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어린이/청소년>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길고 길게, 지루하고 지루하게, 빗 속에 잠겨 있는 기분.  잠깐 나온 햇빛이 아까워 이불이며 요커버, 베개커버들을 빨아 널고 나도 팔뚝이며 얼굴이며 발, 겨드랑이, 배, 등, 무릎 등등에 곰팡이가 피었을 거야, 하며 베란다에 나가 햇빛바라기를 하며 앉아 있었다. 그런데 다시 또 비다. 꿉꿉한 기분을 달래줄 책이나 골라보자. 요즘은 책 말고 다른 거에 빠져서 시간을 보내고 있긴 하지만 난 내가 다시 책으로 돌아올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1.  

 

 

 

 

 

  미야니시 타츠야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고 녀석 맛있겠다>를 포함 네 권의 시리즈로 나온 책들 중 <고 녀석 맛있겠다>를 제외한 나머지 세 권이다.  미야니시 타츠야는 일곱살 딸아이의 완소 작가라서 저 세 권의 책들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내 주변에 있는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른들 중에는 미야니시 타츠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승냥이 구의 부끄러운 비밀>같은 책은 뭐랄까, 좀 촌스러운 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매력이 느껴지는 작가라서 관심을 끌 수가 없다.  세 권을 주르륵 늘어놓은 이유는, 세 권이 시리즈로 나왔으니까 하나로 쳐야 해!, 하는 막무가내 심보이기도 하고, 이 중에 하나라도 걸려라!, 하는 요행을 바라는 마음의 간절함 때문이기도 하고.  

 

2.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그림책 두 권이다.  이것도 막무가내와 요행을 바라는 간절함, 이 두 가지를 버무려 한꺼번에 올려버린다.  린드그렌의 작품 속에는 에밀이나 미오, 라스무스와 같은 귀여운 남자 아이들도 있지만 삐삐, 로냐, 리사벳, 마디타 같이 씩씩하고 활달하고 명랑하고 밝은 여자 아이들도 많다.  그 중에서 마디타와 로타, 리사벳을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는 그림책이니 두 권 중 한 권만 선택하라는 건 잔인하고 가혹한 형벌이다.  
그러고 보니 미야니시 타츠야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라니!!!!!   비가 더 내린다고 해도 이 그림책들과 함께라면 견딜만 하겠군!!!     

 

3.  

 서정오 선생님의 옛이야기 책이다.  서정오 선생님의 옛이야기 책들은 많이 나와 있지만 여전히 욕심이 난다. 토토북에서 출간한 저 책은 그림이 지판화란다. 어쩐지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준다.  표지에 떡하니 앉아 있는 도깨비에게서는 일본 냄새가 나기도 하지만, 그리고 어쩌면 내가 갖고 있는 서정오 선생님의 책들과 겹치는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이야기 다른 느낌'을 확인하는 거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게다가 서정오 선생님의 책들은 소장가치가 느껴지기도 하니까.   

 

 

 

4.  

 웅진 주니어 문학상 수상작이다. 신인작가 부문 대상 수상작이라는데 "정형화된 마녀 캐릭터를 요즘 아이들의 감각과 눈높이에 맞게 새롭게 재창조하여 아이들에게 유쾌한 상상력과 재미를 주는 작품" 이라는 책소개 글에 눈이 반짝, 귀가 솔깃해진다.  우리 어린이 문학이나 청소년 문학에서 늘 조금 부족하다고 느꼈던 아쉬운 부분들이 극복되어가고 있다는 징후를 확인할 수 있을까? 배경이 프랑스라는 점이 좀 마음에 걸리긴 하다. 뭐랄까, 우리 나라의 영역 안에서는 상상력의 한계를 느꼈다는 표현인 것 같아서 말이다. 하지만 매일매일 소리높여 글로벌한 세계를 받아들일 것을 강요당하는 세상에 살면서 프랑스면 어떻고, 안드로메다라면 어떠랴. 그저 그만큼 우리 작가들의 역량과 상상력과 글빨과 작품성이 범세계적으로 범우주적으로 인정받고 뻗어나가길 바랄 뿐이다. 그러니 이 책부터 확인해 보자구!! 

  

 

5.  

 청소년들의 어두운 이야기. 가난, 성폭행, 불화, 학교폭력  기타등등 기타등등.. 을 어둡게 (이게 중요하다. 어두운 이야기를 어둡게 담았다는 거) 담은 이야기들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무거워 한숨이 나오고 너무 우울해져서 기운이 쭉 빠지니까.
하지만 작가가 황선미니까 어떻게 이야기를 끌고 갔을지 궁금해진다.  이 책을 읽고 한숨이 나오고 기운이 쭉 빠져버린다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 하고. 하지만 확인하고 싶은 유혹은 강렬해서 이 책을 결국 이 페이퍼 안에 담는다. 적어도 뻔하지는 않겠지.
후텁지근한 7월을 더 후텁지근하게 만들어버릴 위험이 크지만 때때로 모험은 나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기도 하니까 이 책을 받게 된다면 확 끌어안아버릴 테닷!! 용감하게!!  

 

 

 

요즘 나는 바느질을 한다. 그것도 손바느질. (발바느질도 있나? 당연히 손바느질이지!) 딸아이 가방을 하나 만들었고, 코알라로 변신 가능한 토끼 인형을 만들었고, 소파에 깔아둘 매트를 만들었고, 식탁 러너를 만들었고, 큰딸아이 방 창문에 드리울 발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일곱살 딸아이와 아들녀석의 여름이불을 만들 예정이고 소파를 커버링하고 싶어서 자주 소파를 노려보곤 한다.  그래서 책을 거의 못 읽고 있다.  반성.  바느질과 책읽기와 생활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요즘의 내 숙제다. 내가 바느질에 빠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이게 다 도서관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책에 빠지지 않고 생각도 못했던 바느질에 빠지다니~~~ 세상은 요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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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1-07-07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사이님 장마에 마음은 안 눅눅하고 뽀송하게요.^^ 제 바람입니당.
황선미를 편애하고 무조건 믿는 편이라 최근작 저 책도 기대가 되어요.
린드그렌의 그림책 두 권은 갖고 있는데 너무 좋아서 자꾸자꾸 보게 돼요.
기분좋은 그림책이에요. 그림도 내용도, 역시 린드그렌이구나 그랬어요.

섬사이 2011-07-09 17:30   좋아요 0 | URL
여기는 지금 햇볕이 쨍! 해요.
남부지방은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는데 말이예요.
린드그렌의 그림책 두 권을 벌써 갖고 계시군요.
안목이 남다르신 프레이야님이 좋다 하시니까 더더더 읽고 싶어져요.
비, 조심하세요~ ^^

마녀고양이 2011-07-07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느질에 빠져계시네요. 저는 언제 바느질을 했는지, 요즘 가물합니다.
바빠서 한번 넣어버리니, 다시 꺼내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요.

<고 녀석 맛있겠다>는 애니메이션 개봉했던걸요? 오늘 아침 뉴스에서 소개를 보다가 한참 웃었습니다.
그런데 트랜스포머에 밀려서, 하루 두번만 하더라구요. ㅠㅠ. 요즘 정말 트랜스포머가 미워집니다.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요... ㅠㅠ

서정오 선생님 책을 저도 발견하고, 한참 입맛 다시는 중입니다. 옛이야기들, 너무 사랑스러워요~

섬사이 2011-07-09 17:33   좋아요 0 | URL
바느질, 재미있기는 한데 은근 체력소모가 큰 것 같아요. ^^;;
애니메이션으로는 <고 녀석 맛나겠다>라는 제목이 붙었더라구요.
저는 그림책으로만 사랑하려고요.

네꼬 2011-07-07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원히 널 사랑할 거란다>는 제목과 표지가 언밸런스(!)해서 하하 웃겨 했는데, 책 소개 보니까 어째 찡할 것 같아요. 저도 미야니시 타츠야 완전 좋아하니까 한번 봐야겠어요. 저 이 페이퍼 좋아요, 섬사이님. :)

섬사이 2011-07-09 17:34   좋아요 0 | URL
네꼬님~ 네꼬님~ 네꼬님~
이 페이퍼가 네꼬님 마음에 들었다니 어깨가 으쓱해져요. ^^

2011-07-07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9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7-07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평가단 하면 따끈한 신간을 받아보는 건 좋은데~~~~ 리뷰가 부담스러워 6기 이후 접었어요.ㅜㅜ
눅눅한 7월을 잘 넘기려면 미야니시 타츠야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에 절대 동감,
물론 서정오 선생님이나 황선미 작가도 실망시키지 않을거라 공감하고요. 추천 꾸욱~~~~

그런데 도서관에서 책읽기가 아니라 바느질에 빠지게 했다고욧?^^

섬사이 2011-07-09 17:38   좋아요 0 | URL
저는 4기던가? 에 한 번 해보고는 접었었지요.
그 때랑 방법이 달라져서 한 달에 두 권만 쓰면 되더라구요.
그래서 재도전해보았죠.
신간평가단은 사실 꼭 필요한 건 아닌데, 제가 자꾸 리뷰쓰기에 느슨해지고 게으름을 부리려고 할 때
도움이 되더라구요. 억지로라도 쓰게 되니까요.

네, 도서관 때문에 바느질을 시작했어요. 덕분에 책과는 멀어졌구요. ㅠ.ㅠ

세실 2011-07-08 0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두운 이야기를 어둡게 담은 책 싫어해요. 요즘 읽고 있는 <두근 두근 내인생>은 어두운 이야기를 밝게 그려서 참 좋아요.

호호호 도서관에서 손바느질 책을 읽고 빠지셨을까요? 아님 손바느질 강좌를 듣고 빠지셨을까요? ㅋㅋ
작품 사진 보여주세용^*^ 그런데 손바느질이랑 퀼트랑은 다른 건가요?

섬사이 2011-07-09 17:40   좋아요 0 | URL
손바느질과 퀼트... 글쎄요.. 저도 잘...
근데, 손바느질은 손으로 바느질해서 만드는 것들을 총칭하는 거고,
퀼트는 조각천들을 가지고 홈질로 조각이불이라든가 가방같은 거 만드는 거 아닐까.. 하는 ...
손바느질 강좌를 들은 거, 맞습니다.
정확하게 예측하셨어요. ^^

2011-07-14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아/어린이/청소년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어느새 5월이 다 갔구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산등성이마다 연두빛 새싹들이 보드라운 솜털처럼 느껴지더니 이젠 수탉의 억센 깃털처럼 강하게 빛나고 있다.  책만 읽으며 지내기엔 어쩐지 아까운 시간들.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거리를 걷고, 같이 밥을 먹고 커피를 나누고 싶은.  봄치고는 비도 자주 내렸지만, 그 비도 마냥 고운 비도 아니고 음모의 그늘이 드리워진 듯한 혐의를 지울 수 없는 그런 비였지만, 그래도 우산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고도 싶어진다.  

그래도 책의 유혹은 강하고, 읽어야 한다는 근거없는 사명감은 또 뭐냐.  새로 나온 책들 사이를 기웃거리며 마음이 가는 책들을 뽑아본다.  조금 피곤하고 지치는 요즘이지만, 내가 피곤한 건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래도 포기하지 않을만큼 내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위로하고 있다. 내가 잘 견디고 있기 때문이라고.

  

 1. 경극이 사라진 날

<꽃할머니>,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 등에 이어 나온  한.중.일 공동기획 평화그림책 시리즈 네 번째 권이자, 중국의 첫 번째 작품이다.  미리보기를 보니 전쟁을 담은 평화 이야기가 의외로 잔잔하게 진행된다.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야 할 게 있다면 그 중 하나가 평화이고 다른 하나는 소중한 환경에 대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인지 전쟁을 통해 평화의 소중함을 저하는 책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편이긴 하다. '난징 출신의 작가 야오홍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자신의 어머니가 겪은 중일전쟁 이야기, 좁혀 말하자면 1937년 ‘노구교사건’을 계기로 중일전쟁이 발발한 이후 ‘난징대학살’이 자행되기 직전에, 일본군이 난징 진입을 위해 감행한 공습 전후 보름여 간의 이야기'이며 '전쟁의 참상과 만행을 고발하기보다, 그로 인해 파괴되고 죽어간 소박한 일상과 사람들의 모습을 서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하니 아이들에게 꼭 읽어줘야 할 것만 같다.

 

  

   
 2. 내가 사는 곳은 바로 여기!

지난 달에도 지리에 대한 책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 달에는 지난 달에 뽑았던 책보다 좀 더 어린 유아에서 초등 1,2학년이 읽을만한 지리 이야기 그림책이 나왔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사는 곳이 얼마나 넓은 세상 안에 있는지를 알게 될 것 같다.  게다가 내가 사는 곳이 어떤 곳인지에 따라서 우리의 삶도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내가 사는 곳, 그 위치라는 게 사람들이 만들어낸 행정구역 상의 명칭들이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서 내가 크게는 지구, 우주 속의 한 일원이라는 것,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까지도 느끼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3. 분청, 꿈을 빚다 

난 이런 이야기에도 약하다. 언젠가 읽었던 <도자기>라는 만화책도 생각난다. 개인적으로 우아한 청자나 단아한 백자보다 정겨운 분청사기들을 좋아한다.  그러니 분청사기에 대한 이야기를 엮은 이 책에 끌리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

고려 최고의 사기장의 아들 강뫼가 분청사기를 탄생시키는 고난의 과정의 그려져 있다는데 자못 두근두근 기대가 된다. 왜구의 침입, 고려말 왕조의 혼란 등이 맞물리면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다.

 

 

  

 

 4. 오, 나의 남자들! 

오오오, 이런 발칙한 제목이라니!!! 5월부터 지금까지 난 이현이라는 작가에게 빠져있었다. <짜장면 불어요!>, <장수 만세!>, <우리들의 스캔들>, <영두의 우연한 현실>, <오늘의 날씨는>, <마음대로봇>을 읽고 이제 <로봇의 별>을 읽으려고 하는 중이었는데, 어라? 새 책이 나왔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이현 작가는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잘 하는 사람이다. 게다가 글감들이 참 다양하고 버라이어티하다.
그런데 <오, 나의 남자들!>이라니.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써냈기에 이런 제목이 붙는단 말인가.  청소년들의 불안하면서도 발랄한 이야기가 기대된다.

 

 

  

 

 5. 나는 무슨 일하며 살아야 할까? 

길담서원이라는 곳에서는 청소년들을 위한 인문학 강의들을 진행한다.  지난 번엔 '밥'이라는 주제로 인문학 강의가 있었는데, 우리 아들녀석을 보내봐야겠다고 하다가 그만 신청이 늦어버렸다. 게으른 엄마의 불찰이다. 아무튼 '일'이라는 주제로 했던 청소년들을 위한 인문학 강의가 책으로 정리되어 나온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책에서 저자들은 직업을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상상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직업이 될 수 있으며, 진정으로 열망하면 그것이 미래가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청소년들도 일터에서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지위가 높거나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해서 자신이 노동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비정상적 현상이라고 일과 노동에 대한 관점을 제시한다.'는 책 소개 글은 아이들에게 '노동'과 '인권'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는 듯 하다.  아울러서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직업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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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6-02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평화그림책 시리즈가 또 나왔군요.
이현의 <오, 나의 남자들!>은 제 서재 광고에 이미 올려졌어요.
<분청, 꿈을 빚다>는 막 나왔을 때 올렸었고요.^^

섬사이 2011-06-02 14:04   좋아요 0 | URL
제 눈에도 들어온 책들이 순오기님의 민감한 레이더를 피해갈 수 없겠죠. ^^

하늘바람 2011-06-02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기대되네요

섬사이 2011-06-02 14:08   좋아요 0 | URL
늘, 항상, 언제나,
기대되는 책들이 너무 많아요. ㅠ.ㅠ
요즘 <물건 이야기>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종이 1톤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자원이 98톤 필요하다네요.
저는 종이로 된 책을 좋아하는데, 환경을 위해서는 전자책을 반가워해야 할 것 같기도 해요.
(갑자기 뜬금없는 환경타령을.. -.-;;)
암튼 기대는 되지만 욕심은 부리지 말자, 뭐 그런 내용입니다요. 끙~~

2011-06-02 0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2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6-13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무슨 일하며 살아야 할까?'여기저기서 눈에 띄네요.
저도 요즘 아들의 장래를 놓고...아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지라 한번 읽어봐야 겠어요.

섬사이 2011-06-14 17:59   좋아요 0 | URL
아들과의 신경전이라.. 참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일이죠.
그래도 아드님이 장래에 대한 계획, 의지 같은 것들이 있나 봐요.
저도 아직 그 책을 읽어보지 못해서 도움이 될만한 책인지 말씀드릴 수 없는게
좀 안타깝네요.
저보다 먼저 읽어보신다면 책에 대한 글을 써주실 거죠?
양철댁 님의 리뷰나 페이퍼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지난 주 화요일 마르크스를 마지막으로 박정수 선생님과의 인문학 강의가 끝났다.  강의를 마치고 강의를 들은 엄마들과 선생님이 함께 김밥을 앞에 두고 조촐한 시간을 가졌다.  

13일 선생님에게 벌금형이 떨어졌다. 징역 10개월에 비하면 다행이다 싶지만, 마냥 기쁘고 개운하지는 않다.  선생님의 글이다.  

 WE ARE WATCHING YOU!

지난 5월 13일 쥐 그래피티 선고가 있었습니다. 형법 제 141조 ‘공용서류 등 무효죄’에 의거하여 유죄! 벌금, 박정수 200만원 최** 100만원! G20 정상회의 홍보포스터가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서류 기타 물건 또는 전자매체 등 특수매체기록”에 해당하는지, 쥐 그래피티가 그 ‘공용물건’의 효용을 어떻게 해했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판사는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판사가 제시한 근거는 “우리 헌법 22조는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무제한적인 기본권은 아니며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공중도덕을 침해한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해야 하는 자체적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G20 포스터가 법에 명시된 ‘공용서류’에 해당하는 이유는 말하지 않고 엉뚱하게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공중도덕’을 해친 죄를 물은 것입니다. 제게 적용된 법률이 ‘모욕죄’인지, 그렇다면 제가 누구를 모욕한 건지도 모르겠고, 공중도덕을 해친 게 벌금 300만원 물을 범죄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더 어처구니 없는 건 “그래피티 작업으로 유명한 영국의 뱅크시 등은 원작품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타인의 창작물을 훼손한 박씨와 다르다”라는 미술평론으로 처벌의 근거를 삼은 점입니다. 제가 시종일관 그래피티 예술의 공공성을 인정해 달라고 했더니, 사법부는 엉뚱하게 홍보포스터의 예술성을 인정해 주었습니다. 3차 공판 때도 저한테 저의 쥐 그림 첨삭이 포스터의 도안을 그린 원작자의 의도를 침해한다는 생각은 안 해 봤냐고 묻더니(저는 그게 농담인 줄 알았습니다) 선고 때도 포스터 “원작품”의 훼손을 근거로 제 행위가 그래피티 예술이 아니라고 단정했습니다.(혹시 판사가 G20 포스터 디자인 공모에 당선된 분의 지인인가?)

실형을 면하고 벌금형에 그친 데 솔직히, 안도의 한숨을 내 쉬긴 했지만 곰곰히 생각하니 그 ‘아량’에 화가 납니다. 정상참작(“누군가는 해학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이나 감형은 무죄를 선고하기 싫어서, 범죄가 아닌 것을 처벌대상으로 규정하기 위한 근대 사법의 장치라는 푸코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감옥에 가두는 대신 광장과 거리를 보이지 않는 감옥으로 둘러 친 겁니다. 위축된 마음과 울분을 그냥 둘 수 없어서 다음 날 광화문 광장에 쥐 포스터를 들고 나갔습니다. 김여진 씨가 1인 시위를 한다기에 꼽사리 끼어 ‘쥐 포스터는 범죄가 아니다. 또 잡아갈래?’ 라는 마음을 표출하려고.

날라리 외부세력들과 점심을 먹고 시청으로 향했습니다. 거기에는 1200일 넘게 농성을 하고 있는 재능노조분들이 계십니다. 버젓이 노조활동하다가 하루 아침에 불법노조로 취급되어 쫓겨난 분들입니다. 최근에는 20일 넘게 삭발 단식농성까지 했습니다. 가는 길에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을 하더군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길래 “세계가 4대강 참사를 주목합니다”라고 적힌 쥐 포스터를 들고 한참 서 있다가, 길을 건너 재능노조 농성장에 갔습니다. 갔더니, 단식으로 야위고 삭발로 파래진 머리로 나오신 분이 제 포스터를 보자마자, “도대체 G20이 뭐냐?”는 겁니다? “네?” “뭔데 또 농성장을 철거하겠다는 거냐? G20 끝난 거 아니냐?” 무슨 말씀인지 의아해 하는데, “중구청에서 G20 국회의장회의 한다면서 거리 정화를 위해 농성장을 철거하겠다며 계고장을 보내 왔다”는 겁니다. 아! 저는 G20의 과거를 연장하고 있는데, 그분은 G20이 현재형이더군요. G20 국회의장회의가 5월 18일부터 3일간 있습니다. 별다른 홍보가 없길래 몰랐죠. 왜 홍보가 없나 했더니, 그냥 친목모임이더군요. 의제도 황당합니다. ‘선진국을 모델로 후진국을 개발하자’, ‘테러 방지를 위해 글로벌하게 노력하자’는 겁니다. 개발의 일환인지, 테러방지를 위한 건지, 귀한 분들 오시니 마당 쓰는 건지, 재능노조 천막을 철거하겠다는 겁니다.(결국 16일 오전에 철거했습니다)

“어린이가 재능노조를 주목합니다”라고 적은 쥐포스터를 들고 집에 가려고 을지로 쪽으로 가는데, 지난 해 10월 31날 제가 붙잡힌 바로 그 가판대가 나오더군요. 23번째 쥐 그림을 그리려다 붙잡힌 곳이죠. 6개월이 지나 못다 그린 쥐 그림을 다시 그리는 마음으로 쥐 포스터를 들었습니다. 6개월 전에는 행인의 신고로 붙잡혔는데, 이번에는 행인에게 인증샷을 부탁, 공모자로 만들었습니다.

G20회의로 대변되는 ‘개발’(development)과 ‘공안’(police)의 논리로 파괴되는 삶이 너무나 많습니다. 어느 삶이 더 크고 더 작겠냐마는 4대강 공사로 인해 파괴되는 삶의 크기는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5월 첫 날 고작 90mm의 봄비에 4대강 공사 남한강 이포보, 강천보가 터졌습니다. 일주일 후 5월 8일 낙동강 구미보도 터졌습니다. 그 때문에 구미시 해평면 광역취수장 인근의 가물막이가 유실되면서 수위 저하로 구미, 김천, 칠곡군 생활용수 공급이 5일 넘게 중단되었습니다. 사람의 피해가 그럴진대 강 생명체들의 삶은 얼마나 파괴되었을까요. 그야말로 은폐된 재앙의 보가 ‘터졌습니다’

세계가 4대강 참사를 주목합니다. 그 참사의 주범들을, WE ARE WATCHING YOU!


 

 선생님에게 떨어진 200만원의 벌금 마련을 위해 '쥐벽서 티셔츠'가 판매될 예정인 것 같다. 홍대 앞 두리반에서도 모금행사가 열릴 것 같고.     

 

 

'G20 쥐벽서 티셔츠'가 제작됐다. 주요20개국 회의(G20)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 공공물건을 훼손한 혐의(공용물건 손상)로 벌금 200만원과 100만원을 선고받은 대학강사 박정수(41)씨와 연구단체 '수유 너머' 연구원 최모(29)씨를 돕기 위한 티셔츠다.

쥐벽티 프로젝트(@G20_Rat)는 18일부터 '쥐벽서 티셔츠'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박씨와 최씨에 대한 판결이 난 이후 트위터 모임 '김여진과 날라리 외부세력'(@For_aufheben)의 한 회원은 쥐벽서 티셔츠를 제안했다. 이후 김여진이 지난 13일 자신의 트위터에(@yohjini)를 통해 "벌금이 무서워 상상력을 제한당해선 안되겠기에 쥐20포스터 그림 티셔츠를 제작 판매, 벌금을 함께 내자"는 글을 올리면서 티셔츠 제작은 본격화됐다.

'김여진과 날라리 외부세력'은 트위터를 통해 '쥐벽서 티셔츠' 사전 주문을 받기 시작했고, 디자인과 아이디어도 공모했다. 디자인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하루만에 예약 신청자가 200명을 넘어섰다.

'쥐벽서 티셔츠'는 트위터(@G20_Rat)에 구매 신청을 한 뒤 맞팔로잉을 하고 메시지(DM)로 사이즈, 수량, 배송지, 주소, 연락, 성명 등을 남기면 구입할 수 있다. 사이즈는 스몰(S)부터 3엑스라지(3XL)까지 6개 종류로 1장당 만원이다. 배송비는 착불.

한 엄마가 나온 벌금 보다 더 많은 돈이 모금되면 어떻게 하실거냐고 묻자, 억울한 일로 돈이 필요한 사람들은 많다고 하신다.  엄마들이 관심을 보이자 도서관에도 티셔츠를 보내주시겠다고 했으니 기념으로라도 장만해둬야겠다.  무엇보다 괘씸죄에 걸린 갑갑한 사법권과 그 배후 때문이기도 하고 혹시 아나... 그 날 이야기가 나왔던 것처럼 수십년 지나고 나면 그 희소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꽤 가격이 높아질지.. ㅋㅋㅋ (음흉하기는...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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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5-21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이거 트윗으로만 판매하는 거잖아요.
저도 트윗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하다가...직장 동료에게 부탁했어요.

마냥 기쁘고 개운하지는 않지만...그래도 다행이잖아요~!

섬사이 2011-05-28 09:30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 요즘 트윗이 대세인가 봐요.
저도 트윗을 안하는 1인이랍니다.
별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는데
이런 일이 생기면 좀 고민이 되긴 해요.
전 선생님이 도서관에 가져다 주시길 기다리고 있어요. ^^
제가 트윗에 손대기까지는 아마 한참걸릴 거예요.

잘잘라 2011-05-21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트위터 접속할 일이 생겼네요. ^^

섬사이 2011-05-28 09:31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님은 트윗을 하시는 1인이시군요. ^^

마녀고양이 2011-05-23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는 트위터 안 쓰는데 어떻게 구매해야 할까요?
이미 구매 끝난거 아닐지 모르겠네요.

섬사이 2011-05-28 09:32   좋아요 0 | URL
앗, 트윗을 안 하는 1인이 여기 또 계시네요~!!! ^^
글쎄요. 구매가 끝났을까요?
그래서 선생님이 아직도 티셔츠를 도서관에 갖다 놓지 못하고 계신 걸까요?
음.. 도서관 사서선생님들께 여쭤봐야겠어요.

2011-05-31 0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1 1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박정수 선생님과의 5번의 인문학 강의가 끝나고 황혜림 선생님과의 영화강의를 시작한다.  다음주 화요일에는 엄마들이 모여서 강의에 올라올 5편의 영화 중 하나 (안토니아스 라인)를 보기로 했다.  커리큘럼은 다음과 같다.  

삶을 그리는 영화, 영화로 만나는 세상 

매주 화요일 10시부터   

강사 ; 황혜림 (영화 프로듀서, 환경영화제 프로그래머) 

1강 - 5월 31일  
주제영화 ; 죽은 시인의 사회
- 카르페 디엠, 삶을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을 꿈꾸며 

2강 - 6월 7일  
주제영화 ; 러브 액츄얼리
- 달콤, 살벌한 로맨스 또는 관계에 대한 몇 가지 소묘 

3강 - 6월 14일
주제영화 ; 여섯 개의 시선
- 차별과 차이 그리고 인권에 대한 성찰
여성, 어린이,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각계각층이 겪는 차별과 편견을 통해 우리 시대의 인권에 대해 생각해본다.  

4강 - 6월 21일
주제영화 ; 위대한 환상
- 전쟁과 휴머니즘, 인간다움에 대한 고찰 

5강 - 6월 28일
주제영화 ; 안토니아스 라인
- 딸, 아내, 엄마 그리고 나, 여성으로 산다는 것 

선생님은 지금 환경영화제 때문에 몹시 바쁘시다고.  상암 CGV와 서울 월드컵경기장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환경영화제는 다음주 수요일 25일까지 계속된다.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도 (권정생 선생님의 <엄마 까투리>도 애니메이션으로 만나 볼 수 있다) 있으니 주말에 가족이 함께 나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집은,,,, 막내가 열이 있어서 아무래도 못 갈듯. 게다가 가려면 어제 도서관에 가서 황혜림 선생님이 보내주신 초청장을 받아왔어야 했는데, 열이 있는 막내를 두고 영화보겠다고 설치는 엄마가 되기엔 좀 미안해서 초청장을 포기했다. 과, 감, 하, 게,,,!!! 

환경영화제 홈페이지 주소는 www.gffis.org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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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5-2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강의네요. 님따라 강의 들으러가고픈 욕망이 샘솟네요

섬사이 2011-05-28 09:33   좋아요 0 | URL
강의는 멋진데,제가 얼마나 잘 따라갈 수 있을지, 그게 걱정이예요. ^^

무스탕 2011-05-21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울동네 도서관에선 이런 친근한 강의가 없을까요? ㅠ.ㅠ
가까웠으면 관할이고 뭐고 무시하고 뛰쳐갔을거에요 ^^

섬사이 2011-05-28 09:35   좋아요 0 | URL
천안에 사는 제 친구에게 얘기했더니
자기도 그런 강의를 하는 곳이 가까이 있는지 알아봐야겠다고 하더라구요.
엄마들이 이런 강의를 들으려면 너무 멀어도 안되고, 시간도 맞아야하고..
강의들으러 오는 엄마들도 아이들 학교보내고 허겁지겁 오는 기색이 역력해요. ^^

세실 2011-05-22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영화강의 커리큘럼도 상당히 좋아요.
저두 영화강좌 열고 싶었는데 관장님이 도서관 컨셉이랑 맞지 않는다고 'No' 하셨네요. 아쉽다~~~

섬사이 2011-05-28 09:38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박정수 선생님의 강의보다는 엄마들의 흥미도가 더 높을 것 같기는 해요. 하지만 세실님 도서관의 강의 커리큘럼도 얼마나 매혹적이던지...
저희 도서관 관장님께 다음엔 이런 강의를... 하면서 은근슬쩍 물밑작업을 해두었다는.. ㅋㅋㅋ
 

박정수 선생님과의 인문학 강의는 쉽지 않다. 결코 쉽다고 말할 수 있는 내용들이 아니지만 삼킬 수 있는 만큼만 삼키면서 듣고 있는 중이다. 어느새 다음 주 딱 한 강의만 남기고 있고, 그 강의가 끝나고 나면 영화강의를 듣게 된다.  

박정수 선생님과의 강의에서 오히려 인상에 남은 것들은 선생님이 가꾸시는 놀이텃밭에 대한 이야기였다. 수유+너머 근처에 놀이터가 있는데 놀이터 공터에다가 텃밭을 일구고 계신다고 했다. 그것도 동네 아이들과 함께 평범한 텃밭이 아니라 매우 창의적인 텃밭을 가꾸신다고.  누군가가 버린 변기와 인형, 청바지 등이 활용되어 꾸며진 텃밭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슬며시 미소가 번진다.  

변기에 수련을 심은 작품명, '마농의 샘'이다. 뒤샹의 '샘'이 떠오른다. 

 

 

 

버려진 인형 안에 흙을 담아 씨앗을 심은 작품들이다. '채식불독', '뚜껑열린 스폰지 밥', '내 이름은 펠리콥터', 이름들이 다 재미있다. 이 이름들도 동네 아이들이 지어준 거라고.  


 청바지에 흙을 채워 가지라던가, 고추라던가... 를 심은 건데 이름이 '남자의 꿈'이었던가....  


 아무튼 참 재미난 작업들을 하며 지내시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얼마 전 구청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철거명령을 내렸다고. 민원이 들어오면 골치아프니까 사전에 치우라고 했단다. 선생님은 경직된 관료주의를 보는 것 같아 답답했다고 하셨다.  

그러나  G20 포스터에 쥐를 그려넣었다고 난리를 친 것에 비하면 뭐,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닌 것 같다. 선생님은 관재수가 붙었나 보다며 웃으면서 말씀하셨지만... 

지난 번 G20 포스터 관련 재판에서 징역 10개월을 구형받으셨단다. 에구구구, 형이 너무 과하다 싶다. 조만간 확정판결이 있을 예정이지만 글쎄,, 선생님 말씀따나 훈방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을 너무 크게 만든 것 아닌가 싶다. 게다가 판결문엔가...(재판 절차를 잘 몰라서 암튼 검사인지 판사인지가) G20포스터에 쥐를 그려넣은 행동이 '아이들의 꿈을 강탈'한 행위였다고 했단다. 거기에 '아이들의 꿈'을 왜 갖다 붙이는 건지.. 

박정수 선생님의 강의를 지금까지 네 번 들었을 뿐이니까, 난 그 분의 인간성이 어떤지, 삶의 자세가 어떤지, 뭐 그런 건 제대로 알지 못한다.  하지만 G20 포스터에 관한 사안은 정말 아니다, 싶다.  

정말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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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5-09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기에 수련. ㅠㅠ
물 색이여 똥색과 너무 비슷해서 연상 작용이 너무나 크게 되네요. 이긍.

그런데 G20에 쥐 그려넣었다고 징역 10개월이래요? 넘 하다... 진짜. 분하기도 하구요.

섬사이 2011-05-09 19:43   좋아요 0 | URL
구형이 그렇게 나왔다는데 최종판결에선 어떻게 될지 모르지요.
아이들의 꿈을 강탈한 쪽은 아이들과 함께 꾸민 저 놀이텃밭을 철거하려는
구청쪽인 것 같은데, 포스터에 쥐그림 그린 걸 갖고,,, 이궁.

순오기 2011-05-09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분 부인이 재판을 지켜보고 쓴 기사 봤어요~ 텃밭 가꾸는 이야기와 사진도 봤고요.
대체 포스터에 쥐를 그린게 왜 어린이들 꿈을 짓밟은 걸까?
대통령의 권위가 떨어져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꾸지 않는다는 걸까요?ㅜㅜ

섬사이 2011-05-11 08:10   좋아요 0 | URL
저도 부인이 쓰신 기사를 읽었어요.
순오기님 글을 읽고나서 정말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저기서 대통령 욕하는 걸 듣고 자랐을 테니,
아이들도 대통령은 하고 싶지 않은 거 아닐까 싶어요.

세실 2011-05-10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주의의 표상이네요.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거 같은데 웬 철거명령?
G20 포스터 사건으로 불똥 튈까봐 오버하는가 봅니다. 융통성 없기는...누구? ㅎㅎ

섬사이 2011-05-11 08:12   좋아요 0 | URL
온국민을 '통제'하고싶다는 욕구의 표현은 아닐까요?
아무튼 갑갑한 세상입니다. 이궁..

양철나무꾼 2011-05-10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섬사이님.
계속 눈팅은 했었는데...첨 댓글을 남겨 보네요.
박정수님이 그 박정수님이시군요.
박정수 님의 강의를 들으실 수 있는 님이 마냥 부럽습니다.

섬사이 2011-05-11 08:16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양철댁님.
저도 양철댁님 서재에 가서 슬쩍슬쩍 눈팅을.. ^^
원래는 양철나무꾼님이셨죠?
도서관에서 처음으로 엄마들을 위한 인문학 강의를 마련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엄마들이 많이 호응해주셨어요.
저도 호응한 1인이구요.
발자국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