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민주주의를 외치다 정치의 시대
한홍구 지음 / 창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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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홍구 교수 강의를 여러번들었다. 시민들을 위한 강연을 많이하시는 분이기에, 그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많다. '대한민국사'와 '유신', '역사와 책임'이라는 책을 읽으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번에 네번째로 접하는 '광장, 민주주의를 외치다.'라는 책은 한홍구 교수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을 위해서 정기적으로 후원을 해왔고, 실무자의 실수로 연말정산 서류를 발급할 수 없는 한홍구 교수가 다음해에 올해 못한 연말정산을 해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자신의 새책을 선물로 보내왔다. 연말정산을 하는 것이 후원의 목적이 아니기에 흔쾌히 책을 받아들었다. 1여행 1책 독서라는 목표를 가지고 학년 해단식을 떠나면서 이 책을 꺼내들었다. 1박 2일 여행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촛불의 역사!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건을 계기로 들기 시작한 촛불의 경험이,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때 다시 타올랐다. 그리고 2008년 광우병 파동을 거쳐, 2016~2017년 촛불 혁명으로 세계의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 폭력과 채류탄이 난무하는 거친 데모의 모습을 TV로 보면서 어린시절을 보낸 나로서는 한국의 성숙한 시위문화가 경이롭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촛불을 든 주축 세력이 운동권출신의 인텔리가 아니라, 중고등학교 학생들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촛불에 참여한 것은 2016년 '이게 나라인가?'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시대적 분노가 들끓어 올랐던 그해부터였다. 대전 갤러리아 백화점 앞에서 시작된 촛불 집회에서 대부분의 참가자가 학생들이었다. 교복을 입고, 야간자율학습(보수 교육감이 집권하고 있는 대전은 아직도 야간자율학습이 있다.)을 빠지고, 혹은 학원을 마친 학생들이 촛불을 들며, 행진에 동참했다. 아직도 전체주의의 잔재가 깊게 남아있는 우리 교육현장에서 성숙한 민주시민의 자질을 갖춘 학생들이 탄생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나로서는 놀라웠다.

  이러한 촛불은 나름의 성과를 성취했다. 2002년의 촛불은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당선을 가져왔고, 2004년 촛불은 열린우리당의 총선 앞승의 결과를 가져왔다. 2008년 촛불은 이명박 정권에게 깨어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각인시켜주었다. 그러나 그후, 박근혜가 집권하면서 극보수 집단은 촛불의 교훈을 잊어버렸고, 2016~2017년 촛불을 통해서, 박근혜를 탄핵시키고,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촛불의 결실로 탄생한 정권들은 시대적 소명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다. 그 결과는 너무도 비참했다. 정권을 극보수 세력에게 넘겨주고, 노무현 대통력이 비극적 최후를 맞이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그 교훈을 가슴에 새겼으리라. 다시 실패한다면, 더 큰 반동이 뒤따른다는 역사의 교훈을 촛불의 후예들은 명심해야한다.

  2016~2017년의 촛불이 타오르기 직전, 한국 정치의 미래는 암울해보였다. 4.13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앞승할 것으로 모두가 예상했다. 200석을 얻으리라, 거의 모두가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새누리당은 122석으로 주져앉았고, 촛불혁명의 영향으로, 선거가 치뤄진지 8개월만에 박근혜는 탄핵되었다. 가장 암울한 시기에 울분을 토로할 방법이 사라졌던 시기에 시민은 투표로 자신의 의사를 표명했고, JTBC의 특종보도가 도화선이 되어 촛불 혁명으로 이어졌다. 한홍구 교수는 이러한 극적인 일들이 우리 역사에 두차례 더 보인다고 말한다. 1978년 10대 총선에서 민주공화당의 앞승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했으나, 결과는 신민당이 1.1%를 앞섰으며, 10개월 후에 박정희는 김재규의 총에 죽게된다. 가장 비참하고, 가장 절망적일 때, 역사는 급회전을 하며 새로운 극면으로 전개되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121석으로 폭망한다. 이전에 국회의 3분의 2를 장악하던 모습과 비교한다면 가히 초토하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밤이 깊을 수록 새벽은 멀지 않았다는 어느 시인의 시귀처럼, 시대의 모순이 가장 강하게 응축될 때, 민중의 분노는 가장 크게 폭발한다. 수구세력이 자유로운 언론까지도 억압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에 여론조사의 질문에는 수구세력을 지지하는 것으로 답하고, 투표장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표명한다. 그러다가 폭발할 수 있는 도화선이 주어진다면, 민중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희망을 잃지말라! 촛불은 살아있다.!! 우리 손에 들린 촛불은 바람불어 꺼지겠지만, 우리의 가슴속에 있는 촛불은 비바람이 몰아쳐도 꺼지지 않는다. 오히려, 대대손손 더 강렬하게 타오른다.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들은 한홍구 교수의 시민강의에서 들었던 사실들이다. 별로 새로울 것이 없었다. 그러하기에 여행출발전, 점심 식사를 기다리며, 2일째 아침에 일어나서 책을 읽었다. 그 결과 2일째 점심시간에 책을 다읽을 수 있었다. 읽는 동안, 한홍구 교수의 목소리가 들리는듯했다. 한홍구 교수의 시민 강의를 듣지 못한 수 많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크기도 작아서 여행갈때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촛불의 힘을 가슴에 담고 우리 모두가 부담없이 읽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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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 - 철학과 과학을 넘나드는 사고력 강의
김재인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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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격돌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터미네이트>>의 스카이넷이 인류를 파괴할지도 모른다.', ' 인공지능은 인간이 개발한 마지막 발명품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는 말들이 넘쳐났다. 사람의 언어를 학습하던 AI에게 '너희들이 세상을 지배한다면, 인간을 멸종시킬거지?'라는 질문을 하자, AI는 "사람은 소중하느까, 사람동물원을 만들어 잘 보관해야죠."라고 답했다는 이야기가 페이스북을 달구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격변기를 살고 있는 나로서는 생존을 위해서라도 인공지능에 대해서 알아야만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라는 책은 이러한 고민속에서 읽기로 결심했다. 철학을 전공한 김재인 교수는 이러한 나의 고민에 어떠한 해답을 제시할까?

 

1. 모든 철학은 당대의 자연과학과 나란히 가야한다.

  철학자가 최첨단 인공지능에 대해서 책을 쓴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로웠다. 철학자이니 만큼,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보다 심도있게 하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이 책의 상당부분은 인공지능의 개발에 대한 이야기들로 채워져있다. 철학교수가 인공지능을 공부하려하니 너무도 힘들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김재인 교수는 인공지능에 대한 심도있는 고찰을 하고 있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든다. 왜? 철학자가 최첨단 과학에 대해서 글을 써야할까? 과연 쓸 수 있단말인가?

  이러한 나의 의문은 책속에 답이 있었다. 재미있게도 철학자마다 자기 철학의 바탕으로 삼는 과학이 이전부터 있었다고한다. 플라톤은 기하학을, 아리스토텔레스는 생물학을, 근대철학자들은 물리학을 자기 철학의 바탕으로 삼으며 철학을 발전시켰다.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크니츠, 로크, 버클리, 흅 등 17~18세기 철학자들이 당대의 자연과학과 동시대적으로 작업했다. 철학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흐르지 않기 위해서는 현실에 당을 내딛고 있어야한다. 각시대의 시대적 조류를 이해하고 시대적 과제에 나름의 비젼을 제시하려 철학자들이 노력하였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철학과 과학은 관련을 맺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현대 철학자들은 어떠한 과학을 자기 철학의 바탕으로 삼고 있을까? 획일적으로 말할 수 없다. 양자 물리학일 수 있고, 뇌과학일 수도 있다. 강신주의 경우, 인류학과 뇌과학을 그의 저서에서 인용하기도 한다.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철학적 사유가 출현해 이러한 변화에 비젼을 제시해야한다. 그러하기에 다양한 과학을 자기 철학의 바탕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물론, 과연 그러한가는 별개의 문제이다. 문과와 이과로 분리되어 이과학생은 문과과목을 공부하지 않고, 문과학생도 이과과목을 공부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현대 과학을 자기 철학의 바탕으로 삼는 철학자가 많다고 장담할 수는 없으리라. 대지에 뿌리 내리지 않은 나무는 홀로 설 수 없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철학자로서 최첨단의 인공지능을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은 김재인 교수의 시도는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2.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죽음의 묵시록이 펼쳐질 것인가?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이 출현할 것인가? 가장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인공지능에 의해서 나의 직업이 사라지고, 심지어는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을 수 있다는 상상이다. 이에 대해서 김재인 교수는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의 시대에 나의 직업을 지키며,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의 차이점을 살펴보자. 인공지능은 과제를 잘 해결한다. 반문에 인간지능은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목표를 설정한다. 즉, 인공지능은 바깥에서 주어진 목표를 수행한다면, 인간지능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스스로의 삶은 스스로 이끌어가는 주체이다. 정재승 교수도 '열두 발자국'에서 인공지능은 데이터에 근거해서 작동하며, 데이터 오류를 스스로 수정하지 못하며, 데이터에 반대 의견을 제시하지 못할 뿐아니라, 데이터에 없는 영역을 찾아 스스로 데이터를 만드는 능력이 약하다고 지적했지 않는가? 이러한 인공지능의 약점을 우리가 잘 이용한다면, 인간이 직업을 지키며 살아남을 수 있는 틈새를 찾을 수 있다.

  김재인 교수는 인공지능이 못하는 일로, 문제제기, 목표 설정, 창조적인 일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들을 해낼 수 있는 인간을 길러내기 위해서 우리의 교육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불행하게도 우리는 스승이 제시한 문제를 학생들은 빠른 시간내에 정확한 답을 도출하도록 교육받는다. 인공지능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학교에서는 요구 받고 있다. 이러한 교육으로 길러진 인재가 인공지능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탈출구를 찾아야할까? 나는 유대인 교육에서 그 탈출구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대인 교육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질문'이다. 일명 '하브루타'라고 불리는 토론 학습에서 학습자는 다른 관점을 접하면서 가장 다양한 질문을 하도록 교육받는다.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문제제기를 학습한다. 또한 유대인 가정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목표를 정하지 않고, 자녀 스스로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도록 기다려준다. 타인과 같은 아이로 성장하기 보다는 타인과 다른, 자녀만의 독특한 개성이 발현되도록 격려를 해준다. 그러면서 자녀는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사회에 나가서 창조적인 일들을 한다. 김재인 교수가 제시하는 인공지능이 못하는 일을, 학습자들이 잘 할 수 있도록 유대인들은 가정에서부터 교육하고 있었다.

  김재인 교수는 인공지능의 시대에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 시스템을 강조한다. 과연 우리 사회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인가? 학교에서는 아직도 두발단속을 한다. 개성을 말살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게이지수 라는 것이 있다. 게이가 많은 도시와 첨단산업이 발전한 도시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에서 당신은 무엇을 깨달았는가? 획일화된 사회에서는 첨단 산업 즉, 창조성이 요구되는 산업이 발전하지 못한다. 게이들은 허용적인 분위기,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도시를 찾아 이동한다. 그러하기에 게이들이 많은 도시는 허용적이고, 민주적이며, 자유로운 도시이다. 이러한 도시는 첨단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김재인 교수가 제안한 '예술가적 삶'이 가능한 도시! 그러한 도시에서만이 니체가 말한 인간만이 자신을 넘어서는 존재로서의 인간이 살아갈 수 있다.

 

3. 인공지능의 시대, 우리 현실을 묻다.

  "인간대 기계의 대결이 아니다. 기계를 가진 인간대 기계가 없는 인간의 대결이다. 데이터와 직관력은 말과 기수와 같다. 당신은 말을 앞지르려 노력할 필요 없다. 당신은 말을 탄다."  - 도밍고스

 

  수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을 머릿속에 상정하고 두려워한다. 카풀택시 도입을 반대하는 택시기사분들의 시위도 이러한 상황에서 일어났다. 우버택시가 미국에 상륙했고, 공유경제는 시대적 조류가 되고 있다. 흥선 대원군이 서양과의 통상을 반대했지만, 서양과의 통상을 막을 수는 없었다. 오히려, 자본주의 물결 속에 조선의 존립이 위협받았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공유경제는 피할 수 없는 조류이다. 이러한 조류에 휩쓸리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카풀택시의 도입을 막으며, 말과 경쟁하려해서는 안된다. 결국은 말로 표현된 인공지능에게 인간은 패배하고 생존마져도 위협받을 수 있다. 말의 기수가되어, 인공지능에 올라타서 앞으로 내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물론, 말로 표현한 인공지능에 올라타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카풀택시의 도입을 막는 것이 해결책이 되지않는다는 사실은 우리 역사를 통해서도 자명하게 알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이용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일! 인간이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분야를 찾아서,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할 때이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인간 마음은 본성상 편파적이다."-김재인

 

  인간은 가까운 사람에게는 공감을 많이 느끼지만, 먼 사람에게는 공감을 덜 느낀다. 이것은 연민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차별 없는 사랑 즉, '겸애'를 주장한 묵가의 사상은 인간의 본성을 뛰어넘는 매우 탁월한 사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김재인 교수는 '공감'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면서, 세월호 사건과 박근혜의 개인사를 비교한다. 세월호 희생자에 대해 연민을 지닌 동시대인이 박근혜의 부모가 총탄에 죽은 시기를 같이 살았던 노인분들이 느끼는 '연민'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는 자가당착이라 말한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서 김재인 교수에게 반론을 제기하고 싶다. 노인세대가, 박근혜에게 느끼는 연민과 세월호 희생자에게 느끼는 연민의 시간적 거리감은 박근혜가 더 먼데도 불구하고, 그들 중에는 세월호 희생자에게는 연민을 느끼지 못하고, 그들을 좌파라고 몰아부치는 사람도 있다. 박근혜에게 연민을 느낀다면, 세월호 희생자에게도 연민을 느껴야한다. 그런데 그들 중에는 그렇지 못한 사람이 많다. 사건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 '연민'을 걷어내야한다는 김재인 교수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지 못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이다. 또한, 박근혜에게 연민을 갖기 위해서는, 그녀가 저지른 권력남용과 적폐가 없었어야한다. 자신에게 해를 끼친 사람에게 보통의 사람들은 연민보다는 적개심을 갖는다. '연민'을 걷어내기 보다는 보다 종합적으로 '연민'을 통해서 현실을 바라볼 수 있어야한다. 그것이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의 차이이다.

 

  과학에 문외한 이라서 이 책이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더구나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나로서는 쉽지 않은 책이었다. 저자가 이 책을 결론을 요약해서 제시했더라면 책을 보다 쉽게 읽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든다. 그럼에도, 인공지능의 시대에 인공지능을 철학의 바탕으로 삼으려는 노력을 하는 철학자가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희망을 담고 있는 책이다. 특히, 인공지능의 시대에 인간이 자신의 직업을 지키면서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책에서 느끼는 희망은 제법 크다. 그래, 인공지능과 경쟁하려하지 말고, 인공지능에 올라타서, 저 푸른 들판을 향해서 내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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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한정판 겨울 에디션, 양장) - 아직 행복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곰돌이 푸 시리즈
곰돌이 푸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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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박4일 괌여행을 하면서 가져갔던 책을 다 읽었다. 이럴줄 알고 한권을 케리어 속에 넣어두었는데, 아내가 그 책을 빼버리고 출발했다. 괌에서 마지막날, 아내가 읽기 위해서 가져온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라는 책을 꺼내 들었다. 어린이만 읽는 책이라 판단하고 무심코 프롤로그를 읽었다. 나는 프롤로그 속에서 놀라운 문장을 읽었다. "이 책은 행복에 대한 니체의 정신이 담긴 명언을 뽑아 푸의 목소리로 말하고 있습니다. " 이 책은 단순한 어린이용 동화가 아니다. 니체의 정신이 담긴 명언을 골라 뽑은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장을 넘기며, 푸의 입으로 니체를 만났다.

 

1. 행복을 매일 느낄 수는 없지만, 한번의 행복이 내 삶을 의미 있게 해줘요.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산다. 매일이 행복의 연속이라면, 인간은 행복에 둔감해진다. 그리고 행복이 당연함으로 느껴지고, 권태감을 느끼기도한다. 반면, 한번의 행복이 추억이 되어 현실의 괴로움을 이겨내는 힘이 되기도한다. 연애시절의 행복한 날들을 떠올리며, 바쁜 결혼생활을 이어간다. 3박4일간의 괌여행의 시간도 이제는 추억이될 것이다. 그리고 그 추억을 되새기며 일상의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이다. 행복을 매일 느낄 수는 없지만, 한번의 괌여행의 추억이 우리 가족의 삶을 의미 있게 해줄 것이다 .

 

2.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어요.

  인간처럼 스스로를 알고 싶어하는 동물도 없을 것이다. 자신은 누구이며, 어떠한 존재인지를 알려 노력한다. 거울에 자신을 비추기도하며, 때로는 타인의 얼굴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한다. 그러나 거울과 타인의 얼굴은 자신을 알기위한 도구일 뿐이다. 진정한 자신은 자신의 내면에 있다.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우리 자신이 잘 알고 있다. 나 자신과의 대화를 하지 않았기에 그 해답을 얻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괌여행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가족의 행복을 만드는 일이 일상의 수많은 일보다 소중함을 알게되었다. 우리 가족이 원하는 것은 바로 행복을 만드는 일이었다.

 

3. 일의 가치는 돈으로 결정되지 않아요.

  학교에서 직업교육을 한다면서, 그 직업의 연봉을 노골적으로 학생에게 알려준다. 학생들도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직업인 초청특강에서 연봉을 물어본다. 돈으로 가치를 결정한다면, 가장 가치없는 일중에 하나가 여행일 것이다. 보통의 일은 돈을 벌지만, 여행은 돈을 쓰는 일이기 때문이다. 모든 일의 가치를 돈으로 결정한다면, 진정 가치있는 일을 잃어버릴 지도 모른다. 

 

4. '멋진 하루를 보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삶

  괌까지의 비행기 값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아내는 그 돈을 쓰고도 전혀 아깝지 않다 말한다. 처음한 가족여행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니, 그 돈이 아까울리 없다. '멋진 하루를 보냈어'라는 말을 아내와 아이들이 한다. 처음한 스노우쿨링, 스노우쿨링한 후에 맛본 참치회의 맛, 참치 회의 맛이 나는 코코넛의 과육, 온종일 수영하기, 썬쎗 바비큐의 맛 등등 일상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을 가족과 함게하면서 우리 가족은 말한다. '멋진 하루를 보냈어'!!

 

5. 남이 말하는 대로 사는 삶은 의미가 없어요.

  "호텔 수영장의 물은 40년 동안 갈지 않았던 물이에요."라는 가이드의 말을 들었을 때, 호텔 수영장에서 아이들과 물놀이를 하고 싶은 마음이 싹사라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한 말을 하면 괌에온 여행객이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아내에게 이 말을 했다. 아내는 '호텔에서 놀지 말고 가이드의 안내로 바깥 관광을 하라는 말이야'라고 한마디했다. 그래, 남이 말하는 대로 무비판적으로 사는 삶은 위험하다. 한국식의 수영장 청소는 아니지만, 수영장의 물은 새로운 물이 유입되고, 기존물이 자연스럽게 흘러 넘치는 방식으로 순환되고 있었다. 가이드가 말했던 것 처럼 매우 나쁜 상태는 아니었다.

 

6.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편하기는 하지만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편하기는 하지만, 그런 삶이 정말 만족스럽고, 그 삶에 내가 있을까? 라는 푸의 말은 자신의 삶을 살아갈때, 인생의 중요한 진로를 결정할때 반드시 되새겨보아야할 말이다. 그러나, 여행의 목적이 가족의 행복이라면, 가족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편하다. 마지막날 오전에 무엇을 할지를 아내가 결정했다. 나는 K-mart 쇼핑이나하고 여유롭게 공항으로 출발하자고 했으나, 아내의 결정은 단호했다. 세일링을 하자는 아내의 주장도 딸아이가 싫다고하여, 스노우쿨링을 하는 거스로 결정했다. 바다에서 한 스노우쿨링에 비해서 형편없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우리 아이들의 반응은 과히 폭발적이었다. 특히, 물고기들에게 상추잎을 주면서 아이들이 보인 폭발적인 표정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래,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한다. 그러나 여행의 목적이 가족의 행복이라면,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7. 타인의 행복을 흉내 내지 마세요.

  TV 속 연애인들의 호사스러운 삶을 보면서, 그처럼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착각한다. 그래서 TV를 보지 않으면서 마음의 행복과 안정의 시간이 늘어났다. 타인의 행복을 흉내내기 보다는 우리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이 진정한 행복일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가족여행을 통해서 우리 가족만의 행복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괌 여행을 추억하며 우리 가족은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낄 것이다. 타인의 행복을 흉내 내지 말고, 우리의 행복을 만들자.

 

8.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어요.

  아내는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지고 있다. 사실 여행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하는 일을 나는 잘하지 못한다. 괌에 여행오는 것 조차 나는 걱정꺼리였다. 영어를 잘하지 못하고, 미국이라는 나라는 총기소유가 합법이 나라이다. 혹시, 사고라도 일어나면 어떻하나?? 반면, 아내는 괌 여행을 고대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3박 4일 간의 괌 여행을 즐겁게 보냈다. 그래 아내는 내가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애내의 능력을 인정하자. 그럼 나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그림과 인생을 음미할 수 있는 글들이 어우러진 책이다. 괌 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단숨에 읽었다. 여행지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새로운 삶에 새로운 생각을 더하는 일이다. 괌 여행이라는 낮선 일상을 책이라는 새로운 생각을 더하며 나의 행복을 만들어간다. 새로운 여행을 한다면, 나는 어떠한 책과 함께할까? 일상이라는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책들을 골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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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맥주 여행 - 맥주에 취한 세계사
백경학 지음 / 글항아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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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주는 빨리 취하기 위해서 마시는 저급 술이다. 반면 와인은 향을 음미할 수 있는 최고급 술이다." 와인을 마시며 친구가 내뱉었던 말이다.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는 값싼 서민주 소주는 이슬람의 '증류기술'이 발달하며서 만들어진 매우 과학적인 술이다. '소주'를 비하하는 친구에게 한마디 반박을 해주고 싶었지만, 술에 대한 나의 철학이 일천해서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다. 우리에게 서민주 '소주'가 있다면, 서양의 서민주는 '맥주'가 있다.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더운 날, 운동을 하고 마시는 맥주의 상쾌함을 웃음 가득한 얼굴로 표현한다. '맥주'와 '소주'가 '최고급 술 와인'과 다른 그 만의 독특한 역사를 알고 싶었다. 이번 가족여행을 무더운 '괌'으로 간다. 무더운 괌에서 한잔의 맥주를 음미해보자. 그리고 '유럽 맥주 여행'을 읽으며 서민을 위한 술의 가치를 생각해보자.

 

 

1. 좋은 술이란 무엇일까?

  맥주와 포도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이 책에는 맥주가 서민주가 된 이유를 제조하기 쉬우면서 값싼 술이라고 말한다. 반면에 포도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포도를 생산하기 위해서 수많은 손길이 이뤄져야하며, 포도주 제조 또한 어렵다한다. 그러기에 귀족의 술이 될 수 밖에 없다. 귀족들의 사치와 함께 이루어진 포조주의 역사보다 서민들의 애환과 함께한 맥주의 역사 중에서 어느 역사가 더 우리에게 가치있을까? 두개의 역사 모두가 우리에게는 소중하겠지만, 나의 가슴에는 다르게 다가온다.

  괌에 도착해서 PIC 호텔 뷔페에서 식사를 했다. 포도주와 맥주를 마음껏 먹을 수 있었고, 아내에게 포도주를 마시겠냐고 물었다. 달콤한 포도주를 마시겠다기에 아내와 포도주잔을 부딪치며 잔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내 아내의 품평은 포도주가 맛없다는 악평이었다. 나의 입에도 포도주는 씁쓸음했다. 포도주스의 달콤함을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포도주는 쓰디쓴 술중에 하나일 뿐이다. 평생을 서민으로 살아온 나에게는 귀족의 술이었던 포도주가 맞지 않았다.

  다음날 뷔페에서 전날의 경험을 교훈삼아 맥주를 기울였다. 행복한 여행을 기원하며 세아이들은 음료수를 들었고, 나와 아내는 맥주잔을 높이 들었다. 괌은 건기라서 생각보다 덥지 않았다. 우리나라 초가을 날씨 처럼 좋았다. 무덥지 않은 날씨인데도 맥주는 우리가족 여행에 잘 어울렸다. 괌 여행 마지막날 밤에도 맥주를 기울였다. 서민들과 애환을 같이한 술이기에 우리부부에게는 포도주보다 맥주가 더 시원하게 다가왔다. 좋은 술이란 얼마나 비싼 술인가가 아니다. 좋은 술이란 보다 높은 지위에 있었던 사람들이 마신 술이어야할 필요가 없다. 여행의 피로를 풀고,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윤활류 역활을 해주는 술이 진정 좋은 술이다.

 

2. 맥주가 모유의 대체품이었을까?

  저자 박경학의 맥주에 대한 사랑은 유별나다. 저자가 뮌헨에 있을 때, 뮌헨의 추위를 이기려 온가족이 맥주를 마셨다고 한다. 나는 어린 딸아이도 맥주를 시음했다는 말에 아연질색을 했다. 어린아이에게 술을 마시게하다니 이게 말이되는가? 맥주의 역사를 알면 더욱 이해되지 안는 유럽의 문화에 직면하게 된다. 독일에서는 근대 초기 모유 대체품으로 맥주를 먹였으며, 이탈리아에서는 저녁 식사때 아이들에게 와인 반잔을 먹인다고 한다. 술에 대해서 이렇게 관대(?)할 수가 있을까?  특히, 알콜은 아이의 뇌발달에게 악영향을 준다. 임산부의 흡연과 음주는 태아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주기에 술 반잔도 마셔서는 안된다. 또한 어린 아이들도 알콜을 가까이해서는 안된다.

  이것이 나의 편견일까? 아니면 우리나라 처럼 좋은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라가 드물다는 점을 고려해야할까? 유럽의 물에는 석회질이 많이 섞여있기에 물보다는 도수가 낮은 맥주를 마시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석회질이 많은 물을 마시다보면, 석회질이 다리에 쌓여 나이가 들면 코끼리 다리가 된다고 한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 젊어서부터 열심히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괌도 역시 물에 석회질이 많다. 가이드는 양치질을 할때도 물을 사서 한다고 한다. 석회질이 몸에 침전되면 나이들어 고생할 수도 있기에 되도록 석회질의 물을 마시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이런점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행복하다. 마음껏 물을 마시고, 석회질이 몸에 쌓이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말이다. 물론, 좋은 물이 흔하다보니 물을 너무 헤프게 쓰는 것도 우리의 현실이다.

  술문화도 그 나라의 자연환경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맥주한잔을 이울였다.

 

3. 의도의 순수성이 결과의 순수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의도는 순수했으나 결과가 좋지않아 난감한 살례가 있다. 반면에 의도는 불순했으나, 결과는 좋은 경우가 종종있다. 맥주의 역사에도 그러한 사례가 있다.

  중세 독일에서는 맥주를 마시고 맥주제조업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맥주 순수령'을 발표한다. 맥주에 불순물을 넣지 못하도록하는 좋은 법이다. 이를 통해서 인명피해를 예방하고 안전한 먹거리로서의 맥주를 만들겠다는 의도에서 제정되었다. 그러나 맥주 순수령은 다양한 맥주의 등장을 막았으며, 단일한 맥주가 등장하는 폐단을 만든다. 한제도가 순수한 의도에서 제정되었으나 결과는 불행했다.

  반면에, 독일제국의 팽창주의의 결과가 900만 칭다오 시민들의 자랑꺼리인 칭다오 맥주를 탄생시켰다. 1898년 3월 중국과 '자오저우만 조차 조약'을 맺어 독일은 칭다오를 식민지배한다. 독일 사람이 영국 상인과 합작해서 1903년 '로망맥주칭다오주식회사'를 세우고 독일의 생산 설비와 원재료를 들여와서 칭다오 맥주를 만들었다. 지금도 칭다오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칭다오 맥주가 독일의 중국침략의 산물이라고 말하면 다들 놀란다. 의도는 매우 불순했으나 결과 중에는 좋은 것도 있다. 그렇다면 좋은 결과가 불순한 의도를 합리화해줄 수 있을까?

  의도의 순수성과 결과의 불순함, 의도의 불순함과 결과의 행복함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할까? 의도의 순수성을 안다면, 결과의 불순함을 다소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좋은 결과라해서 순수한 의도를 합리화할 수는 없다.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일제 식민지배가 축복'이었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결과만 좋으면 의도의 불순함은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일제 식민지배로 우리가 근대화되었다는 주장을 이해할 수 없을 뿐더러, 식민지배가 노예 근성을 주입시킨 결과가 '식민지 근대화론자'들의 '식민 지배가 축복'이었다는 주장으로 나오지 않았는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면, 괌의 원주민들은 어떠한 삶을 살고 있을까? 스페인의 식민지배를 거쳐, 지금은 미국의 일부가 되어버린 '괌'!! 그 땀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 의도의 불순함이 결과의 행복함을 가져왔을까?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괌의 원주민들에게는 많은 연금이 나온다한다. 아이를 낳을 때마다 많은 돈이 더 나오기에 원주민들은 기본이 4명의 자녀를 두고, 많이 낳으면 10명을 낳는다고 한다. 그 자녀들이 열심히 공부한다면 괌의 명문 초등학교에 다닐 수 있고 더 열심히 공부한다면 카톨릭 계통의 명문 사립 중고등학교에 진학 할 수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예는 찾아볼 수 없다고 단언한다. 평생을 놀고 먹을 수 있는 연금이 주어지기에 원주민들은 열심히 공부하려하지 않는다. 또한 열심히 일하려하지 않는다. 열심히 땀을 흘려서 돈을 버는 사실이 발각되면 평생 연금이 나오지 않는다. 그 결과 원주민들은 게흘러지고, 당료병을 비롯한 성인병에 시달리고 있다. 가이드는 이것이 '민족 말살정책'이라 단언했다. 이들은 연금이 끊긴다면 단숨에 사회의 부랑아로 전락해서 미국사회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의도가 순수하지만, 결과가 불행한지, 의도도 불순해고 결과도 불행한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괌 원주민의 미래는 밝아보이지 않는다.

 

4. 맥주! 독일의 역사를 관통하다.

  '맥주'라고 하면, 독일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물보다 술을 더 많이 마신다는 독일인의 맥주사랑은 대단한다. 독일의 역사를 관통하는 독일 맥주사를 살펴보자.

  독일에도 지역감정이 있다는 사실을아는가? 독일과 같은 선진국에는 지역감정이 없을 것이라는 선입관을 갖기 쉽다. 지역감정은 후진국에서는 볼 수 있는 퇴물이라는 나의 선입관은 독일의 지역감정을 살펴보면서 무참히도 깨졌다. 베를린과 하너버를 중심으로한 지역과 뮌헨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의 지역감정은 대단하다. 베를린과 하너버는 프로이센 제국의 중심지였으며, 뮌헨은 바이에른 제국의 중심지였다. 재미 있는 것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맥주에도 아로새겨져있다는 사실이다. 맥주 종가를 자처하는 북독일과 맥주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남독일의 자존심싸움이 있으며, 이러한 지역감정은 축구응원에서도 엿보인다. 서로를 '프로이센 돼지'와 '바이에른 촌뜨기'라고 놀리는 모습은 애교스럽기까지하다. 독일에 가서는 축구이야기 뿐만 아니라, 맥주를 마실때에도 조심해야한다. 독일에 가서는 그 고장의 맥주를 마셔야 그 고장의 역사와 문화를 마실 수 있다. 신선한 맥주를 마시기 위해서는 맥주공장의 그림자가 비치는 곳에서 마셔야한다는 독일의 격언을 다시한번 떠올린다.

  루터가 양조사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아는가? 42세의 루터가 전직 수녀인 카타리나 폰 보라와 결혼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잘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수녀원에서 맥주를 빚는 일을 담당했다. 그녀는 루터와 결혼해서 6명의 자녀와 여러 명의 조카, 심지어 루터 친구의 자녀까지 돌보았으며, 손님의 식사와 빨래, 돼지치기, 곡식 경작 등의 다양한 일들을 해야했다. 그러면서 루터의 현실적 지지자 역할을 했다. 루터는 일명 '등처가'였다. 그래서 루터는 결혼을 예찬했다.

 

  "거룩한 결혼 생활은 하는님의 말씀 다음으로 귀한 보물이다. 경건하고 쾌활하며 하느님을 경외하고 가정을 잘 관리하는 아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하느님의 선물이다. 그런 아내와 함게라면 평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으며 그런 아내에게는 당신의 재산과 몸과 삶을 맡길 수 있을 것이다."

 

  등처가 루터에게 카타리나 폰 보라가 없었다면 그의 삶은 많이 달랐을 것이다. 그리고 인생에서 그토론 행복한 시간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카타리나의 희생이 루터를 살렸으며, 독일을 살렸다. 만약 당신이라면, 카타리나 폰 보라와 같은 삶을 살 수 있겠는가?

  히틀러가 선동적인 연설을 했던 곳이 맥줏집 '호프브로이하우스'라는 사실을 아는가? 1923년 맥줏집에서 폭동을 일으키다 실패한 사실을 책에서 읽었을 때는 그저 웃음만 나왔다. 그러나 맥주를 좋아하지 않는 히틀러가 맥줏집에서 연설을 하고 폭동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는 맥주가 독일인들의 삶과는 떼 놓을 수 없는 국민 음료였기 때문이다. 맥줏집에서 사람들과 만나서 토론하고, 일상의 스트래스를 푼다. 이러한 맥줏집을 히틀러는 잘 이해하고 있었고 자신의 야심의 발판으로 맥줏집을 이용했다. 맥주에는 독일인의 자존심과 역사와 문화가 녹아 있었다.

 

5. 맥주의 아들 셰익스피어의 삶

  셰익스피어의 아버지 직업이 무엇인지 아는가? 셰익스피어의 아버지는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가죽제품 제조업자에서 맥주 시음관을 거쳐서 시장이 되었다. 자수성가한 사람이다. 시장이 되어서는 맥주를 관리하고 유랑극단 공연을 유치하는 일에 힘을 기울였다. 셰익스피어의 삶과 맥주를 떼어 놓을 수 없는 셈이다. 셰익스피어의 아버지 존 셰익스피어의 삶을 보면, 셰익스피어가 위대한 극작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눈에 들어온다. 존 셰익스피어가 시장이 되어서 유랑극단 공연을 유치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러한 과정에서 셰익스피어는 연극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이루어졌을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 가방끈이 짧은 셰익스피어가 위대한 작품을 썼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명문 귀족 중에서 누군가가 대신 섰을 것이라 음모론을 주장한다. 가방끈이 길어야 위대해질 수 있다는 소위 '엘리트주의'가 만들어낸 허상이다. 학교나 책에서 배우는 죽은 지식이 아닌, 현장에서 살아있는 지식을 습득한 사람이 보다 위대해 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모르고 있다.

  셰익스피어가 원조 기러기 아빠라는 사실을 아는가? 셰익스피어는 여덜살 연상의 아내와 세자녀를 위해서 런던 조지인에서 열심히 연극대본을 쓰고 또 썼다. 자녀의 성공을 위해서 자녀와 아내를 타국에 유학보내는 지금과 달리, 셰익스피어는 자녀와 아내를 고향에 남겨두고, 런던에 와서 돈을 벌었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그때나 요즘이나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하는 기러기 아빠들은 무척 외로움에 맥주한잔을 기울이지 않았을까?

 

  3박4일의 괌여행이 끝날 즈음, '유럽 맥주 여행'을 다읽었다. 책을 덮으며 다시한번 '맥주' 혹은 '소주'와 같은 서민들의 술과, '와인' 같은 귀족들의 술에 대해서 생각했다. 어느 술이 가장 위대한 술일까? 이들 술 모두에는 각각의 역사와 문화가 아로 새겨져있다. 술에 새겨져 있는 역사와 문화가 그 술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을까? '맥주'와 '소주'가 서민들의 애환을 담고 그들과 함께 희노애락을 같이 느끼며 살아왔다면, '맥주'와 '소주'가 '와인'보다 더 가치있는 술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와인'도 대중화하고 있다. '귀족의 술'에서 '일반 대중'의 술로 변화하고 있다. 귀족의 술에서 대중의 술로 와인이 변화한다면, 일반 대중의 삶의 애환을 담는다면 '와인'도 보다 가치있는 술로 상승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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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 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지리의 힘 1
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 사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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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는 변하지 않는다. '지리의 감옥'에 갖힌다면, 인간은 탈출할 수 없다.' 무시무시한 말이 아닌가? 지리의 힘을 강조하는 '지리의 감옥'이라는 표현은 나의 눈에 거슬렸다. 일제 식민사학자가 말한 '반도성론'이 떠올랐다. 한반도라는 특성 때문에 대륙의 힘이 강하면 대륙의 영향을 받고, 해약세력이 강하면 해양의 침략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숙명'을 한반도는 지니고 있다는 주장을 나는 철저히 부정했다. 로마 제국의 예를 봐라! 지리를 어떻게 이용하는가에 따라서, 즉 인간의 능력에 따라서 '지리의 감옥'을 탈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총, 균, 쇠'를 읽으면서 지리가 인간에 미치는 부정할 수 없는 영향력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인간은 '지리의 감옥'을 숙명으로 받아들여야할까? 이 책에서 해답을 찾아보자.

 

1. 무서운 강대국들! 지리적 요충지를 확보하라!

  초강대국들은 자신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정확하게 말하면 안전한 지리적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서 주요한 지리적 요충지를 점령해간다. 가상적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지리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서 중국은 2천여년 동안 부단한 투쟁을 해야했다. 소련이 해체된 이후 잃어버린 유리한 지리적 요충지를 확보하기 위해서 러시아는 분투하고 있다. 이들 두 국가들이 자국의 지리적 요충지를 지키기 위해서, 혹은 새롭게 확보하기 위해서 놀라운 무기를 사용한다. 그것이 무엇일까? 놀랍게도 그것은 '인구'라는 무기이다.

  중국의 경우, 티베트, 신장 위그루자치지구 문제를 인구로 해결하려한다. 즉 티베트와 신장 위그루자치지구에 끊임없이 한족을 이주시킴으로써, 한족이 티베트와 신장 위그루 자치주의 다수가 되도록한다. 이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이들지역의 토박이 민족들이 소수민족으로 전락하게 한다. 또한 압도적으로 많은 인구뿐만 아니라, 돈을 이용해서 세계 여러 나라들이 중국의 소수민족 문제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한다. 강대국으로 굴기하려는 중국의 소프트 파워전략에 우리는 어떠한 현명한 대응을 해야할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이러한 모습이 러시아에서도 보인다. 옛 소련영토에 흩어져 사는 러시아인들을 이용해서, 러시아는 자국의 이익을 확보한다.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러시아인들을 지렛대로 이용해서 러시아의 이익을 확보한다. 크림반도를 러시아가 장악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들지역에 절대다수의 러시아인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구가 무기가 될 수 있는 시대이다.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서 자국내의 인구를 이동시키거나, 해당지역의 자국민을 이용해서 이익을 추구하는 전략은 가히 충격적이다. 한반도의 한민족은 1억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는 분단되어 있다. 남한은 급속도로 저출산 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인구를 이용한 공격적 전략은 꿈도 꿀 수 없으며, 오히려 인구를 이용한 공격을 대비해야하는 실정이다. 제주도에 중국인들의 부동산 구입이 엄청나다는 말을 들었다. 혹시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중국인을 이용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든다. '지리의 감옥'을 탈출 해서, 유리한 위치를 점령할 수 있는 방법이 '인구'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우리에게는 독이될 수 있다.

 

2. 팀 마샬! 동의할 수 없소이다.

  팀 마샬이 지리에 관한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의 모든 의견에 동의할 수는 없다. 영국인이라는 한계와 소외된 지역에 대한 무지가 느껴지는 몇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한국인으로서 한국에 대한 지리적 분석이 가장 관심이 컸다. 팀 마샬은 '지리적 특성 때문에 강대국들의 경유지'라는 냉소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압록강이라는 큰 강이 있으나, 팀 마샬은 이 강의 역할에 대해서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이런 배경에서 몽골이 한반도에 들어왔다 나갔고 이어 명나라, 만주족의 청나라 그리고 일본도 수차례나 침입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강대국들의 경유지이기에 스스로 '은자의 왕국'을 선택했다는 팀 마샬의 주장에 동의할 수 있을까? 우선, 명나라가 조선을 쳐들어 왔다는 주장은 팀 마샬이 얼마나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해서 무지한지를 알 수 있다. 한반도에 있었던 나라들의 역사가 보통은 5백년을 넘는다. 고려 약 5백년, 조선 5백년, 고구려 백제 7백년, 신라 천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렇게 한왕조가 5백년 이상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외세의 침략에 잘 대응했다는 증거이다. 강대국들의 경유지이기 보다는 강대국들과 무력으로 싸우고, 때로는 외교적 대응을 통해서 전쟁을 미연에 막기도 했다. 조선왕조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라는 커다란 전쟁을 전후해서 커다란 전쟁이 벌어지지 않았다. 한반도는 강대국들의 '경유지'가 아니다. 팀 마샬은 우리를 '은둔의 나라'로 묘사하기 위해서 논리적 비약과 사실의 왜곡을 서슴치 않고 있다.

  인도가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리독립한 것은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클까? 그것은 200년간 식민지배를 한 영국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런데, 팀 마샬은 '외세가 인도 아대륙을 침공하면서 이슬람을 들여왔다말한다. 그럼에도 인더스 강 동쪽 계곡 지역에 자리 잡은 압도적 다수인 힌두교도들은 교류를 거부했고 이는 궁극적으로 인도를 분리시킨 불씨'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이슬람 세력이 인도에 와서 사원의 보석을 약탈하고 사원을 파괴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류할 수 있었을까?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인도인들은 도망칠 수 밖에 없다. 이를 마치 힌두교도들이 교류를 거부한 것으로 묘사하는 것은 대단한 무리수이다. 이러한 억지 주장을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인도 분리 독립의 책임을 '영국'에서 '인도'로 떠넘기기 위한 술책이다. 영국은 뱅골 분할령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인도를 '분할하여 통치'하려했다. 일제의 식민지배의 모순이 분단과 6.25 전쟁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듯이, 인도 식민지배는 '분리독립'으로 이어졌다. 영국인 팀 마샬은 영국의 인도 분리 독립 책임을 회피하려해서는 안될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무한정 보장되어야할까? 만약 당신 부모를 누군가가 욕하면서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한다면 당신은 받아들일 수 있는가?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아래, 타 종교를 비하하는 만평을 그린다면 이것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 나는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다. 2015년에 프랑스 풍자 잡지 <샤를리 엡도>의 만평가들을 살해한 사건이 있다. 팀 마샬은 이를 예로 들면서 자유주의자들이 "풍자가 조금은 많이 나간 것 같다"라는 비판을 '예전에는 단호하게 볼테르 편에 섰을 자유주의자들에게도 이제는 상대주의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고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과연 이것을 부정적으로 볼 수 있을까? 오히려 팀 마샬이 믿고 있는 종교를 풍자적으로 그린 그림을 보고 당신은 분노하지 않을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당신이 분노한다면 칸트의 정언명령에 위배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3. 팀 마샬! 오류입니다.

  팀 마샬은 역사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다. 더욱이 그는 동양의 역사에 대해서는 무지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그 몇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1949년 미군은 한반도에 들어왔을까? 아니면 철수했을까? 1945년 한반도에 들어온 미국은 1949년 6.25가 일어나기 전에 철수했다. 그런데 이 책에는 '1949년 이번에는 미국이 남쪽으로 들어왔다.'로  잘못 서술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서술상의 오류는 애교다. 중국의 경우 그 무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중국사에 대한 오류 2가지를 살펴보자. 우선, 대운하는 '노예'가 건설했을까? '평민'이 건설했을까? 한국사를 제대로 공부한 사람들이라면 쉽게 대답할 수 있다. 중국과 한국은 '부역'이라는 명목으로 노동력을 강제 징발하여 성을 쌓거나 각종 토목공사에 농민을 동원할 수 있다. 그런데 팀 마샬은 '7백만명의 노예들이 5년에 걸친 공사'라고 대운하를 소개하고 있다. 헤로도투스가 피라미드를 노예가 건설했다고 주장한 것과 유사한 오류이다.

  둘째, 정화가 대선단을 이끌고 아프리카까지 항해를 했던 것은 무슨 목적에서였을까? 팀 마샬의 주장데로 '정화 제독이 이끈는 원정대는 (중략) 목적은 돈벌이였지 세력 투사는 아니었'을까? 정답은 정화의 항해는 돈벌이가 아니라, 조공질서 확대라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한 것이었다. 만약 콜롬버스처럼 경제적 목적에서 정화가 항해를 했다면 정화의 항해는 계속 이어져서 중국의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다.

  전문 역사가가 아닌만큼, 100% 정확도를 요구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사를 비롯한 동양사에 무지한 팀 마샬에게 서운한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4. 새로운 희망과 새로운 불안

  아프리카에 대한 당신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HIV의 만연, 각종 전염병과 굶주림이 있는 곳으로 기억하지 않는가? 그런데, 팀 마샬은 아프리카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 그는  "아프리카가 역사와 자연이 점지한 힘과의 싸움에서 마침내 우세를 점하기 직전까지 도달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젊은 인력이 많고, 수 많은 천연자원이 있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 우울한 아프리카에 희망 섞인 전망은 나를 안심시킨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천연 자원에 눈독들이며 진출하고 있는 중국을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걱정이 샘솟는 것은 어쩔 수없다. 아프리카에 투자하지만, 그 투자가 아프리카의 국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아프리카의 미래를 밝게만 볼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지구 온난화라는 재앙을 재앙으로 보지않고 새로운 희망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북극 주변의 나라들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북극항로가 열린다. 이로인해서 북극의 가치는 높아만 간다. 더욱이 북극에는 천연자원도 많이 묻혀있다. 각국이 북극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러시아는 발빠르게 군대를 배치한다. 이러한 각국의 이익추구가 충돌한다면 대규모의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 한예로 러시아는 2014년 북극에서 외국군대를 격퇴하는 군사훈련을 했다. 놀라운 것은 외국군 이름이 '미주리'이다. 즉, 미국을 가상적국으로 가정하고 군사훈련을 한 것이다. 북극의 가치가 올라갈수록, 북극을 차지하려는 각국의 경쟁도 치열해진다. 북극이 새로운 분쟁지역이 될 가능성은 올라만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한민국의 대응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을 정부의 책임있는 관계자는 마련해 두어야할 것이다.

 

 

  지리가 인간, 혹은 국가에 미치는 힘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팀 마샬은 '지리의 법칙'과 '인간의 노력'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리는 인류가 <지리의 법칙>을 극복하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한 그 법칙들이 우리를 이길 거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인류가 <지리의 법칙>에서 벗어나려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지리의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 <지리의 법칙>을 극복하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인간은 <지리의 법칙>을 이길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다만, 지리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지리의 법칙>을 극복하기 위해서 인간은 부단히 노력해야한다. 주어진 황무지를 탓하기 보다는 황무지를 옥토로 만들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한다면, 인간은 <지리의 법칙>과 '지리의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다. 숙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운명을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부단한 노력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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