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드림 - 머스크와 베이조스, 우주 패권을 놓고 벌이는 1조 달러 기업들의 전쟁
크리스천 데이븐포트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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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바이든 때 우주군을 창설했다. 당연한 조치다. 그리고 오래도록 버려두었던 우주진출을 트럼프 1기 시절 부터 추진한다. 과거 우주 진출은 가능은 했지만 기술부족으로 이렇다할 경제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우주는 경제성, 안보성 측면에서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고 무엇보다도 경쟁국이 중국이 여기에 매우 적극적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중국은 전통의 미러에 비해 우주 분야에 상당한 후발주자다. 1970년에 첫 인공위성을 쐈고, 이후 잠잠하다 2003년 첫 우주비행사를 보내며 우주 탐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2007년에는 달탐사 플그램인 창어를 시작해 달 표면의 전체 지도를 만들었다. 2010년 창어 2호가 발사되었고 2013년에는 미국의 핵심위성이 산재한 지역에 로켓을 발사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1967년 미소를 중심으로 세계는 우주조약을 체결했다. 이는 어느 나라도 달의 주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는 주권일 뿐, 한 지역을 먼저 점거하거나 자원을 채취권을 갖는 것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탐사에는 자유가 있어서다. 그래서 미 정부는 달 자원의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2015년 미 의회가 민간 기업의 우주 채굴 자원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킨다. 

 한편 트럼프는 중국이 우주 분야에서 급부상하자 나사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민간 분야를 촉진시킨다. 스페이스X 와 블루 오리진이 대두한 계기다.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의 오랜 화성개척 꿈을 담은 기업으로 블루 오리진에 비해 상당한 선발주자이며 지금도 기술력과 자금, 직원수에서 압도적이다. 스페이스X는 선발 주자였기에 나사의 전통적 파트너인 보잉을 완전히 제껴버리고 10여년간 협업하여 노하우와 신뢰를 쌓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는 블루 오리진을 뒤늦게 창업하여 민간 우주 전쟁에 뛰어들었다. 그는 트럼프 1기 시절 스페이스X가 화성에만 신경을 쓰는 사이 현실적인 개척 존재인 달탐사를 노렸다. 그리고 이것이 성공적이었다. 베이조스는 달 남극의 셰퍼드 분화구에 착륙하여 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거기서 얼음을 확보하고 능성의 바깥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자는 것이었다. 

 이 구상이 성공한다면 미중 우주 경쟁에서 미국이 단연 앞설 수 있었기에 이것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큰 관심을 끌었다. 

 2010년대 중반 나사는 그 이름에 걸맞지 않게 무능력했다. 이들은 2011년 우주왕복선이 마지막이었고 그 이후로는 후속기가 없었다. 그래서 엔진도 거의 발전하지 않아서 70년대의 기술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래서 당시 러시아제 RD-180을 사용했다. 심지어 자체 우주선이 없어 국제우주정거장에 우주비행사를 보낼 땐 러시아에 읍소하는 처지였다. 러시아는 이를 이용해 우주비행사 운송의 가격을 꾸준히 높였고, 여기에 중국도 부상하면서 미 국방부는 불안감이 커졌다. 결국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자 미국은 RD-180사용을 중지한다. 

 2017년 미국은 25년만에 국가우주위원회를 개최한다. 이는 미국이 다시 우주에 진지하게 접근하겠다는 것을 천명하는 일이었다.  

 중국은 2018년 미국의 GPS에 해당하는 베이더우 시스템 위성을 발사했다. 그리고 2019년 최초로 달 뒷면에 우주선을 착륙시킨다. 반면 나사는 2010년대 10년간 추진한 SLS프로그램이 매우 부진했다. 이는 보잉이 주로 담당하였는데 예산은 어마어마하게 소진하면서도 이렇다할 성과가 없었다. 이는 공화당 상원의원 리처드 셸비 때문이었다. 그는 연방정부 산하의 모든 기관에 예산을 배분하는 핵심권한이 있었다. 그는 10년간 SLS프로그램에 몰두했는데 이는 그것이 그의 지역구인 앨라베마에 무려 1만 3천개 일자리와 24억 달러의 경제효과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1당 독재로 이런 부분에서는 극도의 효율성을 갖고 일사천리였다.

 2019년 블루 오리진은 베이조스의 기대에 따라 거대 기업화 한다 직원수도 2천면에 달했고 앨라베마주 헌츠빌에 20만 제곱피터 공장도 착공했다. 블루 오리진은 자체 우주선 블루문에 들어가는 엔진을 액체 수소와 액체 산소만 쓰게끔 개발했는데 이는 달 남극의 얼음을 염두에 둔 것이다. 

 미국의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이 부상하자, 중국도 민간의 참여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중국은 민간의 우주산업을 유도했다. 그 결과 중국에도 우주관련 스타트업이 대거 등장하게 된다. 이들은 더 작고 저렴하며 컴퓨팅 능력은 우수한 위성을 개발했다. 그리고 중국은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대항하여 달 남극에 영구기지를 선점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미구 입장에서 더 위협적인 것은 이들이 러시아와 협력해 이를 수행하려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텐궁이라는 국제우주정거장을 건설하고 이미 성공리에 운영중이다. 그리고 중국은 자신들의 달 프로그램을 미국의 아르테미스에 못지 않게 50개국 참여 규모로 늘리려고 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도 달에 진출 중이다. 2023년엔 인도의 찬드라얀 3호가 달 남극에 착륙했고 2024년엔 다소 기우뚱하긴 했지만 일본의 우주선도 달에 도착한다. 한국 역시 달 탐사를 계획하고 있다. 달에는 고운 표면인 레골리스가 있다. 달은 대기가 사실상 없어 수많은 소행성 충돌을 수십억년간 겪었다 .그것들이 표면에 누적되었기에 달의 레골리스는 금속덩이리다. 철, 알루미늄, 규소등이 가득하며 이로 인해 이것을 자원으로 이용해 달의 기지나 태양광 패널등을 건설하는 계획이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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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투자의 모든 것 - 원유, 천연가스, 금, 은, 구리, 니켈, 리튬, 희토류 실전 투자법
이석진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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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산업시대마다 대표적 원자재가 있다. 아주 오래전 흑요석에서부터 구리, 철, 금은, 산업시대의 석탄과 석유가 그러했다. 지금은 인공지능과 전력망, 데이터 센터로 인해 구리, 리튬, 니켈, 희토류 같은 산업 금속이 주목받는 원자재다. 

 원자재 투자에는 누가 그 자원을 갖고 있는지, 공급 운송망과 제련망은 누가 장악하는지, 어떤 산업이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지, 어떤 국가가 자원을 무기화하려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원자재 투자는 단순 수요공급에 기반한 전망도 물론이지만 구조의 이해가 필수적이다. 

 요즘 원자재 시장은 폭등중이다. 금ETF인 GLD는 1년 기준 약 200억 달러가 유입 중이고 은 ETF인 SIL은 3조원, 구리ETF인 COPX에는 1분기에만 20억 달러가 유입중이다. 이는 원자재 시장의 평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은 3요소로 중요한데, 실수요가 비축 수요, 투자자금의 유입이다. 

 원자재는 크게 4가지 섹터로 구분된다. 에너지, 귀금속, 산업금속, 농축산물이다. 에너지에는 크게 원유와 천연가스가 속한다. 원유는 경기 회복기에, 천연가스는 경기둔감 종목이다. 귀금속은 금이 경기둔감 종목이고 은이 경기 확장기에 상승한다. 산업 금속은 대부분 경기 회복기에 상승한다. 농축산물은 경기 확장기에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원자재 가격은 사실상 물가와 같다. 하지만 모든 원자재가 그러한 것은 아니다. 어떤 원자재는 가격 전가가 가능하지만 아닌것도 있기 때문이다. 유가와 농축산물은 가격 전가가 가능하다. 소비를 미루거나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산업 금속은 가격 전가가 어렵다. 산업 금속은 전자제품이나 소비재의 생산에 사용되는데 이것의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자는 구매를 훗날로 미루거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은 신흥국의 경제성장과 높은 상관성을 갖는다. 아시아 외환위기와 미국의 닷컴 버블 이후 대부분의 신흥국은 자국의 경제 안정성을 위해 달러를 비축하려 한다. 그리고 달러를 버는 방법은 수출이다. 그래서 신흥국은 수출경쟁력을 항상 강화하려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자국의 임금을 낮추는 저임금 전략이다. 그러면 수출 가격이 싸지고 신흥국의 제품은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 소비된다. 수출을 위해 신흥국의 원자재 수요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국제 원자재 가격은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원자재의 가격은 달러의 가치와 반비례한다. 이는 원자재를 대부분 달러로 거래하기 때문이다. 달러가 강세면 같은 달러로 더 많은 원자재 구매가 가능해, 원자재 가치가 하락한다. 반면 약 달러면 같은 달러로 더 적은 원자재를 구하게 되어 원자재 가치가 상승한다. 미국 경제가 침체하면 세계 경제는 대개 같이 침체한다. 그러면 안전 자산인 달러의 수요가 늘어 달러 강세가 나타난다. 그리고 미국 경제가 활황이면 세계의 투자자금이 미국으로 집중된다. 그래서 달러 수요가 늘어나고 달러 강세로 이어진다. 즉, 미 경제는 활황이든 불황이든 달러의 가치에 큰 영향을 못 미친다. 그리고 미국은 기축통화국이기에 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항상 달러를 어느 정도 비축하려 든다. 그래서 달러는 그렇게 찍어댐에도 쉽사리 가치가 하락하지 않고 장기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달러 가치에 반비례하는 원자재 가격에는 좋지 않은 신호다. 그래서 원자재 투자는 장기보다는 단기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 

 원자재 가격은 금리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주식은 보유시 배당금을 주고, 예금은 이자를 준다. 하지만 원자재는 보유시 현금 흐름이 창출되지 않는다. 그래서 금리가 하락하여 유동성이 풍부해지거나 반대로 금리가 상승하여 유동성을 빨아들여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경향이 있다. 

 원자재 투자는 직접 보관이 어려워 선물투자가 일반적이다. 선물은 미래의 특정 시점에 지정된 수량과 품질의 특정 자산을 매매하거나 인도하는 표준화 계약이다. 선물가격은 현물가격에 보유비용을 더하고, 보유 편익을 빼서 계산한다. 즉, 선물가격=현물가격+보유비용-보유편익 이 된다.

 그리고 원자재의 보유비용이 보유편익보다 크면 선물 가격은 현물 가격보다 커지고 이를 콘탱고라 한다. 반대로 보유비용이 보유편익보다 작으면 선물가격은 현물 가격보다 작아지고 이를 백워데이션이라 한다. 

 선물은 만기가 가까우면 근월물, 만기가 멀면 원월물이라 하는데 원월물, 즉 선물 만기가 뒤로 갈수록 가격이 높아지는 콘탱고 국면을 정상시장, 반대로 원월물로 갈수록 가격이 싸지는 국면을 비정상시장이라 한다. 정상 비정상이라니까 뭔가 가치판단을 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선물 투자시 총 이득인 TOTAL RETURN은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가격 변동 수익+롤오버 손익+이자수익이다. 가격은 원자재의 가격 변화다. 롤오버는 계약 갱신에 따른 비용이다. 선물은 만기가 있는데 그 투자를 지속하고 싶으면 갱신을 해야한다. 이럴때 드는 비용이 롤오버다. 콘탱고 국면에서는 뒤로 갈수록 선물이 비싸지기에 롤오버비용이 증가한다. 반면 백워데이션 국면에서는 선물 가격이 뒤로 갈수록 하향하여 롤오버비용이 감소하여 이득을 본다. 마지막 이자수익은 증거금 이외의 돈을 투자하여 버는 이득이다. 선물은 10%정도의 증거금만 예치하면 계약이 가능하다. 나머지 금액을 만기전 까지 국채나 예금 등으로 이자수익을 노릴 수있다. 그래서 이자수익이 나는 것이다.

 선물은 대개 콘탱고 국면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물이 귀한 시점에는 백워데이션 국면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것이 중동전쟁이다. 전쟁으로 미래 공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에 당장의 물건이 귀하므로 현물가격이 더 비싼 백워데이션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공급충격으로 인한 생산부족, 경기과열로 인한 가격상승우려로 당장의 비축심리나 구매심리가 강해도 백워데이션 시장이 나타난다. 

 반면 대개 경기가 안정적이고 물가 상승 기대가 낮은 저성장 국면에서는 굳이 현물 보유 수요가 낮기에 콘탱고 국면이 나타난다. 콘탱고는 저성장, 경기변동이 안정적이고, 수급이 안정된 평화로운 시기 발생한다. 2010년대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0년간 저성장, 저물가, 공급과잉으로 콘탱고가 강하게 나타난 시장이었으며 원자재 선물 투자로는 최악의 시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공급망이 붕괴하고, 물가가 상승하고, 관세리스크와 미국 우선주의로 원자재 선물거래 시장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원자재 중 귀금속은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이가 거의 없다. 보유비용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자재 초보 투자자에게 적합한 시장이다.

 원자재는 ETF로 투자하는게 좋다. 적은 비용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ETF와 ETN이 있는데 전자는 자산운용사가 발행한 펀드로 만기가 없고 펀드가 실제 자산을 보유하거나 추종한다. 후자는 증권사 발행 증권으로 투자금을 받은 증권사가 만기까지 기초자산 수익률을 복제하여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상품이다. 

 화폐의 조건은 교환, 가치저장, 가치척도다. 금은 이 세가지에 가장 잘 부합하는 원소다. 그래서 금은 고대로부터 인간의 화폐로 이용되어 왔다. 그리고 금은 화폐의 편의성인 휴대성, 내구성, 동질성도 갖추고 있다. 또한 무엇보다 희귀하다. 금생산량은 2018년 약3660톤으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중이다. 같은 해 구리는 생산량이 금의 7천배에 달한다. 이는 금세기의 놀라운 자원 탐사, 채굴, 생산기술의 혁신에도 불구하고 금 자체가 지구상에 매우 희소함을 의미한다. 

 반면 금 가치의 거울인 돈의 가치를 갈수록 하락중이다. 미국은 1971년 닉슨이 금태환제를 포기하며 사실상 금을 자산을 만들어버렸다. 금은 기축통화의 불안, 물가의 상승, 경기 불확실성으 대두, 중앙은행의 매입으로 인해 상승한다. 특히 미국이 흔들릴때 금은 강하게 상승한다. 1970년대 미국경제가 엉망일때 금은 최고가를 찍었고, 80-90년대 미국이 다시 경쟁자인 일본과 소련을 물리치며 안정을 찾자 금은 반토막 났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중국이 부상하고 미패권이 흔들리자 금은 다시 상승중이다. 

 금은 과거 안전자산 취급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그런 경향이 많이 희석되고 있다. 금은 과거 경제위기시절에도 홀로 상승하거나 가치를 지키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주식시장이나 코인과도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 

 은은 금과 과거 기축통화 경쟁을 벌였다. 18-19세기 중국과 인도, 멕시코등 세계 패권국들이 은을 기축통화로 사용했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금본위제를 세계 열강이 사용하면서 은본위제는 무력화한다. 원소의 회소성은 PPB로 판단한다. 금은 4PPB, 은은 75PPB로 은은 금보다 19배나 덜 희소하다 .그리고 생산량도 10배나 차이가 난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은 가격은 금 가격의 1/60-70수준으로 결정되었다. 

 은이 금과 다른 점은 귀금속이자 산업금속이라는 점이다. 은은 항균효과가 높아 의료 기기에 사용되고 빛 반사율과 전기, 열전도율이 높아 반도체 및 태양광 패널로도 적합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은은 귀금속 이미지가 더강하다. 실제 은 가격은 금에 7, 산업에 3정도 연동된다. 그리고 은은 가격 자체가 금보다 낮아 변동성이 금보다 크다. 2025년 금은 65%상승했으나 은은 무려 147%상승했다. 하지만 이 변동성은 하락에도 적용된다. 그래서 2010년대 금은 40%하락했지만 은은 70%하락했다. 

 그리고 은은 생산이 댜앙하다. 금은 거의 광산에 의존한다. 하지만 은은 아연이나 다른 금속의 제련과정에서 부산물로 많이 생산된다. 그래서 한국의 고려 아연 같은 경우 아연 제련 과정에서 은이 나와 은가격이 상승하면 주가가 상승한다. 

 저자는 투자 방법으로 주식과 가치주, 단기채권과 장기채권을 같은 비율로 투자하는 방법, 금과 주식, 장단기 채권을 같은 비율로 투자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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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밥일지 - 청년공, 펜을 들다
천현우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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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정치권은 젊은 사람들에 관심이 많다. 수는 적으나 진보에서 보수로 정치적 성향을 과감히 바꾸었기에 진보는 놀라고, 보수는 웬떡이냐 싶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젊은이들은 대학을 나오고 정규직에 취업했거나 하려는 사람들, 그리고 대개 수도권에 사는 사람으로 비정하는 느낌이 있다. 물론 그들이 다수이긴 하다. 하지만 젊은층과 한국인들 중 많은 수는 지방에서 살고, 지방의 중소기업에서 일하며, 지방에 있는 대학이나 전문대, 고교를 나와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지방소재 중소기업에서 생산직으로 일하게 될 테인데 그런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 우리는 잘 모른다.

 책 쇳밥일지는 딱 그런 사람이 쓴 책이다. 일전에 '고기로 태어나서'와 '퀴닝', '어떤 동사의 멸종'을 쓴 한승태 작가의 책을 재밌게 보았는데 상당히 분위기가 유사한 책이었다. 한승태 작가는 한국의 열악한 직업 전선에 뛰어들어 이를 체감하여 르포형식으로 글을 썼는데, '쇳밥일지'의 저자 글 역시 삶자체가 르포라 둘은 유사한 느낌을 풍긴다. 

 저자는 한국의 흙수저 중 흙수저다. 아버지는 바람둥이로 늘 이여자 저여자를 집에 들였다. 아버지의 여자 중 하나였던 심여사가 심성이 착해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저자를 키운다. 그러다 한 번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생모란 사람과 2년여를 살았는데 매일이 폭력이었다. 저자는 아버지가 자신 덕에 기초생활수급자로 연명하는 것을 떠올려 일부러 다쳐 병원이 입원해 아버지가 찾아오게 만들고, 다시 심여사와 함께 살게 된다.

 공부엔 도무지 소질이 없어 실업계 고교를 나왔다. 집안도 워낙 가난하고 공부도 잘하지 못해 미래나 장래따윈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 하지 않겠냐는 심여사 때문에 폴리텍 대학으로 진학하게 된다. 월세 살이라 등록금이 없었는데 중학교 때부터 천착한 게임 아이템과 캐릭터를 팔아 등록금을 마련한다. 그렇게 졸업하고 방학중엔 공장에서 일한다.

 대학을 졸업해도 학점이 변변치 못했다. 그러다 방위산업체에서 일하게 되고, 졸업하여 창원, 마산 지역의 여러 중소기업을 전전한다. 이들은 모두 공통점이 있다. 사장이 하나같이 노동법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한다는 것이다. 산재같은 건 모르는 말이고, 최저 시급조차 잘 챙겨주지 않는다. 아직 미숙련이란 이유다. 늘 인력이 부족하니 20대임에도 견디기 어려운 노동강도에 시달린다. 그러다 우연히 용접을 하는 아저씨를 만나게 되고, 용접자격증도 어렵사리 획득한다. 

 관련 일을 계속하게 되고, 돈도 좀 벌린다 싶은 시점에 심여사가 사기를 당해 1억 정도를 날리게 된다. 삽시간에 빚쟁이가 되어 200만원 월급 중 140만원이 빚 상환으로 지출된다. 그렇게 수년을 살며 저자는 깨지고 세상에 대해 알아간다.

 왜 나는 죽도록 열심히 일하고 세상에 반드시 필요한 일을 하는데, 필요치도 않은 일을 하는 법조인이나 대기업을 다니는 사람들, 언론인 같은 글쟁이들은 나보다 훨씬 약한 노동강도에도 수배의 돈을 벌어 갈까, 그리고 같은 직장 내에서도 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권을 보호받고 좋은 휴게실에서 쉬는데, 왜 자신에게는 그것이 허용되지 않을까 등등이다. 

 저자는 공부는 못했지만 글쓰기에는 상당한 소질이 있다. 학교 다닐 적에도 여러 번 글쓰기 상을 받았고, 꾸준히 독서하고 글을 남기며 소통을 해나간다. 그러다 글이 문재인 정권 시절부터 주목받게 되어 높은 정치인들과 교수님, 언론이들과 만나게 되고 글로 돈도 벌게된다. 그럼에도 글쟁이와 용접쟁이를 병행하다 결국 글쟁이로 본격전업하여, 팔자에도 없는 기자가 된다.

 책을 읽으면서도 이런 사실은 말미에나 나와서, 독서를 하며 저자의 글실력이 매우 놀라웠다. 공부 못하는 실업계생의 글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필인가 라는 생각마저 들무렵, 책 말미에 이런 내용이 나와 이해가 되었다. 저자의 글실력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웬만한 허위 지식인들보다 훨씬 낫다. 

 이 책은 젊은이들을 잘 모르는 어른들, 그리고 부모님이 있고 물질적으로 풍족하여 공부나 노력을 하지 않고 적당히 쉽게 살면 어떻게든 될거라 믿는 어린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연휴를 앞두고 도서관을 거닐다 우연히 만난 책인데 가끔 이런 운명의 장난이 인생에 좋은 기회와 기쁨을 준다. 이 책을 만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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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의 시대 - EBS 다큐프라임
EBS 다큐프라임 〈주식의 시대〉 제작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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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년 정도 전에 우연히 EBS에서 하는 주식의 시대 다큐를 본적이 있었다. 너무 재밌었는데 처음부터 보지를 못했고, 재방도 놓쳤다. 아쉬운 판에 이 책을 만났다. 책에는 투자기법이나, 주식 용어, 종목 추천 같은 것은 없다. 다만 주식 투자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왜 상승장이라는 50%이상의 확률게임에서조차도 승리하지 못하고, 손해를 보는지에 초점을 둔다. 그것은 진화과정에서 생겨난 우리의 심리 때문이다. 

 동양과 서양은 서로 다른 심리를 갖는다. 이는 지리와 기후 때문이다. 서양은 밀농사 중심으로 이는 토질과 물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노동집약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협력이 크게 필요치 않으며 이는 그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동아시아는 몬순기후의 벼농사 지대다. 인구부양력은 밀보다 높지만 손이 많이 가고, 치수와 농사의 결정적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협력이 필수이고 이는 집단 문화로 이어진다. 서양인들은 그래서 토의 토론과 자기 의견을 중시하며 이것이 투자 성향으로 이어져 합리적으로 오래 보유한다. 하지만 동양인은 집단 문화에서 자기 의견을 내세우기 어려워 그런 문화 자체가 거의 없고 대세적 흐름에 크게 편승하며, 짧고 보유해 크게 먹으려 한다. 그래서 한중일대만 개인 투자자들은 서구의 투자자들에 비해 주식 보유기간이 극단적으로 짧다. 이는 이익의 감소로 이어진다. 상승장에서 충분한 이익을 취하지 못하고, 잦은 주식 회전으로 거래세가 이득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인간은 진화과정에서 이익 보다는 손실을 회피하는 것을 더 중시한다. 이득은 놓쳐도 더 나은 삶으로의 아쉬움에 그치지만 손실은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익과 손실이 같은 크기여도 다른 태도를 취하는데 이것이 이중적 위험태도다. 한 실험에서 100% 3000달러가 보장되는 것과 80% 4000달러 이익이 보장되는 경우, 사람들은 8:2 정도로 전자를 선택한다. 하지만 100% 3000달러 손실과 80% 4000달러 손실의 경우, 사람들은 1:9정도로 후자를 선택한다. 같은 경우라도 이익과 손해에 대해서 이중적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사람은 그래서 이익 상황에서는 위험을 회피하려 하고 손실 상황에서는 위험을 선호한다. 손실 회피가 주목적이라서다. 여기엔 가치함수 3개가 자리한다. 우선 준거기준성이다. 사람의 투자에는 기준이 있는데 이는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순간적인 저평가나, 기업의 실적이 자리해야하지만 사람의 기준은 자신의 투자 매입가다. 그리고 민감도 체감성이 있다. 사람은 초기의 작은 이익과 손실엔 비교적 잘 반응하지만 그것이 상당히 커지면 더 민감해져야 함에도 역설적으로 둔감해진다. 그래서 손실이 작을 때 반응하지 못하면 그것이 극단적으로 커져도 손절을 하지 못한다. 마지막은 손실 회피성이다. 인간은 언급한 것처럼 이익의 기쁨이 손실보다 작다. 그래서 익절은 하나 손절은 잘 하지 못한다. 손실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비합리적 이유로 개인투자자는 스스로의 본능을 거스르지 않는 한 50% 확률게임에서 승리시 빨리 승리를 확정짓고, 패배시 그것을 계속 가지고 간다. 그것이 종합적 손실로 이어지는 것이다.

 연구결과 이익과 손실에 대한 사람의 감정은 무려 1:2.25에 달한다. 같은 금액의 이득에 대해 1정도의 기쁨을 느낀다면 같은 금액의 손실에 대해서는 무려 2.25배나 더 큰 고통을 느낀다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비합리적 투자를 유발하는 4가지의 심리가 있다. 첫째, 과잉확산이다. 자신의 정보와 능력을 과도하게 확신하는 것이다. 다음은 처분 효과다. 언급한 내용으로 손실 회피 경향이 강해 이득이 조금 나면 빨리 확정하고, 손실은 회피하고 싶어 처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음은 복권형 주식의 선호다. 연간 7%의 수익을 10년간 지속하면 자산은 두 배가 된다. 이는 엄청난 일이지만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누구도 이 정도를 바라지 않는다. 빠르게 재산이 수십배 뻥튀기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은 단기 운집 거래다. 다수의 투자자가 유사 정보를 바탕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제한된 주의력과 과도한 자신감이 있다. 제한되 주의력은 사람이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모든 정보에 반응하지 못하고, 특정 편향 정보에만 반응하는 것이다. 

 처분 효과는 인간 본성과 관련하기에 매우 강력하다. 이를 완화하려면 과거보다는 미래 지향적 태도를 가져야 한다. 처분효과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서 반응을 못하는 것이다. 미래를 보면 손실을 빨리 확정하고, 가망없는 종목을 처분해 손실을 그나마 줄이고 더 나은 곳에 투자해야 한다. 사람은 이것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훈련되고 성공한 투자가들은 손실 규칙이 있다. 10% 하락시 무조건 손절하는 등의 규칙이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버블이다. 사람들은 버블이라면 터무니 없는 것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네덜란드의 튤립이나 메타버스 등의 대한 투자를 그런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철도 버블이나 21세기 초입의 닷컴 버블은 놀랍게도 실체가 분명한 것들이 버블로 이어진 경우다. 

 버블이 시작되면 시장에 특정 자산에 대한 서사가 회자된다. 이는 놀라운 기술로 세상을 바꿀 만한 것이고, 그 이득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엔 지난 번과는 분명히 다르며, 그렇기에 이 자산은 지속 상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유동성 공급이 시작된다. 너도나도 포모를 느끼며 투자하게 되고, 자신의 자산을 처분해 여기 투자하고, 그것도 모자라면 빚도 진다. 그러면 유동성 과잉 공급으로 자산의 가격은 과도하게 오르게 된다. 그리고 결국 어느 누구도 그 오른 가격을 받지 않으려는 시점이 온다. 가격은 무너지게 되고, 심한 경우는 오르기 전보다 더 하락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실체가 있음에도 일어나는 일이다. 미국의 빅테크 아마존은 닷컴 버블 시절 가격이 100달러 이상까지 상승했다가 무려 1달러로 하락한적이 있다. 물론 아마존은 살아남았고 더욱 거대해졌지만 당시 100달러에 주식을 매입한 사람이 1달러까지 하락한 아마존 주식에 확신을 갖고 그대로 보유했을 확률은 거의 없고, 합리적 태도도 아니다. 

 사람이 버블에 뛰어드는 재밌는 실험이 있다. SSW실험이다. 이는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사람들이 그 기대수익을 분명히 합리적으로 알 수 있음에도 심리로 인해 버블이 생겨나고 꺼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참여자에게는 총 5주의 주식과 현금 50달러가 지급된다. 그리고 총 10라운드의 거래가 이뤄진다. 1번의 라운드가 끝날때마다 룰렛이 돌아가 50% 확률로 보유한 주식에 2달러가 지급된다. 그러면 주식 1장의 초기 가격은 10달러가 된다. 

 거래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확률을 계산하고, 10달러로 주식을 거래하려 하지만 잘 성사가 되질 않는다. 하지만 룰렛이 한 번 돌아서 수익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다음 라운드부터는 주식의 합리적 가격은 9달러로 하락하게 되나 사람들은 그 이상으로 거래를 시작한다. 버블의 시작이다. 버블은 4-5라운드 정도까지 지속되지만 그 이후로는 가격이 기대값이 비해 과도하게 올라 매도가와 매수가의 차이가 벌어져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결국 마지막 라운드에 가서는 주식이 원래 기대값인 1달러까지 폭락한다. 버블의 붕괴다. 

 이 책은 사람의 심리를 살폈다는 점에서 기존 투자책과 다르다. 쉽게 얇고 재밌다. 사람들은 주식시장에서는 다른 사람과 반대로 움직여야 승리한다고 하는데 이는 결국 본성에 반하여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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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다운 공간에서 살고 싶다
오승욱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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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평생 함께 하는 곳은 집, 가족, 직장이나 학교등 내가 속한 집단 일 것이다. 사람은 이 3곳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특히, 집은 가족과 함께 하는 곳일 수도 있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기에 더욱 특별하다. 그리고 한국인의 집의 형태는 대부분 다세대 주택이고, 그 중에서 단연 아파트다. 아파트는 상당한 편리함, 그리고 산업화에서 한국적 부의 상징, 땅이 좁은 수도권에 밀집하며 가격이 크게 올라 투기의 수단이 되었다. 그래서 한국인은 아파트를 선호한다.

 그런데 아파트는 천편일률적이다. 개개인의 다름을 충족시켜주기 어렵다.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아파트를 층마다 또는 호마다 조금씩 다르게 지으면 어떨까? 그런데 이 쉬워보이는게 어렵다. 이걸 모두 다양하게 하면 구조, 설비, 소방계획이 모두 틀어져 건축비 상승이라는 현실적 요인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재밌는 점은 한국인이 아파트에 머무를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나마 나를 살릴 수 있는 답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한때 한국에는 단독주태과 전원 주택의 붐이 다소 일긴 했지만 결론은 다시 아파트였다는 점에서 이런 생각은 주목할 만하다.

 90년대 지은 구축아파트는 현관이 매우 작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요즘 그런 집을 가보면 문을 열자마자 바로 온집안이 한 눈에 들어와 어색하다. 특히, 배달문화가 보편화한 요즘이라면 이는 사생활 노출 문제로도 이어진다. 이런 경우, 현관을 따라 가벽을 세우거나, 그게 아니라면 현관과 인접한 방의 벽을 허물어 방의 크기를 조금 좁히고, 현관을 가리는 형태의 구성이 가능하다.

 요즘 아파트는 4베이 구조다. 방의 개수를 늘리고, 가능한 많은 공간을 남향배치하는데 이러면 필연적으로 죽은 공간인 방을 따라 이어지는 좁은 복도가 생겨난다. 이 구조에서는 방이 많아져 알파룸이나 남는 공간이 생겨 요즘 세태에 맞다. 2000년대는 3베이가 보편적이었는데 이 구조는 거실과 안방이 남향이고, 주방과 드레스룸을 북으로 배치하는데 채광과 통풍에 유리하다. 

 한국은 집단문화가 강하다. 그래서 한국의 자동차들은 거의 무채색 계열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집 내부도 그러하다. 보여지지 않음에도 대부분의 건물 외부와 내부가 화이트와 우드톤이 표준이다. 색은 사실 다름을 드러내는 언어다. 공간의 온도를 바꾸고 우리의 생각과 행동도 바꾼다. 베이지나 브라운 계열은 공간을 포근하게 한다. 그리고 네이비나 차콜은 짙은 색으로 공간과 생각을 깊게 한다. 선명한 노랑이나 코럴 컬러는 에너지를 올려준다. 

 집은 백반 같아야 하는 존재다. 백반은 대단히 맛있지는 않아도 영양가가 있고 매일 먹어도 물리지 않으며 속을 편안하게 한다. 집도 마찬가지다. 대단하지 않으면서도 나름대로 만족을 주고, 무엇보다 편리해야 한다. 그래서 집은 예쁘기만 해서도, 편리하기만 해서도 안된다. 

 층고가 매우 높은 집은 개방감이 매우 좋다. 요즘 아이들의 창의성에도 높은 층고가 좋다고 한다. 하지만 이 경우 한국의 날씨에 부적합하다. 겨울엔 매우 춥고, 여름엔 매우 덥다. 풀하우스 같은 복층 통창도 그러하다. 여름엔 너무 강한 일사가 집안 전체를 향하고, 겨울엔 춥다. 그래서 이런 예쁜 디자인은 편리함을 크게 해친다. 

 사람이 집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방을 보는게 좋다. 거기에 나를 말하는 모든 것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방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적는다. 정리, 환기, 청결, 정리 되지 않은 모습 그대로다. 그리고 방의 물리적 조건을 본다. 창의 크기, 조명, 채광, 벽지. 바닥색, 천장 높이 등이다. 마지막은 방의 구성물건이다. 침대, 책상, 의자, 책장, 옷장, 침구 등이다. 이 모든 것을 적은 후, 종이를 반으로 접어 현재 마음에 드는 것과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나눈다. 그러면 내가 원하는 집이 대충 그려진다. 

 사람은 공간에 다음의 요소로 끌린다. 우선, 장소 그 자체다. 휴양지, 아름다운 건물 등이다. 다음은 공간의 형태다. 천장의 높이, 폭과 길이, 시선구조, 바닥 형태 등이다. 세번 째는 공간의 구성요소로 마감재의 재질과 색, 빛의 방향, 조도, 가구와 소품 등이다. 마지막은 개인의 경험이다. 내가 어려서 붉은 벽돌집과 정원이 있는 집에서 가족과 추억을 쌓으며 자랐다면 그 경험은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한다.

 집에서 가장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조명이다. 집에 들어오면 가장 처음 맞는 것은 현관 조명이다. 이 조명을 전구색이나 주백색으로 바꾸면 한층 따뜻해진다. 간접 조명처럼 아래서 나오게 하거나 여러 방향에서 조명이 나오는 것도 분위기를 바꾼다. 

 현관의 신발잘은 그냥 신발만 신는 곳이지만 공간이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문구나 작은 엽서 한장만 놓아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리고 간편한 의자를 비치하면 좋다. 신발을 신을 때 편리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다르게 외국은 주택이 현관을 지나면 개인 공간이 먼저 나오고 복도를 따라 들어가야 거실이나 주방 등의 공용 공간이 등장한다. 한국은 들어가자마자 공용공간이 먼저 나온다. 이는 전통가구의 마당이 반영된 결과다. 한국의 전통 집은 문을 들어서면 외부 공간인 마당이 가장 먼저 나왔고 여기서 서로 떠들고 즐기고, 일을 하며 같이 머물렀기 때문이다. 

 아파트 중심의 한국 거실은 천편일률적으로 큰 TV와 그것을 마주보는 소파가 있다. 하지만 최근 TV가 없어지는 추세다. 이동식으로 사용하거나, 있어도 거실 정면에 위치하지 않는다. 거실이 나와 가족이 어떻게 머무르는지에 대해 개념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주방은 동서양 모두 노동공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성의 사회적 위치가 향상되고, 가족이 평등해지며 노동공간이 아닌 같이 하는 공간으로 변화했다. 그래서 주방은 과거 집 바깥에 있거나 외진 곳에서 음식을 만들어 바치는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같이 즐기고, 요리하고, 먹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그래서 아일랜드 식탁을 두고 조리하며 정면으로 거실을 보거나 옆으로 거실을 보는 구조다. 

 그리고 요리도 조리로 변화중이다. 과거처럼 모든 것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반 조리된 것을 꺼내서 플레이팅 하기 편한 구조로 변화중이다. 그래서 수납이 중요하다. 펜트리가 생긴 이유다. 냉장고도 하나로는 모자라서 두 개가 보편화하고 있다. 주방은 이제 요리 공간이라기 보다는 간편식, 조리로 바뀌며 가전도 많아졌다. 에어프라이어, 커피머신 등이다. 

 한국의 욕실도 최근 집안에 들어왔다. 한국 최초로 내부에 화장실이 들어온게 1958년의 종암아파트다. 이 아파트부터 부엌과 화장실이 실내로 들어왔다. 욕실이 실내로 들어온 것은 가족 안에서도 사적 영역이 존중되고 경제적 수준도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최근 화장실은 2개가 보편적 추세지만 그것도 모자란 경향이 있다. 이 경우 세면대를 바깥에 추가로 설치하는 것만으로 많은 것이 해결된다. 

 한국의 화장실은 변기, 세면대, 샤워공간, 욕조가 같은 공간에 있는 습식구조다. 그래서 벽과 바닥이 타일로 마감처리되고 방수를 한다. 서양은 화장실, 샤워실이 분리되고, 바깥에 세면대가 있는 경우가 많으며 건식이다. 한국의 화장실은 마당에서 하는 일과 그 인근의 화장실이 결합되어 아파트의 경우 일을 하는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 물을 많이 사용하고, 물청소가 일반 상식이다. 하지만 잦을 물청소는 건조를 필요로 한다. 최근엔 건식 욕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한국의 욕실은 물을 많이 쓰기에 대개 집의 안쪽에 위치한다. 겨울 동파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의 화장실처럼 모든 것을 모으면 배관이 짧고 단순해지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한국의 욕실은 춥다. 난방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화장실은 방수층과 배수 경사로 바닥이 얇을 수 밖에 없어 한국 특유의 온돌 난방이 들어가기 매우 어렵다. 그래서 저자는 화장실의 경우 보온과 건조는 구조상 해결이 어려우므로 전자기기의 활용을 추천하며 요즘 그런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안방은 과거 가장 컸고 대개 남향이었지만 최근은 수면 기능으로만 활용되며 크기가 줄어들었고, 오래 수면을 하기 위해 북향인 경우도 많다. 줄어든 안방엔 드레스룸과 파우더 룸이 따로 들어서고 있다. 이둘은 기능적 용도도 있지만 나를 드러내는 공간으로 최근 점점 기능이 확대중이다. 

 최근 아이방을 많이 꾸미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아이는 어릴 수록 부모와 함께하는 경향이 많아 애써 방을 구며도 아이가 머물지 않아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아이가 부모와 떨어지는 나이가 되면 이미 꾸민 공간이 아이에 어울리지 않게 된다. 그래서 아이의 공간은 아이가 독립할 무렵아이의 성향과 학습을 고려해 꾸며주는게 좋다. 

 한국의 고령화가 심해 노인을 위한 주거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노인의 집은 예쁘기보다는 안전해야 한다. 현관의 시팅존, 작은 스풀, 화장실은 미끄럽지 않아야 하고, 손간의 온도 변화로 현기증이 일어날 때 잡은 핸드레일이 있어야 한다. 핸드레일은 변기 옆, 샤워공간, 욕조 측면에 설치한다. 거실벽과 침실주변, 복도, 주방도 있으면 좋다. 공간도 단차가 가급적 없어야 한다.

 노인이 되면 수정체가 변하며 색 인지가 달라진다. 파랑 같은 차갑고 깊은 색이 예전보다 어둡게 인식된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색감이 전체적으로 잘 안 읽힌다. 그래서 따뜻한 색이 오히려 편안하고 좋다. 조명은 더 섬세해야 한다. 너무 강하거나 갑작스러우면 좋지 않다. 은은한 간접 조명, 수면 등이 적합하다. 환기와 채광도 건강과 직결되지 중요요소다. 

 노인의 자립성과 존엄을 지키는 것은 한 끼 식사를 스스로 준비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외출이다. 노년의 삶은 집바깥으로 스스로 나갔다고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어야한다. 그래서 동네의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중간에 쉴만한 곳이 있는 장소가 좋다. 나가지 않으며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우울해지며, 신체활동이 줄어 건강이 나빠진다. 

 이런 면에서 한국의 아파트는 오히려 장점이 된다. 구조가 단순하고, 주변에 쉴 곳이 있으며 예측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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