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을 보다가 흥미로운 링크를 발견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 루이스 캐럴에 관한 글인데, 제목은

"Lewis Carroll's Photographs of Alice Liddell, the Inspiration for Alice in Wonderland" 이다.

영문이라 대충대충 읽다가, 사전을 찾아가며 다시 찬찬히 읽었다. 마침 다음주 독서회 책이 『거울나라의 앨리스』이다.

 

 

 

루이스 캐럴은 "polymath", 박학다식한 사람이다. 수학자, 논리학자, 작가, 시인에 성공회 성직자로까지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진작가로서의 캐럴이다. 당시 사진은 매우 새로운 매체였는데, 그는  “became a master of the medium, boasting a portfolio of roughly 3,000 images and his very own studio.” 

 

이 삼천 장의 사진 중 반 이상이 아이들 사진이고, 그 중 30장은 누드이거나 세미 누드 사진이다. 캐럴을  pedophile, 소아성애자로 의심하는 중요한 증거 중 하나가 아마도 이 사진들일 것이다. 펭귄 클래식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서문에는 앨리스의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앨리스 자매들과 캐럴의 관계를 끊어버린 이야기가 나온다.

 

 

 

「일기가... 1863년 6월 말경 3일 동안 또 한 번 중단된다. 이 기간 동안 도지슨이 앨리스 자매들과 가깝게 지내던 관계는 급작스럽게 영원히 단절되고 만다. 이는 앨리스의 어머니, 즉 리오너 리델이 개입한 결과였다. 리델 부인은 도지슨이 앨리스에게 보낸 모든 편지도 불태웠다. 이는 도지슨의 삶에 있어 가장 커다란 아이러니 중 하나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1865년 출간되어 앨리스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일곱 살 소녀가 되고, 도지슨이 가장 유명한 아동문학 작가가 되었던 그 시기 동안, 그들의 관계는 과거의 사실로 멀어졌으며 도지슨이 학장 관사에 방문하는 일도 금지되었다. 우리는 왜 입맞춤이 멈추었는지, 또는 무엇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틀을 형성했던 이야기들과 사진과 강 여행을 끝나게 했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 p25

 

도지슨 (캐럴의 본명)이 앨리스에게 청혼을 했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여하튼 그래서 그런지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물론이고,『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서시조차 기쁨의 바닥에는 쓸쓸함이 깊이 배여있다.

 

그런데, 링크한 글에 의하면, 아이들의 누드 사진이나 세미 누드 사진이  빅토리아 왕조 시대에는 그리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지금 우리 눈에는 명백히 호색적으로 보이는 사진들조차 당대에는 '순진무구함 그 자체'를 예술화한 것으로 받아들여 졌다.  아이들의 누드 사진이 우편엽서나 생일카드에 찍히기도 했다.

 

Some of his portraits—even those in which the model is clothed—might shock 2010 sensibilities, but by Victorian standards they were… well, rather conventional. Photographs of nude children sometimes appeared on postcards or birthday cards, and nude portraits—skillfully done—were praised as art studies […]. Victorians saw childhood as a state of grace; even nude photographs of children were considered pictures of innocence itself.

 

이런 글쓴이(글쓴이가 인용한 캐럴의 전기작가)의 옹호에도 불구하고, 한 세기 이상 계속된 캐럴의 소아성애적 취향에 대한 의혹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캐럴을 비판하는 측과 옹호하는 측의 대립은 여전히 팽팽하며 어떤 결론도 내려지지 않았다. 캐럴의 행동은 충분히 의심할만하지만 결정적 증거는 없다.

 

 

 

또한 누드뿐만 아니라 요정이나 중국인처럼 아이들을 꾸며놓고 사진을 찍는 것은 당대의 유행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문학이나 신화속 의 인물 등으로 아이들을 치장하기도 했다. 당시 캐럴 이외의 사진작가들도 캐럴과 비슷한 사진을 찍었다. 이런 사진들이 “brilliant testimonies to the taste, the sentiment, and perhaps the sexuality of mid-Victorian England.”란다.

 

어떻게 보면 저것이 19세기의 영국이 아닌가 싶다. 전 세계를 식민지로 만들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를 자랑하며, 만든 '빅토리아 시대'... 저 사진들을 순진무구함 그 자체의 상징으로 보든지, 퇴폐와 향락적 성애로 보든지, 앨리스 자매의 커다란 중국 우산 뒤에는 영국 함대에 억눌린 식민지인들의 지친 얼굴이 가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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