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우주 3부작
앤디 위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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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션과 아르테미스로 유명한 앤디 위어의 세 번째 우주소설이다. 아르테미스는 재미가 다소 부족했는데 이번 작품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충분히 재밌다. 그래서 영화 제작도 성공한 게 아닌가 싶다. 

 지구의 천문학자들은 항상 외계 먼 곳의 은하와 항성, 블랙홀 등은 관측하려 한다. 이미 지구 가까운 곳은 아마추어들의 몫인데, 이들이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태양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엔 실수인 줄 알았지만 전문가들이 달려드니 곧 사실임이 입증된다. 더 큰 문제는 태양의 어두워짐이 일시적인 것이 아닌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인간 지도부는 이 문제를 공유하고 세계의 자원을 이 문제 해결에 총동원하기 이른다. 태양이 어두워지면 일조량이 줄어 세계 식량 생산에 큰 차질이 생겨, 결국은 인간이 공멸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선 태양은 어둡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태양 인근으로 우주선을 보낸다. 어둡게 만드는 물질은 페트로바선이라는 특유의 자외선을 내뿜고 있었고, 이상하게도 금성인근으로도 상당량이 이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이것이 생물임을 알아낸다. 그래서 물 기반 외에도 다른 방식으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다는 요상한 논문을 쓴 라일랜드를 찾아간다. 그는 학계에서 이단아로 취급받아 쫓겨나고 교사로 재직 중이었다.

 그리고 각국 정부로부터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스타라트는 라일랜드와 대화 후 그를 이 외계생물 연구 적임자로 여기가 거의 강제로 끌고 간다. 라일랜드는 이들이 외계 미생물임을 밝혀낸다. 이들은 태양 빛을 먹이 삼아 에너지를 얻었고, 이산화탄소를 얻어 번식했다. 그래서 금성으로 이동했던 것이다. 게다가 라일랜드는 이들을 번식시키는데도 성공한다. 그리고 이 미생물을 아스트로파지라 명명한다. 

 아스트로파지는 놀라운 에너지 효율을 갖고 있었다. 96.5도 정도의 체온을 유지했고, 태양 빛을 흡수해 질량을 늘린다음 이 질량을 엄청난 에너지로 바로 변환할 수 있었다. 이 능력으로 항성계를 이동해 나간 것이다. 인간 천문학자들은 12광년 정도 떨어진 외계에서도 아스트로파지 감염현상을 발견한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한 행성만이 아스트로파지의 영향을 받고 있지 않았다. 이것이 인간의 희망이 된다. 

 문제는 12광년의 거리가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거리였다는 점이다. 광속의 속도로 다녀와도 24년이데 그 사이엔 인간이 식량 부족으로 멸망하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인간의 기술력으로는 광속은 언감생심이다. 두 가지 해결책이 나온다. 하나는 아스트로파지의 능력을 이용하면 광속에 근접한 속도로 비행하는 우주선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 왕복에 27-8년 정도가 소요되었다. 그런데 그러려면 연료인 아스트라파지가 대량으로 필요했다. 이는 사하라 사막을 이용한 초 거대 배양 시설을 건축 하며 해결한다. 수백kg의 아스트로파지가 배양된다. 다음 문제는 그럼에도 인간이 버틸만한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남극에 핵탄두를 이용해 빙하를 탈락시켜 급격한 메탄 배출로 인한 인위적 온난화를 유도하기로 한다. 그러면 태양 빛이 어두워져도 어느 정도 시간을 버는 것이 가능했다. 온난화가 생존에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은 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헤일메리 프로젝트가 가동된다. 헤일메리 프로젝트는 영어권에서 거의 가망 없는 행위를 가르킨다. 미식축구에서 먼 거리에서 막판에 요행으로 던지는 버저비터를 노리는 공이 그러했다. 우주 비행사 셋이 12광년 거리를 이동해야 했는데, 광속에 가깝게 비행중이라 시간이 느리게 흐린다는 점을 감안해도 우주선 안에서 편도 4년을 견뎌야 했다. 모든 심리학 실험은 인간이 이런걸 견딜 수 없음을 가르킨다. 그래서 수면 상태로 가기로 했고, 그것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특정 유전자를 갖고 있었는데 그 비율이 7천대 1에 불과했다. 자살 여행 지원 의향과 능력이 있는 모든 이들을 합해도 인원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여튼 우여곡절 끝에 준비는 마무리 되고, 발사 시점이 다가온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다. 아스트로파지를 실험하다 거대 폭발이 일어난 것. 지원팀의 오류로 1나노 그램이었던 아스트로파지를 1밀리그램이나 보낸 탓이었다. 그만큼 아스트로파지가 가진 에너지와 폭발력은 상당했다. 이 폭발로 주요 승무원을 잃게되자, 스타라트는 라일랜드에 우주선 합류를 권유한다. 시간이 없었기 때문. 하지만 자살형 편도 비행이기에 라일랜드가 이를 거부하자 스타라트는 그를 우주선에 강제로 태우게 된다. 지원자가 있긴 했으나 그를 수일 내에 인류 운명을 건 미션을 해결할 만한 수준으로 교육할 수는 없었기 때문.

 라일랜드가 저항하자 그는 프랑스가 개발한 약물을 투여해 잠재운 채로 그를 우주선에 태운다. 이 약물은 사람의 기능은 모두 유지하면서도 신기하게도 단기간 기억상실에 걸리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게 라일랜드는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을 하지 못하면서도 우주선에 대한 지식, 과학에 대한 지식은 모두 갖춘채로 잠에서 깨어난다.

 다만 같이 우주선에 탑승한 중국인 야오와 러시아인 일류키나는 죽은 상태였다. 그들은 수면상태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라일랜드는 그렇게 홀로 타우메바 행성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외계인 에리드인이 탑승한 우주선을 만난다. 그들 역시 지구와 같은 고민으로 이곳을 향했다. 이렇게 지구인과 에리드인은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고 서로의 문화와 언어, 과학, 생리를 배우며 친해진다.

 라일랜드는 거대한 암석으로 이뤄진 개미같이 생긴 그를 로키라 이름 붙인다. 에리드는 기압이 지구 보다 훨씬 높고 대기가 대부분 암모니아이며, 기온도 무척 높았다. 때문에 서로는 서로의 대기에 적응할수 없어, 로키는 자신이 돌아다닐 수 있는 에어로크 같은 것을 라일랜드의 우주선 내에 만들고 같이 여행한다.

 그들은 타우메바에서 아스트로파지를 잡아먹고 사는 천적 미생물을 발견한다. 그런데 이들이 우주선의 연료인 아스트로파지를 잡아먹기에 잘 통제하여 지구로 보내는 문제가 생겨난다. 이 미생물이 너무 퍼지게 되면 우주선이 연료를 잃고 멈추게 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나 라일랜드는 이를 해결한다. 하지만 로키를 구하는 과정에서 연료를 잃어 라일랜드는 미생물과 그 연구 결과를 담은 자료만 지구로 보내고 자신은 어쩔수 없이 행성 에리드로 가게 된다. 거기서 라일랜드는 살게 되며 책이 끝난다.

 이 책의 중심 생각은 생명의 외계 기원설로 판스페르미아 가설이다. 소행성 따위에서도 단백질을 만드는 아미노산이 존재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각 행성들의 생명은 아마도 아스트로파지가 생겨난 곳에서 펴져 나갔다는 것이다. 소설에서 아스트로파지와 그의 천적 미생물, 그리고 인간과 에리드인들은 모두 천문학적 관점에서는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다. 때문에 이런 가설에서 소설을 착안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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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만난 국어
고정욱 지음 / 책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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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방 들어주는 아이'로 유명한 고정욱 작가의 작년 신간이다. 요즘 공부를 멀리하고, 책을 안 읽는 아이들을 위해 '어쩌다 수학', '어쩌다 국어'연작을 냈다. 내가 본 것은 '어쩌다 국어'다. 

 주인공은 중학교 3학년 4인이다. 세인, 준표, 정식이다. 세인이는 요즘 여자아이처럼 뷰티에 관심이 많고, 준표는 의기 있지만 아직 꿈이 없고, 정식이는 방정식이 이름인 것처럼 수학 천재다. 셋의 공통점은 국어를 못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점은 잘 의식하지 못한다. 서로 의사소통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 이들은 우연히 전작에서 불상을 주운듯 한데, 이것이 워낙 귀한 보물인지라 국가에서 무려 4억의 포상을 받게 된다. 아이들은 아이답게 이 중 1억을 기부한다. 그리고 이러한 공로로 방송 출연이 성사된다. 그런데 이들은 대본을 사전에 받았음에도 아나운서의 질문에 단답으로 대답하며 방송을 망친다. 

 상심한 아이들의 학교에 성운이가 전입온다. 성운은 첫날부터 자신이 보육원 출신임을 밝히고 달변으로 자기 소개를 마무리한다. 국어가 배우 고팠던 아이들의 관심을 차지했음은 물론이다. 이들은 국어선생님 박청강 작가를 만나며 책읽기 동아리를 만나며 명작을 읽고 인생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한편 이들은 자신의 동아리 활동을 유튜브로 제작한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인기가 없었다. 그러다. 성운이의 보육원 촬영을 시작했는데 솔직한 내용이 인기를 끌게 된다. 성운이는 부모님을 찾고 싶어하고 이들은 단서 확보를 위해 몰래 성운이가 보육원에 들어올 때 작성된 카드를 몰래 보기도 한다. 성운이는 우리 말 퀴즈 대회에도 나가게 되고 2위를 하게 된다. 거듭 높아진 유튜브 인기로 이들의 활동에는 악플리 달리게 되고, 성운이의 어머니를 자처하는 수 많은 가짜들도 나타나게 된다.

 이야기는 결국 아름답게 끝난다. 이 책에 나오는 애들은 그래도 요즘 애들 같으면서도 요즘 애들같진 않았다. 요즘 애들은 이렇게 진지하지도 순수하지도 않다. 그래서 좀 위화감이 들긴 했는데 작가님은 아이들이 이렇게 되기를 희망하는 것 같다.

 요즘 애들이 이 요즘 애들 같지 않은 아이들을 보며 발전하고 느끼는 바가 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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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관리국
캘리앤 브래들리 지음, 장성주 옮김 / 비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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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임머신은 1895년 처음으로 소설에 등장한 이래 여러 다른 소설, 만화, 영화, 게임 등에서 활용되었다. 그래서 다소 뻔하지만 흥미롭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시뮬레이션에 능한 뇌를 갖고 있기에 과거에 대한 회한, 미래에 대한 대비를 늘 하고 산다. 이런 존재이기에 타임머신이란걸 생각해낼 수 있었던 것이고, 그 소재는 매우 흥미롭다.

 타임머신과 관련한 이야기는 크게 몇 가지 흐름인 것 같다. 우선 원작처럼 아무리 내가 타임머신이란걸 타고 과거와 미래로 가서 무슨 짓을 해도 시간의 흐름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단선형 시간 관점이다. 이미 내가 타임머신을 만드는 게 정해져 있고 과거에도 반영되어 버렸기에 무슨 짓을 해도 그일은 일어난다. 마치 신이 모든 것을 결정해놓은 듯한 운명론이다. 

 다른 관점은 평행우주론이다.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무슨 행위를 하면 그 세계의 타임라인은 분기되어 아예 다른 평행우주를 형성한다. 일본 만화 드래곤볼에서 트랭크스가 미래를 변하시키기 위해 과거로 오지만 그 과거는 자신의 세계와 다른 시간으로 형성되며, 자신의 미래는 여전히 바뀌어있지 않은 그런 것이다. 

 또 다른 것은 타임패러독스다 관점이다. 내가 시간여행을 해서 변화를 일으켜 지금의 내가 없게되는 역설을 만들어내는 관점이다. 영화 '백투더 퓨처'에서 주인공 마티는 과거 부모님의 고딩시절로 이동한다. 두 사람을 결혼시켜야 내가 존재하는데, 이런 엄마가 나에게 반하고 만다. 그게 심화될수록 주인공의 모습은 점점희미해져간다. 이건 역설이다. 엄마, 아빠가 결혼해야 내가 존재하고, 그래야 둘의 결혼도 방해할 수 있는 것인데, 과거로 간 나의 행위로 엄마 아빠가 결혼을 하지 못하게 되어 내가 사라지는게 모순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패러독스 관점인 것 같다. 가까운 미래 영국에 시간관리국이란 것이 생긴다. 타임머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시간 관리국은 과거로 가서 5명의 사람들을 데리고 온다. 이들은 역사상 죽은 사람들이기에 이들이 죽기 직전 사라져도 과거의 역사에는 어떤 변화도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흑사병으로 죽을 사람, 북극탐험중 죽을 사람, 전쟁 중에 죽을 사람등 5명이 미래로 끌려온다. 이들에겐 시간관리국에서 '가교'라는 사람을 붙이고 동거하게 한다.

 가교는 이들의 흔적을 모두 읽어내고, 이들을 이해한 후, 이들이 현대사회에 적응하게 돕는 역할을 한다. 미래 적응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모든 최첨단 기기는 물론이고, 가치관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의 관점에서 과거 사람들은 거의 대개 인종차별론자에, 신분차별론자에 성차별론자들이며 그것이 매우 당연한 사람들이다. 이 시간관리국은 하필 그런자들에게 흑인 가교, 혼혈 가교를 붙인다. 빡세게 적응시키려는 의도였을까.

 과거의 사람들은 이름보다는 자신이 미래로 납치되어온, 원래 죽을 운명이었던 즉, 자신의 묘비의 생몰연도의 몰연도로 불리기 시작한다. 1917이런 식이다. 

 이런 전개이기에 책의 초반 몰입도는 높다. 그런데 이상하게 스토리를 지지부진 끌면서 거의 2/3까지를 가교와 이들의 말장난과 적응에서의 어려움으로 소설을 돌린다. 이 부분이 상당히 지루했다. 뒷 1/3에서 책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타임머신과 관련한 사건을 급전개시키며 다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시간 관리국의 몇몇 사람들이 과거에서 온 이주자들을 죽이려 하는데, 이는 타임머신을 통해서 이동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수가 정해져있었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몇몇 시간 관리국의 핵심요원들은 현대보다 더 미래에서 온 사람들이고 타임머신을 가져온 이들도 그들이었다. 이들은 과거를 바꾸고 싶어했다. 미래는 지구 온난화로 이 지구가 사람살곳이 더 이상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대의 평화로운 런던을 즐긴 것도 감사해한다. 영화 터미네이터1에서 미래에서 온 카일리스가 과거의 평화로운 도시를 보며 느끼는 감정이었을 것이다.

 책은 그래서 흥미로웠지만 중간 부분까지 매우 지루했다. 그만 읽을까라고 생각하던 시점에 다시 재밌어져 완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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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경계에 선 남자 스토리콜렉터 126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허형은 옮김 / 북로드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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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발다치의 1번 페르소나는 당연히 에이머스 데커일 것이다. 가장 많은 작품의 주인공이며, 아내와 딸을 잃고 그 충격으로 공감능력을 상실한 대신, 초인적인 관찰능력을 갖게 된 그는 그 능력을 활용해 도무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내 해결한다. 그는 젊어서 미식축구를 했기에 매우 건장하지만 기본적으로 경찰로 아주 뛰어난 무력을 갖고 있진 않다.

 그리고 데이비드 발다치가 최근 만들어낸 2번 페르소나가 트래비스 디바인이다. 디바인은 에이머스 데커 같은 초인적은 관찰능력에서 비롯되는 수사능력 같은 것은 없다. 하지만 그는 전직 육군 장교로 강한 전투력과 신체능력을 겸비했다. 그리고 육군에서의 작전 수행을 위한 훈련은 그가 수사관으로 역량을 발휘하는데 더 없이 적합했다. 그래서 그 누구도 그를 연방수사관으로 여기지 전직 군인이었음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다.

 이번 책은 트래비스 디바인의 두 번째 이야기인 것 같다. 내가 그 전에 나온 책을 놓치지 않았다면. 책은 시작부터 박진감이 넘친다. 디바인은 웬일인지 유럽에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를 지나는 기차를 타고 있다. 일등석 칸에 있는데 같은 객차에 디바인을 포함 4명이 있다. 둘은 남자, 하나는 여자다. 디바인이 보기에 셋 다 나름 위장은 하고 있으나 킬러다. 습격은 디바인의 예상처럼 열차가 지나는데 10분 가까이 걸리는 터널이었다. 디바인은 화장실로 유인해 남자 둘을 처치하고 아마도 일행이 아닌 것 같았던 여자 킬러는 객실에서 처리한다. 다만 여자는 죽이지 않았는데 그게 실수였다.

 시작을 보고 이번엔 국제전인가 싶었는데 낚시였다. 작가는 아직은 자신이 없는지, 바로 미국내 무대로 사건을 전개한다. 디바인에게 주어진 임무는 CIA요원 제니의 살해사건이었다. 그녀는 유능한 요원이자 전직 상원의원의 딸이다. 그런 그녀가 고향인 메인주의 한 시골마을에서 살해된 것이다. 수뇌부는 요원이 살해당한 만큼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걱정하고 있었다. 그게 디바인이 급파된 이유다.

 와보니 지역경찰은 늘 그렇듯 엉망이었다. 미국 영화를 보면 늘 지역 경찰은 엉망이고 연방요원은 대단한 것처럼 묘사되며, 둘은 관할을 두고 서로 앙숙처럼 구는데, 이런 관계는 소설에서도 재현된다. 디바인이 보기에 초동수사는 엉망이었고, 지역경찰이 보기에 이렇게 수사가 엉망이 되가는데는 연방수사국이란 곳이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사건은 단순해보였지만 점점 복잡해져만 갔다. 인구 300명 정도의 이 작은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뭔가를 숨기는 것처럼 보였고, 지역엔 제니의 집안과 또 다른 부유한 빙씨 집안이 있었다. 또한 이 마을은 작은 마을임에도 사고가 많았다. 과거 제니의 막내 동생 알렉스가 강간 및 폭행을 당한 적이 있었고, 한 부부가 15년전 알렉스의 사건 며칠 뒤 석연치 않은 난로 화재 사건으로 사망한 적이 있었다. 부부가 죽고 손녀를 할아버인 얼부부가 키웠는데 제니가 죽기 얼마전 그 아내가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마침 제니가 사망했는데 공교롭게 그 사체를 발견한 것이 얼이었다.

 그런데 그 얼은 과거 배난파 사고로 인해 경추 협착증으로 잘 걷지도 못하고 고개를 아래로 향하지 못할 정도였으며 오랜 후유증과 고령으로 인한 노환으로 손가락 관절염이 무릎관절염을 앓고 있는 종합병동이나 마찬가지였던 상태였다. 그런데 제니가 발견된 날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이었다. 그런 밤에 잘 걷지도 못하는 노인이 산책을 나가 절벽 아래를 내려다 보고 제니를 우연치 않게 발견 한 것이었다. 모든 정황이 매우 이상했다. 

 디바인은 그 와중에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받는다. 한번은 수사를 돌입하자마자 묶고 있던 여관에서 저격을 받았고, 다른 한 번은 수사중 납치를 당한 것이었다. 디바인을 납치한 이들은 역시 청부업자였고, 유럽에서 디바인을 공격했던 자들보다 훨씬 강했다. 모든게 혼란스럽긴 했지만 디바인은 가까스로 살아남는다. 

 여러가지 복선이 깔리지만 디바인이 증거로 향해 나아갈 수록 제니를 죽인 것은 국제적인 음모가 아니라 지역의 일인 것만 같았고 아무 상관이 없어 보였던 과거의 사고사들이 '살인 사건'으로 여겨지기 시작했고, 제니의 사건, 그리고 알렉스와의 사건과의 연관성이 뚜렷해져간다. 

 디바인은 결국 이 모두를 해결해나가는데 역시나 데이비드 발다치는 이번에도 이 과정에 매우 재밌게 풀어간다. 늘 그렇듯 이 사람의 소설은 실망시키지 않는 적당한 재미를 준다. 매년 꾸준히 보게되는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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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3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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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나온지 20년이 넘었고 영화로도 나온 소설이다. 하지만 여전히 인기가 좋고 현대적 감각이 있다. 유튜브를 탐방하다 키이라 나이틀리와 제임스 맥어보이가 한 분수대에서 다투다 키아라 나이틀리가 갑자기 옷을 벗어던지고 속옷 차림으로 물에 뛰어드는 관능적인 장면을 담은 숏츠를 우연히 본 기억이 있다. 제임스 맥어보이는 매우 당황하고 넋이 나간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이 장면은 이 소설의 중요한 장면을 영화로 담아낸 것이었다. 그걸 책을 보면서 알았다.

 책은 3개의 부로 구성된다. 1부는 2차 대전이 일어나기 이전 1930년대 중반의 전운이 감도는 영국이다. 부유한 텔리스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재밌게도 한 사건을 두고 이를 여러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작은 장들이 이어진다. 2부는 2차 대전의 한 장면이다. 프랑스를 구원하러 온 영국은 패퇴하고 병사들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채 수십 만이 덩케르크로 퇴각한다. 그 처절함이 펼쳐진다. 3부는 텔리스가의 막내 브라이오니가 집안의 기대와는 달리 케임브리지에 진학하지 않고 간호사가 되어 전장에서 후송되어 오는 군인들을 치료하고 이전의 자신의 행동을 속죄하고자 하는 모습을 다룬다. 그리고 무엇보다 숨겨진 마지막 1999년의 장이 있다. 이 장의 내용은 다소 충격적이다.

 1부로 돌아가면 부유한 텔리스가에 브라이오니란 소녀가 있다. 소녀는 세실리아라는 10살 정도 많은 언니와 리오라는 오빠를 두고 있다. 아빠는 고위 관료이고, 어머니는 다정하지만 나이가 많고 심한 두통을 앓고 있다. 집에는 정원사이자 리오와 세실리아와 같이 자란 로비터너가 있다. 그는 가정부의 아들이지만 집안의 지원으로 케임브리지에 진학했고,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곧 의대 진학을 앞두고 있다. 

 브라이오니는 책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최근 골칫거리가 생겼다. 허마이오니 이모가 이혼하면서 그 사촌들이 집에 얹히게 된 것이다. 쌍둥이 남자 사촌과 자기 보다 나이가 많은 롤라가 같이 살게 된다. 브라이오니는 그들과 같이 연극할 희곡을 만든다. 그리고 그 희곡을 대학에서 돌아온 리오와 로비앞에서 공연할 것을 상상한다. 하지만 사촌들은 공연에 관심이 없다. 

 리오는 집으로 돌아오며 마샬이란 친구를 데려온다. 그는 쌍둥이와 롤라와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보다 성숙한 롤라에 묘한 관심을 보인다. 로비와 세실리아는 어려선 친했지만 나이가 들어 묘하게 멀어진다. 사실 둘은 서로에게 끌리고 있었지만 이로 인해 서로를 멀리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둘은 집앞의 분수대에서 만난다. 세실리아는 삼촌의 유품같은 화병을 갖고 있었는데 로비와 옥신각신하다 그것이 깨지고 만다다. 그리고 깨진 조각이 분수대에 빠지자 그것을 찾으로 옷을 벗고 분수대로 뛰어든 것이다. 

 로비는 그녀와 헤어지고 자괴감에 빠진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처럼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란 생각을 갖고 편지를 쓴다. 그는 혈기의 사랑에 빠진 청춘이 그런 것처럼 터무니 없는 편지를 여러번 쓰고 망친다. 게중엔 음흉한 속내를 드러낸 것도 있었다. 그런데 로비는 실수로 음흉한 편지를 실수로 브라이오니에게 건내고 만다. 세실리아에게 전해달라고. 실수를 알아챘지만 브라이오니는 빠르게 사라졌다. 

 로비는 텔리스가의 저녁 식사에 초대받았다. 브라이오니는 로비의 편지를 읽고 큰 환멸에 빠진다. 그리고 이를 롤라와 공유한다. 롤라는 로비를 정신병자라 칭하고 브라이오니는 그보다 적확한 표현은 없다고 생각하고 언니와 가족을 보호해야 한다 생각한다. 로비는 세실리아에게 편지에 대해 사과하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자 둘을 사랑에 빠져 집안 도서관에서 애정표현을 하게 된다. 이를 목도한 브라이오니는 이를 언니에 대한 성적 공격 정도로 오도한다.

 그리고 밤이 되자 사촌 쌍둥이가 사라진다. 브라이오니는 이들을 찾아나서다 롤라를 발견한다. 롤라는 누군가에게 성폭행 당한 상태였다. 브라이오니는 범인을 로비로 단정한다. 로비여야 했다. 그리고 롤라도 그러게 단정한다. 브라이오니가 그렇게 말하자 놀랍게도 가족들 중 상당수고 로비를 범인으로 받아들였다. 로비가 미천한 신분에도 너무나도 뛰어났던 것은 분명 문제였을 것이다. 경찰관들은 브라이오니의 증언을 여러번 신문하지만 큰 의심은 없었다. 로비는 사라진 쌍둥이를 찾아 돌아오지만 놀랍게도 경찰은 그를 체포한다. 

 성폭행범이 순순히 돌아올리 없다는 합리적 의심도, 왜 성폭행범이 쌍둥이를 구하는지도, 그리고 로비가 그 시간에 쌍둥이와 있었을 거란 생각도 그런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은체 그렇게 로비는 감옥으로 향한다.

 그리고 2부가 시작된다. 2차대전이다. 로비는 덩케르크로 퇴각하는 병사다. 그는 두 명의 상병과 같이 있다. 계급은 상병들이 더 높았지만 로비가 판단력이 뛰어났고 대학을 나온 사람이고 지도를 볼줄 알아 그의 판단을 따르기로 한지라 로비를 대장이라 부르고 있었다. 실제로 로비의 판단으로 인해 상병들은 여러 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긴듯 하다. 로비는 이미 부상을 당한 상태다. 옆구리에 파편이 하나 박혔다. 덩케르크까지 가는 길을 멀고 험난하나 철저히 도로를 피하고 차량을 타지 안않았다. 그건 독일 전투기의 좋은 먹잇감이기 때문이다.

 덩케르크에 도착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끝이 보이지 않을 사람들이 배를 기다리고 있었고 식량도 물도 부족했으며 부상병을 넘쳐났고 적의 공중 공격을 계속되었다. 영국 공군과 배들은 대체 어디 있는지 궁금할 지경이었다. 

 세실리아는 간호사가 되었다. 로비는 군인이 되는 대가로 감옥에서 일찍 출소할 수 있었다. 물론 전쟁이 터지는 바람에 그들은 오래도록 만날 수 없었고 로비는 2차 대전의 개전으로 바로 전장에 투입되는 바람에 그들을 바로 헤어지게 되었다. 세실리아는 로비의 결백을 믿었기에 가족과 바로 의절해 버렸다. 세실리아는 어리석은 동생의 증언을 믿을 수 없었고, 평생 같이 살아온 로비를 그토록 강하게 기소하기를 희망하는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었고 친구로 대학생활을 같이 했던 오빠 리언이 로비를 조금도 지지하지 않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들은 분명 로비를 시기했던 것이 분명하다. 

 세실리아는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고 있었지만 로비와의 사랑의 힘으로 버텨내고 있었다. 

 3부는 성인이 된 브라이오니의 이야기다. 그녀는 언니처럼 간호사가 된다. 그것은 일종의 속죄의식이다. 브라이오니는 원래 케임브리지 진학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간호사가 되어 버린다. 그리고 전쟁이 터지며 전장에서 후송된 병사들을 치료하게 된다. 그곳은 지옥과도 같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살이 썩어 버린 냄새, 수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며 죽음에 무감각해져 나간다. 브라이오니는 어른이 되어 어렸을 적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후회한다. 그래서 언니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증언을 철회할 의사를 내비친다. 그리고 롤라의 결혼식에 참여한다. 롤라는 놀랍게도 자신을 성폭행한 마셜과 결혼한다. 브라이오니는 진실을 결혼식장에서 외치고 싶었지만 가족의 행사를 망칠 용기는 그녀에게 없었다. 

 마침내 언니와 만난 그녀는 이야기는 나눈다. 하지만 언니는 그녀를 용서하지 않는다. 언니는 수간호사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집에는 놀랍게도 로비가 전쟁에서 돌어와 있었다. 브라이오니는 수많은 죽음을 봐왔기에 로비가 죽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래서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로비에게 용서를 구하기가 무서웠다. 로비는 예상대로 그녀를 용서하지 않았고 죽일듯이 달려들것만 같았다. 그리고 브라이오니는 가족들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판사는 물론 모두에게 진실을 알리는 편지를 쓸것을 약속하게 그들과 헤이진다.

 마지막 숨겨진 장 1999년이 나온다. 브라이오니는 작가가 되었고 치매로 기억을 잃어간다. 롤라는 부유한 노인으로 살고 있다. 브라이오니는 속죄의 의미로 언니의 이야기를 책으로 썼다. 책에선 언니와 로비가 행복하게 잘 사는 것으로 썼지만 사실 로비는 옆구리에 잎은 부상으로 인해 덩케르크에서 패혈증으로 사망하고, 언니 세실리아는 런던 공습으로 지하철 역이 폭격당해 수몰당해 질식사하고 만다. 자신의 잘못으로 언니와 그 연인이 비참한 운명으로 치닫게 된 것에 대한 작품으로 밖에는 속죄할 수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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