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고전 강의 - 사유하는 유한자 존재하는 무한자 고전 연속 강의 3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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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원의 책으로 가장 기다리던 『철학 고전 강의』가 나왔다.

아무 정보도 없었지만 언젠가는 나올거라 생각했다.

철학자인데 인문고전과 역사고전만 강의하고,

정작 철학고전은 빼놓는다면 

마침표가 없어 결코 끝날 수 없는 문장이 되버릴 테니까.

 

체계없이 배운바도 없이

내키는대로 이 책 저 책, 철학책을 뒤적거린지 10년이다.

대개는 무슨말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읽었다.

그래도 신기한 것이 또 읽게하고 또 읽게하는

끌어당김이 있었다는 것인데

그것이 무언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강유원의 철학 강의를 손꼽아 기다린 것은

내가 읽은 그 책들이 대체 무슨 말인지를

조금이나마 어떤 맥락 속에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때문이었다. 

(물론 이 책의 바탕이 된 40주짜리 서대문 구립 이진아 기념 도서관의 강의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면 무엇보다 좋았겠지만)

 

40주짜리 강의를 시간나는대로 틈틈이 일 주일 정도 걸쳐 읽었다.

열일을 제쳐두고 읽었더라면 이틀쯤이면 읽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그만큼 술술 읽히기도 했고,

다루고 있는 주요 철학자가 다섯 뿐이어서

예상보다 가뿐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내가 이 내용을, 전부는 언감생심이고, 제대로 이해한 것은 아니다.

우선 한 번 읽어 봤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어떤식으로 쓰여졌는지 너무 궁금해서 먼저 후루룩 읽어 보았다. 

이제 정신을 모으고 하나하나 짚어가며 다시 읽어야 한다.

정신을 바짝만 차리면

이제껏 내가 읽고도 맥을 짚지 못하고

단편 단편으로만 기억하고 고민하던 부분들을 조금은,

전체 그림 속에 위치지울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한다.

 

 

『철학 고전 강의』의 부제는

'사유하는 유한자, 존재하는 무한자' 이다.

철학 중에서도 무한자에 대한 사유 즉 형이상학에 관한 강의이다. 

 

형이상학은 

"간단히 말하면 한정되지 않는 것들에 대한 탐구입니다. 인간은 스스로가 한정된 존재라는 것을 알면서도 동시에 무한한 것을 생각 할 수 있습니다."

유한한 인간은 무한을 생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무한에 대한 호기심과 요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이다.

무한에 대한 사유는

유한한 인간 자신에게는 불행한 의식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서든 죽어서든 무한에 이르기를 갈망한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 이전의 희랍 철학자들부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칸트,

헤겔이

탐구했던 무한자에 대한 사유가

어떤 형태였는지를 

철학사의 흐름 속에서 설명하고 있다. 

 

다섯 명의 철학자들에 관해

가장 중요한 부분(내가 이것저것 읽은 것들에서 생각하는 수준이지만)

짚어주는 것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형이상학과 존재론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들 다섯 명 각각이 이룬 성과와 남긴 과제를

각각 어떻게 이어받아

어떻게 무한자에 대한 사유를 발전시켜 왔는지를 

대략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 강의에서 강유원은 이렇게 말했다.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지만 항상 어버어버하면서 

상대는 알아듣지도 못하게 이야기하곤 했다.  

 

"형이상학은 역사의 도저한 흐름과는 아주 무관한 사유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찬찬히 살펴본다면 시대의 첨예한 문제들이 형이상학 속에 스며들어 있으며, 형이상학적 사유 원리의 전환이 시대의 큰 변화에 작용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짐작을 확실한 앎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앞으로 더 많은 독서와 공부를 통해 이루어야 할 일일 것입니다."  

 

형이상학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철학 일반에 대한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형이상학이야말로 철학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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