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 2 - 21세기, 희망의 미래 만들기, 개정판 살아있는 휴머니스트 교과서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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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서와 두 달간에 걸친 세계사 공부를 마쳤다. 윤서가 아직 초등학생이고 시간도 그리 넉넉하지 않아 일단 2권 근대사를 유럽 중심으로 훑었다. 이 책의 취지와는 맞지 않지만 전 세계를 다루기에는 너무 방대한 분량이라 처음 세계사를 접하는 윤서에게는 부담이 될 것 같았다. 두 달 내내 내 이야기를 이해하고 있을까, 너무 어렵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개학하고 1권부터 다시 하고 싶다고 했다. 훨씬 많은 나라와 사건들이 나온다고 겁을 주었는데도 한다니 기특하다.

 

  사실 두 달간의 공부는 윤서의 공부라기 보다는 내 공부였다. 중학교 2학년 때 배운 것 말고는 나도 세계사를 체계적으로 읽어본 적은 없다. 강유원의 <역사고전강의>와 <인문고전강의>를 함께 읽으니 훨씬 재미있고 많은 공부가 되었다. 읽다보니 지도가 꼭 필요해서 <세계사 아틀라스>도 참고 하고 있다.

 

  윤서에게 세계사를 좀 가르쳐달라는 부탁을 받고 알라딘을 클릭하다 선택한 책이 <살아있는 세계사교과서>다. 우선 저자가 '전국역사교사모임'이라 신뢰가 갔다. 기존 교과서와 역사 교육의 문제점을 뼈저리게 느꼈을 선생님들이 쓴 책 보다 더 나은 책이 있을까 싶었다. 학자들처럼 깊지는 않아도 아이들이나 일반인들이 역사에 대한 개괄적인 흐름을 포착하는데 학교의 선생님들 보다 더 도움이 될만한 사람은 없을테니 말이다. 실제로 이 책은 그런 믿음에 충실하게 혹은 넘치게, 흥미롭고도 체계적인 역사서이다.

 

  이 책의 관점은  진보적이다. 역사적 사건을 선택하는 것에서도, 그것을 해석하고 설명해내는 것에서도 그런 관점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윤서에게 열심히 설명하다가 문득 내가 지금 너무 과격한 것은 아닌가 놀랄 때가 있다. 근대가 부르주아의 시대라고 설명할 때, 세계대전의 원인을 설명할 때,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짚을 때,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이 무엇을 주장하고 있는지 이야기할 때, 어린 시절 우리의 교육을 떠올리며 나는 속으로 깜짝깜짝 놀라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덕분에 역사를 사건의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살아있는 세계사'로서, 커다란 흐름으로서 읽어낼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학생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세계사에 대한 기억이 너무 희미해졌거나, 역사적 인물의 이름이나 사건이 토막토막으로만 기억되는 어른들에게, 이 책은 빛바래고 조각난 기억들에 살아있는 숨결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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