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세계사를 공부할 때는 무엇보다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사실 한무제가 장건을 대월지에 보냈다는 둥, 도편추방제를 클레이스 테네스가 했다는 둥 하는 것들은 지엽적인 것이다.  

4대 문명에서 시작한 인간의 역사가 지역별로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서로 어떤 관련을 갖고 있는지,

그것들이 현재 우리의 모습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 왔는지를

큰 흐름 속에서 파악하는 것이 역사 공부의 첫 걸음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세계 각 지역의 생소한 이름들과

이것이 저것 같고  저것이 이것 같은 왕조들의 난립을

한참 공부하고 나면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되버린다.

 

오늘은 머리에 든 것을 정리하며 새로운 연표를 만들어 보았다.

그려놓고 나니 단순해 보이는데, 꽤나 끙끙거리며

책과 자료들을 앞뒤로 뒤적이며 완성했다.

약간 뿌듯하기도 하다. ^^;;

 

 

 

 

크게 중국과 유럽 그리고 서아시아와 인도로 나누어 그려보았다.

연도를 모두 외우는 것은 매우 힘들뿐 아니라 어쩌면 멍청한 짓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당나라의 장안에서 이백이 양귀비를 칭송하는 시를 짓고 있을 때 바그다드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유럽은 어떤 시대를 맞고 있었는지 정도는 머리에 넣어두어야  세계사를 조금이라도 공부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위 아래로 각 지역을 맞춰 볼 수 있게 가능하면 연대를 맞추어 그리려고 했다.

 

각 지역마다 역사의 발전 모습은 다르다.

 

중국은 비록 한족과 유목민족이 번갈아 가며 왕조를 세우기도 하고 서로 싸우기도 했지만, 대체로 왕조의 교체에 연속성이 있고 한 시대에 한 왕조가  중국을 다스렸다. (송나라 때 요에 이어 금과 공존한 경우도 있지만) 우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아주 익숙한 형태이기도 하다. 그래서 중국을 기점으로 다른 지역의 왕조나 사건을 기억하면 매우 편리하다.

 

인도에서는 드넓은 대륙을 통치하는 강력한 통일 왕조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반복되었다. 100~200년 정도 한 왕조가 장악하고 나면 분열기가 와서 여러 왕조가 난립하다가, 또 다시 강력한 왕조가 100여년 정도 지배하고, 또  분열기가 오고, 하는 식이다. 거의 16세기가 될 때까지 이런 패턴이 지속되다가 1526년 무굴 제국이 통치하면서 근대까지 이어진다. 근대는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이 그러했듯 서양 제국주의 국가의 식민지 통치를 겪는 과정이다.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2차세계대전 이후 독립하였다. 

 

서아시아는 아주 역동적이다. 7세기까지는 조로아스터교를 믿는 페르시아계가  연이어 제국을 세웠고, 7세기 중반부터는 이슬람세력이 서아시아를 지배하였다. 처음에는 아랍인들이 세운 이슬람 왕조가 이어졌으나,  11세기부터는 현재 터키의 조상인 튀르크족이 이 지역을 차지하고 이슬람 왕조를 이어나갔다. 대제국을 경영하고 유럽을 위협했던 오스만제국(오스만 튀르크)도 근대에 이르러 유럽에 의해 쇠퇴하다가 1차 세계 대전 이후 여러 민족들이 독립해 나가고 현재의 터키로 재탄생하였다.

 

유럽은 그리스-헬레니즘-로마를 거치면서 동서로 쪼개졌다. 서로마제국은 현재의 서유럽으로 발전하고 동로마제국은 현재 동유럽과 그리스 지역 등에서 중세 천년을 지속하였다. 서유럽은 이후 여러 국가로 분화되어가며 현재 유럽의 모습을 갖추어 나갔다. 콜럼부스로 대표되는 신항로개척의 시대를 맞아 그때까지 아시아에 비하면 말할 수 없이 낙후되었던 유럽이 드디어 세계 역사를 주도하게 되었다.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을 이루고 제국주의 국가로 탈바꿈한 서유럽은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침략하였으며 식민지 쟁탈전의 와중에 1,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양차 대전후 유럽의 패권은 미국으로 넘어갔으나 서구 문명은 현대 사회의 사상적, 물질적 토대가 되어 지금까지도 우리의 삶을 규정하고 있다.  

 

첨부 : 예전에 그려 올린 적이 있는 동아시아 연표도 한번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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