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내인 - 네트워크에 사로잡힌 사람들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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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내인은 망, 즉, 네트워크인 인터넷에 있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보통 추리 소설은 일반 소설에 비해 분량이 많은 편이다. 책 망내인은 추리 소설과 다소 비슷한 성격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700쪽이 넘는 분량이다.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고 끝까지 재미와 흡입력을 유지한다.

 배경은 2014-15년 홍콩이다. 주인공은 어우야이다. 어우야이는 도서관 비정규직 직원이고 동생 어우야원은 중학생이다. 어우야이의 가정은 불행하다. 그들의 조상은 중국본토에서 홍콩으로 흘러들었다. 국공내전이나 공산당의 실패한 정책으로 유민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어우야이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홍콩에서 그런 출신의 사람들인지라 가난한 사람이었다. 그래도 부동산 가격이 미친듯이 비싼 홍콩에서 다행히 임대주택을 얻어 거주한다. 

 그래서 가족은 그런데로 형편이 나아진다. 하지만 둘째 어우야원이 불과 4세 정도 무렵 아버지가 지게차를 몰다 바다로 추락해 사망한다. 홍콩은 통상 그러면 60개월치 월급을 보상차원에서 지급한다. 하지만 하청회사였던 그 기업은 마땅한 CCTV가 없고, 아버지가 실수했을 가능성등을 트집 잡으로 불과 6개월 정도의 급여만들 지급한다.

 이로 인해 어우야이의 어머니는 고된 직장일을 해야만 했다. 그로 인해 동생은 언니인 어우야이의 몫이 된다. 그리고 어우야이는 가정 형편으로 인해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고교 졸업 후 바로 취직한다. 그런데 어우야이의 어머니마저 쓰러진다. 암이었다. 고된 살림에 몸을 돌보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어머니 마저 잃고 동생과 살아가던 어우야이는 퇴근 길 한 중학생이 집 근처에서 추락해 쓰러진 것을 보게 된다. 놀랍게도 그 사망 학생은 동생 어우야원이었다. 불행한 일은 한번에 일어나는 것일까. 잔혹한 세상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앗아가고도 아무것도 주지 않았는데 동생마져 데려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임대 아파트 관리측에서는 이제 사용 가족 수가 줄어 혼자서는 더 이상 지금규모의 임대아파트를 어우야이가 이용할 수 없음을 통보한다. 그들은 인도적이랍시고 3개월을 더 거주하게 해주었고, 그 후 어우야이는 1인용 임대아파트로 이사해야 했다.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 속에 어우야이는 동생의 자살 원인을 찾기 시작했고, 탐정에게 의뢰를 맡긴 끝에 아녜라는 사람과 연결된다. 그는 속칭 문제해결사였고, 컴퓨터에 뛰어났다. 문제는 아녜가 아무 의뢰나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녜는 실제 처음엔 어우야이의 의뢰를 거부한다. 하지만 어우야이가 계속해서 찾아가자, 사건에 흥미를 느끼고 의뢰에 착수한다.

 조사 결과는 놀라웠다. 동생은 그냥 자살한 것이 아니라, 부적절한 사진을 찍히게 되었고 그것이 유포되고, 비난을 받게 되자 그것을 못이겨 자살한 것이었다. 어우야이는 아녜의 도움으로 동생에게 그런 짓을 한 자와 그 공범을 찾게된다. 그리고 복수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 책의 내용이다. 물론 그들에게도 이유는 있었고, 그것을 알게 된 어우야이는 복수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은 인터넷이 보여주는 무자비함과 학교폭력, 성폭력, 홍콩의 부동산과 비정규직 문제등 현 시대의 다양한 사회문제를 자살 사건이라는 주제와 더불어 잘 제시한다. 이야기의 전개과정과 해결과정, 각 등장인물의 다면성과 독특함으로 책의 두께가 상당함에도 지루하지 않다. 저자 찬호께이의 작품을 처음 접하였는데 다른 책들도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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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재판의 변호인
기미노 아라타 지음, 김은모 옮김 / 톰캣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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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중세 마녀 재판은 역사적으로 악명이 높다. 일단 마녀로 판명 받으면 그 사람은 어떻게든 죽을 수 밖에 없었다. 누명을 벗는게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마녀 판별 방법 중 하나로 사람을 묶어서 물에 넣고는 했는데 마녀는 물에 뜨기 때문이다. 안뜨면 물에 빠져 익사하는 것이고, 뜨면 화형당하는 것이니 어떻게든 죽는 것이다. 그리고 마녀로 고발당하면 적당히 심문하다 고문을 한다. 그 고문이라는 것이 무척 끔찍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마녀라 자백한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은 것이다. 

 마녀 사냥기는 유럽 중세 소빙기와 어느 정도 겹인다. 당시 기온 저하로 인한 흉작으로 사람들의 저항력이 약해졌고, 그로 인해 흑사병이 대규모로 번지고, 전쟁도 많았다. 그런 극심한 혼란에 뭔가 희생양이 필요했고 그것이 마녀가 된 것으로 보인다.

 책 '마녀 재판의 변호인'은 마녀사냥에 대한 내용이다. 주인공 로젠은 봉건 영주의 삼남이다. 당시 장남이 모든 것을 물려받고, 차남과 삼남은 형을 위해 봉사하거나 알아서 살길을 찾는 것이 관례였다. 로젠은 공부를 선택한다.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합리적 사고를 갖는다. 학식이 뛰어나 도시 상인의 딸 엘레나의 가정교사를 하게 된다. 엘레나와 연인 관계로도 발전하는데 그 엘레나가 마녀로 고발당해 고문끝에 자백을 하고 화형당한다. 

 로젠은 당시 무기력했다. 그리고 그는 엘레나의 동생 리리와 정처 없이 떠돈다. 그러다 한 마을에 당도하게 되는데 앤이라는 아름다운 처녀가 마녀로 고발당한다. 그녀는 마을 사람 3인을 살해한 것으로 의심받았다. 로젠은 리리와 협력해 이 앤을 구하기로 마음 먹는다. 엘레나가 떠올랐던 것이다. 물론 마녀로 의심 받은 사람의 결백을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고발을 취하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로젠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총동원해 마을의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그리고 결국 앤을 구해내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소설엔 큰 발전이 있는데, 마녀가 정말로 실존해 등장하는 장면이다. 그리고 로젠 자신도 마녀와 큰 관련이 있었다. 책은 그런 반전을 보여주며 끝났다. 누명 받은 사람을 구해내는 부분도 재밌었지만 그러한 반전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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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1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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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운 여름이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타계로 요즘 그의 소설을 보고 있다. 그는 다작을 해서 저서가 워낙 방대한데 검색을 해보니 다음 네 권이 추천되는 경우가 많았다. 용의자 X의 헌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악의, 백야행이다. 악의는 지난 번에 보았고, 장편에 대작이라 길래 백야행을 이번에 골라잡았다.

 책은 긴 시계열을 다룬다. 70년대 후반 오일쇼크에서 90년대 후반 일본의 거품 경제 붕괴까지의 시기다. 그래서 범죄자이자 피해자들은 초등학생부터 30대 성인기까지의 모습이 다뤄진다. 

 첫 사건은 70년대 오일쇼크 시기다. 오사카의 한 가난한 동네에서 전당포 주인이 한 폐건물에서 살해된다. 아이들이 건물안에서 놀다가 그를 발견한다. 칼로 살해당했고, 범인은 알 수 없었다. 그의 아내와 같이 일하는 직원의 용의선상에 올랐고, 피해자가 자주 방문했던 한 여인도 용의선상에 올랐다. 그런데 직원은 살해되고 여인은 사고사 또는 자살로 죽는다. 사건엔 단서가 없었고 그대로 종료된다.

 시간이 지나 80년대가 된다. 자살보다는 사고사로 알려진 여인의 딸은 중학생이 된다. 가라사와 유키호다. 그녀는 매우 아름답게 큰다. 그녀는 어머니의 친척에게 맡겨졌는데 그 친척은 아주 부유하진 않았지만 넉넉했고 교양이 있어 아이를 기품있게 키워낸다. 그리고 전당포 주인의 아들은 다소 불량한 학생으로 자라난다. 기리하라 료지다. 그런데 중학생 딸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파는 동급생이 생겨났고 그 과정에서 몇몇 친구들에 의해 과거 사건이 다소 다뤄진다. 몇몇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진 것이다. 그리고 유키호를 시기하는 여학생도 생겨난다. 

 이 골치아픈 일은 일거에 해결된다. 유키호를 시기하던 여학생은 성폭행을 당하게 되고 그 용의자로 사건에 호기심을 갖던 학생이 지목된다. 그의 열쇠고리가 그 위치에서 발견된 것. 이 일로 료지와 아키호의 문제는 해결되고 사건은 또 다시 잊혀진다. 

 둘은 성인이 되어 대학생이 된다. 유키호는 중학생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같은 대학에 진학하고, 그는 사교춤 클럽에 들어간다. 항상 그림자 같던 친구는 클럽의 회장인 가즈나리의 눈에 띄어 그와 사귀게 되고 자신의 내면과 외면의 아름다움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녀 역시 갑작스레 납치되어 성폭행 같은 것을 당하게 된다. 가즈나리와도 헤어지게 된다.

 이제 유키호는 결혼을 하게 되지만 야망과 포부가 작은 남편에 실망한다. 그녀는 남편과 이혼하고 가즈나리의 사촌형과 재혼을 하게 된다. 과거 전당포 주인 살해 사건을 담당하던 형사 사사키는 유키호를 강한 용의자로 의심한다. 그리고 그는 전혀 어울리고 있지 않은 유키호와 기리하라 료지가 사실 서로를 돕는 관계가 아닌가로 의심한다.

 사건은 결말로 향하고 형사는 단서를 잡아내 마침내 기리하라 료지를 체포한다. 하지만 체포과정에서 료지는 사망하고, 그것을 보면서도 유키호는 료지를 처음보는 사람처럼 대하며 소설은 끝난다.

 이 소설은 기존의 추리 소설과 여러 면에서 차별성이 있다. 그래서 게이고의 책중 대작으로 꼽히는게 아닌가 한다. 우선 대부분의 추리 소설은 두껍긴 하지만 짧은 기간에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다. 하지만 이 소설은 무척이나 길거 서사가 느껴진다. 다른 점은 범인이 결국 잡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독자는 책을 보며 유키호와 료지가 마침내 잡혀 정의의 심판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들은 결국 죽거나, 범인으로 잡히지 않으면서 심판대에 오르지 않는다. 마지막은 유키호와 료지의 관계다. 둘은 적어도 매우 강한 우정 혹은 사랑하는 사이로 느껴진다. 물론 유키호 보다는 료지가 유키호를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설 내내 둘은 단 한 번도 만나거나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료지가 주로 유키호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보아 그가 그녀를 일방적으로 좋아하거나 크게 빚은 진 느낌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중 대작으로 여겨지는 것들은 나름의 매력이 있다. 다음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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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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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추리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얼마전 세상을 떠났다. 아직 60대였지만 대장암이 있었고 그것이 사인으로 알려졌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단한 팬은 아니지만 그의 책은 5권 이상 읽은 것 같다. 물론 추리소설이라 하나하나의 제목이 잘 기억이 나진 않는다. 추리 소설 작가들은 다른 소설보다는 다작을 하는 경향이 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년에 거의 두 편의 작품을 냈다고 한다. 대단한 일이다.

 그가 세상을 떠나서인지 도서관에서 그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제목이 '악의'였다. 더워서 책을 읽고자하는 의지가 떨어지는 지금 추리 소설은 매우 좋은 선택이다. 책은 상당한 흡입력이 있었다. 추리 소설은 매우 재밌지만 읽고나면 크게 남는 것이 없는 편인데, 이 책은 두 가지를 남겼다. 하나는 책의 독특한 구조, 다른 하나는 사회문제다.

 대개의 소설책은 약간의 이야기가 진행되가 사건이 벌어지고, 무수한 위기와 다른 사건 끝에 진상을 밝혀낸다. 그래서 범인은 거의 최후에 나타나고 붙잡인다. 그런데 이 책은 고작 100쪽 즈음에 범인이 특정되고 잡힌다. 매우 특이한 점이었다. 대개 이러면 잘못 잡은 범인인데, 그렇지도 않았다. 진범이었다. 이후 책은 기나긴 줄거리를 이 범인의 진짜 살해동기를 찾는 것으로 이어진다. 즉, 범인이 아니라 진짜 살의를 찾아나가는 과정이었다. 요게 또 매우 별난 재미를 주었다.

 다른 점은 그 살의 찾기를 통해 드러나는 일본 사회의 문제다. 이 살의는 범인의 학창시절로 이어지고 당시 그가 당했고 자행했던 학교폭력 문제로 이어진다. 그리고 학교폭력을 하는 경우 강자가 특정 약자를 싫어하는데서 일이 벌어지는데 문제는 약자가 이렇다할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 상당한 악의를 가지고 괴롭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즉, 싫어함에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부당해보이지만 실제 사람은 누구나 특별한 이유없이 분위기나 외모, 느낌만으로 특정인을 싫어할 수있다. 물론 그게 악의로 이어지는 것은 다른 문제지만. 

하여튼 이 책은 이런 재미난 두 개의 장치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소설들과는 차별되는 재미를 준다. 책은 20세기 말미를 배경으로 하는데 그래서인지 사건에 이제막 컴퓨터를 통한 이메일 전송 기능이 사건의 실마리로 나와 재밌었다. 당시만 해도 그건 정말 세상을 바꿀 첨단기술이었다

 지금은 모두 SNS로 파일과 내용을 전송하기에 이메일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요즘 아이들은 그래서 이메일이란 용어도 모르고 쓴 경험도 없다. 

 하여튼 재미난 소설이었고 여름에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고인을 기리며 보면 더 재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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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의 맛 - 피아노 조율사의 우리 국수 탐방기 피아노 조율사의 탐방기
조영권 지음, 이윤희 그림 / 린틴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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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부터 국수를 좋아했다. 국수는 맛이 있고, 반찬이 변변치 못했던 과거에 반찬 없이도 그 자체로 맛나게 잘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어디에나 있는 보편적인 국수를 보면서 대체 인간은 언제부터 국수를 만들어 먹었고, 어쩌다 이걸 만들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아직 대답을 주는 책을 만나보진 못했다. 

 책 '국수의 맛'의 저자의 직업을 피아노 조율사다. 직업이 이렇다보니 전국 각지에서 작업 의뢰가 있고 그렇게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다보니 외식도 잦게 되고, 이런 저런 음식점들도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이번 책에서는 저자는 국수에 대해 썼지만 중국집과 경양식 집에 대해서 쓴 책도 있다. 그것도 보고 싶은 마음이다. 

 책에서 고른 국수집들은 저자의 취향이 담긴 곳들이다. 유명한 집들도 있고, 가격이 매우 싼 집도 있고, 특색이 있는 집들도 있다. 전반적으로 매우 유명한 맛집이라기 보다는 세월이 켜켜이 쌓였고, 내공이 있어 보이는 집들이 많다.

 우리나라의 국수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고려시대, 늦어도 남북국 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국수의 주재료는 밀가루인데 우리 나라는 밀이 잘 자라지 않고 귀해 밀에 콩가루나 옥수수 가루를 섞에 국수를 만들었다. 그것도 아니면 비교적 잘 자라는 메밀이 국수의 재료인 경우도 많다. 동남아시아와는 다르게 쌀국수가 없는 편인데, 쌀은 주식으로 쓰기에도 충분치 않아서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는 국과 탕 종류가 많다. 이러니 국수류가 매우 다양해 진다. 다양한 국과 탕에 어울리는 국수를 넣으면 그 자체가 국수요리가 되기 때문이다. 

 팥물에 칼국수를 넣어 먹은 것은 김제와 군산이 먼저라고 한다. 팥의 주산지가 전라남도임에도 전북에서 이런 유행이 시작된 것은 의외의 면이다. 나도 어릴적 돌아가신 어머니가 팥칼국수를 드시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팔죽 자체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여기에 칼국수를 넣는게 놀라웠기 때문이다. 전라도 지역에서 콩국수에 설탕을 넣어 먹는 것도 좀 충격적이었는데 이젠 서울사람인 내가 콩국수에 설탕을 넣어 먹는 지경이다. 그리고 충격을 주었던 팥칼국수도 잘 먹는다.

 대전은 철도의 중심지라 물자와 사람이 많이 오갔고, 주변에 밀가루 공장이 있어 칼구굿 집에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충청도는 전라도와 경상도, 경기도, 강원도가 만나는 지점이라 다양한 식재료와 문화로 인해 음식이 다양하고 개성이 있다. 

 스낵카는 80년대 중반 정부와 아세안 자동차가 버스 10대를 개조해 사업자를 선정해 시작된게 정설이다. 스낵카는 버스를 개조해 식당처럼 만든 것인데, 지금은 많이 없지만 어려서 누구나 한번쯤이 이용하거나 본적이 있을 것이다. 다만 스낵카는 지금의 푸드트럭과는 달리 이동을 하지 못하고 땅을 무단 점유하게 되어 문제가 발생한다. 지금은 많이 사라지게된 이유일 것이다. 석수역에는 이런 스낵카에서 국수를 파는 집이 있다. 

 풀짜장은 책을 보면서 처음 들어본 음식이다. 짜장 분말에 물과 감자를 넣어 마치 풀처럼 찐득하게 만드는 짜장이다. 적어도 내 세대는 경험해보지 못한 음식인데, 과거 이걸 드셔본 분들은 추억의 음식이라고 한다. 

 인천은 음식이 다양하다. 개항기에 다양한 외국인과 그들의 음식문화 및 식재료가 건너왔기 때문이다. 화평동 냉면거리, 밴댕이 거리, 아귀거리, 삼치 골목들이 유명하다. 짜장면과 계란빵, 쫄면도 인천에서 탄생했다. 쫄면은 광신제면에서 냉면을 뽑다 실수로 굵은 면을 뽑아 맛나당에 준것을 비빔면으로 팔며 시작되었다. 그리고 쫄면은 쫄우동으로 파생되었다. 쫄우동은 아직 먹어 본적이 없는데 기대되는 맛이다. 

 안동에는 얼갈이 배추가 들어가는 안동식 국수가 있다.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어 반죽한 저온 숙성 국수를 장국에 넣어 그대로 끓이면 제물국수가 되고, 면을 삶아 찬물로 씻고 장국에 말면 건진 국수가 된다. 

 강원도 묵호에는 잔치국수가 1천원, 비빔국수도 1천원, 오뎅 5개에 1천원인 국수집에 있다. 이름이 까치 분식인데 가격이 20년째 동결이라고 한다. 20년 전에도 싼 편이었을 것이 확실한데 미안해서라도 두 세그릇을 강제로 먹고 나오게 되는 집일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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