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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동 : 위기, 선택, 변화 -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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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새 책이 나왔다. 단숨에 구입해서 읽었는데 이전 문명 3부작 시리즈와는 좀 다르면서도 비슷했다. 다소 두껍다는건 비슷하지만. 이번에 소재로 삼은 것은 개인이 살면서 맞는 위기와 그 대응단계를 국가가 맞는 위기와 대응단계로 맞대응해서 틀을 짜 책을 썼다는 점이다. 과거 위기를 맞고 대응 및 극복한 국가로는 핀란드, 메이지 시대 일본, 독일, 칠레, 인도네시아,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례를 들었다. 모두 저자가 직접 체류한 적이 있는 국가들이다. 다음으로는 현재 위기를 맞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들고 마지막으로는 전세계적인 위기와 그 대응 방안을 서술했다. 세계가 위기를 맞고 있고 이를 극복하려는 방안을 찾는다는 그의 큰 사고 틀은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

 물론 읽고나서 개인적 위기 대응단계와 국가의 위기 대응단계라는 공식이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억지로 꿰어맞춘정도는 아니지만 이론화하여 대입할 정도는 아니랄까. 하지만 워낙 재밌게 어려운 내용을 서술하는 저자라 각 국의 역사전 변화와 이야기를 아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만족스럽고 재밌었다. 솔직히 핀란드, 칠레, 인도네시아 정도의 국가에 대해서 우린 많이 알지 못한다. 일본, 독일, 오스트레일리아도 마찬가지겠지만. 다 정리하긴 좀 길어 재밌는 국가만 정리해보았다.

 

1. 핀란드

 우선 핀란드. 핀란드하면 휘바와 자일리톨, 망한 노키아, 높은 국민소득과 복지, pisa에서 1위를 좀처럼 놓치진 않는 강력한 공교육이 떠오른다. 그런데 이 나라가 마땅히 서유럽의 일익을 담당하면서도 NATO 가입국이 아니란건 좀 의외다. 그 이유는 이들의 지정학적 위치에서 찾을 수 있다. 핀란드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가 러시아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나라꼴이 엉망인 상태에서도 세계 최강국 미국을 상대로 감히 한국전쟁에 큰 손실을 감수하고 뛰어든 이유가 북한을 순망치한으로 여긴 것처럼 러시아에게도 국경을 맞댄 핀란드는 그런 곳이었다. 차지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위협적인 존재는 확실히 아니여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핀란드는 나토가입을 하지 않았고, 심지어 구 소련을 비방하는 언론통제까지 한다. 생각외의 장면이 아닐수 없다.

 물론 그들이 첨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핀란드는 헝가리처럼 유럽에서 독특하게 유럽인도어족이 아니다. 아마도 천여년전에 유럽을 침공한 아시아계 북방민족이 정착하여 만든국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정체성은 매우 독특하며 오래도록 강국인 스웨덴과 러시아의 속방이면서도 자주성을 잃지 않았다. 그들을 오래지배한 러시아도 그래서인지 자치를 허용했다.

 1차대전 이후 유럽의 국경이 변하면서 이들은 독립한다. 하지만 소비에트로 변한 러시아의 위협이 여전했고, 이에 발트 3국은 러시아에 굴복하여 합병된다. 반면 핀란드는 저항을 택한다. 인구는 러시아의 20분의 1, 국토나 무기수준역시 비교가 안되는 상황에서도 말이다. 긴전쟁으로 핀란드는 큰 손실을 입는다. 10만명이 전사하는데 인구가 많은 동아시아의 전쟁규모에선 별거 아닌 수준이지만 당시 인구가 200만 정도에 불과한 핀란드에선 대형참사였다. 그럼에도 오래 저항했기에 2차대전을 준비해야 하는 소련의 상황상 살아남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 때의 경험은 핀란드 지도자들에게 대소비에트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한다. 2차대전 이후 핀란드는 잠시 되찾은 과거의 영토를 다시 소련에 선뜻 돌려주었고 아프지만 영구히 포기한다. 정책 역시 친소련정책으로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으며 소련의 대서방창구역할마져 수행한다. 이에 소련은 안심하고 전쟁 배상금을 줄이고 연기까지 해주었으며 소련과 국경을 인접한 국가로는 유일하게 공산정권을 세우지 않는다. 서구와 단절되면서도 그들의 발전상이 궁금하면 감시해야 할 소련으로선 오히려 핀란드가 우방이면서 서구를 접할 창구가 되는게 오히려 좋게 되어버렸다.

 핀란드 사람들은 친소련정책으로 언론통제는 물론, 일정 액수 이상의 소련 제품을 구매해야만 했는데 이를 원유로 대체하여 오히려 서방국가에서는 유일하게 오일쇼크나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에서 자유로울수 있었다. 이 같은 핀란드의 지정학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미국의 우방이지만 이로인해 중국에 위협이 된다. 미국은 멀고 경제적 영향력도 점차 예전만 같지 않지만 여전히 중요하며 강하다. 하지만 중국은 바로 우리의 지척이며 국경을 맞대고 바다마저 가까워 보호막이 되지 못하며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인접한 강국에 만만치 않은 국방력을 갖춰 무시하지 못하면서도 적이아니어서 근심을 덜어주는 것은 우리가 맞이해야할 지정학일런지도 모른다.

 

2. 오스트레일리아

지구상에서 가장 최근 생긴 국가중 하나다. 아직도 국가수반이 영국여왕이며 지폐인 그의 얼굴이 새겨진다. 200여년 전에 죄수의 급증으로 골치아픈 영국인 수인선단은 보내 정착한 후, 나라가 생겨났다. 이들은 처음부터 한나라는 아니었으며 지리적 격리로 인해 6개의 식민지로 성장해간다.

 호주는 미국과는 달리 영연방에 강한 소속감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아무상관도 없어보이는 1-2차대전에 참전한다. 영국이 영연방 국가들에게 외교적 자치권을 허락했을때 남아공과 캐나다등이 발빠르게 외교관을 파견한 반면 호주는 그렇지 않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쇠락해가는 영국은 호주를 지켜주지 못한다. 적지 않은 인원을 파견해 피를 흘렸음에도 영국은 일본의 침공을 맞아 수적 우세에도 싱가포르 기지를 지켜내지 못한다. 심지어 항복이었다. 이는 호주에 영국에 대한 큰 배신감으로 다가온다. 일본의 위협을 느꼈던 호주는 2차대전 당시 파견 군대를 본국으로 돌려보낼 것을 처칠에 요구했으나 그는 싱가폴 기지가 있고 영국이 수호할 것을 천명했었다. 물론 이는 영국이 각국에 날린 무수한 무책임한 빈말중 하나였다.

 오판의 결과 호주는 일본에 다윈이라는 도시를 폭격당하고, 적이 지척까지 진군해오는 것을 목격한다. 호주는 큰대륙이었지만 당시 인구가 고작 400만 정도에 불과했던데 반해 일본은 무려 1억이었다. 거기에 중국은 무려 10억 정말 가까운 인도네이사 마져 2억의 인구를 자랑했다. 텅빈 땅이 가득한 호주는 전쟁중에도 전후에도 이들의 러시를 두려워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농경이 기본인 이 민족들은 사막이 전부인 호주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호주는 그래서인지 미국에 조금 모자라는 영토를 갖고도 현재도 인구가 2천만 정도에 불과하다.

 영국의 배신은 전후에도 계속된다. 당시 유럽은 유럽경제공동체를 설립했는데 잠시 망설이던 영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여기에 가입한다. 유럽경제공동체는 공동체 국가끼리는 비관세를 하면서도 다른 국가에는 관세벽을 세워야 했는데 이로인해 호주는 그동안 관세없이 수출하던 영국에 관세를 지불하게 되었다. 호주의 농축산물이 덴마트나 독일 등의 제품으로 대체된단 이야기다. 영국의 경제적 중요성은 날로 멀어져갔고 가까운 아시아의 위상과 경제력은 날로 커져갔다.

 여기에 모자란 인구를 보충하고자 동류럽 및 다른 유럽인들은 대거 받아들인 결과 영국 직계로만 구성되던 인구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래저래 영국과는 멀어지게 된 것이다. 그 결과 그들은 백호주의를 포기하고 많은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받아들였으며 축구마져 AFC에 가입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여전히 국가수반은 영국여왕이며 영연반의 국기를 사용한다. 호주는 아직 정신을 못차린 것일까.

 

3. 칠레

칠레는 긴나라다. 안데스의 서쪽을 차지해 동쪽은 자연방어가 되며 북쪽은 한류로 인해 아타카마 사막이 자리한다. 그리고 태평양 방면으로는 이렇다할 나라가 없다. 지정한적으로 완벽히 안전한 것이다.

 칠레는 북은 사막이고 동은 상당히 높으며 남은 추운 관계로 영토가 제법 큼에도 인구의 대다수가 중부인 수도 산티아고 인근에 몰려있다. 이런 지리적 집중성과 인구의 대다수가 메스티소인 동질성은 칠레의 정체성 확립과 통합성에 기여했다. 칠레인들은 스스로를 남미인이라기 보다는 유럽인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아메리카 원주민에 더 가까워 보이는 그들의 외모와 대서양과 동떨어진 그들의 위치를 생각하면 다소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다.

 하여튼 칠레는 소수의 대규모 농장주들이 권력을 지배한 남미국가임에도 민주적 통치가 자리잡았다. 칠레의 독특한 점은 그럼에도 독재가 생겨나 성행했다는 것이다. 여기엔 사회주의 아옌데 정권이 적잖은 이유를 제공한다. 당시 칠레는 사회주의 세력과 소수의 중도파, 우익이 서로 비등하게 자리잡아 아웅다웅 다투는 형국이었다. 어느쪽도 주도적 세력을 형성하지 못했는데 이로 인해 아옌데 역시 40%가 되지 못하는 지지를 얻고 간신히 대통령이 된다. 지지기반이 확고하지 못했던 것.

 그럼에도 아옌데는 사회주의 정책을 실행한다. 복지를 늘리고 지출을 늘렸지만 경제적으로 고립되고 화폐를 남발해 실업률이 급증하고, 적자와 인플레이션이 성행한다. 우리나라가 그렇듯 이런 흔들리는 나라에선 군부가 역사의 시계추를 뒤흔든다. 칠레의 군부역시 쪼개져서 사회주의에 경도된 장교와 우익 장교, 중도장교가 있었다. 우익은 쿠데타를 일으켜 아옌데를 몰아내고 그는 자살한다. 우익은 아옌데와 정반대의 정책을 실행해 사회주의 정권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던 미국을 안심시키고 그들의 경제원조를 얻어낸다. 경제역시 나쁘지만 호전된다.

 불안한 아옌데 정권에 실망하던 지식인들과 경제인들도 쿠데타를 환영했다. 하지만 그들이 예상치 못한 것은 우리나라의 박정희 처럼 그들이 지도자로 삼은 피노체트가 권력욕이 강하고 무척 잔인했다는 점이다. 피노체트는 무척 조용하고 온건한 사람으로 여겨졌으며 그래서 군부로부터 선택받았지만 비밀경찰대를 만들고 반대파를 척살하고 고문살해하며 자신의 정권을 지켜나갔다. 피노체트는 막판 선거에서의 실패로 종신집권엔 실패하였지만 그럼에도 종신상원의원직을 얻었으며 지지세력도 40%를 상회했다.

 이로인해 다시 민주정권을 되찾은 칠레에서도 과거의 비밀경찰 조직과 피노체트에 대한 단죄는 언급되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4.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젊은 나라 중 하나다. 역사와 전통이 없다는 것 국가정체성과 민족성이 부재하단 이야기이고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지고 다양한 민족과 언어가 존재하는 이 나라의 현실은 이를 더욱 어렵게 한다.

 이런 인도네시아에 국가적 정체성을 심은 이가 수카르노다.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한 이후 이뤄진 선거에서 칠레마냥 네개의 정당이 비슷한 지지를 얻는 형편없는 결과를 얻는다. 투표율이 높았음에도 말이다. 이를 타개하고자 정권을 잡은 수카르노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인도네시아는 국가의 관리가 필요한 교도적 민주주의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신규 국가엔 산적한 문제가 많았음에도 수카르노는 의외로 바깥으로 화살을 돌린다. 내부의 혼란을 외부에 사건과 적을 만들어 단결을 시도한 것일까? 그는 유명한 반둥회의를 통해 제3세계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반식민정책을 내세운다. 하지만 모순되게도 제1세계마냥 약한 나라를 침공하여 식민화한다. 뉴기니와 티모르가 그들의 타겟이었다. 이것도 모자라 역사와 전통을 가진 말레이시아 마져 공격한다. 보르네오 섬을 통째로 먹을 요량이었던 것.

 그러던 중 인도네시아 공산당의 쿠데타가 일어난다. 이들의 쿠데타는 우리나라 갑신정변 마냥 소란스럽기만 하고 영양가가 없었는데 이를 빌미로 우익은 쿠데타를 바로 진압하고 좌익 사냥에 나선다. 이 중심에 선게 수하르토다. 둘은 이름도 비슷하다. 우익의 반격이 너무나도 거세고 신속하며 계획적이어서 다이아몬드는 지금의 터키 쿠데타처럼 이 쿠데타는 일종의 숙청을 위한 기회 및 함정이었을 거라 본다.

 정권을 차지한 수하르토는 내치에 집중했는데 인도네시아의 산적한 문제는 많이 해결했지만 군부로 인해 정권을 차지한 만큼 군부에 지나친 특혜를 제공한다. 이로 인해 군부는 많은 예산을 착복하였고 인도네시아는 나라의 발전이나 복지에 써야할 동력을 잃어간다. 나라 전체는 부패가 가득했고 빈부격차는 커져간다. 잘나가던 수하르토는 아시아 경제위기로 인해 갑작스레 실각하는데 많은 가족의 비리에도 불구하고 지지세가 여전히 만만치 않다.

 

5. 현재의 위기

다이아몬드는 현재의 위기를 정리하며 일본의 경우는 과도한 국가부채와 고령화 및 저출산, 이민에 대한 거부감, 그리고 많은 인구로 인한 자원부족과 과거 전쟁범죄에 대한 미인정으로 인접지역에 우방을 만들지 못한 것을 든다.

 미국의 경우는 적이 없음에도 자신들의 정치적 양극화, 불평등의 고착을 위기의 요인으로 든다. 최강자의 적은 자기 자신이었는지 의외로 중국의 위협은 미국국내이 위협보다 적은 위기 요인으로 생각한듯 싶다.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했는데 이로 인해 주요 행정업무의 진척이 없고, 우리가 목도한 것처럼 예산조차 수립하지 못해 정부가 셧다운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선거도 무한 경쟁이고 사실상 법적인 선거기한이 없어 정치인은 당선되자마자 바로 선거운동에 돌입하며 실제로 그들의 정치활동의 80%가 선거운동이라하니 기가막힐 노릇이다. 거기에 자신들에게 유리한 선거구 조정이 매 선거마다 가능하다는게 놀라웠다. 가장 발전한 민주국가의 정치적 수준이 의외로 많이 낮았던 것.

 현재 세계의 전체적 위기로는 온난화와 핵무기, 불평등, 자원문제들을 예로 든다. 역시 환경에 민감한편인데 전세계 모든 사람이 미국같은 제1세계의 소비수준에 도달한 다면 우리는 지금 기준으로 800억 인구를 부양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지구가 감당하지 못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거기에 온난화로 인한 환경변화와 강을 공유하는 국가들은 물부족 문제로 분쟁에 휩싸이기 쉽다.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고원에서 발원하는 수계에서 시작한 강에 의존하는데 이 강은 동남아 여러 국가를 관통한다. 온난화로 빙하가 모두 녹거나 수자원 문제로 한 나라가 강에대한 통제를 시작하면 분쟁은 피할 길이 없다. 온난화나 환경변화와 관련하여 의외로 핵발전소를 조심스레 옹호하는데 최근 미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을 목도한 나로선 쉽게 동의가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했다.

 책은 유명한 저자의 글인 만큼 재밌고 빨리 일을 수 있다. 각국의 역사적 위기와 대응을 잘 정리한 그의 노력도 대단하다. 덕분에 공부가 많이 되었다. 하지만 이론적 틀 부분에서 좀 부족함이 들고 이번 책역시 훌륭하지만 과거의 전작만큼의 임팩트가 없는 것도 사실이어서 다소 아쉽긴 하다. 어느덧 80이 넘은 그이기에 이 책이 마지막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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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06-25 2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의 노력이 대단하지만 ‘과거 전작만큼 임팩트가 없단’ 말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전 저자가 사기꾼이라는 심정에 한 표 겁니다. ^^

gajjaegas 2019-08-04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다이제스터 님께 묻습니다. 해당 저자가 왜 사기꾼인지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책을 구매하는 데에 참고하려고 합니다.
 
지정학 - 지금 세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파스칼 보니파스 지음, 최린 옮김 / 가디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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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지정학의 관점에서 현재의 세계의 공통문제점들과 세계 각 지역별 구체적 사건들 그리고 향후 미래 인간문명이 겪을 장애물에 대해 짤막하게 다룬 책이다. 각 장들의 제목은 무척 맘에 들었는데 길이 자체가 길지 않은 책이라 논의가 그리 깊지 못하다. 지리와 세계적 사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크게 얻을 게 없는 책이다.

 그래도 몇가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얻기는 했다. 그점만 정리했다.

 

1. 늘어나는 국가수들

지금 생각하기엔 좀 상상이 안되지만 불과 1950년대만 하더라도 지구상의 국가사는 50여개에 불과했다. 많은 나라들이 식민지 상태였기 때문이며 큰 나라에 여러 민족이 통합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지금에서는 무려 200개가 넘을 정도로 국가수는 지난 50여년간 크게 증가했다.

 국가가 충분히 늘어났음에도 아직도 세계 각지에선 분리에 대한 움직임이 멈추지 않고 있다. 우리는 이런 분리를 민족이나 종교, 문화, 인종적 요소로 많이 생각하지만 책은 근저에는 사실 경제적 이유가 자리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대개 분리를 원하는 지역들은 한국가내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정체성을 달리하기도 하지만 부가 유난히 집중되어 있거나 천연자원이 몰린 지역인데, 석유가 몰린 남수단이나 남부 나이리지라, 부유한 캐나다의 퀘벡과 스페인의 카탈루냐, 그리고 브렉시트로 경제적 손해를 보게된 스코틀랜드 지역이 그러하다. 

 때문에 분리주의는 자신들의 경제적 부를 한 나라로 억지로 묶여 다른 지역과 나누고 싶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며 이로 인해 그러한 시도는 대부분 분쟁을 낳으며 내전으로 이어진다. 또한 선진민주국가는 좀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런 분리시도는 중앙정부에 의해 힘으로 눌려진다(스페인만 봐도 그랬다.)

 

2. 천연자원의 저주

오래도록 천연자원이 많은 지역이 가난한 것이 풀기힘든 난제였다. 반면 한국과 일본처럼 천연자원 하나 없는 나라가 세계의 부국이 된것도 역시 난제였다. 20세기 초반까지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는 세계적 강국이자 부자국가였다. 하지만 20세기 중후반들어 이 같은 상황은 변화한다.

 우선 원료가 풍부한 나라는 그 원료로 인해 얻는 수입을 두고 관리의 문제가 발생한다. 그 부를 그 지역 사람만 누리느냐, 아니면 전체가 누리느냐의 문제다. 또한 앞서 말한 것처럼 이로 인해 분리주의도 나타나며 내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천연자원이 풍부한 국가는 부패와 사기가 자주 발생하며 네덜란드 증후군도 생겨난다. 네덜란드 증후군은 자원의 수출실적으로 많은 흑자를 벌어 자국의 통화 가치가 상승하는 바람에 다른 분야의 국제경쟁력이 상실되는 것을 말한다. 거기에 자원에의 의존으로 기술개발이 소홀할 경우 그나라의 국제경쟁력은 더욱 추락할 것이다.

 때문에 천연자원을 가진 부국은 나라전체가 그 자원으로 먹고 살수 있을 만큼 자원이 많지 않아 기술개발에 힘써야 하고, 더불어 그 자원을 잘 관리하고 분배할 만한 선진정치체계도 갖추어야 한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나라로는 미국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3. 군의 민영화

군사력은 과거 국가의 정치력을 발휘하고 안전시키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세계의 국방비는 뻥튀기한 통화량만큼 커졌지만 그 효과는 예전만 못하다. 핵무기로 인해 비대칭 균형이 발생했으며 한 나라의 민족을 완전히 말살하거나 복속시키는게 거의 불가능해진 만큼 한 국가를 점령하여 통치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테러집단의 공격은 막강한 군사력을 무색케 한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세계 각국은 자신의 국가안보에 직접적 위협은 되지 않으나 간접적 위협이 되는 테러같은 세력을 응징하고 자국민의 사망자숫자에 민감한 자국언론을 달래기 위해 군을 아웃소싱한다. 즉, 군의 민영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민영화된 군사업체는 이런 국가의 군대의 여러문제로부터 자유로우나 세계 평화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도 충반하다. 우선 이들이 개인적인 이익만을 추구하기에 자신들의 매출 증대를 위해 평화적으로 해결될수 있는 갈등의 해결을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은 민간 기업이기에 여러 인도주의적 규칙의 적용을 받는 전쟁규칙에서도 제외가 된다.

 이런 민영화된 군사업체는 이런 면에서 세계 평화를 저해할 수 있으며 로봇이나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군이 기계화되는 시대에 더욱 맹위를 떨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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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지리 - 지리로 포착한 세계경제 40장면, 2019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미야지 슈사쿠 지음, 오세웅 옮김 / 7분의언덕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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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책은 적어서 늘 소중하다. 저자는 일본인 학원강사인데 일본에서는 지리 교과를 많은 고교에서 아예 개설하지 않을 정도이며 지리를 가르칠 교사도 매우 부족해 다른 교과의 선생이 가르치고 있는 일이 허다하고 한다. 지리가 역사이상으로 중요함에도 지리 대중서나 인재가 부족한 것은 아무래도 역사나 다른 비슷한 분야에 비해서 대중적 인기가 부족해서가 아닐까 싶다. 어디서 역사 좋아한다는 사람은 많이 봤어도 지리 좋아한다는 사람은 사실 드물다. 

 이 책은 다섯가지 주제로 책을 풀어내는데 입지, 자원, 무역, 인구, 문화다. 벌써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모음 글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고 위 다섯가지를 일관되게 풀어내는 하나의 큰 흐름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그냥 따로따로인 글을 읽는 느낌이었으며 자원 부분을 보다가도 내가 자원부분을 보고 있다는게 잘 의식이 안될 정도였다. 기대가 너무커서 실망도 컸는데 그렇다고 책의 가치가 아주 낮지는 않았다. 소소한 지식들을 얻는 재미가 있었다.

 일단 거리 개념이다. 책에서는 거리를 시간적 거리와 경제적 거리, 심리적 거리로 범주화했다. 시간적 거리는 특정 장소에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며 경제적 거리를 그 장소에 가는데 드는 비용, 심리적 거리는 내가 주관적으로 그 장소를 얼마나 친근하게 느끼느냐다. 가령 한국에서 미국을 간다면 비행기를 타면 시간적 거리는 줄어드나 경제적 거리는 늘어나며 미국은 비교적 친근하기에 상당히 물리적으로 멈에도 이웃처럼 느끼는 것이다. 

 포장수력 개념도 재미있다. 포장수력은 약간 일본식 한자 같은데 국내에 존재하는 수자원 중에서 기술적 경제적으로 이용가능한 수력에너지의 양을 말한다. 아무래도 강수량이 많고 국토 면적이 넓은 나라일수록 포장수력이 크다. 한국의 수력활용은 낮아 수력에 좀처럼 주목하지 않으나 수력에 의존하는 나라도 제법 있었다. 

 대표적인 나라가 노르웨이다. EU지도를 보면 노르웨이와 스위스가 포함되지 않는데 노르웨이는 험준한 스칸디나비아 산맥에 많은 강수량으로 전체전력의 무려 95%를 수력이 담당한다. 노르웨이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조경수역에 해안이 뱅크이어서 농사가 불리해도 수산업이 우수하고, 강한 전력과 거기에 원유와 천연가스까지 있어 유럽연합에 기대지 않을 수 있었다. 

 의외의 사실들도 좀 있었다. 개인적으로 좀 우습게 보았던 스페인이 의외로 유럽의 자동차 강국이었다는 점이다. 유럽자동차하면 프랑스의 르노나 이탈리아의 피아트 독일의 벤츠 등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스페인은 유럽 2위의 자동차 생산국이다. 스페인이 이리 된건 저임금 때문이다. 유럽연합의 형성되며 공장의 이전이 크게 자유로워졌는데 독일이나 영국 프랑스에 비해 스페인의 임금 수준은 매우 저렴했다. 그래서 유럽연합 초기 스페인에 다수의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하지만 유럽 연합이 동유럽으로 확대되며 스페인은 임금경쟁력을 상실한다. 하지만 그간의 노하우가 있어 소규모 생산 고급자동차나 다목적 차량등으로 업종전환을 하며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와 관련해서는 세개의 국가를 비교한다. 인도와 태국, 멕시코다. 인도는 초기 자동차에 큰 관심이 없었으나 무려 12억의 인구를 바탕으로 큰 내수시장을 통해 자동차 산업을 양성중이다. 이들의 목표는 내수시장을 통한 성장이며 이를 위해 외국 기업들에게 많은 인센티브를 주며 합작회사를 만들고 있다. 

 반면 태국은 인도에 비해 인구가 적고 국내에서 완성차를 생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 하지만 자동차 관련 수입이 지나쳐 적자 폭이 커지자 적어도 자동차 관련 부품을 국산화하려 노력하였으며 이에 성공한다. 태국은 부품을 자체 생산하고 해외 기업이 태국내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외국에 수출하며 자동차 산업을 성장시키고 있다.

 멕시코는 초기 부유한 미국인을 대상으로 자동차를 생산하는 거점 기지가 되었다. 이게 가능했던 점인 멕시코의 임금이 매우 낮았기 때문인데 믿기 어렵게도 거의 25년간 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고 한다. 멕시코는 정세가 불안하지만 상당히 지리적 강점이 있는 나라다. 세계최대 경제국인 미국과 인접하고 그들과 FTA를 체결하고 있다. 또한 미국처럼 동서과 양 대양에 접한다. 즉, 아시아 시장과 유럽시장으로의 진출이 용이한 것이다. (우리만 봐도 유럽과 거리가 멀어 한국의 무역은 대개 미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에 집중된다.) 거기에 인구가 많아 노동력이 풍부하며 초기부터 FTA 강국으로 무려 45개국과 조약이 체결되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눈에 띈 부분은 트럼프의 미국이 TPP, 즉 환태평양 무역협정을 탈퇴한 이유다. 트럼프는 미국 우파인 공화당으로 이들은 전통적으로 자유무역과, 친기업정책, 세금감소, 작은 정부를 주장한다. 하지만 트럼프는 다른건 다 따르면서도 작은 정부를 반대하고 큰 정부정책을 우선시한다. 여러 종류의 자유무역 협정은 우파의 입맛에 맞는 것이지만 자유로운 공장 이전과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트럼프의 지지기반인 가난한 백인 노동자를 힘들게 한다. 이에 트럼프는 TPP를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아쉬움도 많았지만 오래전 교과서의 여러 챕터를 공부하는 느낌이었다. 큰 깨달음은 없지만 소소한 지식은 얻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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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선언 - 문헌학자 김시덕의 서울 걷기, 2002~2018 서울 선언 1
김시덕 지음 / 열린책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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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서울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매우 자유로운 오늘날에 이 같은 경계구분은 무의미 할수도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그 구분에 민감하다. 특히, 수도서울은 그 행정경계가 분명함에도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여긴 서울이지만 사실상 서울이 아니고 저긴 서울은 아니지만 사실상 서울로 봐야한다는 둥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거기엔 문화적 역사적 동기도 있을테고 요즘 같으면 부동산 관련한 경제적 욕망이 가장 강할 것이다.

 여러 시각중 저자는 진정한 서울을 사대문 안으로만 보려는 가장 편협한 시각을 가장 경계한다. 여기엔 다섯가지 편견이 포함되는데 조선 후기 중심주의, 사대문 안 중심주의, 왕족양반 중심주의, 주자학 중심주의, 남성중심주의들이 그것들이다. 이런 시각은 그 외의 다른 지역들과 중심에서 배제된 사람들을 역사와 현실에서 소외시킨다. 구체적 지역은 사대문 밖, 1936년[영등포일대], 1963년[강남을 포함한 남부, 서부, 북부일대] 이후 확장한 대경성과 대서울에 편입된 지역과 과거 한성백제시대와 현대 한국 시대의 서울, 계급이 중인, 평민, 노비인 사람들의 유적과 유물들이 그것들이다.

 저자는 이런 편협한 서울주의에 맞서 대서울주의를 제창한다. 그래서 책제목이 서울 선언이다. 그리고 이런 시각으로 지난 20년간 서울을 바라보고 갖게된 단상과 사진들을 통해 이 책을 엮었다. 그래서 이 책의 거의 1/3은 사진들이다. 이 사진들은 언제 어디를 찍든 항상 밝고 아름답게 의도된 사진이 아니라 그저 무심하게 대상을 담아낸 사진들이다. 그래서 극히 어둡기도 하고 예쁘지도 않으며 보이는 그대로 추하다. 하지만 그래서 있는 그대로이며 서울에 속한 일반 평민들의 모습이 잘 담겨져있다.

 저자가 서울을 걷기 시작한 이유는 일반사람들이 주인으로 살아가는 서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유구한 역사에도 유물과 유적이 상당히 부족한 편인데 많은 한국인들은 이를 한국전쟁과 일제 강점기 그리고 잦은 외침으로 생각한다. 물론 이는 상당히 사실이지만 저자에 의하면 해방과 전쟁후 우리 스스로 근대화와 개발, 그리고 그 과정에서 힘없고 가난한 이들을 중심에서 쫓아내는 과정에서 상당수 유적과 유물이 파괴되었다.  그리고 그 수는 우리 아닌 다른 세력에 의해 잃어버린 것 이상일 수도 있다. 강남과 강동구 일대를 개발하면서 수 많은 백제 왕족과 귀족들의 유물이 파괴되었고 은평구를 개발하며 발견된 상당수의 조선시대 평민 묘들이 그대도 파괴되었다.

 파괴한 것은 오래된 유물만은 아니다. 사실 서울은 지난 100여넌간 조선의 왕도였으며 근대화로 빠르게 변모하였고, 이후 일본제국의 제3도시 경성이었으며 해방후 대한민국의 수도로써 빠르게 변화했다. 짧긴 하여도 이같은 변화로 다층적인 유적과 건축물들이 남아있을터인데 이에 대한 보전과 관리 역시 무척이나 소홀하다. 이것만 잘 되었어도 서울이 지금처럼 지나치게 현대적으로 보이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유적이나 유물을 무조건 보존하고 복원하려는 주의의 사람은 아니다. 저자는 우리의 문화유적이 파괴되고 일대가 개발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일단 그렇게 되어서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생겨난 것은 그대로 바라보기를 원한다. 풍납토성 일대가 개발되어 풍납토성과 현대적 아파트, 상가가 공존하는 기이한 형태를 그래도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선왕조의 궁을 복원한다고 과거 필요해 의해서 생겨난 도로를 다시 끊는다던가 삶의 터전이었던 일대를 부수고 궁으로 환원하는 걸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것은 조선을 과거 일반 백성의 나라가 아닌 왕과 지배층의 나라로 보는 시각의 연장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배층의 의도가 담겨져 왜곡된 형태로 남겨진 네 공간을 비판한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북촌, 서대문형무소, 선감학원들이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은 정부로 부터 상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곳이지만 충청, 전라, 경상도의 한옥형태만을 복원했고 여기서 조선지배층만을 조선으로 여기고 이를 남기려는 의도를 지적한다. 북촌에 대해서는 과거 평민들의 마을이었음에도 현재는 마치 양반계층들의 집이 남아있는 것처럼 왜곡된 부분을 지적한다. 서대문형무소는 독립투사를 고문하고 투옥한 일제의 잘못만을 기억한체 1987년까지 이곳이 운용되며 독재정권에 의한 민주주의 투사를 재판하고 투옥하며 사법살인까지 한 곳이라는 기억이 지워진 것을 비판한다. 선감학원은 전혀 몰랐던 곳인데 안산지역의 한 섬에 존재한 곳으로 경기도가 운용하고 지역의 품행이 불량하거나 아니면 멀쩡한 아이들을 부모가 있음에도 집단으로 가두어 수용한 곳이다. 당연히 아이들의 의문사도 많았으며 국가가 자행한 폭력의 상징같은 곳이다. 이곳을 기리는 안내문은 있지만 지극히 피상적이며 잘못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는 점등을 저자는 모종의 의도가 있다고 파악한다.

 위와 같은 공간들은 현재 서울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소수자들을 일반 시민의 기억에서 지워버리면서 선비나 양반 사대부 같은 소수의 남성지배자들이 조선시대부터 현대한국에 이르는 역사를 주도했고 이로 인해 이들이 여전히 현재의 한국사회를 이끌어 갈 권리가 있다는 의도의 세계관을 제시하는 곳들이라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전체는 아니지만 서울의 여러지역을 탐색하고 글을 남겼다. 저자는 자신도 그랬다지만 대부분의 서울시민들이 사실상 슬럼가에서 생활하는 것과 다름 없는 수준에 놓여있으면서도 자신들이 그러한 집단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마치 일반 중산층처럼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을 지적한다. 아무래도 그런 상태에선 집권층에 대한 비판이나 현실개선이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일것이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한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도 아니고 권력과 사람이 집결하고 문화와 자본의 중심이자 사람들의 욕망이 가장 결집하는 그런 곳도 아니다. 그저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그들이 주인으로서 자신이 살았던 흔적과 기록을 남겨야 하는 공간, 단지 그런 것이며 그런 것이 누군가에 의해 왜곡되거나 파괴되어서는 안되는 곳, 그런 곳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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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2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2 2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도로 읽는다 삼국지 100년 도감 지도로 읽는다
바운드 지음, 전경아 옮김, 미츠다 타카시 감수 / 이다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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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북아 공통적으로 삼국지만큼 인기 있는 역사소설을 드물것이다. 청소년이나 대학생 권장도서이기도 한데, 이에 대해서는 말이 많다. 온통 배신과 모략에 지극히 세속적인 처세술 외에는 딱히 배울게 없다는 것이다. 격동의 시대가 배경이니 그럴만도 하다. 

 그 외에도 삼국지 소설에는 몇가지 문제가 있는데, 아무래도 유비 중심의 서술과 그렇다 보니 촉한의장수들과 촉한의 국력이 지나치게 강대하게 그려진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다른 인물들의 중요한 됨됨이와 사건 및 싸움은 소홀히 다루어지며, 심지어 유비와 그 후계자 제갈량이 죽으면 소설은 굉장히 뒷 이야기를 축약해서 다루며 빠르게 끝나버린다. 대충 184년의 황건적의 난부터 280년 사마염의 진의 통일까지를 삼국지의 시대로 다룬다면 제갈량이 사망한 시점인  234년에 소설이 거의 끝난다는 건 이야기를 중간에 마치는 셈이 된다. 

 또 다른 문제는 지리의 문제다. 어릴 적 삼국지 소설 앞면의 지도를 보면 촉한의 영토가 위나라 못지 않게 크게 그려져있으며 오나라보다도 크게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촉한이 차지한 땅덩어리는 제법 크지만 대부분이 산골오지이며 인구와 생산력이 떨어지는 땅이기 때문이다. 삼국시대에는 각 지방을 크게 주로 구분했는데 당시에 존재하는 주는 유, 기, 병, 청, 서, 연, 예, 사, 양, 옹, 형, 교, 익이다. 이 중 촉한이 전성기에  차지한 주가 겨우 익주하나와 형주의 일부이며, 오나라는 형주일부와 양주, 교주를 가지고 있었다. 나머지 주는 모두 위나라의 차지. 그러니 국력에서 비교가 안되며 촉나라와 오나라는 험준한 산지와 긴 강이라는 자연방어물과 상호간의 동맹으로 버텨낸 셈이다. 결국 승자는 위의 뒤를 이은 진이었다. 

 책 삼국지 100년도감은 위에 열거한 소설 삼국지의 약점을 잘 보충해주는 삼국지 책이다. 실제로 도감인 만큼 주요 전투와 시대마다 많은 지도가 나오며 고대 중국의 지명과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가 각 사건과 전투가 진행되는 과정을 이해하는데 제법 도움이 많이 된다. 거기에 서술도 소설 삼국지처럼 유비 중심이 아니어서 마치 편년체로 서술한 정사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한다. 또한, 제갈량 사후의 부분도 물론 앞만큼은 아니지만 적잖이 상세히 다루고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는 정작 중요한 역사의 흐름도 잘 알 수 있다. 재밌고 인상적인 부분을 정리해보았다.


1. 배신의 아이콘 유비

삼국지에서 배신의 아이콘 하면 단연 여포다. 여포의 배신 횟수는 이 책에서도 다루지만 무려 8회에 달한다. 우선 양아버지 정원을 주살하고 동탁에 붙는다. 그 후 동탁을 배신하고 왕윤에 붙었다가 이각과 곽사에 패한 후, 원술에 몸을 의탁한다. 하지만 곧 원소에게 향한다. 원소도 맘에 안들었는지 곧 장양에게 가며, 다시 나와 조조의 빈집을 턴다. 결국 돌아온 조조에게 패하자 유비에게 갔다가 다시 유비의 빈집을 털고, 결국은 조조와의 싸움에서 패해 사형당한다. 이게 근 십수년간 일어난 일이나 정말 대단하지 않을 수 없으나 여포니 이해가 된다.

 그러나 충과 의리의 상징인 유비 역시 만만치 않다. 우선 유비는 초기 공손찬 휘하였다. 서주자사 도겸이 조조와의 싸움으로 동맹인 공손찬에 도움을 요청하자 도겸에 파견되어 사실상 휘하가 된다. 그러다 도겸이 죽자 서주를 물려 받게 된다. 원술과 싸우다 여포에게 빈집 털이를 당하자 잠시 여포의 밑에 있다가 조조에게 붙는다. 조조가 여포를 물리 친 후에는 서주를 조조에서 다시 빼았으나 곧 패해 원소에 의존하고, 원소가 패하자 형주의 유표에 의탁한다. 거기에 적벽에서는 손권에 붙었다가 손권을 배신하고 형주를 차지하며 익주에서는 유장의 뒤통수를 치고 익주를 빼앗는다. 이 역시 십수년간 일어난 일이다. 이 쯤되면 배신의 아이콘이란 면에서 유비는 여포의 강력한 라이벌이다. 


2. 동탁은 생각보다 강력하지 않았고 야심이 있었다.

삼국지 소설에서는 대장군 하진이 불러온 동탁이 무려 20만에 달하는 서량기병을 가지고 낙양을 접수하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실제 동탁은 양주지역에서 세력이 아주 크지 않았으며 실력자는 한수, 마등이었다. 동탁이 데려온 병력은 수천에 불과했으며 동탁은 시기와 전략을 잘 구사해 정권을 찬탈한다. 우선 혼란기에 자신의 병력을 낙양에 계속 낮에 들였다 밤에 몰래 뺐다 다시 들이는 식으로 병력을 과장해 낙양의 하진잔여병력을 접수했다. 그리고도 모자라 여포를 꼬셔 낙양의 수비대장인 정원을 죽이고 군사력을 얻은 것이다. 

 또한 소설 삼국지에서는 동탁이 폭군으로만 나오지만 이 책에서는 새로운 왕조를 세울 야심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때문에 동탁 휘하에 있던 많은 조조, 원소, 원술등의 중신이 등을 돌린다. 낙양에서 장안으로 천도한 것도, 새로운 왕조에 대한 욕심으로 보고 있으며 장안이 과거에 한제국의 수도였고, 자신의 근거지와 가까운 것도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3. 수많은 이민족과 역학관계

소설 삼국지에도 간혹 이민족이 나오긴 하지만 그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다. 마초가 강족을 잘 다루는 것과 오의 산월, 조조의 오환정벌, 제갈량의 남만 정벌 정도가 다다. 하지만 당시에 오환과 선비, 강, 저, 만, 산월, 흉노 등 더 많은 이민족이 있었다. 이들은 위, 촉, 오와 각 세력들을 상대로 끊임없이 침략과 반란을 일으켰으며 각 세력들은 이들을 규합하거나 통제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 물론 상대국의 이민족이 침략을 하면 이를 호기로 보고 같이 쳐들어가기도 했으며 침략 당시에 애초에 연합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또한 병력을 충원하거나 후방을 안정화하기 위해 이들을 도모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처럼 삼국시대의 이민족들 역시 시대의 주인공들이었던 것이다. 


4. 복잡한 동맹관계와 독립세력들

초기 각 군웅이 난립하던 시기의 동맹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193년경을 보면 유주의 공손찬은 같은 주의 유우와는 적대, 원소와는 적대였으며 그 견제세력인 도겸, 원술과 동맹이었다. 원술은 원소와 적대이고 국경을 맞댄 유표와 적대였으나 유표는 조조와 동맹이었다. 이런 식으로 국경을 맞댐과 개인적 관계로 동맹을 매우 복잡했고, 꾸준히 변화한다. 위촉오 외에도 꾸준한 독립세력이 있었는데 유주 지역의 공손씨와 교주의 사섭이었었다. 공손씨는 원거리에 있고 언제든 위의 배후를 노릴수 있다는 점에서 오랜 기간 독립세력으로 존속하고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입지를 달리했다. 그러다 결국 그 지방 국호인 연을 세웠다 망한다. 교지의 사섭은 손권이 강성해지자 그 세력에 귀속되었고 사섭 이후 본격적으로 오의 영지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중원과 독자적이었으며 교역으로 인한 경제력이 막강하고 이민족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 반란이 끊이질 않는다. 결국 오의 멸망은 교주에서의 반란에서 시작되어 이 호기를 놓치지 않은 진의 침공으로 마무리 된다. 


삼국지 100년 도감은 삼국지를 잘 보충해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재밌고, 지도가 많으며 몰랐던 삼국지의 사실도 알게해준다. 다만 삼국지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면 읽기 어려울수도 있겠다, 나오는지명과 그 수많은 인물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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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5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닷슈 2018-01-25 14:29   좋아요 1 | URL
저는 이 책보고 삼국지 게임이 다시 하고 싶어졌어요

2018-01-25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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