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 기자들, 대통령을 끌어내리다
한겨레 특별취재반 지음 / 돌베개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한겨레 신문사에서 소위 '최찾사'라는 특별팀이 가동되어 탄핵정국까지 한겨레가 담아낸 기사들과 그 기사들이 나올때까지 최찾사 특별팀의 노고가 담긴 책이다. 이 책의 알라딘 평점은 거의 MB자서전 수준인데, 한겨레가 페미니즘 관련하여 보여준 시각과 탄핵이후 보여준 행태에 대한 사람들의 아쉬움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최순실 게이트를 밝혀내는데 들인 적지 않은 공로도 묻히면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이 책은 그들의 변명처럼 보일 여지도 조금은 있다.

 의외로 최순실 게이트의 시작은 TV조선이었다. 조중동의 가장 앞부분을 차지할 만큼 친보수 성향인 그들이 박근혜로는 정말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던지 아니면 우병우를 보도하자 청와대가 자신들을 공격하는것에 공포를 느꼈는지 아니면 순수 저널리즘의 발동이었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수 없지만 하여튼 포문은 그들이 가장 먼저 열었다. 아무래도 친 보수 성향이니 보수층의 치부에도 보다 쉽게 접근할수 있지 않았을까

 한겨레 신문기자 김의겸은 TV조선기사로 겨우 우병우땜에 청와대가 난리치는걸 보며 이상함을 느낀다. 이래저래 취재결과 그는 그 뒤에 더욱 엄청난게 있음을 알게되고 이미 TV조선이 상당히 많은 것을 알아냈음에도 청와대의 공세에 더 나아가지 않음을 알게 된다. 이것을 스스로 해나갈지 아니면 조직에 맡기고 물러날지를 고민한 그는 신문사 상부에 내용을 정리해 보고 하지만 결국 자신이 이를 맡게 된다. 정치부와 사회부 등에서 기자하나씩을 붙여준체. 

 책은 이렇게 시작한 최찾사 특별팀이 하나하나 취재를 해가며 퍼즐을 맞추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정말 발로 뛰는 과정이었다. 수많은 취재원들이 당시 청와대와 최순실에 공포를 느끼고 있었고, 보수적인 공직집단은 아직 위세등등한 청와대가 무서워 진보언론의 접근을 꺼렸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불의에 항거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잘 모르고 그랬거나 아니면 알고 그랬더라도 후회하는 마지막 양심있는 사람들이 취재원이 되어 주었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계속 무작정 찾아가고, 또 기다리고 퇴짜맞고 다시 찾아가고, 이런 것들의 반복이었다. 과정은 인간적이기까지해 적대적이던 취재원들도 기자의 진정성에 마음을 열어 단서를 던져주고는 했다. 

 책을 읽다보니 최순실게이트에 접근해가는 과정도 인상적이었지만 언론사들간의 이해관계도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취재원을 확보해 기사내용을 확보한 상태에서도 보호 및 보도 금지 약속때문에 기사를 내지 않다가 물먹은 이야기, 조금만더 수면아래에서 사실을 캐고 싶음에도 다른 언론사가 먼저 기사를 보도할 기미가 보이면 역시 먼저 보도를 해야 한는 상황들, 이미 다른 언론사에 비해 크게 취재가 뒤쳐졌음에도 사건이 터졌을때 추후보도라도 할수 있어야 하므로 사전대비를 하는 취재등 언론간의 경쟁생태에 대해서도 알수 있는 일화들이 많았다.

 김의겸 기자도 지적했지만 최순실 게이트에서 가장 큰 발화점이면서도 기자들도 의외였던 점은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사건이었다. 기자들은 곁가지 정도로 치부했던 일이 다른 엄청난 기사에도 쉽게 달궈지지 않았던 여론을 가장 크게 발화했던 시킨 것이다. 이는 한국인들이 다른 정치적 사건보다는 자신들의 일상생활과 가장 민감하게 맞닿은 부분에서 가장 큰 불의를 느꼈다고 볼수 있는 대목이다. 상당히 불의와 무능을 저질렀고 어느정도 언론과 사회에 이들이 꾸준히 드러났음에도 이명박근혜 정권이 콘크리트 지지층을 유지하며 이토록 오래 지속했던 것은 이런 시민성의 부족에서 비롯됬다고 볼수 있다.

 이명박에게는 사대강 비리와 자원외교, 방산비리, 롯데와의 밀월, BBK, 내곡동 사저사건, 노무현 사건, 명박산성, 댓글부대를 통한 대선개입, 영포회가 있었으며 박근혜에게는 블랙리스트, 정윤회사건, 세월호, 메르스등 굴직한 비리와 무능들이 가득했음에도 이들 사건의 휘발성은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사건만 못했던 것이다.   

. 김의겸기자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JTBC가 테블릿PC를 얻은 과정을 누군가로부터 얻었다고 가볍게 밝힌 부분이 수구세력에 의해 테블릿 pc조작설로 변질된 부분은 몰랐던 사실이다. 정의를 위해 노력한 기자에게 무척이나 억울하고 원통한 일이었을 것이다. 

 책은 자신들의 책이 최순실 게이트 3권짜리중 한권이며 나머지 한권은 TV조선이 ,다른 한권은 JTBC가 내주기를 원한다는 소감을 밝힌다. 책 부분에는 취재가 막히자 자료가 있음에도 보도를 하고 있지 않은 TV조선 방상훈 사장을 설득하는 김의겸 기자의 사설이 나온다. 인상적인 글이었으며 당시 최순실 게이트를 밝혀내고자 노력했던 최찾사 기자들의 진정성을 느낄수 있는 부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