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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수수께끼 - 마빈 해리스 문화 인류학 3부작, 개정판
마빈 해리스 지음, 박종렬 옮김 / 한길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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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빈 해리스의 문화인류학 3부작 중 마지막으로 읽은 책이다. 17년부터 한권씩 읽기 시작해서 올해초에 마무리가 되었다. 순서는 식인과 제왕,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문화의 수수께끼 순으로 읽었는데 큰 상관은 없었지만 사실 출판 순은 문화의 수수께끼, 식인과 제왕,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순이었다.

 가장 초기작을 마지막으로 접해서인지 3권 중 문화의 수수께끼가 가장 읽기가 수월했다. 겹치는 부분이 다소 있어서인지 아니면 그의 문화유물론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더 높아져서 일지는 잘 모르겠다. 하여튼 이 시리즈가 연식에 비해 재밌고 배울것이 많다는 점은 확실하다. 겹쳤던 부분은 제외하고 인상적인 부분 3곳을 정리해보았다.

 

1. 원시사회의 경제매커니즘

 마빈 해리스는 서구인들이 신비하거나 야만스럽고 이해불가하며 괴이하게까지 보는 여러 원시사회의 문화들이 사실은 실제적이고 합리적인 경제토대 위에 서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는 워낙 오랜 세월을 걸쳐 형성된 것이어서 관찰하는 서구인은 물론이거니와 이것을 실제 운영하는 원시사회의 부락민들도 자신들의 체제에 대해서 쉽사리 자각하지 못한다. 해리스는 무지와 공포, 갈등으로 일반인은 문화의 세속원인을 찾지 못한다고 보았는데 예술과 정치는 이런 것들을 이용하여 집단적 환상체제를 이룩해 일반인들이 문화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한다.

 

-호혜성 경제지역

일반론 다음으로 각론으로 넘어가면 일단 사회경제체제상 가장 열악한 지역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지역은 인구를 부양할 수 있는 '사육한계'가 가장 낮은 지역으로 이런 곳에서는 호혜성 경제가 나타난다. 호혜성이란 서로 간에 돌려받을 대가가 무엇인지, 또는 언제 그 대가를 받을 수 있을지도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두 개인사이에서 교환이 일어나는 경제를 말한다.

 호혜성 경제가 나타나는 지역으로 부시맨들의 부락을 저자는 관찰하였는데 이들의 노동시간은 놀랍게도 일주일에 5-6시간 정도에 불과했다. 이들은 이 기간중 사냥이나 채집을 하였고 그것으로 연명했다. 하지만 매우 짧은 시간만을 사냥하고 집단으로 사냥하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있기에 이에 대한 대비로 상호간의 호혜성 경제가 나타난다. 나의 실패를 다른 사람이 대비해주고 다른 사람의 실패도 내가 대비해주기 때문이다.

 이들은 충분히 더 동물을 사냥하거나 채집이 가능해도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이 지역이 초과생산을 향해 집중적인 노력을 하는 경우 자연이 파괴되어 사육한계 자체가 극단적으로 낮아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문화에서는 열심히 일하거나 명예를 추구하는 이들을 매우 위험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예로 한 인류학자가 부시맨들에게 매우 기름진 수소를 제공하였는데 모든 부시맨들이 이 매우 기름진 소를 아낌없이 먹고 즐겼음에도 수미일관하게 수소가 생각만큼 살이 찌지 않았고, 맛이 없고 대단치 않았음을 강조하였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부시맨들은 수소를 제공하는 이에게 과도한 빚을 지지않으려고 노력하였음을 알 수 있으며, 이는 호혜성경제를 유지하기 위한 그들만의 문화로 보인다. 명예나 일방적인 수혜를 줄 수 있는 사람으로의 지위 추구는 지역의 사육한계를 넘어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부시맨들은 매우 잘 알고 있었던 듯 하다.

 

- 전쟁 경제체제

이 지역은 호혜성 경제체제는 넘어섰지만 지역이 섬이거나 좁고 불모한 땅이 많아 사육경제 한계가 상당히 뚜렷한 지역이다. 저자는 태평양 한 섬의 마링족을 관찰했다. 이들은 십수년마다 돌아오는 독특한 사이클을 가진 이상한 문화를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카이우라고 불리는 축제였는데 카이우는 다름 아닌 돼지를 집단으로 도살하여 즐기는 문화다.

 단순한 축제라고도 볼 수 있지만 카이우에는 몇가지 이상한 점이 관찰된다. 우선은 도살하는 돼지의 수가 극단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자기네 부락민들이 먹고도 한참 남을 정도로 많은 돼지를 도살하는데 여기에는 경제적 이유가 자리한다. 가장 처음으로 돌아가면 마링족은 우선 전쟁이 끝난 후 룸빔이라는 나무를 심는다. 그리고 카이우 이후 남겨놓은 돼지들도 다시 적극적으로 사육하기 시작한다. 세월이 지나면서 수마리의 돼지들은 수십마리로 증가하게 되고 집안의 여자들은 돼지의 사육과 경작이 힘에 부치기 시작하며 남편들에게 투덜대기 시작한다. 어느 덧 돼지들은 그 수가 자못 많아져 사람의 경작물을 파먹기도 하고, 울타리를 부수기 까지 시작한다.

 이쯤되면 남자들은 때가 되었음을 감지한다. 룸빔이 충분히 자라 축제의 시기가 다시 도래한 것이다. 그러면 남자들은 룸빔을 뽑은 후 돼지를 대거 도살하고 남은 돼지를 동맹에게 충분히 제공하며 전쟁준비를 시작한다. 그리고 이웃 적대 부락과의 전쟁이 시작되며 전쟁이 끝나면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된다. 새로운 룸빔을 심고, 다시 돼지를 치며 전쟁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전쟁후 승리한 쪽도 패배한 쪽도 전후처리가 이상하다. 승리한 쪽은 승리했음에도 굳이 패배한 부락을 흡수하거나 그들의 경작지를 차지 하지 않는다. 패배한 쪽도 마찬가지여서 상대편이 자신들의 경작지를 차지 하지 않았음에도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이주해 새로운 경작지를 개척한다. 그들이 다시 예전의 경작지로 돌아오는 것은 십수년 후인데 카이우의 축제 텀과 대충 일치한다.

 이 이해가 안가는 풍습에는 역시 경제적 이유가 자리한다. 마링 족이 거주하는 지역은 섬이면서 밀림이 우거진 지역으로 마링족은 화전을 통해 경작지를 확보한다. 하지만  십수년간의 경작과 사육으로 경작지는 지력이 고갈되며 마링족은 정확히 이 주기에 맞추어 전쟁을 시작한다. 전쟁을 통해 마링족은 지역을 고갈시키는 돼지와 경쟁자들을 지역내에서 제거하게 되며 새로운 룸빔이 자라는 동안 다른 지역을 경작하게 된다. 그리고 이 수십년간 지력이 고갈되었던 이전의 경작지는 다시 밀림으로 돌아가 지력을 회복한다.

 즉, 마링족은 카이우 축제라는 독특한 전쟁경제로 지역의 사육한계를 자각하며 이에 걸맞는 문화 속에 살고 있었던 셈인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더 남아있다. 지역내 경작지의 자연적 순환은 확보하더라도 자신들의 부락 인구증가는 피할수 없는 문제였다. 전쟁도 이를 해결해주진 못했다. 전쟁으로 죽는 인구는 대부분 남자이고 그 수도 그리 많지않았다. 설사 남자가 거의 절멸사태에 이르더라도 여자가 무사하다면 소수의 남자라도 한 두세대 만에 인구회복은 충분히 가능하다.

 마빈 해리스는 마링족의 이상한 성비에 주목했다. 사실 남성대 여성 자연성비는 남자가 조금 많은 수준인데 이 원시족의 성비는 무려 150대 100에 이르렀다. 이는 암묵적이고 광범위한 여아 살해는 의미하는 것이었다. 마링족은 이를 통해 인구조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또한 전쟁경제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만큼 남자전사의 선호는 이를 더욱 부채질 했을 것으로 보인다.

 

- 지위 경쟁 경제체제

남태평양 멜라네시아 지역엔 대인(big man)이란 독특한 지배자들이 있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아버지 대인을 본받아 대인이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대인은 지역 사회의 추장같은 존재인데 높은 명예와 지위를 갖고 있으며 자신의 추종자를 노동시킬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다. 대인 후보자들은 어려서부터 대인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데 이는 다름 아닌 많은 재산을 모으는 것이다. 보다 많은 경작지를 경작하고, 많은 가축을 키우며 많은 과일을 채집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인후보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다수의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노동에 가담하기도 한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재물이 모이면 대인 후보자는 인근의 주민들을 불러모아 대축제를 개최한다. 사람들은 엄청나게 배부르게 먹고 이젠 대인이 된 자의 재산을 분배하여 가져간다. 대인은 최소한의 찌꺼기만 갖게 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다시금 대인이 될 준비를 시작한다.

 북아메리카 콰키우아틀 족에게도 비슷한 문화가 있다. 바로 포트래취다. 이는 축제 때 선물을 주거나 교환하는 의식을 말하는 것이다. 남태평양의 대인들보다 포트래취는 더욱 경쟁적인데 포트래취를 여는 추장은 이웃의 부족민을 초대하고 이들은 이 엄청난 선물과 재물에 눈에 휘둥그레지면서도 대단하게 평가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이 귀중한 것을 살뜰히 모두 챙겨가며 엄청난 부담을 않고 이웃부족 추장의 명성에 뒤지지 않을 포트래취를 준비하고 개최하는 것이다.

 대인이나 포트래취 풍습은 아직 지배계급이 완전히 확립되지 않은 지역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긍정적인 경제작용을 하는데 모든 사람이 비슷한 자급자족적 경제조건을 가진 지역에서 생산력이 우월한 개인이나 집단이 자신들의 것을 재분배하여 전쟁이나 흉년등의 악조건을 대비해주는 역할을하기 때문이다.

 

호혜성 경제체제나, 전쟁경제체제, 지위경쟁체제는 채집수렵경제에서 사육재배경제로 변모해가면서 변화해 가는 과정이다. 인류는 기술이 발달하기 전 자신들의 사육한계를 자각하고 자연을 보호하고 조화하는 문화를 발달시키고 갖고 있었다. 하지만 사육재배경제로 변하고 생산력이 증가하면서 보다 노동생산성을 투입하여 많은 수확물을 얻게 되었고, 이에 보다 많아진 잉여물을 이용해 자신의 지위를 강화하는 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이 아직 지배권을 확립하지 못한 시기가 지위경쟁체제로 볼 수 있으며 빅맨들이 확고한 지배자가 되면 시혜는 끝나며 종속과 지배가 시작된다.

 호혜성경쟁체제나 지위경쟁체제에 머무르는 체제는 그 이상의 지배체제를 만나는 경우 높은 생산성과 기술에 압도되어 정복되거가 흡수되고 영향력을 받아 변모하였다. 이런 지배체제가 우리가 알고 있는 왕국이나 제국이며 지금의 국가의 모태일 것이다.

 

2. 예수는 게릴라에서 평화주의자로 변화한 까닭

 우리는 기독교의 교리에서나 성경을 통해 예수가 매우 평화적인 사상을 펼친 인물로 알고 있다. '원수를 사랑하라'라든지' '왼뺨을 맞거든 오른 뺨을 내주라든지' 이런 여러 말이 그런 것들이다. 하지만 저자는 실제 기록에 의하면 그렇지 않다고 말하며 예수가 활동하던 시기는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게릴라 메시아니즘이 창궐하던 시기라고 말한다. 쉽게 말하면 무장독립투쟁쯤 될 것이다.

 당시는 로마제국이 유태인을 지배하던 시기로 유태인의 하느님은 오래전 그들에게 다시는 정복당하지 않고 정복을 하는 민족이 될것임을 약속하였다. 다윗의 왕국이 생겨나고 한동안은 그게 현실이 되는 것 같았지만 좋은 시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그들의 왕국은 강력한 세력들이 풍요로운 이집트나 소아시아 메소포타미아 지역으로 진군하는 길목이었고 이로 인해 잦은 침략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런 실패에도 유태인들은 자신들의 실패원인을 하느님이 아닌 자신들에게서 찾았다. 신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신앙이 부족하였기에 하느님의 예언이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강력한 정복자인 메시아가 나타나 이런 하느님의 예언을 실현시킬 것으로 믿기 시작했다. 거기에 식민통치와 그 부역자들이 행한 이중의 착취로 민중은 고통받게 되었다. 이에 대한 반발이 게릴라적 메시아니즘의 시작이었다.

 그래서 예수가 있었던 시기에 예수와 세례자 요한을 제외하고도 대충 5명정도의 게릴라적 메시아가 등장했다. 예수는 이들중 비교적 온건했던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 역시 게릴라적 메시아즘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스스로도 본인을 그렇게 만들고 생각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초기 성경에는 이런 예수의 전투적이고 파괴적인 말들이 담겨져 있는 것이 남아 있으며 예수의 12제자들 역시 그러하여 이들중 검을 잘 다루고 휴대하는 이들이 많았으며 예수역시 제자들에게 그런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실제 성경에선 베드로가 예수와 마찰을 일으켰던 사람의 귀를 잘라버리는 과격한 장면이 아직 남아있다. 과연 평화주의자의 제자가 맞을까?)

 하지만 결국 예수는 다른 메시아들처럼 실패했고, 처형당했다. 성경은 당시 총독인 빌라도를 매우 온건한 사람으로 그렸지만 이는 예수를 치장하기 위함이고 실제 빌라도는 당시의 유태인 동굴 게릴라를 무참히 토벌하는 강경파였다. 때문에 저자는 예수와 같이 처형된 사람들 역시 도둑이나 살인범 같은 강력범이 아닌 예수와 비슷한 게릴라들중 하나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수 사후 예수의 신앙은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매우 평화적으로 흘러간다. 여기엔 시대적 변화가 자리한다. 게릴라 메시아즘은 한때 잠시 성공하여 지역내 반란으로 영토를 수복하고 왕국을 세웠지만 고작 3년을 간다. 토벌은 매우 잔혹하였고 게랄라작전의 실패로 기독교는 로마제국내에 자리잡는 것을 인정해야하는 지경에 몰린 것이다. 바울은 예수의 환영을 본후 유태인들을 중심으로 온건하게 변화된 신앙을 전파하였다. 구원의 대상도 유태인에서 모든 사람으로  바꾸고 전파대상으로 주로 도시지역내 로마인으로 거주해야만 하는 유태인들을 삼았다. 이 때문에 예수의 사상중 정치 군사적인 부분은 후대에 의해 제거되었으며 이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수의 평화적인 모습만이 지금의 기독교 안에 남게 되었다는 것이다.

 

3. 마녀

15세기에서 17세기는 마녀 사냥이 극에 달했던 시기로 무려 50만명 정도가 유럽에서 마녀나 마법사로 몰려 화형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녀나 마법같은 신비한 것에 대한 미신은 세계 어느나라에나 있는 편이며 이는 기독교에 오래도록 불편한 존재였다. 신말고 신비한 것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그래서인지 로마교황청은 서기 1000년동안 하늘을 날아다니는 마녀 같은 존재가 있다고 믿는 것을 금기시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500년 후인 1484년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마녀같은 존재는 없다고 부인하는 것을 금기시했다.

 마녀사냥은 시작된 후로 그 고문의 잔혹성과 사형방식의 끔찍함에도 꾸준했는데 이는 재판관이나 마녀 수사관들이 마녀를 끊임없이 양산해내었기 때문이다. 우선 마을에서 거동이 수상하거나 만만한 여성을 마녀로 누군가 신고하거나 의심한다. 그러면 아무 근거없이 수사관들이 들이닥쳐 그녀를 잡아가 매우 잔혹하게 고문한다. 마녀로 지목된자는 자신이 마녀임을 인정함과 동시에 마녀집회에서 본 사람을신고해야만 했는데(그래야만 고문이 끝나고 편하게 죽을 수 있었으며 협조적인 경우 고문과 화형없이 목졸라 죽이는 행운을 간혹 누릴수 있었다고 한다.)이를 통해 마녀는 끊임없이 공급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기하급수적 증가여서 대개 한 마녀당 두명 이상의 마녀를 지목하곤 했다.

 수사관들의 이런 악행은 충분한 경제적 동기가 있기에 가능했는데 고문자나 수사관의 용역비용을 어처구니 없게도 마녀로 몰린 사람의 가족이 부담해야 했고, 이들은 심지어 재판관들의 연회비용과 화형용 재단의 비용까지 지불해야만 했다. 또한 지방관들은 마녀로 몰린 자들의 가족 재산을 몰수할권한마져 갖고 있었다. 마녀를 만들어 낼수록 자신들의 경제력이 강화되는 것이다.

 이처럼 광신적인 마녀사냥이 이루어진데는 당대의 사회경제적 변화가 컸다. 당시는 민족국가의 등장으로 중상주의가 강화되던 시기였고 이로 인해 중세의 봉건제가 붕괴하며 지역의 농민들이 경작지와 재산을 잃고 도시 유랑민으로 방황하며 가난해진 시기였다. 이들의 분노가 자연스레 가진자로 향하기 마련인데 지배층과 교회는 이들이 가난해진 것이 가진 자들의 탓이 아니라 마녀나 악마의 소행때문이라고 몰아세웠다. 이런 방식으로 국가나 교회는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었으며 이를 공포속에 맹신한 피지배층들은 오히려 악마나 마녀를 피하기 위해 국가나 교회에 더욱 의존하게 되었다.

 1562년에서 1684년 동안 남서독일에서 발생한 1258건의 마녀 사건을 분석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마녀나 마법사로 지목된 자의 무려 82%가 여성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대개 무기력한 노파나 하층계급의 중년여성이었다. 그야말로 약자가 희생된 것이다. 이 기간중 귀족계급은 고작 3건만 마녀로 신고되었고 그나마도 고문이나 사형으로 가지않았다. 수사관이나 재판관들은 평민이나 하층민이 마녀라는 근거없는 소문은 믿고 고문하고 사형시켰음에도 귀족이나 성직자에 대한 신고는 그럴리가 없다고 의심했기 때문이다.

 결국, 마녀광란은 가난한 자와 무산자의 저항운동 가능성을 박탈시키고, 서로간의 의심과 견제를 하게 만들어 사회적 거리감을 조성하고 모든 사람을 소외시키고 무기력하게 만들어 더욱 지배계급에 의존하게 만들려 했던 시도로 보인다는게 저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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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상을 뒤흔든 사상 - 현대의 고전을 읽는다
김호기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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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역사상 아무 사건 없었던 세기는 없었겠지만 20세기는 인류 역사의 한 변곡점으로 향후 여겨질 수 있을만큼 중요한 세기였다. 2차 산업혁명이 무르있고 3차 혁명이 태동했으며, 1,2차 세계대전이 있었고, 패권국가와 세계질서가 여러 번 바뀌었다. 지배적인 경제패러다임도 여러 차례 바뀌었고, 세계화와 정보화가 이루어졌다.

 책 '세상을 뒤흔든 사상'은 바로 이런 20세기의 중요한 사상을 다룬다. 방법은 그 사상을 이끌어나간 사상가의 대표저서의 내용을 다루는 식이다. 그리고 그 사상이 태동한  시대적 배경과 사상가의 다른 저서들, 또는 다른 관련 사상가의 저서를 다루고며 특이하게도 한국사회와의 관련성까지 살펴본다. 저자는 5개의 큰 줄기로 나누고 있으며 등장하는 저서는 총 40권이다.

 

문학과 역사

1. 1984 -조지오웰

2.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아르놀트 하우저

3.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에드워드 팔머톰슨

4. 물질문명과 자본주의-페르낭 브로델

5. 근대 세계체제1-이매뉴엘 윌러스틴

6. 장미의 이름-움베르토 에코

7. 상상의 공동체-베네딕트 엔더슨

 

철학과 자연과학

8. 계몽의 변증법-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

9. 인간의 조건-한나 아렌트

10. 과학혁명의 구조-토마스 쿤

11. 그라마톨로지-자크 데리다

12. 정의론-롤즈

13. 사회생물학-에드워드 윌슨

14. 소유나 존재냐-에리히 프롬

15. 의사소통행위-위르겐 하버마스

 

정치와 경제

16. 이데올로기의 종언-대니얼 벨

17. 단절의 시대-피터 드러커

18. 그람시의 옥중수고-아토니오 그람시

19. 법, 입법 ,그리고 자유-하이에크

20. 경제민주주의-로버트 달

21. 문명의 충돌-새뮤얼 헌팅턴

22. 제3의 길-기든스

23. 21세기 자본-토마 피케티

24. 제4차산업혁명-클라우스 슈밥

 

사회

25. 고독한 군중-데이비드 리즈먼

26. 감시와 처벌-푸코

27. 제3의 물결-앨빈 토플러

28. 위험사회-울리히 벡

29. 정보시대-카스텔

30. 액체근대-지그문트 바우먼

31. 나 홀로 볼링-로버트 퍼트넘

 

문화, 여성, 환경, 지식인

32. 야생의 사고-클로드 레비 스트로스

33. 침묵의 봄-레이첼 카슨

34. 여성의 신비-베티 프리단

35. 미디어의 이해-마셜 맥루언

36. 오리엔탈리즘-에드워드 사이드

37. 오래된 미래-헬레나 노르베리

38. 지식인의 책무-촘스키

39. 총균쇠-제러드 다이아몬드

40. 타인의 고통-수전 손택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히는데 이 중 읽은 것을 헤아려보니 고작 6권이었다. 심지어 처음 들어보는 저자와 책 제목도 많았다. 책은 이들의 사상을 간단히 다루는데 다 읽고서 든 전체적 느낌은 20세기를 지칭하는 핵심어는 구조와 탈중심인 것 같다는 것이다. 구조는 당대 사회와 인류 문명 발전에 자리잡은 기저원리나 작동원리를 찾는 것이고 탈중심은 기존의 중심인 산업화와 서구화, 이성중심주의, 주요계층(남성, 백인, 선진국사람들)으로부터 주체로서 독립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구조를 찾은 책들로는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근대 세계체제, 사회생물학, 과학 혁명의 구조, 야생의 사고, 총균쇠 등이 눈에 띄며 탈중심을 찾은 책들로는 영국노동계급의 형성, 장미의 이름, 상상의 공동체, 감시와 처벌, 액체근대, 위험사회, 침묵의 봄, 여성의 신비, 오래된 미래, 타인의 고통, 오리엔탈리즘 등이 보인다.  20세기의 사상이 이 두 핵심어로 자리잡은 이유가 뭔진 모르지만 이런 작업들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킨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책을 엮은 저자는 이 모든 사상들이 한국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쳤음을 말하고 관련 한국저자들의 논문이나 저서도 소개한다. 인상적인 부분은 한국에서는 이런 사상들이 돌아가며 시기를 달리하여 마치 유행처럼 큰 영향을 미쳐왔는데 유독 외환위기 이후 사상의 선풍적 유행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원인으로 저자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의 복합성이 커지면서 어느 한 이론이 압도적 영향력을 미치기는 어려웠다는 점과 지식 담론에 대한 시민 사회의 관심이 낮아졌음을 지적한다.

 특히, 우리사회는 한번 소비하거나 유행이 지나간 지식 담론에 과도하게 무관심한 경향이 있는데 과거 지식 담론이라도 아직 우리 사회의 여러가지 개념이나 사회현상을 다루고 문제해결을 하는데 유용한 과거 지식이라면 다시한번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유행은 돌고 도는 법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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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1-15 07: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뷰의 마지막 말에 공감합니다. 어떤 이론이자 지식의 담론이 형성되는 과정을 이해하려면 그걸 나오게 만든 과거 이론과 담론도 알고 있어야겠다는 걸 느꼈어요. 유행이 지난 이론이라도 알게 모르게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이러니 과거에 나온 이론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 ^^;;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마빈 해리스 지음, 서진영 옮김 / 한길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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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마빈 해리스의 문화인류학 3부작 중 하나인 식인과 제왕을 읽었다. 얻는게 많은 책이었다. 총균쇠의 원전 같다는 느낌이었다. 1년만에 두번째 저서를 잡았다. 마빈 해리스의 책은 두께는 얇지만 판쇄가 오래되어 90년대 느낌으로 글자가 촘촘하다. 그리고 내용도 가독성은 있으면서도 쉽지 않아 항상 생각보다 완독에 오랜 시간이 걸리곤 한다. 이번에도 그랬다. 그의 두번째 책은 세계 각 문화에서 어떠한 고기를 먹고, 먹지 않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1. 소고기

소고기의 금기 하면 단연 인도가 떠오른다. 좁은 대륙에 너무 많은 인구가 살아 가난에 시달리면서도 길에 즐비한 소를 굳이 먹지 않는 인도는 당최 이해가 쉽게 되지 않으며 조롱거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인도가 처음주터 소를 먹지 않은 것은 아니다. 더 오랜 인도의 기록엔 소를 먹는 장면이 충분히 자주 나오며 소고기를 금지하는 종교적 계율도 없었다.

 하지만 인구가 늘고 환경이 고갈되며 식량 부족의 압박을 겪게 되었고. 이쯤에 불교를 비롯한 살생을 금하는 종교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인구가 늘기 시작하면서 동물성 식품보다는 보다 효율적인 식물성 식품의 생산증대가 절박해졌고 여기에 소가 필요했던 것이다. 인도의 기후는 건기와 우기로 뚜렷이 나누어져 건기의 경우 굳고 거칠은 땅을 가는데 소의 힘이 필요했다. 이로 인해 소고기는 종교적으로 금기시 되었다. 고기를 탐하는 평민층의 욕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데는 종교적 세뇌만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지배층도 이에 동참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인간으로서 소고기를 먹었으며 그들 역시 종교적 계율에선 자유로울수 없었기에 도살은 하층민에게 시켰다. 얄팍한 종교적 계율은 동물을 죽인 사람만 죄를 받지 죽은 동물을 먹는 것은 다른 문제로 취급했기 때문이다. 이런식으로 지배층은 죄를 하층민에게 전가시켰고 상당기간 동물성 식품을 즐겼다.

 

2. 돼지고기

돼지고기의 금기는 이슬람이다. 이들 역시 인구가 적고 환경이 보다 넉넉한 과거엔 역시 돼지고기를 즐겼다. 돼지는 열을 땀으로 배출하지 못해 늘 그늘이 필요하고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물을 주어야 한다. 돼지가 진창에 구르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숲이 풍부하면 도토리나 숲의 열매를 주식으로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인간이 먹는 곡식이나 다른 식물성 식품이 필요하다.

 이런 돼지의 특성으로 사막에서 돼지는 즉각 사치품이 된다. 숲이 필요한 돼지에게 태양이 너무 강하고 건조한 지역은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슬람에선 돼지는 알라신이 유일하게 허용하지 않는 고기가 되고 만다. 소와 차이점은 있다면 그들은 소를 신성시했고 이슬람은 돼지를 반대로 취급했다는 것이다. 이는 양자의 차이점 때문인데 고기로 하기가 어렵다는게 공통점이라면 소는 고기외에 여러모로 농사나 젖, 전쟁에 이용되는등 다른 측면에서 많은 유용성을 주기에 신성화에 어울렸고 돼지는 젖도 부족하고 쟁기도 끌지못하며 전쟁에도 사용될 수 없기에 아무런 효용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신비하게도 돼지의 이런 사육한계는 이슬람의 지리적 한계와도 일치한다. 이슬람이 퍼진 지역은 돼지가 자라기 어려운 건조지역이며 돼지사육에 적합한 지역에선 이슬람은 더이상 뻗어나가지 못했다. 돼지 고기의 맛때문에 사람들은 이슬람은 거부한 것일까?

 

3. 말고기

말고기는 매우 붉은 색을 띠는데 다른 동물과는 다르게 늙어서도 고기가 연하고 순살코기란 장점이 있다. 하지만 말은 식물을 고기로 전환하는 효율이 굳이 뛰어나지 않은 소나 돼지보다는 훨씬 낮다. 말은 되새김질을 하지 않아 먹은 풀의 소화흡수가 떨어지고 거기에 신진대사까지 높아 에너지 소모가 많기 때문이다.

 유럽에선 말고기가 식용으로 권장되고 금기되는 것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말의 희소성과 관련한다. 말이 많아지고 다른 고기가 희소해지면 말의 소비가 권장되고 허용되었으며 말이 여러가지로 희귀해지면 고기 소비가 금기시되었다.

 유럽에서 말고기가 널리 퍼지지 못한 것은 남부유럽의 경우 말의 서식지인 초지 부족이 주이유였다. 다른 유럽지역에선 말의 높은 가치 때문이었는데 우선 말은 전쟁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동물이었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말은 그 농업적 가치 역시 인정받았는데 유럽 북부의 경우 젖은 토양이었으므로 농사에 소보다는 말이 보다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4. 곤충

곤충은 제법 영양가가 높은 동물이지만 오랜 시간 인간에겐 주식이라기 보다는 간식거리였다. 곤충 하나하나는 잡은 것도 매우 쉽고 단위 무게당 비교적 높은 열량과 단백질을 제공하지만 효율적인 측면에서 큰 동물을 먹는것에 비해 효용이 매우 떨어진다. 하루종일 파리를 쫓아다니며 백여마리를 잡아 먹는 것과, 토끼 한마리를 사냥한 것과 비교해보라. 

 때문에 곤충은 큰 동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주로 고기로 이용된다. 곤충을 고기로 이용하는데 가장 큰 문제점은 수는 무척이나 많고 잡기도 쉽지만 이들이 너무 산개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주로 떼로 몰려 다니는 곤충이 주로 식량으로 채택된다. 메뚜기들이 대표적 예이다.

 정리하면 곤충의 식량화는 큰 동물이 부족하면서 곤충을 떼로 사냥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지역은 지구상에 아마존이나 아프리카 열대밀림지역이다. 정반대의 곳은 유럽이나 캐나다로 이런 지역에서 곤충혐오가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

 먹지 못하는 곤충을 혐오하는 것은 당연하다. 곤충이 식량으로 유용하지 않다면 인간에게 마땅한 효용을 주는 측면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때로 인간의 식량을 축내기도 하며 물고 괴롭히며 전염병을 옮기기도 한다. 이러니 곤충이 식량이 아닌 지역에선 곤충혐오가 일어나는 것이다.

 

5. 애완동물

애완동물의 전제조건은 일단 이녀석들이 먹기에 적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먹기에 적합한 동물은 단백질 공급원으로서의 효용성으로 인해 애완동물이 되지 못한다. 실제로 애완동물인 개나 고양이등을 봐도 그러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애완동물이 효용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효용성이 없었다면 인간은 그들을 가축화하고 기르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며 그러면 애완동물화 하는 일도 일어나기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개나 고양이 말등은 사냥이나 재산의 보호 쥐잡기, 수송, 전쟁등 적지 않은 이득을 인간에게 준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애완동물이 주는 가장 큰 효용은 바로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다. 이는 물론 과거에도 기능했던 것이지만 현대사회는 의식주와 여러 건강문제를 해결했음에도 인간 상호간의 높은 사회적 유대 관계를 끊어놓았기 때문이다. 소규모 부족사회나 농경사회에선 인간은 서로간에 강한 사회적 유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는 끊어졌으며 이를 오늘날의 애완동물이 대신하고 있다. 이들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이유다.

 

6. 식인

인간이 인간을 먹는 것은 어찌보면 가장 효율적인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다. 우리가 단백질을 구축하려면 다른 단백질을 분해해 우리 몸에 맞는 단백질로 재구축을 해야하기 때문인데 인간단백질을 섭취한다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 사냥은 효율이 많이 떨어진다. 다른 동물을 사냥한다면 적은 인원으로 떼로 몰아 대량으로 사냥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인간과는 전쟁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는 사냥꾼 자기 자신이 크게 다치거나 오히려 쉽게 사냥감이 될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과거 소규모 부족 사회시절 인간은 쉽게 식인을 했다. 사로 잡은 적들을 자신들의 부족사회 구성원으로 만다는 정치적 기술이 부족했고, 전쟁 후 손쉽게 식량을 확보하는 방안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사회가 등장하며 이 관계는 역전된다. 발달한 국가는 정복지와 정복민을 흡수할만한 정치체계를 보유했고, 이들을 생산자로 둔갑시켜 더 높은 식량생산을 이룰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이 잉여물을 착취할 세금체계와 군사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엔 포로를 먹지 않고 잡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 된다. 때문에 국가의 등장이후 인류문명은 식인 문화를 금기시하게 된다.

 하지만 국가체제가 있었음에도 식인이 계속된 문화가 있으니 바로 아즈텍이다. 그들의 피라미드 제단과 해골거치대의 규모를 분석해보면 당시 무려 16만개 이상의 해골을 거치대에 전시했음을 알 수 있다. 아즈텍의 식인 문화는 그들의 자연과 관련하는데 그 지역은 반추동물 가축과 돼지가 없으며 개나 칠면조 정도가 유일한 동물성 식품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짐을 들거나 농사에 활용할 만한 큰 초식동물 가축도 없어 포로는 식량생산자로서도 의미가 없었다. 이런 자연적 한계와 동물성 식품의 부족은 아즈텍이 강력한 정치체계를 갖추었음에도 식인문화가 유지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마빈 해리스의 문화인류학 시리즈는 볼만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아마 일년후 쯤 마지막 권을 보게 될 듯하다. 이 시리즈는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중반에 나온 것인데 이렇게 오래되었음에도 그럴듯 하기에 대단한 책이란 생각이다. 음식문화의 수수께기는 식인과 제왕에 비해 깊이는 부족했지만 먹을 거리에 대한 통찰을 주었다는 느낌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먹을 순 있지만 모든 것을 먹지는 않는다. 그리고 거기에는 자연적 한계와 이를 금기시하는 여러 장치들, 문화가 어우려져 작용한다. 그리고 이는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 책이 주는 통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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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12-07 1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관심 있는 주제가 ‘식인’인데, 이 책도 읽어봐야겠어요. 저는 원래 이 책 대신에 <식인과 제왕>을 읽으려고 했어요.

닷슈 2018-12-07 13:48   좋아요 1 | URL
제목과 다르게 식인과 제왕은 식인을 많이다루진 않습니다 식인이라면 이녀석이 조금더 좋습니다
 
생각의 시대 -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지혜와 만나다
김용규 지음 / 살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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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에게 지식은 무척이나 소중한 존재였고, 이는 과거나 현재나 앞으로도 마찬가지 일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정보혁명으로 지식의 위상은 크게 변화했다. 우선 지식은 양적으로 폭증했고, 소재와 성격이 변했다. 과거 지식은 일부전문가의 좁은 뇌속에 있었으나 도서관과 네트워크로 이동했고 이로 인해 지식은 소유나 전수가 아닌 검색과 공유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빠른 변화로 수명도 단축했다.

 이와 같은 지식의 변화로 저자는 이젠 지식의 시대는 끝났고 이를 활용하는 생각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보고 이 책을 썼다. 그리고 책의 시작점으로 생각의 도구를 발명한 서양의 과거로 시선을 돌린다. 과거 서양의 지식은 폭발와 융합을 반복하며 성장해왔는데 축의 시대가 지식의 보편성을 추구한 폭발기였다면, 기독교 시대는 축의 시대의 철학과 기독교 정신이 통합된 융합의 시기였다. 그리고 과학혁명기는 지식의 확실성을 추구한 폭발기였으며 정보화와 세계화로 지식의 다시 융합의 시기를 맞고 있다.

 인간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식의 보편성을 추구해왔다. 이는 보편성이 가진 큰 힘때문인데 자연이나 사회의 현상을 이해하고 이를 설명함으로써 다른 인간을 설득하여 움직이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보편성의 추구방향은 동서양에서 매우 다르게 나타났다. 서양은 보편성을 자연에서 찾아 보편적 자연법칙을 발견하고 탐구하여 학문이 사직된 반면 동양은 보편성을 인간에게 찾아 종교나 도덕법칙에 천착하게 된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철학과 자연과학의 태동했고,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학문의 기초가 실용성에 그치고 고대 종교가 태동했으며 중국에서는 도덕철학인 유교가 발달한 점은 이를 잘 보여주는 예다.

 그렇다면 어째서 서양과 동양의 길은 그렇게 달랐을까? 많은 책들이 설명하는 것처럼 저자도 이를 지리적 우연에서 찾았다. 물의 부족과 대규모 경작지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도, 중국은 관개공사가 필요했다. 이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고, 자연스레 중앙집권적 권력구조가 형성되었다. 밀집하여 모여살고 공동작업이 필수라 상호간에 화목이 필요했고 이로 인해 보편성의 추구는 인간의 도덕법칙이나 종교를 찾게 되었다.

 반면 그리스는 산악지형에 해안에 좁게 자리한 평야에 옹기종기 폴리스가 지리적 간격을 두고 생겨났다. 또한 농사가 잘 되지 않고 강수량이 적어 식량확보를 위해 무역이 필수적이었다. 이렇다보니 폴리스는 매우 국제적인 성격을 띄고 정치경제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있었으며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자연히 연설과 토론 논쟁이 발달하게 된다. 이러한 사회문화적 배경이 민주주의와 생각의 도구들을 낳게 된 것이다. 이렇다 보니 보편성을 학문과 자연법칙을 향했다.

 그리고 이렇게 시작된 생각의 도구들을 다루기 전에 책은 우선 생각 이전의 생각을 다룬다.

 

1. 생각 이전의 생각

인간의 의식은 1차적 의식과 고차적 의식으로 구분된다. 1차적 의식은 주로 범주화와 관련하는데 범주화는 모든 생물의 최초 사유라 할만한 것이다. 생물은 우선 생존을 위해 자신과 자신이 마주하는 환경을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사물의 구분이 바로 범주화다. 이런 성격으로 범주화는 의식적인 사유의 산물이라기 보다는 신체화되어 있는 방식의 한 결과에 가깝다. 때문에 동물에게 범주화는 자신이 할수 있는 행위의 가지수와 매우 밀접해진다. 더 많은 행동능력을가질 수록 범주화 가지수가 많아 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탁자와 의자가 있고 그 위에 과일바구니가 있는 방이 있다. 파리라는 동물에게 탁자와 의자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오직 과일바구니만 의미가 있다. 범주화가 먹을 것과 아닌것으로 단순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개에게 탁자와 의자는 올라갈 만한 의미가 있는 것이므로 범주화는 더 많아진다. 그리고 인간에게 이르러 방에 있는 거의 모든 사물이 의미가 있어진다.

 그리고 언어가 있기에 인간의 범주화는 단순한 행동능력 그 이상이 된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다양한 개념과 추상화가 가능하고 이것들로 행동능력을 아득히 넘어서는 범주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이 언어로 인해 인간 개개인의 범주화는 큰 수준차이를 보인다. 학습에 의해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수학을 배우지 않은 자가 삼각형이나 사각형을 범주화하기는 아무래도 어려울 것이다.

 범주화는 그 자체로 대단한 것이지만 범주화 만으로는 1차적 의식을 넘어서기는 어렵다. 학자들에 의하면 범주화를 통해 형성된 개념을 적당히 배열하거나 묶어 고차적 사고로 가기 위해서는 개념적 혼성이 필요하다. 개념적 혼성은 범주화로 형성된 개념들이 서로 결합하는 것으로 비로서 생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책은 생각의 도구들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다.

 

2. 첫번째 생각의 도구 은유

은유는 원관념과 보조관념이 결합한 것으로 "시간은 돈이다" 같은 표현이 대표적인 은유다. 은유는 수사적 은유와 사회문화적 은유로 나뉘는데 사회문화적 은유가 먼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은유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에 유사성이 필요하다. 비슷한 것 끼리 묶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은 흐르는 강물같다는 표현은 시간과 강물사이에 빠르게 지나가는 유사성으로 생긴 은유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은유는 보편성을 지향한다.

 하지만 은유는 반대로 비유사성으로 새로운 의미를 만들기도 한다. 앞서 말한 시간은 돈이다라는 표현이 그 예인데 시간과 돈은 유사성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은유는 창의성을 지향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표현이나 말은 실제로 몇가지 은유적 표현을 전제로 깔고 사용되고 있으며 저자는 사실상 이로 인해 거의 모든 학문은 은유에 기반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은유를 아이들에게 교육하는 방법도 강조하는데 윤유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시를 읽게 하거나, 주머니에 여러 단어를 넣고 뽑아서 나온 두개의 개념을 연결하여 유사성과 비유사성을 찾게 하는 방법을 권유한다.

 

3. 두번째 생각의 도구 원리

 원리는 우리가 자연과 사회를 이해하고 예측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돕는 도구다. 하나의 원리는 자신과 정합하는 다른 원리와 모이거나 또는 원리는 창조하여 학문전반을 구성한다. 원리의 발견은 관찰에서 시작한다. 자연과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하고 그 관찰 결과를 사고하고 추론하여 원리를 만들고 그것이 실제 자연과 사회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맞아 떨어질 때 원리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관찰에는 은유와 마찬가지로 유사성이 중시된다. 유사성을 바탕으로 패턴을 발견하여 원리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원리를 발명하는 방법으로 인간은 연역법과 귀납법을 개발했는데 이 둘은 훌륭한 방법이지만 서로 단점을 갖고 있다. 연역법은 결론이 전제 안에 들어있어 전제가 참이면 결론자체가 반드시 참인 진리보존적 성격 이 있지만 진리가 확장되기는 매우 어렵다. 반면 귀납법은 관찰에 의한 것으로 결론을 양적으로 확대해 나가며 얻는다. 진리확장적 성격을 갖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결론이 개연적으로 참일수 밖에 없는 한계를 지닌다.

 가추법은 이들과는 다른 방식을 취한다. 우선 결론이 전제에 있지 않다는 면에서 연역법과 다르며 결론을 양적으로 확대하여 얻는 것도 아니란 점에서 귀납법과 다르다. 가추법은 관찰을 통해 드러난 어떤 특이한 현상에 대해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을 창출해내고 이 가설을 증명함으로써 원리는 만들어낸다. 실제로 많은 과학자들이 가추법을 통해서 주요 원리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하지만 그들은 원리 창출과정에서 한사코 연역법을 채택한 태도를 보였는데 이는 가추법의 결론이 항상 참일 수는 없다라는 약점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나무에서 배가 떨어지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하고 이 원인으로 까마귀가 나는 것을 가설로 세울 수 있다. 즉 까마귀 날면 배 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원리는 이후 같은 사례가 여러차례 목격되면 진리로 입증될 수 있다. 하지만 까마귀가 나는 것 이외에도 배가 떨어지는 것에는 다른 원인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추법은 약점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반면 이 다른 가능성을 제거한다면 가추법의 신뢰는 매우높아지게 된다. 이로 인해 등장한 것이 우리가 학교에서 과학시간에 배운 가설연역법이다. 가설연역법은 가추법과는 다르게 현실세계를 관찰하고 이를 설명하는 모델인 가설을 설정하며 가설에 따라 현실세계를 예측한다. 하지만 현실세계에 대한 자료를 모은 후 부정적 결과가 나오면 가설을 폐기하고 긍정적 결과가 나오면 가설은 이론으로 입증된다.

 저자는 가추법의 교육 방법으로 가추법이 많이 사용된 추리소설을 읽게 하거나 속담을 주고 그 속담에 해당하는 설명이나 이유 찾기를 제시한다.

 

4. 세번째 생각의 도구 문장

인간의 언어는 사건적 기능과 논증적 기능을 수행한다. 사건적 기능은 흥미로운 정보를 동료에게 알리는 것이며 논증적 기능은 바로 그 사건을 검증하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자신의 이득을 위해 거짓정보를 퍼뜨리는 것을 일삼기 때문이며 논증적 기능은 바로 이를 막기 위해 진화했다.

 문장은 고대 그리스에서 점차 발전해왔는데 초기의 문장은 알파벳 모음이 없어 제대로 읽기가 어려웠고 소수 지식층에 독점되었다. 하지만 모음이 개발되고 문장을 구성하는 것이 편해지면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다. 글을 운문으로 쓸수 밖에 없었던 것에서 산문이 널리 퍼지게 되고, 산문에서 철학이 발전하게 되었으며 문장의 논증적 기능이 발전하며 논리학과 수사학으로까지 발전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문장은 인간이 생각을 논리적으로 합리적으로 전개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도구가 된다. 특히 문장은 논리력 향상의 주요도구다. 수학이 있기는 하나 영역이 제한되어 있고 은유만으로는 창의성을 키울 수 있으나 논리성은 키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책은 문장과 관련하여 통사론을 매우 강조한다. 통사론은 모든 글의 낱말 간의 관계, 문단의 의미사이의 관계를 지배하는 규칙으로 단어가 결합하여 생기는 구나 절, 문장의 구조나기능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통사론을 익히지 못하면 인간은 다른 동물처럼 추상적 논리적 사고가 불가능하며 시간인식및 자기의식과 역사의식이 결여된다.

 때문에 통사론의 교육이 매우 중요한데 책은 교육 방안으로 책 읽어주기를 제시한다. 책 읽어주기는 아동에게 정서적 안정감은 물론이다 어휘력과 상상력을 상승시키켜 글쓰기의 기본을 익히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자의 접근이 가능하더라도 3-5세에게는 독서를 시키기 보다는 책을 읽어주고 7세 이후에 책을 읽도록 권장한다. 7세 이전엔 독서와 관련한 대뇌피질의 발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5. 네번째 생각의 도구 수학

수학은 오래전부터 사물과 동료를 헤아리며 시작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수학에 의미를 부여한 것을 피타고라스부터다. 그는 자연의 근본 원리로 수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그는 수나 수학인 우주를 구성하는 근본 원리라 보았고  이는 수학을 자연화하고 수학을 이미지화한 최초의 사례였다. 이후 수학은 꾸준히 발전하며 정말자연의 원리를 구성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유클리드 기하학의 발견으로 단일체계가 아님이 밝혀졌고, 괴델의 불완전성의 정리로 그 안에서의 완전성의 담보도 깨어져나갔다.

 이로 인해 수학의 의미는 진리로서의 의미는 다소 퇴색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연의 수학화와 인간의 실생활의 필요성으로서의 수학의 의미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여전히 수학은 중요한 생각의 도구인 것이다.

 저자는 수학의 교육 방법으로 컴퓨터 기술의 발달을 주목한다. 수학은 종이에 복잡한 수식과 숫자로 표현되다보니 피타고라스의 경우와는 다르게 수학적 대상을 청각적 혹은 시각적으로 이미지화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 그것이 가능해졌으며 이로 인해 수학을 다른 학문과 예술, 더 나아가 실생활과 연결하여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것이다.

 

6. 마지막 생각의 도구 수사

수사는 소피스트에 의해 개발된 후 설득의 도구로 쓰였고 중세까지 매우 실용적인 학문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과학의 시대가 도래하며 설득의 역할을 수학과 과학에 넘겨주며 교육의 대상에서도 제외되는등 쇠퇴의 길을 겪었다. 하지만 다시금 수사의 시대가 도래했으니 이는 현대 사회가 민주주의가 보편화되고 포스트모더니즘이 퍼지는등 다양한 의견과 시각이 대두하고 이에 대한설득이 다시금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재밌게도 저자는 현대사회에서 수사를 광고에서 찾는다. 광고야말로 설득이기 때문이다. 실제 광고에서는 매우 다양한 수사의 기법이 자리한다. 저자는 과거에는 수사가 상투적인 고사성어나 격언 속담을 활용하는데 그쳤지만 최근엔 수사에 창의성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최근의 수사교육은 다소 모순적인데 공교육이나 교육기관 어디서도 수사교육은 찾을 수 없지만 모습을 다소 달리하여 스피치나 남을 설득하는 글쓰기의 기술에 관한 책이 널렸기 때문이다. 이는 곧 수사인 셈인데 실제로 이분야에서 성공한 스타강사도 많다. 저자는 이들을 현대판 소피스트라 부른다.

 수사교육의 방법으로 책은 낭송과 암송을 제시한다. 훌륭한 수사적 기법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나아가 작품 안의 수사적 기법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도 제시한다.

 

7. 마무리.

책을 마무리하며 저자는 근대적 이성의 문제점을 살핀다. 근대적 이성은 고대 그리스의 것과 과학혁명의 것과도 다르지만 연장선 상에 있으며 동일성과 모순률을 기반으로 한다. 동일성에 대한 강조로 확실성을 추구하고 체계를 단순화하고 견고히 했지만 문제는 실제세계가 그리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확실성에 대한 집착은 전체성, 획일성, 주체성, 역사성을 낳았으며 그것에 내재한 폭력성이 발현 된것이 제국주의와 세계대전 그리고 인종차별로 자자는 파악한다.

 그후 68혁명과 포스트 모더니즘이 대두되었지만 이들은 사그라든다. 비판은 했고 해체를 주장했지만 이후에 자리할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대안으로 생각의 도구로 무장한 새로운 이성의 개조를 제시한다. 생각의 도구로 단련된 이성이 가능성이 될 수 있는 것은 이것이 동일성에 기반한 것인 아니라 유사성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미래와도 관련한다. 우리는 이미 뇌를 두개 가졌는데 하나는 우리의 생물학적 뇌요 다른 하나는 스마트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스마트론과 검색이 우리의 뇌를 장악하고 생각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생각의 도구로 무장한 유사성에 기반한 뇌가 동일성에 기반한 스마트폰이나 인공지능을 활용해간다면 새로운 밝은 미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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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융 심리학을 기본 바탕으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그림자에 대한 책이다. 성에 관한 문제로 나중엔 결별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융이 프로이드의 제자인 만큼 프로이드 심리학의 기본 바탕인 이드, 에고, 수퍼에고 등이 등장한다. 책엔 주로 자아가 많이 나온다.

 골자는 비교적 간단하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욕구를 가진 동물인 만큼 그 욕구를 채우기 위한 본능적 갈망이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보다 이런 욕구를 잘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이나 다름 없는 우리의 문명은 이 욕구를 허용하지 않는다. 많은 문화권에는 여러 가지 금기사항이 있으며 허용되는 사회적 문화적 기준이 있는데 바로 이런 것들로 인해 인간은 자아를 형성하여 그 사회의 문화적 틀에 자신을 맞추게 된다.

 이 과정은 개인으로서는 자신의 그림자가 생성되는 과정이자 자아를 형성하는 과정이며 사회적으로는 문화인이 되는 단계이다. 하지만 인간은 문화인이자 필연적으로 동물이기에 본능적 욕구를 갈망하며 그림자는 점점 커져나간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일부인 그림자를 혐오하고 대면하기를 거부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럴수록 커져간다. 그림자가 커지면 인간의 심리적 시소는 붕괴되며 그것이 내적으로 향하면 정신병이나 우울증, 자살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것이 외적으로 향하면 폭력이 자신의 가족이나 이웃, 사회의 소외계층이나 다른 민족, 다른 국가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인간이 선한 존재로 거듭나기보다는 그림자를 인정하고 그 욕구를 충족시켜나가는 전일적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림자를 달래는 과거의 좋은 방법은 제의나 미사를 통해서였다. 포장되기 전의 교회 미사는 매우 잔인하고 폭력적인 의식이었으며 사제는 그 폭력속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사제복을 입었다. 사람들은 그런 의식에 동참하며 그림자를 달랠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미사는 그런 것을 모두 버렸으며 사람들은 그림자를 달랠 방법을 잃었다. 새로운 방법이 필요해진 것이다.

 책은 그림자를 달랠 방법으로 종교, 운동, 예술, 다양한 취미활동, 음침한 소설이나 호러물, 잔혹한 영화 보기등을 든다. 이래서 성격이 비교적 온순하고 겁이 많은 사람도 좀비물을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책은 해결책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며 개인이 문화인으로 선한 삶은 살고 그러한 행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림자를 위한 행위도 해야함을 주장한다. 사람은 그림자를 해결하지 못하면 그것을 남에게 투사하기도 하는데 투사의 대상은 주로 자신의 자식이나 배우자다. 투사된 대상은 남의 그림자에 자신의 그림자까지 얹혀 있는 셈이기에 그림자를 달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업보가 쌓이는 셈이다.

 

 

 

 

 

 

 

 

 

 

 

 

 

 그림자 책을 보면서 2년정도 전에 읽은 '왜 그들이 이기는가' 라는 책이 떠올랐다.  이 책의 주장은 참 신선했는데 선진사회의 성공 요인을 본능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본능적 욕구를 억누르거나 제대로 분출될 만한 통로를 마련하지 못한 사회는 필연적으로 성공하기 어려우며 이를 창의적인 부분이나 생산적인 부분으로 전환해주고, 긍정성을 부여한 사회가 성공했다는것이 이 책의 주장이었다. 그림자 이론과 매우 일맥상통한다는 느낌이었다.

  인간이 필연적으로 갖고 있는 어둠을 빛과 하나로 보고 조화시키고자 하는 이런 생각은 사실 우리에겐 크게 새로운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극기가 이미 그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철학을 국기로 가진 나라가 교육이나 사회 여러분야에서 전인적 인간이 가장 부족하다는 것은 역시 또 하나의 모순이지만.

 그림자 책을 보면서 인간의 필연적인 악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았다. 악은 매우 말하기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한 존재가 자신이 뭔가를 얻기 위해 다른 존재를 해치거나 파괴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스스로 양분을 얻을 수 없는 존재이기에 필연적으로 다른 존재인 동물이나 식물을 해할 수 밖에 없다. 생존을 위해 악을 행할수 밖에 없는 존재인 것이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가 악을 동등하게 짊어질 필요는 없었다. 둘은 하는 일이 달랐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장 오랜 세월을 보낸 수렵경제시절 남자는 집단으로 사냥을 했고, 여자는 채집을 주로했다. 둘다 생존을 위해 다른 존재를 해하는 것이지만 채집은 다른 존재를 해하는 정도로 끝날수 있는 경우도 많았고, 식물이라는 존재의 고통을 인간이 느끼기 어렵다는 점에서 많은 그림자가 필요치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남자가 하는 사냥은 동물을 반드시 죽여야만 하는 것이었고, 그 과정은 매우 잔혹한 경우도 있었을 것이었기에 훨씬 많은 그림자를 필요로 했을 것이다.

 거기에 인간 사회 내에서도 남성은 수컷이고 사냥을 위해 수직적 관계롤 어느 정도 형성했기에 자신들 간의 짝짓기를 위한 지위 및 부를 얻기 위한 경쟁으로 더 많은 그림자가 필요했고 생겨났을 것이다. 반면 여자는 짝짓기 경쟁이 남성에 비해 훨씬 적고, 수평적 관계를 형성하는 관계가 많아 보다 적은 그림자가 필요했을 것이다. 또한 번식을 위해 아이를 임신하고 낳고, 육아해야 했기 때문에 그림자는 더욱 옅어졌을 것이다. 자신의 거의 모든 것을 희생해가며 한 존재를 키워내기 위해선 아무래도 빛이 많이 필요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보다 많은 그림자를 짊어져서인지 남성은 전반적으로 여성보다 악하다. 살인이나 폭력, 강간, 교통사고 등 다른 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여러지표에서 여성을 압도하며, 내적으로 향하는 그림자도 감당하기 어려워 각종 약물이나, 술, 담배에도 훨씬 많이 외존한다. 수명도 그래서 더 짧을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악하고 그림자가 짙었기에 더 빛났을지도 모르겠다. 그림자가 창의적인 부분이나 문화예술과 관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슴을 저미는 명곡이나 문학작품은 그림자가 짙어지는 이별이나 극도로 부조기한 현실속에서 잘 탄생하며 심지어 그렇기에 몇몇 예술가들은 그런 경험을 원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예술가나 음악가, 주요 학자들은 남성의 비중이 여성보다 많다. 과거 여성들에게 교육기회가 전무했기에 그랬던 면이 훨씬 더 크겠지만 남성의 그림자가 더 짙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 같다. 그래서 언젠가 비교적 완전한 평등사회가 올지라도 이런 분야에서 남성이 조금 더 두각을 나타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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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5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닷슈 2018-09-16 09:09   좋아요 0 | URL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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