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당 (무선) - 개정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9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레이먼 카버 작, 김연수 번역, 문학동네 출판은 맞는데 '리뷰상품'의 『대성당』은 2014년 출간본만 선택이 된다. 빌려온 『대성당』은 2007년 초판본이다. 미국에서는 1983년에 출간되었고, 그때 레이먼 카버 나이 45세, 5년 뒤 암으로 죽었다. 얼마전 알라딘 메인화면에서 신작으로 본 기억이 어슴푸레한데(아닌가? 제목이 인상에 남았는데..), 여하튼 30여 년 전의 작품이다. 30여년 전 미국 사회의 단면,단면들이 무덤덤하게 그려져 있다. 주로 하층민들의 이혼, 실업, 알콜 중독 등을 소재로 하는데, 엄청난 절망도 낙천적 희망도 없고 ,그저 삶의 물결을 따라 어둠 속으로 혹은 희미한 빛 속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여준다. 밝지 않은 이 단편집이 그리 어둡지도 않은 것은 때로, 남루하지만 가만가만 귀기울여주는 이웃들의 뭉근한 온기 때문이다.

 

레이먼 카버. 처음 들어 보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는데,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을 읽으며, 4월에 이 단편을 들었던 기억이 났다. 세월호 사건 직후, '이동진의 빨간 책방'은 4월 마지막 주에 이 단편을 낭독하는 것으로 본방을 대체했다. 사고로 아들을 잃은 젊은 부부와 빵집 주인의 이야기다. 이들 부부는 『대성당』의 인물들 중 가장 부유한, 중산층이다. 가장 우연적이고 가장 슬픈 사건이지만, 또한 가장 따뜻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고르고 고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는데, 이동진이 이 단편을 낭독했을 때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기괴한 현실이 세월호를 둘러싸고 지금도 펼쳐지고 있다. 우리는 왜 위로도 공감도 하지 못하고 잊으라고만 할까. 그들의 애도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사회의 이 비현실적인 현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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