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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지정학 아틀라스
델핀 파팽 지음, 권지현 옮김 / 서해문집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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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한국 대통령의 우회적 방법을 통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대량 학살의 조건을 내세우며 전쟁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발언으로 인해 러시아는 한국에 상당한 경계심과 경고성 발언을 드러냈다. 한국은 지정학상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4개의 강국에 둘러 싸여있지만 분단으로 러시아와는 직접 국경을 맞닿지 않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교류가 다른 3국에 비해 약해서 인지 러시아에 대한 한국의 이해는 많이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향후 러시아가 한국에 중요해질 가능성은 많다. 언젠가 통일이 되면 국경을 직접 맞닿게 되어 관리해야 하는 이웃 국가가 되며 이렇게 되면 교통로도 연결할 수 있게 되어 그들로부터 상당량의 지하 자원 수업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지구온난화로 북극 항로에 대한 이용, 그리고 농경의 가능함으로 인한 시베리아 토지의 이용 가능성도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문제가 될 것이다. 

 일단 그냥 보기에도 러시아는 상당한 비정상 국가다. 20세기를 넘어 21세기가 되어서도 공산주의가 무너졌음에도 민주 국가를 세우지 못했으며 정치는 폭압적이고 독재적이다. 외교적으로도 그러해 체첸분쟁과 조지아 침공, 시리아 내전 개입, 크름 반도 강제 병합, 우크라니아 침공까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라면 온갖 제재와 도덕성, 국제적 비난을 무릅 쓰고서도 힘에 의한 개입을 자행한다. 이런 러시아의 행태에 대한 지정학적 분석과 역사적, 정치적, 사회 문화적 분석이 담긴 책이 러시아 지정학 아틀라스다. 

 책은 러시아의 주요 특징과 사건들에 대한 도표와 지도로 가득해서 나처럼 지도와 도표 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무척 반길만한 책이다. 책은 150쪽 정도로 짧지만 지도가 많이 들어가서인지 면이 좌우로 길어 분량이 적게 느껴지진 않는다.

 구 소련의 붕괴 이후 러시아는 소련이라는 거대 제국의 후계자가 된다. 물론 상당한 인구와 영토, 주요 지점을 상실했으며, 위상도 급추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국가로 소련의 찬가를 유지했고, 수도도 모스크바를 계승했다. 또한 유엔 상임이사국의 지위도 유지했으며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지에 퍼져있던 핵무기도 회수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그다지 성장하지 못했으며, 인구는 감소하고 있으며 그나마 평균수명도 여타 유럽국가에 비해 짧다. 또한 첨단 무기나 제품을 개발하나 양산하는 기술과 시설을 갖추고 있지 못하며, 뛰어난 과학자들도 더 이상 배출되지 못하고 인력은 유출되기만 한다. 국가의 불평등은 심화하고 있고 정치는 독재적이며 경제는 성장하지 않는다. 그나마 막대한 자원이 있기에 지금의 경제력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군사력을 강화하고 각종 분쟁에 개입하며 전쟁마저 치루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 국민들은 이런 자국정부를 적극 지지한다. 이는 푸틴 독재정권이 시민사회를 말살하고 언론을 탄압하고 정치적 반대세력을 모조리 숙청한 탓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러시아의 행위가 자국을 지키는 행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모순되게도 기본적으로 러시아는 겁이 많은 나라다. 사방이 탁트여 이렇다할 자연 방어물이 없고 그로 인해 지정학적으로 막강한 중앙아시아 유목민의 침입을 쉽게 받고 오랜 기간 그들의 지배하에 있었다. 그래서 이들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국가의 형성이나 사회의 발전 등 모든 것이 느려졌다.  때문에 이들은 방어를 위한 팽창에 집착하고, 외부 침입과 위압에 무척이나 민감한 역사성을 갖는다. 그렇기에 다른 세계인이 보기엔 강자에 의한 일방적 침공행위로 보이는 러시아의 무력 개입이 자국민들에겐 방어적 행동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러시아는 냉전 이후 민주주의 그리고 자본주의로의 이행에 상당한 고행을 겪었고 사실상 실패했다. 또한 그나마 막강했던 군대마저 후진화한다. 푸틴을 포함한 러시아는 냉전 이후 초기엔 서방에 협력적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행동에 배신감을 느끼고 이들을 적대하기 시작한다. 

 우선 서방사회의 위선이다. 카다피가 축출되고, 코소보 사태가 일어났다. 나토는 동쪽으로 러시아 아 국경까지 확대했고 우크라이나에서는 오렌지 혁명이, 키르키스스탄에선 재스민 혁명이 일어났다. 이는 러시아를 군사적 정치적으로 위협했으며 러시아는 이런 일련의 사건들의 배후에 미국의 입김이 자리한다고 판단했다. 둘째는 미국의 내부 분열과 서아시아 군사 개입으로 그들의 세력이 약화한 것이다. 이는 러시아가 행동하기에 좋은 빈틈이었다. 셋째는 반동적 대담함, 강한 군사력, 넓은 영토가 경제 제재, 부담스러운 군사비, 국제 사회의 비난보다 결과적으로 국익에 더 큰 우위를 준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그러한 것을 얻어왔으며 자급자족할수 있는 경제이기에 국제제재도 효과가 크지 않았다. 또한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전가지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 비난만 했을 뿐 이렇다할 행동을 보이지 않았었기에 러시아는 더욱 대담할 수 있었다.

 푸틴은 이런 생각하에 집권 이후 총 7차례의 전쟁 분쟁을 일으킨다. 우선 체첸전쟁이다. 푸틴은 체첸 분리주의자들이 러시아에 테러를 일으켰다고 하며 지역을 다시 폭격한다. 다음은 2008년 조지아로 남오세티야의 압하지야의 분리주의자들이 반란을 일으키자 조지아 정부가 군대를 움직인 것을 빌미로 침공하여 조지아 영토 20%를 빼앗았다. 2014년은 우크라이나로 그는 흑해 크름반도를 합병해버린다. 2015년은 시리아로 푸틴은 시리아 정권을 도와 폭격기로 반군을 폭격해 시리아 정부가 주요 지역을 장악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다섯 번째는 리비아로 카다피 몰락후 내전이 발생한 리비아에 개입하여 이전의 장악력을 회복하려 시도중이다. 여섯 번째는 나고르노카라바흐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분쟁에 중재자로 개입해 자신의 군대를 주둔시켜 캅카스 지역에서의 군사적 입지를 강화한다. 마지막은 현재진행형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전면적으로 침공했으나 크름합병때와 달리 우크라이나 자체가 극렬저항중이고 서방의 적극적인 군사지원으로 크게 고전하고 있으며 손실도 크다. 이에 푸틴은 항상 써오던 분쟁 같은 애매한 단어 대신 이 전쟁에 대해 드디어 '전쟁'이란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갈등의 기저에는 종교도 자리한다. 현재 동방정교회는 3가지로 갈라진다. 가장 정통성 있는 것은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주교회로 역사적 전통이 있지만 비잔틴 제국의 붕괴하며 유명무실해졌고, 이후 튀르키예 공화국이 설립되며 그리스인들이 대거 이주하며 더욱 힘을 잃었다. 하지만 이들은 정통성에 바탕한 힘이 있는데 1686년 우크라이나가 제정 러시아에 통합되며 이 지역을 모스카바 총대주교청 관할에 속하게 칙령을 내린다. 모스크바 총대주교청은 사회주의 소련에 의해 크게 탄압받았음에도 살아남았고 사실상 동방정교회의 중심 세력이다. 이들은 과거 정치권과의 갈등으로 인해서인지 현재는 러시아 현실 정권에 매우 타협적이며 정권을 강하게 지지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를 상실하게 된다. 우크라이나 신자들은 크름반도 합병과 침공을 지지한 모스크바 총대주교회에 등을 돌렸고 설상가상으로 2018년 콘스탄티노폴리스 대주교청이 1686년의 교회령을 철회하여 키이우 총대주교청이 세를 키우는 계기가 된다. 모스크바 대주교청은 이로 인해 3500만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신자와 정교회 소속 및 공동체 자산의 1/3정도를 상실하게 된다.

 책에는 이이에도 칼리닌 그라드, 터키와 러시아의 밀월관계, 북항로, 지구 온난화, 중앙아시아를 사이에 둔 러시아와 중국의 경쟁,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과 입김, 구소련 소속이었던 독립국가연합 출신 국가들의 과거와 현재, 러시아와의 관계 등을 다루어 러시아의 지정학적 상황과 국제 위상과 정책, 외교관계 등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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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지대 - 매킨더의 지정학과 지리의 결정력 현대의 고전 15
해퍼드 존 매킨더 지음, 임정관.최용환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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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영국인 존 매킨더가 쓴 책으로 1차 대전이 막 끝난 1919년에 나왔다. 1919년은 한국에도 의미가 있는 해인데 암울한 일제강점기의 상황에서 3.1운동이 있었던 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앨프리더 머핸의 해양세력, 니컬러스 스파이크먼의 림랜드 이론과 더불어 대표적인 고전 지정학 이론으로 꼽힌다. 매킨더는 이 책에서 심장지대의 중요성을 지적했는데 19세기 대륙을 지배한 러시아와 해양을 지배한 영국이 그레이트 게임을 벌인 것을 생각하면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매킨더가 말하는 심장지대는 유라시아 대륙의 한복판으로 북쪽으로는 북극해, 매킨더가 레나랜드라고 명명한 예니셰이강 뒤편의 광활한 황야, 고비, 티베트, 이란사막과 알타이 산맥에서 힌두쿠시 산맥으로 이루어지는 자연방벽으로 둘러싸인 지대다. 이 지역은 인구는 희박하나 드넓고, 자원이 풍부하며 무엇보다도 상당히 넓음에도 자연방벽으로 둘러싸여 방어가 용이하다. 다만 열린 부분이 한 곳 있는데 바로 동유럽으로의 통로다. 오랫동안 아시아의 유목민족은 이 방면을 통해 유럽을 침공하여 그들의 역사를 뒤흔들어 놓았으며 반대로 유럽쪽에서 이 방면으로의 진출도 이뤄졌다. 통로는 무척 넓고 저지대라 역사적으로 방어가 불가능했는데 세계 1차 2차대전에서 러시아가 처음으로 방어에 성공하며 그 의미를 뒤집어 놓았다. 

 매킨더는 제2의 심장지대를 책에서 지목했는데 이는 바로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다. 이 지역은 드넓고 역시 자원이 많으며 양 대양과 사하라 사막이라는 자연방벽에 둘러싸였고, 인구가 광대하다. 때문에 매킨더는 여기가 잘만하면 제2의 심장지대로 세계 역사를 뒤흔들만한 세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 것 같다. 물론 이는 아직까지도 좀 요원한 이야기다. 

 세계 1차 대전은 유럽에 파멸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그는 오래도록 전략적 관점에서 힘을 키운 프로이센과 이들의 목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이를 방치한 유럽 국가들을 비판한다. 유럽은 1차대전에서 간신히 승리를 거둘 수 있었는데 매킨더는 이를 3가지 요인으로 파악한다. 우선 대영제국의 함대가 실제로 움직이고 해안을 장악하여 병력과 물자를 수송한 것, 둘째는 마른 전투에서 보여준 한 프랑스 전략가의 전술적 성공, 마지막은 영국 직업 군인들의 용기와 희생정신이다. 매킨더는 끔찍한 전쟁에 젊은이들을 휘말리게 한 정치가들을 비난한다. 그들은 책임이 있다.

 매킨더가 보기에 1차 대전은 동유럽을 향한 게르만 민족의 욕심과 그곳에서 살고 있는 슬라브 민족간의 갈등의 표출이다. 즉, 심장지대를 장악할 수 있는 그 입구를 향한 게르만 민족과 슬라브 민족의 대결이 표면화 한 것이다. 동유럽은 서유럽과 여러가지 면에서 다르다. 서유럽은 한 쪽이 대양에 막혀있고 주요 민족국가를 형성한 영국,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자신들을 고립시킬만한 상당한 자연방벽을 갖고 있다. 또한 이들은 심장지대와 자신들 사이에 동유럽이라는 완충망을 갖고 있다. 때문에 오랜 기간 고립되어 지리적 방벽을 방패삼아 세력을 키워 국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반면 동유럽은 심장지대쪽으로 뚫려있고 서유럽, 아시아 유목민 세력, 해양세력까지 진출하여 오랜 기간 혼란을 겪었다. 때문에 강한 민족국가가 성립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매킨더가 보기에 유럽의 역사는 심장지대에서 발원한 이민족에 대한 반응에 가깝다. 훈족의 침입에 앵글로 색슨 족은 브리튼 섬으로 피신해 영국을, 프랑크와 고트족은 로마속주와 협력하여 약탈에 대항해 연합하여 프랑스를, 베네치아는 아킬데이아와 파도바 사람들이 수상으로 도망쳐 세웠다. 로마교황 역시 훈족 이후 침입한 아틸라와의 협상이 잘 진행되어 권위를 되찾았고, 아바르인이 침입하자 샤를마뉴가 이를 막아내어 오스트리아가 기틀을 잡고, 빈의 요새가 강화되었다. 

 하여튼 심장지대를 유럽으로 향하는 입구이자 그 자체가 방대한 자급적인 곳이기에 공략이 어렵다. 때문에 심장지대를 차지하는 세력을 어떻게든 막아내는 것이 매킨더가 보기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번엔 독일의 시도가 있었으며 현재를 러시아가 차지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는 이시기만 해도 강국이라기 보다는 약했기에 매킨더는 러시아에 대한 경계는 많이 드러내지 않았다. 

 매킨더는 전쟁은 결국 국가간 불균형 성장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보았다. 나라간 자원과 인적 자원이 불균등하고 이로 인한 갈등이 세계대전으로 벌어진 것이다. 실제 독일은 전쟁전까지 매년 인구가 100만명씩 증가하며 폭발했고, 꾸준히 생산력은 증가하는 반면 식민지의 부족으로 시장이 부족했다. 이를 타계하기 위한 공간확보를 위해 동유럽으로 뻗어나간 것이다. 만약 그들이 서유럽이 아닌 동유럽을 먼저 공략하고 이후 서유럽을 공략했다면 영국과 미국은 유럽으로의 진출로인 프랑스를 상실해 큰 곤경에 처했을 것이란게 그의 생각이다. 

 매킨더는 평화를 위해선 국제 연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세계 정치는 결국 힘의 싸움이기에 어떤 한 나라가 강대한 힘을 가져 국제 연맹의 힘을 넘어선다면 이는 국제 연맹이 무력화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국가 간 균형 발전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고 견제를 통해 강력한 나라가 등장하는 것, 특히 심장지대를 차지하는 국가의 발원을 막고자했다. 그는 전후처리도 중시했다. 현재 전후의 처리가 독일에 지나치게 가혹한 방향으로 간다면 다시금 곤란한 상황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았다. 이점은 매우 탁월했다. 실제 역사는 독일에 가혹했고 그 가혹함이 더한 전쟁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매킨더는 국가 간 계급간의 연대 등도 이야기 했지만 지금이나 그 때나 어려운 이야기이고, 자신이 영국이라는 해양 세력 출신임에도 역사적 근거를 들어 결국 육지의 패권 세력이 해양 세력을 제압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해양 세력은 영원히 바다를 떠도는 것이 아니고 자신을 지원할 육상세력과 기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육상세력을 막아내지 못하면 해양 세력은 힘을 다할 것이란게 그의 생각이었다. 실제 임진왜란 당시 전라좌수사 이순신이 세력을 유지한 것도 진주성과 이치, 웅치에서 일본의 육상 세력이 패배하여 전라도 지역이 수호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의 의견은 그럴듯하지만 해양 세력의 발전 상을 내려본 듯한 느낌이 있고 지금도 역시 해상세력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견해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 책은 100년 전에 나온 책으로 지금 보면 많은 부분에서 한계가 있다. 하지만 당대에 세계를 지배한 세력의 시각을 엿볼 수 있고, 전쟁 후 세계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그간의 문제점과 과오를 짚어내고 이를 반복하지 않고자 하는 시각이 재밌다. 당대만 해도 그에게 아시아는 중국과 인도, 일본 뿐이었지만 강력한 세력으로 떠오른 동아시아 국가들과 자원으로 무장한 중동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지도 궁금하다. 또한 그는 공군 세력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는데 현재 전쟁을 지배하는 공군력에 대해서도 색다르게 느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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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이 중요하다 - 세계는 지리로 작동한다
알렉산더 머피 지음, 김이재 옮김 / 김영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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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후, 상당히 유사한 심리적 기제들이 진화한 상태로 세계 전역으로 뻗어나갔다. 그리고 농경이 시작되고, 해당 기후에 적응하며 서로 간에 눈에 띌 정도로 육체적 변이가 드러나게 되었다. 크기나 털, 눈의 색 등이다. 하지만 큰 차이는 없다. 여전히 상호간에 번식이 가능하고 그 후세도 번식이 가능하기에 여전히 같은 종이다. 그러나 수만년 후 서로의 문명은 상당히 달라졌고 수준차도 현격해졌다. 지리는 엄연히 같은 종임에도 해당환경에 적응한 모습의 판이함을 잘 설명한다. 하지만 비슷한 지리에서도 상당히 다른 문화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기에 지리적 환원론은 모든 것을 설명해주진 못한다. 

 지리학자들이나 교양지리학 책을 내는 저자들은 대중의 지리에 대한 무관심에 통탄한다. 서로에 대한 이런 무지가 파국적인 정치적 결정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베트남의 유구한 침략에 대한 저항 역사(한무제, 몽골, 명, 청, 프랑스, 일본)와 그것의 방어를 가능하게 한 지리(열대우림, 풍토병)를 몰랐으며, 소련도 혀를 내두른 아프간의 독한 산악지형에 대해서도 몰랐기에 손쉬운 침공을 했다. 푸틴 역시 2014년 크름반도에서의 손쉬운 승리덕에 본격적인 침공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민족정신을 갖고 이리 강하게 결사항전 할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다.  

 이처럼 세계 여러나라의 지리와 그로 인해 생성된 역사, 문화 요소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은 세계적 과제가 즐비한 21세기에 필수적이다. 인간은 이번 세기에 폭발적 인구증가와 이로 인한 수자원, 식량의 부족, 기후위기가 가져올 여러 위기에 대해 공동대응해야 하며 원활한 해결을 위해서는 좁은 지역의 지리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책은 서두에서 아프리카 차드호와 이슬람 근본주의 보코하람의 대두를 예로 든다. 차드호는 아프리카 니제르, 차드, 나이지리아, 카메룬이 공유하는 큰 호수였다. 하지만 이 지역의 급격한 인구증가로 차드호는 지금은 거의 메말랐다. 그로 인해 어민들은 농경민이나 목축민이 되었고 물은 부족하고 경지가 부족하기에 갈등이 발생했다. 이 틈을 타서 이슬람 근본주의가 이 지역을 파고들었다. 서구는 이 지역에서의 이슬람 근본주의의 발흥을 막으려 하지만 사실 문제의 원인은 서구가 만들었다. 차드호 인근의 복잡한 민족구성과 무관한 국경은 유럽식민주의의 흔적이다. 그리고 호수가 메마를 정도로 농경과 관개가 과도해진 것은 사실 서구에서 수요로 하는 상품작물을 주로 재해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런 지리적 문제에 대한 통찰이 있어야 차드호의 문제 해결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책은 지리적 이해의 요소로 다섯 가지를 제시한다. 

1. 입지와 장소적 특성은 매우 중요하다.

2. 자연적 환경과 인간은 매우 긴밀하게 연결된다.

3. 공간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4. 지역 뿐만 아니라 그 너머의 현상도 보야아 한다.

5. 우리의 이해력, 우선순위, 행위는 검증되지 않은 지리적 가정에 기초하여 형성된다. 

 최근 인문학자들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장소감의 중요성에 주목한다. 지리학자는 다양한 요소가 어떻게 독특한 공간, 장소, 지역을 형성하는데 작용하고 그 결과 이 세상의 다양한 장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을 추적한다. 지리학은 공간에 따라 달라지는 차이의 특성과 의미, 장소에 기반한 상황이 환경, 사회, 인간환경을 둘렀나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현재 일어난 상황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에 따른 영향을 주목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지리학은 21세기에 더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화로 인해 지구적 차원에서의 상호작용이 촉진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의 기원은 좁은 지역에서 일어난다. 또한 지금은 민주주의의 실패화 세계화로 민주주의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커졌고 특정 지역과 국가에 대한 분노노 커지고 있다. 그리고 도시화로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만 거주하게 되면서 주변의 자연, 인문환경을 접하며서 생겨나는 인식과 해석하는 능력이 저하되고 있다. 지리적 사고력과 장소는 그 지역만이 처한 환경, 사회, 경제, 정치, 문화의 개별성이 중시하기에 21세기에는 지리학이 세계시민의 역량으로 매우 중요해진다. 

 인간은 장소를 통해 자신을 정의한다. 장소감은 강력한 힘인데 문학, 음악, 영화, 예술, 작품의 창작 욕구를 자극한다. 이동하는 장소, 이동 계획, 개발 계획을 지원, 반대하는 결정을 하게 하고 개인기관이 직접 통제하는 지역, 공원, 건물 등 공간의 특성을 좌우하는 개인적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장소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장소의 명백한 특성 뿐만 아니라 사람이 장소를 생각하고 경험하는 방식도 고려한다.

 에드워드 랠프는 1976년 '장소와 장소상실'에서 도시화로 인해 북미지역의 도시에서 나타나는 그 지역과 주변 지역의 무장소적 경관을 지적했다. 이런 인문, 자연, 사회적 특성이 없는 경관에서 사람이 거주하게 되면 거주민이 장소에 대한 애정과 헌신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도시의 개발은 이처럼 장소적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가운데 주변환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형태로 이뤄진다. 세계에 대한 지리적 사고력과 기초 지식 뿐만 아니라 본연적인 소속된 지역에 대한 장소감 자체가 자라나지 않게되는 것이다. 

 책은 세계시민적 과제가 산적한 21세기에 지리적 인식과 관점은 필수적이라고 역설한다. 공간패턴을 읽어내고 서로 다른 장소에 기반해 발생하는 현상의 차이를 고려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질 수록 제대로 된 정책적 판단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시민으로써 우리는 지도에 담긴 의미와 통찰을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지리적 문해력을 반드시 갖춰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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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위의 붉은 선 - 지도가 말하는 사람, 국경, 역사 그 운명의 선을 따라나서는 지정학 여행
페데리코 람피니 지음, 김정하 옮김 / 갈라파고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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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하나의 좋은 지리 책을 만났다. 여러 지리 책에서 습득한 지식 중 다소 모자란 부분을 채울 수 있었고 더 나아가 문화, 경제를 지리라는 학문으로 설명한 부분이 좋았다. 물론 지리학에서 이런 시도는 오랜 된 것이지만 교양지리학 중 다룬 책은 별로 없어서 특별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인데 미국, 중국, 독일, 러시아 등 주요 국가들을 지리의 관점에서 다루고, 민주주의, 기후위기, 부의 집중 등을 역시 지리의 관점에서 다룬다. 미국과 중국은 다른 책과 비슷해 넘어가고 독일부터 살펴보았다.

 

1. 독일

 독일은 유럽대륙의 한 가운데 위치한다. 독일의 통일은 매우 늦었지만 그 이후로 사실상 유럽의 운명을 좌지우지한 강국이다. 프로이센은 나폴레옹 이후의 프랑스에 굴욕을 안겼고, 통일 독일은 1차 2차대전을 일으켰으며, 현재의 독일은 유럽 최강의 경제국이다. 때문에 독일이 어떻게 행동하느냐는 유럽의 향방을 결정해왔다. 그리고 이런 독일은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그 경계가 항상 들쭉날쭉했으며 그 변화가 곧 다른 국가의 운명을 결정했다.

 독일의 경계가 불분명한 건 주변에 이렇다할 지리적 경계가 없기 때문이다. 북으로는 좁은 해안이 경계가 되어주지만 큰 의미가 없으며 남으로는 알프스가 지나치게 멀리있고, 동과 서는 이렇다할 경계가 전혀없다. 때문에 최대판도의 독일은 남으론 알프스 서로는 프랑스, 동으로는 러시아까지 치고나갈수 있다. 

 독일은 로마 이후 이를 재건하려는 유럽적 소망을 가장 강하게 가져온 국가다. 독일에 자리한 카롤링거 제국, 신성로마제국, 히틀러의 제3제국이 그렇다. 이중 신성로마제국은 중앙집중경향보다는 지역 자치국의 영향이 강했는데 이런 지역자치적 경향은 현대독일에도 그래도 남아있으며 이 국가의 통합을 늦게 했다. 2차대전 때 독일은 자연에 의한 방어선이 없어 포위되었다는 묘한 신드롬이 있었고 그 결과 활력적인 공간을 확보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대상은 야만인이 존재하는 슬라브의 땅, 그리고 아프리카 식민지였다. 하지만 패전후 독일은 아데나워 수상에 의해 지정학적 선택을 새로하게 되고 철저히 서양을 택한다. 그 결과로 서독의 새로운 수도는 프랑스에 인접한 본으로 결정된다. 

 철저히 서양지향의 운명을 택한 독일은 1990년에 통일하며 새로운 운명을 맞게 된다. 통일 독일은 1700만 동독 주민을 흡수하였고, 경제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1:1 환율로 동독의 통화를 인정해주어 동독지역으로 막대한 부를 이양한다. 초기엔 동독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실업이 급증하고 연방예산에 무리가 따랐지만 지금은 문제가 대부분 해소되었다. 동독지역의 소득은 현재 서독의 75%수준까지 올라왔다. 독일의 마르크화는 강한 경제력으로 유럽 최고의 화폐였다. 마르크는 안정되었고, 낮은 인플레이션에 높은 구매력을 유지하는 화폐였다. 당시 독일의 통일은 유럽 각국의 불안을 야기했는데 특히, 프랑스가 공포에 떨었다. 프랑스의 미테랑은 독일의 통일을 반대하였으나 역사의 시계추를 돌리기 어렵자 유로화를 하나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독일 역시 과거의 잘못으로 주변 국가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초식강국이었다. 독일은 이 제안을 수용하고 유로화가 출범한다. 2008 경제위기가 닥치자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서방국가들이 독일의 소극적 역할을 비판했다. 하지만 독일인에게 경제는 도덕적 의미가 있다. 이들은 오히려 미국이나 다른 유럽국가들이 사치와 낭비로 경제위기를 자처해놓고도 돈을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국을 비판하는 것을 못마땅해했다. 때문에 독일은 2008 경제위기에서 중국만큼 적극적 역할을 하지 않았다. 


2. 러시아

 강국이자 침략의 이미지가 강한 러시아는 의외로 역사상 침공을 많이 당한 국가다. 러시아의 역사는 침공으로 얼룩져있고 몽골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기전까지 이렇다할 존재감이 없던 나라다. 러시아 역시 독일처럼 동서방향으로 이렇다할 지리적 방어물이 없다보니 항상 침공을 당했고 그 해결의 발로로 확장을 택했다. 러시아는 외부세계를 모스크바와 샹트페테르부르크로부터 멀리하는 것이 목표였고 이러한 성향은 지금도 유효하다. 겁이 많은 사람이 오히려 폭력적이라는 건 국가에도 해당하는 셈이다. 

 러시아는 강국이란 이미자강 강하지만 사실 역사상 강했던 적이 없다는게 사실에 가깝다. 그들의 제국은 항상 컸지만 텅 비어있었고 후진적이었다. 1900년대 1인당 소득은 영국의 1/5였고 기대수명은 영국이 52세인데 비해 러시아는 30세 문식률도 1/3에 불과했다. 지금도 러시아는 서구사회에 비해 평균소득이 절반정도에 불과하고 기대수명이 났다. 러시아는 국방력 하나는 강한 편인데 소련시절인 1960년대부터 과학기술을 발달시켜 현재의 무시무시한 핵무기 체계를 갖추게 된다. 하지만 강한 과학기술과 국방산업의 이면은 어둡기 그지 없다. 삶의 수준과 물질적 행복은 제3세계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소련이 붕괴하지 러시아의 국방은 크게 후퇴한다. 1988-1994 러시아 군대는 500만에서 100만을 줄고 예산 역시 2460억 달러에서 140억 달러가 된다. 푸틴은 2008 조지아 전쟁과 캅카스, 남오셰티아 분리주의 사건을 계기로 이후 10년간 7000억 달러를 쏟아부어 러시아를 다시 군사강국으로 만든다. 

 러시아는 912세기 키이우 인근 드네프르에서 형성했다. 기독교 개종과 키릴로스와 메로디우스 형제 선교사의 슬라브 지역의 복음화가 이뤄졌고 결정적으로 블라디미르 대공의 세례를 받았다. 러시아는 지리적으로 로마와 비잔티움에 거리를 두며 유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한 나라였다. 하지만 몽골의 침입으로 모스크바와 키이우가 박살나며 서유럽과 분리된다. 이후 러시아는 중앙아시아 무슬림에 기울기도 했고 봉건기사와 도시혁명을 경험하지 못했으며 서유럽의 르네상스도 겪지 못한다. 이로 인해 오랜기간 후진국에 머물게되며 이 영향을 지금도 남아있다. 

 러시아는 야만족의 침략과 접근으로 러시아 그리스 정교신앙에 집착한다. 또한 자신들은 유목, 아시아, 무슬림에 대항하는 유럽 최후의 보루로 생각하며 이와 관련한 민족적 전설도 만들어낸다. 그래서 러시아의 민족서사에는 자신들이 완전한 유럽인이 아니라는 열등한 자의식과 더불어 유럽을 구원해야 한다는 우세한 자의식이 모순되게 병존한다. 그래서 러시아는 제3의 로마, 범슬라브주의, 국제공산주의 등을 내걸어 유럽을 대표하는 역할을 시도하기도 한다. 

 2009-2012년 푸틴이 잠시 물러난 시기 미국 오바마와 러시아 메드베데프의 사이는 좋았다. 러시아는 WTO에 가입했고 러시아는 미국인이 비자를 면제했다. 하지만 푸틴의 재집권후 그는 집권기반을 다지기 위해 미국을 적으로 간주한다. 나토는 지속적으로 유럽의 동으로 확장하여 러시아의 오랜 컴플렉스를 건드렸다. 러시아는 나토가 정권을 붕괴시키고 민주정치를 장려하여 세계의 질서를 바꾸려 한다고 보았다. 친 러시아 경향의 우크라이나 대통령 빅토르 야누코비치가 실각하자 우크라이나를 역사적으로 자신들의 기원으로 간주하는 러시아의 푸틴은 군사작전을 개시해 크름반도를 합병한다. 현재 푸틴의 러시아는 민족주의, 외국인과 동성애 혐오, 가부장주의, 권위주의, 규율, 정보의 통제를 앞세운다. 세계적인 우경화로 세계화와 다민족주의에 환멸을 느끼는 사회가 많아졌지만 푸틴의 영향력은 널리 퍼지지 않았다. 이는 러시아의 경제적 실패때문인데 오히려 비슷하지만 성공적인 중국의 영향력이 커졌다. 잘 드러나진 않지만 중국은 러시아의 여러 염원을 좌절시키고 있다. 러시아는 인도양으로의 진출을 늘 원했고 그래서 과거 아프간에 접근했지만 이미 중국이 파키스탄의 여러 항구를 통제하고 있다. 이는 중앙아시아에 대한 접근도 마찬가지다.


3. 인도

 알렉산드로스의 침공 이후 인도는 항상 서양문명의 일부였다. 인도는 아랍과 인접한다. 육로는 이란, 해로는 페르시아만으로 연결된다. 중국이 신비의 존재인 반면 인도는 항상 서양 교역의 일부이자 목표였다. 그래서 대항해시대 유럽은 인도를 찾아 헤맸고, 엉뚱한 여러곳에 인도의 지명을 남겼다. 

 중국의 대두 후 서양은 중국에 실망한 나머지 인도에서 그 답을 찾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인도는 중국과는 다르게 어쨌든 민주적이며 매우 다원적 국가이기 때문이다. 인도는 중국에 비해 몇 가지 장기적 우위가 있는데 젊은 노동 연령층과 , 기술적 능력, 민주정치, 영어의 보편화, 서양과의 높은 친근성이다. 인도는 중국의 팽창주의를 저지하는데 이해관계를 미국과 같이 한다. 하지만 인도가 미국과 친근해진건 지극히 최근의 일이며 과거 인도는 미국과 그리 친근하지도 않았고 별로 민주적이지도 않았다. 

 인도의 가장 큰 문제중 하나는 카스트다. 인도는 지리적 한계로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인도전역이 통일된 적이 몇번 없다. 마우리아 왕조와 무굴제국이 전부이며 타의적으로는 영국에 의해서다. 인도는 지리적 분리로 인해 봉건적 성격이 강하며 이로 인해 한 주에서 다른 주로 물건이 이동하는데 같은 국가내에서임에도 관세가 붙는다. 인도에는 무려 1600개의 언어가 존재한다. 때문에 침략자가 남긴 영어가 국민통합과 소통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인도의 위협은 또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물문제다. 인도는 인구는 상당하지만 기후변화로 고통받고 있으며 물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인도의 물은 티벳에서 기원하는데 적대국인 중국이 이 지역을 손아귀에 넣고 있어 문제다. 

 다른 위협은 이슬람 근본주의다. 힌두로 통합된 인두에 무슨 종교문제냐 싶지만 4000만의 무슬림이 인도에 거주하고 있으며 파키스탄과의 갈등이 여전하다. 영국의 식민지가 되기 이전 인도는 오랜 기간 무슬림의 침공을 받았다. 결국 완전히 점령되어 무굴제국이 생겨났는데 무굴은 17세기 인구의 1억으로 오스만제국의 5배이고 매우 부유하고, 고급 자원을 보유하고 생산력이 높은 나라였다. 무굴제국은 종교적으로 관용적이어서 개방적 이슬람으로 힌두교, 기독교 등 다른 종교와 평화로이 공존했다. 하지만 1658-1707년 무굴의 황제 아우랑제브는 종교를 탄압했다. 그는 힌두교 사원을 파괴하고 시크교와 시아파를 탄압했다. 이런 탄압이 현재 인도내 힌두교근본주의의 시작이 된다. 

 강력한 무굴제국은 200년에 걸쳐 영국에 복속된다. 종교탄압으로 무굴제국내 교단 공동체의 분열로 이슬람세력도 쇠퇴한다. 그리고 무굴의 황제들은 중국처럼 시대착오적 인식으로 해상보단 내륙에 집중했다. 영국은 부유한 뭄바이, 캘거타를 획득하여 인도의 가장 부유한 벵골에 접근했다. 그들은 벵골상인에게 무굴제국보다 유리한 기회를 제공하여 막대한 부를 안겼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공고해지자 벵골은 무굴에서 벗어나 영국에 붙는다. 영국은 이 지역의 부로 인도인만으로 구성된 현지병력을 무장시킬 수 있었다. 이후 영국에 산업혁명이 일어나자 관계는 역전되어 인도는 낮은 가격의 원료 공급지로 전락하고 영국의 완제품을 비싼 가격으로 수입하게 된다. 벵골에 부를 쌓아주던 영국이 벵골의 부를 대규모로 유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나라가 넘어가게 되었다.

 이후 독립한 인도의 열망은 엉뚱하게도 종교간 균열로 이어진다. 1946년 영국으로부터의 분리가 승인되었고 네루의 국민회의가 과반을 차지했지만 이슬람 교도는 무슬림 동맹을 지지하여 이탈한다. 그리고 영국은 이 분리를 수용한다. 그래서 1947년 8월까지의 독립을 앞두고 종교에 따른 대규모 이동과 탄압이 일어난다. 봉기와 살인, 학살이 자행되었으며 무려 100만의 사상자와 1100만의 대규모 난민이 발생한다. 통합을 외쳤던 간디는 1948년 힌두교도에 의해 살해된다. 그래서 인도에서는 서구보다 수십년 먼저 이슬람 테러가 만연한다.  

 힌두교도 입장에서 이슬람은 오랜 침략자이자 인도 카스트 질서의 파괴자다. 카스트의 하층민들은 이슬람과 기독교의 신앙에 끌린다. 몰락한 브라만들은 최하층이 이런 종교를 바탕으로 의회시스템을 장아갛고 균등한 경제정착을 취하는 것이 불만이다. 이런 인도의 종교갈등은 최근 극심해졌는데 유명한 유적지인 타지마하에 대한 유지기금 지원 중단 사건이 대표적이다. 타지마할은 무굴제국의 유산이기에 힌두교근본주의자들이 보기엔 매우 못마땅한 건물이다. 그래서 힌두통합주의 사제 아디티야나르가 통치했던 우타르 프라데시 주 정부는 2017년 이 유적에 대한 유지 기금을 중단한다.


4. 동남아시아

 미얀마의 원래 이름은 버마이며 수도는 양곤이었다. 이 나라를 망친 것은 군부다. 미얀마는 기대수명이 아시아 최하 수준이고 아동사망률도 7%에 달한다. 1인당 국민소득도 700달러에 불과하다. 미얀마 군부는 1988년 민주주의 운동의 중심인 도시중산층을 붕괴시키고자 수도를 양곤에서 500km나 북으로 떨어진 네피도로 이전한다. 국명도 미얀마로 바꾼다. 중국과 인도는 미얀마의 곤부를 비호하면서 이 나라의 석유와 풍부한 삼림자원을 약탈하고 있다.

 미얀마의 군부를 오랜 투쟁으로 탄생했다. 미얀마는 영국, 일본, 중국, 게릴라와의 무장투쟁으로 무려 40만의 군대를 갖는다. 이 군대가 변질되어 국민의 모든 자원을 착취중인데 사실상 무장마피아나 다름이 없다.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는 고층빌딩과 사치스러운 호텔, 교통체증, 영어의 보편화로 다국적 기업의 콜센터가 많다. 필리핀은 인구 9천만으로 아시아 4위이고 1인당 소득은 중국과 비슷하며 베트남의 2배다. 하지만 빈부격차가 매우 크고 종교갈등으로 인해 치안이 불안정하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5년간 800건의 처형이 일어났고, 58명의 신문기자가 살해되었다. 

 긴장의 진원지는 민다나오 섬이다. 민다나오 섬 주민 35%는 무슬림이다. 과거 스페인 기독교 세력의 침공으로 기독교와 사이가 좋지 못하다.  민다나오에서는 지난 10년간 12만이 사망했는데 이는 무슬림의 과도한 폭력때문이다. 이 섬은 1950-60년대 평화스러웠으나 70년대부터 모로해방전선이라는 무장운동이 탄생했다. 독재자의 마르코스의 방치로 섬의 폭력은 더욱 심해져갔고 지난 15년간 이슬람 근본주의가 확산했다. 섬의 젊은이들은 중동에서 이슬람 근본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으며 이들은 기독교인들은 개종시키려 한다. 


5. 실리콘 벨리

 실리콘 벨리의 중심은 샌프란시스코다. 이곳이 지금처럼 세계 유수의 5대 빅테크 기업의 요람이 된데는 역사문화적 배경이 있다. 루스벨트는 2차대전이 발발하자 일본과의 대결을 위해 일본과 가까운 태평양연안으로 산업기지를 이동시킨다. 그리고 그 전인 대공황시기에 스탠퍼드 대학의 휴렛과 패커드가 우정을 쌓고 기억을 설립했으며 오클랜드 대학, 버클리 대학에서 핵과학자들이 활동했다. 또한 바버리해안, 잭런던, 1848 황금열풍 등 이 지역은 약탈과 모험의 역사가 자리한다. 여기에 1950-60년대 비틀즈와 밥딜런이 시대를 풍미할때도 이 지역은 시각예술, 환경주의와 더불어 성해방, 동양정신, 전체론적인 이론이 함께하는 뉴에이지 철학이 유행했다. 즉,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반문화의 요람이고 이것이 과학기술과 결합하여 창의성이 발현하기 좋은 지역인 셈이다.

 하지만 이 지역은 지금 기술지배로 인한 독점과 독과점으로 얼룩졌고 극심한 부의 유입으로 빈부격차가 만연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명성에 비해 인구 80만의 비교적 작은 도시다. 노숙자는 6686명인데 매2년마다 4%씩 급증하고 있는게 문제다. 이 지역엔 엄청난 부가 유입되었고 세계 유수의 인재가 모여들면서 물가 및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이로 인해 많은 현지인들이 도시에서 이탈하고 노숙자가 되고 있다. 실리콘 벨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진보적 자본주의로 세금을 회피하려 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조장하고 있으며 이렇다할 성장모델을 제시하지 못한다.

 5대 빅테크들은 역설적이게도 좌파의 입장에서 기후변화, 이민, 동성애등은 옹호하면서도 자신들의 독과점과 이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엔 눈을 감는다. 이 기업들은 인간의 일자리를 없애는데 가장 앞장서고 있으며 많은 인력을 아웃소싱하여 저임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초창기에 인터넷 기업은 오픈소스를 통한 평등과 자유의 분위기가 있었지만 독과점과 공급 독점으로 이는 붕괴된지 오래다. MS와 애플은 소프트웨어를 독점 공급하고 있고 구글은 연구동력을 반독점 하고 있으며 메타는 소셜미디어를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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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12-08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앞으로 100년 : 인류의 미래를 위한 100장의 지도
이언 골딘 외 지음, 권태형 외 옮김 / 동아시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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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화, 기후, 도시화, 기술, 불평등, 지정학, 폭력, 인구, 이주, 식량, 건강, 교육, 문화는 인류가 앞으로의 100년, 그리고 그 이후를 영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다. 이 책은 이런 주제들의 현재와 과거, 미래를 지도로 보여주며 그 추이와 심각성, 국제성, 해결을 위한 협력의 필요성을 잘 드러낸다. 이런 지도는 구글링을 통해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것들인데 그런 것들을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책이 주는 혜안과 통찰력, 재미와 가치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1. 세계화

 책의 세계화에 대한 어조는 긍정적인 편이다. 세계화는 전 세계 경제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분업화를 낳았고, 이를 통해 세계인은 평화와 저렴한 가격에 여러 자원과 재화를 소비할 수 있었다. 에너지와 운송비용의 큰 하락으로 시스템은 표준화되었고 제조업체들을 다양한 국가에 위탁 생산을 하였다. 그리고 소련의 붕괴 이후 세계화는 이를 통해 유럽과 북미지역외에도 신흥 경제국가들을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혼합도니 방식의 사고 통합으로 이어지리란 기대도 있었다. 미 당국자들은 이런 순진한 생각을 중국은 물론, 이라크, 아프간에도 기대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세계화는 민주주의 체제의 발전을 낳았다. 현재 민주주의와 독재정치의 비율은 2:1정도이며 과거엔 비슷했었다. 

 하지만 세계화는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실제 사고의 통합을 없었고 다름으로 인한 긴장이 여전하다. 또한 1970년대 이후 사실상 근로자의 실질 임금은 전혀 증가하지 않았으며, 국가간 불균형은 크게 줄었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국내 불평등 수준이 상당해져서 선진국내 외부이민자 집단에 대한 불만과 극우주의적 성향이 부활하는 조짐을 낳았다.

 더군다나 코로나 19로 인해 주각난 공급망과 3d 프린터, 로봇의 도입으로 다국적 기업의 생산시설은 다시 국내로 외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세계화는 자금세탁, 세금탈루, 불법적인 자금송금의 증가를 낳았다. 인터넷은 세계화의 주요 수단 중 하나인데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그 확산을 낳았지만 가짜뉴스와 절도, 랜섬웨어, 극단적 사상의 통로가 되기도 했다. 특히, 다크 웹이 무분별하게 퍼지면서 마약, 사이버, 아동성범죄를 조장하기도 했다. 현재 세계화로 인한 전체 무역의 0%가 불법거래 및 활동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세계화의 길을 버려서는 안된다. 세계는 인구증가와 식량과 미중갈등, 다중체제, 기후위기등으로 국제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2. 기후 위기

 1950년대 이후로 히말라야 8000m 봉우리를 등반하다 사망한 사람이 무려 2만5천 이상이다. 히말라야의 얼음은 남극과 북극 다음의 규모로 엄청난 담수 저장고이다. 그리고 수십개의 강의 발원지이자 수십억 인구의 자양분이다. 그런데 이게 온난화로 녹고 있다. 네팔 지역에선 천 개의 새로운 빙하호가 고지대에 형성되었다. 지난 10년간 70%가 증가한 것이다. 지진이 빈번한 이 지역에서 이런 빙하호는 큰 재난을 일으키곤 한다. 

 지구기온이 2도 상승하면 빙하의 2/3이 사라진다. 히말라야 힌두쿠시로 이어지는 고산지대 2억 4천만의 사람에게 이는 재앙이다. 우선 축적된 물이 범람하여 홍수가 난다. 이후 하천 유량이 급감하고 수력발전도 할 수 없게 된다. 유량 고갈로 영세농업이 망하고 농업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집단이주가 일어나게 되고 이로 인해 사회적 불안이 고조되게 된다.  

 현재 100개 기업에 세계 온실 가스의 70%이상을 배출한다. 그래서 뉴욕,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들과 미국의 일부지역은 기후 변화에 대한 책임과 그간의 혼란에 대해 정유와 가스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2015년 네덜란드 국민은 정부에 비슷한 소송에서 승리하여 2021년 이전가지 온실가스 25%감축을 약속받았다. 

 2018년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이 320억톤이라면 산불은 370억톤을 배출했다. 미국에서만 연간 무려 10만건의 산불이 발생한다. 1990년대 이후 발생한 150만건의 산불 중 80%가 사람이 일으킨 것이다. 가스회사들은 주를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이 부족하면 잉여 원유를 태워버린다. 이걸 가스 플레어링이라한다. 이들은 하루 25억 세제곱 피트의 석유를 소각하여 환경을 오염시키고 온실가스를 발생시킨다. 이게 비용상 이득이기 때문이다. 

 지난 30년간 광활한 원시림이 사라졌다. 주로 농축산업 때문이며 천연 자원의 채춰도 약간 관련한다. 삼림의 20-25%를 벌목할 경우 아마존은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을 상실하고 이후엔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지역으로 전환된다. 나무가 사라지면 지역이 머금고 있던 막대한 수분이 사라져 열대우림이 관목지역으로 변하는 다이백 현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후가 온난화하면 빙하가 녹고 물의 부피가 증가하여 해수면이 상승한다. 문제는 위험 지역에 상당도시와 인구가 거주한다는 점이다. 위험범람원에 거주하는 아시아 인구는 2060년까지 2배로 증가할 예정이다. 북미의 경우 동부 해안과 걸프 연안 도시는 해수면 상승의 최전선이다. 그린란드 해빙과 대서양 해류의 약화로 더욱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90개 이상의 미국 해안도시가 만성적인 홍수를 겪을 것으로 예측된다. 


3. 도시화

 오늘날 도시는 세계 GDP의 80%이상을 차지한다. 지식 경제의 핵심으로 특허도 90%가 출원된다. 도시가 진정 중요한 이유는 민주주의 회복, 불평등 해소, 전염병 대비와 대응, 탄소제로 같은 적응에 있어 인류의 가장 현실적 대안이기 때문이다. 분열되어가고 정체성이 와해된 국가와는 달리 도시는 부지런히 온실가스 감축과 새로운 거버넌스와 경제적 사고 실험을 시행하고 있다.  

 도시의 기준은 의외로 애매하지만 2018년 EU집행위원회는 도시화를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냈다. 고해상도 위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 관측을 토대로 인구 5만 이상에 1km2당 인구밀도가 최소 1500명 이상 이면 도시 중심부이다. 그리고 인구 5천 이상에 같은 면적에 인구밀도가 300이상이면 도시 클러스터이며 그 기준 이하면 농촌이 된다. 

 메가리전은 최소 인구 100만 이상의 대도시권이 2개 이상 인접한 것으로 경제생산량이 합계 3000억 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이런 메가리전은 전 세계 29개가 있다. 아시아 11개, 북미 10개, 유럽 6개, 남미 1개, 아프리카 1개다. 

 도시는 생각보다 취약하다. 높은 불평등과 빈곤 수준, 통제 없이 늘어나는 인구, 치솟는 실업률, 혼랍과 오염, 폭력 범죄, 자연 재해 같은 스트레스 요인 때문이다. 전체도시의 10%가 높은 취약성을 보였으며 20%미만의 도시 만이 낮은 취약성을 보였다. 아프리카 도시는 무려 90%가 높은 취약성과 중간 취약성정도를 보였다. 큰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고 인프라 투자도 낮다. 더군다나 아프리카의 도시들은 향후 기후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에 노출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4.불평등

 1930-1970년대는 정부가 부자 대상 증세를 하고 사회복지를 강화하여 불평등이 크게 감소한 시기였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가 시작되자 불평등은 다시 심화되었다. 이 시가 자유무역이 확대되고 세계화가 되며 국가간의 격차는 크게 줄었지만 개별 국가의 국내 불평등은 심화되었다. 특히, 최근 기술의 발달은 이런 경향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단순업무의 자동화와 비정규직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플랫폼이 부상하면서 생활수준의 예측이 불가능해졌고 고용안정성은 더욱 낮아졌기 때문이다. 

 고소득층에 편중된 부의 상승과 저금리, 유동성의 강화는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켰다. 그 결과 원주민이자 빈민들은 도시에 거주지를 상실하게 되었다. 대중교통비마져 오르며 장거리 통근도 장점이 사라졌다. 물가상승률을 포함한 실질임금은 1970년대 이래로 정체중인데 같은 긱간 국내총생산은 350%증가했다. 즉, 상승분은 부유층이 모조리 차지했다는 셈이된다.

 이런 극심한 불평등은 경제성장률을 침체시키고, 범죄율을 올리며 질병과 우울증이 증가하고 포퓰리즘과 보호무역주의, 극단주의적 정치를 강화시킨다. 


5. 지정학

세계는 미국 제일의 단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 향하고 있다. 이번 세기는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 인도 등의 다극체제로 갈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론적으로는 다극체제가 안정적이다. 하지만 다극체제는 여러 체제가 경쟁하는 만큼 힘의 균형이 무너져 파국으로 이를 경우 그 여파가 매우 큰데 2차대전이나 1차대전이 다극체제의 균형이 무너진 결과다. 단극체제는 안정적이고 평화로우나 역사상 오래지속되지 못했다. 양극체제는 힘의 균형이 이뤄져 안정적이나 2인자가 1인자에 강하게 도전하는 형국에서는 매우 불안정해진다. 

 현재 전 세계는 경쟁주이다. 힘을 잃긴 했으나 미국은 지원을 명목으로 177개 국가 및 영토에 800개 이상의 기지를 갖고 있으며 병력만 20만을 배치해놓고 있다. 유지엔 연간 1000억 달러가 필요하다. 

 전 세계는 신 경제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주요 광물의 매장량을 확보하려 혈안이다. 그리고 자유주의 질서는 힘을 잃고 있는데 국내 지지 하락이 원인이다. 민주주의는 신생국과 선진국에서 모두지지를 잃고 있다. 선출직들은 그간 국내 대중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부유층의 문제만 해결함으로써 신뢰를 잃었고 양극화의 주범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선출직을 믿지 않고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 정치는 더 격앙되고 급진화했다. 불평등과 어려움으로 집단 정체성이 가오하되었고 이는 민족, 인종, 종교, 성별 정체성 문제로 분출되고 있다. 

 놀랍우면서도 당연하게 젊은 층일수록 민주주의에 회의적이다. 유럽은 정당가입자수, 노조가입자수, 종교인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집단 정체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이런 정체성, 특히 정당의 쇠락은 민주주의를 쇠퇴시킨다. 


6. 이주자

 역사상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사와 국가는 이주자 비율이 높았다. 이는 그 도시와 국가가 그들을 수용할만큼 강한 국력과 개방성 및 역동성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국경을 봉쇄하고 이민자는 탄압하는 단일민족 국가는 쇠퇴하고 뒤쳐졌는데 레콩키스타 이후의 스페인이 대표적일 것이다.

 이주자는 공공서비스와 예산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국가와 도시에서 경제적 번영을 일으키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주자는 대개 생산 가능 연령인 경우가 많기에 고령화에 시달리는 선진 도시와 국가에 보탬이 된다. 또한 그들은 원주민보다 더 많이 일하는 경향이 있으며 피 부양자가 대개 본국에 남아 있기에 보다 많이 소비하기도 한다. 이주자는 원주민보다 장기근속하며 선진사회의 돌봄일을 맡는 경우도 많아 원주민들의 고용을 촉진하기도 한다. 이주자는 당연히 보장된 커리어를 갖고 있지 못하므로 안정적 정규직 취업보다는 창업을 많이 한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이주자의 특허 신청 비율이 원주민의 3배다로 전체 특허의 40%다.

 사람들은 이주자의 수를 과다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대부분의 이주자나 난민이 북미나 서유럽으로 편입될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주자들은 대개 자기 나라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으며 문화적으로 비슷한 국가를 선호한다. 때문에 터키370만, 파키스탄 140만, 우간다에 120만에 난민이 있다. 


7. 식량

 팜유는 지구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식물성 기름이다. 빵, 쵸콜릿, 땅콩버터, 샴푸, 화장품, 세정제등 거의 안 사용하는 곳이 없다. 이 팜유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90%를 생산하며 콜롬비아와 에콰도르가 뒤를 따른다. 팜유를 생산하기 위해 이들 국가는 토착삼림을 파괴하고 플랜테이션을 한다. 

 우리의 식단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온실가스의 1/3이 여기서 배출되고 담수의 75%를 식량생산에 쓰기 때문이다. 식량의 이동은 지난 20년간 가속화했다. 세계는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지만 사실 식량을 충분하다. 이를 해결할 정부와 국제기구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굶주린다. 만성적인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은 8억 2천만이고 건강하지 않은 비만 식단으로 조기사망하는 사람이 20%에 달한다. 영양불량으로 신체적 정신적 발달 장애를 겪는 어린이는 1억 5천만 이상이다. 세계 20억 인구가 철분, 비타민, 미네랄등 미량 영양소 결핍으로 건강에 문제를 겪는다. 

 반면 1975년 이후 비만 인구는 3배가 늘었다. 미국, 쿠웨이트, 사우디, 카리브제도 국가는 1/3이상이 비만인구다. 호주, 아르헨티나, 멕시코 인구의 25%가 비만이고, 이집트, 알제리는 30%가 넘는다. 

 현재 농경지는 한계에 다다랐다. 인간은 사실상 경작 가능한 거의 모든 토지를 식량 생산에 사용한다. 인구는 계속 늘어날 예정인데 지구온난화와 담수의 부족으로 식량생산성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농경지의 80%는 가축 사육에 이용된다. 중국인은 연간 62kg의 육류를 소비하는데 이는 미국인의 두배 수치다. 

 모든 해상 어획량의 1/3이 동물 사료로 이용된다. 작은 치어와 플랑크톤이 이들인데 아시아는 가장많은 선단을 보유하고 물고기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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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10 1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류의 과제를 지도로 확인하는 책 좋네요. 닷슈님 글보고 어떤 책인가 싶어 검색해보고 왔습니다. 지도 보는거 좋아하는 제가 딱 좋아할 책인듯해서 오늘도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

닷슈 2022-10-11 09:11   좋아요 1 | URL
저도 지도를 좋아해서 이 책 보면서 좋았습니다. 지도 좋아하신다면 만족하실 겁니다.
그리고 책이 제법 두꺼운데 사실 지도가 반입니다.

서니데이 2022-11-09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이하라 2022-11-09 1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기쁜 날들 보내세요.^^

닷슈 2022-11-10 21:2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thkang1001 2022-11-09 1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강나루 2022-11-10 0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닷슈 2022-11-10 21:2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역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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