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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리 - 자유와 진실을 향한 외침
추미애 지음 / 해피스토리 / 2023년 11월
평점 :
22대 총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당장 이번 주말이면 사전투표를 실시하는데 다수의 전문가들은 의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 국민 투표선거는 크게 3가지로 대통령을 뽑는 대선과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 기초지자체장과 광역단체장, 지역의원을 뽑는 지선이다. 그리고 투표율을 후자로 갈수록 낮아진다. 총선의 투표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 20대가 50%대, 21대가 60%였고 이번엔 70%가 예상된다.
이렇게 높은 투표율의 전조는 이미 재외국민투표에서 나타나고 있다. 재외국민투표는 참여 자체가 매우 번거롭다. 사전에 신고를 해야하고, 투표일엔 머나먼 공관을 향해 이동을 해야한다. 그럼에도 그 투표율이 68%나 나왔다. 전문가들은 해외에서 한국의 소식을 접하는 교민들의 분노가 투표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국민들을 아무래도 한국 언론보다는 외국 언론이 바라보는 한국에 대한 견해를 접하게 되는데 그것이 사람들을 자극해 높은 투표율로 이어진 것이다.
야당을 비롯하여 현정권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번 정권을 검찰독재정권으로 규정한다. 물론 독특하기도 하고 바람직해보이지도 않지만 검찰출신도 마땅히 정당한 절차에 의해 행정권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꼭 독재로 귀결되진 않을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규정을 받고 그것이 국민 상당수에게 설득력을 얻는 것은 그럴만한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언론자유의 하락, 야당과의 비협치, 국민과의 소통 부족, 일방적 정책 추진등이 현 정부가 보인 독재적 성향이다.
책 장하리는 문재인 정부 법무부 정관이었던 추미애가 쓴 소설이다. 저자가 법무부 장관 때, 윤석렬 검찰총장과 그 동조 세력들이 보인 행태에 대한 비판인데, 사실 관계의 명확한 검증과 소란에 대한 부담때문인지 당시 저자가 경험한 일은 거의 그대로 적시하면서도 관련자의 이름들을 보다 다른 이름으로 넣었다. 그 때문에 마치 다큐같은 글이 어색한 소설이 되어 버린 이유다.
책의 주 내용은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자행된 고발사주 사건, 그리고 각종 아내와 장모의 각종 비리 사건에 대한 봐주기 행태, 법무부 장관의 지시와 검찰 개혁에 대한 저항과 항명 등이다. 무척이나 단편적으로 많은 사건이 다뤄져 좀 혼란스럽기도 한데 과거에 있었던 일을 하나하나 기억해보면 어느 정도 퍼즐이 맞춰진다.
저자는 검찰세력에 대한 비판외에도 당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도 많이 쏟아낸다.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여러 경로를 통해 검찰총장 인사에 대한 우려가 들어왔음에도 이를 간과한 점. 그리고 검찰총장이 여러 무리한 행태를 보임에도 그의 향후 행보와 야망에 대해 안이했던 점. 마지막으로 4차례 정도 그의 무리한 행동에 사임일 시킬만한 정황이 있었음에도 이를 실행하지 않은 점이었다.
정권교체는 늘 지난 권력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된 다는 점에서 이번 정권은 지난 문재인 정권이 탄생시킨 정부는 다름없다. 물론 어쩔 수 없었던 세계적인 부동산 폭등과 보수편향적 언론도 큰 영향이 있었지만 검찰개혁의 사실상의 실패와, 공을 들였던 남북간의 항구적 평화관계의 도입등이 모두 좌초되었던 영향도 적지 않다.
하지만 시민들의 판단도 아쉽다. 개인적으로 지난 대선때 양 후보에게 치명타였던 고발사주와 대장동사건에서 사람들은 고발사주보다는 대장동사건에 훨씬 집중했으며 여론 역시 그랬다. 둘은 비슷한 정도로 치명적 사건이지만 사람들은 다소 멀게 느껴지는 정치적 부정보다는 나에게 가깝게 느껴지는 부동산 비리를 당연히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실제로는 정치적 부정이 사회 전체에 더욱 악영향이 큼에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