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읽은 독서회 책을 표로 정리하다, 고전들을 연대순으로 배열해 보았다. 고전은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성을 가졌지만, 동시에 시대상황을 가장 잘 그려낸 작품이기도 하다. 하나씩 읽었던 고전들을 주욱 연결해 놓으면, 그 자체가 훌륭한 역사가 될 수 있다. 가령 19세기 몇몇 고전들을 이으면, 그 속에 프랑스 혁명사가 그대로 녹아있다. 그런가 하면 동시대의 작가가 전혀 다른 시대상을 담고 있기도 하다. 오스틴의 소설에는 상류사회의 화렴함이, 디킨스의 소설에는 빈민들의 비참한 모습이 있다. 두 작품이 동시대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주로 소설이지만 소설이 아닌 책도 있고, 직접 읽지 않은 것도 있다. 방법서설 같은 것. 근대사상에는 워낙 중요한 책이라, 이정표로 삽입했다. 서양 근대에 유독 관심이 가는 이유는 그것이 지금 우리 삶의 바탕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평등과 자유개념, 국민국가, 개인주의, 합리주의, 실용주의.... 이 모든 것들이 오로지 서구 근대사상에 기반했다고 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대체로 그런 것은 사실이다. 우리 삶을 되돌아보기 위해서 서구근대를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