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강. 집단 지도의 등장

 

 

 

 

 

 

 

현재 중국의 엘리트 정치는 집단 지도 체제이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의 시대와는 달리 첫째, 권력이 평화적으로 승계되고 둘째, 새로 선출된 당서기가 빠르게 권력을 장악하여 정치를 안정화시키는 특징이 있다.  이런 변화를 가져온 요인으로는 권력 분점과 당내 민주화의 확대를 꼽을 수 있다.

 

 

 

 

 

 

 

 

 

집단 지도 체제가 출현하게 된 배경에는 중국 국내외의 정치적 변화와 심각한 위기 상황이 있다.

 

집단 지도 체제가 본격화한 것은 장쩌민 시대부터이지만, 집단 지도의 기초를 놓은 것은 문화 대혁명 이후 복귀한 덩샤오핑과 혁명 원로들이다.

 

문화 대혁명은 당정 기구를 무력화하고 법과 제도를 무시하며 초법적으로 시행되었다.  문화 대혁명으로 숙청되었던 혁명 원로들이 마오쩌둥 사후에 복권되어 권력을 장악하고 가장 먼저 착수한 일은 공산당과 국가 기구를 재정비하는 것이었다.

 

 

 

 

 

 

 

 

 

"문화 대혁명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는 슬로건 아래 당헌과 당규를 제정 또는 수정하였고 이에 따라 공산당은 법과 제도에 따라 운영되는 정당으로 탈바꿈 하게 된다.

 

 

집단 지도를 가능하게 한 두 번째 배경은 혁명 원로들의 퇴진이다. 

 

얼마 전에 들었던 주원준의 <구약의 사람들> 강의가 생각난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드디어 약속의 땅 앞에 섰을 때,  "부디 저를 건너가게 해 주시어 제가 요르단 건너편에 있는 저 좋은 땅 저 아름다운 산악 지방과 레바논을 보게 하여 주십시오." 라 기도했지만, 신은 그의 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모세의 시대는 요르단 강 앞에서 끝났고, 강 건너 약속의 땅은 다음 세대의 몫이다. 당치않은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 연달아 들은 강의라서 그런지 불쑥 연상이 된다. 

 

혁명 원로들이 집단 지도의 씨를 뿌렸지만, 정작 꽃이 피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혁명 원로들이 물러나야만 했다. 각자에게는, 각 세대에게는 저마다의 몫이 있다. 후세의 몫을 탐내는 것은 노욕이고, 윗세대의 노고에 감사할 줄 모르는 것은 오만이다.

 

1992년 덩샤오핑은 집단 지도의 장애물이 될 원로들의 합법기구 '중앙 고문 위원회' 마저 폐지해 버린다.  개인적 권위를 가졌던 혁명 세대가 모두 물러나자 정치적 권위는 오직 제도적으로만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게 된다.

 

 

 

 

 

 

 

 

 

세 번째 배경은 통치 엘리트들이 단결할 수밖에 없는 국내외적 위기에 있다.  위기 상황 속에서 분열과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협상과 타협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집단 지도 체제가 정착할 수 있었다.

 

1989년 후야오방의 죽음으로 촉발된 천안문 사건은 공산당 최대의 위기를 몰고왔다. 인민의 군대가 인민을 무력으로 진압했다는 사실은 중국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으며, 진압을 명령받은 군대의 지휘관이 항명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공산당 중앙의 최고 엘리트들은 협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외적으로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91년 소련이 붕괴했다.  사회주의 종주국 소련의 붕괴는 엄청난 파장을 불러 왔고, 중국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중국 붕괴론이 횡횡했다.

 

덩샤오핑은 "안정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 "실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리되, 할 바는 하라." 등의 유명한 말을 남기며 통치 엘리트들의 위기 의식을 고조시키고, 단결을 촉구했다.

 

 

 

 

 

 

1990년대는 개혁·개방이 심화되면서 빈부격차도 심화되었다.  "사회주의 시장 경제론"이 정식 이론으로 채택되어 도시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자, 개혁·개방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했다. 기간 산업 이외의 국유 기업이 처분되자 실업자가 대량 발생했고 노동자·농민의 시위가 잇달았다.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 동시 다발적인 국내외적 위기상황은 통치 엘리트들을 긴장시켰고, 중국 공산당의 영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협상과 타협을 이루어 낼 수밖에 없었다.

 

 

 

 

 

 

 

 

 

집단 지도 체제는 과두제의 일종이다. 법과 제도에 따라 통치되지만, 소수의 정치 엘리트에 의해 법과 제도가 제정, 운용되기 때문이다.

 

집단 지도 체제 또한 '과두제의 딜레마'를 갖고 있다.  과두제는 일인 통치를 방지하는 제도이다. 독재적이고 자의적인 권력을 막을 수는 있지만 협의와 타협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데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권력 분산이 잘 되면 리더십이 약해지고, 리더십이 강해지면 독재 권력으로 변질될 위험성이 있다. 

 

과두제의 이러한 딜레마는 모든 사회주의 국가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문제였고, 사회주의 붕괴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소련의 스탈린은 집단 지도에서 일인 독재로 나아간 대표적인 사례이고, 베트남은 과두제의 딜레마를 성공적으로 해결했다는 평을 듣지만 사실상 리더십은 약한 사례이다.

 

중국의 집단 지도는 어떤 모델을 따를 것인가? 중국의 집단 지도도 집권형과 분권형으로 나눌 수 있다.  후진타오 시기가 분권형인 반면 시진핑 시기는 집권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시진핑을 '시황제' 라 부르는 것은 중국 엘리트 정치에 무지하기 때문이지만, 시진핑이 집권형 총서기라는 점에서 분권형 총서기보다 당 장악력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내외적인 환경도 중국의 집단 지도 체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소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중국 인민들도 단순 경제 성장이 아니라 삶의 질에 대한 열망이 높아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강한 리더십을 원하는 환경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새로 선출될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중국 집단 지도 모델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0강. 집단 지도의 구성과 원칙

 

 

 

 

중국의 정치가 우리와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강의를 듣다가도 잊어버리는 것이 있다. 집단 지도니, 엘리트 정치니 할 때 주체는 당이라는 사실이다.

 

집단 지도의 특징은 권력 분점과 당내 민주의 확대다. 이 두 요소는 두 가지 선행 조건을 필요로 한다. 하나는 공산당 권력기구가 다양한 세력으로 구성되어야 하고, 다른 하나는 권력 기구의 운영에 관한 규칙이 마련되어야 한다.  하나의 세력이 모든 기구를 장악하거나 권력 운용이 자의적이면 권력의 분점도 당내 민주의 보장도 불가능하다.

 

 

 

 

 

 

 

 

공산당 권력 기구의 구성과 운영 규칙을 살펴 봄으로써 중국의 집단 지도 체제가 어떤 제도적 틀 안에서 움직이는지 알아볼 수 있다.

 

공산당 조직의 핵심은 정치국과 정치국 상무위원회이다. 이 조직들이 어떻게 구성 되는지를 보면 권력 분점이 이행되고 있는지 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두 조직의 구체적 구성은 강의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서는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대해서만 간단히 정리한다.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중국 5대 권력 기구의 수장들로 구성된다. 마오쩌둥이 마음대로 누구든 상무위원에 임명했던 것과는 달리 인물이 아니라 직위가 구성요소가 된다.  

 

 

 

 

 

 

 

시진핑 시대 역시 정치국 상무위원은 당정 권력 기구의 현직 책임자들이 맡고 있다. 가장 일이 많은 공산당 중앙에서는 총서기와 서기, 국무원에서도 총리와 상무 부총리, 그리고 나머지 세 개의 권력 기구에서는 각각 수장들로 총 7명이다.

 

 

 

 

 

 

 

당에서는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 반드시 합의하거나 표결에 부쳐야 한다.  공산당 총서기가 중국의 최고 지도자임에는 틀림 없지만 역설적이게도 공산당 내에서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이와 달리 국무원이나 군은 수장 책임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총리나 주석이 최종 결정권을 가진다.

 

 

 

 

 

 

 

결정은 집단으로 하는 한편 집행과 책임은 개인이 분담한다. 과두제의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서이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각자의 고유 업무가 있다.

 

 

 

 

 

 

 

공산당 총서기는 군사, 외교, 개혁 총괄이라는 세 가지 고유 업무를 담당한다.

 

 

 

 

 

 

 

국무원 총리는 경제와 행정을 담당한다.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전인대 위원장은 입법을 맡는다.

 

 

집단으로 결정한 일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그 일에 고유 권한을 가진 상무 위원이 책임을 지는 것이 개인 분담의 원칙이다.  효율적이고 책임있는 정책 집행을 위해서 도입된 제도이다.

 

 

 

 

 

 

 

11강. 집단 지도와 파벌 정치

 

 

 

 

 

 

 

 

"엘리트 정치는 파벌 정치다."라는 통념이 퍼져 있다. 그런데 파벌에 대한 올바른 인식 없이 파벌 정치를 폄훼하는 것은 정치를 이해하는 데에 장애물이 될 뿐이다.

 

 

 

 

 

 

 

파벌정치는 어느 나라에나 존재한다. 정치학자들은 생물학의 기본 단위가 세포이고, 물리학의 기본 단위가 원자(입자)이듯 정치학의 기본 단위는 파벌이라고 말한다.

 

파벌은 '정치적 목적을 위한 후견인-수혜자 관계' 혹은  '특정한 정치 지도자와 추종자 간에 충성과 호혜의 교환으로 맺어진 인간적 관계, 개인적 관계'로 정의된다.

 

아무 것도 모르는 내가 보기에도 정치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다. 가치관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비전과 정책을 만들어 제시하고 지지자들을 결집시켜야 권력을 획득할 수 있다.

 

파벌은 지도자를 중심으로 이렇게 뭉친 핵심 세력이다. 이 세력은 사적으로 형성되며, 충성의 대가는 획득한 권력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당의 경우 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외부 인사를 대표로 영입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대부분은 이미지 전환용으로 이용된 후 힘을 잃는데, 당내 파벌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할 수 없다.  파벌 없이는 어떠한 비전도 정책도 지지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파벌을 동원하는 것을 파벌 정치라고 한다. 파벌은 사적인 관계이므로 파벌 정치는 비공식 정치이다.  권력을 획득한 경우 파벌들에게 공적인 직위를 나누어 주게 되므로, 비공식 정치인 동시에 공식 정치의 외양을 띠기도 한다.

 

 

 

 

 

 

 

모든 나라에 존재하는 파벌 정치를 유독 중국의 엘리트 정치에 부각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까닭은 '꽌시 문화'에 대한 잘못된 이해 때문이다.

 

예전에 조정래의 『정글만리』를 읽었다.  중국을 알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그 인기가 광풍과 같았는데, 소설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었다고 나는 지금도 단언한다.  메시지는 단 하나, '꽌시가 중국의 모든 것이다.' 였다.  줄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나라, 바꾸어 말하면 줄만 있으면 모든 것이 통하는 나라가 소설 속의 중국이었다. 

 

조영남 교수는 조정래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지만, 중국을 제대로 알려면 차라리 '꽌시는 무시하라!'고 말한다.

 

중국에서 꽌시는 진짜 중요하다.  그러나 꽌시는 소수의 극도로 친밀한 사람들 안에서만 맺어지는 관계이다.  보통의 사회적 관계로는 꽌시 안에 들어갈 수 없다. 중국사람들도 대부분은 꽌시 밖에서 인간 관계를 맺고 사회 생활을 한다. 어설프게 꽌시를 맺으려는 시도는 오히려 관계를 망칠 뿐이다.

 

 

 

 

 

 

 

 

중국의 파벌 정치를 강조하는 이유는 차라리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 공산당 정치의 내재적 요소로서 파벌 정치를 파악하는 것이다.

 

중국은 다당제가 아니라 공산당 일당제로 공산당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 일당제의 문제점은 인사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없고, 주요 정책이 갈등을 겪을 때 해소할 수 있는 기제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당국가 기구의 임면권은 상급 기관이 갖고 있는데 예를 들어 장관급은 정치국이, 차관급은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갖고 있다. 따라서 자신의 파벌을 많이 임명하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파벌이 우세해야 협의와 타협이 쉽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4:3으로 구성되느냐, 6:1로 구성되느냐에 따라 총서기의 권력은 엄청난 차이를 갖게 된다. 따라서 파벌 정치는 강화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파벌 정치를 너무 강조해서는 안된다. 파벌은 다양하게 얽혀 있다. 지연, 학연, 혈연, 기관 등 파벌을 나누는 기준이 많기 때문에 한 사람이 여러 파벌로 분류될 수 있다.  학연상으로는 반대 파벌이지만, 지연상으로는 동일한 파벌일 수도 있고 등등의 복합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파벌은 생각보다 응집력이 강하지 않다. 일의 사안에 따라 필요에 따라 중복된 파벌 중 하나의 입장에 서기 때문이다.  중국 정치의 특성을 보려면 파벌이 아니라 세대별 특징을 보는 것이 더 용이하고 합리적이다.

 

 

 

 

 

 

 

 

 

12강. 집단 지도는 어떻게 운영 되는가?

 

 

 

 

집단 지도의 실례로  공산당 최고 지도자의 선출과 퇴임이 타협되는 방식을 살펴 본다.

 

 

 

 

 

 

 

중국은 공산당 최고위직에 대해 연령제와 임기제가 적용된다. 임기는 통상 5년씩 2회이고, 최고 지도자의 연령은 70세 규범 혹은 68세 규범에 따라 제한된다.

 

단, 규범이란 국가 및 공공 기관의 공식 절차에 따라 제정된 법과는 달리 합의로 도출된 가치 판단과 행위의 기준이다.  법적 구속력이 없고, 언제든지 합의에 의해 파기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연령제와 임기제는 엘리트 정치의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다. 첫째 권력 투쟁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신제 국가에서는 새로운 지도자가 평화적으로 등장할 수 없다. 독재자들이 주로 혁명이나 암살, 쿠데타로 종말을 맞는 이유도 파국 없이 권력이 이양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일인 독재를 겪었고 중국도 마오쩌둥의 일인 통치 체제를 겪었지만, 중국은 연령제와 임기제를 도입하여 1992년 이후부터 평화적인 권력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둘째, 정치적 활력을 높이고, 새롭고 유능한 통치 엘리트들을 충원하기 위해 필요하다.  연령제와 임기제는 세대 교체를 의미한다.  나이가 진보와 보수의 기준은 아니지만 대체로 새로운 세대는 구 세대보다 개혁적이고 진취적인 것은 사실이다.

 

물론 연령제가 도입된 구체적 배경은 권력 투쟁과 관련이 있다. 파국 없이 타협을 통해 권력을 분점하기 위해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되었지만, 이후 권력 교체의 과정에서 비교적 잘 지켜졌고 결과적으로 중국 엘리트 정치의 안정과 성공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민주 추천제는 공산당 지방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던 것을 차기 지도자 선출과 관련하여 당 중앙에 확대 적용한 것이다.

 

 

 

 

 

 

 

 

민주 추천제란 당정의 직위에 대한 임명권을 가진 상부 기관이 후보들에 대한 평가를 소속 단위나 그 지역의 당정 간부들에게 물어보는 제도다.  투표를 하거나  조사조를 파견하여 심층 질의를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상해시 당서기를 뽑을 때, 상해시 공산당원들에게 후보 리스트를 제시하고 투표를 해보라고 하거나, 후보들에 대한 당원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는 것이다. 상부 기관에서 일방적으로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평가에 반영하기 때문에 민주 추천제라고 불린다. 물론 최종 결정권은 상부 기관에 있으므로, 추천제일 뿐이다.

 

 

 

 

 

 

 

 

지방에서 적용하던 민주추천제를 공산당 당중앙에 도입하게 된 것은 차기 최고 지도자 선출과 관련한 파벌의 대립 때문이다. 

 

2007년은 후진타오 집권 2기가 시작되는 해로 당시 관례에 따르면 차세대 후보자를 뽑아야 했다. 이때 최종 후보로 시진핑과 리커창이 올라 왔는데,  파벌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시진핑은 짱저민의 상하이방과 태자당이 지지하고, 리커창은 후진타오의 공청단이 밀고 있었다.

 

 

 

 

 

 

파국을 피하기 위해 지방에서만 실시하던 민주 추천제를 중앙에 도입하기로 했고, 그 결과 400여 명의 투표를 통해 후보들의 순위가 결정되었다.

 

5세대 최고 지도자 후보들은 이 순위에 따라 선출되었다. 1위 시진핑이 공산당 총서기 후보, 2위 리커창이 국무원 총리 후보가 되어서, 5세대를 이끌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연령제와 민주 추천제는 집단 지도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를 잘 보여준다. 파벌간의 대립으로 엘리트 정치가 파국의 위기에 처할 때, 집단 지도가 다양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소수 중앙의 최고 지도자들 사이에서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범위를 확대하여 다수의 공산당 엘리트들이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당내 민주의 범위를 넓히고, 새로운 규범을 도입하여 협상의 여지를 만들어 최종적인 합의를 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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