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의 비밀과 치료의 길이 열리는 오픈 도어
김승언 지음, 안동현 감수 / 한언출판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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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자폐를 선천적인 질환으로 알고 있다. 물론 후천적인 현상인 유사자폐가 있긴 하지만 자폐는 선천적인 것이란게 의학계의 공통적 견해이다. 하지만 책 오픈도어는 과감히 자폐가 후천적인 것이며 대부분 치료가능한 것이라고 말한다. 일단 놀라웠다. 자폐는 조기 개입과 적절히 치료활동으로 완화가 가능한 것이지 치료된다라는 말은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일단 그럴듯한 면이 있다. 과거 자폐아동의 발생비율인 인구 1만명당 1명꼴로 매우 드물었다. 그러던 것이 현대사회에 들어 무려 2.64%정도까지 발생비율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진단기슬과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란 이야기도 있고 자폐스펙트럼을 넓게 잡았기 때문이란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현상이 현대사회의 도시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로 저자는 책에서 아프리카에 자폐는 없다고 과감히 말한다.

 저자는 자폐의 발생 원인으로 유전적인 결함과 현대과학기술의 발달을 통해 환경적 결함을 꼽고 있다. 선천적인 부분도 있지만 이들은 모두 적절한 처치로 개선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환경적 결함과 관련해서는 태아시절 환경에 따라 유전자의 발현스위치가 켜지기도 하고 꺼지고도 하는 후성유전학이 떠오르기도 했다. 자폐가 되지 않았을 정도의 유전적 결함을 가졌을 아이도 현대사회의 인간결핍적 환경에서 이로 인해 자폐가 된다는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자폐는 사람에 대한 결핍장애라고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자폐는 사람과의 접촉결핍과 상당히 관련이 있으며 주요 증상 역시 사람과의 접촉과 관련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람과의 접촉을 없애는 좋지 않은 환경요인으로 저자는 MAD를 꼽는다. M은 기계이며 자동차나 여러가지 다양한 기계음을 내는 것들을 말하며 A는 자동화로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등 자동적으로 쉼없이 움직이는 것들이다. 마지막 D는 디지털로 스마트 폰이나 테블릿 피시, 컴퓨터 등을 말한다. 이와 같은 MAD들이 사람 결핍의 환경을 만들며 아동의 건강한 감각형성 및 인식을 방해하며 주의를 빼앗아 간다는 것이다.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을 결국 사람이다. CHAI인데 C는 접촉으로 사람과의 꾸준한 몸놀이나 관계 형성을 통한 신체적 접촉을 말하는 것이다. 한 자폐하는 치료사가 뒤에서 껴안아 주었는데 오랜 시간저항했음에도 아이가 지쳐 풀어주자 스스로 낯선 치료사에게 웃으며 안겼다는 일화는 사람이 선천적으로 접촉을 좋아함을 방증한다. H는 사람으로 사람과의 꾸준한 감정대면을 A는 애착으로 아동에 대한 꾸준한 사랑과 관심을  마지막 I는 상호작용을 말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자폐의 치료는 기관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기관에는 월요병이란게 있는데 마치 직장인 처럼 치료기관에서 좋아진 아이가 주말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어 퇴행되어 돌아오는 현상을 말한다. 그리고 부모에게 하루 5계명을 요구한다. 하루 한번 소리내어 아이를 웃고 울게 만들고, 하루 두번 땀이 날정도로 놀고, 손에 흙을 묻히며, 하루 3번 넘어지고 30분간 몸놀이를 해주며 하루에 4초간 눈을 맞추고 하루 5번 애정표현을 하라는 것이다.

 쉽지 않아보인다. 그래도 자폐는 치료될수 있다는 말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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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9-19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사촌 동생이 자폐아입니다. 이 사촌 동생을 보살피는 삼촌 부부를 보면 정신적 고충이 얼마나 심한지 느끼게 됩니다.

닷슈 2017-09-19 20:35   좋아요 0 | URL
고생이 진짜 많으실것같습니다

나와같다면 2017-09-19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그래도 자폐는 치료될 수 있다는 말이

각인되네요

닷슈 2017-09-19 20:35   좋아요 0 | URL
저도이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민(愚民)ngs01 2017-09-19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적으로 보듬어 주는 분위기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전에 가수 김태원씨 아들도 주위시선을 견디지 못해
필리핀으로 유학 갔다는 말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닷슈 2017-09-19 20:35   좋아요 0 | URL
그래야 하는데 아직멀었습니다

2017-09-22 2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2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unny007 2017-09-24 1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후기 정말 감사드립니다~^^ 핵심을 간파하고 요약정리하는데 탁월하시네요~^^ 전 오픈도어 저자 김승언입니다 우연히 검색하다 후기 봤는데 감사한 마음에 몇글자 남깁니다 감사드려요~♥
 
스타벅스, 공간을 팝니다 - 하워드 슐츠가 감탄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1조 매출의 비밀
주홍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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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에 한 지인이 스타벅스 무료쿠폰 2장을 주셨다. 그 쿠폰의 기한이 임박해서야 간신히 쓸수 있었는데 그건 우리동네가 겨우 인구 2만의 외지라 스타벅스가 없기 때문이다.(그래도 롯데리아와 다이소는 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거주지의 도시화정도로 마트나 맥도날드, 영화관등이 존재하는가를 지표로 삼곤하는데 스타벅스도 이젠 엄연히 하나의 지표인 것 같다. 

 스타벅스가 한국에 들어온건 1999년으로 이대점이 1호점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커피소비량이 상당하긴 하지만 워낙 프랜차이즈 업계가 시류를 많이 타고 부침이 심한 것을 감안하면 스타벅스의 성공은 상당히 돋보인다. 이미 연간 매출액 1조원과 매장 1000개 고용인원 1만명에 달한 시점에서도 성장세가 계속되는 느낌을 주는 걸 보면 더욱 그러하다.

 책에는 이들의 성공요인이 나온다. 여러가지가 흥미로웠지만 가장 관심을 끈 건 현지화 전략이다. 사실 커피전문점의 경우 국내브랜드임에도 국적불명의 경우가 많은데 스타벅스는 외국계기업임에도 지역에 따라 한국전통의 느낌을 살리는 매장과 상품들을 만들었다. 문경점에서 판다는 오미자를 응용한 상품은 대박이었다.

 스타벅스의 경우는 관련 MD도 상당한데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 MD상품 역시 한국적인 디자인으로 잘 고안하여 오히려 외국의 MD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스타벅스 광팬들의 MD사랑은 상당하여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밤새 줄을 서거나 다른 나라로 구매하려 원정여행을 간다고 까지하는데 이젠 외국인들이 한국것을 구매하려 올지도 모를 일이다. 스타벅스 무료쿠폰을 준 지인도 MD사랑이 상당하여 집 베란다가 온통 스타벅스 MD로 꽉차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인 점은 장애인 고용부분이다. 국내법상 기업의 고용인원이 일정수를 넘어갈 경우 장애인 고용수가 할당되는데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그 수만큼의 벌금이 주어진다. 스타벅스는 서비스 업인 만큼 벌금이 상당해지자 장애인을 고용하게 되는데 서비스업의 특성상 장애인 고용은 초반에 고객서비스와 관련하여 여러 문제를 일으켰다. 이를 사회복지사 출신을 부점장이나 점장으로 고용하여 이들을 관리하고 교육하여 다른 직원들의 장애인 이해도를 높이고 대외적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고객의 이해도를 높이면서 이젠 장애인 고용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이에 자신감이 찼는지 이젠 비교적 쉽게 취업이 가능한 경증장애인보다는 중증장애인을 주로 고용한다는 부분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스타벅스를 갈수 없어 거의 모르고 살았지만 책을 통해 많은 부분을 알 수 있어 재밌었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사장이 쓴만큼 약간 자화자찬 느낌과 진정성을 어느정도까지 담보할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재밌고 인상적인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었다. 시중에 판매되는 스타벅스 프라푸치노의 뜻을 몰랐는데 살짝 얼린 음료라는 뜻의 프랄린과 카푸치노의 결합이란다. 그리고 어느 커피전문점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스타벅스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는 음료는 아메리카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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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09-18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벅스 좋아해요.. 알쓸신잡에서 커피숍은 ‘초단기 부동산 임대업‘ 이라고 표현했는데 이해가 되더라구요

스벅에 가면 단순한 커피가 아닌 문화, 공간, 조명, 적당한 소음, 익명성.. 을 제공하는 것 같아요

닷슈 2017-09-18 00:22   좋아요 0 | URL
저도 좀자주가고싶은데없어서아쉽습니다

소은까페 2017-09-19 0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벅이라 부르는 이곳을 애용하는 이유는 집근처 걸어서 갈만한 곳이 이곳뿐이라는.
한동안 MD에 빠져서 어려서도 안했던 새벽 별보기를 하며 줄을 서고^^
혼자서도 뻘쭘하지 않게 커피 한잔하며 평소 안보던 잡지도 뒤적거릴수 있는 스타벅스에서의 자유를 사랑합니다.

닷슈 2017-09-19 08:52   좋아요 0 | URL
저도 아내와 아이 잠든후 갈만한 그런곳이 집근처에 있었으면좋겠다는생각을 가끔합니다

커피소년 2017-09-22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독 스타벅스 무료쿠폰을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아마 그런 것 때문에 큰 광고효과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지불하지 않은 것을 무료로 받으면 괜히 부채감이 생기지 않던가요.. 스타벅스의 장애인 고용과 사회복지사 출신의 고용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하게 됩니다..^^

닷슈 2017-09-22 22:08   좋아요 1 | URL
저도 가지도 못하면서 무료쿠폰은 몇번씩주고받게되네요
 
최순실 게이트 - 기자들, 대통령을 끌어내리다
한겨레 특별취재반 지음 / 돌베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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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겨레 신문사에서 소위 '최찾사'라는 특별팀이 가동되어 탄핵정국까지 한겨레가 담아낸 기사들과 그 기사들이 나올때까지 최찾사 특별팀의 노고가 담긴 책이다. 이 책의 알라딘 평점은 거의 MB자서전 수준인데, 한겨레가 페미니즘 관련하여 보여준 시각과 탄핵이후 보여준 행태에 대한 사람들의 아쉬움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최순실 게이트를 밝혀내는데 들인 적지 않은 공로도 묻히면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이 책은 그들의 변명처럼 보일 여지도 조금은 있다.

 의외로 최순실 게이트의 시작은 TV조선이었다. 조중동의 가장 앞부분을 차지할 만큼 친보수 성향인 그들이 박근혜로는 정말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던지 아니면 우병우를 보도하자 청와대가 자신들을 공격하는것에 공포를 느꼈는지 아니면 순수 저널리즘의 발동이었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수 없지만 하여튼 포문은 그들이 가장 먼저 열었다. 아무래도 친 보수 성향이니 보수층의 치부에도 보다 쉽게 접근할수 있지 않았을까

 한겨레 신문기자 김의겸은 TV조선기사로 겨우 우병우땜에 청와대가 난리치는걸 보며 이상함을 느낀다. 이래저래 취재결과 그는 그 뒤에 더욱 엄청난게 있음을 알게되고 이미 TV조선이 상당히 많은 것을 알아냈음에도 청와대의 공세에 더 나아가지 않음을 알게 된다. 이것을 스스로 해나갈지 아니면 조직에 맡기고 물러날지를 고민한 그는 신문사 상부에 내용을 정리해 보고 하지만 결국 자신이 이를 맡게 된다. 정치부와 사회부 등에서 기자하나씩을 붙여준체. 

 책은 이렇게 시작한 최찾사 특별팀이 하나하나 취재를 해가며 퍼즐을 맞추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정말 발로 뛰는 과정이었다. 수많은 취재원들이 당시 청와대와 최순실에 공포를 느끼고 있었고, 보수적인 공직집단은 아직 위세등등한 청와대가 무서워 진보언론의 접근을 꺼렸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불의에 항거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잘 모르고 그랬거나 아니면 알고 그랬더라도 후회하는 마지막 양심있는 사람들이 취재원이 되어 주었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계속 무작정 찾아가고, 또 기다리고 퇴짜맞고 다시 찾아가고, 이런 것들의 반복이었다. 과정은 인간적이기까지해 적대적이던 취재원들도 기자의 진정성에 마음을 열어 단서를 던져주고는 했다. 

 책을 읽다보니 최순실게이트에 접근해가는 과정도 인상적이었지만 언론사들간의 이해관계도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취재원을 확보해 기사내용을 확보한 상태에서도 보호 및 보도 금지 약속때문에 기사를 내지 않다가 물먹은 이야기, 조금만더 수면아래에서 사실을 캐고 싶음에도 다른 언론사가 먼저 기사를 보도할 기미가 보이면 역시 먼저 보도를 해야 한는 상황들, 이미 다른 언론사에 비해 크게 취재가 뒤쳐졌음에도 사건이 터졌을때 추후보도라도 할수 있어야 하므로 사전대비를 하는 취재등 언론간의 경쟁생태에 대해서도 알수 있는 일화들이 많았다.

 김의겸 기자도 지적했지만 최순실 게이트에서 가장 큰 발화점이면서도 기자들도 의외였던 점은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사건이었다. 기자들은 곁가지 정도로 치부했던 일이 다른 엄청난 기사에도 쉽게 달궈지지 않았던 여론을 가장 크게 발화했던 시킨 것이다. 이는 한국인들이 다른 정치적 사건보다는 자신들의 일상생활과 가장 민감하게 맞닿은 부분에서 가장 큰 불의를 느꼈다고 볼수 있는 대목이다. 상당히 불의와 무능을 저질렀고 어느정도 언론과 사회에 이들이 꾸준히 드러났음에도 이명박근혜 정권이 콘크리트 지지층을 유지하며 이토록 오래 지속했던 것은 이런 시민성의 부족에서 비롯됬다고 볼수 있다.

 이명박에게는 사대강 비리와 자원외교, 방산비리, 롯데와의 밀월, BBK, 내곡동 사저사건, 노무현 사건, 명박산성, 댓글부대를 통한 대선개입, 영포회가 있었으며 박근혜에게는 블랙리스트, 정윤회사건, 세월호, 메르스등 굴직한 비리와 무능들이 가득했음에도 이들 사건의 휘발성은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사건만 못했던 것이다.   

. 김의겸기자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JTBC가 테블릿PC를 얻은 과정을 누군가로부터 얻었다고 가볍게 밝힌 부분이 수구세력에 의해 테블릿 pc조작설로 변질된 부분은 몰랐던 사실이다. 정의를 위해 노력한 기자에게 무척이나 억울하고 원통한 일이었을 것이다. 

 책은 자신들의 책이 최순실 게이트 3권짜리중 한권이며 나머지 한권은 TV조선이 ,다른 한권은 JTBC가 내주기를 원한다는 소감을 밝힌다. 책 부분에는 취재가 막히자 자료가 있음에도 보도를 하고 있지 않은 TV조선 방상훈 사장을 설득하는 김의겸 기자의 사설이 나온다. 인상적인 글이었으며 당시 최순실 게이트를 밝혀내고자 노력했던 최찾사 기자들의 진정성을 느낄수 있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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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바꾸는 영어
해리 고 글 / 삼인행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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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 영어책을 무던히도 많이 봤지만 정작 영어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책은 본 적이 없다. 그런 책이 없는 시대이기도 했지만, 최근엔 기술의 발전과 학습내용이 공개되면서 학습하는 방법에 대한 학습이 중요한 시기가 되면서 이런책도 나오는 것 같다. 

 책은 좀 기대와 달랐다. 당연히 과거 영어공부책을 보았으니 나도 모르게 성문기본 영어나 맨투맨 같은 식을 좀 기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영어공부를 하는 방법과 방향에 관련한 책이다. 물론 후반부에는 영어를 직접 간략하게 지도해부분도 나오긴 한다. 

 책은 우선 영어와 한국어가 당연히 다름을 말한다. 영어는 '표출언어'로 모든 말을 겉으로 명확히 드러나게 표현해야만 의사소통이 가능한 언어다. 그래서 영어에는 관사가 무척 많으며 명사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를 지칭해주는 한정사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소유격이나 관사, 지시어등이 모두 한정사이며 무려 말의 20%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런 한정사를 한국어에선 아예 없거나 크게 신경쓰지도 않아도 되니 우린 영어에서 이미 20%는 밑지고 가는 셈이 된다.

 반면 우리말은 함축언어로 서로 이해가능한 말정도는 생략해서 겉으로 나타내지 않아야 오히려 의사소통이 잘된다. 드러내도 무관하지만 이럴 경우 많이 어색해진다. 우리말이 함축언어라서 빛을 본 대표적인 인물은 MB라 할수 있다. BBK 소유주와 관련하여 당시의나경원의 주어사건은 지금도 기가막힌다. 

 책에서 제시하는 영어를 공부하는 방법은 다음 4가지이다.

 우선 장문을 암기하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인들이 쓴 영어교재의 경우에는 제법 대단한 저자라도 잘못 배운 경우가 많으므로 외국인이 쓴 교재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장문 암기를 통해 하나의 교재를 통으로 암기하면 더이상 책 내용과 문장은 기억이 남지 않더라도 문장구조와 단어는 남아 내것이 된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두번째는 이를 위한 실천 방법으로 목표를 실천가능하게 간략하게 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목표 실천이 어렵다면 실행이 불가능하니 손쉽게 실현 가능한 목표를 차근차근 밟아나고 쌓아나가자는 것이다. 

 세번째는 좀 독특한 생각으로 비교언어학적 관점을 갖는 것이다. 한국인이 영어를 배우기 어렵고, 미국인이 한국어를 배우기 어려운 것은 상대방 언어에 대해 몰이해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프랑스어를 배우면서 영어에 대한 이해의 관점이 넓어졌다고 한다. 상당수의 외국인 강사들이 한국인이 하지 못하는 발음이나 관사등의 부분에서 안되는 것이라 쉽게 포기하곤 하는데 이런 것은 한국어에 대한 비교언어학적이 관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럴듯한 부분이다. 

 마지막은 한국인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로 문법위주의 기존 학습을 버리자는 것이다. 저자는 아이들이 언어를 배우는 과정을 상기한다. 아이들이 언어를 배우는 과정은 문법을 배우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읽기는 하는 것도 아닌 어른들의 언어 사용을 보며 그 상황에 맞는 말을 통으로 암기하며 이해하며 구조를 쌓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때문에 통으로 책을 암기하는 첫번째 방법을 선호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저자는 영어공부엔 역시나 왕도가 없고, 왕초보가 갑자기 달인이 되는 그런 류의 광고를 경계한다. 꾸준히 자신의 방법을 찾고 많이 시간을 계속해서 투자하는 누구나 알지만 하기 어려운 방법이 결국 영어에 대한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방법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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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생명 Life - 위대한 석학 21인이 말하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최첨단 생명과학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5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이한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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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유명한 엣지시리즈의 5번째 책이다. 이 책 포함 엣지시리즈는 두권을 쟁여놓고 있는데 가장 관심있는 생명과학 부분이라 용기내어 집은 책이다. 솔직히 책은 소화하기 많이 힘들었다. 사실 절반이나 이해했을까 싶다. 학자들간의 대담이라 전문용어는 물론이고 별로 친절하지도 않다. 그래도 재밌거나 생각해 볼만한 부분은 있었다.

 우선 진화가 어디에서 일어나는가이다. 이 부분은 정리가 된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일부는 유전자를 단위로 보고 있었으며 어떤 이들은 종내 진화 그리고 종간의 진화로 대립하고 있었다. 또한 한 개체내에서도 모든 유전자가 협력적이지 않고 자신들간의 이해관계가 대립한다는 부분도 상당히 신선했다. 한 개체내의 유전자가 같은 배를 타고 있음에도 이럴수 있는 것은 아마도 성의 분화로 인해 서로 다른 곳에서 왔다는 점과 진화과정에서 인간유전자에 다른 생물체의 유전자가 합쳐졌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일종의 엽합세력인 것이다.

 진화의 관점을 우주와 관련시켜 보는 부분도 재밌었다. 사실 당연한 것인데 생물이 결국 우주에서 발생한 만큼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구에서 매년 상당량의 수소를 비롯한 가벼운 물질이 이탈한다는 것을 알고 있긴 했는데 화성과 지구가 교환하는 물질의 양이 연간 100kg에 달한다는 건 상당히 놀라웠다. 지구나 화성의 질량에 비하면 상당히 미미한 량이지만 오랜 시간에 따른 누적과 아주 작은 생명도 많은 만큼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도 볼수 있다. 책 뒷부분엔 200kg이란 말도 나왔는데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이런 사실때문에 일부 과학자들은 화성에서 생명체가 발견된다해도 그다지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이 생물은 상당히 지구의 것과 유사할것이라 보기도 한다. 어쩌면 지구의 것의 원조가 화성일지도 모르겠다.

 다음은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신체활동을 주목한 부분이었다. 물론 이 책에는 인간의 진화과정이 뇌와 지식, 기술이 근육을 이기는 과정이라는 설명이 나오기도 하지만 달리기 위해 진화했다는 부분도 재밌었다.

 달리기 위해 진화했다는 증거로 우선 팔과 머리를 예로 든다. 4족보행 동물들은 달리면서 머리가 뒤로 땡겨지는데(말을 상상하면 된다.)이는 시야의 흔들림을 막기 위해서다. 직립하는 인간 역시 달리면서도 시야의 고정을 위해 반고리관을 비롯한 흔들림 감지장치와 목부분의 특수한 근육 및 팔의 움직임으로 이를 가능하게 진화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게다가 달리면서 긴 호흡을 위해 코에 탈수방지장치가 있으며 책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털이 없어 열방출이 용이하고 큰 엉덩이를 발달시켜 장거리 주행을 위한 에너지 저장과 냉각장치로의 기능을 한다는 점은 인간이 달리기 위해 진화했다는 한 증거다.

 책에는 인간은 달리기에서 단거리에는 매우 약하지만 장거리에는 매우 강하다고 나오는데 심지어 말과 마라톤을 해도 사람이 이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사람이 이처럼 장거리에 특화하여 발달한 이유는 아무래도 신체적 약함으로 인해 무기나 전략을 사용하여 동물을 장기간 추적해 사냥하는 특징과 수렵을 위한 긴 이동, 그리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수 있는 지적능력으로 인함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부분은 프리먼 다이슨이 제시한 생명의 진화단계였다. 그는 다윈이전과 다윈이후, 다윈종말로 진화단계를 나누었다.

다윈이전은 진화론이 적용되기 이전 단계로

1단계는 대사와 복제가 분리되고 초기세포가 세포막을 지닌 주머니정도인 시대다. 세포막의 형성으로 작은 분자는 빠져나가고 큰 분자는 세포안에 남아 화학적 농축이 시작되 효율적인 화학적 진화가 시작된다.

2단계는 기생성RNA의 출현이다. 우연히 화학적 진화중 ATP가 생성된다. ATP는 효율적이기에 널리 퍼졌고, 이 ATP가 아데닌 뉴클레이티드가 되고 이것이 RNA가 된다.

3단계는 리보솜의 생성으로 RNA가 대사와 연결된다. 현생세포가 등장하며 유전이 세포에서 세포로 이루어지며 아직까지 진화는 오픈소스 상태이다.

 

4단계부터 다윈이후인데 이때부터 일부세포가 자신의 유전자를 세포내에 가둠으로써 진화의 오픈소스시대가 끝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종분화가 자연스레 생기며 성이 등장한다.

5단계는 다세포 생물이 등장하고 사상처음으로 생물체의 죽음이 등장한다.

 

6단계부터는 다윈 종말의 시기로 생물학적 진화에 문화와 과학이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기이다. 때문에 다윈 종말의 시기인 것이다.

7단계는 설명하고 있지 않으며 과학의 진화로 새로운 양상의 진화가 출현할 것으로 예상한다. 

 

책은 재밌으면서도 어렵다. 진화와 생명에 대해 더 새로운 생각을 얻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한데 근데 이 책이 십년 전 책이다. 지금은 어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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