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서관은 아이들 캠프 준비가 한창이다.
해마다 초등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40명을 신청받아 2박3일의 캠프를 꾸리는데,매해 캠프의 주제가 다르다.
올해는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집들을 골판지로 만들어보는 활동을 한다.
재작년에 톱질하고 못질을 해서 허술하긴 하지만 집을 짓기도 했던 아이들이니까 잘 해내리라고 믿는다.
도서관 건물의 경매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여러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여기 저기 알아보고,
도움을 구한 결과 다행스럽게도 이사할 공간이 마련되었다.
구에서 예전에 경로당으로 쓰였지만 주변이 재개발이 되면서 쓸모없게 되어버린 2층건물을
우리 도서관이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이다.
지금의 도서관 건물보다 공간이 작아서 좀 걱정스럽고,
아직도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일들이 쌓여있지만.
이리저리 손보고 궁리를 하면 예쁜 도서관으로 꾸며서
올 12월 쯤에는 아이들과 엄마아빠들의 의미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비가 주룩주룩 오던 날,
관장님이랑 선생님들이랑 같이 이사할 건물을 보러 갔었는데
주변이 근린공원이라 아이들이 책을 읽다가 나가 놀기도 좋을 것 같다.
음... 솔직히 아이들이 책은 내팽개쳐놓고 밖에서 놀기만 할까봐 염려스럽기도 하다.
얼마 전에 하도 답답하고 걱정이 돼서 도서관 건물 경매 이야기를 페이퍼에 올렸더니
많은 분들이 함께 걱정하고 염려를 해주셨다.
정말 감사하고 든든했다.
그 분들께 도서관이 이사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희소식을
알려드릴 수 있게 돼서 정말 기쁘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7월 19일에 1박2일로 충주에 가서 정승각 선생님을 뵙고 왔다.
마을 어르신들이 마을 회관을 숙소로 내어주시고,
감자며 옥수수며 블루베리며 아욱이며.. 여러가지를 살뜰히 챙겨주셔서
편안하고 기분좋게 잘 다녀왔다.
아이들에게 신나게 놀 시간도 넉넉히 줄 수 있었고,
정승각 선생님과의 활동도 긴 시간을 두고 진행할 수 있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좋은 일을 한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요즘은 문득문득 내가 지금 있는 이 자리에 대해 감사할 때가 있다.
남보다 잘나거나 부유하지는 않지만
주위에 나를 줗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하는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알라딘도 그렇다.
이곳엔 날 주눅들게 만드는,
생각도 깊고 글도 잘 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지만
그래도 그런 분들의 생활과 생각들을 읽으면서 자극받고
나를 다잡기도 한다.
이제 8월.
이 더위도 한 3주만 버티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 거다.
그 때는 어느새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며 깜짝 놀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이 여름 무더위가 철없는 아이의 투정같이 느껴져서
'저러다 지치면 말겠지..'하는 심정으로 그럭저럭 견뎌줄만 하다.
더우면 습관적으로 선풍기 버튼부터 눌렀었는데
요즘 부채에 맛들이고 있다.
생각보다 부채바람이 시원하고 상쾌하다.
틈틈이 더위를 식히기엔 아주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