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 완전한 비핵화, 핵없는 한반도 실현
- 문재인 대통령, 올 가을 평양 방문…회담 정례화
-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성지역 설치, 쌍방 당국자 상주
- 모든 적대행위 중지, 비무장 지대를 ‘평화지대’로 
- 8·15 이산가족 상봉
-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 연결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상 회담의 결과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서명한 뒤 공동 발표 하였습니다. 아래는 선언문 전문입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화와 번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지향을 담아 한반도에서 역사적인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뜻깊은 시기에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

양 정상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하였다.

양 정상은 냉전의 산물인 오랜 분단과 대결을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하게 일어나가며 남북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담아 역사의 땅 판문점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1. 남과 북은 남북 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이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온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절박한 요구이다.

ⓛ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하였으며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관계 개선과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각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여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실천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당국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하여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하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안으로는 6.15를 비롯하여 남과북에 다같이 의의가 있는 날들을 계기로 당국과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하여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밖으로는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하여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기로 하였다.

⑤ 남과 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며, 남북 적십자회담을 개최하여 이산가족·친척상봉을 비롯한 제반 문제들을 협의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오는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⑥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①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상호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이 활성화 되는 데 따른 여러 가지 군사적 보장대책을 취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쌍방 사이에 제기되는 군사적 문제를 지체 없이 협의 해결하기 위하여 국방부장관회담을 비롯한 군사당국자회담을 자주개최하며 5월 중에 먼저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다.

한반도에서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이다.

① 남과 북은 그 어떤 형태의 무력도 서로 사용하지 않을 데 대한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하고 엄격히 준수해 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하여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하며,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좋은 흐름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2018년 4월 27일 
판 문 점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정말 감격스런 날이네요.

 오래도록 오늘을 기리기 위해 여기에 새겨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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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사퇴 찬성이 50%를 넘었다는 리얼미터 여론조사 보도를 보고

'아니, 장충기 휘하에 있는 기레기들에게 휘둘리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아?' 하고 적잖이 놀라서

자세히 살폈더니,


 설문이 이렇다.


  이렇게 먼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질문하고 있다.

  이러면 당연히 사퇴를 선택할 수밖에.

  이런데도 사퇴 반대가 33%가 나왔다는 게 더 놀랍다.

 

  이런 걸 무슨 여론조사라고 하나?

  만일 이렇게 질문했다면 어땠을까?


 현재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피감 기관의 예산으로 외국 출장가는 것은 최근 드러난 김성태 국회의원의 경우가 잘 보여주듯, 당시 국회의원들이 보편적으로 하고 있는 관례였으며 또한 국회엔 정책비서만 있고 여비서라는 것은 없기에 이것은 악의적 프레임에 불과하며 외국 출장 또한 언론에 보도된 대로 단 둘이 아니라 다섯명이 동행했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김기식 금감원장의 거취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아마도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왔을 것이다.

 

  편향된 설문으로 통계를 왜곡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를 리얼미터가 보여주고 있네.

  리얼미터 대표 스스로 한 인터뷰에서 그런 여론조사는 잘못된 것이라 말까지 했으면서도.

  명백히 여론 몰이를 통해 청와대와 김기식 금감원장을 압박하려는 의도성 짙은 여론조사라 할 만하다.


  여론조사업체도 기레기만큼이나 삼성에게 자유롭지 못하다는 빼박 증거겠지.

  이렇게 여론조사업체까지 가세하여 언론, 야당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게 총공세를 펼치는 것을 보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이재용 삼성 승계에 있어 가장 두려운 존재라는 걸 감안할 때,

  대한민국 적폐세력의 진짜 끝판왕은 삼성이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한다.


 그래서 이렇게 진행중인 '김기식 금감원장님을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주세요' 청와대 청원에 참여하고 왔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193553 (청원 링크)


 삼성이 미워서가 아니다. 그동안 김기식이 걸어 온 길을 보니,

 맡은 바 소임을 아주 잘 할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강경화 와 김상조가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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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2 1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마다 많은 소설을 읽는다하는 일이 문학과는 거리가 아주 멀고 주위에 소설을 벗하는 이도 드물다 보니  ‘어디  데도 없는  뭐하러 그리 열심히 읽어?’ 소리를 듣는다하기야 처음 듣는 지청구도 아니다어릴   아버지에게 “소설 그만 읽고 공부  해라!” 말을 허다하게 들었으니까요즘 아버진 내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렇게 죽어라고 소설을 읽더니 애가 아주 이상해져 버렸어.”

 

 아버지의 말마따나  현재 이상한 사람으로 통한다주위 사람들에겐 구닥다리 취미를 가진 데다 그들이 모르는 사람알지 못하는 책을 입에 주워 담는 일이 잦다 보니 대화에도  끼워주지 않게 되었다소설 때문에 고독해졌다침묵의 벗이 되었다벌써 오래된 일이다그런데도 아직 읽고 있다 수가 줄어든 것도 아니다오기를 부리는  아니다그냥 소설이 좋은 것이다장르가 무엇이든국적도 상관없이

 

  그렇게 소설을 좋아하는지 생각해 보지 못했다누구도  먹는 이유에 대해 따져보지 않는 것과 같다지금까진 그랬다그런데 최근에 문득 내가  소설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어느새 밝아버린 창문으로 하얀 설원이 되어버린 세상을 보고서였다그때 마침 레프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읽고 있던 것도 한몫 했다읽느라 일어날  다리가 저려 얼른 제대로 서지 못할 만큼 오래도록 책상에 앉아 있었다일어나게  나폴레옹이 유럽을 정복하는데 결정적인 ‘아우토반 되었던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주인공 안드레이 공작이 그것을 위해서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아버지누이 그리고 아내를 버릴  있다고 말했던 ‘명예의 한순간 과연 잡았는지  결과를 확인하고 나서였다그는 원하던 것을 갖지 못했다평생을 꿈궈온 영광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순간 어디선가 날아온 총성을 시작으로 느닷없이 운명에게 옆구리로 발길질을 당하고  것이다그는 눈과 코를 매캐하게 휘감는 포연과 죽어가는 이들의 신음 소리로 가득한 대지 위에 벌렁 나자빠진다이제 죽음만이 남았다고 확신한 순간지금까지   번도 보지 못한 파란 하늘이 그제서야 눈에 들어온다 드높은 하늘은 안드레이의 운명은커녕 유럽 전체의 운명을 결정할 전쟁마저도 하찮게 여기는 것처럼 초연한 표정으로 정적과 평안만이 가득했다그것을 보면서 안드레이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려 했던 ‘명예의  순간 실은 참으로 보잘  없다는  깨닫는그는 생각한다.

  나는 전에  드높은 하늘을 보지 못했을까?’(p. 540)



 

 이런 고백이 무심결에 마음의 현을 진동시켜 나도 하늘이 보고싶어졌던  같다그래서 일어났던 것인데 세상이 완전히 변했음을 발견한 것이다팔짱을  채로 풍경을 한동안 응시하다 돌연 깨달았다내가 소설에 매혹을 넘어 중독까지  것은 그것이 안드레이에게 그랬듯이 드높은 하늘을 보여주기 때문이란 .

 

 소설은 그런 손길이다. ‘이불 밖은 위험해!’하며 골방 같은 일상에 안주하며 세상이 정답이라고 말한  외엔  닫고  막으며 살려는 나를 문을 박차고 들어와 밖으로 이끄는 굳건한 손인 것이다어린 시절 내겐 그런 친구가 하나 있었다방학만 되면 아침 일찍 집으로 찾아와 나를 이끌고 온종일 산과 들판을 쏘다니던 녀석이었다그는 아무도 모르는 곳을 찾아내는 것을 좋아했다나는 그곳이 정말 아무도 모르는 곳인가 감평하는 역할이었다둘이 합의하여 정말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인정되면 ‘비밀기지  이라는 넘버링을 붙였다그리고 둘이 함께 만든 지도에 그곳을 첨가했다모두  당시 열광했던 애니메이션인 ‘보물섬 영향이었다소설은  친구 같다표지를 넘기면 문득 그때 아침 공기를 가르며 담장을 타고 넘어오던  이름을 부르는 친구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같고 오늘은  어떤 미지의 장소를 발견하게 될까 두근거린다어쩌면 나는 여전히 아이일 때와 마찬가지로 모험을 동경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소설 또한 애초부터 그런 존재이지 않았나많은 이들이 문학의 시원을 호메로스의 ‘오디세우스 꼽는다고 알고 있다 이야기 속의 오디세우스 역시 낯선 세계로 호출되어 정처 없이 유랑하며 예전에는 보지도만날 수도 없었던 기이한 장소와 존재들을 만난다그리고 끝내 자신의 고향 ‘이타카마저 완전히 다른 눈으로 보게 된다모험을 통해 오디세우스에게도 안드레이처럼 ‘드높은 하늘 도래한 것이다오디세우스의 후예라고 해도 좋을 소설은  그랬다근대에 이르러 태어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단적인 예다몸으로 보여주지 않았던가뛰쳐나가는 것이 소설의 사명이라는 것을.



 그러나 단순한 가출은 아니다풍차를 괴물로 간주하고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돈키호테를 보면서 사람들은 어리석다 말할 테지만세르반테스는 그렇게 보는 사람들이야말로 누군가가 규정한 협소한 시야에 한없이 속박되어 있다는 것을 넌지시 암시한다동시에 강조한다소설의 임무는 그런 구속에서 독자를 자유롭게 만들어 모호함이 세계의 본질이라는 것을 깨닫고  속에서 이제 모든 의미와 질서를 스스로 찾고 구축해 나가도록 돕는  있다고 말이다. 이것을 올해 읽은 켄트 하루프의 ‘축복 이언 매큐언의 ‘넛셸’도 다시금 확인시켰다.

 

 많은 이들이 ‘축복 두고 평범한 삶을 찬미하는 소설이라 말한다하지만 내겐 정반대로 읽힌다우리가 ‘평범하다 말하는 일상이란 이사할  장판을 걷으면 발견하게 되는 무수한 곰팡이처럼 치졸과 비겁함 그리고 거기서 비롯된 무수한 자기 검열과 타인에 대한 냉대,  탓하기로 마구 얼룩진 것에 지나지 않으며 남들 눈에 무난하게 보이는 평범한 삶이야말로 오욕이라고 말이다소설에서 그것은 ‘겁쟁이 말로 표현된다굳건한 기독교 신앙으로 우리와 그들이 명확히 구분되는미국 남부 아이오와주의 ‘홀트라는 가상의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엔 겁쟁이들이 즐비하다무엇보다 병으로 죽어가는 주인공 대드 루이스가 대표적인데그는 남의 눈이 무서워 동성애자인 아들을 자신의 삶에서 지워버린다더하여 오 년 동안 자기 밑에서 일한 ‘클레이턴이란 부하 직원이 자신의 돈을 횡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에도 역시 신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직원과 아내의 절박한 간청에도 불구하고 해고한다 결과아들은 집을 나가고 임종의 순간에도 찾아오지 않으며 클레이턴은 자살한다이것은 그에게 평생 한으로 남는다사실 그는 지금 죽는  아니었다두려움 때문에 사랑과 자비 보다는 냉정을 선택했을 때부터 ‘대드 이름에 이미 ‘죽음(Dead)’ 암시되어 있듯이 이미 죽어 있었다이러한 대드의 삶은 그와 정반대의 인물인 라일 목사를 통해 선명하게 대비된다라일 목사는  마디로 겁이 없는 사람이다동성애가 죄가 아니며 아랍이 적이 아니라고 소신껏 말한다신도들이 격노하여 자신을 비난하고 교회를 떠나도 굽히지 않는다아내와 자식마저 그를 버리지만 그것을 기꺼이 감수한다이름 또한 (Life) 연상시켜 한층  뚜렷하게 대조되는  삶을 보여주며 켄트 하루프는 ‘누구의 삶이 축복인가?’ 질문에 분명히 답한다그것은 바로 라일 목사라고.



 

 이언 매큐언의 ‘넛셸’ 또한 클로드가 트루디를 부르는 호칭 그대로 우리를 ‘생쥐 만드는 세속적 가치에 점령당한 일상을 통박(痛駁)하고 있다. ‘돈키호테 정반대로 현대인의 초상을 정립한 ‘햄릿시간 배경을 현대로 옮기고 태아인 햄릿을 화자로 하여 다시 쓰고 있는  작품에서 그런 일상은 클로드의 말버릇이기도  ‘상투어 나타난다클로드는 결국 햄릿의 아버지 존을 살해하는데  존이 하필이면 시인이다구체적인 사물을 거래하는 부동산 업자인 클로드와 모호한 언어로 추상적인 세계를 그리는 존의 관계는,하이데거를 따라 시가 일상을 점령한 존재자들에게 가려져  보이지 않는 존재 본연의 모습이 도래하는 유일한 통로라는  감안하면 일상과 비일상의 대립이란  더욱 확연해진다그야말로 미르치아 엘리아데의 말처럼 쪽에는 ()다른  쪽에는 () 있는 것이다 사이에  사람이 있다바로 햄릿을 태중에 가지고 있는 ‘트루디 여성이다그는 존의 아내다하지만 남편이 자신의 갈망을 채워주지 못하자 클로드와 어울린다나는  소설에서 트루디란 인물이 가장 흥미로웠다그녀는 일상을 벗어나는 것과 일상에 매달리는  사이에서 용기 있게 어느  하나를 선택하지 못하고  갈등속에 흔들리기만 하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이다햄릿은  모든 것의 관찰자다그는 트루디의 몸을 통해 세상을 읽는 독자와 같다바깥 세계를 감각을 통해 만나게 하는 어머니의 자궁이 그에겐 책인 것이다.   모든 읽기를 끝내고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온 햄릿은 이렇게 말한다.

 처음에는 슬픔그다음은 정의그다음은 의미나머지는 혼돈이다.’(p. 263)



 

 이처럼 ‘전쟁과 평화’, ‘축복’ 그리고 ‘넛셸’ 모두 하나의 진리만이 존재하는 현실 세상이 감추고 있었던 세계로 데려가 그런 진리조차 잠정적으로 통용되는 가설에 불과하며 일상의 현실 또한 여전히 모호한  남아있는 여백이 아주 많다는 것과 아직도 경험과 사색의 항해가 많이 필요한 대양(大洋)이란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소설은 불가능한 시공을 담는다현실 세계에   번도 재현되지 않는 시공이란 의미에서다당연하다그것은 활자로만 존재하니까일상에 존재하지 않는존재할 수도 없는 불가능한 인물의 대기 속에서   번도 울렸던 적이 없는 말들로 소설은 채워져 있다일상에서 불가능한 것은 어리석은 몽상이요부재는 쓸모없는 것이지만소설에선 거꾸로 불가능을 통해 가능을 구현하고 부재를 매개로 존재가 정립된다돈키호테에게 풍차가 괴물이란  진실이었던 것처럼 현실의 모든 의미와 질서는 소설에서 전복되는 것이다벽은 무너지고 토대는 붕괴되며 지도는 재가 된다남는 것은 오직 하나모호하지만 무한하게 펼쳐진 가능성이며 스스로 그것을 발굴해 의미를 세공할 독자 뿐이다.

 

 지금의 시대는 갈수록 눈에 보이는 것만을 원하고 있다돈과 외모는 물론이고 인종과 성별 또한 그러하다종교와 민족도 마찬가지다클로드처럼 나와 남을 확실히 구별해  것만을 찾는다내적인 성장은 내버려두고 외적인 것만 중시하다 보니 엷어진 자존감에 자기 보다 훨씬   존재에 기생하여 ‘호가호위’ 하고픈 욕망이 만들어낸 결과다그런 시대의 끝에 뭐가 있는가는 ‘축복 보여주는 바와 같다내가 다른 이의 눈에 어떻게 보일까 불안에 떠는 겁쟁이가 되어 가장 사랑하는 이에게 가장 커다란 아픔을  뿐이다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에겐 용기가 필요하다모호함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실상과 가상현실과 몽상과학과 신비실용과 무용 결국은 나와 너를 나누는 지금의 세상이 무한정 그어놓은 경계선을 관통하는 용기가 말이다나는 소설이 그것을 준다고 믿는다남들이 보기에 이상한 존재가  나만 봐도   있지 않은가그렇기에 남들은 소설의 종말을 운운하지만 이런 시대일수록 소설의 생명은  왕성하리라 내다본다분명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한 병적인 집착에 질린 이들이 차오른 영혼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소설의 우물로 모여들 것이다소설의 기나긴 역사가 증명하듯이소설이란 현실이 감춰놓은 세계를 드러내어 기울어진 시대를 바로잡는 균형추이니까 말이다그러므로 나역시 두려움과 흔들림 없이 소설이 초대하는 항해에 기꺼이 뛰어들 것이다모험은 계속된다앞으로도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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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12-28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글입니다.
헤르메스님은 정말 소설을 사랑하시는 분 같습니다.
전 매년 올해는 소설을 좀 많이 읽자 해 놓고
정작 읽는 책은 에세이 아니면 인문학이더군요.
이 글 읽으니 정말 마음을 다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년에도 변함없이 좋은 소설들과 함께
행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7-12-28 1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17-12-29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설 좋아해요 하지만 좀 가려서 봅니다 헤르메스 님은 어떤 소설이든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시는군요 저는 어딘가 가는 거 싫어해요(어렸을 때는 친구하고 밖에서 놀기도 했는데...) 소설에서 떠나는 모험은 좋아합니다 꼭 그런 것도 아닌가 그냥 재미있어서 좋아합니다 저는 요새 다시 소설만 많이 봤다 했어요 이것저것 알면 소설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를 텐데, 다른 거 잘 몰라도 소설은 재미있군요


희선

oren 2017-12-29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안드레이가 쳐다봤던 그 파란 하늘의 의미를 이토록 생생하게 되살려 놓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오뒷세이아와 돈키호테 이야기도 정말 흥미롭게 읽었고요. 헤르메스 님의 글을 읽으니 제가 최근에 읽었던 『돈키호테 성찰』 속의 문장들이 줄줄이 되살아나는 느낌도 듭니다. 그만큼 헤르메스 님의 글이 예사롭지 않아서겠지요. 소설이 얼마만큼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도록 만드는지를 이만큼 절박하게 표현하기도 힘들 듯합니다...

(헤르메스 님의 글을 읽으면서 줄곧 떠올렸던 『돈키호테 성찰』 속 문장들을 덧붙여 봅니다.)

* * *

이것이 인생이야? 이것밖에 안 되는 거야?

모험담은 억압적이고 견고한 현실을 유리처럼 깨 버린다. 그것은 예기치 않은 것이고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며 새로운 것이다. 각각의 모험은 세계가 새롭게 태어나는 것으로서 유일무이한 과정이다. 그러니 어찌 흥미롭지 않겠는가?

우리는 삶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도 않아 우리가 갇혀 있는 감옥의 경계를 인식하게 된다. 우리의 가능성들이 운신할 수 있는 경계의 폭을 깨닫는 데에는 아무리 늦어도 30년이면 된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이 실재를 평가하는데, 그것은 마치 우리 발에 매여 있는 줄의 길이가 몇 미터인지 재 보는 것과 같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한다. ˝이것이 인생이야? 이것밖에 안 되는 거야? 항상 똑같이 반복되는 쳇바퀴인 거야?˝ 바로 여기에 모든 사람에 대한 위험한 시간이 도사린다.

이 대목에서 가바르니의 재미있는 그림이 생각난다. 그것은 조그만 구멍을 통해 세계를 보여 주는 만화경 옆에 서 있는 교활한 늙은이를 그린 것이다. 그 늙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에겐 이미지를 보여 줘야 해. 실재는 그들을 불안하게 만들거든.˝ 가바르니는 미학적 리얼리즘을 옹호하는 파리의 작가와 예술가들 사이에서 살았다. 그는 모험담에 쉽게 넘어가는 대중을 보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렇게 실제로 약한 인종들이 상상력이라는 강력한 약을 우리가 존재의 무거운 짐을 벗어 놓고 도망치도록 해 주는 악덕으로 변질시키고 말았던 것이다.(145∼146쪽)

* * *

신기루의 물을 만들어 내는 근원은 대지의 절망적인 건조함

한여름 라만차 지방에는 불덩이 같은 태양이 작열하고 뜨겁게 달아오른 대지는 종종 신기루 현상을 일으킨다. 우리가 보는 물은 진짜 물이 아니지만, 그 근원을 생각해 보면 뭔가 진짜 같은 것도 있다. 그 척박한 근원, 즉 신기루의 물을 만들어 내는 근원은 대지의 절망적인 건조함이다.

비슷한 현상을 우리는 두 가지 방향에서 경험할 수 있다. 하나는 단순하고 직설적인 것이다. 즉 태양이 만들어 내는 물은 진짜 물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반어법적이고 비스듬한 시선이다. 우리는 그것을 신기루라고 생각한다. 즉 우리는 생생한 물의 모습을 통해, 그런 척 위장하고 있는 대지의 건조함을 본다. 모험 소설, 모험담, 서사시 등은 상상적이고 의미심장한 사물을 단순하고 직설적으로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반면에 리얼리즘 소설은 두 번째 방법에 해당한다. 따라서 그것은 첫 번째 방법을 필요로 한다. 다시 말해 리얼리즘 소설은 우리로 하여금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하기 위해 신기루를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돈키호테』가 기사도 이야기에 반대해서 쓰인 것만은 아니다. 그 안에도 기사도 이야기가 들어 있으니 말이다. 문학 장르로서 소설은 본질적으로 그런 현태의 영양 흡수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것은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설명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즉 현재적인 실재가 어떻게 시적 실체로 변화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직접적인 감각을 통해서만 본다면, 그것은 결코 스스로 시적인 것이 될 수 없다. 그것은 신화적 영역의 권리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신화의 파괴로서, 신화에 대한 비판으로서 반어법적으로 취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실재는 무기력하고 무의미하며 정적이고 말이 없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동력을 가지면서 관념적 수정체 같은 세계를 상대로 도발을 감행하는 능동적인 힘으로 변모한다. 이 수정체의 환상이 일단 깨지면 그것은 무지개 빛깔의 가루가 되었다가 점점 색깔이 바래면서 마침내 거무스름한 흙더미가 된다. 우리는 모든 소설에서 이러한 장면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정확히 말하자면, 실재는 시적이지 않고 예술 작품에 들어오지도 못한다. 단지 관념적인 것을 다시 흠수하는 몸짓이나 운동일 뿐이다.(155∼157쪽)

2017-12-29 0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결혼이라는 소설 1, 2

 

매력적이지만 불안한 남자와 착하지만 평범한 남자 사이에 선 여자 

이 시대에 사랑과 결혼이 지니는 의미를 찾는 가장 혁명적인 삼각관계!

가디언워싱턴포스트살롱, NPR이 꼽은 올해의 책!

살롱》 소설상 수상작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결혼의 현실적 문제를 반영한 책으로 마담 보바리안나 카레니나가 있었다면가장 최근엔 결혼이라는 소설이 있다.—《뉴요커

 

과거의 낭만적인 소설들을 읽으면서도 성적 혁명이 본격화된 현대의 나날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연애 이야기.—《워싱턴 포스트

 

 

줄거리

  

브라운 대학교 영문과 재학 중인 매들린은 아버지가 모 대학교 총장을 역임하기도 한 중산층 집안의 차녀로,  영문학에 심취해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해 학자가 되기를 꿈꾼다.  그러나  4학년 마지막 학기에 들어간 기호학 수업에서 우연히 공대생 레너드와 사랑에 빠져 졸업 학기를 연애하느라 시간을 보내다 대학원 전형에 모두 떨어지고 만다.  레너드는 빛나는 지성과 함께 우울한 남성적 매력을 풍기는 남자로,  알코올중독인 부모님 밑에서 감정적 불안을 겪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명석한 두뇌 덕분에 브라운 대학에 입학한 수재다.  매들린과 레너드는 집안 분위기와 성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을 매개로 소용돌이 같은 사랑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졸업 후 레너드가 유명 생물학 연구소의 인턴 자리를 얻게 되어 매들린과 동거를 시작하지만,  레너드의 조울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연애에도 점점 부정적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

한편 매들린의 절친한 친구이자 순진한 심성의 종교학도 미첼은 매들린의 부모님께도 인정받는 모범생이다.  짝사랑했던 매들린이 레너드에게 푹 빠지게 되자,  그는 아르바이트로 경비를 모아 유럽과 인도로 여행을 떠나 다양한 사건을 겪으며 성숙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그 와중에 진로와 사랑 모두 삐걱거리며 건강하지 못한 관계로 치닫게 된 매들린-레너드 커플은 답을 찾을 수 없는 막막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결혼이라는 무모한 선택을 하기에 이른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  8월 14일 ~ 8월 20일

    당첨자 발표  :  8월 21일 (월) 

    발송  :  8/22~차주 초 발송 예정 

2. 모집인원  :  10명 

3. 참여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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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성의한 댓글 참여는 선착순에서 제외됩니다.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7일 이내에 '개인블로그' 와 '알라딘'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 (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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