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열 한명이 참석하였습니다.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시대에 나타난 사상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한 시대가 무너지고, 아직 새로운 시대는 자리잡지 못한 혼란과 혼돈의 시기에 다양한 사상들이 다투어 대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어떤 사상은 고대로, 어떤 사상은 미래로, 또 어떤 사상은 내면을, 또 다른 사상은 자연과학을, 그리고 여전히 초월적인 것을 꿈꾸는 사상도 있었습니다.
루터의 종교개혁 이래 100년이 넘도록 유럽 곳곳에서는 종교 전쟁과 종교의 이름 아래 자행된 학살이 이어졌습니다. 철저하게 파괴된 삶 속에 사람들이 간절히 원한 것은 신을 대신할 새로운 진리, 눈에 보이는 확실성이었습니다. 르네상스가 흔히 '인문학의 부활'로 대표되지만, 근대를 예비한 것은 고대 인문학이 아니라 자연과학이었습니다. 르네상스가 토대를 놓은 것은 초월적인 것을 本으로 삼고 앎과 삶을 일치시키려했던 고대의 윤리적 정치체제가 아니라 인간의 이기심에 기반한 철저하 세속적인 국가였습니다. via antiqua와 via moderna의 대결은 moderna의 승리로 귀결되었습니다. 물론 신에 예속되었던 중세를 벗어나 인간을 중심에 놓게 된 것에는 고대 인문학의 영향이 지대하였습니다.
근대로의 길을 제시한 인물들은 마키아벨리, 루터, 베이컨, 홉스 등입니다. 루터의 종교개혁은 중세의 katholikos에 결정적 타격을 가했습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정치적 권력의 세속적 기원을 정초하였습니다. 그의 세속국가는 철저하게 인간의 손으로만 만들어진 국가입니다. 베이컨은 이천 년 가까이 학문의 도구로 기능해 온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organon)을 자신의 『신기관』(novum organum) 으로 대체하였습니다. 베이컨의 새로운 도구는 관찰과 실험입니다. 베이컨은 관찰과 실험을 통해 과학을 발전시켜 물질적 풍요가 넘치는 『새로운 아틀란티스』를 꿈꾸었습니다. 홉스는 자연상태에서 시민상태로의 이행을 사회계약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였습니다. 홉스는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 이 일어나는 자연상태가 사회계약을 통해 평화로운 상태로 이행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사적 폭력을 공적 폭력으로 전환하고 폭력을 독점한 절대군주가 강력한 힘으로 평화를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마키아벨리, 루터, 베이컨, 홉스에서 비롯된 철학은 근대 사회를 정초하고, 지금까지도 우리 삶의 근저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다음 16회부터는 근대 철학에 들어갑니다.
<세상의 모든 철학>
p 313 ~ 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