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희 독서회는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었습니다.

8명이 참석해서 두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평소와 다르게 자유 토론을 했습니다.

처음엔 이 책을 제안하기가 조금 부담스러웠는데,

티슈가 많이 필요했고,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지만,

참 잘한 것 같습니다.

 

 

 

온갖 이야기가 다 나왔습니다.

책뿐 아니라 추적 60분의 <세월호 실종자 가족, 멈춰버린 1년>,

뉴스타파의 <목격자들> 을 본 소감부터

국회에서 열려했던 <4월의 어느 멋진 날에> 콘서트까지

대한민국의 오늘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튀어나왔습니다.

그만큼 세월호 참사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는 것이겠지요.

 

4.16은 불의의 교통사고도, 불운한 사고도, 일탈적 사고도 아닙니다.

세월호를 이야기하다 보면 이 나라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연관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무엇 하나 정상적인 것이 없는 이 비정상의 나라.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했던 '비정상의 정상화'란 구호가

비정상을 정상으로 '생각'하겠다는 선언은 아니었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반성도 많았습니다.

아침에 세월호 이야기하고 돌아서서 벚꽃놀이 다녀왔다는 고백,

하냥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미안함,

몇 년째 흔들어 보지도 않고 구석탱이에 감춰놓은 소화기,

어느새 경쟁을 부추기는 학부모로 되돌아 가 버렸다는 고백까지.

 

우리가 이렇게 제 앞가림만 하고 살지만

적어도 세월호 유족들이 당당히 투쟁할 수 있도록

온갖 왜곡과 조롱만은 막아주고 싶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세월호 기사들 많이 클릭해주고,

좋아요도 눌러주고,

댓글도 달아주고,

키보드 전사로 싸우기도 하고. 

책도 많이 사서 보고,

주위에 사보라고 권유도 하고. 

 

책들을 모아 사진을 찍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이런 모임을 했다고

카톡과 트윗, 카스, 페이스북, 블로그 가리지 않고

자랑질 하기로 했습니다.

겨우 이런 걸로 생색내냐는 말이 귀에 들리는 듯하지만

철판깔고 소문내기로 했습니다.

한 친구라도, 한 이웃이라도 더,

책을 읽고, 이야기 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그런 부끄러움 쯤은 참기로 했습니다.

 

조심스럽게 유족 간담회도 준비해 보기로 했습니다.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보면

유족들이 전국 곳곳으로 간담회를 하며 다니십니다.

자리만 마련되면 기꺼이 함께 하시는 듯 합니다.

유족들에게는 연대의 힘이되고

저희들에게는 반성과 다짐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립도서관에 요청해 보려고 합니다.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안된다면 저희 독서회 차원에서라도 추진해 볼까 합니다.

 1주기가 지나 사람들의 관심이 잦아들지도 모를 하반기쯤

해보자고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물론 유족분들의 의사를 먼저 정중히 여쭈어보아야 하겠지요.

 

그럼에도 미리 광고를 합니다.

조그만 도시 평범한 중년들도 세월호를 잊지 않았다고

그렇게 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