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겨 적은 시집 2.


김선우 시인의 <내 혀가 입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을 모두 옮겨 적었다.  4월 20일에 첫 시 '대관령 옛길'을 적었고, 5월 17일에 끝 시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를 적었다. 나란히 펼쳐놓고 보니 첫 시에도 끝 시에도 겨울과 자작나무가 나온다. 첫 시에선 '겨울 자작나무', 끝 시에선 '겨울산으로  돌아가는 자작나무'.  끝 시의 자작나무가 첫 시의 겨울 자작나무로 돌아와 서 있는 모습이다.  되돌이표 같은 순환. 


김선우 시인의 시들 속에서 에로틱한 여성의 몸이 자연과 생명, 순환의 주체로 깊어져 깨어나는 느낌이 든다. 읽고 쓰다가 나 혼자 민망하고 부끄러워하다가 그런 내가 한심하고 우스워 다시 부끄러워지곤 했다.  부끄러움의 되돌이표 순환. 




아들이 봉골레 파스타를 만들어줬다. 늘 맛있는 과식 뒤에 밀려오는 걱정과 후회들. 하지만 이런 게 바로 지극히 평범한 내가 맛볼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인데!  아들이 만들어주는 파스타를 거부하면서까지 지켜야 하는 게 도대체 뭔데!  뭣이 중헌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8-05-18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들이 만들어주는 봉골레 파스타라니! 섬사이님, 그러게나 말입니다. 이런 기쁨이 여기 있건만, 뭣이 중허단 말입니까!! >.<

섬사이 2018-05-18 20:20   좋아요 0 | URL
그럼요, 제 말이 바로 그거예요.
불어나는 체중 따위, 아들이 만들어준 봉골레 보다 중허겠어요?
체중 때문에 아들의 요리를 누리는 즐거움을 포기할 순 없어요.
(그러나... 어느날 체중계 위에 올라가서 울지도 몰라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