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속 마을 활동 - 미래를 살아갈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체험활동으로 배우는 경제 이야기
문경민 외 지음 / 우리교육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실의 문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선 교육현장이 실생활과 유리되어 있다는 점이 있다. 공부할때마다 학생들은 말한다. 대체 커서 쓰지도 않을 이런 복잡한 공식과 문제, 지식을 어째서 외워야 하냐고. 딜레마가 아닐수 없다. 각 학문은 인간문명의 필요에 의해 생겨난 것이지만 전문화가 되며 각 학문간의 장벽이 생기고 그게 교과로 반영되어 학교현장에서도 분리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학생의 발달단계와 맞지 않으며 그들과의 삶에서 멀리 떨어지므로 흥미도를 떨어뜨리는 점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몇몇 학자들은 간혹 사회현실의 문제를 교육현장에 적용하는 교육방법을 만들어냈다. 시뮬레이션이나  프로젝트 학습등이 그러한 것들이다. 그리고 '교실속 마을 활동'이란 이 책은 우리가 사회의 경제체제를 교육현장에 맞게 구성한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실행한 것인데 마을은 세 가지 종류가 있다. 평등마을과 자유마을, 공정마을이다. 완전 상응하진 않겠지만 각각 공산주의 경제와 자본주의 경제, 그리고 평등을 강화한 수정자본주의 경제체제라고 볼 수 있겠다.

 학습의 순서는 평등마을, 자유마을, 공정마을의 순이다. 왜 평등마을이 먼저일까 생각했는데 저자는 평등마을이 운영체제가 가장 단순해 학생이나 교사가 교실 속 마을활동에 적응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했다. 교실 속 마을엔 법이 있다. 헌법과 기본법, 규정이다. 헌법은 우리가 마을 활동을 하는 주요 가치나 목적이 수록된다. 기본법은 각 경제체제에 대한 이야기와 시스템, 그리고 규정엔 직업과 상금과 벌금, 경제시스템별 규정이 수록된다.

 각 마을엔 실제 경제체제처럼 토지와 노동, 자본이 있다. 토지는 교실이나 아이들의 자리, 노동은 직업과 사업을 통한 노동, 자본은 마을화폐가 된다. 아이들은 마을 화폐를 받는다. 받는 방법은 직업을 통한 노동이다. 각 마을 활동에서 직업을 택해 일하거나, 수업수당으로 교사로부터 임금을 받는다. 그외 교실에서 잘한 일에는 상금을 잘못한 일에는 벌금을 부과한다. 파산한 아이들은 다음 마을활동까지 참여가 중지된다. 그리고 각자가 벌어들인 화폐는 개인의 마을 통장에 기입되며, 감사담당이 이를 점검한다. 회계조작시엔 가장 큰 벌금이 부과된다.

 평등마을에선 공산주의 경제체제인 만큼 직업이 모두에게 주어진다. 즉, 실업이 없다. 그런데 하는일은 모두 다른데 임금이 모두 같다. 장사를 하는 아이들도 물건을 아무리 많이 팔아도 같은 급여를 받게 된다. 세율은 높다. 임금의 20%를 세금으로 내야한다. 토지도 공공개념이라 교사가 자리를 지정해주며 토지의 판매도 금지되고 토지세도 더불어 없다. 그리고 더불어 매일 생활비를 내야한다.

 자유마을에선 토지 경매부터 시작된다. 교사의 진행으로 아이들간 토지 경매을 통해 토지가 낙찰된다. 그런데 토지세는 없다. 토지에 의한 불로소득의 폐해를 경험하게 하기 위한 설계다. 아이들은 친한 아이들끼리 앉고 싶어 큰 돈을 지불하고 자리를 구매한다. 그리고 다른 아이에게 팔기도 한다. 하지만 교실의 자리이기에 반드시 자기 자리가 있어야 하니 자리를 팔아버린 아이들은 임대를 해야한다. 임대료는 물론 자리주인에게 낸다. 자리 가격의 10%에 달한다. 그리고 교사는 일부러 불로소득을 느끼게 하기 위해 아이들로부터 적극적으로 고액으로 자리를 구매한다. 물론 양도소득세따윈없다.

 아이들은 직업도 경매로 결정한다. 평등마을 과는 매우 다르다. 수퍼나 문구점을 할때도 평등마을에선 교사가 지급하는 물건만 팔았지만 이젠 집에서 다양한 물품을 갖고 와 팔거나 사업에 이용할수 있다. 사업은 사전에 사업신청서를 내서 교사의 심사를 받고 할 수 있으며 친구를 고용하거나 동업도 가능하다. 아이들은 온갖 사업을 다한다. 수퍼에서 문구점, 만화대여점, 네일아트점, 복권점 등등이다. 공무원으로 일하는 아이들은 첫날에 일주일 간의 급여를 받고 세금은 사전에 공제한다. 사업하는 아이들은 매일 번 돈을 정산해 다음날 세금을 낸다. 생활비도 평등마을때보다 크게 오른다. 아무래도 물가가 오를테니 말이다. 빈부격차가 심각하게 나타나며 사업이 안되는 아이들, 경쟁도 심화한다. 같은 과자라도 아이들의 취향을 잘 파악하면 장사가 잘되며 렇지 않으면 실패한다. 재고도 문제다. 그리고 소비가 느니 이상스레 교실이 상당히 더러워진다.소비 증가로 인한 환경오염 체험인 셈이다.

 공정마을로 들어간다. 빈부격차의 해소를 위해 자유마을에서 벌어들은 돈으로 순위를 정한 후, 그 순위에 맞게 돈을 차등지급한다. 빈부격차는 여전하지만 상당히 해소된다. 토지는 여전히 거래가 가능하지만 토지세가 매일 판매금액의 10%가 부과된다. 무거운 토지세에 불로소득을 노리긴 어려워지며 토지거래도 줄어든다. 다만 생산과 소비활동의 장려를 위해 임금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특이점은 공공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이들을 돕는 활동 같은 것을 기획해 공공사업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이경우 교사가 월급을 지급한다. 또한 파산자를 구제하는 은행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은행은 파산자에게 일정금액만큼만 대출을 허용한다.

 이 경제활동에 참여한 아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주로 평등마을 보다는 자유마을을 선호했으며 불로소득이나 환경파괴에 대한 분노노 상당했다. 공정마을로 이동하며 애써 번돈이 크게 무효화 되었을땐 아쉬워하는 아이들이 많았고,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짜내거나 부모님이 사업을 위해 물건을 대주지 않는 것을 아쉬워하는 애들도 많았다. 부모님이 여러 물건을 사줘서 창업하는 것도 사실 금수저 흙수저 체험이 아닐런지. 복잡성을 피하기 위해서였겠지만 자본주의의 핵심인 은행의 역할이 매우 제한적인게 아쉬웠다. 평등마을은 그렇다 쳐도 자유마을 부터는 사업을 위한 대출기능 정도를 해줬으면 어땠을지 싶다. 그리고 이걸 확장해서 여러반이 마을 활동을 동시에 한다면 좋을 듯하다. 화폐 계산의 복잡성은 있겠지만 보다 큰 규모의 경제를 느낄수 있을 것이고 반마다 화폐를 다르게 한다면 환율의 경험도 가능할 것이다. 처음엔 1대1이지만 옆반의 물건과 사업이 더 재미난다면 환율은 금방 오를 것이니 말이다.

 하여튼 재미난 책이었다. 저자의 블로그를 방문하면 이 활동에 필요한 모든 양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경제교육에 관심이 있는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 실제적이고 도움이 될듯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다이제스터 2020-01-21 2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학교 선생님이신지요? 그러시다면 이 책 읽는 분에게 항상 응원합니다. ^^

2020-01-21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래학교
EBS 미래학교 제작진 지음 / 그린하우스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차 산업혁명을 눈앞에 두고, 학교도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건 전 세계적 현상이라 한국과 노르웨이, 인도, 싱가폴 네개의 나라 학생과 교사가 만나 미래학교를 만들고 그 결과물을 엮은 책이다. ebs책이니 다큐로도 나왔을 텐데 아직 보진 못했다.

 네 명의 교사는 고민했다. 수업은 어떤 교과를 할 것이며, 교육목표는 무엇인지, 교육과정은 어떻게 구성할 것이며, 미래 기술은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그리고 몇명의 학생을 가르칠 것인지에 관해서다. 답은 하나하나 정해졌다. 언어는 당연히 공용어인 영어, 장소는 주최측이자 IT 강국인 한국, 학생은 각 나라의 학생을 3명씩 총 12명을 선발, 교과는 STEM에 사회과와 예술등 인문적 요소를 추가한 한국의 STEAM을 교육목표는 미래 역량은 3C로 창의성, 협업, 의사소통이었다.

 교육과정 디자인이 다소 어려웠는데 미래 역량의 배양을 목표로 강의는 최소화하고 학습들이 스스로 협업하여 배워가는 형태를 취하였다. 이 과정에서 앞서 말한 3C와 더불어 메타인지 능력과 PISA지수의 향상도 목표로 삼았다. 메타인지는 자신의 무엇을 아는지와 모르는지를 파악하고 이를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계획을 수립하는 능력이다. 자기주도적 학습과 비슷하다. PISA지수는 PISA에서 계발할 것으로 교과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다. 향후 해당 교과의 미래 학업성취도와 가장 관련이 높은 지수이며 한국학생들이 성적과 무관하게 대체적으로 이게 낮다.

 기술 수준은 3D 프린팅이나, 드론, 코딩을 적절히 활용했다. 하지만 미래 교육의 목표는 이런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런 기술과 인공지능을 효과적으로 다룰 컴퓨팅 사고력을 목표로 했다. 이런 부분의 한국과의 차이인데 한국의 부모들은 대개 이 기술자체의 습득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교육은 차례로 진행된다. 수학에서는 일상생활과의 관련성을 위해 지수함수 그래포와 수요공급곡선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수학과는학생들이 나이가 다르고 수준차가 많이 나 개별적인 상태파악이 힘들었는데 인공지능 학습을 통한 개별맞춤형 교육이 인상적이었다. 인공지능 학습은 중간정도 수준의 학생에게 가장 큰 효과를 보였다.

 다른 교과들도 비슷하게 수업이 이루어지는데 워낙 역량달성을 위해 융합적으로 시도되니 교과간의 경계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미래의 성적표는 각 교과당 점수로 나타내는 객관식 시험이 아니고 해당역량을 달성하는 프로필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주목할 부분이다.

 수업을 마친후 학생들은 미래 역량 부분에서 거의 모든 부분에 있어 향상되었다. 처음엔 미래학교에 대해서 높은 기술 수준을 배우는 것을 기대하거나, 아주 어려운 것을 배우는 것을 기대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미래 역량 자체를 다른 나라의 학생들과 함께 달성하는 과정을 거쳐나가면서 이를 획득해나갔다. 결국 미래 학교의 미래 수업이라는 것은 역량달성을 목표로 미래 기술을 도구로 활용해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여 달성을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이를 교사가 개개인 혹은 협동과정을 돕는 것으로 보인다.

 무척 어려운 과제지만 이미 한국의 교육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들이다. 책의 내용이 다소 얇아 자세한 수업과정을 알수 없어 아쉽다. 다큐를 보어야 하는 부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혁신교육 정책피디아 - 교육을 교육답게, 학교를 학교답게, 교사를 교사답게
한기현 지음 / 맘에드림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인은 실제론 교육에 상당히 관심이 없는 편이다. 물론 말이 안되게 여겨질 것이다. 반세기 이상 이어지고 있는 한국 특유의 광풍적 교육열기를 학생으로서 직접 체험을 했든 아니면 부모로서 지원을 했든간에 모두가 총력전의 형태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모르긴 몰라도 이 총력전에 각 가정에서 사용한 돈과 시간, 감정 에너지의 소모는 정말 엄청났을 것이다. 그리고 총력전이기에 승자든 패자든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일 것이다.

 이처럼 한국은 교육에 관심이 있어보이지만 실상은 대학입시를 위한 성적향상에만 관심이 있다는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때문에 어떤 의도로 나오는 교육정책이든 한국사회의 학부모와 학생은 오로지 입시를 위한 성적향상의 관점에서만 이를 받아들이게 된다. 사회적 평등, 평생학습, 개인의 성장과 행복, 다양성 등은 모두 후순위다. 이렇다보니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교육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과학과 외국어 부분의 인재양성을 위해 설립한 과고와 외고가 어떻게 변질되었는지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의 교육이 이렇게 된 데 이유를 찾는다면 우선 소위 개천에서 용난다는 신화를 들 수 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 잘 작동했던 이 원리는 기존 기득권세력이 무너진 한국사회에서 교육을 통한 계층이동사다리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계층이동을 통해 성공했기에 순작용을 오래도록 한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계층간의 경제력 차이가 두드러지면서 이 사다리는 이미 걷어차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사다리를 경험한 소수와 그것을 본 다수가 이 신화를 아직 견고히 믿고 있다.

 다음은 이 사다리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서열화와 경쟁 논리다. 누군가를 사다리로 올려보내려면 반드시 줄 세우기가 필요하다. 한국사회의 학연, 지연, 혈연논리에 대한 강한 반대 급부로 이 사디리엔 무엇보다도 공정성이 중요했다. 때문에 시험은 장강명이 '당선, 합격, 계급'에서 말한 것처럼 공채나 객관식 시험으로 이루어지게 되었고, 선발된 인원의 실제 역량보다는 상대적 잘함에 초점을 두게되었다.

 마지막은 강한 중앙집권화다. 우리 헌법은 교육의 전문성 보장을 위한 자주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허상을 뿐이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정부에 의해 강력히 통제 받고 있으며 실제 정권의 입맛에 따라 교육방향을 늘 휘청거렸다. 그러다보니 교육정책은 비전문가인 정치인이나 소수 고위 공무원 혹은 현장경험이 전무한 일부 교수에 의해 수립되었다. 이렇게 수립된 정책은 아래로 향하게 되고 많은 예산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책이 사라지면 교육현장엔 아이들과 교사들의 괴로움만 남을 뿐 아무런 유산과 효과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런 중앙집권적이며 서열화와 경쟁으로 대표되는 우리 교육에도 10여년 전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바로 혁신 교육이다. 교육감이 선출직으로 변경되면서 정부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진보교육감들이 어려운 분위기에서 당선될 수 있었고, 그렇게 분 혁신교육의 바람이 이젠 거의 전국으로 번지게 되었다. 

 혁신교육을 한마디로 정리하긴 쉽지 않지만 거칠게라도 표현한다면 학생입장에선 개개인의 성장과 발전 및 행복에 중점을 두고 교육이 학생의 삶과 관련하도록 하며 장기적으로 자신이 얻은 지식을 문제해결에 활용하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교사입장에선 국가나 교육부로부터 교육의 자율성을 얻고 개인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동료교사와 협력하여 학생중심의 교육과정을 수립 운영하는 것이다.

 책은 이런 혁신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 6가지 과제를 제시한다. 우선 교육청 개혁이다. 현재 이름만 지원청이며 사실상의 간섭기관인 교육청을 정책사업을 줄임으로써 진정한 지원기관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정책사업은 80%이상 줄일 것을 목표로 하며 남는 예산은 학교에서 자유롭게 쓸수 있게 목적예산이 아닌 형태로 내리도록 한다. 또한 교육청의 여러 국과 부를 통폐합하고 정책사업의 감축으로 남는 일반공무직은 일선 학교로 내리면 교원업무 정상화에 더 큰 보탬이 되리라고 본다.

 다음은 교원업무정상화다. 우리나라의 교원은 초중등교육법에도 업는 학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각 학교의 돌봄서비스와 방과후 학교다. 두 제도는 맞벌이 부모가 많고 살인적 노동강도와 비정규직이 많은 한국의 현실에서 반드시 필요한 제도다. 하지만 마땅히 복지의 업무로 보건복지부나 각 지자체가 수행해야함에도 정부는 이를 학교에 떠넘겼다. 때문에 2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학교는 적지 않은 인력을 이 사업에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 모든 업무는 교사의 몫이다. 이런 업무를 제거하고 교원에게 충분한 시간을 부여할 때 학생의 교육에 고민하는 교원 고유의 업무로 돌아가는 것이 가능하다는게 교원업무정상화다.

 그리고 이런 업무정상화로 교원에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이 여유는 반드시 연구하고 협력하는 학교 문화로 정착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교원들은 오랫동안 하향식 정책과 과중한 업무로 전문직임에도 스스로 연구하고 전문적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기회와 능력을 상실해왔다. 교원업무정상화가 된다면 학교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과 학생중심의 교육과정과 지자체및 마을공동체를 활용한 교육을 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네번째는 학교의 민주화다. 교육의 주요목표가 민주시민의 양성임에도 학교현장은 놀랍게도 전혀 민주적이지 않다. 학교의 모든 권력과 결정권한은 학교장에게 집중되어 있으며 승진과 관련한 인사권도 학교장이 모두 갖고 있어 민주적인 운영이 쉽지 않다. 때문에 승진제도에 대한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며 교사나 학부모에 의한 내부교장선출제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재 각 시도교육감들이 교장공모제의 비율을 높이고 승진체계 전체를 개편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늦었지만 매우 긍정적인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다섯번째는 혁신학교 네트워크의 구성과 확산과 혁신교육지구 및 혁신클러스터와 확산이다. 혁신학교는 처음엔 단위학교로 시작했지만 혁신학교과 확산되면서 그 성과가 서로 공유되기 시작했다. 초기 일부 혁신학교는 그 운영이 성공적이었음에도 구성원이 교체되자 바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는데 네트워크의 구성및 확산은 이에 대한 대비가 될 수 있다. 그동안 놀랍게도 지자체와 각 지역 교육지원청은 서로 따로 교육정책을 운영하고 있었다. 교육관련 지원사업이 지자체에도 있었다는게 놀랍긴 한데, 서울교육청과 서울시의 협력으로 처음으로 지자체와 교육청의 일원화된 교육정책 운영이 실현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특정 인사에 의한 지자체의 편중된 교육지원이 줄어들었고, 사업의 중복성도 개선되었다. 또한 지역의 우수한 교육자원활용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런 혁신지구 사업은 위에서부터 강요된 측면이 크며 이로 인해 교육현장에서 많은 업무로 다가오는 점도 책은 날카롭게 지적한다.

  혁신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현장의 사례나 연구성과를 보여주는 책은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은 교육현장 뿐만 아니라 혁신교육과 관련한 교육부, 교육감, 교육청, 교육지원청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그 입장에서의 정책사업과 문제점을 잘 드러낸다는 점에서 소중한 책이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한국인은 교육에 관심이 없고 대학입시를 위한 성적향상에만 관심이 있다. 교육에 관심을 가질때 교육은 진정 올바른 방향으로 바뀔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교육에 특히 혁신교육에 관심을 가질 이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질리언스 - 다시 일어서는 힘
천경호 지음 / 교육과실천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더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없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하다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모자란다

 전문가는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

 

 책에서 인용한 제프딕슨의 우리 시대의 역설이다. 교육과 관련한 말이 많다. 교육학이 많이 발전하고 다양한 교육매체와 사교육이 판을 치지만 학생들은 그다지 과거보다 똑똑해지거나 더 착해지지 않은듯 하다. 실제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금시대의 학생은 10년전의 학생보다 오히려 인지능력이 감퇴했다고 한다. 정크푸드와 지나치게 경쟁적인 교육환경, tv, 인터넷과 게임, 작은 성인을 만들어내는 마케팅을 그 원인으로 본다.

 책 리질리언스(resilience)는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면 회복탄력성이다. 하지만 회복탄력성자체가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을 잘 담아내지 못하기에 저자는 리질리언스란 용어를 책에서 사용한다. 사실 사람은 누구나 스트레스를 피할수 없고 이를 이겨내고 살아가야하기에 리질리언스 갖는다. 하지만 이에는 개인차가 존재한다. 개인차는 선천적인 면도 있지만 사회, 가정, 학교의 지지로 만들어내는 후천적인 면도 당연히 존재한다. 책은 후자에 주목한다.

 한국은 리질리언스를 키워주기에 매우 부실한 나라다. 우선 첫번째 보호막인 가정이 부실하다. OECD국가중 최장의 노동시간을 자랑하며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급여는 불과 50-60%에 불과하다. 이는 대부분의 부모가 저임금으로 인해 장시간의 노동에 시달려야 함을 의미한다. 거기에 고용역시 불안정해 항상 경제적으로 불안한 환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는 자녀에게 충분한 정서적 인지적 지원을 해주기 어려우며 잦은 스트레스로 이를 자녀에게 쉽게 전가할 수 있다. 제대로된 훈육보다는 폭력이 자리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은 학교다. 학교에서 학생을 위한 인지적 정서적 지원을 해주는 최고의 사람은 교사다. 하지만 문제는 이 교사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좀처럼 학생을 마주할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교사의 주 업무는 수업과 생활지도지만 학교현장은 여전히 행정업무중심이다.(사실행정업무는 교사의 업무로 법령에 규정되어 있지도 않다) 학교 현장에 뿌려지는 연간 공문수는 만여개에 달한다. 거기에 교육과 무관한 방과후나 돌봄등의 업무가 학교에 주어져 교사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 그래도 비교적 많은 한 학급 학생수를 감안한다면 선생님 하나하나가 얼마나 학생을 마주할 수 있을까

 사회 역시 문제다. 기득권의 편인 정치권은 당연히 노동자의 편에 앞서 노동시간줄이기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학교현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여서 교육환경을 개선하려기 보다는 장시간 노동문제의 해결을 돌봄과 방과후의 형태로 학교에 떠넘긴다. 게다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을 관리할 사회복지공무원의 수도 무척이나 적다. 이들이 적은 급여에도 엄청난 격무를 부담하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거기에 경쟁적 사회문화와 이를 투영한 경쟁적 입시문제. 상업문화의 팽배는 아이들의 인지정서발달에 매우 좋지 못하다.

 이런 가정, 학교, 사회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개인의 리질리언스 발달의 기본 조건이다. 여기에 인지적 정서적 자기 조절을 배워나가는 것이 추가된다. 인지적 자기조절은 행동의 방향을 설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집행기능을 맡은 것이다. 정서적 자기조절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심리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면서 자기 정서를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인지적 자기조절 향상 방법으로 책에서는 이해하기와 이로움 찾기를 제시한다. 이해하기는 사건을 이해하도록 설명 및 도와주기이며 이로움 찾기는 사건에서 이로움이나 긍정적 의미를 주는 것이다.

 정서적 자기조절 방법에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이의 조절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줄이기 위해 독서, 음악감상, 차마시기, 걷기, 심호흡등의 활동이 중요하다. 의외로 잠들기전의 독서는 스트레스를 68%나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다른 요인보다 가장 높은 효과를 보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하기 역시 스트레스를 줄이긴 했지만 고작 12%정도로 낮은 효과를 보였다. 다음은 스트레스를 유의미한 디스트레스르 받아들이도록 삶에서 중요한 가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알아내는 것이다. 사실 스트레스는 부정적이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집중력을 높이고 긴장을 느끼게해 좋은 성과를 불어오기도하므로 이런 측면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리질리언스가 강한 아이들은 부정적 생활 사건의 강도와 빈도가 줄어들고, 반성적 스트레스가 낮으며 높은 지적능력을 보이고, 자기 존중감이 높으며 자기 조절기술이 뛰어나가도 한다. 이런 리질리언스가 강한 사람들로 가득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사회와 학교, 가정이 해야할 일이 아닐까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9-12-17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닷슈 2019-12-17 15:03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가정과 더불어 학교정상화도 중요합니다
 
토토 사회 놀이터 세트 - 전7권 토토 사회 놀이터
김서윤 외 지음 / 토토북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위해 만든 놀이터 세트를 보았다. 총 7권인데 제목이 모두 무엇을 만드는 것이다. 내가 가게를 만든다면, 내가 나라는 만든다면, 내가 법을 만든다면, 내가 국제기구를 만든다면, 내가 뉴스를 만든다면, 내가 학교를 만든다면, 내가 은행을 만든다면 이다. 즉, 가게, 은행, 나라, 법, 학교, 뉴스, 국제기구를 만들어보는 활동을 책이 구성된 셈인데, 생각만큼 결코 쉽진 않다.

 실제 어른도 가게를 차리는 과정에서 알아야할 만한게 책엔 빠짐없이 수록된다. 팔 물건부터, 자리, 일할 사람 구하기, 광고, 가격 정하기 등 생각보다 상세하다. 저자들도 만만치 않은데 가령 뉴스 같은 경우는 유명한 손석춘씨가 썼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보고 사회과에서 보조교과서로 사용하거나 교육과정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할 때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 6학년 사회과에서는 법과 헌법에 대해서 배우는데 그 부분을 중심으로 다른 교과와 연계하여 우리 학교 법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역시 6학년 국어교과에는 뉴스의 특성을 알고 만드는 활동이 나오며 다른 학년에서도 신문 기사를 만드는 내용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뉴스만들기 책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가게 만들기 같은 경우는 초등 저학년과 관련이 많아보였다. 내용은 쉽지 않았지만 좀 더 단순화하여 아이들이 직접 가게를 만들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학교를 만든다면은 동아리 활동이나 중등의 자유학기제와 관련 있어 보였다. 요즘 많은 학교들이 학생 주도형 동아리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스스로 동아리를 학교개념으로 만든다면 잘 어울릴 것  같다. 스포츠 학교, 바느질 학교, 요리 학교등 스스로 교육과정과 예산, 규칙등을 제정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이를 심화하나면 자유학기내에서 자신들만의 스몰스쿨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선생님의 도움이 아주 많이 필요하겠지만.

 아이들이 사회과를 공부하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용어의 어려움이다. 사회 용어는 대개 어려운데 대충 10년전쯤 한 양반이 초등 학생을 대상으로 사회과 교과서에 등장하는 용어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논문을 쓴 적이 있다. 물론 결과를 충격적이었다. 이는 우리 교과서가 자습서형이 아니라는 측면도 있고, 사회교과서의 경우는 활동중심으로 많은 여지를 열어주다보니 글보다는 자료나 그림, 활동제시가 많은 탓도 있다. 정작 내용숙지는 잘 되지 않는달까. 하여튼 이 책은 그런 아이들을 위해 용어정리까지 잘 해놓았다.

 창의적인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해 빅아이디어가 필요한 교사라면 참고할 만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