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믹 쿼리 - 우주와 인간 그리고 모든 탄생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유쾌한 문답
닐 디그래스 타이슨.제임스 트레필 지음, 박병철 옮김 / 알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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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는 매우 광대하다. 그 광대함을 알려면 거리를 재야 하는데, 이것이 매우 쉽지 않다. 하지만 영민한 인간은 거리를 재는 두 가지 방법을 알아냈다. 우선 시차다. 어릴 때 다 해본 것이지만 팔을 눈앞으로 쭉 뻗고 엄지를 세운다. 그런 다음 왼, 오른 눈을 번갈아 뜨면 신기하게도 엄지가 이동한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오른 눈과 왼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각도 차이, 즉 시차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걸로 별의 거리를 재는 것이다. 특히, 인간은 망원경을 발명해서 매우 먼 거리까지 시차로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시차측정은 한계가 많다. 그래서 발명해낸 것이 표준촛불기법이다. 하버드의 멘리에타 래빗은 천문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을 하다 셰페이드 변광성을 발견한다. 그는 이 별의 밝기가 규칙적으로 변화함을 밝혔는데 변화의 주기가 길수록 많은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것을 이용하면 현재 별의 겉보기 등급과 관련하여 그 별까지의 거리 계산이 가능하다. 

 미천문학자 할로 섀플리는 래빗의 표준촛불기법으로 은하수의 크기를 계산한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은하수의 폭만 무려 10만 광년의 길이가 나왔다. 여기에 그는 태양계가 은하의 중심도 아니고 2/3지점의 변방임도 알아냈다. 

 20세기 초만 해도 사람들은 여러 종류의 성운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 은하의 일부인지 다른 은하인지 알 수가 없었다. 만약 우리 은하의 일부라면 우주 전체가 그냥 우리 은하인 것이고, 다른 은하라면 우주는 수많은 은하로 가득한 것이 될 터였다. 허블은 망원경으로 안드로메다 성운에서 셰페이드 변광성을 발견한다. 그래서 거리 측정이 가능했는데 그 거리가 무려 200만 광년이었다. 이는 우리 은하의 폭을 아득히 상회하기에 안드로메다 은하는 우리 은하의 일부가 아닌 다른 은하라는 결론에 이를 수 밖에 없었다. 

 은하는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기체가 부족하여 더 이상 별이 생성되지 않는 타원형 은하에서 기체가 풍부하여 수시로 별이 탄생하고 죽는 나선형 은하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은하의 규모는 매우 광대하여 우리 은하에만 행성은 수천 억개에 달한다.

 허블은 적색 편이도 발견한다. 적색 편이로도 우리 은하와의 거리 파악이 가능한데 20세기 말 천체물리학자들은 광범위한 영역에서 적색 편이를 관측하여 우주 전역에 산재한 은하의 3차원 지도를 만든다. 은하 수백만개의 위치를 일일이 추적한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로 관측 가능 우주에서만 1000억 개에서 3천억 개의 은하가 존재했다. 

 우주를 관측 하는데는 지구 대기가 방해 요소가 된다. 지구 대기는 두꺼워 가시광선과 전파를 제외하고 모든 전자기파를 차단한다. 그리고 지구에 간신히 도달하는 전파는 매우 약하기에 전파 망원경은 거대해야 한다. 전파 망원경은 움푹 패인 지형에 설치하기 적합하다. 지구가 알아서 자전하기에 움직일 필요는 거의 없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전파 망원경은 2016년 중국이 설치한 구면전파망원경이다. 10만 석 규모 축구장 4개의 크기다. 

 이러한 전파는 에너지가 작아 매우 쉽게 생성된다. 그리고 은하의 빈 공간이나 가스, 먼지 구름도 쉽게 통과하기에 외계 간 메시지 송출 수단으로도 적합하다.그래서 과학자들은 외계인이 보낼지도 모르는 이 전파를 수신하기 위해 노력한다. 

 분젠과 키르히호프는 화학 원소를 가열할 때 방출되는 빛이 저마다 고유한 스펙트럼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래서 각 원소의 스펙트럼을 알면 물체에서 방출된 빛으로 그 물체의 구성요소를 추정할 수 있다. 지구 대기의 방해로 인해 망원경은 우주에도 설치한다. 적합한 지점은 중력이 상쇄되는 라그랑주 포인트다. 두 천체에는 라그랑주 포인트가 5개 존재한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도 존재하는데 지구 공전면을 따라 태양과 가까운 쪽에는 태양을 관측하는 망원경을 그리고 지구를 지나 태양 반대편에는 심우주와 태양계를 관측하는 제임스웹 망원경을 설치한다.

 중력파는 질량을 가진 물체가 가속운동을 하면서 시공간 연속체에 일으킨 파동이다. 이를 검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데 중력파가 왜곡하는 시공간의 정도가 원자핵의 지름보다 작기 때문이다.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는 4km 길이의 파이프 2개가 L자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다. 그 안에서 레이저와 거울로 쉼없이 길이를 측정하고 있는데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을 시 중력파가 감지된 것으로 파악한다. 다만 이것이 워낙 미세하여 주변의 약간의 충격으로도 길이 변화가 일어나기에 루이지나애나, 워싱턴 주 두 곳에 설치해 더블체크가 될 때만 발견으로 인정된다. 중력파는 2015년 9월 14일 측정되었는데 그 진원지는 15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태양질량의 37배 짜리 블랙홀이 충돌하여 발생한 것이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반사경 거울의 직경이 6.5미터로 이러한 것이 18개 이어 붙인 거대한 구조다. 가시광선과 중적외선을 관측하고 적색편이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 천체를 관측한다. 언급한 것처럼 L2 라그랑주 포인트에 설치될 예정이며 지구에서 무려 160만 km나 떨어져 있어 인간의 수리가 불가능해 한 방에 설치가 되어야 한다. 

 유럽은 레이저 간섭계 우주 안테나를 구상 중이다. 차세대 중력 감지기로 거대한 정삼각형의 꼭지점에 위치한 3개의 자유비행 위성이 연결된 구조로 각 변의 길이가 지구와 달 거리의 6배에 달한다. 이 자유비행위성은 질량 샘플이 탑재되었는데 이들의 상대적 위치 변화로 중력파를 감지한다. 이 위성들은 편대의 유지를 위해 지구보다 5천만 km 떨어진 태양 주변을 공전할 예정이다.

 우주는 빅뱅 이후 몇 차례 상전이를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우선 빅뱅 후 1분이다. 우주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기본 입자와 광전자로 가득찼다. 그래서 어쩌다 양성자와 중성자가 충돌해 간단한 원자핵을 형성하지만 곧바로 다른 입자와 부딪히기를 반복하는 상태였다. 원자핵이 존재하려면 입자의 속도는 낮아지고 우주의 온도가 떨어져야 했다. 빅뱅 후 3분이 지나자 우주가 충분히 팽창하고 식어 충돌이 거의 사라져 원자핵이 존재할만한 상태가 되었다.

 초기 생성된 원소는 수소가 대부분이고, 수소가 연속 충돌해 헬륨, 그리고 아주 드물게 3번 충돌해 리튬이 생성되었다. 45초간 원자가 급격히 생성되다 팽창으로 인해 원자 간 거리가 멀어져 충돌이 사라지며 원자 생성이 더는 어렵게 되었다. 이렇게 물질이 생겨나자 지금의 은하와 별이 생성되었고, 하전 입자의 방해가 사라져 빛이 펴져 나가 공간이 투명해졌다. 이 때 퍼져나간 빛이 지금 발견되는 우주배경복사다. 

 그런데 이 때 생성된 물질의 양은 이후 여러모로 너무 적다는 것이 밝혀진다. 1930년대 프리츠 츠바키는 관측된 별의 수만으로는 은하가 빠르게 회전하며 형태를 유지할 수 없다고 계산한다. 그래서 그는 은하 내부에 보이지 않는 물질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1970년대 베라 루빈은 은하 안의 별의 궤적을 추적하다가 암흑물질이 존재해야만 별의 궤적이 가능함을 입증한다. 결국 수집된 데이터에 의하면 우주 중력의 85%가 암흑물질에서 기인한다.

 암흑물질은 복사의 영향을 받지 않아 원자 형성 이전부터 안정적으로 축적된 것으로 보이며 이들이 형성한 중력으로 인해 원자들이 쉽게 모여 은하의 별을 형성했다. 별은 중력으로 인해 안으로 끊임없이 수축되어 간다. 그러면 붕괴할 수 밖에 없는데 이를 밀어내는 힘이 핵융합이다. 원자가 모이며 중력으로 인해 지나치게 가까워지고 마침내 결합한다. 고온의 플라스마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정에서 질량이 줄어들며 결합이 생성되는데 이 줄어든 질량만큼 에너지를 뿜어내며 중력과 균형을 이루게 된다. 이런 별은 빅뱅 이후 3억년 무렵 탄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핵융합으로 재료를 모두 소진한 별은 질량에 따라 다른 단계를 맞는다. 질량이 큰 별은 생성한 헬륨으로 제2 핵융합을 하고, 탄소 같은 무거운 원소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이마저도 끝나면 백생외성이나 직경 17km짜리 중성자 별이 된다. 초신성으로 폭발하게 되면 무거운 원소가 우주로 흩어져 다시 새로운 별의 재료가 된다. 

 구름이 중력에 의해 수축하면 내부 온도가 높아지며 핵융합을 하는 항성이 탄생한다. 운동이 전혀 없던 구름들은 중력에 이끌려 중심으로 떨어지고 그 외 구름은 중심에 가까워지기 위해 회전운동을 하게 된다. 그래서 가스들이 전체적으로 납작한 원반 모양을 이루게 된다. 모든 행성의 공전면이 일치하고 공전방향이 같은 이유다. 일반적으로 성운은 질소나 물처럼 쉽게 기화하는 휘발성 물질과 모래알처럼 쉽게 기화하지 않는 비휘발성 물질로 나뉜다. 핵융합이 시작하면 원시행성원반은 강력한 태양풍을 맞게 된다. 휘발성 물질은 그래서 모두 외곽으로 날아가버린다. 그렇게 태양 인근에는 비휘발성 물질만 남아 단단한 지구형 행성을 형성한다. 그리고 외곽은 휘발성 물질로 기체의 목성형 행성을 형성한다. 천문학은 지구형/목성형의 경계를 동결선이라고 지칭한다.

 원시 태양계에서 태양에서 화성까지의 거리에는 무려 30개의 원시 행성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서로 부딪혔는데 그러면 작은 것이 큰 것에 흡수되거나 속도가 느려져 태양으로 떨어지거나 속도가 빨라져 태양계 바깥으로 튕겨나가버렸다. 

 목성과 토성은 생성되며 질량이 매우 커지자 태양으로 돌진하게 되었다. 다만 토성의 운동이 더 빨라 양자가 서로의 중력을 받게 되며 오히려 방향을 바꾸어 외곽으로 향하게 되었고 그 사이 형성된 천왕성과 해왕성의 중력의 영향을 받아 안정을 찾아 지금의 궤도에 안착했다. 목성은 과거 태양으로 이동하며 원시행성원반을 가로지르며 이동했는데 그 과정에서 원반의 일부는 태양으로 흡수되었고 일부는 충돌로 바깥으로 이탈했다. 그래서 화성-목성 사이의 소행성 벨트대가 생각보다 질량이 적은 것이다. 

 태양계가 안정을 찾자 얼음행성과 파편들이 중력에 의해 지구방향으로 돌입한다. 그리고 이들이 지구와 자주 충돌하게 되면서 지구에 바다가 형성될 수 있었다.

 해왕성을 지나 먼 곳에 얼음 행성이 집합체인 카이퍼 벨트가 있다. 주로 물, 암모니아, 메탄 같은 휘발성 물질로 이뤄졌다. 여기를 지나면 거대한 구름층이 카이퍼 벨트를 도넛처럼 감싸고 있는데 이게 오르트 구름이다. 

 항성은 중심부의 수소를 모두 쓰면 헬륨으로 핵융합을 다시 하며 양성자 6개인 탄소를 생성한다. 무척 무거운 별은 핵융합으로 여러차례 반복해 양성자 26개인 철까지 생성이 가능하다. 그 이상이 안되는 이유는 철의 원자핵이 핵융합을 하려면 외부에서 에너지 공급이 되어야 하는데 별에서는 이러 조건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부에 철이 누적되며 별은 핵융합이 사실상 종료되고 죽음으로 향한다. 자체 수죽하다 폭발하는데 초신성 폭발이다. 초신성이 폭발하며 막대한 에너지가 발생하여 철보다 무거운 코발트와 우라늄등이 생성된다. 우라늄까지가 자연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 무거운 원소다. 그 이상의 물질은 모두 인간이 실험실에서 생성한 것이다.   

 외계에 생명이 있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 우주에서 날아온 소행성과 성간기체에서도 아미노산이 발견된다. 지금에도 강한 생물이 있다. 완보동물이다. NASA는 완보동물을 우주선에 묶어 외부에 두고 우주로 날려보냈다. 12일간 극저온과 우주 방사선에 노출이 되었음에도 이 동물은 생존했다. 그래서 우주과학자들은 장기우주여행 생존법을 이 동물에게서 찾고 있다. 지구의 생명체는 탄소기반이지만 실리콘 기반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양자는 전자의 배열상태가 유사하고 실리콘은 최외곽전자가 4개여서 다른 원자와 쉽게 결합한다. 다만 실리콘 결합의 경우, 탄소 결합보다 결합의 강도가 강하여 복잡한 분자로의 변화가 어렵다. 

 우주의 최소단위는 6개의 쿼크와 6개의 렙톤이다. 결국 우주의 물질은 이 12개의 다양한 조합이다. 자연에는 4가지 힘이 있다. 기본입자가 블록이면 힘은 그 블록을 이어 붙이는 모르타르 같은 역할을 하는데,  양자세계에서는 가상 입자가 교환되며 힘이 생성된다. 강력은 글루온 입자, 약력은 벡터보손입자, 전자기력은 광자입자, 중력은 아직 입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빅뱅 후 10-43승 초에 하나의 통합된 힘이 중력과 강약전자기력으로 분리 된다. 이 시간은 물리적 의미를 갖는 가장 짧은 시간으로 플랑크 시간으로 불린다ㅏ. 10-35승 초에 6개의 쿼크, 6개의 렙톤이 형성된다. 10-10승초에 우주에는 강력, 중력, 약전자기력이 존재했고 이 때 약전자기력이 약력과 전자기력을 분리된다. 10-5승 초에 쿼크가 모여 하드론을 형성했고, 3분 후 원자핵이 형성, 38만년후 최초의 원자가 생성된다. 

 지구의 미래는 태양에 달렸다. 태양은 수소를 모두 소모하면 제2핵융합을 하는데 2가지 변화가 생긴다. 태양풍이 거세져 태양의 질량 1/3이 날아간다. 그리고 외피가 크게 팽창하여 적색거성이 되어 수성, 금성, 지구가 흡수된다. 팽창한 태양은 질량 대부분이 성간으로 날아가고 질량 붕괴가 일어나서 지구 크기의 백색왜성이 된다. 

 지구입장에서 태양은 점점 밝아지고 있다. 초기 태양은 지금보다 30%어두웠다. 하지만 태양이 헬륨으로 핵융합을 시작하면 지금보다 65%나 밝아진다. 싹 타버리는 것이다. 

 지질학자들은 2억 5천만년 후면 대륙이 하나로 뭉쳐 다시 판게아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10억년 후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태양이 밝아져 인간 체온 이상으로 올라간다. 그러면 대량의 증발이 생기고 수증기를 자외선이 분해하여 가벼운 수소의 지구 이탈이 본격화한다. 그러면 물이 더욱 부족해져 건조화가 심해진다. 화산 활동으로 이산화탄소는 계속 분출하는데 이를 흡수할 대양이 적어지니 온난화가 더욱 심화한다. 30-40억년 후면 극심한 온난화로 인해 지구는 표면 암석이 용암이 된다. 태양이 적색거성이 되면 지구를 흡수할 만한 위치에 오지만 태양의 중력이 약해져 지구 공전궤도가 커져 잘하면 지구는 흡수를 면할 수도 있다. 

 지구 내부에도 위험요소가 많다. 지구 내부에서 올라온 마그마가 분출되지 않고 지각 아래 고이는 경우가 있는데 결국 압력이 쌓여 대규모 폭발이 일어난다. 이 양은 1000km3에 달하는데 텍사스 주 전체를 1.5미터 깊이 용암으로 덮을 정도다. 이것을 초화산이라 하며 미국의 옐로 스톤 공원이 대표적이다. 이런 초화산이 20개 있다. 과거 초화산은 47회 폭발했다. 

 초화산을 능가하는 초대규모 화산 폭발도 있다. 분출 용암이 수십만 km3에 달한다. 인도의 데칸 고원이 이렇게 형성되었는데 6500만년 전이다. 그리고 시베리아도 2억 5천만년전 생성되었다. 공교롭게 이 시기는 대멸종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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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6-06-09 2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권투 선수 타이슨인가요? ㅎㅎ

닷슈 2026-06-10 09:26   좋아요 0 | URL
이런 개그를 다하시고ㅋㅋ
 
동물 사회의 전쟁 - 동물은 어떻게 경쟁하고 협력하는가
로이크 볼라슈 지음, 윤여연 옮김 / 사람in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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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도 인간처럼 전쟁 행위를 한다. 책은 전쟁 행위를 포식과 구분한다. 그래서 동물의 전쟁 행위는 개체들로 구성된 집단이 먹이를 먹기 위함이 아닌 다른 이유로 다른 집단이나 특정 개체들을 겨냥한 공격 행위로 정의한다. 동물이 싸우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근본 이유는 자연의 희소성에 있다. 동물들은 대개 영역을 지키거나, 먹이 자원의 확보, 짝짓기, 사회적 서열의 상승을 위해 싸움을 벌인다. 즉, 생존과 짝짓기를 위한 먹이와 서열, 영역의 확보가 이유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의 전쟁이란 것도 이것을 다소 복잡하게 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런 동물의 전쟁은 같은 종에서 주로 일어나고, 다른 종을 상대로 해서도 일어난다. 전쟁의 기본 전제는 집단 생활이다. 인간을 포함한 많은 동물 종이 집단 생활을 한다. 진화 상의 이점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무리를 이루면 포식자에게서 보호된다. 희석 효과와 혼란 효과 때문이다. 희석 효과는 집단의 크기가 커질 수록 개체 입장에선 포식 당할 확률이 줄어들고, 혼란 효과는 집단이 같이 이곳 저곳으로 이동하며 포식자에게 혼란을 주어 역시 포식 당할 확률을 줄여준다. 그리고 집단은 잠재적 경쟁자에 대해서 자신의 영역을 잘 방어할 수 있게 해주고, 천연 자원의 탐색 및 활용에 협력이 일어나 훨씬 용이하다.

 하지만 무리 짓기는 단점도 충분하다. 같이 모여 살다 보니 최상의 거주지, 먹이, 짝짓기 상대에 대한 내부 경쟁이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생충과 감염병에 감염될 우려가 충분하고, 나의 짝짓기 상대가 바람을 피울 우려가 커지며, 동족 포식 및 새끼 살해의 위협도 커진다. 동물이 그럼에도 무리를 짓는 것은 이 단점보다 장점이 생존 및 번식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가장 단순한 전쟁 행위는 서로 다른 사회성 집단에 속한 구성원들 끼리 지휘 계통 없이 벌이는 공격 행위다. 하지만 이는 비효율적이고 대부분의 전쟁 행위는 지휘 계통 하에 매우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1974년 학자들은 평화로워 보였던 침팬지 전쟁 사례를 발견한다. 이 행위는 인간에 보기에도 매우 잔혹했기에 동물에 대한 세간의 관점을 완전히 뒤집었다. 개요는 다음과 같다. 1971년 카세렐라 무리에서 알파 수컷이었던 마이크의 지배가 끝나게 된다. 그러자 서열이 무너져 권력의 공백이 발생했고, 새로운 알파가 마땅치 않아 무리가 분열한다. 분열한 무리는 국립 공원의 남쪽에 자리하게 되는데 이들은 북쪽에 남은 원래 무리보다 수적으로 다소 적었다. 북과 남으로 쪼개진 무리는 서로 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 경계를 두고 경고 및 위협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공격 행위가 시작 된다. 북의 무리는 남쪽의 구성원들이 혼자일 때를 노려 하나씩 제거하기 시작한다. 공격은 상대를 관찰한 상태에서 혼자일 때 다수가 공격하여 무력화 시키는 기습이었고 매우 계획적이고 잔혹했다. 공격 당한 상대는 대부분 죽거나 치명상을 입었다. 이렇게 남쪽 무리는 하나 씩 공격 당해 안 그래도 부족했던 수적 열세가 더욱 심해지게 되었다. 결국 남쪽 무리는 파괴되고 만다. 

 미어캣은 사회성 동물이라 무리의 번식을 책임지는 우두머리를 중심으로 20여 마리가 집단을 이룬다. 협력이 필수적인데 미어캣은 높은 곳의 보초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그래서 최고의 파수꾼은 개체중에서 가장 잘 먹는 편에 속한다. 위험에 대한 노출과 역할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는 것이다. 미어캣 무리도 전쟁을 한다. 이들은 전쟁 시 낯선 무리의 위치를 먼저 파악하고, 개체들이 순식간에 모여 수적 우위를 확보한 후 빠르게 적에게 향한다. 싸우려는 의도를 적에게 알리기 위해 전쟁 춤이라는 것을 추는데, 이 위협으로 대부분의 경우 침입자 무리는 후퇴한다. 하지만 충돌이 일어나면 잔혹한 전쟁이 20분 정도 이어진다. 전쟁은 총동원이라 성체 수컷과 암컷은 물론 새끼까지 참여한다. 전쟁을 벌이면 3% 정도가 사망한다. 그리고 이들은 대부분 새끼다.

 몽구스 집단도 매우 잔혹하게 전투한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들은 전투 중 암수가 교미를 한다. 수컷들은 대개 상대 수컷과 치열하게 싸우는데 전투에 동원된 암컷들이 상대편 수컷들과 전투 중 갑작스레 교미를 하는 경우가 많다. 즉, 수컷이 전쟁의 대가를 치루고 암컷들은 이 혼란한 기회에 바람을 펴서 다른 무리의 유전자를 얻는 것이다. 

 동물의 전쟁은 같은 종의 암수 간에도 이어진다. 암수는 번식을 두고 서로 이해 관계가 다른 경우가 많다. 대개 수컷이 성적 강제를 하는데 그 유형은 협박, 성적 괴롭힘, 새끼 살해다. 2014년 케임브리지의 디터루카스와 몽펠리에 대학의 엘리트 위사르는 새끼 살해가 자주 발생하는 종은 암컷의 수태가 몇몇 수컷 종에게서만 주로 일어나는 종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우두머리 수컷은 무리 전체를 감시하고 통제해야 하기에 매우 바쁘다. 그래서 이들은 암컷의 발정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암컷이 양육하는 새끼를 살해하면 암컷이 대부분 발정하기에 그들은 그렇게 한다. 하지만 새끼의 살해는 암컷에게 많은 비용을 발생시킨다. 그래서 암컷들은 그냥 당하기보다는 다른 수컷과 협력하여 방어한다. 그리고 일부 종의 암컷들은 혼란 작전을 쓴다. 평소 발정기에 여러 수컷과 교미를 하여 수컷으로 하여금 자기 새끼일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새끼 살해를 방지한다. 암컷이 이렇게 혼란 작전을 쓰는 종에서 수컷의 대응은 고환이 비대화다. 수컷은 암컷이 성적으로 문란하면 고환을 비대하게 하여 정자경쟁에서 승리하려고 한다. 여우 원숭이 종이 대표적인데 이들의 고환은 만약 사람이라면 한쪽에 2kg에 달할 정도로 비대하다. 

 차코마개원숭이는 수십 마리가 무리를 짓는다. 수컷은 대체로 암컷짝을 지키나 다른 수컷과의 교미를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 그리고 다른 수컷들은 평소 교미를 위해 암컷을 마구 괴롭힌다. 그리고 놀랍게도 암컷은 자신을 괴롭혔던 수컷과 교미를 하는 경향이 높다. 무려 4배나 높다. 침팬지는 11년 간의 연구 결과 암컷들의 배란주기에 그들을 가장 괴롭혔던 수컷과 교미를 더 자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장류에게서는 성적 협박 행동이 매우 빈번한데 이는 이런 진화상의 이점에 있기 때문이다. 

 영장류만 이러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평화로운 동물로 여기는 돌고래는 매우 성적으로 잔혹하다. 돌고래는 암컷들이 혈연관계로 무리를 이루는데 이는 포식자와 수컷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돌고래 수컷은 혼자 다니거나 2-3마리가 연합하는데 연합하면 암컷을 훨씬 잘 찾을 수 있고 다른 수컷과의 경쟁에서 유리하다. 수컷 돌고래는 번식을 위해 암컷이 새끼를 가지고 있으면 살해한다. 그리고 암컷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며 성적 강제를 하는데, 실제 돌고래 교미의 763%가 성적 강제에서 비롯된다.

 청둥오리는 더 끔찍하다. 청둥오리는 수컷의 집단 강간에 기본이다. 청둥오리 암컷을 발견하면 수컷 집단은 바로 추격한다. 추격 끝에 암컷이 붙잡히며 물 위에 강제로 앉히고 순번대로 강제 교미를 한다. 이 과정에서 암컷이 저항하지 못하도록 머리를 물에 처박는데 이 과정에서 암컷은 질식사 하는 경우도 잦다. 7-10%의 암컷이 이렇게 교미 중 질식사한다. 1983년 연구 결과 오릿 과에서 강제 교미 하는 종은 37종이었다. 강제 교미 하는 수컷의 음경은 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길고 정교하게 발달한다. 삽입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면 암컷의 질도 이에 맞게 대응한다. 암컷의 질은 수컷의 음경 삽입을 저지하게 끔 나선형으로 발달하며, 정자를 함정에 빠뜨리게끔 맹낭강을 발달 시킨다. 이러한 생물학적 대응은 수컷이 강제 성관계를 하고 폭력적인 경우인 종에서만 나타난다.

 이런 강제교미는 짝짓기 생대의 부재, 낮은 서열로 인해 수컷이 암컷에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 자주 발생한다. 잔점박이 물범 수컷은 짝짓기에 실패 시 새끼 잔점박이 물범에 강제 교미를 한다. 이는 매우 잔혹하여 강제 교미 중 새끼는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일부 수컷은 죽은지 7일이나 지난 새끼 사체에 교미를 하는 경우도 있다. 

 진사회성 조직은 벌과 개미. 진딧물 종에서 나타난다. 진 사회성은 번식을 일부 개체만 하고 나머지는 번식을 포기하고 계급을 구분하여 사회를 형성한다. 이들은 성체 여러 세대가 함께 살고 구성원들 사이의 연대가 강력하다. 새끼를 협력해서 양육한다. 그리고 분업으로 인해 개체들이 초전문화해 발달한다. 수캐미, 여왕개미는 번식 전문, 무리 유지 관리, 먹이 조달을 하는 일꾼, 자신의 무리를 보호하고 다른 무리를 공격하는 병사로 크게 나뉜다. 

 병사는 원래 전문화되어 있다. 흰개미 군락에서 병정개미의 비율은 전체의 2-5%인데, 이는 놀랍게도 현대 인간 국가의 전문군대 비율과 크게 유사하다. 그리고 개미 집단은 군대를 징집하는 기능이 있다. 평상시는 상비군 비율을 유지하다가, 비상시에는 병정개미의 비율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다만 한번 병정개미가 되면 병정개미로 살아가야하고 전투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이러한 군대의 확대는 개미 집단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지중해 지역에 거주하는 페이돌레 팔리둘라라는 작은 개미 종이 있다. 연구자들은 20개 군락을 실험실에서 조성하고 먹이 공급 지역으로 가는 통로를 따라 가느다른 망을 놓아 서로 다른 군락들 끼리 접촉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리고 다른 대조군에서는 플라스틱 막으로 아예 막아 서로간의 존재를 알 수 없게 하였다. 7주의 실험에서 실험군 군락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아채고 병정개미의 수를 빠르게 증대시켰다. 

 아프리카 물소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흔한 유대류다. 적게는 50, 많게는 무려 3천마리가 무리를 이룬다. 암컷이 서열이 낮은 수컷들과 서열이 높은 수컷들과 암컷들, 그리고 심지어 나이가 많거나 장애가 있는 개체도 무리에 포함되며, 서열이 낮을 수록 무리의 바깥에 위치한다. 건기에 수컷들은 암컷을 이탈하고, 우기가 되면 짝짓기를 위해 합류한 후, 같이 지내며 새끼를 보호한다. 이들의 천적은 사자다. 하지만 아프리카 물소는 사자보다 훨씬 강력하기에 사자는 풀이 우거진 우기에는 풀에 은닉하며 작은 사냥감을 주로 노리고, 건기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물소를 사냥한다. 아프리카 물소는 강력하기에 도망가기 보다는 사자를 공격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놀라운 점은 아프리카 물소들인 평소 새끼 사자를 발견하며 죽인다는 것이다. 미리 죽여놓아 위험을 방지하는 행위로 보인다.

 동물 사회에서 공격은 대개 성적 이형성으로 인해 더 강한 수컷에게서 발생한다. 하지만 간혹 암컷이 먼저 수컷을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평소 암컷과 새끼를 자주 위협하는 개체가 알파 수컷에게 도전하여 상처 입고 지친 경우가 있었는데 맨드릴 캐코 원숭이 암컷들은 이 기회를 틈타 여럿이서 이 수컷을 잔혹하게 공격하였다. 장래의 위협을 제거하는 행위로 보인다.

 동물도 인간처럼 사회적 배척 행위를 한다. 특정 개체를 왕따시키는 것인데 이 행위는 매우 조직적으로 이뤄진다. 방식은 일종의 자연스러운 불신처럼 한 개체를 단순히 외면, 피하는 소극적 행우이고, 다른 방식은 한 개체를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으로 배척하는 적극적 방식이다. 배척의 대상이 되는 개체는 주로 예외적인 표현 형을 가진 경우가 많다. 백색 종이 있는 개체는 배척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눈에 띄어 사냥이나 도망에서 집단에 해가 되기에 그런 행위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인지 돌고래 종의 경우, 백색이 사냥에 방해되지 않아서인지 백색 종을 배척하는 행위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처럼 배척의 이유는 그 개체가 무리에 포함되는 경우, 눈에 띄기에 그러하는 것이고, 표현 형에 문제가 있는 경우, 감염이나 기생충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동물 종은 상대 개체가 감염되거나 기생충이 있는 경우, 변화하는 미묘한 변화를 알아채고 배척하기 시작한다. 

 이처럼 동물은 많은 충돌과 전쟁 행위를 하는 것으로 관찰되지만 무법 사회는 아니다. 많은 경우 이들은 충돌을 회피하려 한다. 왜냐하면 충돌은 성공하는 경우든 실패하는 경우든 부상이나 개체의 사망이라는 상당한 비용을 기본적으로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물들은 많은 경우 사회성 개선 행동을 하며 이것이 관찰된다.

 인간은 이런 충돌을 상당히 피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성체와 미성숙 개체간에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종인데, 이는 인간이 스스로를 가축화한 증거로 보인다. 가축화한 동물은 대개 두뇌의 크기가 감소하고, 폭력성이 줄어든다. 인간 역시 3만년 전부터 두뇌의 부피가 15-20%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공격성이 감소하면, 신체 치수가 줄고, 치아 크기와 얼굴 크기가 줄고, 두개골 용량도 자연스레 작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 가축화는 인간이 본격적으로 무리를 이루면서 그 이점이 단일 개체로서 폭력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것보다 훨씬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간이 무리를 이루면 과도한 폭력성을 보이는 개체는 무리에서 번식이나 먹이를 얻는데 배척되었을 것이다. 때문에 덜 폭력적인 경향을 보이는 인간 개체가 번식에서 유리한 점을 꾸준히 차지해, 집단 전체가 덜 폭력적인 방향으로 진화의 방향을 바꾼 것을 보인다.

 인간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충돌을 예방하는 도덕성이라는 도구까지 발명했다. 이런 강력한 윤리적 도구와 그것을 내면화까지 하면서 인간의 가축화는 협력적 무리를 향한 정점으로 이동한 것으로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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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의 종말 - 평생 친구처럼 지내라는 당뇨의 거짓말
조엘 펄먼 지음, 강신원 옮김 / 사이몬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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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는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질병이다. 물론 영양이 넘치는 선진국에서만이다. 약 2600만의 미국인이 당뇨이고 당뇨전단계까지 포함시 무려 8000만이 해당한다. 이 추세면 2035년이면 미국인구의 1/3이 당뇨환자 예정이다. 이는 미국 사회에 정제탄수화물과 육류가 주 식단이기 때문이다. 미국인의 경우 칼로리의 62%를 가공식품에서 25.5%를 동물성 식품에서 얻는다. 90%의 열량을 가짜식품에서 얻는 셈이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혈당 및 당화혈색소 측정 및 관리와 이를 완화하는 약물치료에만 매진한다. 이는 치료가 아닌 조절에 불과하다. 그리고 아무리 조절을 해도 증상은 지속되므로 몸은 서서히 망가져간다. 노화가 촉진되고, 수명이 단축된다. 여기에 혈당을 낮추는 약물은 이미 기능이 저하된 췌장에 부담을 준다. 이는 당뇨를 더 악화시킨다. 그리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설포닐 우레이 같은 약물은 체중증가를 유발한다.  

 결국 해답은 적극적 치료다. 그리고 그 치료는 약물이나 수술이 아니다. 자연식사다. 저자는 해답으로 영양소는 높되 칼로리가 낮은 식단을 제시한다. 즉, 인간의 건강은 칼로리 대비 영양소가 높은 식단으로 결정되며 이것을 먹어야 신체 노화가 늦어지고 질병이 예방되며 치료능력이 향상되어 수명이 연장된다. 

 인체에 포도당은 필수적이다. 당뇨와 비만으로 인해 포도당이 적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당뇨는 포도당이 세포에 잘 전달되지 못하는 병이다. 그리고 당뇨는 다른 모든 질병의 시작이다. 당뇨환자는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이 일반인의 3배이며 각종 암의 주요원인으로 밝혀지고 있다. 특히 당뇨환자는 대장암 발병률이 30%나 더 높다. 알츠하이머는 이미 제3 당뇨라 불린다. 뇌속의 인슐린과 그 수용체는 학습과 기억력에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뇌는 인슐린을 스스로 생성한다. 알츠하이머 환자 뇌의 아밀로이드 베타유도 단백질은 신경세포에 인슐린 저항성을 갖게 한다. 그래서 당뇨환자는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무려 65% 높다.

 결국 몸에 포도당이 잘 가지 않으면 탈이 난다. 심장세포에 포도당이 고갈되면 심부전이 오고, 신장세포에 포도당이 고갈되면 신부전이, 뇌세포에 포도당이 고갈되면 알츠하이머가 오는 것이다. 이 중요한 포도당은 반드시 단순당이 아닌 자연식물을 통한 복합당의 형태로 전달되어야 한다. 

 인간의 몸은 100조개의 세포로 이뤄진다. 세포가 기능하려면 포도당이 필요하다. 포도당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생성하는 인슐린을 통해서만 세포에 전달이 가능하다. 인슐린이 충분히 생성되지 않거나 포도당이 인슐린을 더 이상 인식하지 못하면 세포에 진입하지 못하고 혈액속을 멤돌게 된다. 그것이 당뇨인 것이다. 그러면 인간은 심한 갈증을 느껴 물을 많이 섭취한다. 물로 과도한 혈액내 포도당을 희석하려 하는 것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어린 시절 마시는 유유가 제1형 당뇨를 늘린다는 연구가 있다. 하루에 우유를 0.5L이상 마시면 1형 당뇨 위험이 5배나 증가한다. 연구원들은 과도한 단백질이 췌장에서 인슐린을 생성하는 베타세포를 공격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제2형 당뇨는 체내 지방이 세포막을 덮어 인슐린 기능을 방해하여 생긴다. 이에 췌장은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게 되는데 과도한 작업량에 부하가 와서 결국 혈액 내 포도당이 상승한다.  

 그래서 비만이 위험하다. 몸에 지방이 1-2kg만 증가해도 인슐린 능력을 현저히 저하한다. 만약 체중이 20kg정도 보통보다 더 나간다면 췌장에서 세포로의 포도당 전달을 위해 생성해야 하는 인슐린의 양은 무려 10배나 늘어난다. 이러니 췌장에 부하가 올 수 밖에 없고, 당뇨로 이어지게 된다. 

 여기에 지방세포는 그 자체로 문제다. 지방세포가 방출하는 유리지방산은 간과 근육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촉진한다. 이 지방산은 지질에 독성이 있는 물질이다. 혈류 내에 떠도는 과잉 지방은 세포 외막에서 인슐린 결합을 차단한다. 정상적인 근육세포기능과 에너지 생산 기능이 방해된다. 유리지방산은 심장에 영향을 미쳐 부정맥을 유발하고, 심부전 위험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지방세포는 인슐린 호르몬과 결합하여 그 활동을 차단하는 결합단백질을 생성한다. 

 높아진 인슐린 수치는 당뇨가 없는 환자에게서도 동맥경화를 촉진한다. 치료중인 당뇨환자 15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혈관질환은 인슐린 수치가 가장 높은 환자에게서 가장 심하게 나타났다. 이는 인슐린이 혈관 벽세포로 콜레스트롤을 이동시키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 모든 것의 해법은 자연식이다. 자연식을 하면 몸은 복합탄수화물을 복합당인 글리코겐으로 전환하여 간과 근육에 저장한다. 정제음식의 단순당은 바로 흡수되므로 이 과정없이 바로 혈류로 직행해 췌장에 부담을 주고 과도해져 몸에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킨다. 서구식 식단은 대부분이 영양소는 없고 열량만 높은 가공식품과 육류, 유제품으로 구성된다. 그래서 섭취 시 활성산소와 최종당산화물이 축적되어 산화스트레스로 인한 염증, 세포손상, 죽음으로 이어지게 된다.  

 영양소는 다량영양소와 미량영양소로 구분된다. 다량영양소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으로 몸의 에너지와 구성을 위해 필수적이다. 미량영양소는 에너지와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칼로리는 거의 없는 것들로 비타민, 미네랄, 파이토케미컬이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우리가 먹는 음식의 품질 기준은 3가지여야 한다. 칼로리당 미량영양소가 풍부해야 하고, 다량영양소는 지나치게 많지 않아야 하며, 독성물질이나 유해물질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칼로리당 미량 영양소 점수로 식품을 구분할 수 있는데 가장 높게 측정 되는 것은 녹색 채소, 콩, 색깔 채소, 베리류와 각종 과일 등이다. 때문에 식단의 20-70%를 생채소나 살짝 익힌 채소로 채우고, 과일이나 콩,뿌리 식품을 10-0% 보충하며, 생견과류나 씨앗류를 10-20% 먹는게 좋다. 그리고 생선이나 저지방우유는 2주에 1회 이하, 닭고기, 오리고기, 계란, 각종 오일은 1주에 1회 이하, 소고기, 빵과 과자를 비롯한 정제탄수화물을 매우 드물게 먹어야 한다.

 인체는 독성노폐물을 끊임없이 배출한다. 피부와 호흡, 소변을 통해서다. 해독활동은 주기적으로 변하는데 수면과 식사리듬과 일치한다. 이는 공복상태일때 가장 빨리 독성 노폐물을 배출하고 건강을 회복함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정제탄수화물과 단당류를 경계하지만 단백질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늦추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인간에게 과도한 단백질도 독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채식동물에 가까운 잡식으로 단백질을 쉽게 처리하지 못한다. 단백질이 과도하게 들어오면 콜라겐 섬유로 전환한 다음 모세혈관 벽의 기저막에 저장된다. 이 기저막이 콜라겐 섬유로 막혀 인슐린 생성과 같은 중요한 기능이 억제된다. 즉, 단백질 섭취도 당뇨에 기여하는 것이다. 동물성 식품은 과잉섭취시 분자쇄아미노산이 과잉생산되어 인슐린 기능이 악화하고 당뇨가 생길 수 있다. 분자쇄아미노산은 발린, 듀신, 이소류신을 말하는 것으로 과잉생산이 되는 경우 생식기능이 악화하고, 남성정자의 질이 떨어진다. 

 유럽 전역에서 암과 영양소의 관계 연구에서 38094명의 식단을 분석한 결과 동물성 단백질 섭취시 칼로리가 5%증가할 때마다 당뇨 위험이 30%나 증가했다. 반면 자연식물식으로 식단 전환시 심장 관상동맥으로 가는 혈류가 40%나 증가했다. 고지방, 고단백 식단은 신장 결석 위험을 높여 신장에 상처를 남긴다.

 사실 단백질은 육류외에도 채소와 곡물섭취로 충분하다. 사실 우리가 먹는 모든 단백질의 근원은 결국 식물이다. 채소와 곡물에는 8가지 필수 아미노산과 12가지 비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들어있다. 당뇨환자는 동물성 단백질은 조금만 먹어도 인슐린 유사성장인자 호르몬이 생성된다. 어린아이에게 이는 성장과 발달에 매우 유용한 것으로 성장판을 자극하고 근육 성장 및 세포 증식에 필요한 것이다. 간에서 만들어져 뇌하수체 성장호르몬에 의해 촉진되는데 성인의 경우 이 호르몬은 과잉단백질을 생성한다. 이 호르몬은 수치가 낮은 수록 엄청난 수명연장효과가 있다. 그리고 암과의 연관성도 높다. 파이토 케미컬이 풍부한 식단은 염증과 산화스트레스, 인슐린유사성장호르몬 수치를 낮춘다. 

 식이섬유는 3정류가 있다. 수용섬 섬유질, 불수용성 섬유질, 저항성 전분이다. 수용성 섬유질은 물에 잘 녹아 젤형태가 되어 혈당 상승을 억제하고,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킨다. 열량이 거의 없고, 사과아 오트밀, 콩이 여기에 해당한다. 불수용성 섬유질은 물에 녹지 않고 소화관을 통과하여 변비예방, 장운동촉진, 포만감을 준다. 저항성 전분은 위산과 소화효소에 저항성이 있는 전분으로 소장에서 소화가 되지 않고 대장에서 발효한다. 대장 박테리아가 분해하여 건강에 유익한 성분을 부산물로 남긴다. 이 저항성 전분은 특히 콩류에 많다. 

 저항성 전분은 대상에서 장내 박테리아가 식량으로 사용하고 단쇄지방산으로 분해한다. 부르티산도 부산물로 남기는데 이는 칼슘, 마그네슘 같은 유익한 미네랄 흡수를 향상시킨다. 저항성 전분은 간에서 당을 분해하는 과정을 늦춰 공복감을 지연한다. 

 콩은 저항성 전분의 좋은 공급원으로 다른 채소에 부족한 아미노산을 많이 갖고 있다. 여기에 영양소 밀도 점수도 매우 좋은 편이다. 붉은 콩과 검은 콩은 항암 효과가 있는 폴리페놀이 상당량 함유되어 있어 대장암 세포를 사멸시키기도 한다. 

 식단엔 적절량의 지방도 중요하다. 다만 이 지방을 육류나 기름이 아닌 견과류나 씨앗에서 섭취하는게 좋다. 이들은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고, 심장질환에 강력한 예방, 치료효과가 있으며, 총콜레스트롤을 줄인다. 호두는 엘라지탄닌이라는 폴리페놀이 풍부한데 이는 강력한 항산화제이자 암예방효과가 있다. 혈관의 플라크 부착물을 감소시키고, 혈관의 내피기능을 개선한다. 매일 30g의 견과류를 섭취하면 심장병 위험이 30%나 감소하고, 항부정맥 및 항경련효과가 있다. 이는 돌연사 예방에 효과적이란 의미다. 

 자연식단은 지방이 부족하기 쉬운데 여기에 견과류나 씨앗 드레싱을 첨가하면 지방 흡수는 물론이고 영양소 흡수율도 좋아진다. 이는 지용성 비타민 흡수를 돕기 때문이다. 이들을 섭취할 때는 살짝 볶는게 좋은데 그러면 갈색으로 변하며 항암효과가 있는 아크릴아마이드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다만 지나친 열조리는 주요 영양소와 비타민을 파괴하기에 삼가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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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 죽음은 있는가 - 생명의 본질에 다가가는 일주일 동안의 사색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이소온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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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휴 이틀째다. 요즘처럼 자극적인 쇼츠가 범람해 긴 글을 읽기 힘들어진 현대의 젊은 세대들에게 독서는 고역일 것이다. 그래서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독서는 인간의 좋은 휴식 행위 중 하나다. 물론 매우 읽기 어렵고 거기에 두껍기까지 한 벽돌 책을 본다면 그건 휴식이라고 보기 좀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가벼운 소설이나 약간의 지적 즐거움이나 감동을 주는 책을 보는 것이라면 그건 분명 휴식일 것이다. 

 책 '식물에 죽음은 있는가'는 가벼운 지적 즐거움을 주는 책에 속하는 것 같다. 책의 두께가 얇고, 식물에 대한 잘 모를만한 상식이 가볍고도 깊게 들어가 있다. 저자는 식물학자로 제자의 터무니 없으면서 깊은 질문에 대해 매요일 답하는 형식으로 책을 썼다. 하루 한 장씩 요일에 맞춰 읽는 재미도 있겠다.

 과거 생물을 단순히 동물과 식물, 균류로 구분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대충 5계설이다. 동물, 식물, 버섯 같은 다세포 균류, 대장균 같은 단세포 진핵생물, 박테리아 같은 원핵 생물이다. 지구에는 산소가 상당량 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산소는 27억년 전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단세포 생물이 생겨나고 그들이 대량 번식하면서 생겨났다. 그런 환경에서 대부분의 생물이 진화해 산소가 생명의 필수요소 같지만 사실상 산소는 맹독에 가깝다. 반응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깎아놓은 사과가 금새 갈변하고, 금속이 쉽게 녹슬고, 모든 것들이 잘 산화하여 망가지는 것을 보면 이 기체의 독성이란 것은 쉽게 짐작이 간다. 우리도 건강상 그 활성산소란걸 매우 두려워하지 않는가. 

 실제 산소가 대량 발생하고 나서 많은 단세포 생물들이 사멸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하 깊은 곳이나 해저 깊은 곳의 무산소 환경에서나 과거이 일부 생물들이 살아남았다. 하지만 산소는 반응성이 큰 만큼 폭발적 에너지를 주는 장점이 있었고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낸 후대들이 폭발적으로 진화했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호흡이란 것을 개발해내어 단세포를 넘어 다세포 생물로의 진화가 이어진 것이다.

 식물을 동물과 달리 움직이지 않는다. 당연해 보이지만 움직이는 것은 상당한 이점이 있기에 이걸 포기한 것이 이상스레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움직이는데는 상당한 비용과 완전히 다른 신체구조, 신경계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물이 움직이는 이유는 다른 것을 잡아먹는 종속영양을 하기에 움직이고 또 도망가야 하기 때문이다. 식물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내기에 그럴 필요가 없다. 하지만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식물은 자세히 살펴보면 광합성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잎의 각도를 지속적으로 조절한다. 그리고 소크테리아 엑소리아라는 식물은 뿌리를 문어의 다리처럼 사용해 빛이 닿는 곳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다만 1년에 겨우 수십센티를 움직일 수 있을 뿐이다. 

 식물은 세포에 동물과 다르게 세포벽이 있다. 단세포 생물은 세포가 작은 것이 오히려 났다. 움직이기에는 세포가 작은 것이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물세포는 엽록체가 생겨난 이래로 더 많은 엽록체가 세포 안에 있는 것이 유리하기에 세포가 커졌다. 세포가 안정적으로 커지려면 경계가 튼튼해야 했다. 그리고 다세포로 진화하면서 키가 커지게 되었는데 동물과는 다르게 뼈대가 없으므로 세포를 쌓아 올리려면 무게를 견디기 위해 세포층이 단단해야 했다. 그래서 세포벽이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동물 중에도 놀랍게도 광합성을 하는 것들이 있다. 바다민달팽이는 광합성을 한다. 이들은 해조류를 먹는데 해조류 안에 있는 엽록체를 소화시키지 않고 체내로 흡수하여 광합성에 활용한다. 그래서 먹이가 없어도 광합성으로 에너지를 얻는다. 녹색아메바도 그렇다. 동물이지만 클로렐라라는 해조류의 엽록체로 광합성을 한다.

 식물은 바다에서 육지로 오면서 이끼같은 존재였다. 그러다 고생대, 중생대를 거치며 거대한 양치식물로 진화한다. 나무가 된 것이다. 사람들은 대개 풀에서 나무로 진화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풀이 가장 최근 진화한 버전이다. 겉씨 식물은 밑씨가 겉에 노출된다. 성숙한 밑씨를 비 바람에 노출시키면 위험하기에 꽃가루가 날아와 닿은 것을 확인한 후에야 밑씨를 성숙시켜 수정을 준비한다. 이방식은 매우 느리다. 꽃가루가 닿아 수정하기까지 몇 달에서 1년이상 걸린다.

 속씨식물은 밑씨를 씨방안에 지키고 화분이 오기전 미리 성숙시켜 놓았다가 꽃가루가 날아오면 바로 수정시켜 씨앗을 생성한다. 이 방식은 수 시간에서 수 일이면 수정이 된다. 혁명적 속도 개선이다. 이는 진화의 속도를 높일 수 밖에 없다. 속씨 식물이 진화한 것은 백악기 말기로 당시는 지각변동이 심해 기후가 급변한 시기다. 기후가 안정적이지 않으니 빠른 진화가 선호된 것이다. 속씨식물은 꽃을 진화시켜 수분의 정확도를 높였다. 그리고 더 나아가 풀을 진화시켰다. 풀은 나무와 다르게 1년만에 자손을 남겨 진화의 속도를 높인다. 결국 풀은 긴 수명대신 빠른 진화와 번식을 선택한 것이다. 

 인간 입장에서 나무를 번식시키면 두 가지 문제점이 발생한다. 우선 종자를 심으면 번듯한 나무로 성장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종자를 심으면 그 종자가 부모와 비슷하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식물의 일부를 번식시키는 영양번식이다. 삽목과 접목이다. 삽목은 식물의 가지를 땅에 묻는 식으로 번식시키는 것이다. 접목은 서로 다른 식물들을 합치는 방법이다. 

 지베렐린이라는 식물 호르몬은 화분의 움직임을 막고 과실의 비대화를 촉진한다. 그래서 포도송이를 지베렐린에 담그면 씨없는 포도가 된다. 생물은 대부분 2배체다. 염색체가 두 쌍이라서다. 두 쌍인 이유는 생식시 감수분열을 하기 위해서다. 씨없는 수박은 감수분열을 막아서 만든 것이다. 그러면 두 배체가 수정하여 4배체가 된다. 그러면 이 4배체가 평범한 2배체랑 교배하면 3배체가 탄생한다. 이 3배체는 염색체가 3개가 한세트이므로 반으로 쪼개지는 감수분열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화분이나 밑씨가 없는 씨없는 수박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바나나는 바로 3배체라 씨가 없다. 씨없는 수박도 사실 바나나에서 착안한 것이다. 3배체는 돌연변이로 보통 자연계에서 발생하면 자손을 남기지 못하기에 사라진다. 다만 식물은 종속번식외에도 영양번식을 하기에 이는 남아서 번식할수 있다. 마치 바나나가 그런것처럼 말이다.

 살아있는 나무는 놀랍게도 대부분의 세포가 죽은 세포다. 나무의 살아있는 부분은 겉부분 뿐이다. 겉부분에만 부드러운 세포가 있고 여기만 살아있다. 살아있는 세포가 세포분열을 거듭하여 줄기를두껍게 하고 안쪽의 세포는 죽어간다. 나무의 나이테는 세포들이 살아간 흔적이다. 사실 인간의 몸에도 죽은 세포는 있다. 손톱, 머리카락, 피부의 각질층이 죽은 세포다. 

 거의 모든 생물은 죽음을 맞이하고, 우리는 죽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최근 발달한 과학기술에 기대를 걸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데 죽음은 생물이 진화과정에서 최근 발명한 것이다. 불로불사가 생명의 원래 모습인 것이다. 단세포 생물이 계속 분열하며 죽음을 맞지 않는 것. 이것이 생명의 본래 모습에 가깝다. 하지만 생명이 복잡해질수록 이 분열은 한계를 명백히 보인다. 짚신 벌레의 경우, 분열의 한계에 도달하면 다른 개체의 근처로가서 유전자를 교환하고 죽는다. 

 생물이 죽는 이유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한 개체가 무한히 살아가면 좋지만 돌연변이를 통한 진화로 환경에 대응하는 방법이 사라진다. 이를 위해서는 개체가 죽고 다음개체에 유전자를 복제하는 과정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것이 죽음인 것이다. 

 다세포 생물은 진화하며 겉은 바깥 환경에 노출되고, 내부는 편해졌다. 그러다보니 내부는 바깥에 영양을 공급하는 식으로 역할이 분화했다. 역할분담과 더불어 세포간의 물질을 주고 받는 신호전달도 발달했다. 이것이 고도로 복잡해지자 세포분열만 반복하면 몸이 비대해지기만 하고 새로운 개체로 증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다세포 생물은 세포분열을 하면 낡은 세포가 죽는 시스템을 고안했다. 다만 이 시스템은 워낙 분열과정이 많아 고장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그것이 암이다. 

 식물세포는 분자전능성을 유지한다. 어느 세포든 심으면 온전한 개체로 자라나는 것이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세포는 분자전능성을 어느 순간 상실했다. 아마도 몸전체의 질서유지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은 위기의 순간 어느 부분이라도 살아남아 땅에 닿아서라도 생존해야 했기에 분자전능성 유지가 필요했을 것이다. 식물의 접목기능도 놀라운 기능이다. 서로 다른 개체가 서로 붙어서 하나가 되어 생존하는 것이다. 이것 역시 움직이지 못하기에 생존을 위해 남겨진 기능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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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먼지로부터 - 상실을 통과하는 한 과학자의 경이로운 여정
앨런 타운센드 지음, 송예슬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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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물지구과학은 지구 생명체가 지구의 변화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고, 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연구하는 학문이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 분야는 연구가 거의 되어 있지 않다. 참고로 열대 토양 한 숟가락에는 박테리아만 1조 개체가 존재하는데 이 정도 숫자가 연구가 완전히 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 분야는 매우 심오하다. 실제 우린 농사를 지으며 같은 종자를 심었는데 비슷한 땅에서도 한 곳에선 매우 잘 자라고, 바로 옆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을 목도한다. 이 모든 것이 생물지구과학의 영역이 될 수 있다.

 이 연구를 하는 미국의 과학자 엘런 타운센드는 브라질 열대 우림의 토양을 연구했다. 그는 이 책의 저자로 책은 저자가 지구생물과학을 연구하며 얻은 과학적 성찰과 깨달음과 첫 결혼의 실패,다시 재혼을 통해 얻은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모두 희귀암에 걸리며 겪게 되는 인생의 고통에 대한 깨달음이 서술되어 있다.

 아마존은 놀라운 생명의 요람이고 그 자체가 날씨를 만들어낸다. 사실 아마존은 열대 우림이 아니면 건기지역이 될만한 곳이다. 그런데 숲이 계속 강하게 수분을 머금고 있어 습윤하다. 하지만 개발로 인해 숲이 줄고 있어 아마존은 나날이 물을 잃어 가고 있다.

 열대우림은 동식물량이 매우 풍부해 사람들은 그 근간인 토양이 비옥하다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숲은 광합성을 통해 공기에서 탄소를 얻고, 단백질의 재료인 질소는 공기에서 얻는다. 그리고 칼슘을 비롯한 그 밖의 원소는 모두 토양의 암석에서 얻게 된다. 암석은 열기와 빗물, 침범하는 식물의 뿌리로 인해 풍화하면서 이 원소들을 내어준다. 문제는 열대림의 대부분의 경우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토양이거나 비가 자주오고 매우 더워 화학작용이 자주 일어나 이미 오래전에 암석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식물이 원소를 얻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놀랍게도 대서양 너머 사하라로부터 넘어오는 먼지, 다른 하나는 기존 생물의 죽음이다. 그래서 아마존의 나무는 나뭇잎이 시들면 잎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원소를 뽑아내고, 땅에 도달하면 실뿌리와 균류파트너들이 그 나머지마저 완전히 뽑아내어 재활용한다.

 다른 동물도 그렇지만 인간에게 냄새의 힘과 효과는 강력하다. 냄새는 식욕도 자극하지만 많은 기억과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 이유는 뇌에서 후각처리 부서와 감정처리 부서가 해마 옆자리에 붙어 있기 때문이다. 평소 평온하게 사는 사람이 갑작스레 큰 일을 당하면 그래서 후각이 같이 예민해진다. 같이 붙어 있어 같이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반면 늘 만성 스트레스 상황인 사람은 늘 경계상황이다보니 후각도 같이 예민해져있어 후각이 오히려 둔해져있다. 후각은 늘 자극상황일 수 는 없기 때문이다. 

 만성스트레스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주요 문제다. 그런데 만성스트레스는 인간과 일부 영장류에만 국한에 나타난다. 만성스트레스 상황이 인간과 일부 영장류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님에도 그러하다. 이는 인간이 지각하고 돌보는 존재이기에 그런 것인지, 아니면 달려드는 사자와 언제든지 자신을 해할 수 있는 이웃에 대한 경계로 인한 부산물인지는 알 수 없다. 

 하여튼 스트레스는 건강에 매우 좋지 않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간의 혈액은 더 끈적해지는데 이를 혈액농축이라 한다. 원인은 복합적인데 결정적으로 혈장이 손실되기에 그렇게 된다. 그러면 단백질과 헤모글로빈 농도가 올라가게 된다. 혈액이 끈적해지니 당연히 혈압이 상승하게 되고 심장마비 위험도 올라간다. 그래서 만성스트레스인들 중 고혈압이나 심장마비 환자는 많아지게 된다.

 스트레스는 배움에도 좋지 않다. 진정한 배움과 발견, 천재성의 발현은 노는 듯한 마음의 상태, 즉 충분히 이완되어 현실과 가능성을 열린 마음으로 관찰하며 받아들일 수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며 실현된다. 기억인 정보의 유지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가 과하면 창의적 생각을 떠올리는데 필요한 뇌의 특정 부위기 사실상 기능을 멈춘다. 

 새로운 정보를 평소 꾸준히 습득하는 사람, 즉, 평소 지속적으로 자신을 개선해나가며 학습하는 사람은 뇌가 스스로 발전해 세계를 탐구하는 능력을 키워나간다. 도파민은 보상이 답을 찾는데서 오기도 하지만 답을 찾을지도 모른다는 시대감이 있는 경우 더 강하게 보상된다. 그래서 호기심을 품는 습관은 답을 찾는 과정 자체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도록 뇌를 훈련한다. 그리고 이런 훈련을 하는 자극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덜 민감하게 반응한다.

 저자 타운센드는 딸 네바가 고작 4살 이란 어린 나이게 두개인두종이란 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다. 다행히 암을 치료할만 했다. 수술을 통해 제거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제거했고, 시신경과 인접한 위험한 부분은 어쩔수 없이 존치했다. 방사능화학요법을 진행할 수도 있었지만 부부는 관련 분야를 꾸준히 공부하고, 어린 자녀를 위해 지켜보기로 한다. 그리고 다행히 암은 더 이상 커지지 않았다.

 비극은 그렇게 끝나는 듯 했지만 언제나 건강하고 열정적이던 타운센드의 아내 다이애나가 팔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다. 단순히 컴퓨터 사용이 많아서라 생각했지만 어느날 사지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경험을 하고 본격적 진단을 받게 되며 상황은 반전된다. 진단은 교모세포종, 뇌종양이었다.

딸과 아내가 모두 회귀암에 걸릴 확률은 1000억분의 3에 불과하다. 그런 기가막힌 일이 그에게 펼쳐진 것이다. 다이애나는 매일 장거리를 달릴 정도로 건강했고,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고 난 후에도 그것을 할 정도로 활력이 많았다. 그래서 저자는 아내가 병을 이겨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리고 새로운 면역 치료 요법도 시도한다. 하지만 다이애나는 오히려 기준치의 절반도 살아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많다. 다이애나의 교모세포종은 생각보다 매우 공격적으로 퍼져나갔다는 것이다. 

 교모세포종은 뇌에 있기 때문에 혈뇌장벽이라는 보호막의 보호를 받는다. 이는 세균과 다른 공격의 침입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것인데 더불어 치료 약물도 막아버린다. 거기에 뇌의 고유만 면역체계는 특수 백신에 대해서 반응을 막기도 한다. 

 아내를 잃은 아픔으로 저자는 사도 바울의 구절을 책에 남긴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3가지는 언제까지나 남아 있는 것이며 이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랑이라고. 우리 안의 원소들은 일시적인 조합으로 우연히 합쳐져 지금의 우리가 된 것이다. 그리고 다시 흩어져서 영속할 것이기에 결국 우리는 과거, 미래와 연결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저자는 믿음과 희망, 지식이 사라져도 그와 함께 우리의 몸과 마음이 사라져도 우리의 사랑은 세상에 남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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