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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종말 - 평균이라는 허상은 어떻게 교육을 속여왔나
토드 로즈 지음, 정미나 옮김, 이우일 감수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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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때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지만 오래전에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이런 경험들을 하셨다고 한다. 훈련소에서 군복을 주는데 개인의 치수에 맞는게 아니라 대충 옷을 던진단다. 서로들 마구잡아 입었는데 옷이 작거나 커서 안맞는다고 하면 조교가 하는말은 즉, 옷에다 몸을 맞추란다. 요즘은 우스개로 할 수 있는 농담이지만 당시 당한 분들은 정말 눈앞이 캄캄했으리라.

 그런데 알고보면 사실 우리도 이와 같은 사회에 살고 있었다. 바로 평균이 지배하는 사회다. 그리고 그 평균이 지배하는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파헤친 것이 이 책 평균의 종말이다. 세계최강을 자랑하는 미 공군은 오래전에 전투기 조종석을 평균치에 맞추어 제작했다. 키나 팔길이 다리길이 손가락 길이, 목의 길이 등등을 평균잡아서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완벽하게 만들어놓은 전투기에서 사고가 많았다. 처음엔 비행기의 기계결함을 의심했고, 다음은 조종사들의 조종실력이었다. 그런데 모두 별 하자가 없었다. 문제가 발견된 곳은 바로 완벽하게 평균적으로 제작된 조종석이었다. 안그래도 수동조종이 많았던 과거에 대부분의 조종사들이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조종실에서 무리하게 조종을 하다보니 사고가 잦았던 것이었다.

 실제로 조종사 2천여명 정도를 조사해보니 조종석 제작에 사용된 신체지수 10개 항목중 임의의 3개만 골라 비교해도 평균에 드는 조종사는 불과 3.5%에 불과했다. 다소 이해가 안되지기 하는 부분이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실제 그러하다. 평균보다 좀 넓게 잡아서 정규분포로 생각해도 평균을 중심으로 표준편차 +-1만큼 떨어진 값에 전체의 68%만이 자리한다. 그렇다면 3개가 연속적으로 평균에서 표준편차+-1정도에 들어갈 확률은 0.68*0.68*0.68로 대충 31%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 만약 10개 변수에 표준편차 +-1에 들어가는 경우를 계산한다면 값은 극히 낮을 것이다.(실제해보니 2.1%에 불과하다) 즉, 평균은 가장 대표적인 값이지만 여러개의 변수에서 완벽히 평균에 들어가는 경우란 사실상 거의 없다는 셈이다.

 그런데도 우린 이 평균을 신봉하고 평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살아왔다. 여기엔 악명높은 테일러의 이름이 다시 등장한다. 과학적 관리론으로 유명한 이사람의 철학과 연구는 교육과 산업,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20세기는 물론이고 21세기도 아직 그의 영향력 안에 있다. 테일러는 개인보다는 시스템이 우선시되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위해 표준화가 우선되어 개개인의 특성을 무시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때문에 기업에서는 이 표준화를 제정할 관리하자 사상처음으로 필요하게 되었고, 그 때문에 지금처럼 생산자를 기획, 통제하는 관리자가 존재하게 되었다. 교육계에선 이 역할을 교육감이니나 장학사, 정책관, 교장들이 하게 되었다. 테일러는 조직엔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치 않으며 조직에 필요한 것은 표준화를 중심으로한 순종만이라고 믿었다.

 평균의 논리에 기반한 표준화는 자본주의가 지배한 20세기 내내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표준화엔 진영논리도 없어 공산주의 진영에도 펴져나갔으며(자유를 무시하는 전체주의이기에 더 잘맞았을 것이다.) 후발산업주자인 아시아에도 퍼져나갔다. 특히, 우리나 일본, 대만같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집단주의 문화와 결합하여 이 지역의 표준화는 더욱 강하고 무자비하게 적용된다.

 물론 평균주의에 기반한 표준화가 나쁜 작용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이 기간 내내 미국의 보편적 평균시스템은 여러 계층에게 동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였고, 전체적인 학력수준도 크게 향상한다. 또한 표준적인 생산방식이 낳은 분업의 효율성으로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여 소득이 증가하였고, 이로 인해 부유한 민주주의 수립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대가도 컸다. 평균주의 논리로 인해 우리는 항상 남보다 빠르게 발달하거나 뛰어나야 한다는 강박속에 학창시절과 직장생활 심지어 일상생활을 해야했다. 또한 언제든 대체될수 있는 조직의 시스템의 한 부속품으로 전락하여 인간 존엄성이 훼손되었다.

 저자는 이 평균주의의 맞서 들쭉날쭉의 원칙과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을 제시한다. 먼저 들쭉날쭉의 원칙은 하나의 특성만으로 전체를 생각하는 일차원적 사고로는 복잡한데다 균일하지 않고, 들쭉날쭉한 뭔가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인간이 가진 대부분의 특성이 이렇게 들쭉날쭉하다는 점이다. 개인이 가진 학업능력이 그러하고, 성격이 그러하며 심지어 신체지수도 그렇다. 들쭉날쭉의 원칙엔 두가지 전제조건이 있는데 하나의 특성이 반드시 다차원, 즉 여러가지의 요소로 구성될 것과 이 여러가지 요소들 상호간의 연관성이 낮아야 한다는 점이다. 가령 학업성적에는 개인의 지능, 다중지능, 과제집착력, 창의성 등 여러가지 요소가 작용할 수 있으며 이들 각 요소들은 서로간의 높고 낮음을 보장하지 않는다.

 다음은 맥락의 원칙이다. 심리학은 특성심리학과 상황심리학 두 가지로 크게 나뉘는데 특성심리학은 개인의 성격을 특정짓는 항구적이고 본질적인 특성이 있다고 전제한다. 외향성이나 내향성, MBTI검사 같은 것이 이런 전제를 반으로 한다. 반면 상황심리학은 본질적 특성보다는 개인이 처한 상황이 개인의 심리성향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한 계층을 죄수로 다른 계층을 간수로 정한 행한 심리실험이나, 보이지 앟는 상태에서 전기고문을 가하는 실험등이 이에 속한다. 하지만 맥락의 원칙은 양자를 조합하고 절충한다. 상황에 좌우되지 않는 개인의 특성이란 없으며 상황에만 좌우되는 특성없는 개인은 없다는 것이. 실제로 실험상황에서 개인의 도덕행위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성심리학의 검사에서 0.8정도의 공격성을 보인 두 학생을 비교해보니 한 학생은 폭력성이 학생과 교사를 향해 나타나고 가정과 사회에서는 매우 얌전한 반면, 다른 학생은 학생과 교사에겐 얌전하고 집안가족에게 폭력성을 드러냈다. 개인의 심리란 특성과 상황이 결국 조화된 것이다.

 마지막은 경로의 원칙이다. 평균주의 사고는 정해진 지표나 발달 경로가 있다는 규범적 사고를 사회에 심어놓았다. 하지만 이런 표준적 경로는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개인 삶의 모든 측면에서나 또는 어떤 특정 목표를 향하는 과정에서 좋은 결과에 이르는 점은 여러 경로이며 그 경로는 모두 동등한 가치를 갖는다는것이다. 또한 표준적 경로는 답이 아니며 개인에게 잘 맞는 경로는 오직 자신의 개인성에 의존한다. 실제로 이 책의 저자는 고교까진 낙제생이었으며 일찍 결혼해 가정과 아이를 위해 수준 낮은 직업에 전전하다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아 하버드 교수에 이른 인물이다. 분명 사회의 표준적 규범적 경로를 이탈했지만 자신의 경로를 찾아 성공한 셈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나 교육계에서는 표준적 경로만을 규범적으로 강조하며 이에 이탈한 경우 실패한다는 압박을 준다는 점이다.

 이처럼 들쭉날쭉의 원칙과,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에 기반한 개개인의 원칙은 평균주의 원칙을 부정한다. 그리고 그 실현을 위해 저자는 3가지 변화를 요구한다. 먼저 교육계에서의 변화로 학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자격증 기반의 교육이다. 대학이나 고교, 초중고는 정해진 교육과정을 테일러가 만든 기획자가 짜놓고 사회나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가기 위해 그것을 모두 이수하기를 강요한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 역량을 뒷받침하지 않음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바이며 이로 인해 시간적, 금적적 낭비가 발생한다. 개인의 심리적 좌절과 고통도 물론이다. 때문에 각급학교는 학생이 실제로 필요로 하며 역량을 보장하는 자격증을 각 교육과정에 도입해 학생이 이를 취득해 나가도록 하자는 것이 저저아 주장이다.

 다음은 성적대신 실력의 평가다. 성적은 글자그대로 실제 역량을 반영하지 않으니 사람이 가진 실제 역량을 기업과 학교에서 평가하여 제대로된 기회를 부여하고 사회와 학교에 적절하게 인재를 배치하자는 주장이다. 마지막은 학생들에게 교육 진로의 결정권을 허용하기이다. 학생은 학교를 다니며 자신이 원하는 것 보다는 학교나 대학등 상위기관에서 원하거나 짜여진 경로를 밟아나가야만 하는데 얼마든지 학생이 원하는 진로형태를 보장하자는 내용이다.

 책을 보면서 현재의 세계가 얼마나 평균주의적 사고에 빠져 개인을 억압하고,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는지 느껴볼수 있었다. 20세기는 표준화의 세계였고, 그것이 사회 발전과 기회의 확대및 균등에 기여했음도 사실이다. 그리고 당시는 히 개개인에 주목할 교육방법이나 평가방법, 시야도 부족했다. 하지만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미래는 개개인의 시대가 되었다. 이에 걸맞는 사회적 패러다임 전환도 필요한 시점이며 그에 이 책의 시각이 적절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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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건축가 2019-11-15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평균주의의 맞서 들쭉날쭉의 원칙과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을 제시한다는 글도 인상적이지지만 평균에 대한 고정된 개념들을 생각하게 하는 리뷰 고맙습니다. 읽어봐야겠어요

닷슈 2019-11-15 14:36   좋아요 1 | URL
재미난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빵굽는건축가 2019-11-15 14: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읽어 보려고해요. ^^
 
아픔이 길이 되려면 -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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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란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으면서도 인간 사회는 이상하게도 개인의 건강악화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 人間이란 말그대로 서로 간에 함께 존재해야 의미를 갖는 사회적 존재임에도 스트레스를 개인적인 일로만 취급한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사회역학이다. 이 책에서 처음 안 개념인데, 차별과 사회적 고립과 고용불안이 인간의 몸을 해칠수 있다는 연구가설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찾고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살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목표란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면서도 매우 신선했는데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사회역학적으로 본 우리사회의 여러 문제점들을 들추었다. 쌍용자동차문제, 가습기살균제문제, 세월호, 성소수자 등의 문제들이다. 저자의 이력도 무척 독특했다. 한국에서 최상위로 공부를 잘 해야 가는 의과대학을 졸업했지만 우리 사회의 적잖은 부조리와 많은 아픔을 목도한 경험이 그를 사회역학의 길로 이끈 것 같다.

 여러 주제중 우선 눈에 띈 것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것이었다. 우리 사회는 이에 무척 둔감해 과거엔 물질적 손상에만 치료와 지원을 하고 외상후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고 개인적 문제로만 취급했다. 최근은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 외상후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도 하고 있는데 이조차 수준이 무척 낮아 맥락없이 의학적 처치나 약물처치만 하는 실정이다. 책에는 세월호 피해자가 외상후스트레스 지원을 받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무런 이야기나 상담없이 그저 안구운동과 약물처치만 해서 기가막혔다고 한다.

 저자는 트라우마에 대한 진정한 처치는 몸과 정신에 상처를 남기는 사건처리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사건의 의미가 해석되고 재생산되는 사회적 환경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즉, 트라우마에 대한 사회적 인식 공유를 통해서 명예회복-보상-처벌에 대한 사회관계회복 개선으로 나아가야 진정한 치유가 이루어진 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쌍용자동차 문제나 세월호 사건에 대한 정신외상 치유는 무척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정부와 여권에 의해 실태파악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처벌 및 명예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웠고, 보상 역시 역대급으로 받았지만 보상액이 공개되고, 입시 혜택까지 받으면서 사회적 조롱에 시달렸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피해자들에 대한 정부 지원방안은 공개되지 않는다고 한다.

 전공의들이 아프다는 점도 놀라웠다. 우리나라 전공의들은 드라마나 영화, 혹은 뉴스에서 다뤄진 것처럼 살인적 근무환경에서 일하고 있으며 선배나 교수에 의해 군대식 조련으로 폭력적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우리사회에서 많은 급여와 특권을 누리는 집단이기에 피해자적 인식을 갖기 어려웠는데 전공의들의 근무시간은 무려 주당93시간이었다. 2015년 전공의 특별법이 제정되어 주당80시간으로 줄긴 했는데 이 역시 다른 직종과 비교해보면 살인적 근무시간이 아닐수 없다.

문제는 수련단계의 의사들이 아파도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는데 시간이 부족하고 힘들어 그냥 넘어가거나 자신이 처치하기 일수였다.

 전공의의 건강악화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기에 더 큰 문제다. 그들은 의사이기에 환자를 처치하고 환자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해 평균 세계적으로 21만의 환자가 의료과실로  사망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격무에 시달린 전공의가 의료과실을 범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는가? 책은 이런 문제를 다룬다.

 마지막으로 눈길을 끈 주제는 사전주의 원칙이었다. 우리나라 같은 나라일수록 기업이나 정부등 힘있는 기관을 대상으로 개인이 피해를 보았을 때 구제가 되지 않거나 재판에서 대개 지곤하는데. 이는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을 피해자에게 귀속시키기 때문이다. 책은 그래서 사전주의 원칙을 제시한다. 이는 국가나 사회가 새로운 화학물질등의 사용으로 이득을 보는 경우 그 기업과 사람들이 그 새물질의 미유해성을 사전에 증명해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삼성반도체의 백혈병 문제도, 가습기살균제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회 전방위로의 적용이 필요하다.

 이 책은 지극히 당연한 상식인 공동체가 건강해야 거기에 속한 개개인도 소속감을 느끼고 심리적 안정감과 사회적 안전망의 제공으로 역시 건강할 수 있음을 말하는 내용이다. 한국사회는 먹을 거리의 특성과 고소득, 의학의 발달로 세계에서 가장 평균 수명이 높은 편이지만 공동체는 매우 건강하지 못하다. 아마도 공동체 마저 건강했다면 사회역학적 관점에서 보면 평균수명이 일본의 수준에 달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자본에 의해서 공동체가 완전히 와해되고, 갈등 양상이 더 심해지며 공동지대마저 얼마남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형국이다. 그래서 응답하라 1988이 그리 인기였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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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노동 - 유연해진 노동시장에서 전망 없이, 뼈 빠지게 일하기
귄터 발라프 지음, 이승희 옮김 / 나눔의집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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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은 세계 4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나라다. 두 무모한 전쟁의 대가로 서쪽과 동쪽의 영토 상당부분을 잃고, 근40년간 분단까지 당했지만 군사력을 포기하는 대가와 꾸준한 반성으로 주변국의 신뢰를 되찾았을 수 있었다. 그래서 유럽에서 가장 강한 경제력을 이룩했으며 유럽연합내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편이다. 그리고 북유럽만큼은 아니지만 강한 사회정책과 공공주택 보급과 월세 및 집값의 통제와 학비지원등 은 독일이 유럽에서 두꺼운 중산층과 사회계층 상호간의 강한 공동의식을 만들어낸 기반이었다.

 그런데 이런 독일에 대한 상식이 이 책을 통해 크게 흔들렸다. 어느 샌가 한국처럼 독일에도 신자유주의적 요소가 강하게 파고들고 있었고 이 책은 그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책에서는 언론인들이 대담하게도 생산현장에 직접 위장 취업하여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고발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언론인들이 책을 통해 드러낸 택배노동자와 물류창고 노동자, 프랜차이즈 자영업자 및 직원들의 삶은 비참했다. 각종 위험과 장기간 근무 및 감시환경에 노출되었고, 언제든 해고위험에 이렇다할 노동조합을 구성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노동법상에 명시된 자신의 당연한 권리 요구 및 사업주와 관리자에 대한 저항은 자신의 업무능력과 무관하게 곧 해고를 의미했다. 급여 역시 터무니없이 적었다. 시간당 4-5유로를 버는 경우가 태반이었는데 이는 한국돈으로 불과 5-6천원에 불과하다. 이들은 독일정부에서 지급하는 하르츠보조금 대상자가 되고 마는데 이 보조금은 소득이 적어 생활영위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부여되는 것이다. 즉, 악덕기업으로 인해 과한 노동과 터무니없이 적은 급여로 건강유지 및 생활, 재생산이 어려운 노동자들에 대한 보상을 정보가 세금으로 매우고 있는 격인 것이다.

 한국에서처럼 독일에서도 원청기업과 하청기업간의 관계는 이문제에 핵심사안으로 작용한다. 기업은 자연히 치열한 경쟁상황에 놓이게 마련인데 이 압박을 이겨내고자 원청기업은 자신들이 마땅히 부담해야 할 비용을 하청기업에 전가한다. 하청기업은 원청기업의 터무니 업는 단가후려치기나 기한 압박으로 이 모두를 부담한다. 하청기업에 원청기업은 소수지만 원청기업에 하청기업은 다수다. 이들이 못견디고 망한다면 줄서고 기다리는 다른 하청기업을 찾으면 된다. 이런식으로 망한 하청기업이 무수하다. 이런 불법적 외주화는 독일 헌법에 보장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깨뜨리고 노동자로 하여금 위험하고 어려운 악조건에서 노동하게 만든다. 노동집단 역시 갈라지는데 원청 기업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그리고 하청기업의 소속되어 원청기업에 일하는 파견직들이다. 이들이 하는 일은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급여차는 엄청나서 원청기업 정규직이 10이라면 원청비정규직은 5, 파견직은 2-3에 불과하다. 하지만 원청기업 정규직은 다른 두계층의 상황을 보면서도 같은 노동자로 싸우지 않는다. 비용압박으로 자신들의 위치역시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세계화와 정보화로 인한 기업의 치열한 경쟁이다. 세계화는 국가간 자본과 노동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각국의 기업들은 거의 보호막이 없는 상태에서 저가, 그리고 더 강한 기술력과 자본력을 가진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비 절감 압박이 강하게 생겨났고, 이것이 기업이 부담없이 해고하고 싸게 고용하는 비정규직 양산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정보화로 인한 인터넷 환경도 한몫한다. 인터넷 환경은 소비자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여 가격과 서비스라는 편의를 제공했지만 고객이 곧 기업의 새로운 고용주이자 주인이 되는 상황을 만들게 되었다. 인터넷 기업이 치열한 경쟁속에 비용절감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그들 자체의 하청기업이나 고용된 노동자의 환경을 악화시킨다. 우리나라의 한 기업이 아침신선음식을 배송하기 위해 많은 노동자들의 새벽건강을 악화시키는게 대표적 예다. 불행히도 이는 소비자에게 매우 호응이 높다.

 또 다른 이유는 독일의 지정학적 위치다. 독일은 유럽연합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나라로 2-30%에 육박하는 실업률을 가진 남유럽과 저임금 저성장에 시달리는 동유럽에 비해 월등히 경제적으로 강한 나라다. 유럽연합의 여러 무장벽은 독일이 이들 지역의 고급인력을 빨아들이는 작용을 돕고 있으며 배고픈 이 능력자들은 마땅히 독일인이 보기해 굴욕적인 조건을 감내하면서 일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자연스레 독일 노동자의 고용조건 악화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인소싱의 성공을 말한다. 많은 기업들이 기업 환경 악화와 국제적 경쟁탓을 하며 아웃소싱을 행하지만 인소싱을 해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성공할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도 그렇지만 독일 기업들 역시 오랜 외주화와 비정규직 고용으로 사내에 막대한 유보금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이 인소싱을 충분히 가능하게 한다는게 저자의 판단이다. 인소싱은 그외에도 여러 선순환 작용을 한다. 안정적 일자리를 늘려, 이로 인해 불필요한 사회보장비용이 절감되고, 사회의 안정성과 공동체 효과가 강화될 수 있다.

 다른 해결책은 법을 통한 해결이다. 불행히도 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은 대개 존속하지만 강제성이 부족하고 기업들이 편법을 통해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 사회는 사람들의 교통안전규칙에는 그리 민감하면서도 더 많은 해악을 불러 올수 있는 노동법에는 왜 이리 둔감한지 저자는 되묻는다. 많은 독일의 사법기관이나 검사들은 노동문제와 현장에 대해서 잘 모르고 이해하지 못한다. 즉, 이 문제를 다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법망을 강화하고 또 이 법이 강제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이 법을 수호하고 현장을 단속하면서 지켜나갈 노동법전문가들이 많이 필요함을 책을 역설한다.  

 이 책을 보면서 한국과 너무나도 닮은 독일의 현실을 보며 놀랐다. 물론 그네들의 현실이 심각해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보단 분명히 나은 상황으로 보였다. 좀더 놀라고 경악하는 부분의 포인트가 독일 저자들이 더 낮달까. 이것도 부끄러운 현실이다. 노동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학교 교육현장에서 교육해야 한다. 또한 나 자신의 편의와 서비스만을 추구하기 보다는 그 이면에 담긴 누군가의 강제적 희생도 생각해야 하며 나와 기업이 마땅한 대가를 지불해야하는지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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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10-23 0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자 뜻이 인소싱은 기업의 수직적 통합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ㅠ
결국 신자유주의나 자본주의는 답이 없단 느낌입니다. ㅠ

닷슈 2019-10-23 23:12   좋아요 0 | URL
책에 인소싱 방안에 대해서 구체적인 대답은 부족했습니다. 아마도 사례도 적고, 이렇다할 모델이 없기 때문일듯 합니다.

레삭매냐 2019-10-23 1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보다 훨씬 더 노동자들을 보호한다는
독일에서도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 정책
이 위세를 떨치나 싶더라구요.

결국 소비자들이 윤리적 소비로 그런 기업
들을 응징해야 하는데, 쉽지 않아 보이네요.

닷슈 2019-10-23 23:13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사실 레삭매냐 님 덕분에 본 것입니다. 작년에 이 책과 다른 책을 극찬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eBook] 예정된 전쟁 :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그리고 한반도의 운명 -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그리고 한반도의 운명
그레이엄 앨리슨 지음, 정혜윤 옮김 / 세종서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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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경제전쟁으로 한창이어서 잠시 우리의 관심 외에 있지만 트럼프의 집권이후 미국과 중국은 세계패권을 두고 경제전쟁을 치루고 있다. 책 예정된 전쟁은 나온지 2년 정도 된 책인데 트럼프와 시진핑의 성향을 분석하고 둘이 양국의 그 어느 지도자보다 호전적이고 자국중심적이며 패권지향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충돌가능성을 높게 보았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이는 어느 정도 적중한듯 하다.

 

1. 투키디데스의 함정

 책은 고대 그리스 역사학자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개념이라 책을 이끌어나간다. 대단한 개념은 아니고 새로 부상하는 세력이 지배세력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위협해올때 극심한 구조적 긴장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투키디데서는 과거 페르시아 전쟁후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그리스 지역 패권을 다툰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보고서 이러한 개념을 생각해냈다. 전쟁의 결과로 그리스 지역이 쇠퇴하였기 패권이 아예 다른 지역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피해만 막심한 그야말로 승자없는 전쟁이었다.

 페르시아 전쟁 후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다. 아테네의 국력신장이 강력했지만 스파르타는 이를 묵과하고 아네테와 30년 평화조약을 맺는다. 이 기간동안 아테네는 강한 해군력으로 인근 도시국가들에게 아예자체 해군을 갖지 못하게 하고 보호세를 징수받는 폭거를 저지르며 국력을 신장해간다. 스파르타는 기본적으로 내륙국가로 당시 아테네의 두배에 달하는 국력과 내부 노예를 다스리는데 주력했다. 30년이 지나자 스파르타의 동맹국 코린토스가 코르키아를 침공했고 코르키아는 보호세를 낸 대가로 아테네에 보호를 요청한다.

 아테네의 페리클래스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와중에 나름 머리를 써서 최소한의 군대만 파견하되 절대 먼저 공격당하지 않는 한 전투에 참가하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그것은 자기들 생각일 뿐 사실상 보호조치였던 이 전략을 코린토스는 공격행위로 받아들였고 스파르타도 마찬가지였다. 이로써 촉발된 전쟁은 스파르타의 승리로 끝났지만 양국모두 극도로 피폐해지고 만다.

  

2. 역사적 분쟁들

책이 다음으로 살피는 것은 역사적 분쟁들이다. 너무 먼 과거는 말고 적어도 500년동안 16차례의 패권다툼을 살폈다. 아쉽세도 인류역사가 정말 투쟁의 역사인지 16차례중 전쟁으로 치달은 것 12회이며 단지 4차례만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었다.

 16세기 포르투갈과 에스파냐, 19세기 영국과 미국 20세기 영국,프랑스와 독일 역시 20세기의 미국과 소련이다. 포르투갈은 에스파냐에 비해 먼저 식민지를 개척했지만 에스파냐가 국토회복운동을 끝낸후 본격적 식민지 경쟁에 돌입한다. 여기선 교황이 개입하였는데 브라질을 경계로 동을 포르투갈, 서를 에스파냐의 땅으로 인정하고 이를 양자가 받아들이면서 일단락되었다. 이는 에스파냐에 유리한 결정이었지만 포르투갈은 힘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를 받아들인다.

 19세기 영국도 마찬가지다. 당시 미국은 영국의 인구를 두배 넘게 상회하고 국민총생산에서도 따라잡고 있었다. 19세기 최강국이던 영국은 러시아와 독일의 성장, 프랑스의 견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이때 미국이 상징적 선언이던 먼로독트린(쉽게 말해 아메리칸 내거란 이야기)를 현실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가까운 적이 많았던 영국은 미국에 서반구에 해당하는 모든 권리를 내주고 프랑스, 러시아와도 동맹을 맺고 가깝고 가장 위협적인 적인 독일에 대비한다.

 세번째는 20세기 영국, 프랑스와 독일이다. 가장 이상적인 사례라고 볼 수있는데 이는 두차례 치명적인 전쟁을 일으키고 패망한 독일이 나라가 분열되고 견제받는 상황에서 유럽의 경제적 정치적 패권을 찾아온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독일은 군사력을 완전히 포기하였으며 이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사죄와 군사력의 거의 영구한 포기로 독일은 주변에서 가장 안전하고 믿을 만한 나라 탈변하였고, 이로 인해 통일을 이루어내고 주변국으로부터 제발 유럽연합의 견인차가 되어주기를 요구받는 처지에 이르렀다.

 마지막은 냉전 시기 소련과 미국이다. 이전과 다르게 상호파괴를 확증하는 핵무기의 개발로 양자의 경쟁은 예전과 달랐다. 미국의 패권에 소련이 도전하는 형국이었는데 초창기 우주경쟁에서의 우위와 빠른 원자폭탄 개발, 미국을 압도하는 경제성장률, 여러 나라의 공산화는 소련의 패권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하지만 미국은 자유진영을 이끌어냈고, 폐허의 서유럽을 지원을 통해 지켜냈다. 또한 경제적인 측면에서 최종적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양국의 경우 쿠바사태로 핵전쟁의 위기로 치달았는데 케네디는 단호하면서도 상대에게 시간을 주는 승부수로 위기를 진화해낸다.

 

3. 중국의 도전과 성장

1980년 미국의 경제규모에 불과 10%정도였던 중국은 이미 세계 2인자로 성장했다.

2015년 기준으로 중국은 미국의 61%에 해당하는 경제규모와 73%의 수입규모, 151%의 수출규모, 3140%에 달하는 지급준비금을 자랑한다. 경제규모도 구매력 수준으로 계산한다면 2014년에 이미 미국을 넘어섰다. 이는 불과 한세대만에 일어난 일이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도전을 숨겨왔는데 최근 시진핑이 이를 공식화했다. 시진핑이 원하는 중국은 다음과 같다.

1. 서양의 침범하기 전 중국이 아시아에서 누린 지배적 영향력의 회복

2. 본토의 신장과 티베트 뿐만 아니라 홍콩, 대만을 포함해 더 큰 중국영토에 대한 지배권

3. 국경과 인접 바다에서 과거의 세력권을 확보하여 주변국으로부터 강국들이 언제나 받는 요구에 대해 존대를 받기

4. 각종 세계 기구에 중국에 존중을 보내라고 명령하기

중국의 시진핑은 이를 위해 나라를 이끌고 있다. 중국은 마오 사후 독재자를 방지하기 위해 실력뿐만 아니라 기질적인 면도 평가해왔지만 이를 숨긴 시진핑은 능력으로 성공적 집권을 한다. 그는 자본주의의 진행 이후 권력을 가진 당, 군, 관리의 부패를 척결하는 것을 민중의 마음을 사는 우선 과제로 삼았다. 대규모 숙청은 그를 위해 충성하는 당원과 군을 만들어내었고, 더불어 정적을 숙청해 장기집권으로 가는 일거양득이 된다.

 다음은 민족주의의 강화다. 철지난 사회주의 구호로 중국을 이끌긴 쉽지 않았고 그래서 내세운 것이 민족주의를 앞세운 과거의 영화회복이다. 이는 민중으로 하여금 정치적 자유를 미루고 국가주의를 향해 앞서게 만들었다.

 외부적 노력도 강하다. 일대일로의 개척으로 미국에 포위된 해양을 뚫어낼 사업을 진행한다. 유라시아 대륙과 인도양에 접하는 거의 모든 지역에 네트워크를 설치하는 것으로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자국내 과잉생산을 해소하는 노력이었다.

 다음은 군의 현대화로 정보, 감시, 정찰 능력을 통합한 미국의 군대를 따라잡는 것이 목표다. 중국의 군전략은 일본-대만-필리핀-남중국해를 지나는 제1열도선 안쪽의 근해를 통제하는 것으로 이 안에 미국함대의 접근을 막는 것이 목표다. 과거 90년대 중반 대만 독립에 항의하던 자신들의 목소리에 대해 클린턴이 대만 해협에 항모2척을 보내자 아무런 목소리를 낼수 없던 그들이었다. 히자만 지금은 다르다 무려 1000여기의 대함미사일이 본토와 함대에 있어 중국 본토로부터 무려 160km안에서는 미국이라도 안전항해가 불가능해졌다.

 

4. 평화는 가능한가?

저자는 미중간의 충돌 시나리오를 3개 상정한다. 우선 해상에서의 우연적 충돌이다. 남중국해에서의 무리한 영향력 확대, 그리고 제1열도선의 수호를 위해 중국과 미국의 함재기, 함선들을 역사상 그 어느때보다 가깝게 서로를 견제하고 있다. 이는 상당한 수준이어서 실수로라도 언제든 충돌사고가 일어날수 있다. 서로에 대한 불신과 공포가 이미 상당한 지금 시점에서 작은 불씨는 도화선을 당길수있다.

 다음은 대만의 독립요구다. 홍콩의 우산혁명과 지금의 혁명상황에서 보듯 민주주의를 경험한 홍콩과 대만 시민들에게 중국의 국가사회주의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중국의 압력에 잠시 독립선언을 미룬 대만이 당당히 독립선언을 요구한다면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는 그들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다. 이에 중국이 무력개입을 시도한다면 미국역시 가만히 있기 어려울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제3국으로 인한 전쟁이다.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예에서 보듯 양국이 보유한 동맹국간의 대결은 역시 양자대결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조어도 인근은 중국으로선 중요한 해역이고 유전이 있을 가능성도 있는 지역이다. 이곳에 대해 일본과 마찰이 일어난다면 미일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미국은 일본편에 서게 된다. 중국과 일본의 마찰도 격해진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일어날 만한 일이다. 다음은 북한이다. 북한 정권이 붕괴하여 미국이 북한 지역에 군을 보낸다면 중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혹은 미국의 우산하에 있는 한국군이 북한에 진군한다면 이 역시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분쟁은 피할수 없는 것일까? 저자는 미국의 입장에서 분쟁을 피하는 방안도 제시한다. 우선 현재이 상황을 수용하는 것이다. 중국의 성장을 인정하고 특수한 사안에 대응하거나 스파르타와 아테네처럼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다. 가령 미국이 대만 문제를 인정하면서 남중국해에선 양보를 얻어낸다던가 제1열도선에서의 영향력은 인정해주면서도 태평양지역의 패권은 여전히 유지하는 식이다.

 다음은 체제변화 유도나 국내분열전략이다. 19세기 영국은 미국에 서반구의 패권을 양보하였는데 만약 영국이 미국의 남북전쟁에 개입하여 분열을 지속적으로 유도했다면 역사의 추이는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이처럼 분열가능성이 높은 신장 위구르나, 티벳, 홍콩, 대만 등지에서 적극적으로 분열세력을 지원하는 것이다. 또한 대만과 홍콩 민주화운동에서 보듯, 중국의 상당수 시민들은 민주화를 열망한다. 스마트폰과 SNS의 확장은 이들을 지원한는데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이러한 분열과 체제변화유도 전략은 중국의 성장과 도전을 상당히 지연시킬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은 관계의 재정립이다. 19세기 영국이 그런 것처럼 미국이 중국을 인정하고 같은 패권국가로 거의 소련에게 했던 수준의 양보를 해나가는것이다. 미국이 중국을 대하는 것은 놀랍게도 비현실적이다. 아직도 2차대전 이후의 질서와 소련 패망후의 질서 관점에서 미국은 중국을 대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중국의 세계에서의 역할을인정하고 아시아나 일부지역에서의 패권을 양보하는 것은 새로운 관계의 재정립으로 평화상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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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인권식당 - 인권으로 지은 밥, 연대로 빚은 술을 나누다
류은숙 지음 / 따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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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만화 심야식당이 떠오르는 책 제목이다. 만화는 심야식당을 운영하는 무섭게 생긴 마스터와 그 심야식당에서 이런저런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잔잔함이 가득하다. 심야식당은 정작 일본에선 큰 인기가 없었다는데 한국에선 제법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책도 비슷하다. 저자는 인권활동가로 생활하면서 좁은 자신의 집으로 많은 사람들을 초대한다. 대부분 노동자와 같은 인권활동가, 법조인, 학생, 권력으로부터 피해를 입고 투쟁하는 이들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모이니 밥이 빠지지 않는다. 사람이 모이니 뭐라도 먹어야하고, 워낙 평소 힘들게 싸우며 몸과 마음을 소진하는 사람들이니 쉬며 먹을 것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저자의 집은 식당처럼 되어버린다. 술방이라고 책에선 주로 말하는데 술도 적지 않게 먹어서인듯하다. 저자가 하는 음식도 다양하다. 김밥, 잡채, 꽃게탕, 닭죽, 떡국, 떡볶이, 순대등 맛은 모르지만 웬만한 식당못지 않은 구색이다. 저자는 식당에서 알바를 하여 단련된 몸이지만 워낙 많은 손님들을 맞느라 고생하는 모습이 자주나온다.

 저자는 책을 이런 음식 하나와 사연하나를 맞추는 식으로 구성했다. 여기엔 학생인권조례 탄생의 순간도 나오고 강정마을에서 투쟁하는 할매들의 이야기도 나오며 용산참사의 희생자 가족도 나온다. 책이 2015년에 나온지라 세월호 사건은 담아내지 못했다. 아마 일년만 늦게 나왔어도 크게 다루었을 것이다.

 책을 보며 우리 사회 인권활동가의 모습과 여전히 마이너로 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회의 불의란건 늘 존재하지만 내 생을 위협할 만큼 크게 다가오는 일은 흔지 않고, 우리의 언론은 이를 편향적으로 다루며, 사회와 권력자들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국가와 사회의 권력을 짜 놓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선 노동법과 노동자의 권리 및 삶을 가르치지 않으며, 언론은 파업의 정당성보다는 과격한 모습과 경제에 미칠 영향만을 우려하며, 사법기관은 편향적 판결을 하고, 국가의 법은 토지수용을 일방적 가격으로 강제집행할수 있게 해놓았다. 이런 상황이니 아직 우리의 인권은 갈길이 먼것이다.

 에피소드중 세계의 여러 인권가들끼리도 시각차가 난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저자는 외국에서 활동하면서 제1세계의 인권운동가들이 아시아권 운동가들의 수준을 의심하고 기본을 가르치려하며 시혜적으로 대하는 모습에 분개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 역시 1세계의 인권사건만 대단한 것으로 여기고 더 가난한 아시아권의 비인권적 상황에는 그러지 못했음을 반성한다. 한국의 인권가들이 세계적이고 다차원적 시각이 부재함도 비판했다. 저자는 티베트 인권운동가들이 미국운동가들의 지원을 받는 것을 보고 반미적이지 못함을 비판하는 것을 본다. 문제는 티벳을 유일하게 지원하고 중국에 대항가능한 것이 오로지 그들이란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의 시각으로만 본다는 것이다.

 여러모로 느끼는 바가 생기는 책이었다. 웬지 작가의 집은 옥상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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