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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꼴이 막장이다 보니 한해가 가고 오는 게 아무런 감흥이 없다. 아니, 희대의 뻘짓인 정부의 위안부 협정 때문에 연말 기분까지 잡쳐버렸다.
그 땅에 있기 싫어 어디 잠깐 갔다 왔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신간 추천 마지막 날. 부리나케 12월에 나온 책들을 스캔해 보니 반가운 책들이 눈에 띈다. 일단 그것부터 가장 읽고 싶은 책으로 추천해 본다.
MOST WANTED - 데이비드 브린, 스타타이드 라이징
'오옷!'이란 감탄사와 함께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책이다.
데이비드 브린은 해외에서 꽤 명성이 자자한 SF작가인데 특히 업리프트 사가(UPLIFT SAGA)로 유명하다. 1980년 첫 작품 '선 다이버'로 시작된 이 사가는 주로 다섯 개의 은하계로 구성된 '업리프트 우주'에서 벌어지기에 그 우주의 이름을따 '업리프트 사가'로 부르게 되었다. 업리프트 사가는 98년까지 모두 여섯 작품이 나왔고 이번에 소개된 '스타타이드 라이징'은 이 사가의 두 번째 작품이다. 발간은 1983년. 발간된 그 해, SF 작품의 최고 상의 양대 산맥인 네뷸라와 휴고 상 모두를 수상했다. 한 마디로 걸작.
사실 우리나라에 처음 발간된 것은 아니다.
예전에 '움직이는 책'이란 출판사에서 '떠오르는 행성'이란 제목으로 나왔었는데 팬층이 그리 두텁지 않은 우리나라 SF 상황상, 곧 절판되고 말았다. 뒤늦게 이 책의 존재와 가치를 알고 SF를 좋아하는 많은 이들이 찾았었는데 이미 엄청 희귀해져 버린 뒤라 애만 동동 태우게 만들었다. 그런 고로 나를 비롯하여 이 책의 출간이 반가운 이들이 참 많을 것이다. 부디, 꼭 읽고 싶다.
코니 윌리스 - 화재 감시원
고맙게도, 정말 고맙게도 SF 작품들을 꾸준히 출판하는 출판사가 또 하나 생겼다. 바로 아작이다.
'리틀 브라더'로 처음부터 내 마음을 설레게 만들더니 이번엔 코니 윌리스의 화재 감시원으로 완전히 아작내고 있다. 기쁘게 KO 당하련다. 하하하.
이 책은 단편집이다. 표제작 '화재 감시원'은 코니 윌리스의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단편이다.
코니 윌리스의 대표작이라고 한다면 열린책들에서 나온 두 작품, '둠스데이 북'과 '개는 말할 것도 없고'리 할 것인데 그 두 작품 모두의 모태가 된 작품이 바로 '화재 감시원'이다.
이만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참 보기 힘들어 코니 윌리스를 좋아하는 이들을 많이 애태웠는데, 그렇다고 번역이 안 되었던 것은 아니다.예전 두 권으로 나온 '세계여성소설걸작선'에 번역되어 실린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책도 절판의 운명을 맞아, '떠오르는 행성'만큼이나 희귀해져 버렸다. 당연히 '화재 감시원'도 볼래야 볼 수 없었다.
그러니 이렇게 나와 준 것이 반갑지 않을 수 없고, 꼭 읽고 싶지 않을 수 없다.
SO SO...
조이스 캐롤 오츠 - 그들
조이스 캐롤 오츠의 대표작.
읽었지만 이렇게 나오면 또 만나보지 않을 수 없다.
캐롤 오츠와 아직 만나지 못했다면 이 책으로 그녀와의 만남을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주제 사마라구 - 카인
그렇지 않아도 오래도록 나와주기를 기다렸던 책.
그가 재해석한 신약성서와 묵시록을 다 만나본 나는 그의 구약성서 재해석을 피할 도리가 없다.
루 윌리스 - 벤허
솔직히 루 월리스의 벤허가 나올 줄은 몰랐다.
원래 루 월리스는 무신론자로 처음 이 책을 쓰려고 했던 목적도 예수가 허구적 존재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오래도록 그는 예수와 관계있는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모았고 예루살렘마저 몇 차례나 실제 답사하기도 했다. 그렇게 오래 예수를 연구한 결과 루 윌리스는 애초의 생각과 달리 예수가 허구가 아니라 진짜로 존재했음을 깊이 믿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책의 내용도 완전 뒤집혀 버렸다. 이렇게 해서 나온 책이 바로 '벤허'였다.
'벤허'는 오로지 예수를 중심으로 돌았던 오래된 그의 삶의 궤적 그리고 그 결과 가지게 된 그의 회심이 흥건히 배여든 노작이다. 그런 까닭에 영화의 원작이 아니라 이 소설 자체로도 얼마든지 시간을 들여 벗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보여진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말로 꼭 한 번 읽어보고픈 작품이었는데 이렇게 나와주어서 반갑다.
다음 달에도 내 눈을 번쩍 뜨게 만드는 반가운 책들이 많이 있기를 바라며 1월의 신간 추천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