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의 가격 - 기후변화는 어떻게 경제를 바꾸는가
박지성 지음, 강유리 옮김 / 윌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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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 위기하면 사람들은 끔찍한 상상을 한다. 영화 투모로우 처럼 대서양 열염순환이 멈춰 북반구에 심각한 빙하기가 도래하거나, 해수면 상승으로 세계 주요 해안이 잠기는 모습, 수자원을 두고 전쟁을 벌이거나 북극항로를 두고 국제적 갈등이 비화하는 장면들이다. 이는 모두 현실적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일어날 확률이 희박하기도 하다. 저자는 부제 슬로우 번처럼 극적인 피해보다는 이미 현실로 다가와 슬슬 우리를 태우고 있는 천천히 연소하고 있는 부분을 직격한다. 이 부분들은 잘 인식되지 않고 천천히 진행되나 이미 일어나고 있고 현실적이며 피해도 막대하다.

 우선 기후 위기로 인한 환경재난의 인적 자본 피해를 지적한다. 환경 재난이 나면 물적 재산 피해는 눈에 드러나가 집계된다. 하지만 인적 자본 피해는 그렇지 않다. 연구결과 1인당 평균 10-100$의 물적 자본 피해를 입히는 자연재해는 1인당 약 41$의 인적 자본 피해를 입힌다. 학생의 경우는 그것이 집중되어 1인당 245$의 피해에 이른다. 미국에서 허리케인 카트라니가 피해를 입혔을 때 학생들은 주거지를 잃게 되었고 피해 복구 기간인 5주간 학습을 하지 못했다. 이것이 인적 자본 피해다.

 기후 위기로 인한 더위는 이런 인적 자본 피해를 가속화한다. 1978-2011년간 미국의 기온은 0.55도 상승했다. 그리고 같은 기간 평균적인 미국의 중학새으이 성적은 약 1%감소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미국의 전반적인 학습 성과의 감소는 대략 10%정도로 추정된다. 특히,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에 피해가 집중된다. 이들이 더위 피해가 더 큰 저위도 지역에 주로 거주하고 냉방시설이 갖춰지지 못한 곳에서 주로 공부하기 때문이다. 이는 나라별로도 차이를 나타낸다. 미국의 학생은 32.2도 이상인 날이 연간 12일이나 인도는 연간 100일이 넘는다. 여기에 미국의 학생은 냉방시설의 보호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인도는 거의 그렇지 못하다. 이런 더위로 인한 학습성취도의 차이는 국가간의 차이를 더욱 강화하고 고착화할 가능성으로 다가온다. 

 높아진 기온은 생산성도 떨어뜨린다. 1994-2005년까지 미국의 수십개의 공장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32.2도 이상인 날이 6일 이상 지속될 경우 주간 생산량이 8%이상 감소했다. 시카고 대학팀은 연구결과 실내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생산성이 2-4%감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야외 작업장일수록 극적으로 다가온다. 실내 사무실은 더워질 경우 면적이 좁아 에어컨이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야외 작업장은 넓고 사업에 따라 개방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에어컨을 설치하지 못하거나 비용이 너무 높기에 설치를 안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따라서 기후위기가 심화할 수록 야외 작업장의 생산성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것 역시 고위도 부유한 국가와 저위도 가난한 국가간의 차이를 더욱 심화할 것이다. 저위도 국가일수록 야외 작업장이 더욱 덥고 냉방 시설이 없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높아진 기온은 범죄도 증가시킨다. 세계 여러 나라들은 치안에 생각보다 많은 비용을 쓴다. 미정부와 지방정부들이 2019년 치안활동에 쓴 돈이 1250억 달러다. 이는 재정의 7%나. 유럽연합은 2015년 치안에 2500억 달러를 사용했다. 매슈랜슨은 미국 3000여개의 카운티 1만 7천개 데이터를 연구했다. 그 결과 1980-2009년까지 일일기온이 높아질수록 범죄가 증가하는 상관성이 밝혀냈다. 32.2도 이상 기온이 일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월간 강간 범죄는 5%증가했고 살인과 가중폭력은 3%증가했다. 더워지면 폭력이 증가하는 요인으로는 더위가 공격성을 가중시키는 것과 날씨 변화로 인한 생계 악화가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 기온이 높아져 주로 바깥에서 생활하는 빈도가 증가해 사람과의 만남이 잦아져 범죄가 증가할 가능성이다. 기온과 정서간엔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 최고 기온이 38.9도 이상인 날은 사람의 기분은 표준 편차상 15%나 내려간다. 보통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전환되는 우울한 월요일의 경우 표준편차가 10%정도 감소하는데 그 이상인 것이다. 그리고 38.9도 이상이면 사람들의 욕설 사용은 평소에 비해 3-4%증가한다. 더위는 사법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제학자 패트릭 베리사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의 법정에서 선고 당일 기준이 높으면 형량이 높아졌고 기각 가능성이 낮아졌다. 

 이처럼 더위가 심해질수록 사람들은 이를 피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능력은 개개인의 경제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사람들은 매우 덥거나 추운날을 피하기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 사람은 대개 15-20도를 가장 선호한다. 실제로 미국 LA의 경우 같은 도시더라도 지형과 녹지 비율에 따라 기온차가 난다. 그리고 이런 지역의 기온 분포와 사람들의 소득 수준은 거의 일치했다. 부유한 사람일 수록 쾌적한 기온의 지역에 거주했고, 가난한 사람일수록 더위가 강한 지역에 거주했다. 

 기후 위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농업생산을 것이다. 문제는 전 세계 소득 분포의 하위 10%에 해당하는 빈곤층이 대개 농업에 종사한다는 점이다. 농업은 기후에 당연히 민감하다. 2도 상승할 경우 옥수수, 쌀, 밀, 콩 등 주요 식량작물의 수확량은 20%나 감소한다. 그리고 선진국과 후진국일수록 이런 기온상승에 대처할 농업기술과 시설에서도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즉,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최하위 10억의 생계 소득이 상당량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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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브레인 - 우리 몸과 마음을 컨트롤하는 제2의 뇌, ‘장(腸)’
에머런 마이어 지음, 서영조 외 옮김 / 레몬한스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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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의학은 만성질환을 잡지 못했다. 실제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평균수명의 증가는 거의 한계에 다다른 듯 보이며 만성질환과 심혈관질환, 알츠하이머, 암으로 인한 사망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전통의학은 인간을 기계처럼 파악하고 각 기관 역시 부품처럼 여겨 문제가 생기면 교체하거나, 제거, 수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는 갑작스런 외상, 감염병, 급성질병엔 효과적이었으나 나머지엔 그렇지 못했다. 

 최근 의학은 장에 주목하고 있다. 장은 제 2의 뇌라 불린다. 장에는 무려 5천만에서 1억개의 신경세포가 존재하는데 이 수는 척수의 신경세포수와 맞먹는다. 그리고 장의 면역세포는 몸 전체의 면역세포와 비슷하다. 그리고 장은 장에 분포한 수많은 감각기관에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실시간으로 미주신경을 통해 뇌와 소통한다. 이는 우리의 생각, 감정, 의사결정, 건강상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니 장은 제2의 뇌가 될 수 밖에 없다.

 장에 이렇게 신경이 많이 분포한 이유는 자명하다. 무언가를 잡아먹는 동물에게 소화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먹이가 되는 것은 매우 다양하며 그 안의 성분은 더욱 다양하다. 또한 주변의 환경은 먹이의 변화, 소화하는 나의 상황 등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니 장에 신경이 많이 분포하고 뇌와 실시간 상호소통하는 것은 진화상 매우 당연해 보인다. 

 장에는 무려 100조 마리의 미생물이 거주한다. 이들은 진화 상 우연히 동물의 장에서 거주하며 숙주와 서로 이득을 주고 받았을 것이다. 인간 외에도 굉장히 많은 동물의 장에서도 미생물이 거주하는 것을 보면 이런 공생 관계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장내 미생물의 수는 인간의 세포수를 아득히 넘어서며 적혈구까지 합쳐야 간신히 비슷해질 정도로 많다. 인간의 유전자 개수는 360개에 불과하지만 이들 다양한 미생물의 유전자는 7백만 개에 이르며, 무게는 1-2.7kg정도에 달한다. 

 장내 미생물은 태어난지 3년 정도에 완전히 구성된다. 이후 환경 변화와 음식변화에도 이 구성은 거의 변화하지 않는다. 바꾸는 방법은 타인의 분변 이식 뿐이다. 다만 먹는 음식이 바뀌면 장내 미생물군의 소화과정에서 배출하는 대사산물이 변경된다. 이 대사산물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인간의 건강, 소화, 정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식사를 하는 중간에는 장은 소화에 전념하지만 식사 사이 시간에도 일을 한다. 몸은 느끼지 못하지만 이 빈 시간에 장은 압력파인 이동성 운동 수축파를 내보내 위나, 소장의 찌꺼기 및 남은 세균등을 대장으로 이동시키는 청소일을 한다. 

 장과 뇌는 실시간으로 의사소통을 하지만 상당히 일방적이다. 미주신경을 통한 이 정보량에서 장에서 뇌로 보내는 정보가 무려 90%에 달하고, 뇌에서 장으로 보내는 정보는 10%에 불과하다. 즉, 장은 뇌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지만, 뇌는 반대로 장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는다. 장은 뇌로부터 섭취한 음식의 이동속도의 조절, 소화를 위한 적정량의 산과 담즙에 대한 정보를 받는다. 

 맛은 혀만 느낀다고 생각하지만 장도 느낀다. 장에서는 적어도 단맛과 쓴맛 수용체가 발견되었다. 단맛 감지기는 포도당의 혈류 흡수와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준비하고 뇌에 포만감 신호를 준비한다. 그리고 쓴맛 수용체는 자극을 받으면 그렐릴은 분비한다. 이는 공복 호르몬으로 식욕을 자극한다. 심지어 냄새를 맡는 후각 수용체도 장에 분포한다. 

 세로토닌은 정상 상태에서는 소화가 규칙적으로 진행되게 돕는다. 장에는 세로토닌 분비세포가 90%나 모여있다. 세로토닌은 기본적으로 보상을 얻었을 때, 즉, 음식물을 먹었을 때 분비되는 것이 기본이니 이는 매우 당연한 일이다. 세로토닌은 미주신경과 장신경계의 감각신경 말단을 활성화 한다. 이는 장관 아래로 내려가는 내용물에 대해 정보를 장신경계에 제공하여 연동반사를 촉진한다. 식중독이 일어나면 세로토닌은 고농도로 분비되어 구토와 설사를 유발한다. 평소의 낮은 세로토닌 수치는 긍정적 정서와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먹으면 살짝 기분이 좋고 행복한 것이다.

 장펩타이드는 장내 미생물들이 소화계 및 뇌와 의사소통 하는 도구다. 장펩타이드는 장의 호르몬 세포와 장신경계의 신경 세포에서 분비한다. 

 장내 미생물군은 기본적으로 인간과 공생한다. 그리고 유익균도 있지만 유해균도 있다. 유해균이라고 해서 항상 인체에 적대적인 것은 아니면 평소엔 잠자코 있다가 식단이 바뀌거나 항생제가 들어오거나 급격한 스트레스나 만성 스트레스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변모한다. 장내 미생물군은 인체의 장에 거주하며 적정한 온도와 안정적 먹이 공급,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 받는다. 그리고 그 대가로 인간이 소화하지 못하는 식이섬유 및 복합당을 소화하여 여러 장내 대사산물을 제공하고, 추가 열량을 제공한다. 그리고 인간이 생성하지 못하는 필수 비타민 일부를 생성하며 인체가 해결하지 못하는 독성물지이나 화학물질들을 해독한다. 장내 미생물 군 역시 들어오는 음식에 대한 대비 및 주변 환경에 따른 인체의 변화에 대응을 해야 하기에 인간의 몸, 즉 장내벽의 신경세포에 접속해 정보를 얻어낸다. 

 장내 미생물군은 염증신호, 호르몬, 신경신호등의 채널로 소통한다. 이 정보는 장 내벽을 덮고 있는 얇은 점액층의 두께와 무결성 장내벽의 투과성, 혈액-뇌 장벽에 크게 의존한다. 이 장 내벽은 기본적으로 매우 튼튼하기에 장내 미생물군은 사실 웬만한 것으로는 뇌에 정보를 보내는 것이 제한된다. 하지만 스트레스, 염증, 고지방 식단, 특정 식품 첨가물 등이 이 장벽에 틈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이 경우 부적절한 의사소통이 일어나 인체가 교란된다. 

 장내벽 바로 아래에는 특수한 면역세포인 수지상 세포가 있다. 이는 길게 늘어나서 장 내부까지 닿는 촉수가 있다. 그래서 장벽 가까이 사는 장내 미생물과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정상 상태에서는 수지상 세포의 수용체들은 해롭지 않은 미생물에서 다양한 신호를 인식하여 모든 것이 정상이고 방어 반응이 필요치 않다는 사실을 면역체계에 알린다. 이렇게 인간의 면역 세포는 생애 초기에 다양한 장내 미생물군과 상호작용하며 평화 신호를 해석하는 방법을 학습한다. 장에 유해한 것이 침투하면 수지상 세포는 면역 반응을 일으키고 이러면 장내에 일련의 염증반응이 생성된다. 

 장내벽 보호 점액은 장벽 속의 특수세포가 생성한다. 2층이다. 바깥층은 장내 미생물이 대다수 거주하는 곳으로 복합당 분자인 뮤신이 있다. 뮤신은 인체가 굶거나 식이섬유를 섭취하지 않을 시 미생물의 영양공급원이 된다. 안쪽층은 매우 밀도가 높아 세균의 침투가 거의 불가능하다. 미생물이 장내벽을 덮은 보호 점액층에 침투하면 미생물 세포벽의 분자들이 장 내벽 아래에 있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한다. 면역세포는 이들이 어느 정도 위험을 초래하는지를 판단하여 면역반응강도를 조절한다. 지질다당류도 이런 일을 하는데, 이는 그람음성균이라는 미생물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요소로 장의 누수성을 높여 미생물이 면역체계로 쉽게 이동하게 한다. 동물성 지방의 과다섭취는 장에 그람음성균, 피르미쿠테스균, 프로테스균의 비율을 상대적으로 높여 면역활성화 매커니즘이 만성작동하게 만든다. 염증이나 스트레스, 과다식이지방은 미생물과 장내벽을 분리시키는 2층의 방어벽을 손상시켜 결국 미생물의 신호전달을 과다하게 만들어 면역체계를 과활성화시킨다. 이로 인해 염증반응이 전신으로 퍼지는 대사독혈증이 발생한다. 이 경우 신체는 에너지 수준이 떨어지며 피로와 통증민감도가 커지고 우울해진다. 염증반응 물질인 사이토카인은 혈액으로 흘러 들어가는데 혈액-뇌 장벽을 뚫고 뇌속의 미세아교세포를 활성화한다. 이는 알츠하이머의 유발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장내 미생물들은 수 많은 대사산물을 만들고 이는 혈액으로 흘러들어간다. 이는 신경 자극성 물질로 추정된다. 장내벽에는 세로토닌이 가득한 장크롬친화세포가 있는데 이 대사산물이 이를 통해 신경계와 연락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대사산물 중 일보는 장크롬친화세포에서 세로토닌 분비를 증가시켜 수면과 통증민감도, 총체적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 

 동물이 받는 스트레스는 불안은 당연히 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바깥 상황이 안 좋은데 여유롭게 에너지를 소화에 쓸 수만은 없는 일이고, 안 좋은 바깥 상황은 먹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 이는 당연하다. 문제는 이것이 일시적이지 않고 장기적이고 항구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구결과 아동기에 불운한 경험은 우울증 밋 약물중독 위험은 4-12배 증가시키고, 건강상태는 2-4배 정도 악화시킨다. 그리고 원숭이 실험결과 어미의 스트레스 수준과 성인이 된 자녀의 신경계가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식이 밀접하다. 어미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돌봄의 질일 떨어지는데 새끼가 스트레스를 받아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방출인자가 증가하고 스트레스 통제체계가 약화한다. 이것이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지는 것이다. 인간의 뇌 역시 유년기에 불운한 경험을 하면 이에 반응해 재정렬하고 이 상태는 평생 지속된다. 이는 후성유전이고 언급한 것처럼 유전된다. 

 그리고 유년기 스트레스는 뇌와 장에 영향을 미치고 장내 미생물군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이 더 강하게 수축해서 섭취한 음식물을 빠르게 밀어내기에 설사를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내 환경이 변화하여 분변성 세균의 수와 유산균의 수는 줄어들며, 이질균과 대장균등 장관감염균이 늘어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노르에피네프린은 침입균을 더 공격적이고 끈질기게 한다. 

 원숭이 실험결과 임신 중인 모체의 스트레스는 자녀의 장내 미생물군을 변화시켰다. 그리고 어미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질내 미생물 생태계도 변화한다. 특히 유산균이 줄어들어 질내 산성도가 약해져 감염에 취약해졌다. 모체 질내 미생물군은 포유류의 경우 태아의 장내 미생물군의 첫 씨앗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리고 모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태아의 뇌가 집중적으로 성장하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분자가 변화하여 태아의 뇌발달에도 저하가 있었다. 

 그리고 쥐에게 항생제를 투여하자 장내 미생물군이 역시 변화했다. 주의 행동이 변화했는데 쥐는 대개 어둡고 보호된 장소를 선호한다. 밝고 개방된 곳은 위험해서 싫어하는데 덜 불안감을 느끼며 이런 곳으로 행했다. 하지만 항생제 투여를 중지하자 행동이 정상화했다. 

 또한 쥐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했다. 투여하기 전 쥐가 싫어하는 행동인 수영을 하게 했다. 이는 스트레스를 불러일으켜 염증성 분자인 사이토카인이 증가했다.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이자 혈액과 뇌에서 우울반응이 감소했다. 이는 인간에게도 유의미했는데 프랑스와 영국에서 일반성인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1개월간 섭취하게 하자 불안감과 우울감이 개선되었다. 

 자폐증 환자의 40%는 위장관 장애를 갖고 있다. 또한 이들은 혈중 세로토닌 농도가 높고 장내 미생물군이 달라 대사산물도 다를 것으로 여겨진다. 한 연구에서 임신한 쥐에게 바이러스 감염을 모방하고 면역체계를 활성화하는 물질을 투입했다. 태어난 새끼들은 불안 유사행동, 정형적 반복 행동, 손상된 사회적 상호작용 등 자폐와 유사한 행동을 보였다. 그리고 새끼쥐의 장내 미생물군에서 자폐 어린이의 소변에서 확인된 대사산물과 비슷한 대사물질을 확인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자폐유사 행동을 보이는 새끼 쥐에게 정상 쥐의 대변을 이식하자 행동이 정상화하였다. 

 인간의 정서도 장의 영향을 받는다. 뇌기반 정서회로는 대부분 유전적으로 결정되고, 생애초기 후성유전으로 변형한다. 그리고 감정과 장반응이 완전히 발달하려면 장내 미생물 체계를 훈련하고 미세하게 조정하는 평생에 걸친 학습이 중요하다. 개인의 고유한 발달사, 생활방식, 식습관이 모두 감정생성체계를 미세 조정한다. 그리고 개인정보를 저장하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뇌에 만든다. 

 장내미생물군은 생후 2.5-3세가 골든타임으로 이 때 형성된다. 인간의 모유에는 인간의 장이 소화하지 못하는 올리고당이 함유되어 있다. 올리고당은 유익한 미생물 비피더스균의 먹이인데 비피더스균이 모유의 올리고당으로 성장하여 이후의 고형식사에 대비한다. 식단을 식물성이나 동물성으로 갑자기 변화시키면 장내 미생물도 변화한다. 하지만 미생물군의 변화보다는 대사산물의 변화가 크다. 이처럼 장내미생물군은 생애 초기에 결정되지만 유연함이 크다. 이는 진화상 인간의 식량 사정이 늘 변동성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동물성이든 식물성이든, 잡식이든 뭐든 소화가 언제든 가능한 체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장내 미생물군은 식물성 식사를 선호하는 것을 보인다. 식물유래 탄수활물은 장내 미생물에 의해 뷰티르산 같은 짧은 사슬 지방산으로 대사된다. 뷰티르 산은 대장 내벽의 세포에 먹이를 제공하고, 장신경계 건강을 증진한다. 

 반면 동물성 지방의 과다섭취는 좋지 않아 보인다. 과거 과체중과 비만은 복부에 내장지방을 형성하고 여기서 사이토카인이 분비되어 염증을 유발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굳이 비만이 아니더라도 단 한번의 고지방식사로도 장의 면역체계가 경도 염증상태가 될 수 있고 동물성 지방함량식단의 정기적 섭취는 지속적인 경도염증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간의 식사량은 시상하부와 도파민 보상체계, 실행제어체계가 결정한다. 그런데 과다 동물성 식사로 염증신호가 시상하부에 도달하면 식욕조절 매커니즘의 균형이 상실된다. 그리고 현대는 늘 먹을 것이란 보상이 여기저기에 널려있다. 대문에 보상체계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으므로 현대인은 음식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공감미료는 체중증가와 제2형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과 관련이 깊다. 이들은 포도당불내증을 일으켜 대사증후군을 유발하고 마치 고지방 식사를 한 것처럼 박테로이데스균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인공감미료를 열량이 없으므로 섭취시 장내미생물은 열량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하여 대사 경로를 바꾸어 추가 열량을 제공한다. 즉, 먹는 것 없이도 섭취 열량을 늘리는 것이다. 

 식품유화제는 위장관 내부 표면의 점액층을 파괴한다. 이러면 장내 미생물이 장벽에 쉽게 접근하여 면역이 과다 활성화해 대사독혈증이 생길 수 있다.

 이처럼 장내 미생물군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하다. 책은 마지막으로 장내 미생물을 관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1. 장내 미생물 군의 다양성을 위해 자연발효식품, 프로바이오틱스를 꾸준히 섭취한다.

2. 식단에서 동물성 지방은 가급적 줄이고 가공식품도 줄인다.

3. 식사량을 줄이고, 간헐적 단식을 한다.

4. 태아의 영양상태에 관심을 갖는다.

5. 스트레스를 줄인다.

6.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식사하지 않는다.

7. 다른 사람과 즐겁게 식사한다.

8. 나의 직감에 귀를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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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멸종 - 기술이 경험을 대체하는 시대, 인간은 계속 인간일 수 있을까
크리스틴 로젠 지음, 이영래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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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뛰어난 지능과 사회적 협업으로 문명과 과학기술을 일으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수없이 아웃소싱했다. 글과 책을 만들어 모든 것을 암송하는 것에서 벗어났고, 도구를 만들어서 수많은 손기술을 대신했다. 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도구는 이처럼 인간 신체와 두뇌의 확장으로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너무 강력하다보니 사람은 정작 자기가 직접 수고를 들여 해야 할 일과 그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고 있다. 요즘 초등학교 1학년은 입학하면 예전 아이들과는 다르게 매우 단순한 학교 건물에서도 길을 잃고 헤매는 일이 허다하다. 이는 입학 전 아이들이 구조가 단순한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모든 이동을 부모의 차로 하며, 친구들과 동네에서 뛰어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취학 전 단순한 공간 만을 경험하여 특정 지역에서 길을 기억하고 찾는 능력을 배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경향은 디지털 플랫폼과 SNS, 여기에 언제든 접속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가 등장하며 더욱 심화하고 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대면하려 하지 않고, 공적 공간에도 잘 머무르려고 하지 않으며 가상에서의 매개된 경험을 실제로 착각하고 의미 부여를 하고 있다. 책은 이런 매개된 경험이 인간의 많은 것을 빼앗아 가고 있음을 경고하다. 

 개인화된 기술 덕분에 사람들은 깨어 있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가상 공간에 나만의 현실을 만들고 그 안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실제 인간 경험은 날이 갈수록 줄고 있는데 이는 공통의 현실과 목적에 대한 의식이 약해지고 인간 판단에 대한 불신으로 문화와 정치가 양극화된 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사람들은 많은 시간을 직접 경험보다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낸 경험을 소비하는데 사용한다. 숏츠를 보거나 유튜브, SNS에 시간을 소요하는 것들이 그런 것이다. 

 그래서 빅테크들은 경험을 마케팅에 활용한다. 개인의 경험은 특유의 것이라 마케팅에 부적합하나 그 경험이 특정 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로 이어지면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특정 음악가의 음악을 들는 실제 경험보다는 그 음악을 들었다는 것을 사람들이 선호한다면 마케팅이 된다. 


1. 대면의 상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수백만년의 진화 끝에 감정을 드러내는 표정, 자세, 몸짓을 읽게 되었다. 물론 여기에는 개인차가 있으며 문화적 차이도 크다. 물론 이는 생득적이기도 하지만 문화적 차이도 있기에 훈련과 경험이 필요하며 이는 대면으로만 양성될 수 있다.

 그리고 대면관계는 사람들로 하여금 거짓말도 줄이게 한다. 인간은 대면하여 거짓말을 하는 경우 미세한 경련이나 수상한 눈의 움직임 등 여러가지 사인을 자신도 모르게 내보낸다. 그리고 타인 역시 이를 자신도 모르게 눈치챌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람은 대면 관계에서는 거짓을 망설인다. 하지만 비대면이면 이런 것은 전혀 없다. 어떤 사인도 드러내지 않은 상태로 거짓말이 가능하다. 실제로 화면을 매개한 비대면의 경우 거짓말의 성공확률은 대면보다 높다.

 대면은 놀랍게도 건강과도 관련한다. 인간은 뇌와 심장을 연결하는 미주신경의 긴장도로 타인과의 연결능력을 강화한다. 그래서 타인을 감정적으로 인식하고 그들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을 때 신체적으로도 건강하다. 그리고 이 미주신경계는 사용하지 않으면 능력이 저하된다. 즉, 대면을 통한 타인과의 관계가 단절되면 미주신경계의 건강도 악화한다는 것이다.  

 스탠퍼드 대학 커뮤티케이션 교수 크리포드 나스는 미디어의 사용과 부정적 사회적 웰빙(낮은 자신감, 비정상적 느낌, 수면 부족)이 강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연구했다. 그리고 반대로 대면은 긍정적 사회적 웰빙과 강한 상관 관계가 있었다. 

 대면은 생산성과도 관련한다. 펜데믹으로 미국의 직장인은 상당 수가 재택근무를 했다. 가정과 직장을 양립할 수 있었고 편안했다. 하지만 고용주는 팬데믹의 종료와 함께 직장 복귀를 명령했다. 상당수 노동자가 이에 반발했지만 결국 복귀하게 되었다. 이는 생산성과 관련한다. 직장 내에서의 다른 부서 타인과의 만남은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그래서 많은 직장들은 업무에 집중할 개인 공간을 보장하면서도 다른 부서 및 타인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기획한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이경준 교수도 과학 공저자들이 물리적으로 서로 가까운 거리에 있을 수록 그들 상호간의 연구 인용이 늘어났고 논문의 질도 우수해졌음을 밝혔다. 


2. 손의 상실

 매개된 경험으로 손글씨도 사라지고 있다. 글씨는 쓰는 것은 느리고 번거로운 일이지만 이것은 단순 반복이 아니다. 손글씨는 개개인의 인간성과 반응성, 변화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미국 교육 공통핵심기준에서 이미 손글씨는 목표가 아니다. 미국의 학생들은 더 이상 필기체를 배우지 않기에 과거 사람들의 쓴 글을 독해하지 못한다. 상당수의 미국인이 자신의 이름만 겨우 쓰는 수준이며, 제과 제빵업계에서는 사람들이 케이크에 글씨를 제대로 써 넣지 못한다고 울상일 지경이다. 

 손글씨의 상실은 자신의 생각을 필기로 표현하는 즐거움과 글씨가 주는 시작적 즐거움, 고인의 글을 읽는 능력의 상실로 이어진다. 또한 손 글씨는 읽기의 기초가 되는 뇌 영역의 문자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손글씨는 읽기를 촉진하며 단어인식과 읽기 능력을 향상시킨다. 또한 손글씨는 학습 내용을 적으면서 기억을 촉진하고 속도가 느리기에 강의 내용을 요약하게 만든다.

 사라지는 것은 글씨만아 아니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이미 사람들은 수 많은 디지털 도구로 인해 그림을 그릴 필요가 없어지고 있다.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는 물론 학생들도 디지털 도구를 이용해 손쉽게 그림을 생성한다. 하지만 인간 손 그림 역시 사람의 정신과 상당히 관련한다. 

 사람은 더 이상 도구도 잘 만들지 않는다. 산업 시대 공장에서 기성품이 등장하며 이미 손으로 무언 가를 만드는 것은 상당히 쇠퇴했지만 디지털 도구가 등장하면서 더욱 만들기 기능이 쇠퇴하고 있다. 


3. 기다림의 상실

 매개된 경험은 기다림도 없앤다. 조사결과 미국에서는 2005년에 비해 최근 다른 운전자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의 표현이 크게 증가했다. 무려 2배다. 이는 스마트폰의 등장과 비슷하다. 아마존은 페이지 로딩시간을 100밀리초 단축할 때마다 매출이 1%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구글은 사람들이 400밀리초의 지연도 길어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실제 사람들은 대부분의 온라인 사이트에서 속도가 느려지면 8초 이상을 참아내지 못하고 장바구니를 던져버린다. 그리고 2300만개의 동영상을 시청한 670만의 시청자들은 2초 안에 동영상이 재생되지 않으며 시청을 포기했다. 이처럼 사람들은 매체를 통한 경험으로 인해 인내심을 크게 상실한 상태다. 그리고 인내심의 상실은 기다림의 상실로 이어진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기다릴 때 지루함을 느낀다. 과거에는 이 시간 동안 지나가는 사람을 관찰하거나 책을 보거나, 돌아다니거나 생각을 하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로지 가지고 있는 기기로 매개된 경험을 한다. 매개되지 않은 틈새시간은 거의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루함을 보내는 시간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사람들은 과거 버스나 지하철에서 이동하거나, 걷거나 무언가를 기다리는 동안 딴생각을 많이 했다. 이런 딴생각은 백일몽으로 불리는데 자기인식과 창의적 숙고, 즉흥성과 평가, 기억 강화, 미래 및 목표지향적 사고, 다른 사람의 관점 모사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시간이 실시간 매개체를 통한 경험으로 인해 사라진 것이다.

 사람들은 지루함을 쉽게 날릴 수 있고 무엇이든 매개체를 통한 빨리 경험하기에 인내심도 상실했다. 때문에 무언가에 대해 만족을 미루고 숙고하기 보다는 즉흥성에만 반응한다. 그리고 이런 개개인이 많아짐은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인내심의 부족은 조급함을 야기하고 이는 전문가와 기관에 대한 사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대중담론은 숙고와 상식, 공유보다는 즉각적인 반응만을 보이기 때문이다.


4. 감정의 상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 표현도 더 이상 대면으론 잘 하지 않는다 미국의 젊은 세대들은 곤란한 감정 상황 해결에 이미 이모티콘을 사용한다고 한다. Z 세대의 32%가 이모티콘을 사용해 인간 관계를 정리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내기에 자신의 감정에 대해 숙고하지 못하며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을 기회도 거의 없다. 공감을 타고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훈련이 필요한데 상상력과 의지가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타인과의 실제 만남을 통해 그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려고 노력하는 경험에서 비롯된다.미시간대 사회연구소에 의하면 연구결과 오늘 날의 대학생들의 공감능력은 20-30년 전 대학생들의 공감능력에 비해 40%나 떨어진다고 한다.

 다른 인간과의 대면은 타인에 대한 건강한 존중과 공감 발전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감정노동도 아웃소싱중이다. 아기 생일 파티를 주관할 사람을 구한다던가, 연로한 친지를 대신 돌봐줄 사람을 구하는 것들이 그런 행위다. 그리고 심지어 사람들은 타인 대신 기기에 애정을 품기 시작했다. 최신 제품에 대한 애정, 인공지능이나 챗봇에 대한 애정, 자신이 운영하는 플랫폼에 대한 애정들이다. 

 그리고 빅테크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사람들의 감정을 계량화, 정량화하고 측정하고 마케팅의 도구로까지 삼으려고 한다. 사람의 감정은 상당히 복합적이며 맥락적이다. 때문에 사람은 때때로 자신의 감정에 혼돈을 느끼고 타인의 감정을 읽는데도 어려움을 느끼곤 한다. 이는 경험을 통해 차차 채워지는 부분인데 빅테크들은 각정 센서들을 동원해 사람의 미세한 행동 패턴을 포착하고 측정함으로써 정확한 감정을 측정하여 제공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은 물론 타인까지다. 이처럼 감정의 성찰마저 기기에 아웃소싱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지에 대해 저자는 묻는다.


5. 쾌락의 상실

 사람의 쾌락도 매개된다. 사람들은 매개된 쾌락을 수용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면 데이터에 근거하지 않은 경험에 대해서는 거부감과 불신감이 든다. 타인이 추천하지 않고 평가도 없는 장소나 식당, 업체는 불편해하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은 점점 더 많은 쾌락을 매개하고 있다. 이는 사람의 감각을 제한한다. 사람이 여행을 가서 식당을 가게 되면 그곳의 온도와 분위기, 냄새, 맛, 향, 소리를 모두 종합적으로 경험한다. 하지만 매개된 경험은 그것을 시각과 청각으로만 제한한다. 

 여행의 주는 쾌락도 그러하다. 여행은 대개 계획하지 않은 것이며 예상치 못하고, 방향감각도 상실하며 다양한 일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관광은 철저하게 계획한 것이고 안전하고 통제된 것이다. 그리고 현대의 기술은 이런 관광을 더욱 강화하였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여행지에서도 장소로의 몰입보다는 더 친숙한 쾌락이나 오락으로 옮겨간다. 실제로 7일 정도의 휴가기간동안 한 가족은 대개 200개의 자료를 SNS에 업로드한다. 이처럼 여행은 몰입보다는 매개 경험되며 사람들은 기록에 초점을 두게 된다. 그리고 이런 기록이 넘쳐나기에 의미가 있으려면 기준이 상당히 높아져야 한다. 아마존에서 처음 카누를 탄 10대이거나, k2에 오른 첫 번째 80대 사서 정도가 되어야 한다. 기술기업들은 이런 자기기록을 부추긴다. 

 예술을 통한 쾌락도 마찬가지다. 예술가는 아이디어, 감성, 메시지를 특별하게 자신의 작품을 통해 전달한다. 그래서 예술품을 통해 사람들은 인간경험을 다른 방식으로 보게 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래도록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인내심이 없어 작품당 평균 10초 정도를 감상한다. 심지어 예술관을 가는 목표가 모든 작품을 촬영하는데 있는 경우도 많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작품에 대한 집중도가 적어 기억을 더 적게한다. 


6. 공간의 상실

 공간과 장소는 다르다. 공간은 정의와 의미를 얻을 때, 또는 경계가 생기고 인적요소가 가미되면 비로소 장소가 된다. 그래서 사이버 공간은 있지만 사이버 장소란 명칭은 딱히 없다. 그런데 이런 장소들이 공간으로 대체되고 있다. 사람들에게 특정 지역이 의미가 없어진다는 의미다. 

사람들은 도시나 지역에 살면서 자연스레 이런 저런 공적 공간에 모이게 된다. 지하철 역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모이게 되고, 공원에서 모이게 되며, 영화관 앞에서 영화를 기다리며 모이곤 했다. 그러면서 타인을 바라보고 대화를 하기도 하며 그 곳은 공적 공간으로 의미를 다졌다. 시민사회는 오랫동안 이런 특정한 장소에 의존해 왔으며 이런 장소는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의미를 가졌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은 이런 장소에서 와이파이만 켜고 있다. 와이파이 존이 공적 공간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런 사람들은 부재하는 현존이 된다. 이는 특정 장소에 있지만 그곳에 전혀 집중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지하철을 타면서 스마트폰만 하고 있다면 그러하며 거리를 걸으면서도 역시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숏츠에만 집중한다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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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 생명과 죽음의 심오한 화학
닉 레인 지음, 김정은 옮김 / 까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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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론은 매우 흥미롭다. 나는 지리학과 진화론, 우주론, 생물학 책을 가장 좋아한다. 다른 모든 학문이 훌륭하고 재미있지만 위의 것들이 모든 것이 일어난 근원을 가장 잘 설명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진화론은 이 중에서 지구상의 생물과 인간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를 가장 잘 설명한다. 이런 진화과학을 세계 최고의 물질 국가인 미국인은 고작 35%만이 믿는다고 한다. 웬만한 경제 중진국보다도 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가끔 무척 역설적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진화과학은 생명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일단 생겨났고, 그 이후의 변화 양상과 그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게 중점이다.

 책 트랜스포머는 생명이 생겨난 과정을 설명한다. 그래서 올 상반기에 본 책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다. 물론 책은 어렵다. 저자는 교양 과학서를 쓰는 다른 저자들과 다르게 화학식을 본인 입장에서는 매우 쉬웠겠지만 일반인이 보기엔 어렵게 썼다. 그래서 나도 읽는 게 쉽지는 않았다. 

 

1.크레브스와 역크레브스 회로

 자손을 남기려면 세포는 성장과 수선을 해야 한다. 그리고 번식과 유지를 위해 궁극적으로 자신을 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온전히 기능하는 물질대사의 연결망이 필요하다. 결국 살아 있다는 것은 이런 연결망을 통해 물질과 에너지가 끊임없이 흐른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 물질과 에너지를 흐르게 하는 것이 크레브스 회로다. 한 방향으로는 에너지를 만들고 반대방향으로는 물질을 만든다. 정방향 크레브스 회로는 먹이의 탄소골격에서 수소 원자를 뜯어내어 산소와 이를 결합하여 에너지를 만든다. 즉, 산화를 하는 것인데 이것이 세포호흡의 과정이다. 이 각 단계마다 방출되는 에너지는 절묘하게 포착되어 세포에 사용되고 활성이 없는 물과 이산화탄소는 배출된다. 그리고 역방향으로 작용하면 대부분의 아미노산이 여기서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역크레브스회로는 세포의 성장과 재생을 일으키는 생합성 엔진 역할도 한다. 여기서 축적되는 분자들은 세포의 상태를 유전자에 알려서 수 백개에서 수 천개의 유전자를 켜거나 끈다. 그래서 생명은 같은 경로는 통한 에너지의 생산과 분자의 합성이라는 상반된 과정을 균형있게 잘 해결해야 한다.

 아미노산이 질소를 잃으면 카르복실산이 되고 포도당이 분해되어도 카르복실산이 된다. 즉, 카르복실산은 생합성과, 에너지 생산의 단계에 중첩된다. 그리고 피브루산을 물에 넣으면 카르복실산이 된다. 크레브스 회로에서는 탄소6개의 포도당이 탄소3개의 피브루산 2개로 쪼개지고 각각의 피브루산이 아세틸CoA로 분해되어 크레브스 회로에 공급된다. 그래서 이 회로가 한번 돌면 이산화탄소 분자 3개와 수소분자 5개에 해당하는 것이 생성된다. 이 수소는 산소에 공급되어 세포 호흡을 거쳐 ATP를 생산한다. 포도당은 수소가 12개지만 크레브스 회로를 한 번 돌면 그 이상인 수소 20개를 얻는다. 8개는 중간에 투입되는 물을 쪼개 얻는 것이다. 그래서 대사를 활발히 하려면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세포막은 지질로 이뤄졌고, 6나노 두께다. 입자의 이동을 차단해 양성자조차 통과가 안딘다. 하지만 크레브스회로에서 생긴 2H를 태우려면 막이 필요하다. 2H들은 NAD+ 와 결합해 NADH가 된다. NADH는 2H를 산소에 전달하여 물을 형성하고 그 과정에서 에너지를 포획한다. NADH는 직접 세포로 전달하진 못하고 막자체와 연결되고 줄줄이 이어져 있는 운반체를 따라 전자가 이동한다. 이것이 호흡연쇄다. 전자는 운반체를 따라 세포내로 이동하는데 이러면서 세포 막과 밖의 양성자 농도차가 생긴다. 즉, 전위차가 생겨나고 양성자가 막 안쪽의 단백질 터빈을 돌리며 ATP가 합성된다. 동물마다 조금 다르지만 인간은 8개의 양성자를 돌려 3개의 ATP를 생성한다. 그리고 1개를 사용하고 2개를 다음 ATP생성을 위해 저장한다.ATP합성효소는 모든 미토콘드리아에 수천개씩 박혀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초당 500회가 넘는 회전을 한다. 

 세균도 세균 세포를 둘러싼 막이 하전되며 세포의 힘장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ATP보다 강한 에너지를 합성한다. 이러한 양성자 동력은 가장 오래된 세균 중 일부에서 이산화탄소 고정을 일으킨다. 

 작은 황세균은 아무 문제 없이 크레브스 회로를 역으로 돌린다. 이때 작고 붉은 단백질을 이용하는데 이것을 패레독신이라 하며 광합성에서 ATP생산과 이산화탄소 고정에 필수다. 이는 철을 함유해 붉은 색이다. 패레독신은 몇개의 원자로 이뤄진 작은 광물 격자 한 두개와 결합하여 이를 황-철 클러스터라고 한다. 페레독신과 이 클러스터가 결합하면 전자를 전달하는 강한 능력이 생긴다.

 페레독신은 가장 반응성이 없는 분자에도 전자를 넣을 수 있는데 여기에는 대가가 따른다. 페레독신이 산소와 자발적으로 반응하여 산소 농도가 낮을 때도 산화하는 것이다. 산소가 페레독신에게 홑전자를 잃으면 반응성이 있는 자유라디칼이 된다. 산소자유라디칼은 세포막의 지질을 산화시키고, 단백질 불활성과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그래서 식물은 페레독신을 사용하지만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그 사용을 엄격히 한다. 페레독신의 전자는 NADP+로 전달되어 NADPH를 형성한다. 자유라디칼 생성을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에 직접 전자를 넘기지 않는 복잡한 단계를 거치는 것이다. 

 식물에는 루비스코 단백질이 있는데 이는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대사가 매우 비효율적으로 이뤄지는데 이는 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날이 더우면 식물은 기공을 닫는데 그러면 루비스코는 이산화 탄소 공급은 줄고 대사에서 생겨나는 산소가 많아져 페레독신이 산소와 만나 자유라디칼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비효율적으로 산소로 광호흡을 하여 산소농도를 줄여 이 과정을 막게 된다.   

 

2. 생명의 시작

 크레브스 회로가 생명의 기원과 관련하려면 이것은 열역학적 선호가 있어야 한다. 역크레브스회로는 이산화탄소와 수소가 필요한데 초기 지구는 이산화탄소가 다량 존재했고 열수분출구 근처로는 수소가 꾸준히 공급되었다. 세균과 고세균에서 모두 발견되는 이산화탄소 고정 독립영양 경로는 아세틸 CoA뿐이다. 이는 이 경로가 양자의 공통조상에서 유래했음을 의미한다. 

 아세틸 CoA 경로는 크레브스처럼 수소와 이산화탄소에 의존하나 더 오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로는 짧은 선형 경로이고 이산화 탄소 고정을 위해 ATP가 필요없으며 고대의 철황 단백질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로는 크레브스 회로와는 다르게 당과 아미노산을 합성하지 못한다. 

 이런 선형반응은 의미가 있으려면 흩어지는 것보다 모이는 게 빨라야 하고 그런 장소가 광물의 표면이 될 수 있다. 전자 1쌍이 광물 표면에서 광물과 아주 가까이 있다면 인근의 이산화탄소의 탄소로 전달되게 된다. 그러면 공유전자쌍 1개가 탄소에서 이산화탄소의 산소로 이동해 음전하가 발생한다. 이 불안함으로 인해 산소의 전자가 광물 표면으로 전달된다. 이 과정은 세포의 페레독신이 이산화탄소로 전자를 전달하여 안정화하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광물에서 탄소 원자로 전자 1쌍이 이동하면 삼중결합 산소가 전자를 돌려받고 탄소의 음전하에 주변의 양성자가 결합하여 수소가 생겨난다. 그리고 이 수소와 탄소가 결합해 유기분자가 생성되는 것이다. 포름알데히드다. 이 포름알데히드에서 산소의 전자쌍이 인근 양성자와 공유되어 OH가 형성된다. 산소가 마지막 전자쌍을 만타 OH- 가 되어 떨어져 나가고 광물표면에는 에틸기가 남는다. 

 이 반응은 양성자가 풍부한 산성환경에서 잘 일어나면 물이 생성되는 탈수반응이다. 메틸기가 CO 옆에 있으면 아세틸기가 생성되고 아세틸기가 산소음이온과 반응해 아세트산 이온이 방출된다. 그리고 전자가 광물사이로 이동이 가능하다. 이렇게 광물에서 전자가 다시 채워지기에 광물에서 전자가 나오면서 생기는 처음의 반응이 지속적으로 가능해진다. 

 수소와 이산화탄소의 반응은 어렵다. 그래서 촉매인 황-철광물이 필요하다. 촉매가 지속되려면 수소에서 전자가 보충되어야 하는데 수소는 매우 안정적이라 이것이 어렵다. 하지만 심해열수분출구에서는 압력이 높아 수소의 농도가 높아 이것이 가능해진다. 수소와 이산화탄소의 국지적인 H+농도인 Ph로 결정된다. 이산화탄소의 경우는 산성이 유리하나 수소는 그렇지 않다 수소는 전자를 황철광물로 전달하면 산성도가 더욱 높아진다. 이는 열역학을 거스르므로 일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세포는 자신의 산성도를 조절한다. 모든 세포는 H+를 세포바깥으로 퍼내어 세포의 밖을 더욱 산성으로 만든다. 

 양성자 동력의 가장 본질적 요인은 이산화탄소 고정이다. 그 예가 에너지전환 수소화효소다(Ech). 이 막단백질은 수소에서 페레독신으로 전자를 전달하는 철-니켈-황 클러스터로 이뤄진다. 이 클러스터중 2개는 막에 있는 양성자 통로 바로 옆에 있으며 그 성질을 결정하는 것이 양성자와의 결합으로 국지적 PH다.Ech는 양성자와 결합하고 수소에서 전자를 받아들 일 수 있다. Ech는 반응성이 더 커져 자신의 전자를 페레독신에 넘길수 있고, 페레독신은 그 전자를 이산화탄소로 보낸다. 

 Ech는 일종의 스위치로 산화상태에서는 수소에서 전자를 추출하고, 환원상태에서는 패레독신에 전자를 넘긴다. 그런데 이것과 비슷한 현상이 열수분출구에서 가능하다. 열수분출구에서 서로 가까이 위치하는 미세한 구멍이 2개 있으면 그 구멍이 각각의 세포 역할을 한다. 알칼리 열수에서는 수소의 반응성이 높고, 산성바다에서는 이산화탄소의 전자수용이 높다. 두 위상을 분리하는 얇은 장벽이 황화철 광물이면 이 장벽을 통해 수소전자가 반대쪽의 이산화탄소로 전달이 가능하다. 

 저자는 이것을 세포의 탄생으로 본다. 이렇게 생겨나는 것이 많아지고 구멍대신 세포막 역할을 하는 지방산은 자연상태에서도 매우 쉽게 세포막처럼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기물이 보호되고 더욱 농축되면서 세포가 되어버린 것이다. 

 뉴클레오티드는 이산화탄소를 고정하고, 수소 전달에 관여한다. 그래서 이것이 나타나면 유기물 합성에 엄청난 양의 되먹임을 갖고 온다. 유기물이 농축되고 더 많은 물질이 화학반응으로 생겨나며 우연히 뉴클레오티드가 합성되면 여기서 무작위로 RNA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러 형태의 RNA 중 화학반응의 양의 되먹임을 강화하는 작용을 한 것은 자연선택으로 더욱 선택되었을 것이고 반대역할을 하는 것은 세포가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물과 친화력이 적은 소수성 RNA와 소수성 아미노산은 상호작용하여 소수성 펩티드를 형성한다 .이것이 원세포의 막을 분할한다. 즉, 최초의 번식이 시작 된 것이다.


3. 산소의 등장

 산소가 생성되는 환경에서 생명체가 출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수소는 이산화탄소와 반응해야 유기분자가 생겨나는데 수소는 이산화탄소보다는 산소와 격렬히 반응해버리기 때문이다. 산소는 짝을 이루지 않은 전자를 두 개나 갖고 있어 폭발적인 반응 잠재력을 갖는다. 하지만 녹슨 철의 경우처럼 홑전자를 제공하는 분자와만 반응을 하고 안정적인 것과는 반응하지 않기에 생각보다 쉽게 반응하지 않아 대기에 안정적으로 축적된다. 

 캄브리아 대폭발기에는 생명이 갑작스레 커지고 다양하게 분하했다. 저자는 이것을 산화 크레브스회로의 덕으로 본다. 호기성 호흡은 약 40%의 에너지 효율을 갖지만 혐기성 호흡은 10%의 에너지 효율만을 갖는다. 에너지 효율은 먹이 그물의 영양 단계수를 제한한다. 그래서 호기성 호흡이 없으면 먹이 사슬 단계가 없거나 무척 적기에 생물체의 크기가 커질 수 없다. 

 따라서 광합성 이전에는 생명의 동력인 전자의 흐름이 열수분출구나 화산 정도의 지구 내부 물질 분출로만 가능했기에 지구 생명은 커질 수없고, 다양화할 수 없었다. 초기의 전자수용체는 산소가 아닌 이산화탄소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산화탄소로 수소의 전달이 반복되면 CH4와 물이 폐기물로 형성된다. 2개의 수소가 이 과정에서 양성자를 퍼내는데 이는 호기성 호흡의 1/5수준이다.   

 영양이 이처럼 낮으니 고세균들은 서로의 폐기물에 의존했을 가능성이 높다. 메탄생성고세균은 메탄을 폐기물로 내놓고, 메탄영양세균은 메탄을 산화시켜 에너지를 얻으며 양자가 공생하는 것이다. 결국 세균들은 혼자서 살지 않고 서로의 물질대사를 최적화시키는 방식으로 긴밀하게 협동하며 살아간다. 

 산소는 일종의 폐기물이고 최초의 대규모 오염물질이라 할 수 있다. 물에서 수소 두개를 추출하기 위해 물이 쪼개지는데 이 과정은 매우 어려우나 엽록소가 이를 해낸다. 엽록소는 붉은 광자를 흡수하여 전자를 들뜨게 한다. 들뜬 상태의 전자는 원래 주인을 벗어나서 막속에 박혀 있는 전자 전달을 통해서 빠르게 도망친다. 그리고 엽록소는 전자 대신 물을 채워넣으며 이렇게 빛을 전기로 전환하게 된다. 

 23억년 전 대산화사건이 일어난다. 이는 대규모 광합성의 증거로 엽록소의 등장을 의미한다. 그리고 온실기체인 메탄이 산소와 반응하며 지구가 냉각화한다. 대기 중 산소농도는 광합성으로 인한 공급과 호흡, 부패, 광물의 산화로 인한 소비의 차이로 결정된다. 그래서 산소가 축적되려면 산화되지 말아야 하는데 이유는 알수 없지만 대산화사건 이후 10억년간 산소는 산화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다 5억 6천만년전 대산화사건 이후로 축적된 황산염이 대량으로 해양에 유입되며 황철석을 형성한다. 황철석이 유기탄소에서 뜯어낸 전자와 같이 파묻혔는데 여기서 C12가 대량으로 발충되었다. 이것이 산화를 일으켜 산소농도가 감소한다. 그래서 2억 5천만년전은 지구 온난화의 시기가 된다. 산소가 감소하고 이산화탄소가 늘어났으며 악취가 나는 황화물 바다가 독소를 뿜어 대양에서 95%의 생물이 멸종하낟. 살아남은 5%는 호흡계와 순환계를 갖고 있어서 능동적으로 산소를 공급해서 살아남아 지금 모든 생물의 조상이 된다. 

 이 살아남은 동물들은 초기 좌우대칭동물로 미소글로빈과 헤모글로빈 같은 색소를 이용하여 산소를 저장하고 순환시키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 그리고 구시대적 방식은 적당한 황화물도 다룰 수 있다. 이들은 효소로 황화수소에서 전자를 떼어내어 산소에 전달하여 황화물을 해독한다. 이 방법으로 저산소환경에서 생존한 것으로 보인다. 

 역크레브스 회로에서는 푸마르산을 숙신산으로 전환하는 푸마르산환원효소가 있다. 이효소는 미토콘드리아의 막에 박혀서 호흡연쇄에서 전자를 포획한다. 따라서 산소가 없으면 푸마르산이 최종전자수용체가 되어 버린다. 그러면 폐기물로 숙신산이 생기고 약간의 양성자를 퍼내어 ATP합성이 가능하다. 숙신산의 축적은 저산소 상태에서의 생리적 적응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많은 유전자를 활성화한다. 산소가 풍부하면 푸마루산 환원효소의 스위치가 꺼지고 숙신산 탈수효소가 활성화하여 정반대의 작용이 일어난다. 즉, 숙신산은 산소조건에 따라 크레브스의 유동방향을 바꾸는 하나의 분기점작용을 한다.  

 23억년 전의 대산화사건 이후 20억년간 산소농도는 낮게 유지되었다. 대부분의 세균과 고세균은 크레브스를 회로가 아닌 선형으로 이용했다. 미생물은 변화하는 환경에 휘둘리고, 이들은 생존을 위해 유전자를 상황에 따라 켜고 끄며 물질대사의 방향을 조정한다. 

 동물의 다세포구조는 물질대사 상태를 동시에 개별적으로 바꾸는 병렬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단세포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그러면서도 각 조직의 유동유형은 서로 균형을 이룬다. 세균과 고세균은 서로 공생하며 이를 부분적으로 해냈는데 동물의 다양한 조직은 같은 신체내에서 이와 비슷한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조직의 폐기물이 다른 조직의 대사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4. 노화와 암

 유전자가 물질대사를 조절한다는 생각은 단순하다. 그보다는 조직들간의 섬세한 공생이 동물의 건강과 수명을 좌우한다는게 지금의 생각이다. 저산소증, 감염, 돌연변이는 수백, 수천의 유전자를 끄거나 켠다. 세포와 조직이 안정된 상태가 변하며 조직의 기능이 문제가 생기고 생합성 경로가 주춤하고 ATP합성이 줄고, 조직간의 섬세한 공생망이 파괴되는 것이 노화다.

 암은 통념과 다르게 유전체병이 아니다. 암유전자의 효과는 확정적이지 않고 잠정적이다. 암이 불량한 세포하나에서 유래한 것이라면 그 돌연변이가 모든 종양세포에서 발견되어야 하나 그렇지 않다. 많은 종양의 같은 위치에서 다른 돌연변이가 관찰되며 이는 종양이 유전체보다는 살아가며 축적되는 것임을 의미한다. 즉,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다. 실제로 종양을 채취하여 건강한 개체안에 넣으면 종양은 번식하지 못하고 대개 사멸한다. 

 암세포는 효모처럼 산소가 있을 때에도 포도당으로 호흡하기 보다는 발효하는 경향이 있다. 젖산은 카르복실산의 일종으로 쉽게 양성자 하나를 내놓고 이온을 형성한다. 동물에게서 젖산은 피브루산에서 형성되며 포도당 발효의 폐기물이다. 그리고 젖산의 누적은 대개 산소의 부족을 의미한다. 즉, 크레브스 호흡을 통한 충분한 ATP생성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발효도 호흡처럼 ATP를 생성하나 그 양이 10%에 블과하다. 포도당을 피브루산 이온으로 분해하면 보통 ATP2분자,  NADH 2분자가 만들어진다. 산소 부족에서의 문제는 너무 많은 NAD+가 2H를 받아들여 NADH가 된다는 점이다. NADH가 산화되어 NAD+로 돌아가지 못하면 해당과정에서 포도당이 분해되어 나오는 2H들을 받아들일 수가 없게되어 ATP생성에 문제가 생긴다. 

 NAD는 2H를 호흡하여 ATP를 생산하고, NAPDH는 주로 생합성을 일으켜 새로운 분자를 생성한다. 세포가 충분한 NAPDH를 생성하지 못하면 산화스트레스에 취약해지고 프로그램된 세포 죽음에 의한 자살가능성이 커진다. 암세포는 더 많은 NAPDH를 생성해 세포자살을 회피한다. 암세포는 단백질을 덜만들고 덜 작동시켜 ATP생산을 버리고 ,호기성 해당과정으로 바꾼다. 

 산소가 부족하면 푸마르산이 대체 전자 수용체로 이용된다. 푸마르산환원효소가 미토콘드리아의 내막에 박혀 이것이 가능하다. 이 전자가 푸마르산 이동으로 흘러 숙신산 이온을 폐기물로 내놓고 양성자 4개를 퍼내어 약간의 ATP를 합성한다. 폐기물인 숙신산이 축적되면 미토콘드리아에서 나가질 못한다. 숙신산은 숙신산의 정상작용을 차단하는 프롤린수산화효소와 결합한다. 이것은 저산소증 유도이자 또는 HIF1a이라 불리는 다른 단백질을 표적으로 분해한다. 

 HIF1a는 생성되지 마자 프롤린 수산화효소에 의해 분해되기에 반감기가 고작 5분이다. 저산소 농도로 숙신산이 축적되면 HIF1a의 분해가 차단된다. 그러면 HIF1a는 세포의 핵으로 이동하여 여러 유전자를 켜서 세포의 질식을 막는다. HIF1a켜는 유전자는 성장과 염증을 을이크는 것이다. 그래서 대개의 저산소증은 감염이 유발한다. 증식하는 세균과 면역세포는 산소를 공급보다 빨리 소비하여 부종과 손상, 부분적인 혈관의 폐색으로 이어진다. 염증신호는 새로운 혈관의 성장과 면역세포의 증식, 더 많은 세포의 죽음에 대한 방관자 세포의 내성을 촉진한다. 

 결국 숙신산은 호흡에서 전체의 상태를 실시간 체크하고 평가 반영하여 균형을 유지한다. 숙신산탈수효소나 푸마르산수화효소같은 효소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건강한 세포에 숙신산이 축적된다. HIF1a와 그와 연관된 단백질은 후성유전효과를 일으킨다. 이들은 산소가 있을 때도 해당과정의 스위치를 활성화시켜 세포가 성장한다. 초기 동물의 이 장치는 그 자리에 내내 있었으나 필요할 때까지 스위치를 끈다. 하지만 크레브스회로의 돌연변이가 이 장치를 켜고 다시 끄기가 어려워 암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인간이 쉬고 있어 ATP요구량이 낮아지면 양성자가 ATP합성효소로 흐르지 않고 외부에 남게 된다. 그러면 막 전위가 높아진다. 효흡은 지나치게 높으면 막 전위를 거스러게 되어 양성자를 퍼내기 어려워진다. 산소로의 전자 전달속도가 느려지고 이는 NADH산화하지 못함을 의미하며 크레브스 회로가 잘 작동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렇게 NADH의 농도가 높고 세포막 전위가 높으면 전자가 호흡연쇄롤 빠져나와 산소와 직접 반응하여 반응성 산소종을 형성한다. 반응성 산소종은 지절과 단백질, 유전자를 손상시키고, 몸은 과도한 막전위를 동력으로 삼아 NADH를 NAPDH로 전환한다. 

 암은 글루타민을 좋아한다. 혈관을 돌아다니는 암모니아의 농도가 증가하면 근육의 분해를 통해 새로운 글루타민을 합성해 이를 제거한다. 그래서 암은 글루타민을 얻기 위해 신체를 분해한다. 암이 심각해지면 살이 빠지는 이유다. 

 나이가 들수록 호흡이 감퇴한다. 그러면 미토콘드리아에서 반응성 산소가 증가하고 이들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줄어든다. 그래서 크레브스의 속도가 느려진다. 정방향 크레브스회로의 작동으로 소화되지 못한 시트르산은 CoA와 옥산로산으로 분해된다. 그러면 히스톨이 아세틸화하여 후성유전 스위치가 켜지고 성장과 세포가 증식하는 염증이 축진된다. 식욕저하와 근육의 약화, 단백질 섬유가 분해되어 아미노산이 방출되고 글루타민으로 다른 곳에 사용된다. 결국 이산화탄소가 고정되어 흡수해 지방이 되어 살이찐다 이것이 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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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브레인 - AI 시대의 실용적 생존 가이드
이선 몰릭 지음, 신동숙 옮김 / 상상스퀘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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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도구를 발명하고 사용하며 자신을 확장시켰다. 이는 인간의 번영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지만 도구를 사용할 수록 인간의 신체 능력이 하나하나 약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활과 창, 칼이 있다면 아주 강한 근력과 뼈는 필요가 없다. 옷이 있다면 털이 필요 없으며 잘 요리한 음식이 있다면 강한 턱과 위, 그리고 간의 해독 능력도 상당 부분 필요가 없어진다. 

 이런 부분은 지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책이 처음 나왔을 때 고대 그리스의 학자들은 모든 것을 암송하지 않음으로써 생겨나는 인류의 지성의 퇴화를 걱정했다. 계산기가 나와 더 이상 정확한 계산 능력은 특별하지 않게 되었으며, 네비에이션과 핸드폰의 등장으로 사람은 더 이상 주요 지형과 주변 인물의 연락처를 암기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것들은 아직 인간 지적 측면의 비교적 단순한 부분이라고 할 수 도 있는데 만약 추론 능력이나 문제해결, 비판적 사고 및 글쓰기 등 고등사고 능력까지 모두 새로운 도구에 의존하게 된다면 어떨까?

 책 '듀얼 브레인'은 바로 이런 부분을 점검한 책이다. 제목처럼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은 이제 뇌를 사실상 거의 완전히 확장한 도구로 등장한다. 사실 그간 인간이 개발한 지적 측면의 도구들은 뇌의 아주 일부만을 확장한 것이지만 인공지능은 거의 전체를 확장했거나 그렇게 나아간다는 점에서 기존의 것들과 차원을 달리한다.

 인공지능은 기대와 달리 오랜 냉각기를 거치다 2010년대 들어서 다시 부활했다. 이는 데이터 분석과 예측에 러닝 머신 기법이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초기엔 지도학습을 했기에 레이블 데이터가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의 LLM은 인간의 감독이나 개입이 필요치 않다. 방대한 텍스트의 용례를 분석해 인간의 언어 패턴, 구조, 맥락을 인식하는 방법을 학습했기 때문이다. LLM은 상황에 따라 조절되는 수많은 매개변수를 이용해서 인간이 글로 소통하는 방법을 모방한다. 가중치는 LLM이 수십억개의 단어를 읽으면서 학습한 복잡한 수학적 변환으로 다양한 단어 또는 단어의 일부가 함께 쓰이거나 특정 순서로 배치될 가능성을 알려준다. 

 사전학습만 거친 인공지능은 아무런 판단을 하지 못한다. 그저 학습한 내용을 거울처럼 반영한다. 그래서 대다수 LLM은 사전학습 이후 인간에 의한 미세조정을 거친다. 인공지능ㄹ 기업은 이 업무의 담당자로 고가의 전문가서부터 저임금 계약노동자를 총망라한다. 다양한 기준을 얻기 위해서다. 

 인공지능은 이미 이미지와 소리등을 생성하는 단계로 나아갔다. 그리고 점차 멀티모달의 형태로 나아가서 LLM도 이미지를 생성하고 있다. 이처럼 발전하는 인공지능에게 중요한 것은 정렬 문제다. 하라리가 책 '넥서스'에서 지적한 것처럼 인공지능의 정렬은 인공지능이 인간이 설정한 목표와 선호도, 윤리적 원칙에 맞게 조정되는 것이다. 이것은 쉽지 않은데 인간 자체가 모순적이기에 인간의 가치와 목표 역사 상충하거나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이 정렬 문제로 인해 2100년까지 인공지능이 인류를 절멸할 가능성이 10-12%에 달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래학 연구자들은 2%로 상대적으로 매우 낙관적이다. 저자는 정렬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기업, 정부, 연구원, 시민사회가 협력하는 광범위한 사회적 대응과 인공지능 유닐의 개발과 사용을 위한 합리적 규범과 기준이 필요하다는 다소 뻔한 소리를 한다.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새로운 확장 뇌인 인공지능을 잘 사용하기 위한 4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1. 작업할 때 항상 인공지능을 사용하라

2. 인간이 주요 과정에 계속 개입하라

3. 인공지능을 사람처럼 대하고 그 때 인공지능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알려준다.

4. 지금의 인공지능이 앞으로 사용하게 될 최악의 인공지능이라 생각한다.


 인공지능과 항상 작업해야 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무엇을 잘 할 수 있고 무엇을 잘 할 수 없는지 그 경계선을 알기 위해서다. 물론 이 경계선은 잡았다 하더라도 새로운 버전이 출시되면 바뀔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이 얻은 것은 변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생산성을 엄청나게 향상 시킬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것은 주로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더욱 높게 나타난다. 인공지능은 무언가를 시작하거나 큰 줄기, 빠르면서도 비교적 품질이 매우 우수하지는 않은 작업물을 주는데 최적화 되어 있는데 이런 것들이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이미 우수한 수준에 이른 사람은 인공지능의 결과물에 만족하지 않기에 좀처럼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성과물 향상에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이건 현재 수준에서다. 

 인공지능을 사용할 때는 단계별로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은 인공지능의 초기 검색엔진처럼 수준이 높지 못해 프롬프트가 매우 구체적이지 않다면 성과물도 그저 그렇다. 때문에 인공지능이 내놓는 결과물에 계속 개입하며 구체적으로 지시하면 그 성과물도 지속적으로 우수해진다. 현재는 이걸 잘하는 사람이 인공지능을 잘 사용하는 사람이 된다. 

 그리고 인공지능을 사용함에 있어 그에게 역할을 부여하는 것도 성과물에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 막연히 좋은 사업아이템을 알려달라고 하기 보다는 인공지능에게 본인이 사용자가 창업을 하는데 그것을 지도하는 매니져나 관리자라고 역할을 부여하면 인공지능은 그에 걸맞게 행동하며 전혀 다른 결과물을 내놓는다. 심지어 동시에 여러 역할을 부여해서 작업을 다양한 시각에서 보충할 수 도 있다. 한 명은 창업하려는 사람, 다른 사람은 소비자, 다른 사람은 경쟁자 등의 역할을 부여해 특정 사업아이템에 대해서 여려 명의 시각을 비교해보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개발 속도는 장차 엄청나게 빨라지는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LLM이 처음 나왔을 때 그 소문을 듣고 몇번 써보다가 기능이 기대 이하임을 깨닫고 이내 사용을 중지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지금 사용하는 인공지능은 앞으로 나올 인공지능 중 가장 좋지 못한 버전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컴퓨터가 그러했던 것 처럼 말이다. 때문에 현재 수준에 실망하지 말고 그 발전에 주목하면서 계속 사용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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