정 효과는 긴장과 불안을 줄여주는 알코올의 탁월한 능력이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중독이 진행됨에 따라 대체로 ‘부정적 강화’가 더 큰 역할을 맡게 된다는 데 있다.



테네시 윌리엄스는 <회고록>에서 프라스카티(이탈리아산 화이트와인)를 메조-리트로(mezzo-litro, 0.5리터)를 마시고 나면 “동맥에 새로운 차원의 피가 주입된 듯한 기분이 든다. 한동안 모든 불안과 긴장을 쓸어내 주면서 잠깐이나마 꿈과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새로운 피가 몸속에 수혈된 듯하다”(p51)고 했다. 또 그는 병적일 정도로 수줍음이 많았는데, 그런 그에게 술은 해독제였다고 한다. 이처럼 알코올이 주는 장점이 양을 늘리고, 내성에 따라 점점 늘어나게 되면 그에 따른 폐해가 발생되어 끊고 싶어도 끊지 못하는 악영향을 초래하는 것이다. 중독 연구소의 레부니스 박사와의 인터뷰 중 뇌 스위치(Brain switch)와 이성을 담당하는 영역인 전두엽과 알코올 중독에 대한 이야기도 의미심장하다. 알코올중독자는 금주를 해도 여전히 중독에 취약한 상태로 남게 된다는 말이.



피츠제럴드헤밍웨이의 만남은 흥미롭다. 그들은 만나자마자 단박에 서로를 좋아했다고 한다. 피츠제럴드는 헤밍웨이에게 좋은 벗이었고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출판사의 편집자에게 헤밍웨이는 유망한 청년이니 계약을 해보라고 제안을 하는 등 많은 도움을 주었다. 심한 불면증에도 시달렸는데, 지옥이라고 표현할 만큼이었다. 이렇게 작가들이 겪은 것은 그대로 작품에 반영된다. 단편소설 <이제 내 몸을 뉘며>는 닉 애덤스가 ‘누에가 뽕나무 잎을 갉아 먹는 소리가 들려’ 잠들지 않으려고 애쓰는 장면으로 시작된다.(106) 피츠제럴드 역시 <잠과 깸>이라는 에세이는 불면의 지옥에 대해 쓴 글이다. 그의 불면증의 원인은 모기 한 마리에게 공격당하면서 시작되었다는데,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다. 맥주는 술로 치지도 않았다는 피츠제럴드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말은 진을 안 마시는 대신, 맥주는 하루에 스무 병쯤 마셨다고 한다. 불면증을 막아주는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서 마실 수밖에 없었다.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밤엔 잠자리에 들기 전부터 걱정에 사로잡히게’ 될 정도였다니 그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수도 없다.



밀실공포증이 있으면서도 말할 수 없이 좁은 아파트에서 이사를 안 가는 이유가 창밖으로 보이는 밤에 피는 식물 재스민 덩굴 때문이었다는 윌리엄스의 경우는 뭉클하다. 외로움과 소외감을 한 몸처럼 안고 살아야 했고, 끊임없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렸을 것이다. 후기 희곡 작품에서 어수선한 짜임새가 알코올중독에 따른 뇌 손상 때문일 수 있다고 했고, 윌리엄스 본인이 쓴 노트에서도 자신의 글이 완성도가 떨어지고 ‘겁에 질린 닭처럼 뱅글뱅글 도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뇌의 구조가 변화된 건 아닐까 걱정하는 대목이 나온다.



존 베리먼은 ‘강방적일 정도로 밤샘 공부를 할’ 정도로 학구적 습관을 가졌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T.S엘리엇, 오든의 강의를 듣고, 예이츠와 딜런 토머스를 만났다. 밤늦도록 세익스피어를 공부했다. 동료의 아내와 불륜관계 후 죄책감으로 심각한 수준의 음주를 시작했다. 알코올중독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감금되기도 했고 입. 퇴원을 반복하며 ‘항상 반 시체처럼’(p323) 살았다. 레이먼드 카버도 마찬가지다. 1983년의 <파리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음주 인생의 막바지에 치달았을 무렵 저는 통제 불능 상태가 되면서 아주 심각한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일정 시간 동안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상실 문제였죠.”(p404)



'처음엔 연금술같은 마력을 발휘해 주다가, 중노동을 떠안기고, 마지막엔……타락성과 끔찍한 측면을 부추겨……끝내지 못한 과업의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다.'(p367~368)이것은 알코올중독이 작가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다. 또 ‘알코올중독은 단순히 음주의 문제가 아니라 그의 삶에 얽힌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망쳐놓는다’(p336) 는 것을 인식하여 절제가 필수요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들의 알코올중독의 상태가 상상했던 것보다 심각했다. 물론 음주 상태에서도 그들의 작품은 남았지만. 가족과의 단절, 이혼의 반복, 소동 피우기, 너무 취해서 몸을 못 가누거나 다치는 등 심지어 교수로 있는 대학의 복도에서 대변을 볼 정도의 안타까운 상황도 있었다. 이 책 집필을 위해 미국을 동분서주하며 많은 자료를 수집한 저자의 노고도 엿보인다. 작가들의 일기, 편지 등 작가의 내밀한 부분을 보는 것도 짜릿한 즐거움을 준다. 일전에 읽은 『나쓰메 소세키, 추억』처럼 『작가와 술』은 이 책에 실린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이라는 여섯 작가들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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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
바바라 오코너 지음, 이은선 옮김 / 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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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최고의 가족 소설 이라는 찬사를 받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바바라 오코너의 8년 만의 신작 소설이다. 본서 출간에 앞서 가제본으로 읽게 되었다. 가족 소설이면서 성장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교도소에 간 쌈닭 아빠, 우울증으로 침대에서 나오지 않는 엄마, 언니 재키, 이 소설의 주인공 찰리가 뿔뿔이 흩어졌다. 자신의 집은 콩가루 집안이라고 하며, ‘아빠’라는 호칭 대신 ‘쌈닭’으로 부른다. 쌈닭의 성질을 물려받았다는 찰리는 화를 참지 못하고 그대로 발산한다. 상황이 이러해서 엄마가 정신을 추스를 때까지 시골 이모의 집에서 살아야 한다고 사회복지사가 전해 준다. 안정적인 가정환경이 필요하다면서.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는 이모네 부부와 살아야 한다는 것이, 툭하면 싸움질 하려드는 찰리에겐 내키지 않는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다니게 된 학교에서 하워드라는 빨강머리 남자 아이가 책가방 짝궁이 되었다. 다리에 장애가 있다. 아이들을 촌닭이라 무시하며 어차피 오래 다닐 학교도 아니라고 생각해서 숙제도 신경 쓰지 않는다. 싸우고 넘어뜨리고 조용한 날 이 없다. 그러는 중 마음 착한 하워드는 찰리에게 ‘욱’ 하고 화가 나려고 할 때는 ‘파인애플’이라는 주문을 외우라고 제안을 한다. 한편 찰리는 4학년 말부터 소원을 빌기 시작했는데, 온갖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소원을 빈다. 정각 11시 11분에 소원을 빈다든지, 무당벌레, 네잎 클로버, 두 사람이 동시에 같은 말을 했을 때, 흉내지빠귀 울음소리가 들릴 때 등등...


 어느 날 우연히 두 마리 개가 싸우는 것을 보게 된다. 싸움꾼, 떠돌이 신세인 자신과 닮았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잡아서 키우려고 결심한다. 우여곡절 끝에 갈색과 검정이 섞인 그 개 위시본과 가족이 된다. 그렇게 소용없을 것 같았던 ‘파인애플’ 주문이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쌈닭 찰리는 차츰차츰 유순해지고, 감사함도 깨닫고, 잘못을 깨닫고 사과도 하며, 하워드를 진짜 친구로 인식하게 된다. 서먹했던 이모, 이모부와도 친해지고, 따뜻한 사랑을 느낀다. 그러는 와중에 사회복지사가 다녀가고, 언니 재키가 엄마의 상황이 좀 나아졌다는 둥 하면서 롤리로 돌아오라고 하지만, 오히려 찰리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한다. 엄마한테 가겠다고 노래 부르던 찰리. 이모가 사는 마을 콜비에서 살고 싶다고 한다. 하워드의 소원은 찰리와 친구가 되는 것, 찰리가 이 마을에서 사는 것이었다. 찰리는 ‘해체되지 않는 가족’의 소원을 이루었다. 아이가 없던 이모부부는 가족을 이루게 된 기쁨을 샛별을 보면서 소원을 비는 장면으로 결말을 맺는다.


 찰리가 이모네 집으로 간 일, 하워드와 그의 가족들을 알게 된 것은 참 다행한 일이다. 가난하지만 사랑으로 똘똘 뭉친 하워드의 가족과 친해지면서 처음에 무시했던 마음이 사라진다. 재키의 모든 사람에 대한 친화력 있는 성격이나 행동을 지켜보면서 유연한 마음을 갖고자 노력을 한다. 사랑이 담긴 정성스런 마음이 적개심 덩어리였던 아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녹인 것이다. 소설을 읽는 재미와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찰리가 목을 놓아 우는 장면에서는 같이 울었다. 가족이라는 운명으로 만나서 가정을 이루고 살지만, 모든 가정이 행복하지는 않다. 각 개인의 성격이나 가치관,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 진정한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떻게든 좋은 가족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협력과 배려, 정성이 필수요소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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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금난새 -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는
금난새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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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다. 왜냐하면 꽤 오래 전 드라마를 통해서 오케스트라를 이끌어가는 지휘자의 세계를 알았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 (배우 김명민분)가 단원들과 하는 연습에서 얼마나 까칠하게 굴었던지. 완벽을 기하는 지휘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또 하나는 일드 <노다메 카타빌레>에서도 치아키라는 천재 지휘자가 나온다. 그들은 모두 열정적인 완벽주의자이며 내뿜는 카리스마는 대단했었다.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의 힘으로 아름답고 조화로운 화음을 연출하는 광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이었다.


 이 책의 저자 금난새는 까칠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적어도 웃음과 행복을 예찬하는 그의 태도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무뚝뚝하다는 말, 많이 한다. 잘 웃지 않는 문화는 음악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고 한다. 긴장으로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이런 모습은 나라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공무원인 남동생이 몇 년 전 프랑스에 출장을 다녀온 이야기다. 각국의 공무원들이 모여서 만찬을 하며 흥겨운 자리를 가졌다. 유럽 사람들은 그 분위기에 잘 어울려 즐기는데 유독 한국인과 일본인은 막대기처럼 뻣뻣하고 어색해 하더란다. 클래식은 서양에서 들어왔는데, 그것을 즐기는 우리는 본고장의 음악답게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할까. 슬플 때는 슬퍼하더라도 기쁠 때는 확실하게 즐기는 그들이 정말 부럽다. 감정표현에 충실함이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참 많았다. 음악을 정말 좋아해서, 그것이 없으면 못 살 것 같아서 음악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보다는 부모의 권유로 음악을 하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그러니 음악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는 거지. 무대에 설 기회를 주기 위해서 연주를 제안하면 그것을 엄마하고 상의를 해봐야 한다는, 자신의 의지대로 그런 기회를 포착할 수도 없는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야기한다. 게으른 사람이 노력하는 사람을 못 이기고, 노력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못 이긴다는 말이 생각난다. 본인은 별로 마음이 없는데 겉멋으로 음악 교육을 시키는 것은 가정에서도 국가적으로도 커다란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음악을 한다는 건 음악에 미치는 일입니다.’(p34) 다른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 그저 음악이 좋아서 음악을 해야 만이 흥과 끼가 넘치고 즐거움의 에너지로 주변에 활력을 주는 것이다.

청와대, 시장, 덕수궁, 천막 극장에서 등 장소를 불문하고 부르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오케스트라, 정말 멋지다. 모두 어우러져 화합하는 풍경이 그려진다. 정장차림이 아닌, 반바지 차림으로도 누구나 분위기에 젖어드는 흥겨운 잔치의 장면이었다.


 서울예고 교장, 성남시립예술단 총감독, 한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뉴월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CEO로 종횡무진하는 지휘자 금난새는 아직도 지휘봉을 들고 무대에 설 때마다 두근거림으로 설렌다고 한다. 그 비결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음악에 몰입한 지 50년이란다. 평범한 우리도 무언가에 몰입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 기쁨과 행복은 보장되지 않을까. 음악의 현장에서 많은 청중들과 만나면서 경험하고 느낀 이야기를 유쾌하게 들려준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예술이면서도 결코 명예와 권위로 무장하지 않았다. 친근하고 소탈함이 느껴진다. 우리나라에 이런 진정한 예술인이 있어서 얼마나 행운인가 싶다. 세상에 음악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사랑에 국경이 없다고 하지만, 음악이야말로 국경이 없다.


 모든 것을 청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기획하고 공연하는 서비스 정신이야말로 진정한 CEO의 자세가 아닐까. 다른 이유 없이 오로지 청중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원래는 유럽에서 음악활동을 펼칠 생각이었지만,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총감독이자 카라얀 콩쿠르 심사 위원장이었던 슈트레제만 박사의 조언에 따라 국내를 무대로 전환했다고 한다. 음악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진하게 느껴졌다. 음악가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 쉽고 친절한 클래식 음악에 대한 해설은 음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재미를 선사해 준다. 예술은 물론 경영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핵심은 ‘상상력’이라는 말에 여운이 남는다. 멜로디의 기본 윤곽을 토대로 다양하게 변화시키는 변주곡, 삶과 경영은 끝없는 변주곡이라는 말이. 클래식 음악계의 스티브 잡스 CEO 금난새의 멈추지 않는 도전 정신, 세상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연민, 음악 인생의 이야기는 유쾌한 웃음과 감동이 멈추질 않는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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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
김민국.최준철 지음, 윤상석 그림 / 페이퍼로드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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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공동 저자 최준철, 김민국은 2001년 서울대 재학 시절에 처음 만나 투자연구회 활동을 시작으로 한국형 가치투자를 널리 알리는 중에 2003년 VIP투자전문을 설립, 현재는 2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만화는 현재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중인 윤상석의 구성과 그림이다.

 

 만화와 어우러진 주식투자라니, 왠지 좀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서 호기심이 생겼다. 일단은 재미있고, 적절한 예를 들어 설명하는데 쉽게 잘 읽힌다. 용어 설명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주식회사, 주식시장, 주식투자는 경제형 인간이 만들어낸 위대한 3대 발명품이다.’는 말에 시선이 멈춘다. 이것은 아마도 개인은 돈을 벌고 이익을 남길 수 있으며, 회사는 성장이 가능하며 사회, 국가로 부를 확대 시킬 수 있는 하나의 경제 시스템이라는 것으로 이해가 된다. 가치투자를 ‘꽃과 잡초’에 비교하는 설명이 참신하게 느껴져 아, 그렇구나 하고 공감을 하게 된다. 잡초는 제거하고 진짜 꽃을 찾아내어, 즉 좋은 기업에 돈을 집중시켜 줘야 우리 국민들이 우수한 기업들을 많이 가질 수 있으며 그만큼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목차의 구성을 살펴보면,

1. 가치투자의 시작

2. 가치주 발굴법Ⅰ

3. 가치주 발굴

4. 전자공시 활용법

5. 가치투자의 실제

이렇게 다섯 가지 코너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의 사이에 가치투자 노트 주요용어정리나 가치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귀한 조언이 들어 있다. 성공적인 투자자 워렌 버핏, 피터 린치에 대한 투자철학과 그에 연관된 에피소드를 읽는 것도 이 책의 흥미로운 장점이다.

 

 

 주식투자에 있어서 사실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하나는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인내다.’(P25) 가치 있는 회사의 주식을 저렴하게 사서 장기보유하며 기다리는 것이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가격과 가치의 차이를 ‘안전 마진(Safety margin)'이라고 했다. 안전마진을 알아내고 확보하는 것이 가치투자의 기본이며, 그 다음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아직도 ‘기술적 분석’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기술적 분석의 가장 흔한 사례가 차트를 참고하는 것이다. 과거의 데이터와 차트에서 나타내는 신호로 미래의 주가를 예측한다. 일단은 손쉽게 다가 갈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을 선호한다. 반면, 가치투자는 어떤 기업이 우량기업인지 차근차근 알아내야 하는데 시간도 걸리고, 귀찮고 막연하다는 이유로 멀리하게 된다. 이것 또한 한국인들의 성급하게 결과를 보려는 성격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그러니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덤볐다가 손해를 보는 사례가 정말 많다. 더구나 여윳돈 없이 신용거래로 투자를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그런 개인이 완전무장한 주식시장의 큰 손들을 이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급하게 한방 크게 벌어보려는 단기투자자가 많다. 워렌 버핏이 아무리 뛰어난 투자자이고 가치투자를 지향한다고 해도 잦은 매매와 단기투자로는 세계적인 부자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고 매매가 잦으면 수익이 붙지 않는다는 말,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진정한 가치투자는 꼭 주식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란다. 부동산을 포함한 넓은 개념으로 적용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흉가로 소문이 나서 아무도 사지 않는 집을 헐값에 사서 리모델링을 하고 주변을 쾌적하게 바꾼 후에 비싼 값에 되파는 경우도 가치투자의 범주에 포함 된다고 한다. 역발상을 이용한 과감한 실행은 부를 끌어들이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에 작은 금액이지만(남들에 비해서) 주식투자로 쓴 맛을 경험한 적이 있어서 다시는 주식시장은 쳐다보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냥 마음 편하게 예금이나 하면서. 그런데 이 책을 읽고서 다시 한 번 해 보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기업분석을 할 줄 아는 능력은 아직 없다. 그건 꾸준히 공부하면 되는 것이고, 서두르지 말고 시간을 갖고 하면 될 것이다. 다른 한 가지 인내심은 남 못지않다고 자부하는 바이니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내가 사면 주식이 자꾸 떨어진다, 내가 팔고 나면 주식이 막 오르기 시작한다고 생각되거나, 항상 나만 손해 보는 것 같은 사람은 기업을 보는 안목이 없는 것이다. 가치투자에 대해서 아직 모르기 때문에 시장의 심리에 좌지우지 당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가치투자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해 주고 싶다.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바와 같이 ‘유일한 만화 가치투자 책’이라는 타이틀보다는 ‘한국에서 가치투자를 폭넓은 계층에 가장 쉽게 전달한 책’이란 말을 듣는 것이 더욱 큰 바람이라는 말처럼, 그것을 틀림없이 충족시켜 주는 책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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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주식투자 - 월가를 알면 주식이 보인다
마이클 신시어 지음, 박성호 옮김 / 시그마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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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투자는 컴퓨터 인터넷의 발달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접하면서 선호하는 재테크 방법의 하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하지만, 주식에 대한 공부를 철저히 하고 나서 투자에 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주식시장의 활황을 지켜보다가 상대적으로 급한 심리적 압박감으로 묻지마 식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 전에 나도 투자한 경험이 있다. 잘 알려진 회사의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사서 많이 오른 뒤에 팔았다가 이익을 얻기도 했다. 반면, 코스닥에 속한 기업으로 인지도가 별로 없는 회사인데, 외국인 보유비율이 30%가 넘어서 안심하고 보유했다가 상장폐지 되면서 투자금을 거의 날린 적도 있다. 그나마 소액, 흔히 동전주라고 하는 싼 주식으로 큰 액수의 돈은 아니었으니까 망정이지... 그렇다 치더라도 손해 본 경험은 아직도 쓰디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주식시장만큼 머피의 법칙이 꼭 들어맞는 곳이 또 있을까. 내가 주식을 팔면 그 주식은 계속 오르고, 갖고 있는 주식은 계속 떨어진다. 참으로 야속한 일이지만, 주식시장의 변화는 신도 모른다는 것이 맞는 말 인 것 같다.


 저평가된 가치주를 사라, 무릎에 사서 어깨 정도에 팔아라,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 는 주식투자에 관한 오래된 격언이나 재무제표 정도는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등 많은 날이 난무하지만, 역시 기관투자자 등 전문투자자나 외국인을 상대로 개인투자자가 이길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그래서 주식투자로 재테크 하려고 하는 사람은 그에 관련된 공부를 하여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것을 제대로 알고 시작해야 한다. ‘주식시장은 잔혹한 게임이 벌어지는 곳’ 이며 기관투자자들이나 거래소에 유리한 곳이라 한다. 잘 모르면 도박에 뛰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80% 이상의 펀드매니저들도 시장 평균을 능가하지 못한다고 한다.


 저자는 주식투자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주식시장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 한다. PART1은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소개, PART2는 증권계좌를 개설하고 주식을 사고파는 방법, PART3은 여러 가지 투자 전략, 이 책에서 가장 어렵다는 PART4는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을 알려주고, PART5는 주식 이외의 투자방법, PART6은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기 위한 방법 이렇게 여섯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금융계에서 복리투자의 매력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인내심이 많은 투자자가 주식투자를 하면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아이슈타인도 “복리는 세계 8대 불가사의다. 그것을 이해하면 돈을 벌고, 모르면 손해를 본다”고 했고, 존 보글은 “복리는 최고의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가장 위대한 수학적 발견”이라고 강조했다.


 흔히 초보 투자자가 실수하는 부분이 있다.

손실이 나는 주식을 오래 붙들고 있는 것이다. 수익이 나는 주식은 너무 빨리 팔아버리고, 손실이 나는 주식은 원금을 생각하면서 붙들고 있다가 의도와 다르게 장기투자가 되는 경우를 말한다. 손절매 원칙을 잘 지켜야 함이다. 갖고 있는 주식이 5% 이상 손실이 나면 매각할 준비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한다. 그리고 약 7~8%나 그 이상의 손실이 났을 때는 과감히 던져야 한다. 사람들의 심리는 손해를 확정 짓지 않기 위해 들고 있다가 더 많은 손해를 보게 된다. 나도 그랬다. 또 하나는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을 때 추가로 매입하는 즉 ‘물타기 전략’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반대의 경우는 위에서 언급한 오르는 주식을 매수하기 즉 ‘달리는 말에 올라타기’전략이 그것이다.


 그동안 읽었던 책에 비해 유용하고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다. 게다가 투자자들이 흔히 잘못하고 있는 실수를 콕 집어주는 부분은 너털웃음을 웃게 한다. 이 책을 통해서 공부하고 주식투자에 참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주식시장 전반에 대해서 알고 투자를 위해 증권계좌를 개설하는 일 등은 미국이나 우리나라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주식을 사고파는 일은 아주 쉬운 일이다. 정작 어려운 일은 ‘투자수익을 내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TIP’이나 ‘사례연구’ 코너에서 주식투자에 대한 주의할 점의 정보나 역사에 대하여 알 수 있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주식시장의 주가 변화에 일희일비 하지 않으려면 충분한 공부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주가가 오르는 속도보다 떨어지는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사전 공부 없이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지식을 알게 되고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특히 전설적인 투자자이며, 캔 슬림(CAN SLIM)을 개발한 윌리엄 오닐과 존 보글의 투자 전략을 인터뷰한 내용과 저자가 개발한 26가지의 투자규칙, 주식투자에 대한 몇 가지 조언 등은 투자자에게 대단히 유용한 TIP이 될 것이다.


“평범한 회사의 주식을 싼 가격에 사는 것보다 훌륭한 회사의 주식을 적정 가격에 사는 것이 훨씬 좋다”-워런 버핏(p69)


‘주가가 하락할 때 주식을 사려고 하는 것은 떨어지고 있는 칼을 맨손으로 잡으려고 하는 것'이다(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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