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지구의 과거 3부작 1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고호관 감수 / 단숨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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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삼체시리즈 완간 기념으로 개정 양장본이 나왔다. 추석 연휴 전에 양가를 미리 다녀와 이 기간 이 책과 함께 하기로 했다. 그런데 책들이 어찌 된 것이 1-2-3권으로 갈수록 책이 살이 붙어 있어 표지느낌만큼이나 좀 공포스러웠다. 하지만 1권을 읽어나갈수록, 그리고 어색한 중국사람들의 이름과 배경에 적응해나갈수록 후속권들에 붙어 있는 살이 군살로 보이질 않았다. 재미와 기대감이 꽉찬 느낌이랄까.

 1권의 내용은 중국의 현대사와 함께한다. 예저타이란 중국의 저명한 과학자가 문화대혁명의 재물로 처단된다. 그 시절 사회주의권은 사상과 과학 모두가 혁명에 의해 손쉽게 정치적 판단을 당하던 시기였다. 이로인해 역시 과학자인 예저타이의 딸 예원제의 삶도 순탄치 않아졌다. 그런 그녀는 어쩌다 과거엔 발해와 고구려의 영토였던 만주의 대싱안링산맥근처의 홍안이란 시설로 가게된다.

 문화대혁명 시기 중국은 미국제국주의와 소련수정주의를 모두 적대하며 사방이 적으로 둘러쌓인 형국이었다. 핵무기나 수소폭탄등 어려 기초과학분야에서의 따라잡기가 중요한 문제였는데 당시 외계문명과의 조우도 이못지 않은 과제로 다룬 보고서가 채택된다. 문명이 더 발달한 외계문명과 조우할 경우, 예상과 달리 각기 입장이 매우 다른 지구문명은 하나의 입장을 갖기 어렵고 이에따라 먼저 외계문명과 조우한 지구 개별문명이 절대적 우위에 서게 될 거란 내용이었다.

 이에 중국은 홍안이란 거대 전파발신 및 수신시설을 만든다. 예원제는 여기서 일하며 그 기술적, 과학적 임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당시 기술과 홍안의 상대적으로 작은 구조로는 외계문명이 수신할만한 규모의 전파를 보내기 어려웠다. 우주엔 잡음이 생각보다 많았다. 하지만 예원제는 우연히 항성인 태양을 향해 전파를 발신하면 엄청난 규모로 증폭되 유의미한 전파 발산이 가능하단걸 깨닫고 당국몰래 이를 발신한다. 그리고 그 사건을 잊었던 예원제는 지구로부터 4광년 떨어진 또 다른 항성계에서 전파를 수신한다. 

 그들은 삼체문명으로 삼체문명의 최초 발신자는 지구문명을 향해 경고하며 더이상 응답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답신은 양문명간의 거리를 알게되는 꼴이 되어 삼체문명이 지구를 향하게 되어 너희를 멸망시킬 것이란 경고도 함께였다. 하지만 문화대혁명과 인간의 자연파괴와 악한 모습이 염증이 나있던 예원제는 감히 응답을 한다. 지구문명은 엉망이고 정화가 필요하고 내부적으로 분열되어 너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그리고 그렇게 예원제는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지구의 환경론자나 지식인들을 규합해나가 삼체조직을 구성한다. 세력이 확장된 그들은 삼체문명이 지구 문명을 파괴하고 정화해주기를 바라는 강림파와 지구 문명의 해악을 치유해주기를 바라는 구원파, 그리고 강한 삼체문명에 협력해 생존하기를 바라는 생존파라 나뉘어진다. 

 삼체문명은 지구보다 오래된 문명으로 우수한 과학적 수준을 가진다. 사실 지구는 하나의 항성을 가졌지만 우주의 대부분 항성계는 쌍성계이며, 삼체세개는 항성이 무려 세개다. 이로 인해 이 문명은 고통받는데 태양이 지구와 달리 세개나 되어 규칙이 없고 이로 인해 태양이 규칙적으로 뜨는 항세기와 불규칙적인 난세기, 그리고 태양이 아예 멀리 사라져 혹한과 암흑이 찾아오는 비성기, 마지막으로 태양세계가 일자로 행성과 자리해 행성을 세 항성의 강한 인력과 열로 파괴하는 시기가 있다. 각 시기마다 삼체문명은 멸망과 발전을 반복해간다. 문명의 목적은 하나라 삼체의 규칙을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과학이 발달하며 이는 해결이 불가능한 난제임이 밝혀지고 이에 삼체문명의 외계로의 진출로 문명 생존의 방안을 선회한다. 그리고 홍원과 예원제로 인해 그 타겟이 지구가 된 것이다. 

 하지만 삼체문명은 난제에 빠진다. 호기롭게 지구로 송신했지만 연구결과 이 문명은 항상 항세기인데다 최근 과학기술문명 발전이 급속해졌고, 삼체문명의 1/10광속 우주선으로 향해도 무려 450년이나 후에 지구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리고 계산해보니 이쯤이면 지구 문명은 삼체세계의 문명수준을 상회하게 된다. 죽으러 가는 형국이 되고 만것이다. 이에 삼체세계는 지구의 삼체조직을 통해 지구의 내부분열을 일이키고 과학, 특히 기초과학분야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를 만들며, 더불어 지구 과학발전을 저해하기 위해 차원의 변화가 가능한 양성자 두개를 지구로 광속으로 보내 지구의 입자가속기를 모두 파괴하기로 한다. 이 양성자는 지구인에게 기적을 보여주어 그 행성을 종교적 분위기로 만들역할도 띄고 있다.

 여기까지가 1권의 내용이다. 무척 재밌고, 충격적이며 몰입감이 있다. 2권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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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0-09-29 1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대 과학과 수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아직 삼체를 해결할 수 없다고 하던데요. 맞는지요?^^

닷슈 2020-09-29 20:57   좋아요 1 | URL
책에도 그렇게 나오더군요
 
복자에게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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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의 배경은 제주도 고고리섬이다. 초등학교밖에 없고, 중학교는 본섬의 대정읍으로 가는 지역이라기에, 책을 보며 검색으로 제주도 지도를 살피니 인근엔 갈파도와 마파도 뿐이다. 책 마지막 저자의 말을 보며 확신했는데 고고리섬은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섬이었다. 지도를 쭉 살펴보니 제주 주의엔 조금만 섬들이 제법 있었다. 하여튼 그 고고리섬에 서울 살던 이영초롱이가 99년에 들어간다. 집은 망했고, 부모님은 21세기를 눈앞에 둔 시점에도 공부를 월등히 잘하며 그걸 어필까지 한 딸을 물리치고 아들 녀석을 서울에 남긴다. 이영초롱이는 그렇게 제주, 그것도 외딴 고고리섬에서 진료소를 운영하는 고모에게 맡겨진다. 

 그리고 거기서 작품의 제목 복자를 만난다. 힘들고 외로운 이영초롱이에게 복자는 친구가 되어준다. 하지만 둘은 어른들의 문제에 대해 서로 함구하지 않아 다투게 되고, 2년만 제주에 머물렀던 이영초롱은 서울로 돌아간다. 그는 공부를 월등히 잘한지라 판사가 된다. 그리고 어이없는 재판과정중에 피고나, 변호인에게 욕을 해, 경고를 받기도 하고, 그렇게 제주로 좌천된다. 

 다시간 고고리섬에 더 이상 고모는 없지만 초등 동창인 고오세와 복자가 있었다. 복자는 제주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유산한다. 당시 간호사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여럿이 유산을 경험한다. 격무때문이라 생각한 그들이었지만 알고보니 위험한 약을 어떤 안전조치도 없이 갈았고, 그걸 흡입했던게 유산의 원인이란걸 알게된다. 집단소송이 벌어지고 그걸 제주로 돌아온 이영초롱 판사가 맡게된다. 

 이처럼 책은 어려서 잠시 아픔을 잊게 해주고, 자연을 알게해준 제주도, 그리고 고고리섬의 풍광과 친구들 속에, 한국에서 능히 있을 법한 의료사고와 그걸 은폐하려는 갑과, 피해자인 을의 대립을 뒤섞는다. 사실 전자에 좀더 집중하는게 소설의 전반적 분위기인데 판사라는 직종이 겪는 힘든일들도  함께 엮어재미가 더 배가된다. 제주방언도 제법 나오는데 작가는 곱씹으며 음미하면 무슨소린지 안다지만 문맥을 파악하며 읽어도 난 좀처럼 알기기 힘들었다. 하여튼 추석에 여행하며 차안이나 기차안에서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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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년세세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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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디디의 우산을 재밌게 봤었다. 독특한 느낌과 서술이 있는 책이었고, 동봉된 음악도 새로웠다. 이번 연년세세는 단편집 모음이라길래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각 단편이 모두 이어지는 것이었다. 좋은 작가의 장편을 더 좋아하기에 기쁘긴 했는데 이후 이걸 단편집이라고 해야할지 그냥 장편소설이라 해야할지 애매해졌다. 하여튼 각각 단편이라 생각하고 이어지는 장편효과를 누리니 특이했다. 이런 어리석은 생각은 책을 다읽고 표지를 보며 사라졌다. 표지에 크진 않지만 분명 써있다. 연작소설이라고, 난 대체 어디서 단편집이란 소문을 들을 것일까?

 한국은 서사소설을 쓰기에 적합한 나라다. 영화 대부를 좋아하는데 대부는 1-2-3시리즈가 마피아 보스 가문 3대에 이르는 큰 서사를 다루기 때문이다. 단신의 이탈리아계 이민자가 뉴욕일대의 거물 조직 보스가 되고, 암살시도를 당하고, 그 아들이 그 뒤를 계승해 아버지와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과정은 단순히 그려내는 것 만으로도 사람에게 큰 울림을 준다. 특히, 대부2는 아버지와 아들이 성장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크로스 오버하며 담아내는데 그래서 더욱 서사가 극적으로 다가왔다. 본론으로 돌아가면 한국이 서사를 쓰기에 적합한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3대 정도의 삶이 극적으로 다르고 격렬하기 때문이다. 수명이 충분히 길어진 지금으로부터의 3대면 일제시대의 아픔과 한국전쟁과 분단, 독재정권과 가난, 경제성장, 민주화와 문화 및 경제가 극도로 발달한 지금의 시기를 모두 담아낼수 있다. 

 이 책 연년세세도 그렇다. 모두가 한 해를 뜻하는 네글자의 반복인 이 제목은 '여러 해를 거듭해 이어짐'이란 뜻이다. 아마도 작가는 한국에서 그것도 소외 받고 더 약자였던 여성 세대의 삶을 비추며 그 아픔의 반복이 세대를 거쳐가며 계속 짊어지게 됨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 세 남매를 둔 어머니가 등장하는데 이름이 이순일이다. 46년생으로 어려선 순자라 불렸는데 사실 진짜 이름은 순일이다. 결혼하면서 혼인신고과정에서 본인의 진짜 이름을 알게되었는데 5살의 어린 나이에 등에 엎고 다니다 실수로 옷에 불을 붙게해 죽게만든 3살 여동생 이름이 은일이라는 것도 그제서야 알게된다. 순일은 어려선 아버지가 북한군이 내려왔을때 부역행위를 하다 군인에 자수해 실종되고, 어머닌 역병으로 잃었다. 외할아버지에게 거둬져 어린 동생을 돌보다 죽고, 고모란 사람이 나타나 잘 키워준다는 말에 따라 나서는데 그 고모는 무려 7명의 자식을 하꼬방에서 키우는 사람이었다.

 애초 순일을 식모로 삼으려던 생각이었던 듯하다. 순일은 갖은 고초를 겪으며 온갖 살림을 다하고 학교근처에도 가보질 못한다. 집을 떠나고 싶어 도망가 병원에도 잠시 취직해 파독을 꿈꿨지만 고모의 손에 다시 잡혀간다. 스무살이 넘어 사회적으로 혼자임을 용인하기 어려운 나이에 이르러서야 간신히 시장 상인과 결혼한다. 그는 한중언으로 그래서 순일의 자식들을 한영진, 한세진, 한만수가 된다. 장사가 제법 잘되다 달아난 계주의 보증을 잘 못서 한중언이 파산한다. 맞이인 장녀 영진은 한국에서 많이 본 래퍼토리처럼 가계를 건사해나간다. 제법 물건 파는 재주가 좋았던 영진은 집안을 이끌어가게되고 세진, 만수는 그 돈으로 공부를 한다.

 소설의 첫 장면은 파묘로 이순일이 딸 세진과 더불어 외할아버지의 묘를 파묘해 화장하러 가는 일정이다. 이순일은 왜인지 모르게 키워주지도 보살펴주지도 않은 외할아버지의 묘를 매년 찾았다. 그것도 민간인통제구역안에 있는 오지를 말이다. 나이가 들어 더 이상 험한 산을 타지 못하게 되 파묘를 결심한 것이다. 

 연작 소설엔 파묘를 시작으로 첫째인 한영진의 삶의 고뇌,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 순일의 삶의 모습, 마지막으로 세진이 미국을 방문해 가족의 파편인 제이미를 만나는 여정으로 이어진다. 한국전쟁과 가난, 입양 등 한국사의 어느정도 굴직한 사건들도 만져진다. 

 책은 여전히 재밌고, 상당히 몰입해 읽을 수 있었다. 뭔가 툭툭 던지면서 인물들의 심리를 드러내는 말과 행동을 던지는 부분이 재밌고, 여운이 남는다. 디디의 우산을 재밌게 본 분이라면 추천한다. 충분히 빠져들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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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의 협상가 - 정세현 회고록, 북한과 마주한 40년
정세현 지음, 박인규 대담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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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전쟁 이후 70년간 남과 북은 조금은 가까워졌다, 조금은 멀어지며 전체적으로 약간은 서로에게 다가가는 평행선을 달렸다. 그 과정엔 껴 있는 세월만큼 많은 일이 있었다. 멀어지는 변수로는 아웅산 폭탄테러, 김신조 사건, 강릉무장공비침투, 연평도 포격, 서해 1.2차해전 등이 있었고, 가까워지는 변수는 72년7.4 남북공동선언, 91기본회담, 6.15공동선언, 9.19선언, 그리고 수차례의 문화적, 인도적 교류와 스포츠행사등 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이벤트의 저변에 깔린 역사적 흐름과 여러 세력들의 이해관계에 대해서 우린 잘 알기 어렵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북한과 통일문제가 저의와는 상관없이 매우 언급하기 어렵고 쉽게 호도되며, 오염되기 때문이다. 한 때 통일할 생각도 없으면서 무력통일이나 흡수통일만을 제1논지로 상정해 대북문제라는 평범한 단어도 쓰기 힘들었고, 지금도 NLL이나 평화관련 이야기만 나오면 입에 거품무는 세력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 그 증거다. 그런 상황에서 대북문제와 북남관계에 대해 어느정도 알수 있게 해주는게 이 책인 듯하다. 

 책의 저자인 정세현은 그야말로 남북관계로 평생을 보낸 사람이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줄곧 북한 관련 연구를 했고, 이를 토대로 박정희정권부터 통일관련 기관에서 근무했다. 김영삼정권때는 통일비서관이 되었고, 김대중대통령때 통일부 차관과, 장관을 그리고 노무현때에 다시금 장관을 역임했다. 그야말로 현대 남북사를 관통한 경력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그런 그가 자신의 의견과 경험을 수차례의 긴 인터뷰로 담아낸 것이다. 가독성이 높다. 들어가보자. 

 박정희 정권 초창기인 60년대만 해도 북한은 우리보다 국력이 높았다. 일본에 이은 제2의 아시아 공업국이라 불렸을 정도였으며 스포츠분야에서도 남한보다 월등해 남이 북을 대하기 무척 힘들었던 시기다. 때문에 남은 북에 대해 무척 수세적이었고, 오히려 지금과는 정반대로 북한쪽이 통일론을 먼저 들이댔던 시기다. 4.19로 남한이 어수선한 시기에 나온 것이 김일성의 남북연방제다. 이런 논리에 대응하고자 1969년에 통일원이 생겨난다. 하지만 이름과는 달리 평화통일에 대한 논리보다는 북한에 대한 남한 내부의 논리를 일관적으로 다듬는 곳이었다. 이시기 남북간의 교류는 생각보다 많았는데 남북간이 관계진전보다는 서로가 전쟁의지가 있는지 탐색하고 서로의 도시를 살피며 형편을 보는 형국이었다. 때문에 서로가 방문할 때면 서울이나 평양시내에 밤에 불을 못끄게 한다던지, 판자촌이나 낙후지역을 피해다니는 촌극을 벌이기도했다.

 남한에서 처음 통일론이 등장한 것은 북보다 한참 뒤진 1982년으로 민족화합민주통일방안이었다. 70년대 중반부터 남한이 북한의 경제력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80년대에 이르면 북한은 제로성장에 머무르고 남한은 고도성장에 이르며 체제간의 경쟁력이 확실히 뒤집힌 시기다. 83년은 북한의 아웅산테러사건이 있었다. 주요 고위인사들이 죽고, 대통령까지 노린 큰 사건으로 한국에서는 원산 폭격까지 의견이 나왔지만 당시 미소간의 갈등이 무척이나 첨예해 대결구도를 바라지 않던 미국의 의향이 크게 작용하여 유야무야되었다. 그리고 86아시안 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문제를 만들기 어려웠던 남한의 사정도 작용했다. 북한은 84년 남한에 대규모 수해가 발생하자 어려운 국내사정에도 아웅산 사건의 면죄부에 대한 부담과 특유의 체면으로 지원을 제안한다. 남은 위장평화공세로 여겨 처음엔 이를 거절했지만 오히려 혼내주자는 입장으로 이걸 받는다. 실제 북은 어려운 사정에도 이를 보낼 물자를 마련하느라 중국에도 손을 빌린다. 하여튼 이 분위기로 이산가정 상봉과 예술단 교환방문도 이루어진다. 노태우정권에 들어서는 동구권의 붕괴로 적극적인 북방정책이 이루어진다. 때문에 북한과도 공존하자는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가 나올수 있었고, 이는 북의 체제를 사실상 보장하고, 분야별 교류협력과, 불가침을 전제로 하는 1991기본합의서로 이어진다. 

 김영삼 정권에 들어서 북은 동구권의 붕괴로 고립된다. 지원이 끊어지고 오랜 제로성장과 수해, 가뭄으로 소위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다. 거기에 비해 남한은 고도 경제성장이 계속되어 일인당 소득이 만달러에 이르렀으며 중국, 러시아와도 수교한 상태였다. 집권 초기 김영삼은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나을 수 없다."라는 말로 북을 기대에 차게 했다. 하지만 북한은 곧 NPT에서 탈퇴했고 김영삼은 바로 적대적 대북관계로 돌아선다. 사실 김영삼은 기본적으로 적대적 대북관을 가진 사람으로 그의 고향인 거제가 당시 반공포로들이 많았다는 것과 관련한다는 설이 있다. 이 시기부터 북한붕괴론이 시작되는데 당시 고난의 행군으로 탈북민이 많이 늘어나고, 황장엽의 망명이 있었으며 동구권의 여러나라가 무너진 것이 그 기반이 되었다. 북한의 NPT탈퇴는 제네바 합의로 봉합된다. 영변에 원자로를 지어주는 사업이었는데 미국과 북한이 협상했음에도 우습게도 한국이 비용의 무려 70%를 대는 구조였다. 나머지 10%는 유럽연합, 20%는 일본이었다. 당사자인 미국이 하나도 안내는 셈이었는데 반발하는 한국정부를 향해 어차피 북이 가까운 시일 내에 붕괴하면 그쪽 원자로 하나 더 늘어난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고 하니. 장사속이 대단하다.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며 처음으로 제대로 된 대북정책이란게 시작된다. 햇볕정책으로 불리는 게 그것이다. 김대중 정권 이전의 대북정책은 사실 대결과 견제, 체면싸움의 일환에 그치지 않았다. 강력한 국방력으로 군사부분의 견제는 기본적으로 해나가면서 기업이 북에 진출하고, 관광 등으로 교류를 활성화시켜 군사부분의 긴장을 점차 완화시켜나가고, 남북간의 교류로 오랜 차이를 조금씩 덜어내며 동질화를 장기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이 정책의 골자다. 현대의 정주영회장은 이 대북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데 스스로도 큰 이득이 될 사업으로 보았던 것 같다. 현대가 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북에 돈을 쥐어주었는데 그러자니 이 금액이 외환반출 상한을 가볍게 넘었다. 당시 국정원이 이를 편의상 봐주었는데 이것이 노무현 정권때 문제가 되어 현대가의 관계자와 박지원의원을 비롯한 여러 실세가 옥살이를 하게 된 것이 대북송금사건이다. 저자는 남북간의 관계를 보고 이를에 대한 특검을 거부하지 않은 노무현 정권의 판단에 다소 아쉬움을 표한다. 

 햇볕정책의 주요성과는 6.15공동선언이다. 이 선언으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남북간의 도로와 철도연결사업이 가능했다. 특히 개성공단은 가장 큰 성과였다. 개성은 한국전쟁 이전 남한의 영토로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개성공단 이전 북한은 6사단, 64사던, 62포병여단 등 무려 2만5천의 병력을 개성에 주둔시켰다. 개성을 공단화하며 군을 뒤로 빼게되자 장성들이 입이 나왔는데 김정일은 너희가 개성사람들 먹여살릴거냐며 일축했다 한다. 개성공단이 생기고 군이 후방배치되며 평화는 진전되었다. 김대중 정권의 이런 정책 성공은 미국과의 협력으로 가능했는데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DJ에게 당신이 운전석에 앉으면 내가 돕겠다는 말로 협력했다 한다. 

 노무현 정권들어서도 햇볕정책은 계승된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자체가 대북관이 김대중 대통령만큼 투철하지 못했고, 자신의 정책이 아니다보니 우선순위가 되지 못한다. 대북송금사건등 어려가지가 엇박자가 났고, 미국의 정권역시 북에 적대적인 부시 정권으로 교체된다. 그러면서 2006년 북의 첫 핵실험이 시작된다. 당황한 미국의 부시정부는 방향을 틀어 정권 말기엔 북과 정상적인 회담을 이루려는 노력을 시작하고 그 결실이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이다. 

 하지만 남한의 정권이 이명박 정권으로 바뀌며 모처럼 전환된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한다. 미국의 오바마 정권 역시 부시 말기처럼 북한의 핵위협으로 북한과 대화국면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런 시기에 맞추어 한국정부가 의지를 보였다면 북과 많은 대화 및 평화를 위한 교류를 이루는게 가능한 시기였는데 당시 이명박 정부가 그럴 의지가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역시 북한 붕괴론과 적대적 대북관을 가진 사람으로 지금의 트럼프처럼 비핵화를 우선으로 하는 비핵화-북한개방-일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론을 들고나왔다. 북한이 우선적으로 비핵화를 하면 개방을 해주고 소득을 올려 3000정도까지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지금도 효과가 없는 것이 당시라고 있었을리 만무했다. 남한 정부와 대담을 기대했던 북은 다시 돌아선다. 미국 역시 한국 정부가 반응이 없자 오바마 정권내내 전략적 인내라를 소극적 태도로 일관한다. 박근혜정부 역시 북한이 붕괴하리란 생각이 있었고, 이명박대통령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그는 개성공단을 닫아버리는 큰 실책을 저질렀고, 양 대통령이 저지른 금강산 관광 중단과 개성공단의 중단을 지금도 큰 악영향으로 현 정권의 대북정책을 발목잡고 있다. 이 시기 북한과의 관계는 무척 악화되었다. 천안함사건이 있었고, 연평도 포격사건이 있었으며 수차례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있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북의 김정은은 다시 평화의 대화를 시작했고, 북의 ICBM개발로 미국마저 북과의 대화를 거부하기 어려워졌다. 실제 평창올림픽과 두차례의 정상 간 만남으로 하노이 회담 이전까지는 무언가 이루어질거란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미국엔 아직 대북 강경론자들이 많고, 비핵화를 우선시하는 고압적 자세로 북한과의 회담이 결렬되었다. 북한정권은 문재인 정권이 김대중 정부때처럼 미국을 잘 달래고 협상에 임하게 해줄 중재능력이 있다고 기대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한국의 중재를 미국이 전혀 듣질 않았으며 유엔제재가 아니어서 한국 스스로의 의지로도 할수 있는 금강산 관광재개나 개성공단재개또한 하지 않았다. 몇몇 인사들이 국내 정치임에도 미국의 의사를 물어 오히려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었고, 한미워킹그룹이란 법적인 근거도 없는게 생겨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발목만 잡고 있는 형국이다. 

 저자는 통일은 통일을 원하는 민족 내부의 구심력이 통일을 바라지 않는 주변 열강의 원심력을 이겨낼때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지금이 통일을 위한 또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적기라고 바라본다. 과거 남과 북의 냉전은 주변 열강에 이득이었다. 중국은 순망치한 관계로 미국과 바로 부딪히는 완충지대로 남과 적대적인 북을 원했고, 미국은 북한과 수교하여 평화지대를 만드느니 언제든 해결가능하지만 적당한 공포를 만들어 남과 일본을 무기시장으로 활용하는게 더 이득이었다. 하지만 중국이 강해지며 미국으로서도 북을 포용할 필요성이 생겨났다. 동북아시아를 자신들이 영향력안에 두고 서태평양의 패자로 남으려면 북한과 수교에서 그쪽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필요성이 생겨난 것이다. 이런 국제정세를 잘 이용한다면 통일과 대북관계 개선에 유리할 것이란게 저자의 판단이다. 그리고 이런 현실을 가능하게 하는 시작은 국민의 지지라고 말한다. 통일과 평화를 바라는 지지세력이 많아지면 국내의 구심력이 높아질 것이고 이를 통해 수많은 반대론자와 그들의 기득권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일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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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책으로 - 순간접속의 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
매리언 울프 지음, 전병근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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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10년만에 나온 매리언 울프의 신작이지만 전작 '책읽는 뇌'와 겨우 몇 달간의 시간차로 읽어서인지 오랜만이란 느낌이 거의 없었다. 이 부분은 책의 내용도 그런데, 아마 10년전의 책이 시대에 전혀 뒤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인 듯 하다. 이번 책은 '책 읽는 뇌'와 비교한다면 훨씬 더 읽기 쉬워졌으며 디지털 매체가 더욱 본격화한 지금의 세태에 더 어울린다. 전작 '책 읽는 뇌'는 책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밝히고자, 문자의 발명과 그 영향, 문자를 읽어내는 인간 뇌의 생물학적 과정, 그리고 문자가 변화시키는 인간의 뇌의 회로와 그것을 가능케 하는 뇌의 가소성, 난독증 등을 다루었다. 때문에 과학적 내용도 많고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책은 편지형식을 띄고 있고, 저자의 독서에 대한 감정과 옹호, 디지털 매체에 대한 걱정이 어우러져 보다 구어적 느낌이 든다.


1. 어릴적부터 깊이 읽기가 중요한 이유

 전작에서 강조한 것처럼 매리언 울프는 읽기란 인간의 생득적 능력이 아님을 다시금 강조한다. 말하기 능력에는 분명 해당하는 유전자가 있지만 읽기는 그렇지 않다. 때문에 읽기를 위해서 인간은 기존에 다른 용도를 위해 진화한 뇌의 회로와 조직들을 사용하게 된다. 인간의 뇌는 주변 환경을 빠르게 포착하기 위해 물체나 얼굴의 작은 특징을 잘 식별하기 위해 조직화한 부분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 작은 변화의 포착은 읽기를 시작하면서 단어의 작은 특징을 파악하는데 사용된다. 게다가 인간의 뇌는 한문장을 읽으면서 새로운 인지 영역에 들어서는데 이 때는 인간의 예측 능력이 사용된다. 인간은 어떤 문장을 읽을때 그 문장을 완전히 읽기도 전에 예측하여 미리 대비한다. 여기에는 기존에 습득한 사전지식이 사용되며 개별단어를 빠르게 식별하여 문장이 새로운 문맥에 사용되어도 그 의미를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한다. 

 이런 전향적 예측으로 인간은 다음에 내가 무엇을 읽을지의 가능성을 좁힘으로써 지각의 속도를 빠르게 상승시킨다. 그래서 유능하고 숙련된 독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깊이 읽기를 위한 뇌 회로 형성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어릴적부터 할애했느냐가 중요해진다. 때문에 사회적 차원에서 아이들에게 어릴때부터 깊이 읽기 과정의 발달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는 노력이 중요해진다.  


2. 깊이 읽기

깊이 읽기는 이 책 내내 강조하는데 보면서 저자는 사실 깊이 읽기를 명확히 정의해주진 않는다. 책의 파편들로 종합해보면 깊이읽기는 형식적으로는 느린 템포로 책 내용에 깊에 빠져드는 정독이라 할 수 있다. 깊이 읽기로 인간은 타인의 관점과 느낌으로 이동하는 옮겨가기나 공감을 경험한다. 그리고 이 옮겨가기와 공감을 통해 세계에 대해 자신이 원래 가지고 있던 관점에서 타인의 관점으로 옮겨갔다고 돌아오게 되고 이땐 더욱 확장된 상태가 된다. 즉, 공감과 더불어 자신의 내면 지식이 더욱 넓어지게 되는것이다. 

 이런 깊이 읽기는 언제나 연결과 관련한다. 우리가 아는 것을 읽는 것에 연결하고, 읽는 것을 느끼는 것에 연결하고, 느끼는 것을 생각하는 것에 연결하고, 그리고 생각하는 것을 삶의 방식에 연결하는 것이다. 이렇게 깊이 읽기의 연결과정을 통해 인간은 유추를 하게 되고, 그 유추를 통해 추론과 연역, 분석하고 이전의 가정들을 평가하는 능력을 습득하게 된다. 텍스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하게 되면서 배경지식과 공감이 통합되고 추론을 통해 비판적 분석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가장 깊이 읽기는 통찰인데 읽기는 통해서 얻은 정보를 최선의 사고와 느낌으로 연결하고 비판적 결론을 도출하여 완전히 새로운 생각에 도달하는 것이다. 아마 책을 읽으며 '유레카'라는 느낌이 들거나 '영혼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는게 이런 경지가 아닐까 싶다. 


3. 디지털 매체가 깊이 읽기를 방해한다.

 그런데 지난 20년간 디지털 매체가 인간의 삶에 깊숙히 자리한다. 인간에게는 생존을 위한 환경에 대한 극도의 경계심으로 모든 새로운 자극에 즉각 반응하는 '새것 편향' 이 있다. 원시적 인간은 디지털 환경도 이런 자극으로 여기고 반응하는데 수백개의 TV 채널을 쉬지 않고 돌리거나 스마트폰의 SNS를 계속 관철하고 끊임없이 검색하고 반응하는게 디지털 버전의 '새것 편향'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 20대들의 미디어 습관 조사결과 디지털 매체의 전환빈도는 무려 시간당 27회였으며 휴대전화 확인 횟수는 하루 평균 150-190회에 달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중독수준이다. 

 디지털 버전의 새것 편향만이 문제가 아니다. 정보 과잉도 문제다. 최근 한 사람이 매일 다양한 기기를 통해 소비하는 정보의 양은 데이터로 평균 34GB에 이른다. 영단어 10만개의 분량인데 물론 이것들이 다 텍스트나 글은 아니고 대부분 이미지나 동영상이겠지만 그걸 감안해도 상당한 분량의 정보라 할 수 있다. 언급한 것처럼 인간의 뇌는 배경지식을 이용해 새로 접한 정보에 대한 예측을 실행하는데 너무 많은 정보는 필연적으로 인지적 과부하를 불러온다. 인간은 이 과부하에 대해 모든걸 단순화하거나 최대한 대충 빨리 처리하고, 그것도 안되면 외부 프로그램이나 일부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선별하는걸 맡겨 버린다. 실제 우리는 포털이나 인공지능이 분류해준 정보에 빠져 그것만 보는 경향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정보는 지식 내면화를 통한 배경지식의 구축을 오히려 어렵게 한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도덕적 공감능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디지털 매체로 글을 보는 경우 인쇄매체를 본 경우보다 이야기의 시간적 재구성 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글쓰기 능력 또한 감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깊이 읽기도 당연히 어려워지는데 이는 깊이 읽기가 인간에게 부여하는 주의 깊은 지식습득과 귀납적인 분석능력, 비판적 사고, 상상과 반추와 통찰의 고등사고능력의 습득도 어려워짐을 의미한다. 이런 고등사고능력이 결여된 인간으로 가득찬 사회는 정보과잉과 더불어 정보편향으로 잘못된 정보와 의견으로 끌릴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그 사회 민주주의의 위기로 이어질수도 있다는게 저자의 걱정이다. 실제 인쇄매체를 통한 학습이 가장 부족하다고 볼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노년층과 20대가 극단주의적 주장에 다른 세대에 비해 유독 취약한 것은 이런 사실을 반증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4. 양손잡이 뇌를 만들자.

 그럼 해결책은 뭘까. 저자는 양손잡의 뇌를 주장한다. 이는 오른손 왼손의 자유자재 사용이 가능한 사람이 아닌 인쇄매체와 디지털 매체의 특성과 장점을 잘 파악하고 언제든 나의 뇌를 그 매체의 특성에 맞게 전환하여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즉, 인쇄매체를 읽을땐 느린 템포로 깊게 읽어나갈 수 있으며 디지털 매체를 사용할 때는 빠르게 멀티태스킹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나가는 사람이다. 

 이를 위해선 당연히 교육이 중요하다. 매리언 울프는 적어도 읽기를 배우기전인 5세까지는 디지털 매체를 배제하는걸 요구한다. 그리구 입학 후 첫 몇년은 종이책과 인쇄물로 읽기를 주로 가르쳐야한다고 한다. 5세에서 10세에는 인쇄기반 매체와 디지털 기반 읽기를 함께 실행하는 것을 제안한다. 물론 이 경우 디지털 매체는 학습의 다양한 형식을 알려주는 비교적 단순한 형태여야 한다. 이와 같이 양자를 이용하는 방법을 같이 발달시키는 것을 동반발달이라 하는데 이는 매체에 상관없이 깊이 읽기 기술에 시간과 주의를 할당하는 능력을 갖춘 진정한 양손잡이 뇌를 발달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동반발달을 통해 깊이 읽기 기술이 습득되면 주의 분산이나 공감력 약화 같은 디지털 문화의 부정적인 영향이 최소화되고 디지털의 긍정적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저자는 보고 있다. 

 아직 동반발달 교육과 양손잡이 뇌에 대한 연구는 크게 부족한 편인데 저자는 이를 위해 세가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과학적 관점에서 인쇄물과 디지털 매체게 모든 아이들에 어떤 인지적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다. 다음은 교육적 관점에서 학령기 인쇄매체를 통한 아이들의 읽기 양태가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이에 대처할 교사에 대한 훈련과 투자의 필요성이다. 마지막은 시민의 관점에서 우리 사회의 세계에 존재하는 디지털 격차를 직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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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09-18 19: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아이들이 휴대폰을 읽을 때 읽는 방식을 듣고 놀란적 있어요. 한줄 한줄씩 차례대로 안 읽는대요. 굳이 말하면 지그재그? 대충 건너뛰어보면서 필요한 부분만 읽는다는거죠. 요즘 아이들의 독해력이 정말 형편없는데 아마 이런 읽기습관이 영향을 많이 끼치지싶어요

닷슈 2020-09-18 20:27   좋아요 0 | URL
그런지적이 책에도 나오더군요. 맞는 말씀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