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예고편에서 모두 울었고

심지어 인터넷으로 예고편을 볼 때도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난 못봤지만, TV 영화소개 프로에서 해준 <마음이..>는 많은 애견가들을 울렸단다.

오늘 아침, 집 근처 극장에 <마음이>를 보러 가면서

마음을 단단히 먹은 건 당연했다.


하지만 영화는 생각보다 슬프지 않았다.

마음이의 연기는 기대한 만큼이었지만

시나리오의 엉성함이 영화에 몰입되는 걸 방해했기 때문.

혹시나 해서 휴지를 두 통 가져갔는데

막상 쓴 휴지는 몇 장 안됐다.


마음이의 연기는 정말 칭찬할 만했다.

그 개의 출연료가 5천만원이라는 기사가 떴을 때

개라면 무조건 폄하하는 사람들은 난리가 났다.

“어떻게 개가 내 연봉보다 더 많이 받냐. 말세다”

하지만 <마음이>는 그 개 한 마리가 원맨쇼를 한 거였고

그런 것에 비하면 5천만원은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였다.

송강호나 최민식에 필적할만큼 마음이의 연기는 훌륭했는데 말이다.

우는 걸 보이기 싫어서 난 이 영화를 혼자 보려고 했다

하지만 사흘만에 집에 돌아와 할머니를 보니 심심하신 것 같아

모시고 같이 갔다.

포스터를 보면서 오늘 볼 영화에 대해 설명해 드렸다.

“그러니까 이 여자애가 죽거든. 그래서 이 남자애가 개를 막 때리고 학대해.”

할머니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그래서 이 개가 이놈을 물어 버리냐?”

할머니는, 개를 잘 모르신다.


어찌되었건 이 영화에 별점을 매기라면 기꺼이 다섯 개를 주겠는데

그건 오로지 마음이 때문이다.

애견가들이라면 다 나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마음이, 정말 멋진 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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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10-28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 보림이가 친구들이랑 함께 이 영화 보러 간다고 합니다. 엄마도 보고 싶다고 했는데 다른 영화를 보라네요. 흑...
아직 라디오스타도 보지 못했어요. 아 볼 영화는 많고 시간내기가 싶지 않은 아줌마의 고단한 삶이여....

하루(春) 2006-10-28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웃기죠? ㅋ~
저는 '타짜' 봤는데요. 김윤석 연기가 좋더군요. 김윤석, 새롭게 뜨고 있는 터라 기뻐요.

프레이야 2006-10-28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 울었다는데 전 정말 웃음이 나요. 님의 할머님 대사도.. ^^ 죄송~~ 사진으로 보니 마음이 진짜 크네요^^

달콤한책 2006-10-28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멍멍이를 그다지 좋아라 하지 않기에....할머님 말씀에 크크큭...

가을산 2006-10-28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휴지 몇 장은 쓰셨네요? 마음이가 정말 잘했나보다~~!
전 아직 못봐요....

2006-10-28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06-10-28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저도 시나리오나 그런 건 생각안하고 그저 마음이랑 소이만 생각하며 봤어요

박예진 2006-10-28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니의 대답에 깔깔깔...ㅎㅎ

BRINY 2006-10-29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님 대답이^^;; 오늘 아침에 본 동물농장 '강아지 버릇 고치기'가 갑자기 생각납니다요^^

비로그인 2006-10-29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충성스런 강아지의 마음을 보기 위해, 소년이 괴로워하는 것을 모질게 보아야 한다는 평을 들은 적이 있어요. 저는 개들이 나오는 영화 속의 그들의 일편단심을 보면,` 개만도 못한 사람'같은 말에 진저리를 치게 됩니다. 오로지 주인만을 섬기고, 단 하나, 주인의 사랑만을 바라는 존재가 개인데 감히 어디에 비유를 하나 싶어서요. 유치하다 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늑대개 시리즈도 무척 좋아해요. 지금 다시 볼 기회가 생기면, 에단 호크가 나왔던 늑대개 시리즈도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해리포터7 2006-10-29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저도 그렇게 생각해요..정말 마음이의 원맨쑈 맞어요..글고 슈퍼독이었어요^^

마태우스 2006-10-30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대단한 개더군요 표정연기까지 하다니요..
주드님/저 역시 개를 사랑하는 사람이구, 앞으로 여생을 개와 더불어 살까 합니다. 인간관계에서 마음을 많이 다치다보니 개만한 사람이 없구나 싶답니다... 늑대개 얘기를 마음이 아플까봐 안봤는데요 지금은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브리니님/동물농장 그거 참 재밌죠. 전 볼때마다 감탄합니다. 세상엔 참 귀여운 동물이 많더라구요. 근데 마음이는 정말....
예진양/오랜만이죠? 제가요 예진양 늘 생각하고 있답니다 진짜루!!
하늘바람님/시나리오 때려치고 마음이 연기랑 찍는 거 보여주면 더 재미있었을 듯...
가을산님/친절하게 알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아 이건 속삭이신 분으로 해야 하는데... 휴지 몇장은 쓸 수밖에 없었어요. 마음이의 엄청난 연기란 정말...
달콤한책님/할머니가 가끔은 대박을 친다는...^^
배혜경님/래브라도 리트리버가 한 30킬로쯤 되죠 아마? 달리는 것도 어찌나 잘 하던지...
하루님/재미는 타짜가 더 있죠. 하지만 마음이에는 마음이가 있다는 거~~^^
세실님/이해합니다. 영화를 볼 여유는 사실 아무나 갖는 건 아니겠죠. 애 있으면 거의 힘들더라구요.... 갠적으론 라됴스타를 강추..
 
 전출처 : 진/우맘 > 나무그림 검사 3탄 - 마태우스님



 

평소 심리 테스트를 즐겨하지 않는다. 잠깐의 재미는 될지언정 그런 테스트가 인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곤 생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심리 테스트는 평소 내가 생각하던 나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파헤쳐 줌으로써 날 놀라게 한다. 최근에 진우맘님이 해주신, 나무 그림을 이용한 심리 테스트는 놀람을 넘어서 경악의 수준으로 날 이끌었다. 내가 가장 놀란 대목은 바로 이거다.

“자신의 의지만으로 성관계에 대한 반응을 끊거나 나타낼 수 있는(조절할 수 있는) 상태라고 여겨진다.”


사람이 혼자 살아가기 위한 조건 중 하나가 바로 하고픈 욕망의 조절일 것이다. 나 역시 십대, 이십대 때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지만 오랜 기간의 수양을 거치며 득도의 경지에 이르렀는데, 그건 내가 남은 생애를 혼자 보내기로 결심한 비결이기도 하다.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그 욕구 때문일 텐데, 내게 여자 친구가 많아진 것도 다 내가 득도한 이후다. 근데 내가 그린 나무가 그 상태를 말해준다니 어찌 놀라지 않겠는가. 궁금하다. 내가 질풍노도의 시기-욕구가 많았다는 뜻이다. 안믿어도 좋지만 내 첫 경험은 서른살 때니까-에 있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나무를 그렸을까? 어릴 때부터 난 뿌리를 단선으로 그렸던 것 같은데.


제가 그린 나무에 의하면 전 이런 사람이랍니다. 진우맘님, 심리검사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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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평소 화풍이 있으셔서, ㅎㅎㅎ 본인임을 밝히고 싶지 않아도 조만간 탄로나지 않을까 싶은...^^;

나무는, 약간 위쪽으로 치우치긴 했지만 용지 중앙에 그려져 있다. 이러한 사람은 남성적 성향과 여성적 성향을 모두 사용하여 남녀 모두와 적절한 관계를 맺는 조화로운 사람일 가능성이 많다.


대개 나무 그림에서 뿌리는 본능과 무의식, 줄기는 감정과 정서, 수관은 정신과 이성 등을 상징한다. 뿌리와 줄기, 수관 어느 한 곳이 특별히 치우치게 발달한 느낌 없이 전반적으로 안정감 있는 모양이다. 본능과 감정, 정신세계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눈여겨보면 뿌리에서 줄기로, 다시 줄기에서 수관으로의 에너지 흐름이 원활해 보이지는 않는다. 반 닫힌 이행으로 막혀 있고 가지와 뿌리는 단선 처리 되어 있다. 이는 세 영역을 계획 하에 통제하려는 피험자의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전반적인 스트로크는 섬세하고 다분히 여성적이다.

지각양식과 학습형태에 의한 스트로크의 사용법 분류에 대한 논문(1968)에서 매트뮐러희릭은 사람을 시각형, 청각형, 운동형으로 나누었는데 이 나무에 쓰인 스트로크는 대표적인 시각형이라 볼 수 있다. 잘 분화된 부드러운 선으로 정확하나 강약을 조절하며 장식적인 방법으로 꼼꼼하게 그리고 있다.

이렇게 가늘고 연하며 충분히 시간을 들인 스트로크를 쓰는 사람은 주의 깊고 약간은 종속적이며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권위를 수용하고, 규칙을 지키면서 자기표현을 억제하곤 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자세히 살피면 표현에 있어 종종 약간의 망설임이 동반되는 것으로 보아 자기 억제에는 조금의 열등감이 동반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전체적인 나무의 인상 속에서 자칫 지나칠 수 있는 sign이 보인다. 수관의 세 부분 중 맨 오른쪽 수관을 받치고 있는 가지만이 유독 두꺼운 것과, 줄기의 오른쪽 부분의 선이 여러 번 겹쳐져 있는 것이다.

용지를 좌, 우로 나누어 볼 때 좌측은 수동성, 수용, 여성, 과거의 영역이다. 반대로 우측은 적극성, 통제, 남성, 미래의 영역이다.

왼쪽 수관과 가운데 수관은 가는 가지가 받치고 있는데 오른쪽의 수관만 굵은 가지가 지지하고 있다는 것은, 피험자가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것, 여성이나 여성과 관련한 세계에 적응 하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일해야 하는 것, 통제된 규칙상황 하에 있는 것, 남성이나 남성의 영역에 적응하는 것에 더 큰 부담감과 무력감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추론할 수 있다.


용지는 보통 상/중/하, 좌/우 정도로 나누어서 살핀다. 그런데 이 나무는 수관이 확연하게 세 개로 나뉘어 있으므로 용지의 구분을 좀 더 세분화해서 살펴보기로 한다.(가로 네 칸, 세로 세 칸, 총 열 두 영역)

우선, 수관 자체가 거의 균등하게 세 덩어리로 나뉘어 있는 것, 그러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은 매우 특이한 경우이다. 이는 피험자가 정신적인 영역의 성과에 있어 다방면에 걸쳐 고른 관심과 재능을 갖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 때, 중압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맨 오른쪽의 수관은 완성, 사고, 과학·수학, 계획, 명성, 경쟁, 망상, 충분한 재력, 독립, 실험 등의 영역이다. 일반적인 가지가 받치고 있는 두 수관이 해당하는 영역은 대략 예술, 음악, 직관, 공상, 문학, 종교, 신화, 광신성이나 이상주의, 박애주의, 위트, 역사 등에 해당하는 영역이다.

피험자가 생활을 해 나감에 있어 어떤 부분을 힘들어 하고 수월해 하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 하겠다.


나무를 수관, 줄기, 뿌리의 세 영역으로 나누어 볼 때, 피험자 개인의 독특한 발달에 관해 가장 중요한 정보를 주는 것이 바로 수관이다. 수관에서는 인간관계에의 의식된 태도와 환경 전체와 관계를 맺는 자세가 표현된다. 앞서 말 한대로 정신영역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지적발달, 흥미의 범위, 목표의 성질, 만족의 대상 등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세 부분으로 나뉘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 나무의 전체적인 수관 모양을 살펴보면 타원형에 가까운 버섯형이다. 버섯형의 수관을 그리는 사람은
어떻게든 외부로부터 자기를 보호해야만 한다고 느끼고 소극적인 성향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보통 수치심이 내재되어 있어 재능을 갖고 일을 달성했을 때에도 자신의 결점에 먼저 주목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버섯형의 수관을 그리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지지와 칭찬이 필요하다. 그러나 피험자의 나무는 완고한 버섯형이라고 보기에는 특이한 부분이 있고, 내부의 가지가 약하긴 하나 위를 향해 뻗어가고 있으므로 특유의 부적인 감정이 문제시될 정도로 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관과 줄기가 연결되는 부분은 완전히 열려 있지 않고 반 닫힌 이행 상태이다. 이런 경우는 이성이 정서를 어느 정도 통제하고자 하는 시도가 엿보인다.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여 다방면의 활동으로 균등하게 인도하려는 시도가 엿보이는 것이다.


줄기의 모양을 보면 뿌리부분이 약간 넓어지는 형태의 평행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줄기는 성을 건강하고 솔직하게 수용하며 무의식의 경험과 풍부하게 접촉하는 이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데, 줄기와 뿌리 역시 반 닫힌 이행을 보이는 것으로 볼 때 본능과 성을 거침없이 감정에 반영하기 보다는 의식적인 통제 하에 여과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줄기에는 두어 개의 옹이가 보이는데, 특히 하단 오른쪽의 옹이는 그 크기가 큰 편이다. 나무줄기의 옹이를 트라우마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으며, 이 경우 그 위치 상 발달 초기, 부성적인 영역에서의 트라우마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특수 sign의 해석은 단순하게 확정지어서는 안되므로 피험자와의 상담을 기초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단선으로 상세히 그려진 뿌리는 땅 속으로 섬세하게 파고들고 있으며, 이는 무의식을 흡수해 본능을 경험하고 표현할 수 있는 건강한 감수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줄기나 수관과는 달리 유독 뿌리만 단선으로 표현된 것으로 보아 피험자는 본능의 영역을 자유롭게 열어 보이기 보다는 뭔가 인위적으로 추상화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성인일 경우 성경험을 누리고 있으나 성관계에 있어 냉담하거나, 아니면 자신의 의지만으로 성관계에 대한 반응을 끊거나 나타낼 수 있는(조절할 수 있는) 상태라고 여겨진다.
뿌리 좌우에 펼쳐진 지면은 전반적인 조화와 더불어 적절한 환경적 지지를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나무에서 가장 압도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어쩌면 ‘음영’일 것이다. 음영은 단순한 묘화기법일 수도 있으나, 대개 방어나 은폐, 회피의 기제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피험자가 사용한 음영은 빛의 방향과는 상관없이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나무를 감싸고 있다. 이 음영은 의식되고 통제된 일종의 방위 시스템으로, 상처입기 쉬운 자신의 덮개, 혹은 보호막으로 음영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음영과 연관해서 단선으로 표현된 가지나 나무껍질의 짧은 세로선 등도 대표적인 방어 기제다. 나무껍질에 이와 같은 점을 그리는 피험자는 보호장치를 만들고자 노력하기는 하지만, 자신이 쉽게 상처 입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쉽게 노출된다는 사실 자체도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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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6-10-28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명만 보고 딱 마태님인줄 알았습니다. ㅋㅋ 화풍도 화풍이지만...

진/우맘 2006-10-30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선의 뿌리를 그린다고 해서 다 득도하신 분은 아닐터....저야말로 얼른, 이 나무그림 영역에서 득도를 하여 더 도움이 되는 분석을 해 드릴 수 있어야 할텐데요.
마태님 소감문만 보면 저~기 미아리 어디 즈음에 돗자리 펴고 앉아야 하겠습니다. ㅎㅎㅎ 하지만, 나무에서 읽어낼 수 있는 여러 가지 정보를 주욱 나열해 놓은 게 이 결과표이니까요, 그중에 읽는 이가 유독 마음에 와 닿는 부분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놀라고, 경악하고,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요? ^^ 사실, 모든 분석결과가 다 마태님의 심리와 일치하진 않을 거 아녜요. 그죠?
어찌 보면, 심리 검사 결과 페이퍼를 본 후 피험자의 반응도 심리 검사 과정에 포함시켜야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
그나저나.......
존경합니다. ㅡㅡ;;;

마태우스 2006-10-30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존경 씩이나....호호호. 전 나무 말고 기생충 그림을 가지고 심리검사를 해봐야겠어요^^
클리오님/제 화풍에 벌써 익숙해지신 모양이군요 호호호.
 

 

 

 

 

 

 

일시: 10월 25일(수)

마신 양: 소주 한병 + 양주 한병(주량이 세진 게 아니라, 따우님 말씀대로 소주가 너무 묽어졌다)

 

대전에는 늘 나를 반겨주는 동창 친구가 있다. 그의 어설픈 미소와 느릿느릿한 말투를 보기 위해 난 일년에 한두번씩 꼭 대전을 찾는데, 어렵사리 시간을 낸 게 지난 수요일이었다. 그 친구에겐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그건 생맥주 300cc를 마시고 세 번이나 오버이트를 해야 했던 전설적인 주량이었다. 물론 그의 주량은, 나처럼 남이 마시는 것에 개의치 않고 나만의 주량을 채워나가는 사람에겐 하등 문제될 게 없었고, 우리가 쭉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이유도 그렇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기 때문일 거다. 내가 그에게 술을 권하지 않듯이, 그는 내가 자유롭게 사는 것을 존중해 주는 몇 안되는 친구니까.


그날 역시 우린 즐겁게 수다를 떨었고, 그러는 와중에 그는 맥주 한병을, 난 소주 한병에 양주 한병을 혼자 비웠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익산행 기차를 타야 했기에 서대전역 근처 여관에 묵기로 했다. 택시를 잡았다.

“아저씨, 서대전 역 가기 전에 좀 괜찮은 여관 있으면 세워 주세요.”

여관비가 2만원이라는 사실이 좀 꺼림칙했지만 난 옷가지를 벗어던진 채 침대에 누웠다.


알람에 맞춰 일어났다. 방안을 대충 훑어보니 낡고 불결하다는 느낌이 팍팍 온다. 화장실로 가서 샤워를 했다. 비누가 없다. 할 수 없이 물로만 샤워를 한다. 나가서 수건을 찾았다. 보이지 않는다. 물기를 뚝뚝 흘리면서 필사적으로 수건을 찾는다. 그래도 없다. 수건이 없는 여관이라니, 해도 너무했다.

‘야, 재벌 2세 서민이 어쩌자고 이런 여관에 들어왔냐.’

뭘로 닦을까. 어제 입은 와이셔츠? 속옷? 그때 침대 위에 뭉쳐져 있는 이불이 눈에 들어왔다. 이거다 싶어 이불로 몸과 머리를 닦았다. 나갈 채비를 차린다. 바지를 입고, 새 와이셔츠를 걸쳤다. 그리고 잠바를 들어 올렸을 때 난 어이가 없어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잠바 밑에 수건 두장이 겹쳐져 있었던 것.


밖으로 나가서 택시를 잡았다. 반대편 도로를 지나던 택시가 크게 유턴을 하며 내 앞에 섰다. 택시가 출발한다.

“서대전역이요.”

택시 아저씨가 놀라서 쳐다본다.

“서대전역이요?”

아저씨는 다시 유턴을 한 뒤 내가 택시를 탔던 길 건너편에 차를 세운다. 서대전역은 바로 여관 옆이었다. 유턴 두 번에 1800원이라니, 돈 벌기 정말 쉽다. 전날 택시 아저씨가 원망스러워진다. 난 분명 근처라고 했는데 어쩌자고 역 바로 옆에 있는 여관을 소개해 줬담?


역 근처 여관은 후지다. 하지만 아무리 후져도 수건을 안주는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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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6-10-28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별로 그럴일은 없겠지만 역 근처 여관에 가는일은 없도록 해야겠네요. 후후
그건그렇고,
항상 마태우스님의 페이퍼를 보면 궁금해져요. 이렇게 바쁘게 사시는데 어쩜 이리도 부지런히 페이퍼를 올리실까? 하고 말이죠.

Mephistopheles 2006-10-28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근처는 여관뿐만 아니라 음식도 형편없던걸요..^^

2006-10-28 15: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eylontea 2006-10-28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식 형편없지요....

그리고... 너무하신 택시 기사님이시네요.. --;

물만두 2006-10-28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음식은... 난감 그 자체입니다^^

라이더 2006-10-28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식. 공감합니다. 영등포역에서 맛이간 순대국밥 먹은 기억이 아직 나네요.

세실 2006-10-28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청주 터미널 근처에 있는 여관은 안 후지다~~~
물론 직접 들어가 본적은 없지만 뭐 굉장하다 던걸요?

기인 2006-10-28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택시 기사님 다 너무하시네요;; 진짜 제 경험상도 역 근처는 후져요~~
그나저나 재벌 2세 서민님 ㅎㅎ 아이러닉 해요 ㅋㅋ

파란여우 2006-10-28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근처 여관이 대개 후진 이유는요, 뜨내기 여행객들이 많기 때문이고요
새삥 여관들(모텔)은 외곽에 주로 있는 이유는,
거긴 남의 눈을 피해 '러브'하러 가는 부류들이 많기 때문 아닐까요?
참고로 전 작년에 부산역 근처에서 겁나게 좋은 모텔에서 이틀밤을 자고 왔답니다.
호텔수건에 컵라면과 커피까지 구비!

Mephistopheles 2006-10-29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세실님 말씀하신 건 제가 목격했군요..
처가쪽 형님이 팔 다칠 때 병문안하러 청주 내려가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터미널에서 병원까지...모텔 네온사인으로 불야성을 이루더군요.^^

춤추는인생. 2006-10-29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벌2세 셨군요..^^ 그 택시기사 아저씨 정말 나쁘네요.
마태우스님이 너무 인상이 좋으셔서 그런거 아닐까요??^^


비자림 2006-10-29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공 대전에 오셨는데 그리 후진 여관에 들어 황당한 일 겪으셨네요. 제가 다 죄송합니다. 그래도 친구분과 정겨운 시간 나누셨지요?

모1 2006-10-29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구실에서 주무시겠다고 한 글을 보았는데..어째서 또 여관을? 했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신것 같네요.

마태우스 2006-10-30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아, 연구실서 잔 건 어제구요, 여관은 지난 수요일입니다. 좋은 하루 보냈지요!^^
비자림님/별 말씀을요.. 친구와 워낙 재밌게 지낸 탓에 여관은 별반 영향을 못미쳤습니다^^
춤추는인생님/유턴 두번이면 원래 택시비 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글구 재벌2세인 거 모르구 제게 그렇게 잘해주셨군요^^
메피님/모텔이 많다는 건 잘 곳 없는 외로운 영혼들이 많다는 뜻...?^^
여우님/여우님이 묵었다는 그 멋진 모텔을 가르쳐 주세요. 저도 참고할께요^^ (분위기가 이상해지는데....?)그런 뜻은 아니어요....더 이상해진 듯..)
기인님/재벌이지만 서민의 마음을 잊지 말라는 게 아닐까 싶다는...^^
세실님/흐음, 청주 갈 일이 있는데 거기서 자야겠네요^^
라이더님/맛이 간 순대국이라...생각만 해도...으ㅡ으
만두님/그래도 만두는 어디나 기본은 하지 않을까요..^^
실론티님/당연히 받는다는 표정이어서 안줄 수가 없었다는...
메피님/맞아요 식당도 후져요!
다락방님/그게요 부지런하게 사니까 페이퍼거리가 계속 생기는 것 같아요^^
 

 

 

 

 

요즘 들어 통 러닝머신을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집에를 잘 안들어가고, 어쩌다 가도 술을 왕창 먹고 가니 뛸 수가 없는 것. 이러다간 러닝머신 기계가 빨래걸이로 정착되는 게 아닌가 약간 불안하다. 이번 학기의 바쁨이 끝나면 다시 달려봐야지.


어제 유전학 시험을 봤다. 문제지는 두장이지만 다 주관식이라 답을 쓰라고 B4 용지를 나눠줬다. 문제지를 나눠주고 남는 걸 회수했다. 여유있게 복사를 했는데 남는 게 하나다.

“어? 한 장밖에 안남았어요?”

시험이 시작된 후 한명이 들어온다. 마지막 문제지를 그에게 줬다. 5분 있으니 또 한명이 들어온다. 내가 갖고 있던 원본을 그에게 줬다. 조금 있다가 또 한명이 들어오자 난 당황했다.

“잠시만 기다려요. 제가 갖다줄께요.”

난 정말 비호같이 달려 내 방에 갔고, 여분으로 비축해둔 문제지를 캐비닛에서 꺼낸다. 다시 비호같이 달려 시험장에 간 뒤 그에게 시험지를 전달.


1분 후, 또 한명이 들어오자-그래도 시험인데 이렇게 늦게 들어오다니!!-난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 하지만 할 수 없었다. 비호보다 더 빠르게 내 방에 갔고, 컴퓨터를 켰고, 한글을 불렀고, 거기서 유전학 파일을 찾아 프린트를 했다(참고로 내 프린트는 맛이 가서, 어떤 문서든지 현재면으로 놓고 한 장씩 해야 한다). 그걸 늦게 온 학생에게 전달했다. 그러고 나서 물었다.

“이 학년은 도대체 몇 명인가요? 전 분명히 47장을 복사했는데..”

“44명이요.”라고 누군가가 대답한다. 그리고, 오른쪽 줄 맨 뒤에 있던 학생이 일어난다.

“선생님, 시험지 여기 남았는데요.”

그는 문제지 7장을 손에 들고 있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주저앉을 뻔했다. 내가 시험지 남은 게 없냐고 물었을 때, 그리고 감독을 하다말고 두 번이나 내 방에 갔다올 때 그는 도대체 뭘 하고 있었을까.


화를 낼 뻔했지만, 한 학생의 말이 내가 화내는 걸 막아줬다.

“교수님 화나셨다....”

그 말을 들으니 이상하게도 화가 풀려 버렸다. 그래서 이랬다.

“운동한 셈 치죠 뭐. 요즘 통 못뛰었거든요.”

그 말이 끝나고 나자 두명이 더 들어온다(하여간 예과 애들이란....). 그들에게 말했다.

“시험지 여분 많거든요. 두장씩 받으세요.”

난 정말로 시험지를 두장씩 나눠 줬다.


하지만 그때 운동한 건 별반 소용이 없을 듯하다. 어제 고기와 더불어 왕창 술을 마셨고, 오늘부터 2박3일 동안 학회에 간다. 학회에 간다는 건 다른 사람들을 만난다는 얘기고, 그건 곧 술을 마신다는 뜻이 되니까. 학회장까지 뛰어서 가고 싶다. 익산에서 버스로 한시간이니, 좀 멀긴 하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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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10-25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대단한 학생이네요. 참 착하기도 하시지.

야클 2006-10-25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호가 랑이의 약자인가요?

BRINY 2006-10-25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수님도 애들하고 지내면서 도 많이 닦으셨군요.

Mephistopheles 2006-10-2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학생들은 복 받은 거에요..저 같았으면..그냥.. 드롭킥을....^^

하이드 2006-10-25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최고. 으하하하하하

비로그인 2006-10-25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ㅋㅋ~

저도 담에 마태님이 화낼 일 있음 미리
마태님 화나셨다~ 그래버릴까 봐요 ㅎㅎ(그럼 화 안내겠죠?^^)

건우와 연우 2006-10-25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라면 얼굴이 붉어졌을것 같은데...^^

호랑녀 2006-10-25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호... 비만 호랑녀... 나네...ㅠㅠ

마노아 2006-10-25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동만 한 게 아니라 인내심도 키우셨어요. ^^;;;

달콤한책 2006-10-25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회에 간다는 건 다른 사람들을 만난다는 얘기고, 그건 곧 술을 마신다는 뜻이 되니까. 학회장까지 뛰어서 가고 싶다. 익산에서 버스로 한시간이니, 좀 멀긴 하다만."
으이그....내가 마태우스님 때문에 미쵸! 운동이 아니라 술이 고프다시는 거죠^^

sooninara 2006-10-25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익산에서 내려서 뛰어가시면???
그 학생..정말 미워욧!!

기인 2006-10-25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수도를 많이 하셨네요. 근데 요즘은 예과 친구들도 열심히 하더라고요. 대학국어 예과 애들 조교 맡아서 고생할 것 예상했는데, 오히려 경영대 애들이 더 속 썩이더라고요. ㅋㅋ 마태님 후배라 다들 성실해서 그런가요? ㅎㅎ

클리오 2006-10-25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너무하는군요.. 화를 내시지 그랬어요. 그리고 늦게 들어온 학생에게 복사해오라고 시키시지.. --;

2006-10-25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6-10-25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역시 대단하십니다. ^^; 근데 마교수님은 너무 착하세요. (혹시 늦게 온 학생이 미모의 여학생?;;) 저같음 난리났을거에요. -_-++

2006-10-25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10-25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화나서 참느라 혼났어요.그래도 잘 참으셨어요.어른답게....

가시장미 2006-10-25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형의 긍정적인 사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군요! ^-^

 형~ 그래도 유산소 운동은
 최소한 20분은 해줘야 한다구요!

 나도 요즘 어찌나 열심히 하는지..
 ㅋㅋㅋ 증거 사진 제출~!!  

 으흐흐 술 줄이고 운동하삼!!


모1 2006-10-26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긍정적인 자세..멋지십니다. 마태우스님..

세실 2006-10-26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호호호 재밌어요. 비호같이 달려가는 님의 모습~~ 귀엽당.
화 나는 순간에도 자제하시는 님~ 역쉬 고수네요.

마태우스 2006-10-28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직접 보시면 더 빠르답니다 정말 비호같아요 어흥.^^
모1님/화내면 담에 뻘쭘하자나요.. 다행이죠^^
장미님/이게 얼마만의 댓글인가요. 몸을 열심히 만들고 있군요 으음...
승연님/한번 참으면 그 다음이 쭉 편하죠. 애들한테 화내면 뭐하겠어요 담번에 더 불편하기만 하지...^^
속삭이신 분/네 바로 그 얘들 맞습니다^^ 근데 선생님 덕분에 연애 성공했다는 아름다운 후일담은 아직 없네요. 내년에 본격적인 연애학 강의 기대하고 있을께요^^
달밤님/어디나 그렇지만 늦게온 학생은 다 남자! 달밤님도 화 안내셨을 거 같은데요 뭐. 지난번에 제가 공항에 두시간 늦게 갔을 때 와준 게 어디냐고 따뜻하게 웃어주셨자나요^^
속삭이신 분/갠적으로 친구가 별로 없는 사람을 추천합니다. 남자들 사이에선 인기 없지만 여자에겐 가장 좋은 애인이 그런 사람이죠...님의 미모라면 뭐, 어느 남자라도...^^
클리오님/근데요... 시험지를 학생수에 맞게 복사해 오는 건 제가 해야 할 일이어서요...
기인님/그, 그럴리가요. 걔네들이 득도를 했나 왜 그러죠^^
수니님/하나하나 보면 착한데, 이렇게 뭉치면 사고를 친답니다^^
달콤한 책님/요즘 점점 술이 세져서 기분이 좋습니다. 원없이 마시고 왔어요
마노아님/참는 자에게 복이 있겠지요 호호.
호랑녀님/우리 같이 노력해요 어흥.
건우와 연우님/전 너무 열심히 뛰었는지 얼굴이 창백했다는...^^
고양이님/설마요 전 미녀에겐 잘 화 안내요^^
하이드님/댓글론 제가 안되죠 야클님한테
메피님/발을 쓰는 건 조심해야 한답니다 박찬호가 그랬다가 정지 먹었죠...^^
브리니님/애들이랑 지내면서 그런 건 아니구요, 좀 더 어려운 밑바닥 생활을 했었죠
야클님/팬이어요 꺅!
조선인님/애들의 형으로 군림하고 싶은 사람이 그 정도로 화내면 안되죠^^
 

 

 

 

 

일시: 10월 21일(일)

마신 양: 소주 한병 반 --> 생맥주


써클 체육대회에 갔다. 내가 간 것은 기생충학 선생님이기도 한 써클 지도교수와의 의리 때문이었는데, 가보니 교수님과 놀만한 나이든 선배가 몇 없어 가기 잘했다 싶었다. 전에도 말했지만 난 엔터테이너로서 참 뛰어난 자질을 가진 것 같다. 다른 친구들은 20년 정도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 앉아 있노라면 할 말이 없다는데, 난 맥주를 마시면서 줄곧 그들을 자지러지게 만들었으니까. 내 양 옆에 있는 후배들이 눈이 작은 데 착안, ‘눈작은 테이블’을 만들어 눈 큰 애들을 배척하면서 놀았는데, 그게 여간 재미있는 게 아니었다.


각자 눈이 작아 고생했던 경험담을 얘기할 때는 잠시 숙연해지기도 했다. 한 여학생의 회고담. 안과에 갔더니 선생이 이런다.

선생: 눈 좀 크게 떠봐요.

그: 크게 뜬 건데요.

그러자 선생은, 한숨을 푹 내쉰 뒤 이렇게 말했단다.

“간호사, 이 환자 눈꺼플 좀 땡겨 줘.”


우리 써클은 이대 의대랑 조인트 써클로, 한때는 비슷한 성격의 진료봉사 써클이 4개나 되었다. 그래서 내가 학생 때, 그리고 졸업 후 한동안 4개 써클 체육대회라는 게 벌어지곤 했다. 당시 내가 공을 몰고 갈 때면 “오빠!” 하는 응원 소리가 귀에 들려왔고, 승부에 집착하다 과열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머지 3개 써클이 다 와해되어, 우리 써클 애들끼리 편을 나누어 시합을 한다. 그러니 누가 이긴들 관심이나 있으랴. 예과와 본과가 축구를 해도, 발야구를 해도 다들 관심이 없고 심드렁한 표정이다. 한 선배가 말한다.

“역시 적이 있어야 해.”

맞다. 다른 써클과 대항전을 한다면 분위기가 그렇진 않았겠지. 그러고보니 소련의 해체 이후 심난해진 부시가 끊임없이 적을 만들려고 하는 게 조금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우리 써클 애들이 적 앞에서 뭉친다고 큰일이 나는 게 없는 반면, 부시와 미국 애들이 즐겁고자 적을 만드는 건 수많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가져온다는 게 문제다. 부시에게 한마디.

“정 심심하면 부시배 쟁탈 주 체육대회라도 하렴. 주가 50개가 넘으니 풀리그로 하다보면 일년 금방 가잖아?”


그날의 문제점은 역시 돈을 너무 많이 썼다는 것. 나보다 2년 선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그분이 성형외과 개업의였음에도, 2차를 왜 내가 계산했을까? 어떤 미녀가 내게 “지갑을 열기 어려운 걸로 바꿔라”고 했는데, 그 말이 실감나는 순간. 더 안타까운 사실. 학생들 역시 술에 취해 있었던지라 내가 계산했단 사실조차 모르는 듯하다. 아, 계산하면서 폼이라도 잡을 걸, 왜 몰래 계산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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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0-27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눈 뜨고 다니겠습니다...
그리고..지갑은 단추가 채워져 있으며 치렁치렁한 금줄이 부담스럽게
달린 걸로 바꾸시면 어떨까요...^^

sooninara 2006-10-25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드가 잘 안나오는 빽빽한 지갑으로 바꾸세요^^

기인 2006-10-25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부시배 쟁탈 주 체육대회! 대단하십니다. :)

클리오 2006-10-25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ㅎㅎ 늘 몰래 계산하시는게 탈이라니까요. 돈을 돈대로 쓰고, 생색 한번 못내고...

moonnight 2006-10-25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술버릇 정말 안 좋아요. ㅜㅜ; 그때만 꾹 참으면 되는데 말이죠. 쩝. -_-;;;

모1 2006-10-26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번에는 기필코 안 낸다...라고 마음 굳게 드시길....실천은 어렵더라도요. 후후..

이네파벨 2006-10-26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갑에 음주측정기를 장착해서 혈중 알콜 농도 **% 이상일 경우 열리지 않는 잠금장치를 달아놓으심이...(옆에 동전 넣는 부분은 열 수 있어서 차비는 꺼낼 수 있도록 하는 센스!)

이거 특허낼까봐요!!!!!

마태우스 2006-10-28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네파벨님/괜찮은 아이디어지만...그, 그러면 제가 내야 할 때도 못내잖아요....
모1님/잊어버리고 새출발하죠 뭐... 담번엔 아예 카드를 놓고 갈까봐요...^^
속삭이신 분/ㄹ님이 벌써 선수치셨죠 호호. 제가 갖고픈 책 있으면 말씀드릴께요^^
달밤님/님도 만만치 않던데요 뭐...^^
클리오님/그 사람이 제가 낸 걸 알면 상관없는데....이날은...ㅠㅠ
기인님/호호 왜 그런 걸 안하나 모르겠어요...올림픽처럼 여러 종목을 하구요..^^LA에선 한국인들도 많이 참가할 수 있을 듯...
수니님/술먹은 김에 카드 꺼내다 지갑이 찢어지지 않을까요
메피님/호호 님은 눈이 크신가봐요 단추달린 지갑, 지퍼달린 지갑...저의 질주를 막을 수 있을까요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