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부자 되는 에너지 투자 - AI, 반도체, 로봇 산업이 주목하는 넥스트 텐배거 섹터
권효재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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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미래 재생에너지 기업에 대한 투자 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제목과는 다르게 투자 내용은 거의 책 막바지에 나오며 내용은 대부분 전기화와 재생에너지 관련이었다. 의외긴 했지만 내용이 깊어서 새로 배운게 많아서 좋았다.

 인간은 산업화로 증기기관을 발명하며 철도가 보급되며 수송문제가 해결된다. 그로 인해 각 도시의 가정과 공장마다 대량의 에너지가 안정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로 인해 산업단지와 도시가 성장하고, 이것이 다시 에너지 수송의 안정화를 위한 철로 보급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가 생겨난다. 즉, 석탄은 문명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문명을 고도화한 것은 석유다. 석탄은 가공과정이 거의 없으나 끈적한 원유는 복잡한 정유와 정제 시설이 필요하다. 초기의 원유는 부가가치가 낮아 오크통에 담아 마차로 날랐다. 하지만 석유 수요가 늘며 파이프라인과 유조선이 등장한다. 내연기관이 등장하자 석유의 가치는 치솟았다. 내연기관은 증기기관에 비해 효율은 높고 가벼웠으며 구조도 더 간단했다. 20세가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비행기, 자동차가 나타났으며 선박은 디젤을 사용했다. 

 이런 석유로 인해 석탄은 퇴출된 것 같지만 아니다. 석탄은 이미 기존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 오래 사용되었다. 다만 석유가 난방, 산업용 열원, 플라스틱 원료, 운송 수단의 연로로 패러다임을 장악했을 뿐이다. 

 석유의 시대에 이어 이젠 전기의 시대다. 전기모터의 개발로 산업화 초기 증기기관 하나에 모두 풀리, 축, 벨트가 매달린 공장 설비가 개별화되었다. 이는 생산 공정은 유연화와 효율성을 높였다. 전기는 빛, 열, 동력으로의 전환이 간단하다. 오염물질도 없다. 다만 전자의 흐름이기에 저장이 극히 어렵다. 지금의 전기공급은 수천만이 전기 전력망에 연결된 체계다. 실시간 전기소비와 공급이 일치되어야 하고, 그 불일치가 심하면 전압과 전압의 주파수가 운전 범위를 벗어나 광역 정전이 발생한다. 그래서 이를 막기 위해 전력망에는 수많은 제어장치가 있다.

 전기 에너지는 비중이 점차 증가중이다. 유럽은 러우 전쟁 이전 천연가스에 의존하다 심각한 에너지 부족 사태를 겪고나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중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 재생에너지 설비의 50%이상을 차지한다. 

 사실 에너지 기업의 주식은 인프라 자산에 가깝다.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소 모두 20-30년 이상 운영을 전제로 설계하며, 송전, 배전망은 40-60년을 쓴다. 이런 자산은 초기 투자 비용이 무척 크지만 운영을 시작하면 비교적 안정적 현금흐름을 보인다. 그래서 글로벌 연기금과 보험사들은 오래전부터 에너지 인프라를 핵심자산에 포함한다.

 에너지 인프라는 초기 투자비용은 크고 투자기간도 길다. 그래서 금리의 변동이 사업성에 크게 영향을 준다. 그래서 장기계약을 선호하고 이를 통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다. 자기자본 투자자도 더 낮은 요구수익륙로 참여한다. 그 결과 총자본비용이 낮아져 더 낮은 가격에 소비자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아직까지도 세계는 화석연료가 지배적이다. 화석연료는 운동, 빛, 열원으로 다양하게 사용되나 변환 과정에서의 손실이 크다. 현재 세계가 소비하는 화석연료는 석탄 약85억톤, 석유 45억톤, 천연가스 30억 톤이다. 이를 석유로 환산시 연간 1인이 2톤의 석유를 사용한다. 화석연료가 이토록 지배적인 이유는 가격 경쟁력과 잘 구축된 글로벌 공급망, 산업의 구조가 여기에 맞춰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철강, 시멘트, 화학 산업처럼 고열이 필요한 곳은 공정에서 화석연료의 대체제가 없다. 

 다만 화석연료는 온실가스, 지정학적으로 공급처가 편중되었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언급한 것처럼 낮은 전환 효율도 문제다. 화력발전소의 전력 변환 효율은 40%에 불과하고, 내연기관의 효율역시 25%다. 등유램프의 빛전환 효율은 1%에 불과하다. 하지만 LED는 4%수준이고 전기모터는 효율이 무려 90%다. 

 때문에 세계의 에너지원을 전기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 국가의 에너지 경로는 한번 정하면 바꾸기가 어렵다. 이미 정책, 인프라, 산업 생태계가 적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가 서서히 일어나 임계점이 넘어서면 전환은 급격해진다. 

 많은 국가들에서 전력망 설계의 출발점은 평균 사용량이 아니라 피크 사용량이다. 폭염이나 한파시 전력 수요는 평소의 30-50%증가한다. 이는 연간 몇번 나타나지 않는 경우이나 이것을 견뎌내지 못하면 전력망이 붕괴하기에 설계는 극단값이 맞춰진다. 따라서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기생산도 그래야 한다. 

 전기화는 장점이 있다. 높은 전환 효율, 동일 인프라 네트워크, 전력 피크의 관리 가능성, 저장 문제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 문제점은 에너지 피크가 모든 것의 전기화로 커질 수 있다는 점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 연료보관창고에서 전력망과 전기저장설비로 모두 집중된다는 점이다. 

 재생에너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태양광이다. 변환효율이 현재 25% 수준에 이르며 아직까지도 기술적 한계에 이르지 않았다. 태양광은 설비 제조 비용이 주요하다. 사실상 이 산업은 제조업에 가깝다. 누적 설치 비용이 2배 커질수록 모듈가격이 20%내려간다. 그래서 수십년간 와트당 비용이 1.5달러에서 0.15달러까지 하락했다. 그래서 태양광은 생산규모, 공정수련도, 공급망 통제력이 경쟁의 핵심이다.

 태양광은 대규모 단지, 소규모 단지, 건물 자체, 영농 병행등 다양하다. 문제는 출력 변동성과 낮은 설비 이용률이다. 하지만 모듈 설치량에 비례해 전력 생산량이 비례해 어느 정도 전력 생산이 예측 가능하다. 

 풍력은 발전량이 풍속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풍속은 바람이 불어야 하기에 태양광에 비해 전력 생산 예측이 매우 어렵다. 풍력은 풍질이 좋은 곳에 설치해야 하기에 바람이 센 능선, 해안가, 넓은 평야에 주로 설치한다. 그런데 이런 지역은 대개 경관가치가 높고, 주민생활권이며, 환경 보호구역이다. 그래서 풍력 개발가능입지는 풍질이 좋으면서 인허가가 가능하고, 송전망 연결이 되는 곳이다.

 풍력은 바람방향 안정성과 난류, 계절별 패턴, 극한 풍속, 결빙여부가 중요하다. 난류가 발생하면 피로 하중이 높아지고, 극한 풍속도 투자비를 높인다. 해상풍력은 위에 언급한 입지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지만 수심과 해저지반상태, 파랑과 조류조건, 항만과 설치선 접근성 문제가 있다. 고정식 해상풍력은 수심30-50m가 경제성이 가장 좋다. 60m이상이면 건설 난이도가 높고, 80-10m이상이면 부유식이 적합하다. 다만 부유식은 아직 규모의 경제에 이르지 못했고 ,다른 것과 인프라가 모두 달라 실현이 어렵다. 

 바이오연료는 변동성이 없다. 2023년 바이오의 발전 설비용량은 약150GW수준이다. 열병합으로 운영하면 전기와 열을 모두 제공한다. 바이오의 원료는 가축 분뇨, 음식물 쓰레기, 하수 슬러지, 농업 부산물 등이다. 덴마크는 1천개 농가가 참여하는 60개 이상의 바이오 플랜트를 운영한다. 바이오는 연료의 투입과 발전량 조절이 가능하다.다만 규모의 경제가 어렵다. 태양광과 풍력은 설비를 확대할 수록 단위당 비용이 하락하나 바이오는 아니다. 바이오 연료의 수집, 운송, 저장 비용이 같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바이오 연료는 지역에 분산하고, 수분함량과 품질이 제각각인 문제도 있다.

 재생에너지로 전기화를 하는 경우, 기존이 교류 전력망은 적합하지 않다. 여기서는 모든 발전기와 수요가 50-60hz 의 범위에 묶인다. 태양광과 풍력은 인버터를 통해 전령을 계통에 공급하는데 출력이 급변할 수 있어 기존 교류전력망은 부적합하다. 대안이 고압직류송전이다. 동일거리 송전 손실률이 교류에비해 30-40% 낮고 전력흐름을 전력 전자 제어장치로 조절이 가능하다.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으로 인해 저장이 중요하다 저장 기술은 양수발전, 압축공기 저장, 플라이 휠, 열저장, 수소, 합성연료, ESS가 있다. 저장은 양보다 시간이 더 중요하다. 수초에서 수분 저장은 주파수 안정화와 계통을 보호하고, 수시간 저장은 일간 변동에 대응하고, 수주간의 저장은 계절변동에 대응한다. 현재의 ESS배터리는 1-4시간 정도 저장한다. 그래서 단기 저장은 배터리, 중기 저장은 열저장과 압축공기, 장기 저장은 수소와 합성연료로 진행해야 한다.

 성공적인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기화를 위해서는 산업의 전기 전환도 필수적이다. 현재 최종 에너지 소비의 50%이상이 난방, 공정, 증기의 열수요다. 산업의 열수요는 100도 이하에서 1000도 이상까지 매우 다양하다. 식품, 제지, 섬유는 60-150도, 화학은 200-400도, 시멘트, 철강은 1000-1500도다. 가정과 상업용 난방과 급탕은 30-70도 정도로 히트펌프로 수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산업용에서는 히트펌프가 무용지물이다. 히트펌프는 150이상에서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산업용 열이 200도 미만이고 공정 혁신으로 열을 떨어뜨리고 열저장과 결합한다면 히트펌프도 가능성이 있다. 

 수소는 전기화가 어려운 고온 공정과 장기 저장, 대형운송수단에 사용할 수 있다. 전기에서 수소, 다시 전기로의 전환은 효율이 25-35%로 낮다. 하지만 대량, 장기 저장이 가능한 유일한 수단이다. 수소는 물리적으로 다루기 어렵다. 저장 운송은 위해서는 엄청나게 고압압축하거나 -253도로 액화해야한다.여기에 가벼워 잘 날아가버리고, 금속을 약하게 한다. 그래서 기존 가스망으로는 어렵고 새로운 망을 설치해야 한다. 여기에 화석연료 기반 그레이 수소에 비해 그린 수소는 아직 매우 비싸다. 

 전기화에는 구리도 필수다. 내연기관차는 구리가 20-25kg들어가지만 전기차는 60-80kg이나 필요하다. 풍력터빈에는 수톤이 들어가고, 해상풍력단지라면 수만 톤이다. 글로벌 연간 구리 수요는 그래서 2035년이면 3500만 톤에 달할 예정이다. 태양광 패널의 전극과 고전압 접점에는 은이 사용된다. 은도 대량 필요하다. 백금과 팔라듐은 수소연료전지, 전해조, 일부 촉매 공정의 핵심이다. 수소차 1대에 10g이하의 백금이 필요하다. 이들 금속은 매장량이 제한적이고 편중되는 문제도 있다.

 전기화에는 사용 시간대 조절도 필수다. 모든 것이 전기화하면 기존의 보일러, 자동차 연료, 산업 공정등 의 전기 사용으로 전기 피크가 크게 상승할 수 있다. 다만 전기료 차등부과로 이를 조절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높은 시간대나 사용량이 적은 시간대에 전기료를 낮게 하면 전기 수요의 20-30%를 이동시킬 수 있다. 이는 피크조절로 이어진다.

 전기화의 순서는 먼저 전력은 재생에너지로 생산하여 무탄소화하고, 그 전력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인프라 구축, 그리고 열, 산업, 연료 영역으로 전환을 확장해야 한다. 이는 순차적이라기보다는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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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한의 대한민국 탐문 뉴 노멀 탐문 3
이병한 지음 / 서해문집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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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식민지 지배를 당한 나라 중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나라다. 거기에 최근엔 문화적 패권국 위치에도 가까워지고 있다. 세계에서 미국과 영국 정도를 제외하고 이렇게 전 세계에 자국 문화의 영향력을 보인 나라는 일찍이 없었다. 그런데 이 한국은 21세기 들어서 더 특별해 질지도 모른다. 여전히 뛰어난 산업역량과 디지털 역량, 그리고 동아시아에서 북극항로의 중간 기척지이지, 만주 시베리아로 진출할 수 있는 지정학적 여건 때문이다. 

 이런 한국을 미국의 뛰어난 지도층들이 놓칠리 없다. 디지털 패권 전쟁을 앞두고 엔비디아와 젠승황,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 오픈 에이 아이의 샘 올트먼 등이 한국을 찾았다. 특히, 팔란티어가 그렇다. 팔란티어는 단순한 빅테크가 아니다. 테크노-사이버 패권 전쟁의 헤드쿼터이자 대본영 역할을 하는 곳이다. 사실상 21세기 디지털 동인도 회사나 다름이 없는데 이 팔란티어가 정조준하는 국가가 한국이다. 그들은 이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해 한국의 뛰어난 제조업 데이터가 필요하다. 한국은 제조업과 디지털 신구 산업에 다리를 걸치고 경쟁력을 가진 유일한 미국의 동맹이기 때문이다.

 2026년 인간은 두 개의 특이점과 변곡점을 통과 중이다. 하나는 중국의 제조2025로 이미 완료되어 중국은 강력한 패권국으로 올라섰다. 다른 하나는 파리 기후협약이다. 이는 강제성이 없는 조약으로 미국마저 탈퇴하고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유럽과 미국의 빅테크는 지구 온난화에 상당한 신경을 썼지만 인공지능 전쟁으로 전력이 부족하고 중요해지며 이는 더 이상 중요한 요소가 아니게 되었다.

 2개의 변곡점은 패권의 전환과 문명의 전환이다. 19세기 영국, 20세기 미국을 지나 테크노 차이나로 현재 패권이 이양 중이다. 그리고 디지털 문명은 더 이상 과거의 정당체제, 그리고 민주주의와 사회주의로 담아낼 수 가 없다. 그래서 새로운 문명을 담을 거버넌스, 파이낸스, 컨센선스라는 OS를 만드는 경쟁도 치열하다. 과거 산업화를 담아낸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여러 나라들이 알아서 담아낸 것처럼, 새 OS도 디지털 시대에 자연스레 다른 나라들이 도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반도는 바로 2개의 특이점과 2개의 변곡점이 포개지는 꼭짓점이다. 그렇기에 한국에서는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인식의 혁명적 전환이 요구된다. 세계를 보는 시각 부터 재정립해야 하는 것이다. 그간 동서양은 남방의 농경, 즉, 정주문명이 중심이었다. 그리고 한 때 세계를 호령했던 동서양의 길항으로 구성된 북방 유목민은 소외되었다. 하지만 강력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 패권지역이 변하고 있다. 남방의 정주 문명이 기온 상승으로 인해 위로 이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 북위 30-50도는 온대 지역으로 농경과 유리하고, 감염병이 적으며, 가축화할 동물이 풍부하고, 이동이 편리하며, 인구가 증가하고 고도의 사회와 문명이 발달하여 농업시대부터 세계의 패권을 쥐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산업화도 이 지역에서 발생했고 그걸 성공적으로 수용한 것도 동서양을 통틀어 이 지역이었다. 

 하지만 온난화로 이제 40-60도가 이 역할을 대신하게 될 것이다. 기존의 30-50도 지역은 농업 생산량이 후퇴하고, 감염병이 창궐하며, 생활하기 어려워지고, 가축도 잘 자라지 않으며, 산업생산량 및 데이터 센터 등의 운영에도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국은 북방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사실 반만년의 역사 중 한국이 좁은 한반도에 갇혀버린 건 지난 천년정도에 불과하다. 태고와 상고의 기억을 살려 위대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새로운 서사를 구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한중일의 답답한 구도를 돌파할 수 있다. 지금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 같은 한자문화권과 유교적 영향력도 사실 고작 15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졌다. 한국은 훨씬 더 긴 역사를 중원보다는 북방과 함께 해왔다. 사실 한국은 지금도 드러나고 있지만 유교적 영향력이 강한 아침의 고요한 나라보다는 음주가무가 타고난 기질이다. 

 그리고 인간도 인공지능도 시원한 곳을 선호하다. 또한 둘다 많은 물을 필요로 한다. 시베리아는 세계 10대 강 중 무려 4개가 흐를 정도로 수량이 풍부하다. 또한 시원하다. 따라서 앞으로는 시베리아로 눈을 돌려 그곳에서 북극항로와 북극해를 아우르는 새로운 대항해시대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장차 지구의 꼭짓점 북극해는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가 만나는 새 밀레니엄의 지중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으레 문명의 대전환에는 창조적 파괴가 따랐다. 250년전에 2개의 혁명이 있었는데 프랑스 혁명, 영국의 산업혁명이 있었다. 이로 인해 농업에서 산업으로, 군주제에서 민주제로의 전환이 일어났다. 양자를 합쳐 산업문명이 일어났고 이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완수한게 신대륙의 미국이었다. 미국은 당시 세계의 변방으로 새 패러다임을 완성하여 자유주의-민주주의-공화주의의 새로운 문명을 표준으로 재정하고 패권을 장악했다. 

 그리고 농업문명을 산업 문명으로 변환시킨 플랫폼이 정당이다. 세계의 3대 정당은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중국의 공산당이 있다. 오랜 기간 잘 작동해왔던 이 정당들은 지금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파열음을 강하게 내고 있다. 새로운 Z 세대들은 도처에서 이 정당들에 반기를 들고 있으며 이는 이런 3대 정당의 아류 정당을 구축한 한국이나 유럽 등 다른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이제 디지털 문명의 새 패러다임을 창추래야 한다. 미국은 13개 주가 연방국가로 출발한 연성제국어있다. 한국 역시 한반도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대칸제국으로의 전일보한 창조적 기획력이 필요하다. 남북 양국 체제로 상상력을 한반도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21세기 United states of Asia를 꿈꿔야 한다. 이 새로운 연방에는 미국의 캘리포니아나 텍사스 같은 프런티어가 필요하며 그 역할을 한국이 햐야 하는 것이다.

 아직 북방에는 미국이나 유럽 연합 같은 것이 없다. 심지어 동남아에도 연합이 있다. 그래서 북방에는 알타이 연합 같은 것이 필요하다. 몽골, 중앙아시아, 헝가리, 불가리아 등 동유럽과 시베리아를 모두 아우라는 연합 ASIS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런 한반도를 넘어서는 사고와 행동을 한 7인의 행적을 살핀다.


1. 박정희

 박정희는 원래 사범학교를 나온 초등교사였다. 하지만 일본인 교장과 불화가 있었고 그 탈출구로 만주군관학교를 찾는다. 그는 나이 제한에 걸려 입학이 불가능했지만 이를 위해 혈서까지 쓰며 입학한다. 당시 만주국은 오족협화를 주창했다. 일, 중, 한, 러, 몽의 오족협화였다. 그래서 수도 이름도 새로운 수도라는 뜻의 신경이었다. 일제가 패망하자 만주군관학교 만주계수석이자 일본 육사도 3등 졸업한 박정희는 한국육사에도 입학해 3등으로 졸업한다. 

 그는 정보장교로 1949년 12월 17일 연말 종합 적정서에서 임박한 북의 남침 가능성과 예측일정, 주요 경로를 상세히 분석했다. 하지만 당시 무능한 정부와 군 수뇌부는 이를 묵살한다. 이 때부터 정부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스스로 움직이기 전 이승만 정권은 4.19로 인해 붕괴한다. 그리고 그는 그 혼란을 5.16쿠데타로 점거한다.

 사실 그는 통념과는 다르게 리더스타일은 아니다. 전략가이자 참모 스타일이며, 실제로 5.16 당시에도 앞장 설 선배를 찾아다녔다. 고민 끝에 대안이 없자 결국 스스로 나선 것이다. 5.16은 한국 입장에선 대대적 세대교체였다. 1961년 박정희는 44세, 김종필은 35세, 차지철은 27세에 불과했다. 혈기왕성하고 젊은 사고를 가진 사람들로 수뇌부가 채워진 셈이다. 그 이전까지 남한은 지도층이 매우 고령이었는데 이승만은 무려 1875년생이고 장면도 1879년생이었다. 19세기 인물이 20세기를 주도한 셈이다. 반면 북한은 김일성이 1912년으로 매우 젊었다. 남한도 비슷해진 것이다. 

 쿠데타를 한 박정희는 희안하게도 선거를 한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도 말이다. 그는 어느 정도는 민주주의를 지킬 생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실제로 부정선거와 관건 선거가 난무하긴 했지만 그는 김대중에게 본격적 위협을 받기 전까지는 대통령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취임한다. 1963년 첫 선거에서 박정희는 46세, 상대였던 윤보선은 67세였다. 윤은 전통적인 사대부였고 박은 전형적 농민의 아들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서방을 모시고 공화당은 토착 민족, 서민 세력으로 선거 구도를 잡았고 이것이 먹혀 승리한다. 

 저자는 박정희의 이 승리고 단순한 대한민국의 전환이 아닌 조선600년에 걸친 대전환으로 파악한다. 기존의 사농공상에서 상공농사로의 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지긋지긋한 선비 전통을 타계하고, 구부가 법가가 되어 통치를 채김지고, 산업문명을 이끌어갈 공인과 상인이 최일선에 나서게 되었다. 하지만 이를 실천할 돈이 없었다. 그래서 서독에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하고, 베트남에 파병한다. 

 경제에 문외한이었던 박은 저녁마다 2-3시간씩 경제, 경영, 재정학을 공부한다. 그리고 일본의 경재계인사들과 하버드 전문가를 만나 조언을 구한다. 현장을 시찰하고, 실무관료와 기술자에게 보고 들으며 익힌다. 당시 대기업 총수들은 한국에서 기업가 정신과 창업가 정신을 갖춘 매우 극소수의 인재였다. 박은 이들을 자주 만났다. 또한 미래학자 허먼 칸 박사에도 영감을 얻는다. 다가올 미래르 예측해 미리 투자하고 건설하면 큰 파급효과를 본다는 것이었는데 이것이 당시 무모한 경부고속도로 건설로 이어진다. 1970년 7월 7일 완공되어 한국 경제의 뼈대로 크게 작용한다.

 박은 과학, 기술력 증강에도 박차를 가한다. 당시 대부분의 과학자가 월북하여 국내에는 박사학위 소지자가 과학, 기술 분야에서 고작 6명에 불과했다. 그는 1962년 제1차 과학기술진흥5개년 계획을 수립한다. 베트남 파병 보답 1천만 달러와 정부 출연 1천만달러 총2천만 달러를 동원해 196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를 설립한다. 그리고 애국심에 대한 호소와 우수한 대우로 해외 한국인 과학자를 초빙한다. 설립 2년만에 핵심 분야의 과학자들이 35인이 귀국한다. kist는 후신으로 카이스트, 지스트, 유지스트, 디지스트로 분화한다. 

 박은 생각보다 민족주의자였다. 그는 우리 것, 한국적인 것이 퇴화하고 서구, 일본, 미국의 것이 사회문화를 장악하는데 분노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우리의 권위, 존엄성, 주체성을 다시 회복할지 고뇌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정신문화연구원이다. 그리고 박은 단군조선의 건국이념, 홍익인간을 드높이고 통일 신라의 리더십인 화랑도와 풍류도를 강조한다. 홍익인간의 이념은 아직까지도 한국교육과정의 최고 이념이다. 

 그는 초등 교사 시절의 실력을 살려 새마을 운동 노래도 직접 작사, 작곡한다. 1968년 국민교육헌장은 인민을 시민이 아닌 국민이나 신민으로 전락시킨다는 비판이 크지만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전체주의적 의도보다는 신생 국가의 국민으로서의 마음가짐으로 볼 여지도 있다. 

 박은 극일의 논리도 펼친다. 선택과 집중으로 일군의 뛰어난 기업가 집단을 선별하고 지원하여 자도차, 조선, 전자산업에서 일을 적극 벤치마킹한다. 그리고 이 모두를 위해 철강이 필요했다. 그래서 심복 박태준을 투입해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포항제철을 건설한다. 그는 당시 사람들이 일본과의 수교를 두려워하며 반대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에게 일본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고 학습하고 배워서 이겨낼 존재였다.

 박은 국방의 기초도 닦아 낸다. 당시 미국의 닉슨은 한국의 베트남 파병에도 불구하고 주한 미군 철수를 일방 통보한다. 박은 자주국방에 박차를 가했다. 한국은 71년 고리원전, 77년 월성 원전을 도입했는데 후자는 중수로로 플루토늄이 추출되는 것이었다. 이는 핵무기의 원료로 가공이 가능했다. 박은 세계 7번째로 미사일 개발에 성공한다. 78년 백곰 미사일이 발사 성공한 것이다. 

 박은 기나긴 독재와 인권의 탄압, 무수한 살생을 가져온 인물이다. 하지만 저자는 박정희가 이런 시각을 가지고 산업화 한국의 초석을 닿아놓은 것을 높이 평가한다. 또한 그가 일본의 신민이었음에도 일본과 미국에 경도된 시각이 아닌 민족을 중심에 놓은 것도 높게 평가한다. 박의 저서 4권을 모두 본 저자는 글이 모두 간단하고 쉽게 읽히며 일관된다고 평가한다. 모든 것이 자기 머리속에 있었다는 의미다. 그래서 저자는 박정희는 공은 8이고 과는 2였던 인물로 평가한다. 저자도 역사학자 인 만큼 과거 박정희에 대해 독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더욱 컸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말한다.


2. 김대중

 김대중은 사형선고를 비롯해 5차례의 죽을 위기, 6년의 감옥 생활을 겪는다. 73년 도쿄에서 납치되어 죽을 수장 될 위기에 처했다. 당시 그를 납치한 자들은 실제 그를 수장시키려고 팔다라이 무거운 추를 장착까지 했었다. 김대중은 1976년 3.1절 명동성당에서 민주구국선언을 한다. 그는 천주교 신자로 용서가 신념이었다. 김은 박정희의 유신이라는 나쁜 정치는 용서할 수 없는 것이나, 그것을 한 사람까지 용서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용서하는 덕성의 크기보다 용서하지 않는 질못의 크기가 더 크다고 하였다. 실제 김대중은 대통령이 되어서 자신을 죽이려한 모든 자를 처벌하거나 복수하지 않고 용서하는 큰 그릇을 보여준다.

 그는 전두환도 용서해서 청와대에 초청하여 식사를 대접한다. 그리고 92년 대선을 앞두고 박정희 무덤을 방문했고 97년 대선 이후에는 박정희 생가도 방문한다. 2004년에는 박근혜와 같이 박정희 기념관도 방문할 정도였다. 이런 생각은 정치 이념으로도 이어진다. 영호남 동시 화합, 군사산업화 정부와 문민, 민주와 정부의 세력을 모두 품어 진정한 국민의 정부를 이루려는게 그의 포부였다.

 김은 젊은 시절 만주국 최고 대한 겐코쿠 대학을 가려하였으나 일제가 패망해 목포 상고를 다닌다. 거기서 일본은 선생의 가르침을 받았고, 해운회사 사장이 된다. 김은 대통령이 되고 그 시절 은사를 방문한다. 일본 천황을 만나고, 오부치 총리와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공동 선언한다. 그리고 일본 대중문화를 개방하는데 당시의 커다란 우려와 달리 이는 한국에 커다란 혜택을 주었고 한류의 시작이 된다. 

 그 다음은 북한이었다. 그의 햇볕정책 역시 용서와 화해에 기반한 것이다. 그는 결코 흡수 통일 의지가 없음을 천명하여 북의 지도층을 안심시킨다. 결과가 6.15 공동선언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었고 그 결과 김은 한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받는다. 그가 애써 이룩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박근혜, 이명박 정권에 의해 하나씩 차례로 문을 닫은게 매우 아쉽다. 

 김은 제2의 건국을 시도한다. 그것은 제3의 물결, 즉 정보화에 선진적으로 올라타는 것이었다. 1981년 청주 감옥에서 그는 제3의 물결을 읽는다. 그리고 한국을 정보 강국으로 만들겠다 결심한다. 대통령 재임시절 그는 앨빈 토플러, 빌게이츠, 손정의등 당대 최고의 정보화 인재들을 초청하고 자문을 구한다. 그는 산업화에는 뒤졌으나 정보화 만큼은 앞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2000년 2월 2일 그는 모든 국무위원에 하루 속히 전자정부를 구축하라 이메일을 보낸다. 그는 대우전자, 삼성, KT 출신의 인재를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임명한다. 기존 관료들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그리고 시티즌에서 네티즌으로, 1인 1pc운동, 1인 1ID운동이 펼쳐진다. 인터넷 보급과 더불어 기존의 학벌, 직업을 넘어선 신 지식인 운동도 펼쳐진다. 그는 미국을 방문한 후 경기도 판교를 미국의 실리콘 벨리를 본다 테크노 벨리로 조성한다. 

 김의 퇴임인 20003년 2월 한국은 몰라보게 변한다. 98년 30만에 불과하던 네티즌은 2003년 3천만이 되었다. 벤처와 IT산업의 성장으로 2002년 이들이 GDP의 13%,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하게 되었다. 지금 한국이 디지털 강국이자 산업화 강국으로 우뚝 설수 있었던 것은 결국 박정희외 김대중이 초석을 닦에 놓은 바가 크다.

 한국은 지금 미래를 대비해 전라남도에 주목한다. 강남-성남에 이은 전남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나주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의 허브로, 고흥은 나로호 발사기지 등 우주산업 메카로, 광주는 지스트를 축으로 AI연구 선도, 그리고 가장 끝자리인 해남에 솔라시도가 조성중이다. 솔라시도의 솔은 솔라, 라는 레이크, 시는 해상풍력, 도는 시티를 의미한다. 솔라시도는 해남과 영암의 간척지에 조성중인 미래형 기업도시다. 이곳은 넓은 부지에 전력과 용수가 풍부하다. 장차 전남은 다도해를 모두 품은 인구 500만 규모의 세계적인 미래도시 네트워크가 될 거란게 저자의 시야다.


3. 김우중

 그는 비빔밥과 국밥을 좋아했다. 빨리 먹을 수 있어 바로 일에 복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1967년 대우를 창업한다. 현대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그는 동시대 한국인 중 가장 많은 국가를 방문하고 가장 많은 리더를 만났다. 그리고 그는 세계를 경영한 첫 번째 한국인다.

 중앙아시아, 동유럽 등지에서 그의 별명은 김키스칸이다. 대우는 창립 7년만에 한국 최초의 종합상사로 부상한다. 그리고 한국 기업 최초로 해외지사도 설립한다. 69년 싱가폴과 시드니에 회사를 설립하고 수단을 비롯한 비수교 국가에도 진출한다. 죽의 장막은 중국에도 먼저 진출하는데 무려 85년으로 국교수립인 92년보다 한참 빠르다.

 1997년 대우는 전 세계에 600개 법인과 지사를 보유한다. 1987년 김우중은 전경련에서 세계화 기조연설을 한다. 그는 중진국에서 벗어나 세계의 자원가 인재, 기술, 자본을 통째로 사용하는 글로벌 전략을 제시한다. 대우는 진출한 나라에 공장만 설립하지 않는다. 종합적 마스터 플랜과 통합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처럼 제조, 건설, 금융이 통으로 구성된 복합화 전략을 구사하였고 세계화-현지화-복합화의 3중주로 한국의 성공격험을 누리에 알리고자 했다.

 이익도 5:5였다. 마음을 얻어야 파트너십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싱크탱크로 대우경제연구소도 설립한다. 

 이런 대우의 세계 경영은 미국에 눈엣가시였다. 그래서 미국은 IMF를 계기로 모피아를 동원하여 한국의 정치권으로 하여금 대우를 붕괴시키게 만든다. 

 김우중은 1992년 북한에도 방문하여 김일성을 만난다. 김일성은 그를 매우 마음에 들어해 하루는 남에 하루는 북에 머무르라 할 정도였다. 김정일과 만난 횟수도 20여 차례였다. 개성공단에 앞서 남포공단을 고려하였는데 그 구상이 초월적이다. 북한의 노동력과 한국의 기술력으로 중국의 동북3성에 공단을 짓는다는 구상이다. 이것이 남북의 정치 관계에 따른 남북 합작 리스크를 줄이고 지속가능성이 높인다고 보았다. EU 못지 않은 동부가의 공동구상이었다. 실제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남북의 정치관계로 인해 일방 종류되었다. 

 대우의 해체가 아니었다면 그래서 김대중의 6.15남북 공동선언과 그로 인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은 지금과 같은 모습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 아쉬운 대목이다. 

 우리는 김우중의 시각으로 시베리아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온난화로 인해 향후 수백년간 3억 이상의 인구가 시베리아로 이주하게 될 것이다. 현재 인구는 고작 2천만이지만 이 지역이 농경이 가능해지고, 생활 환경이 좋아지면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베리아의 4대 강은 동과 서로 잇고, 고속철도, 고속도로, 초고속 인터넷망으로 연결해 미래 경제의 대동맥으로 구축하고, 이를 실현할 마스트플랜 국가가 미래 패권국이 될거란게 저자의 시각이다.


4. 김지하

 사실 난 이분을 잘 모른다. 저자의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5적이란 글을 썼다는 것 정도가 내가 아는 전부였다. 김지하는 1991년을 전후로 세평이 갈린다. 군사독재 시절 그의 시를 읽고 전율한 사람들이 이 시점을 이후로 변절한 그에게 분개했기 때문이다. 그의 이름은 영일이다. 1970년 유명한 오적을 발표했는데 장성부터 장관까지 당시 5무리의 공동의 적을 지목하여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그 대가로 그는 1972년 유신 독재정권의 1표적이 되어 내란 우두머리로 지목되어 사형선고와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그는 무려 독방생활을 하게 된다. 워낙 위험인물이라 판단했는지 당시 박정희 독재정권은 감방 양쪽으로 20개의 방을 모두 비웠을 정도였다. 면회도 불가, 운동도 불가, 교도관 두명으로 상시 감사히고, 그것도 모자라 CCTV로 일거수 일투족을 24시간 감시했다. 당시 그의 휘발력이 이 정도였다.

 독재정권이 두려워한 것과 달리 그는 사실 심약하고 약골이다. 1980년 12월 12일 박정희가 죽자 출소한다. 그런데 오랜 감방생활의 후유증으로 섬망이 생긴다. 그는 악전고투끝에 생명사상가로 개심한다. 91년 그는 노태우 정권에 맞서 초개처럼 목숨을 던지는 운동권 청년을 질타한다. 글의 제목은 '젊은 벗들, 역사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였다. 혁명보다 더 소중한 것은 생명이고, 생명을 버리며 혁명을 이루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말이지만 이게 독재에 분개한 청년들에게 먹힐리 없다. 운동권은 그를 변절자라 낙인하고 민족문학작가회의조차 그를 제명해버린다. 김지하가 죽을 때 까지 양진영의 화해는 이뤄지지 않는다.

 김지하의 가장 큰 사상적 혁신은 동학에서 전봉준이 아닌 최시형을 주목한 것이다. 죽창가의 혁명이 아닌 모심의 정신과 살림의 정성으로 등불을 밝히는 해월신사를 다시 살린 것이다. 이는 개화우파 산업세력과 민족화 세력을 아우르고 넘어서서 개벽파를 호출한 것이다. 박정희가 산업화, 김대중이 정보화, 김우중이 세계화를 했다면 김지하는 생명화를 한 셈이다. 

 김지하는 신좌파의 유러피안 드림과 구미편향은 사절한다. 그는 우리의 원류에 주목해 율려와 풍유, 신시와 화백을 화두로 삼는다. 1996년 신풍류회의를 발족한다. 21세기가 되어 경기지사 손학규의 후원으로 세계생명문화포럼을 개최했는데 좌파나 우파가 아닌 개벽파가 생명문명을 탐구하는 첫 국제회합을 무려 한국에서 개최한 것이었다. 하지만 김문수로 지사가 바뀌며 모든 것이 도루묵이 된다.

 김지하는 21세기 들어 디지털과 우주로 나아간다.신, 마음, 우주의 진화가 합류하는 새로운 우주 종교의 탄생을 예측했다. 생물의 자연적 진화와 인간의 자각적 진화의 활물이 자율적 진화와 하나가 되어 가는 우주적 차원의 후천개벽을 설명했다. 

 

5. 백남준

 그는 아버지가 큰 부호였다. 친일파나 졸부는 아니고 조선 때부터 청에서 수입한 비단을 독점하며 부를 축적한 거상의 집안이다. 일제시대 한성은행의 자본금이 100만원이었는데 백남준 집 재산이 무려 300만원일 정도였다. 

 일제시대도 두렵지 않던 남준의 집안에게도 북의 침공은 달랐다. 자본가라 도망하였고 워낙 부호라 피난의 스케일도 달랐다. 무려 홍콩으로 피난한다. 그는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예술의 길로 접어들며 궁핍을 경험한다. 

 그는 일본 가마쿠라로 가서 젠 사상에 심취한다. 그는 한중일을 차례로 거친 후 독일로 향하는데 다름슈타트는 매년 여름 국제인음악강좌가 열리는 곳이었다. 기술과 예술의 시너지를 탐구하는 쵤일선의 과학자와 최전선의 예술가가 화합했다. 그는 여기서 미디아 아트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다. 그는 본격적으로 공학과 과학을 연구한다. TV를 잔뜩 사사 실험과 실습을 한다. 캔버스의 회화를 지나 브라운관에서 전기와 전자의 신호로 황홀한 이미지를 창출하는 방안을 탐구한다. 

 1963년 독일 부퍼탈의 파르나스 갤러리에서 열린 음악의 전시TV라는 전시회를 연다. 세계최초의 비디오 아트 전시였다. 1964년 미국으로 간다. 68혁명의 분위기로 당시 동양의 정신에 열광하는 히피가 많았다. 백은 서양의 테크와 동양의 이데올로기를 담아 새로운 예술세계를 선보이는 아시아에서 온 문화 테러리스트였다. 

 TV붓다가 상징적이다. TV뒤에 카메라를 설치해 마치 부처가 TV에 나오는 자신을 보고 상념에 빠진듯한 장면을 연출한다. 뉴욕의 예술가와 비평가들을 환호한다. 97년 초빙을 받아 그는 다시 독일로 가게 되고 2000년 구겐하임 미술관은 백남준 특별전을 개최할 정도였다. 백은 1980년대부터 인공위성예술로 도약한다. 1984,1986,1989 3부작이 대표적이다. 1984년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1984 소설의 우울한 전망을 전복하여 테크가 온 인류를 연결해 새 의식을 창출하는 신세계의 엔진임을 증명하려 한 것이다. 뉴욕, 파리, 서울을 연결하여 동서양을 넘나드는 인류 최초의 지구촌 종합 예술을 선보였다. 

 그는 34년만에 한국으로 귀국하여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 올림픽을 연출한다. 그는 여기서 바이바이 키플링을 선보인다. 영국의 키플링은 동과 서가 영원히 만나지 못할 것이로 예언한 오만한 영국 제국주의자였다. 

 백남준은 몽고반점을 드러내 보일 정도로 스스로 몽골인임을 천명했다. 그의 유골은 그래서인지 유럽과 동서양에 골고루 안치되어 있다. 백은 어릴 때 부터 굿판을 감상했고, 중국의 도, 일본의 선보다 한국의 무가 가장 흥겹고, 재미있다 생각했다. 예술계의 칭기즈칸이라는 별명처럼 칭기즈칸은 실제로 백의 정신적 조상이다. 원제국은 광활한 제국통치를 위해 다문명, 다종교, 다민족을 관할하기 위해 샤머니즘을 활용했다. 백남준과 통하는 면이다

 

6. 이수만

 이수만은 컴퓨터 비전 기반 로보텍스 시스템이란 제목으로 85년 석사논문을 쓴다. 그는 디지털 세상이후 가상공간에서 사람들이 즐길 콘텐츠를 만들고자한 정보혁명기에 IT로 승부하지 않고 IT문화 생산을 위한 컬쳐테크를 창안했다. 

 이수만은 81년 미국에서 MTV 개국을 경험한다. 테크의 진화로 미디어가 변하고 음악 산업의 지각변동도 간파한다. 그는MTV 개국 이후 티비 시청자의 관심이 패션, 댄스, 노래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파악하고 비디오 스타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그는 컴퓨터 공학을 음악과 융합할 시 아날로그로 꿈꿀 수 없는 획기적 혁신이 가능하다 믿었다. 테크는 악기나 음성의 한계를 돌파시켜줬고, 촬용하 노래와 춤도 다양한 방식으로 편집하면 색다르게 재탄생했다. 드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디지털 시대의 종합 예술로 승하하는 것이다.

 85년 귀국하여 돌아와라는 MTV스타일 뮤직 비디오를 선보였지만 성공하진 못한다. 그는 비디오 스타를 별자리처럼 직어내는 프로듀서가 되기로 결심한다. 다만 종잣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는 월미도에 헤밍웨이라는 카페를 차린다. 당시X세대가 등장하는 시기로 소비세대가 등장하고 이 카페는 그들의 낭만을 충족하는 신인류의 사랑의 명소가 된다. 1989년 SM기획을 설립하고 5년 SM으로 전환한다. 

 96년 HOT가 데뷔하고 팬덤문화와 팬덤 경제가 생겨난다. 그러나 IPO는 험난했고 99년 실패했다. 2000년 코스닥 상장을 한다. 2014년 전경련에 가입했고 2022년엔 K pop 종목  ETF가 출시한다. 2008-2022년까지 SM은 주가가 83배나 상승한다. 

 그의 첫 시도는 현진영과 와와였다. 성공했지만 마약 사건으로 나락에 가고 회사가 파산 위기에 몰린다. 그는 시스템을 갖추기로 한다. 스타의 연속적 배출과 관리를 표준화한 것이다. 문화기술의 핵심은 음악이 아니라아이돌이었다. 그래서 인재의 선발과 육성에 사활을 걸었고, 연습생이라는 초유의 제도를 고안한다. 공개 오디션도 도입한다. 연습생은 춤과 노래, 연기, 외국어, 개인별 학습, 인성교육을 받는다. 이렇게 양성한 최정예가 아이돌로 데뷔한다.

 아이돌 양성에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은 둘이다. 우선 이성수로 그는 아이돌 전체를 기획하고, 작곡, 뮤직 비디오의 최적의 조합을 찾았다. 세계의 다양한 곡을 섭렵하되 이를 SM의 스타일에 맞게 브랜드로 통합 설계했다. 다음은 민희진이다. 그는 의상과 안무의 비주얼을 맡았다. 단지 옷과 분장이 아닌 캐릭터와 무대 콘셉트를 고차원 비주얼로 나타냈다. 

 이수만의 세계화 전략은 3단계다. 한국 가수의 해외 진출, 외국인 멤버 포함 현지 활동, 외국 기업과의 합작 현지 그룹 제작이다. SM은 탁월한 인재선발을 위해 해외 오디션도 진행한다. 이제 케이 팝은 더이상 일국의 가요가 아니다. 디지털 문명에 최적화한 한국의 오페라이자 제국의 오케스트라가 되었다. 

 2020년대 한국어는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스트리밍 서비스 재생 중 영어, 스페인어에 이은 3위를 차지했다. 한국어 학습 외국인 수도 나날히 증가중이다. 한국어 능력시험 응시자는 2010년 15만에서 2025년 55만 이상으로 증가했다. 한국어가 3위가 되었음은 규모를 넘어선 질적 변화를 의미한다. 언어는 고유한 생각과 세계관을 담아내기 때문이다. 

 이수만은 처음부터 세계관에 진심이었다. 이게 한국의 다른 기획사와의 차이다. 그래서 그는 SM세계관을 공유하는 덕후를 양산했고 SM타운 SM공화국 SM제국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낳았다. 


7. 이상혁  

 라이엇게임즈는 2006년 설립된다. 본사는 LA에 있고, 회사내 라이엇 pc 방이 있을 정도로 창업자인 브랜득 벡과 마크 베릴은 어릴 때부터 스타를 즐겼다. 그들은 임요환과 홍진호의 경기를 즐겼고, LA한인타운을 자주 방문해 PC방 문화를 즐겼다. 이들이 만든 게임이 LOL이다. 2025년 기준 2억의 유저가 있다. 5명이서 팀으로 상대 기지를 파괴하는 것이다.

 160인의 챔피언 중 하나를 고르다. 각각의 챔피언이 특징이 있어 다섯이 시너지를 구성하는게 중요하다. 챔피언은 5개 스킬과 2개 주문사용이 가능하다. 한번에 최대7개 아이템을 소유한다. 챔피언 중 한국의 구미호를 차용한 아리도 있다. 

 이상혁은 2011 LOL을 시작한다. 중학생때다. 고등학생이 되자 랭크게임에 입성한다. 0.02%였다. 최상위 탑티어가 되자 고전파라는 닉네임도 쓴다. 그는 2013년 17세에 SK에 영입된다. 네임도 페이커로 개명한다. 2013LCK컵에서 우승한다. 창단9개월만의 쾌거였고 MVP도 차지한다.

 그는 2013년 롤드컵에 출전해서 우승하고, 2015-2016년 2연패 우승을 한다. 하지만 2017 결승전에서 0-3으로 완패하며 하락세가 찾아온다. 슬럼프로 국내에서도 랭킹7윆지 추락한다. 돌파구는 게임이 아니라 책이었다. 그는 게임과는 오히려 거리를 두고 다른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습득한다. 페이커1.0이 타고난 반사신경과 게임 센스에 기초했다면 페이커 2.0은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타인의 마인드컨터롤에 기초한 정신력에 기반한다. 

 그는 플레잉코치로 활약하며 2023 롤드컵에서 7년만에 우승한다. 그래서 그는 롤드컵 최연소이자 최고령 우승자다. 이게 끝이 아니다. 그는 2024-2025대회도 연속 우승하여 사상 최초로 3연패를 달성한다. 이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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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제국: 권력, 자본, 노동 - 샘 올트먼과 오픈AI의 빛과 그림자
카렌 하오 지음, 임보영 옮김 / 생각의힘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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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인공지능 시대의 초입에 살고 있다. 농업 혁명과 산업 혁명처럼 인공지능 시대는 인류 역사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온 사건으로 먼 훗날 역사가들에게 평가 받을 것이다.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서 일반 대중은 주도적 역할을 했을지도 그냥 휩쓸렸을지도 아니면 뭔가 큰 변화가 온다는 것을 크게 감지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는 다르다. 이것은 갑작스럽게 매우 빠른 속도로 다가 오고 있고, 우리는 이것을 분명히 감지하고 있으며 정치적 선택이라는 것을 통해 변화를 주는 선택이란 걸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는 인공지능이란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누가 만들고,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어떤 의도를 갖고 만드는지 알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무엇보다 그것을 잘 드러낸다. 인공지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지금은 좀 밀려나긴 했지만 오픈AI 의 챗GPT다. 

 오픈AI는 비영리기업으로 시작했다. 그것은 애당초 단순한 연구소나 기업이 목표가 아니었다. 오픈AI의 목표는 AGI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당연히 엄청난 것이어서 일반 주주의 경제적 이익이 아닌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해 개발한다는 몹시도 평화적이고 이상적인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다. 머스크와 올트먼은 오픈AI를 그래서 비영리단체로 설립했다. 영리단체는 이런 목표를 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머스크를 운영비로 10억$를 약속했다. 돈이 있어야 위 목표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머스크와 올트먼도 가능한 많은 연구를 공개하고 다른 기관도 폭넓게 협력한다고 약속했다. 열린 태도와 민주적 참여가 핵심이기에 이 단체의 이름도 오픈AI가 된 것이다.

 그런데 창립 1년 만에 이 같은 이상주의적 공약은 퇴색한다. 이는 인공지능의 개발에 생각보다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었기 때문이고 초반의 독주와는 다르게 경쟁이 엄청나게 붙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트먼과 머스크는 의장직을 두고 다투기 시작했다. 경쟁에서 올트먼이 승리하자 머스크는 조직을 떠나버렸고 약속했던 10억달러 투자도 공중분해되었다. 결국 올트먼은 오픈AI의 지배구조를 재편한다. 비영리 연구재단 내부에 영리조직인 오픈AI LP를 설립한 것이다. 이를 통해 오픈AI를 다른 기업처럼 자본조달, 제품 상업화, 투자와 수익 추구가 가능해지게 되었다. 

 결국 오픈AI는 창립 의도 및 이름과는 다르게 매우 폐쇄적이고 은밀한 조직으로 변모하게 되었고 연구의 비공개 및 기업 가치를 추구하게 되었다. 회사의 창립 의도를 지키고 싶었던 일부 집단은 올트먼을 축출하는 이벤터를 벌였는데 이는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AI권력자를 가장 잘 묘사한 비유는 사실상 제국이다. 현대의 AI제국은 AI개발을 위해 타인의 글, 예술품, 경험, 공유물을 마구 잡이로 착취한다. 여기에 대규모 데이터 센터와 수퍼 컴퓨터를 가동하기 위해 땅과 전력, 막대한 수자원을 역시 강탈하고 추출한다. 그리고 좋은 데이터의 정화, 정리, 준비를 위해 세계인의 노동을 착취하며 인공지능의 개발비용이 엄청나기에 자신들 기업 내의 자원을 재배치한다. 이 과정에서 대량의 해고와 기업 내의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축소된다.

 올트먼은 피터틸과 그레이엄에게 경영철학을 배웠다. 기업의 규모 그리고 정부보다 자본주의가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배웠다. 2019년 그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은 거의 언제나 도덕적으로 옳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을 만드는데 있어서도 틸의 독점 전략을 수용했다. 경쟁은 패배자들의 것이었다. 피터틸은 독점은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사업을 가능하게 하고 자본이 늘고 무엇보다 정말 가치 있는 무언가를 만들었음을 의미한다는 징후라고 파악했다. 독점을 구축하려면 독자적 기술, 네트워크 효과, 규모의 경제, 강한 브랜드가 필요했다. 

 오픈AI는 2016년 당시 실리콘 밸리의 기술지상주의와 당시 부상하던 양심주의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다. 2016년 트럼프가 당선되자 좌파 성향의 테크들은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 AI연구자들은 자신들이 기술을 지나치게 빠르며 기업의 이윤에 종속시킨 것이 아닌지 의문을 갖게 되었다. 실제 자동화 SW는 인종, 성별, 계급차별을 고착화했다. 이는 정치적 양극화, 잘못된 정보와 극단주의, 대선개입, 미얀마 인종청소에 영향을 주었다. 민간투자의 주된 대안인 정부지원금 역시 윤리적 함정이었다. 구글이 미 국방부와 맺은 메이븐 프로젝트는 자율무기 시스템 개발의 기반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오픈AI의 등장은 제3의 길처럼 보였다. 

 수츠케버는 AI모델을 인간 두뇌 수준으로 훈련시킬 만큼 연산 자원의 규모를 늘리는게 가능하다면 분명 AGI 같은 급진적인 결과가 나타나리라 믿었다. 연산자원의 규모는 개별 컴퓨터 칩의 처리 능력, 즉 초당 처리할 수 있는 연상량, 사용가능한 CPU칩의 총 갯수, 그리고 CPU칩이 연산을 처리하는 데 할당 받은 시간 등 3가지 요소로 이뤄진다. 그런데 칩의 처리 능력은 무어의 법칙을 다른다. 그래서 발전에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오픈AI는 빠른 시간안에 해결할 수 있는 칩의 총 갯수로 승부를 보기로 한다. 2017년 기준 엔베디아의 GPU는 최고사용 8개가 들어간 서버 1개당 가격이 15만 달러였다. 큰 자금이 필요해진 오픈AI 경영진은 영리기업으로의 전환을 검토한다. 올트먼은 오픈AI가 머스크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될 재정적 대안을 찾기 위해 새로운 암호화폐의 발행도 검토한다. 

 오픈AI는 내부에 영리기업 합자회사를 만들고 MS의 투자를 이끌어낸다. MS는 오픈AI를 통해 SW, HW 양 부분에서 구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공지능 분야의 리더로 발돋움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 MS는 GPT-2를 보고 투자를 결정한다.

 2019년 7월 22일 MS는 오픈AI에 10억 달러 투자를 발표한다. MS는 오픈AI의 개발기술 우선 사용화 권한을 얻고 자신들의 클라우딩 컴퓨팅 애저를 오픈AI의 독점적인 클라우드 제공자로 지정한다.오픈AI의 과제는 모든 인류가 경제적 자유를 누리면서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AGI를 만드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일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다. 

 기술발전을 추동하는 힘은 그것이 모두에게 번영을 준다는 신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실제 그렇게 되려면 사회적 격변이나 강력한 조직적 저항 같은 거대한 힘이 필요하다. 역사상 기술 혁명은 모두에게 더 나은 세상을 약속하지만 가장 취약한 이들의 삶을 오히려 후퇴시켰다. 인공지능 혁명도 실제로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 

 다트머스 회의 후 인공지능 진영은 양분되었다. 기초주의와 연결주의다. 기초주의는 지능은 지식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의 구축은 세상의 지식을 기초로 변환하여 기계에 주입하는 것이다. 즉, 이론 또는 전문가 시스템이다. 연결주의는 지능은 학습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의 개발은 뇌가 신호의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모방하는 것이다. 인공신경망의 기반이 된 사고다. 

 초기 득세한 것은 기초주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스템의 규모를 확장할수록 모든 규칙을 수동으로 인코딩해야 하는 한계로 인해 진척이 더뎌졌다. 특히 언어의 모호성의 벽이 컸다. 속어, 반어법, 비유, 문법의 예외 등 미묘한 것들을 코딩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결국 인공지능의 겨울이라는 실존적 위기가 도래했다. 

 반면 연결주의는 초기의 실패가 연결망 구조가 지나치게 단순했기 때문이었다고 이미 문제를 파악하고 있었다. 이는 사고의 실패라기 보다는 시대적 한계가 갖는 문제였다. 1980년대 이미 다층처리구조라는 아이디어는 실재했으나 그것을 구현할 CPU가 존재하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서야 CPU가 향상되고 인터넷으로 이것을 학습시킬 빅데이터가 형성되고 나서야 비로소 원하는 환경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업화에도 기초주의보다 연결주의가 적합하다. 구글은 2010년 초반기에 연결주의 신경망을 이용하여 구글 음성 서비스와 번역기능, 자율주행기능을 향상시키기 시작했다. 딥러닝으로 사용자의 취향을 알아내는 감시자본주의도 등장했다. 2023-2022년 AI 관련 기업의 주가는 146억 달러에서 2350억 달러로 폭증했다. 모든 분야의 인재가 신경망 분야로 집중했다. 그 결과 다른 학문 분야는 황폐화 했다. 한편 딥러닝은 한계도 뚜렸했다. 딥러닝 절대주의자들은 학습 데이터만 충분히 커지면 인공지능과 인간과의 격차는 거의 사라질 것이라 보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충분히 학습했어도 인공지능은 데이터와 다른 돌발상황에서의 대처능력은 현저히 떨어졌다.

 구글은 2017년 8월 트랜스포머를 개발했다. 이전 것들은 앞 뒤 주변 단어만 보고 판단하는 단거리 패턴인 반면 트랜퍼 포머는 매우 긴 글도 소화했다. 오픈AI의 수츠캐버는 트랜스포머가 단순하고 확장가능한 신경망에 적확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트랜스포머를 이용해 2018년 GPT-1을 발표한다. 그것을 쓸만했으나 발표할 만한 것을 아니었고 대중성이 있었던 것은 GPT-2였다. 그것은 제법 쓸만한 긴글을 생성했다. 하지만 위험한 인종차별적 언어와 위험한 말을 생성해 이것도 발표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내부적으로 언어능력의 지속적 확장이 AGI로 향하는 길인지 위험성을 증대시키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한편 오픈AI는 GPT-3를 개발하는데 데이터가 부족해 직원들은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데이터는 마구잡이로 긁어모았다. 트위트 공유링크를 스크랩하고, 유튜브 공유영상을 텍스트 변환하고, 블로그 등 거의 모든 것을 동원했다. 결국 2020년 1월 브로크만은 GPT-3  API 코드를 개발한다. 이것을 제공하면 접근권을 선별적으로 부여하고, 사람들이 어떨 때 지피티를 쓰고 남용하는지 데이터를 수집하는게 가능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익이 생겼다. 지피티 3의 안전을 꾸준히 우려하던 다리오 아모데이는 상업적 대성공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안전장치 없이 발표된 것에 불만을 품고 오픈AI를 퇴사한다. 2021년 5월 그는 앤트로픽을 창업한다. 이 기업도 지금은 결국 오픈AI와 비슷한 길을 가게 되고 오픈AI를 지금은 넘어선 클로드를 만들어낸다.

 한편 구글은 매우 놀란다. 오픈AI가 자신들이 만든  트랜스포머를 이용해 자신들을 제쳤기 때문이다. 구글은 딥마인드와 구글 브레인을 통합하여 구글딥마인드를 만들고 여기서 제미나이가 탄생한다. 신경망 훈련은 1회가 아니고 여러분하면서 최적화를 이뤄내기에 이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이 엄청나게 증가한다. 인공지능 이전 빅테크들은 탄소배출 제로에 매우 신경을 썼지만 이것은 옛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구글 윤리팀의 게브루는 LLM의 개발과 배포의 사회적 부정영향 논문을 썼다. 논문의 요지는 4가지다. 1. 기후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남반구에. 2. 데이터 수요폭증으로 기업이 유해하고 차별적 데이터를 은연코 수집사용하게 된다. 그래서 취약 집단이 큰 피해를 입는다. 3. 수집 데이터 규모가 매우 방대해 데이터의 삭제와 검토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4. 모델이 내놓은 답은 확률에 볼과함에도 사람들은 이를 의식이 있는 존재로 혼동한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구글은 이 논문의 철회를 요구한다. 당시 구글은 오픈AI에 큰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었고, 게브루는 결국 해고된다. 이 문제가 언론에 알려지고 항의 서명이 잇다르자 구글 CEO순다르가 결국 사과 서한을 쓰게 된다. 

 자동화 필터를 만들기 위해 오픈AI는 먼저 모델이 생성하지 못하게 만들고 싶은 콘텐츠의 사례 수십만건을 검토하고 분류할 인간 노동자가 필요했다. 반년 간의 검토 끝에 오픈AI는 사마라는 회사와 계약한다. 오픈AI는 수십 명의 케냐 노동자에 일을 할당한다. 케냐가 선정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케나는 착취와 경제적 위기에서 시민을 보호할 제도가 미비한 국가다. 케냐 정부는 실리콘 벨리가 저임금 노동자를 구하자 반색했다. 이로 인해 케냐 노동자들은 장시간 자살이나 참수등 잔인하고 충격적인 영상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정신적으로 큰 고통에 시달리게 되었다. 18세 미만 미성년의 성행위, 친족간 성행위, 수간, 강간, 성매매, 성노예 등의 콘텐츠에도 노출되었다. 이들은 정신적으로 황폐해져 가정을 잃게 되거나 이혼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오픈AI는 자신들이 개발한 AI 안전 기법인 인간 피드백 강화 학습으로 모델을 가다듬기 위해 미국과 전세계에서 1천명 이상의 계약직을 추가로 고용했다. 오픈AI는 인간 피드백 강화학습을 LLM에 적용하기로 한다. 장기적인 AI안전과 품질개선을 위해 GPT-3를 정렬시켜야 했다. 스케일 AI가 이를 담당했다. 이후 이 기법은 오픈AI모델의 환각을 줄이기 위해 사실에 근거한 정보를 신경망에 인코딩하고 그 정보를 제대로 불러오는 방법을 가르치는데 확산적으로 사용하는 기법이 된다. 하지만 아무리 많이 훈련시켜도 모델을 결국 확률에 따라 움직이므로 추측을 하게 되어 오류는 결국 발생했다. 

 2022년 오픈AI는 텍스트-이미지 변환모델을 가지고 달리2를 출시한다. 달리2는 AI의 또 다른 흐름인 멀티모달의 결과다. 멀티모달은 텍스트, 이미지, 음향, 영상처럼 서로 다른 2가지 이상의 모달리티를 결합한 것이다. 만약 언어만으로 인간 수준의 지능이 생성되지 않는다면 시각이 그 두번째 가능성이라는 가설에 기반한 것이다. 오픈AI는 모델의 확장성 유지를 위해 트랜스포머를 계속 사용한다. 구글이 2020년 출시한 비전 트랜스포머를 이미지 적용한 것이다. 

 이 시기 확산으로 알려진 기법이 등장한다. 이는 방대한 양의 이미지 집합에서 픽셀간 상관관계를 잘 학습하게 돕는 것이다. 오픈AI 외부 연구자들은 잠재 확산 기법을 사용해 이를 더욱 개량했다. 달리 2와 3은 이를 나중에서야 도입하게 되어 미드저니나 스테이블 디퓨전에 비해 달리시리즈는 막대한 연산비용을 소모하게 된다. 

 이 시기 이미지 생성프로그램은 이미지를 조작하거나 성적 이미지 생성의 문제가 있었다. 달리2도 그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연구진은 초반엔 그런 오염 학습 데이터를 걸러내려 하였으나 그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고, 걸러내는 것이 가능해도 인공지능이 아동이 이미지와 포르노의 이미지를 양자 결합하는 조합적 상상으로 생성한느 것이 가능했다. 개발진은 모델 오남용 예방시스템으로 이를 처리했다. 콘텐츠 모더레이션 필터와 사용자 행동감시 플랫폼으로 나아간 것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반복적 위반 행위와 계정 자동 정지 시스템이 그것이다. 

 오픈AI내부에서는 달리2를 두고 안전파와 응용파의 갈등이 극에 달한다. 달리2는 출시와 동시에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미드저니와 스테이블 디퓨전이 바로 등장했고 시장을 바로 빼았겼다. 이들은 달리 2와 다르게 사람 얼굴 생성 및 이미지 수정에 대한 안전 제한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오픈AI의 응용파는 달리 2의 안전장치가 수익을 제한했다  생각하게 된다. 

 한편 오픈AI의 인공지능 개발이 강력해질 수록 지구자원에 미치는 해악도 커져만 갔다. 2030년이면 데이터 센터는 미국 전체 전력소비의 8%를 차지하게 된다. 그리고 담수소비는 2030년이면 6조4천억 리터를 필요로 한다. 지구 온난화로 가뭄을 겪는 지역에서도 데이터 센터는 물을 빨아들인다. 

 한편 데이터와 연산자원의 소진으로 LLM의 발전이 한계에 다다르자 업계는 AI 에이전트로 선회한다. 다음 단계로 현실세계에서 행동을 취하고 주변환경에서 피드백을 수집하는 에이전트를 통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오픈AI도 채팅보다는 이메일을 보내고 코드를 짜고 복잡한 작업을 자동화하는 AI 어시스턴트가 상업적으로 더 우수하다고 판단했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오픈AI의 길이다. 오픈AI는 처음의 방향과는 다르게 상업화의 길로 철저히 들어섰으며 더 이상은 돌이킬수 없다. 회사에 남은 마지막 안전파는 올트먼 해임의 길로 나아갔고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결국 실패하여 올트먼은 돌아왔고 그들은 패배했다. 

 LLM은 언어의 소멸을 가속화한다. 이들이 지원하는 언어가 적기 때문이다. 그리고 데이터를 식민주의의 최전선이다. 그들은 데이터는 무료로 가져가면서 그것을 이용한 서비스를 돈을 받고 팔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개발은 그래서 공동체의 주도로 상호합의 하에 지역적 맥락과 역사를 존중하고 기술을 사회적으로 소외된 집단에 힘을 실어주는데 사용해야 한다. 그래야 인공지능 거버넌스가 포용적이고 민주적일 수 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제국을 무너뜨릴 방법을 제시한다.

 1. 지식을 재분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지식의 생산이 제국밖에서 이뤄지도록 자금지원을 늘려야 한다. 그래야 특정기업에 의존하지 않게 된다.

 2. 기업이 보유한 훈련 데이터의 핵심 내용과 모델 및 수퍼컴픃터의 기술사용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

 3. 인공지능에 대한 폭넓은 교육이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의 작동방식, 강점과 약점, 개발방향, 개발자들에 대한 세계관, 그리고 인공지능이 틀릴 가능성 등에 대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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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메가 트렌드 - 행동하는 인공지능이 만들어낼 70경 원 시장과 미래 생존 전략
최홍섭.원미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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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세계 자동차 시장의 규모는 4조 달러다. 자동차 산업은 파급력이 커서 전후방 산업까지 고려하면 자동차 1달러 판매 시 경제 전체에는 4.23달러의 추가 파급이 생긴다. 그리고 모바일 기술과 서비스 산업의 규모는 2025년 세계GDP인 5.8%인 6조 5천억 달러다. 

 하지만 미래 휴머노이드 시장은 이를 한창 상회할 것으로 예상딘다. 젠슨 황은 피지컬 AI를 제조업 물류에서 50조 달러 규모의 혁신으로 판단한다. 보수적 시각의 모건 스탠리는 2050년 약 5조 달러 규모로 예상하며, 혁신적인 머스크는 옵티머스의 수요를 장기적으로 100억 대 이상으로 예상한다. 대당 가격이 2만달러라면 30경원 규모다. 자동차가 도로공간을, 모바일이 스크린, 가상 공간을 지배했다면 피지컬 AI는 일상 자체를 차지할 것이기에 규모가 가장 클 것은 자명하다.

 인간은 스스로 완전히 의식하지 못한 체 수많은 감각과 움직임, 판단과 조화롭게 통합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암묵지 덕분이다. 암묵지는 언어적으로 완벽하게 설명하기 어렵고 몸에 체화되어 있으며 직관적이고 경험적인 지식이다. 결국 이는 이런 특성으로 인해 명시적으로 프로그램라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규칙기반방식으로 명시적 규칙을 일일이 코딩하는 것으로는 암묵지의 학습이 불가능하다. 해결방법은 드리븐 방식이다. 로봇에게 다양한 컵을 집은 데이터를 제공하여 무수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요령을 터득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기업들은 로봇의 개발을 하드웨어 방식이 아닌 가상공간에서 두뇌를 개발하는 방향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의 스킬드 AI는 AI모델과 시뮬레이션, 데이터 학습과 같은 SW개발만 집중한다. 피지컬인텔리전스도 가상공간에서 훈련시켜 로봇외 두뇌를 개발하려 한다. 결국 로봇의 가치 중심이 정교한 하드웨어에서 AI기반 소프트웨어, 즉 지능으로 이동중인 것이다. 

 로봇이 현실에서 사람과 그리고 같은 로봇과 협업하며 움직이려면 현실의 맥락을 알아야 한다. 이는 단순 모방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 안에 담긴 의미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이것이 가능하려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로봇에겐 LLM이 필요하다. 세상을 책으로만 배운게 LLM이다. LLM에서 더 나아가 실제 세상을 눈으로 보게 하려는 시도가 멀티모달AI의 한 종류인 VLM이다. 이로 인해 LLM은 시각 이미지와 언어사이의 연결고리를 학습하게 도니다. 사진을 보고 그럴듯한 해석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 이를 넘어선 것이 VLA다. 이는 시각언어행동모델로 시각정보를 이해한 후 실제 행동으로 바꿔주는 모듈을 포함한 구조다. 

 결국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언어라는 지능의 핵이 필요했고, 그 지능이 현실과 연결되기 위해 시각이라는 눈이 필요했으며, 마침내 보고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물리적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행동이라는 손발이 필요했던 셈이다. 이것을 위해 LLM, VLM, VLA가 차례로 등장한 것이다. 

 자율주행 업계는 규칙 기반 방식 제어의 한계로 인해 롱테일 문제에 봉착한다. 롱테일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말한다. 이를 일일히 규칙에 입력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로 인해 이런 예외적 상황 발생시 로봇은 대응을 하지 못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한 것이 FSD다. 자율주행을 챗GPT처럼 생성하는 것이다. 자율주행도 수백만의 뛰어난 운전자의 주행을 보고 배우게 하자는 것이다. 구글 웨이모는 규칙 기반 방식이고, 테슬라는 데이터 드리븐 방식이다. 

 구글웨이모는 규칙기반 방식이라 고가의 라이다가 필요하다. 테슬라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눈 정도가 필요해 카메라 및 레이더를 이용해 훨씬 저가다. 샌프란시스코 주행시험에서 웨이모는 43분 테슬라는 15분이 소요되었다. 웨이모는 규칙기반이라 변칙적인 고속도로 주행이 어려웠지만 테슬라는 그것이 가능했고, 교통체증시 우회도로 이용까지 했기에 가능한 기록이었다. 여기에 테슬라는 전 세계 도로에서 운행되는 수백만대의 테슬라 차량에서 매일 수십억 km 주행영상에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피지컬 AI는 당장은 기술력의 한계로 짧은 시간에 고속 연산은 어렵다. 그래서 저속 연산으로 수행 가능한 영역이 적합하다. 그리고 기본 가격대가 높은 곳이 좋다. 로봇은 비싸기 때문이다. 

 농업분야는 피지컬 AI가 적용되기 좋다. 특히 한국은 식량자급율이 20%에 불과한데다 농업인구는 초고령상태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라 기계 운용에 변수도 많다. 국내에는 27만개 과수원이 있다. 이중 농약살포기를 쓰는 대규모는 6-7만개 수준이다. 매년 4-5천개 교체 수요가 있다. 대당 가격이 5천만원이면 시장규모가 연간 2천억에서 3천억이다. 일본은 한국의 8배 시장이며, 동남아시아는 한국의 800배 규모다. VLA살포기는 다양한 지형과 지물, 변수, 나무, 열매를 모두 학습한 기기이므로 농업에 적합하다.

 국방도 피지컬 AI의 적용영역이다. 21세기 전쟁은 무인자산으로 위험을 전가하는 시대다. 군인 1인이 다수의 무기체계를 퉁제하는 형태다. 인공지능 기반 지휘통합체제는 LLM기반 전략수립 및 작전 지휘가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인간이 최종 결정을 하여 작전을 내린다. 그럼 인간이 통제하는 무기체계들이 피지컬 AI기반으로 자율운영 기술체계로 전투에 임하는 것이다. 이들은 인간 지휘관이 명령하면 상황에 맞춰 해석, 계획, 실행하는 자율성을 갖는데 이는 전장이 극도의 비정형성을 갖기 때문이다. VLA기반 무기체계는 AI모델 변경 및 업데이트만으로도 정찰 로봇을 공격로봇 및 인명구조 로봇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변경으로 무기가 바뀌는 새로운 시대인 것이다. 

 미국은 소모성 무기체제로 전환 중이다. 모자이크 전쟁이라 한다. 항모, 전투기 등 소수의 기대 플랫폼 대신 수많은 작고 저렴한 무기 네트워크도 연결되어 전투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현대전은 전자전이 필수다. 적의 통신망을 마비시키는 재밍인데 이것에 당하면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은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이 필수다. 다라서 제한된 전력하의 고성능 칩이 요구된다. 

 건설 분야도 피지컬 AI적용 분야다. 제조업 분야의 생산성이 2배 향상되는 동안 건설업의 생산성은 제자리였다. 이는 제조업과는 다르게 건설 현장이 매우 비정형적이고 예측 불가능해서 자동화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건설업은 3D업종으로 인력부족에 시달려, 인건비가 매우 높고 인력이 고령화했다. 건축비가 상승하고 있어, 사회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건설기술은 손끝의 감각인 암묵지가 크다. 이것이 건설기술자의 고령화로 세월과 같이 대개 사라진다. 숙련 기술자의 작업과정을 데이터로 축적하고 VLA로 훈련하면 소실될 그들의 암묵지를 계승하고 한층 발전시킬 수 있다. 건설업은 매우 큰 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 2024년 기준 건설장비는 1614억 달러, 2032년이면 2713억 달러로 예상된다. 로봇작업이 도입되면 공기가 단축되고, 건설비와 현장관리비, 금융이자, 산재비, 보험료, 종합적 건설비용이 크게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건비다. 인건비는 최저임금의 상승, 주52시간 노동, 복지비용의 상승으로 해마다 상승한다. 세계 제조업의 인건비는 수조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사람이 직접 해야하는 것은 전체 노동의 50%이상이다. 일부기업은 물류센터를 건설 단계부터 로봇의 작업효율을 극대화하는 로봇 친화적인 환경을 만든다. 상품규격 표준화, 선반비치, 컨베이어벨트 동선의 배치를 로봇에 최적화시킨다. 이러면 굳이 VLA수준의 로봇이 필요없다. 국내의 서빙로봇 임대료는 월 30-60만원으로 인건비 대비 매우 저렴하다. 즉, 모든 분야에서 비싼 VLA가 필요하지는 않은 것이다. 

 로봇은 머리가 가장 중요하지만 머리가 아무리 뛰어나도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몸 역시 중요한 것이다. 로봇 구동에 가장 중요한 장치는 아무래도 액추에이터다. 이는 제어신호를 기계적 운동으로 바꿔주는 장치로 인간의 근육과 관절에 해당한다. 테슬라 옵티머스에는 액추에이터가 28개 장착되며 피규어 AI에는 40개 이상이 장착된다. 휴머노이드 1기당 엑추에이터는 원가의 30%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부품이다. 

 엑추에이터는 모터, 감속기, 인코더, 센서로 구성된다. 이중 힘을 내는 모터와 그것을 줄이는 감속기가 핵심이다. 모터는 유압식과 전기식, 공압식이 있다. 아틀라스는 유압식을 쓰다가 전기식으로 전환했다. 유압식은 강한힘을 내는데 크게 유리하나 에너지 효율이 낮고, 기름이 새는 문제와 운도변화에 민감에 외부 노출이 어렵다. 전기식 모터는 유압에 비해 정밀 토크가 가능하고, 성능 개선이 빠르고, 유지관리가 용이하며, 대량생산과 가격경쟁력이 있다. 다만 폭발적 힘은 유압식만 못하다. 

 감속기는 모터의 빠른 회전속도를 의도적으로 줄인다. 모터의 빠른 회전을 줄이며 느린 회전이 강한 힘으로 전환된다. 감속기는 하모닉 감속기와 RV감속기가 있다. 하모닉은 정밀도가 높고 작고 가벼워 로봇 팔과 손목, 손가락 같은 곳에 사용된다. RV는 구조적으로 복잡하고 무거우나 큰 토크를 감당한다. 외부 충격에 강하고, 안정적이라 주로 무게를 지탱하는 다리 관절이나 허리, 몸통에 쓰인다. 

 모터는 중국에 의해 대량생산되어 단가가 낮다. 하지만 감속기는 정밀도와 내구성이 중요해 생산난이도가 높아 일본이 장악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리더라이브와 라이푸알이 등장했고, 한국에서는 SBB테크와 SPG, STP등이 이를 생산한다. 

 휴머노이드에게는 감각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시각이 중요하다. 인간 수준의 시각을 갖추려면 카메라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인간은 2개의 눈으로 공간의 깊이를 파악하나 로봇은 두개로는 어렵다. 그래서 스테레오 카메라나 뎁스 카메라가 필요하다. 2대의 카메라를 간격을 두고 배치해 좌우 영상의 시차를 삼각측량으로 거리 계산을 하는 것이다. 

 관성측정장치는 인간의 전정기관에 해당한다.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로 구성된다. 기울어짐, 회전, 변화를 감지한다. 

 힘-토크센서는 로봇의 관절이나 손끝, 발끝 등에 부착되어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이나 회전력을 측정한다. 이걸로 로봇은 물체를 얼마나 세게 밀고 바닥을 얼마나 세게 딛고 있는지를 깨닫는다.

 촉각센서는 로봇의 피부에 해당한다. 물체와의 접촉여부, 세밀한 압력 분포, 표면의 거친 정도를 감지해 정교한 조작이 가능하다. 

 로봇에는 자신의 몸상태를 느끼는 고유수용성 센서와 외부환경을 느끼는 외부용 센서가 있다. VLA모델에게는 이런 센서가 중요하다. 감각을 맥락으로 승화시켜 주는 것이다. 향후 센서의 가치는 개별 성능보다는 서로 다른 센서들이 측정한 데이터를 얼마나 지능적으로 융합하는 지에 달려 있다. 로봇이 세상을 보고, 자신의 움직임을 느끼고, 그 사이의 관계를 스스로 학습할 때 비로소 지능이 탄생하는 것이다. 

 휴머노이드의 생김새상 배터리가 장착가능한 부위는 몸통뿐이다. 등에 가방처럼 부착하면 무게 중심이 높아져 보행안정성이 저해된다. 배터리는 가벼워야 한다. 무거우면 결국 배터리 소모량도 커지기 때문이다. 휴머노이드의 전력소모는 롤러코스터다. 움직이거나 힘을 쓰면 큰 전력을 쓴다. 이런 극심한 변동성을 견디려면 배터리는 높은 파워밀도를 갖춰야 한다. 

 최근 배터리의 화학적 한계를 제어와 관리기술로 보완하려는 접근인 지능형 배터리 관리 시스템이 있다. 이는 배터리 전압과 전류를 모니터링하는 것을 넘어서 과충전, 과방전을 방지하고 여러 셀 사이에 전압균형을 맞추고, 고부하 사이의 발생열을 효과적으로 고나리해 배터리의 안전과 수명을 보장하는 기술이다. 

 배터리는 중국은 LFP, 한국은 NCM계열이 강하다. 중국의 것은 가격이 싸고, 안정성이 높지만 에너지 밀도가 작다. 한국의 삼원계열은 안정성은 부족하고 가격이 비싸나 에너지 밀도가 높다. 그래서 휴머노이드에 적합하다. 

 통신속도와 보안성, 비용문제로 인해 피지컬AI의 두뇌는 결국 온디바이스로 로봇의 두뇌 안에 탑재 될 수 밖에 없다. GPU는 성능은 뛰어나나 발열, 전력 소모가 심하다. NPU는 고성능이면서도 저젼력에 발열이 상대적으로 낮아 더 적합하다. 

 현재 미국의 빅테크들은 로봇의 두뇌 훈련 즉, VLA의 개발에 실제 세계보다는 가상세계를 통한 시뮬레이션 학습을 하고 있다. 2023년 연구에 의하면 시뮬레이션 학습 로봇이 현실세계에서도 약 84%까지 작동하는데 성공했다. 그래서 적극적인 것이다. 최고이 시뮬레이터는 엔비디아의 아이작심이다. 피직스라는 엔비디아의 물리엔진을 쓴다. 

 LLM에 비해 VLA는 더 작고 효율적이다. VLA의 파라미터는 70억개 수준이다. 지피티4는 2조개정도다. 이는 일부러 작게 만드는 것이다. 온디바이스 개발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피지컬 AI학습에 있어 GPU개수보다 본질적인 것은 데이터 저장을 위한 스토리지와 전송을 위한 네트워크 인프라다. LLM은 학습 데이터가 텍스트 위주라 데이터 양은 많아도 조각이 작아 전송속도나 저장이 중요치 않다. 하지만 VLA는 영상 위주로 학습해서 데이터 총량은 작아도 조각이 크고 전송속도와 저장장치가 커야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에서는 테슬라와 피규어 AI, 유니트리가 선두다. 셋을 비교하면 유니트리만 가격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키와 몸무게가 어린 아이 수준이며 나머지 둘은 성인 정도의 크기와 무게다. 3사 모두 액추에이터가 내재화 되어 있으며, 테슬라는 카메라만 탑재하지만 피규어 AI는 카메라와 라이다를 갖이 쓴다. 유니트리는 배터리 무게를 크게 줄여 교체식이다. 테슬라는 AI모델과 자율주행 반도체 자체 설계 기술을 갖고 있다. 피규어 AI는 헬릭스라는 자체 VLA모델을 갖고 있다. 유니트리는 로봇 하드웨어와 플렛폼 공급을 맞추는 형태다.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에서의 수직통합을 휴머노이드에도 적용한다. 이미 액추에이터, 로봇 무릎관절등 로봇 하드웨어 부문에서 독립적인 기술체제를 구축했다. 이 수직통합은 데이터 수집, 인공지능모델훈련, 실제 차량 배포의 선순환을 가져온다. 현재 테슬라 차량에는 2019년 개발한 3.0버전의 인공지능이 탑재되어 있다. 2026년 5버전이 출시되는데 이는 15배 향상된 성능이다. 테슬라는 옵티머스가 향후 테슬라 기업가치의 80%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테슬라는 모터, 반도체, 배터리, 부품, 데이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모두를 자체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엔비디아는 피지컬 AI시대의 핵심 인프라를 장악한다. 

 프로젝트 GROOT를 통해 로봇의 두뇌라 할 수 있는 VLA구조의 휴머노이드 범용 파운데이션 모델을 공개했다. 이는 인간의 행동을 관찰해 자연어를 이해하고 움직이고 모방하도록 설계된다. 어떤 휴머노이드에도 이식하는 범용 지능 구현이 목표다. 

 시뮬레이터 플랫폼인 옴니버스도 있으며, 아이작심도 여기에 포함된다.

 추론칩인 젯슨AGX토르도 출시되었다. 기존 젯슨 오린보다 7.5배 향상되었고, 에너지도 개선되었다. 이처럼 엔비디아는 피지컬 AI개발과 구동을 위한 인프라를 장악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거의 모든 로봇 제조사는 엔비디아에 세금을 바칠 수 밖에 없는 형태다.

 미국은 피지컬 AI의 강자지만 구조적 약점도 있다.

 우선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은 상당히 강하지만 역시나 제조업을 포기한 국가인 만큼 하드웨어가 약하다. 테슬라를 뺀다면 나머지 기업은 핵심센서, 액추에이터, 정밀 부품을 모두 해외의존한다. 그리고 인재도 문제다. 인공지능 부문의 인재 상당 수가 외국계이며, 그 중에서도 중국계가 상당수다. 마지막은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의 구조적 취약성이다. 온디바이스 추론용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기업이 별로 없다.

 중국은 로봇의 모든 것을 국가 단위의 가치사슬 수직 통합을 천명했다. 2025년 기준 전 세계 휴머노이드 가치사슬 기업의 56%가 중국 기업일 정도다. 로봇원가의 30%를 먹는 액추에이터는 중국의 최우선 타깃이다. 그리고 센서인 뎁스 카메라도 잘 만든다. 다만 힘-토크센서와 촉각센서 부분이 취약하다. 배터리 역시 삼원계가 약하다.

 중국은 베이징은 국가전략 연구기관, 대학, 정책, 자본이 집중되어 피지컬 AI 연구와 전략 수집의 두뇌역할을 한다. 상하이와 항저우는 베이징이 설계한 두뇌를 산업환경에서 학습, 검증하는 실험실이다. 선전은 초고속 제조망과 공급망을 통해 미 모든 과정을 가속화하여 실제 산업으로 연결하는 공장처럼 기능한다. 

 중국의 남동부 장감 삼각주를 따라 이어진 상하이, 항저우에는 육룡이라 불리는 딥시크, 유니트리 등 중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과 6000개에 달하는 인공지능 기업이 있다. 과거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었지만 지금은 데이터 공장으로 탈바꿈 중이다. 2024년 1년간 선전 지역의 로봇 관련 특허 출원 및 등록 건수는 전년 대비 35%가 증가했다. 로봇 가치 사슬 기업도 무려 7만 4천개 증가했다. 2025년 7월 선전 중강구 대형 쇼핑센터 거리에는 세계 최초 로봇 백화점이 등장했다. 판매, 부품공급, 유지보수, 고객 피드백, 임대, 맞춤 제작의 로봇 관련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 

 중국은 로봇에 강점이 많다. 거대한 내수시장이 있고, 정부 주도의 강한 추진력과 대중의 거부 없는 높은 수용력이다.

 단점은 미국의 기술 제재로 인한 첨단 장비의 도입 어려움과 해외 의존성, 정부 주도의 지원으로 인한 보조금 중심 정책으로 도덕적으로 해이한 부실 기업이 많아 양적으로는 우수해도 질적으로는 취약한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은 2015년 다르파 로봇 챌린지에서 카이스트 휴보가 우승할 정도였지만 이후 산업계와 정권의 무능으로 로봇 산업에서 밀려났다. 미국과 중국은 현재 2-3세대 휴머노이드로 나아가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1세대에 머무른다. 

 다만 한국은 전통적 제조업 강국으로 기존의 모든 산업이 휴머노이드 제작과 직간접적으로 관련하여 휴머노이드 제작에 강한 강점을 지닌다. 단순한 부품 공급 국가가 아니라 완성형 휴머노이드 국가로의 잠재력이 충분한 것이다.

 한국 기업들도 움직이고 있다. 삼성은 레인보우 로보틱스를 인수하여 로봇을 준비하고 있고,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통해 이를 실현하고 있다. 한국의 로보티즈는 액추에이터를 하나의 모듈로 통합해 다이나믹셀이라는 제품으로 출시했다. 다만 힘-토크센서가 내장되지 않고 하모닉 감속기를 쓰진 않는다. 한국은 에스비비테크가 2023년 하모닉 감속기를 국산화했다. 

 한국의 최대 약점은 센서 부분이다. 하지만 삼원계 배터리도 강하고, 팹리스와 파운드리 기업이 존재하는 유일한 국가다. 가장 큰 문제는 로봇의 머리인 VLA의 개발이다. 이것이 걸음마 수준이다. LG의 액사원이 피지컬 AI.를 개발하고 있다.

 로봇 두뇌 개발에는 파운데이션 모델과 월드 모델이 있다. 전자는 어떤 형태의 로봇에도 적용될 수 있는 범용 두뇌를 개발하는 것이고 후자는 더 근본적인 것으로 세상의 물리법칙, 인과관계를 로봇에게 내재시켜 세상을 이해하고 예측 능력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월드모델의 구현을 위해서는 감정이나 본능, 생존 같은 부분은 없어도 된다. 논리사고나 현실 모델링 같은 인간 뇌의 대뇌피질 부분만으로도 추운하다. 피지컬 AI의 진보는 얼마나 인간처럼 보이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인간에게 유용하는가 이기 때문이다. 즉, 인간의 재현이 아니다.

 그리고 로봇의 소프트화도 중요하다. 로봇이 인간과 밀접해질수록 그 표면도 인간의 피부처럼 말랑말랑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는 제어의 복잡도를 현저히 증가시킨다. 재질이 부드러우면 자유도가 크게 증가해 정밀한 계산이 안되기 때문이다. 물론 VLA로 해결이 가능하다.

 장차 피지컬 AI가 일상으로 들어오려면 다음의 조건이 해결되어야 한다

 우선 생각의 속도다. 인간 수준의 움직임을 보이려면 0.1초나 0.05초의 반응 속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 시점은 0.3초 수준이다. 더 빨라져야 현실적 협응이 가능하다.

 다음은 기억의 부재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사실상 기억을 전혀 하지 못하고, 보조적 장치로 인간과의 경험에 대해 일부 기억하는 수준이다.

 마지막은 학습의 딜레마다. 현재 인공지능 모델은 추가학습이 불가능해서 새로운 내용을 학습하려면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학습해야 한다. 이것을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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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뉴 노멀 탐문 2
이병한 지음 / 서해문집 / 2025년 11월
평점 :
일시품절


 이병한 교수의 아메리카 탐문을 매우 인상깊게 보고 그 경쟁자이자 후속편으로 '테크노-차이나 탐문'을 바로 보았다. 저자는 미중 디지털 신문명의 승자로 중국을 점치고 있다. 아직까지는 경제력이나 군사력, 기술력, 과학력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중국의 발전속도가 더 빠르고 무엇보다도 이들은 정치체제가 일관되고, 민관군이 하나가 되어 목표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민주주의 체제를 취하고 있어 단기간에 정권이 바뀌어 정책이 일관되지 못하고 내부적으로 자주 흔들리고 있어 승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은 현재 관세정책의 부메랑, 인플레이션 가능성과 경기침체, 시장의 붕괴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작년 초 미국의 반도체 봉쇄에도 딥시크 R-1을 출시했다. 이는 거대한 데이터 센터와 방대한 클라우드를 전제로 한 집중형, 폐쇄형 AI 모델을 돌파해 낸 것이다. 즉, 거대 대기업의 독과점 점유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동참해서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참여민주, 인민민주를 실현하는 제1보가 된다. 딥시크가 선보인 오픈소스 AI 모델이 확산된다면 개발자는 상업용, 연구용을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활용하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니즈에 맞게 개량할 수 있다. 즉, 오픈AI는 닫혀있고, 딥시크는 열려있다. 체제와는 다르게 미 기업은 닫혀있고, 중국 기업은 개방적이다. 그리고 미국의 AI는 집중적이고 중국의 AI는 분산적이다. 그래서 미중의 대결은 테크노 봉건주의와 기술 공산주의의 대결이기도 하다.

 중국 공산주의 국가의 분산형 AI 모델을 떠받치는 기반기술이 딥 스파크다. 딥스파크는 복수의 노드에 계산을 분산시켜 aI 학습과 추론을 효율화한다. 본디 계산을 분산하면 노드간 데이터 동기화 지연이 발생해 효율이 떨어진다. 하지만 딥스파크는 계산지원이 필요한 곳에 자동할당하는 시스템을 구현해 이를 해결한다. 각 노드의 처리 능력과 부하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자원을 배분함으로써 계산효율을 최대화한다. 

 딥시크와 딥스파크의 결합으로 공산과 분산으로 인해 AI 사용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적인 AI사용이 가능해졌다. 클라우드 AI와 비교하여 한층 폭넓은 환경에서 AI를 도입할 수 있는 AI 변주화가 진척되는 것이다. 딥시크의 창시자 량원펑은 원래 퀸트 헤지펀드를 운영했다. AI와 알고리즘으로 자동 분산 매매하는 투자펀드회사다. 그가 AI를 개발한 이유는 공산과 분산의 가치에 부합한다. 테무의 창시자 창정 역시 농민의 인터넷 시대를 위해 이커머스를 창립했다. 무산계급을 위한 공산주의 윤리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들은 공산주의 이념과 이상에 대한 헌신 그리고 미국을 능가하겠다는 애국심으로 무장하고 있다.  

 중국은 매년 600만의 이공계가 사회로 진출한다. 3040이 테크노-차이나 혁신을 선도하고 21세기에 태어난 1020이 량원펑의 모교인 저장대를 탐방하려 줄을 선다. 바람직한 공산주의 인간모델이 구질서 타파 혁명가에서 신질서를 창안하는 기업가로 변모한 것이다. 중국 본토에는 AI 스타트 업만 400개 이상이다. 이는 90년대 후반 미 실리콘 벨리의 닷컷 버블 열기가 항저우 일대에서 재현되는 것과 유사하다. 이런 민간의 혁신은 공공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2025년 3월 중국 양회에서 AI+정책이 발표되었다. 정부환경이 기존 문서에서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예측가능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AI장착 행정서비스는 24시간, 인민과 정부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한다. 도시 자체가 인간의 단순함을 능가하는 초지능을 탑재하는 유기체로 진화하는 것이다. AI시티는 데이터가 공기처럼 흘러다니고 지능이 전기처럼 보급되면서 도시 자체가 유사생명체가 된다. 즉, 도시가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인지형 공간인 것이다. 

 광둥성 선전시는 학교행정 혁신 중이다. 선전시 주광초는 딥시크 작동 스마트 스쿨이다. 스마트 인센티브 수퍼마켓을 만들어 문해력 점수를 쌓으면 학교 코인으로 바꾸어 AI 체험관등에서 게임활동에 참여한다. 수업태도, 시험점수, 운동실력 등이 향상해도 코인을 얻는다. 중국은 경제상황에 따른 신용등급제가 아니라 생활의 여부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중국 특색의 사회신용제도를 한다. 공산주의 이념에 따라 디지털 기술이 장착되어 인민들의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 설계하는 것이다. 

 중국은 2023년 신재생 에너지가 2023년 화력발전 규모를 넘어섰다. 세계 태양광을 장악했고 풍력 발전의 경우 세계 발전량의 67%를 차지한다. 중국은 성층권 풍력 발전 시스템을 창안했다. 헬륨으로 채운 부유채를 성층권 고도로 올려 상층의 바람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그리고 연결된 케이블로 지상으로 송전한다. 이 부유채는 고도의 조절이 가능해 바람이 잘 부는 고도로 이동이 가능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중국은 동수서산 정책을 한다. 동부의 풍부한 데이터를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서부에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센터를 만들고 그리로 보내 처리하는 정책이다. 그래서 서부에 8개의 국가급 컴퓨팅 허브를 구축하고 전국적으로 10개의 데이터 센터 클러스터를 건설하는 것이다. 

 서전동송 정책은 서부의 풍부한 전기를 동부의 수요지로 송전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들은 전력의 생산지의 수요지의 연결이 이미 고민이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 거대한 규모의 송전 연결을 마무리했다. 

 남수북조는 남쪽의 풍부한 물을 북쪽으로 운송하는 것이다. 장강의 물을 티베트로 신장의 지하수를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보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후 위기로 인한 가뭄을 극복하고, 식량 자원 확보, AI data 센터의 용수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중국은 양회를 비롯한 국가전략 문건마다 저고도 경제란 용어가 등장한다. 저고도는 1km이하의 고도다. 항공기는 날지 못하고 드론 같은 소형기체가 활동한다. 중국은 이 공간을 차세대 미래 경제로 파악한다. 2025년 저고도경제는 약 1조 5천억 위안이었지만 2030년 2조 위안 이상으로 추정된다. 저고도 산업은 전기에너지고 구동되는 eVTOL(전기수직이착륙항공기)에서 돌파구를 찾는다. 광둥-홍콩-마타오를 묶는 남부 지역에서 수백개의 eVTOL 경로와 수천개의 이착륙 지점을 설치해서 한 시간 생활권을 실현하려고 한다. 광저우에 본사를 둔 이항이 저고도 무인항공기의 대표주자다.

 미국과 중국은 국가 엘리트의 성격도 상이하다. 미국의 공화당, 민주당 양당은 거대한 선거조직에 가깝다. 선거 결과로 집권하니 이는 매우 당연한 일이다. 반면 중국은 거대한 학습 조직이다. 1억의 당원 중 권력 최상층에 올라간 극소수리더가 끊임없이 학습한다. 정치국원 25명은 평균 45일 간격으로 단 한명의 결석도 없이 공부한다. 집체학습이라는 이 공부모임은 2002-2024년 12월까지 총 179회 실시되었다. 후진타오 때 79회, 시진핑 때 102회다. 주요주제는 국가통치, 세계변화, 인류역사, 미래경제, 금융기술 등이며 집체 학습 이후 반드시 이들을 정책으로 구현해야 한다. 

 그리고 후진타오에서 시진핑으로 이어지는 긴 시간동안 과학기술부 장관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이 기간 한국은 같은 역할을 하는 부서의 명칭만 4번 바뀌고 장관은 18명이었으며 평균 재임 기간은 2년 남짓이었다. 중국은 2007-2018년 완강장관이 무려 11년은 근무했다. 심지어 그는 공산당원조차 아니었다. 능력만 있다면 사상이 의심스러워도 일을 맡기는 것이다. 

 중국은 마오쩌둥을 제외하면 덩샤오핑부터 이후의 모든 지도자들이 공대출신이다. 하지만 미국은 1970년 이래 거의 모든 대통령과 부통령, 상원과 하원의 거의 모든 의원들이 상당수가 법률가 출신이다. 물론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률가가 득세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엔지니어는 투입대비 결과를 중시하고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과정을 꾸준히 조정한다. 하지만 법률과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시하며 결과에 대한 책임보다는 과정만 맡다면 문제삼지 않는다. 그래서 법치주의가 득세한 한국과 미국에서는 정치에서 생산과 건설보다는 정치 갈등이 심해지면서 수사와 숙청이 많아졌다. 의회의 법정화, 정치의 사법화, 정치 수준의 저열화가 심화하는 것이다. 반면 공학자는 지속적 수정주의자에 가깝다. 

 현재 중국의 민간 기업은 중국 발면 특허의 약 65%와 기술혁신의 70%에 기여한다. 중국은 세계 100대 과학기술 혁신 클러스터 총 26개를 보유하여 2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4년 6월 기준 중국의 유효 발명 특허 수는 442만 5천 건으로, 인구 1만명 당 고부가가치 발명 특허 건 수는 12.9건에 달한다. 

 중국의 소비시장에서 애플은 여전하지만 삼성의 스마트폰은 밀려났고, 테슬라는 여전하지만 현대차는 밀려난 것은 한국과 중국의 과학기술력의 격차가 이전만큼 크기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국은 어쩌면 이제 중국은 더 이상 제조업이나 소비시장으로만 파악하기 보다는 투자나 창조의 대상으로 관점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은 미국의 통상 압박에 미 제조업 부흥을 위해 그들의 조선업, 자동차, 반도체 부활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저자가 보기엔 그것보다는 중국의 미래 산업에도 적절한 보험을 들어두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이는 개인에게도 합리적일 수 있다. 홍콩과 상하이에 있는 주식 시장이 지난 30년간 불패의 모습을 보인 미 나스닥의 폭발적 불기둥을 재현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의 내용은 사실 앞 부분의 서문을 정리한 것이다. 저자는 중국의 경제 발전을 다룬 4개의 본격적 장을 뒤에서 다룬다. 스페이스 차이나, 바이오 차이나, 그린 차이나, 디지털 차이나가 그것이다. 하나하나 발전상이 대단하긴 하지만 인공지능이 본격화하기 이전에 다룬 내용이라 다소 시기상 뒤떨어지는 면이 있어서 아쉽고, 저자의 빛나는 통찰보다 내용정리에 가까운 모습이 많다. 

 어쩌면 우리는 역사의 이례적 시기를 다시 뒤로 하고 잊고 있었던, 즉 현대인에겐 낮선 하지만 우리 조상에게는 매우 익숙했던 과거의 시기로 회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중화의 시대로의 회귀다. 과거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강력한 중화제국과 인접했다. 그리고 이들과 간혹 대적하거나 전쟁을 벌인 적도 있지만 문화적, 군사적, 정치적 힘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들의 선진 문명을 수입하고, 질서에 순응하고 평화를 유지하며 사는 방법을 더 선호했다. 이들은 인구는 늘 우리의 수십배에 달했고 선진 문명이었으며, 분열되었을 땐 상대적으로 이용하고 대적할만 했지만 통일 되었을 땐 강력한 위협이었다. 과거 서해바다가 우리의 중심지로의 직진을 막아주고, 첩첩히 쌓인 산과 그에 따라 쌓은 산성, 강력한 군사력으로 나라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대적은 쉽지 않았다. 우리의 근세 무기체계가 활과 성, 화포 위주인 것은 인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함이다.

 미중 전쟁에서 중국이 승리한다면 다시 그러한 시대가 열리게 된다. 미국에서 트럼프가 중간선거에서 실패로 탄핵을 당하고 그것을 수용하지 않고, 분노한 민중을 동원한다면, 혹은 대법원의 관세 불법 판결에 불복한다면 혹은 미네소타에서 처럼 자국민 살상에 분노한 미국 시민을 반란세력으로 몰아 계엄을 일으키기라도 한다면 최근 나오는 소설처럼 미국은 정말 내전에 빠질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미중 전쟁의 승패는 조기에 갈려버릴 수 있다. 

 그리고 지금처럼 비대칭적인 혐중정서를 보이기 보다는 실리적 태도와 중립적 태도로 그와 같은 시대를 철저히 국익의 관점에서 그리고 개인의 실리를 추구하는 측면에서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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