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홉명이 모였습니다.
중세철학, 첫 시간이었습니다.
<철학으로서의 철학사>가 주로 다루는 시기는 9C ~ 14C 정도인데요.
오늘은 개별철학자로는 12세기까지 했습니다만, 이 책은 개요 부분에서
'중세의 중심 주제들' 이라는 제목으로 중세 전반의 핵심 논점들을 자세히 설명해 놓고 있어서, 어떻게 보면 중세철학 전체를 개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세의 중심주제는
천지창조, 보편자들, 로고스 입니다.
이 주제들을 놓고 일어난 논쟁 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보편논쟁' 입니다.
실재론과 유명론의 대립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강유원 선생님은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바꾸어서
보편개념 실재론과 보편개념 명칭론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보편개념이 어디에 있건 현존한다는 실재론과 보편개념은 인간이 만들어낸 창작물 즉 이름에 불과하다는 명칭론(유명론)의 대립은 11세기부터 14세기까지 이어집니다. 이 논쟁의 마지막에 오컴사람 윌리엄이 등장합니다. 오컴의 윌리엄은 움베르트 에코가 쓴 『장미의 이름』 주인공인 바스커빌의 윌리엄이 연상되는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장미의 이름이라는 제목도 '장미는 이름일 뿐' 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입니다. 즉 보편개념 명칭론의 입장에서 서술되었음을 암시합니다.
『장미의 이름』을 읽은 지가 십 수년이 넘어서 상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을뿐더러 당시에는 아무런 배경 지식도 없어서 그저 아주아주 재미있는 추리소설로밖에 읽지 못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 가장 이상했던 것은 왜 이렇게 어두 침침한 내용에 왜 그렇게 로맨틱한 제목이 붙었나 하는 것이었는데 이제야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가능하면 다시 읽어보고 싶은데 시간이 날지는 모르겠습니다. 나아가야 할 진도는 많고, 읽어야 할 책도 많군요. ㅎ
다음주는 중세철학의 전성기인 13세기부터 시작합니다.
대학, 탁발 수도회의 탄생과 더불어 아리스토텔레스가 본격적으로 연구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이르러 절정에 이른 스콜라철학은
14세기 유명론의 재등장과 함께 쇠퇴합니다.
스콜라철학이 신앙과 이성의 조화를 추구했다면,
오컴 사람 윌리엄은 신앙과 이성을 분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로서 중세철학은 자연과학과 근대철학으로 나아가는 문을 열어놓게 됩니다.
실제로 강유원 선생님은 오컴의 윌리엄을 중세철학에서 다루지 않고 르네상스 이행기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여하튼 13세기와 14세기 철학자를 다루게 되는 다음 시간에는
오늘 개괄 편에서 다룬 보편 논쟁을 다시 한번 공부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불참하신 분들도 중세철학 처음부터 꼼꼼이 읽어 오시면 어렵지 않게 따라오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철학으로서의 철학사>
p261 ~ p304
<강유원의 2012 서양 철학사>
파일 25 : 토마스 아퀴나스 부분만 들어도 됩니다. (처음부터 58분까지)
파일 29 : 스콜라 철학 후기 (스코투스, 오캄)
* 파일 26~28은 동양 철학인 송명이학을 다루고 있습니다.
책이나 영화로 <장미의 이름>을 보고 오시면 더욱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