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살다보면
외로워질 때도 있는 거지. 
그런 거지, 뭐. 

2.  

군대,
가고 싶은 곳은 못될지언정, 
'아주 못 갈 곳은 아니다'라거나 '다녀올만 하다'정도.. 
그 정도를 바라는 것도 무리인걸까.
내겐 꼼짝없이 군대에 가야할
아들이 하나 있다. 

3.  

그들의 죽음이 영웅적인 용사의 죽음일까.
개죽음은 아니고?? 
분노를 막기 위해
영웅의 죽음으로 포장되는 건 아닐까
볼 때마다 화가 난다

4.  

접고 접고 또 접고,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리고,
덜어내고 덜어내고 또 덜어내고,
비우고 비우고 또 비우고,,,
도대체 얼만큼 더? 

5.  

미장원에서 어떤 아줌마가 전날 저녁 딸아이와 싸웠는데
딸아이가 나가서 집에 들어오질 않았다며
걱정하다 화내다 섭섭해하다 노여워하다.. 그러다가 갔다
미장원 아가씨가 그 아줌마를 보고 하는 말이
'엄마가 자식보다 기가 약해서 자식을 휘어잡지 못하고 살면 어떡하냐'고 한다.
아가씨야, 
아무리 기가 쎈 부모라도 자식한테는 이길 수 없거든.
부모는 자식 앞에선 영원한 약자야. 

6.  

뭔가 할 일을 찾아 기웃기웃했다 
막내가 어린이집에 다니는 2년동안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을 맛보고 싶어서. 
그런데 마땅히 배울 것도 할 일도 눈에 띄질 않는다 
뭔가를 새로 시작하기엔
너무 늦은 걸까  
아니면 삶에 대해서 너무 시들해진 걸까

7.  

꽃이 좋은 까닭은 
내가 더 이상 꽃이 아니기 때문이지
젊은 시절엔 꽃이 내 배경이 되어주었고
나에게 보내지던 꽃다발도 꽃이 예뻐서라기 보다
나를 위한 것이었다구
나이가 들어 꽃에 눈부셔 하는 건
꽃처럼 찬란했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나이든 여자가 꽃을 바라보는 눈길엔
그런 그리움이 더 보태지는 법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싶어라"
했던 시인의 마음을 이제야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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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4-27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대는 말이죠, 제 남동생을 보내놓고 나니까 정말이지 남의 이야기가 아니더라구요. 뭐랄까, 제가 빽이있었다면, 뭔가 그런쪽으로 능력이 있었다면 보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어요. 불법을 해서라도 보내고 싶지 않다, 고 말입니다.

남동생은 이미 제대한지 오래고, 군대에 대해서 그렇게 견디지 못할만하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좀 답답해요.


저는 이미 삼십대 중반인데, 저는 아이가 있는것도 아니고 결혼한것도 아니니 정말 자유로운 입장인데, 뭘 좀 배워볼까 생각만 하다가 세월 다 보냈어요. 결국 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여자사람으로 계속 늙어가려나봐요. 저 역시 삶에 대해서 시들해진걸까요?

새로운 걸 배우고, 그것을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제게는 결코 쉬운일 같지가 않아서, 아예 고개를 돌리지도 않는가봐요.

섬사이 2010-05-07 09:50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게 겁나기도 해요. 뭐 하나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요.
예전처럼 그 과정에 몰입이 되지도 않고, 몰입된다고 해도 그러자면 제가 해야할 나머지 일들이 엉망이 될 것 같기도 하구요.

마노아 2010-04-27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에 근조 리본을 다 돌렸는데 안 달고 있어요. 그들의 죽음에는 애도를 표하지만 이따위 걸로 눈가림하는 것 같아서 너무 화가 나요. 엄마로서, 여자로서, 하나의 사람으로서 자신을 계속 바라보며 사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섬사이님은 잘하고 계신듯 보여요.^^

섬사이 2010-05-07 09:50   좋아요 0 | URL
그래요, 화가 나요.
너무너무 화가 나는 봄이었어요.
날씨도 기분도 엉망이었죠.

순오기 2010-04-27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줄이 동감이에요. 특히 마지막엔 더욱 더...

섬사이 2010-05-07 09:54   좋아요 0 | URL
^^
 

유빈이가 어린이집에 다닌지 한 5주쯤 되었구나.  3월에 한차례 감기를 앓느라 일주일간 어린이집 결석을 했는데, 4월 첫날부터 열이 나서 또 일주일 빠지고, 오늘에서야 오랜만에 어린이집 버스를 탔다. 3월 날씨가 워낙 유난스러웠던 때문일까.  병원에 갔더니 요즘 돌고 있는 열감기라고 했다.  목도 많이 붓고 중이염까지 겹쳤다고.  의사는 혀를 차며 "애가 귀 아프다고 하지 않았어요?  이 정도면 밥도 잘 못 먹었을 텐데.."했지만 유빈이는 귀가 아프다는 말도 한 적이 없고, 비타민을 먹어서인지 밥도 오히려 예전보다 더 잘 먹었었다.  

항생제와 해열제 등등을 처방받아 와서 약을 먹이기 시작하면서부터 오히려 밥맛을 잃었는지 먹는둥 마는둥...  약을 먹일 때마다 한바탕 난리를 쳐야했던 건 당연하고.  글썽글썽 눈물 고인 눈을 보고 있자면 안쓰러움에 가슴이 떨리곤 했다.  그래도 의사 말이 중이염은 기본적으로 약을 열흘 쓴단다.  그러니 열흘동안은 안쓰럽고 불쌍해도 지독한 엄마가 될 수밖에 없다.  이제 한 5일정도 약을 더 먹이면 된다.  하루에 세 번씩은 유빈이에게 나쁜 엄마가 되어야 한다. 

아픈 유빈이 때문에 정신이 없었는데 어느새 매화가 만발했다.  봄이다.  4월이 되어서야 봄다운 봄을 느끼는구나.  저러다 비 한 번 내리면 속절없이 지겠지.  화단엔 금낭화며 큰꿩의 비름, 옥잠화, 딸기 싹이 돋았다.  수국과 철쭉, 장미도 연두빛 싹이 뾰족하다.  그렇게 기다리던 봄인데, 어쩐지 축 쳐진다.  도서관에 반납해야 되는 책도 있고, 한살림에 내려가 장봐야할 것들도 있고, 밀린 집안 일도 있는데 의욕 상실이다.  유빈이가 좀 나아졌다 싶으니 긴장이 풀렸나보다. 

 요즘 알랭 드 보통의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을 읽고 있다.  진도가 무지 느려서 잡은 지는 꽤 된 것 같은데 이제 겨우 반을 넘겼다.  그 전에 읽었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나 <우리는 사랑일까?>보다는 좀 흡인력이 떨어지는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의 집중력 감퇴(?)가 원인이다.  한편으로는 번역에도 좀 문제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문장이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 부분이 많다.  집에 읽지 않은 알랭 드 보통의 책이 몇 권 있는데 한 달에 한 권씩 읽어나가도 좋을 것 같다.  

4월이다, 4월이다, 4월이다.  몸도 마음도 새로워지고 싶은 4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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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4-0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몸도 마음도 새로워지고 싶은 4월이에요.^^

섬사이 2010-04-27 10:15   좋아요 0 | URL
새로움 하나 없이 어느새 4월이 가요.
매화는 지고 영산홍이 곱네요.

다락방 2010-04-08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4월이에요, 섬사이님. 저도 몸도 마음도 새로워지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섬사이 2010-04-27 10:17   좋아요 0 | URL
마음같아선, 몸과 마음에 낀 먼지도 털어내고 말끔하게 씻어내고 닦아내고 싶어요. 어디 그런 거 해주는 데 없나요..
다락방님, 모르세요..???

무스탕 2010-04-08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감기가 목아픈건 기본인가봐요. 정성이도 목이 아팠었고 지금 지성이도 목이 아파요.
4월엔 환절기 감기 그런거 앓지 않고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유빈이 얼렁 나아라~~ ^^

섬사이 2010-04-27 10:18   좋아요 0 | URL
감기 한 번 제대로 앓고 나더니 그 후로 어린이집 쌩쌩하게 잘 다니고 있어요. 계절성 독감에, 수족구에, 결막염 등등이 유행이라네요.
정성이, 지성이, 그리고 무스탕님 모두모두 건강 잘 챙기세요. ^^

blanca 2010-04-08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아가가 고생이네요. 그런데 이렇게 앓으면서 면역도 생겨 나이가 더 먹으면 더 건강해 진다는 얘기가 있더라구요. 보통의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이 술술 넘어가는 책은 아니군요. 관심있었는데 조금 미루어야 겠습니다.

섬사이 2010-04-27 10:21   좋아요 0 | URL
아이고, 블랑카님.
제가 그동안 서재에 너무 무심했던 탓에 답글이 늦었네요.
제 서재를 처음 찾아주신 것 같은데... 아닌가요?
제가 초면에 실례를 범한 거, 맞죠?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요즘 저의 집중력이 너무 흐트러진 탓이 더 큰 것 같기도 해요.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꾸벅~

순오기 2010-04-08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월에 오신 섬사이님을 환영하러 왔더니...
막내가 고생이 심하네요~ 중이염 잘 치료해야 덧나지 않아요.
애들이 안 아프고 크면 엄마가 엄마답지 못할까 봐... 그럴지도.

섬사이 2010-04-27 10:23   좋아요 0 | URL
아아아~~~ 순오기님.
요즘 순오기님의 열정과 부지런함에 대해 자주 생각하곤 합니다.
무기력증에 집중력 감퇴,,,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요?ㅠ.ㅠ

순오기 2010-04-27 23:24   좋아요 0 | URL
나도 애들 키울땐 내 일에 열정을 쏟지 못했어요.
그냥 같이 놀아주고 간식을 만들어주는 일도 만만치 않았거든요.
지금은 청소도 안하고 게으름 부리며 알라딘에 붙어 있어요.ㅜㅜ

섬사이 2010-05-07 09:47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발을 너무 깊이 넣으면, 집안꼴이 엉망이 돼요. ^^;;
책욕심을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알라딘 서재도 뜸하게 되네요.
그렇다고 청소며 요리며.... 살림을 잘하는 것도 아닌데.ㅠ.ㅠ

프레이야 2010-04-08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월도 벌써 여덟날을 보냈네요.
유빈이 언능 나아야할텐데요.
몸도 마음도 새로워져야겠는데 지리멸렬 그러네요.
저도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ㅠ
그래도 우리 힘내요!

섬사이 2010-04-27 10:24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그래요, 우리 힘내요!
5월에는,,, 꼭!!!
아~~~~ 벌써 5월이에요!
 

4월 3일.  열이 펄펄 끓는 유빈이가 빵이 먹고 싶다고 했다.  큰아이들에게 유빈이를 맡기고 빵을 사러 파리바게뜨에 갔다.  지난 가을엔가 오픈한 빵집인데 우리 아파트에서 한 정거장 정도 걸어가야 한다.  개나리가 실눈을 뜨고 있는 길을 지나서 달콤구수한 빵냄새가 가득한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넉넉하게 빵을 골라 계산대로 갔는데 빵을 비닐봉지에 담던 알바생이 갑자기 옆에 있는 다른 알바생에게 하는 말이

"아~~ 나 중학교 있는 거 너무 싫어~" 하는 거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그 빵가게 근처에 우리 아들이 다니는 중학교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렸는데 말인 즉슨, 중학생들이 빵을 사러 와서는 바닥에 침을 뱉는다는 것이다. 알바생들 입장에선 정말 짜증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바닥에 떨어진 침을 닦아내는 것, 불쾌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  그러고 보면 늘 입안에 갖고 있는 침이고, 사랑하는 이와 키스를 나눌 땐 타액교환도 서슴지 않는 우리들이건만 그 침을 신체 밖으로 내놓는 일만큼은 커다란 실례이자 불쾌한 행위로 규정지은 사회적 약속도 어쩐지 좀 이상하단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통념상 알바생으로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을 게 분명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짜증이 잔뜩 나 찌푸리고 있는 알바생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내 유치한 상상이 시작되었다.  혼자서 작은 케이크 가게를 꾸려가는 아가씨의 이야기가 슬금슬금 파고 들어오더니 떡하니 자리잡고 영역을 넓혀간다.  열여덟 우리 큰딸 수준에도 못미칠 유치한 상상이라 누구에게 풀어 보여주기도 민망하지만 나로서는 아무도 모르게 등장인물을 누구로 캐스팅할까, 고민해보는 소소한 재미를 덤으로 얻어 즐겁다.

작은딸은 아프고 큰아이들은 중간고사 시험대비로 들어간 정신없는 시기에 철없는 푼수엄마는 이런 상상으로 속을 풀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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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4-08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생들의 무례한 행동들은 왜 일까요? 그 나이가 되면 그런 행동을 왜 서슴없이 할까요? 모두가 그런 건 아닐텐데 이해가 잘 안되요.

섬사이 2010-04-27 11:40   좋아요 0 | URL
그래야 '쎄'보여서가 아닐까요....??

무스탕 2010-04-08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큰 애가 중2때 담임선생님이 하신 말씀이있어요.

[지구는 중2가 지킨다]

정말 딱 맞는 표현이더군요 -_-
우리 아이들도 어여빨리 그 시기를 무사히 넘기길 바랄뿐이지요..

섬사이 2010-04-27 11:4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시간이 해결해 주면 좋겠어요.
특히 아들은 내가 아니라 시간이 키우는 것 같을 때가 있어요.
 

1월, 좀처럼 리뷰며 이런저런 글쓰기는 땡기질 않았다.  그래도 몇 권의 책은 읽었다.   


 

 

 

  

리뷰쓰기는 땡기질 않는데 공교롭게도(?) 다섯 권의 책이 다 좋았다.  <우아한 거짓말>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남아있긴 한데 잘 정리가 되질 않는다.  <건지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은 물론 원서로 읽지 않고 한글판으로 읽었는데, '여러가지 미덕을 갖춘 책'이라는 느낌이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는 정말 새벽 세 시 무렵까지 손에서 놓지 않고 다 읽고 잔 책이다.  음..  오랜만에 말랑말랑 촉촉한 소설을 읽었구나, 하는 느낌이 가장 먼저 들었다.  가끔씩은 이런 책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사람이 너무 건조해지지 않게.  <보통의 존재>는 여러 날을 두고 조금씩 읽었는데 나와 비슷한 생각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 사람 도대체 누구지?  뮤지션 같긴 한데 누군지 모르겠다.  <허삼관 매혈기>, 왜 이제야 읽었을까.  웃음과 감동의 어쩌구 저쩌구 하는 뻔한 광고글 같은 말을 하고 싶진 않은데 정말 '웃음'과 '감동'이었다.  

서평도서로 받은 책들의 리뷰도 여전히 쓰지 못하고 책만 끌어안고 있다.  책들을 다시 돌려드리겠다고 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그 쪽도 당황하고 있는 듯.  '나중에라도 쓸 생각이 없냐'고 하는데 그 '나중'이 언제가 될 지.. 

1월에 명보는 인수분해의 산을 넘었고, 유진이는 행렬에서 등차수열까지의 여정을 밟았다. 학원에서보다 집에서 하는 공부가 더 실속이 있는 것 같다는 아이들의 자가진단을 믿고 한동안 학원을 염두에 두지 않기로 했다.   

나는 저녁마다 아파트 단지 안을 돌았다.   MP3에서 10곡에서 15곡의 음악이 흘러나올 때까지.  그러면 짧으면 40분 길면 1시간이 조금 넘었다.  체중은 줄지 않, 았, 다!!!

유빈이는 도서관 정기총회 날, 2009년 한해동안 가장 많이 도서관을 들락날락했다는 이유로 "도서관 생쥐상"을 받았다.  도서관 선생님이 "도서관 생쥐상, 유아부문은 심, 유, 빈!!"하고 호명하자 유빈이는 총알처럼 튀어나가서 관장님이 들고 있던 상장과 상품을 빼앗았다.  지켜보던 아이들과 엄마들이 모두 웃었다.  관장님이 상장만 다시 돌려받아 상장에 쓰인 문장들을 읽고 '시상'의 구색을 겨우 갖출 수 있었다.  나중에 "상을 두손으로 잘 받아야지 그렇게 달려나가 빼앗으면 어떡하냐"고 핀잔을 주었더니 "너무 기뻐서 어쩔 줄 몰라" 그랬단다.  이것 참...   

3월 유빈이가 어린이집에 입학하고 나면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연하녀네와 함께 코엑스 아쿠아리움과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에 다녀왔다.  2월에는 국립민속박물관, 삼성어린이박물관 등으로 쏘다닐 계획이다.   

9명의 아이들과 6명의 엄마들이 모여 '영어' 놀이를 시작했다.  아직은 왁자지껄 엉망진창 난리도 아니지만 조금씩조금씩 틀을 잡아갈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유빈이가 무지무지 즐거워 한다는 것 아닐까.  영어를 배우지 못하더라도 좋아하는 또래 아이들을 만나 즐겁게 놀고 간식을 나누어 먹는 것만으로도 유빈이에겐 최고의 시간이 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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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0-02-04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구 달려나가는 유빈이랑 웃으면서 수상하셨을 관장님 생각하니 우습네요 ^^
그리고 상 제목도 재미있어요. [도서관 생쥐상] 얼마나 들락날락 거렸으면 이렇게 표현을 했을까요? ㅎㅎㅎ

섬사이 2010-02-04 13:15   좋아요 0 | URL
그렇게 많이 들락날락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
제가 하고 있는 도서관 모임이 작년에 일이 좀 많았거든요. 그래서 저 따라서 왔다갔다하는 바람에 도서관 생쥐가 되었나봐요. ㅋㅋㅋ

다락방 2010-02-04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동병상련의 아픔이. 바로 여기서.

[체중은 줄지 않, 았, 다!!!]


참고로, 저는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읽고 좋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보면 웬지모르게 마구마구 애정이 샘솟아요. 므흣므흣 :)

무스탕 2010-02-04 17:02   좋아요 0 | URL
동병상련이나 되면요..

[체중이 늘. 었. 다!!!!]

에요. 전... ㅠㅠㅠㅠㅠㅠ

섬사이 2010-02-10 10:11   좋아요 0 | URL
체중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운동을 해야될 것 같아요.
체중은 둘째치고 몸이 너무 찌부둥~해서요.^^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네요.

무스탕님, 님은 <체중이 늘,었,다!!!!>가 희소식 아닌가요?
예전에 사진으로 뵌 무스탕님은 너무나 가녀려서 바람불면 날아갈 것 같았다구요. ^^

순오기 2010-02-04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지와 허삼관매혈기~ 님 마음 충분히 알 거 같아요.
유빈이 <도서관생쥐상> 수상 소식 너무 귀엽네요.ㅋㅋ
우리지역도서관에서 도서관생쥐(아니 어른쥐)상을 주면 내가 받을텐데...^^
체중은 줄지 않.았.다~ 일까봐 저는 운동하지 않고 주말이면 단식(절식)합니다.
해마다 2월이면 채용신체검사 서류를 내야 하는 까닭에 극약처방이랍니다.ㅋㅋ

섬사이 2010-02-10 10:27   좋아요 0 | URL
<도서관 생쥐>라는 그림책이 있어요. 도서관에 사는 똑똑하고 귀여운 생쥐 이야기지요. '도서관 생쥐상'은 그 책에서 비롯되었을 거예요. 순오기님은 데이비드 스몰이 그린 그림책 <도서관>에 나온 '엘리자베스 브라운'상을 수상하셔야 할 듯.. ^^

순오기 2010-03-19 23:03   좋아요 0 | URL
도서관 생쥐, 전에 리뷰 올렸던 책이네요.^^
섬사이님, 오랜만에 제 서재에 댓글 주셔서 개학했나 달려왔어요.ㅋㅋ
아이들도 개학했으니 섬님도 어여 알라딘 서재 개학하셔야지요.^^

프레이야 2010-02-04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운 유빈이, 축하해요^^
상 이름이 참 깜찍하네요.ㅎㅎ
겨울이라 그런지 저도 체중이 늘어요.
세권 겹쳐서 뜬금없이 반가워요.

섬사이 2010-02-10 10:37   좋아요 0 | URL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는 프레이아님 리뷰를 읽고나서 계속 읽어야지, 하고 마음 먹었던 책이에요. 그 때 프레이아님 리뷰가 너무 좋았거든요. ^^

치유 2010-02-10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생각만으로도 너무 귀여워요..도서관 생쥐상을 받은 유빈 많이 많이 축하해요~!
유빈이는 앞으로 더욱더 도서관 가는 즐거움이 크겠어요..

함께 하는 영어 놀이를 하면서 또래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누리는게 젤 큰 공부가 아닐까 싶어요..

섬사이 2010-02-10 10:29   좋아요 0 | URL
예, 저도 뭘 배운다기보다 그냥 유빈이가 또래와 즐겁게 어울리는 시간을 갖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올 3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어서 유빈인 아마 작년처럼 자주 도서관을 들락거리진 못할 것 같아요. 도서관과 멀어질 유빈일 생각하면 어쩐지 아쉽기도 해요.

치유 2010-02-10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요 겨울에 책 욕심을 내려놓고 나니 모든게 시들해져서 사는게 재미가 없어요..물론 글자판 두드리는것도 시들시들이구요..

섬사이 2010-02-10 10:32   좋아요 0 | URL
리뷰쓰기나 책읽기에 예전만큼 속도가 붙지 않는게, 그래요, 그 이유인 것 같아요. 책 욕심을 내려놓은 것. 그래서 새로 나온 책들에도 예전만큼 눈을 반짝이지 않게 된 것. 그래서 이렇게 시들해졌나봐요.
그런데 지금의 제 모습도 그렇게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그만큼 책말고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는 의미인 것 같기도 해서요...
곧 설이네요.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즐겁고 행복한 명절 보내세요.
 

새해로 들어서면서 알라딘 플래티넘 회원에서 일반회원으로 주르륵 미끄럼을 탔다.  책욕심을 덜어내자고 늘 결심하다 무너지고 또 결심하다 무너지곤 했는데 드,디,어, 그 결심을 이룬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러다 또 아차! 하는 순간에 실버, 골드, 플래티넘까지 눈 깜빡할 사이에 초고속으로 올라갈 거라는 걸 알기에 조심 또 조심하고 있다.  읽고 싶은 책들이 눈에 띄면 장바구니에 담기 전에 도서관 홈페이지로 가서 도서검색을 먼저 하고 있다.  신간이라 아직 도서관에 들어와 있지 않으면 희망도서신청을 해놓기도 하고.  어차피 읽은 책을 다시 읽는 일은 거의 없어서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도 별 지장은 없다. 

오늘까지 서평을 써야할 책들이 있었다.  지금까지 서평 책을 받고 약속을 어겼던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서평을 쓰고 싶은 생각이 똑 떨어져 버리고 만 것이다.  알라딘 서평단의 적지 않은 양의 서평들을 쓰느라 진을 다 뺐기 때문일까.  아니면 방학 기간이라 아이들 시중드느라 지쳤기 때문일까.  몇 번을 쓰려고 컴 앞에 앉았다가 한숨만 푹푹 쉬고 물러나기를 반복했다.   

결국 오늘 쪽지를 보냈다.  죄송하다고, 서평을 쓸 수가 없었노라고, 주소를 알려주시면 책들을 다시 돌려 보내겠다고.  그 서평 카페에서는 한 달에 예닐곱 권의 책을 보내주고 서평을 완료하면 그래24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 2만원을 주는데 이번엔 포기다.  2달 단위로 서평단을 뽑는 그 카페에서 난 다음 달 아예 서평단에서 제외될 운명이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었다.  잘 쓸 필요 없다고, 그냥 대충 써서라도 약속은 지키자고 스스로를 어르고 달래보아도 어디서 어떻게 꼬여서 그러는 건지 도무지......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어서 참 난감하고 황당하다.  

지난 토요일엔 남편이 거실등을 고쳤다.  오래 전부터 안정기가 고장난 거라 형광등을 바꿔봐야 소용이 없다고 했었다.  그런데 그 안정기를 바꾸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며 미루고 미루더니 토요일에 지리산 쌍계사에서 새벽에 출발해 올라와서는 일을 벌이기 시작했다.  왜 하필이면 피곤한 날을 잡아서 손을 대는 건지.  안정기를 바꾸는 작업을 지켜 본 나의 소감은, 안정기를 바꾸느니 차라리 전등을 통째로 바꾸는 편이 훨씬 낫겠다는 거였다.  거실등을 완전히 뜯어내다시피 해서 끙끙 씨름을 하더니 저녁이 되기 바로 전에서야 일이 끝났다.  관리사무소 아저씨도 전기기사를 불러야 한다고 했던 일을 남편이 혼자서 끝내는 걸 보니, 한편으로는 '우리 남편 괜찮네~~'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다음엔 전등을 아예 갈아버리자고 해야지.'하는 생각도 들고.  그리고 우리 딸들도 전기를 잘 다루고 손볼 줄 아는 남자와 결혼시켜야지, 하는 생각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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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1-18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반회원이 되었어요 아쉬운 게 문자더라고요

섬사이 2010-01-20 09:06   좋아요 0 | URL
전 맴버쉽 특전도 많이 이용하는 편이 아니었어요. 그래서인지 일반회원이 되고 난 다음에도 그렇게 큰 아쉬움 없이 지내요. 그런데 하늘바람님 얘기를 듣고보니 문자라도 많이 이용해볼 걸, 하는 아쉬움이 생기네요. ^^

순오기 2010-01-21 14:56   좋아요 0 | URL
문자는 알사탕 받아 문자로 바꿔 쓰면 되어요.
못된 장난 밑줄긋기 알사탕 받으면요.^^

꿈꾸는섬 2010-01-18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반회원 되었다가 요샌 실버회원인데 저도 사실 주문을 자제중인데 또 언제 등급이 올라갈진 모르지요. 저도 요샌 리뷰 쓰기가 싫더라구요. 저랑 같은 병에 걸리셨나본데요.ㅠㅠ

섬사이 2010-01-20 09:07   좋아요 0 | URL
이 병의 원인이 뭘까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까요? 책을 읽고 나서도 딱히 써야 할 말들이 떠오르지 않더라구요. ㅠ.ㅠ

치유 2010-01-22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적 있어요..고치느니 차라리 하나 바꿔 달겠다구요..ㅋㅋ 그런데 지금 또 고장나서 거실이 어둠컴컴하답니다. 울집은요..

전 요즘 책욕심에서 완전히 벗어난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아무 의욕이 없다는게...미련을 못 버린까닭??이런;;;

안전기도 척척 고치실수 있는 멋진 남편분과 사시는 섬사이님..
님 서평은 늘 정성스럽게 쓰시니까 그들이 안놔줄겁니다..힘내세요..

섬사이 2010-02-03 06:18   좋아요 0 | URL
배꽃님, 저도 책욕심에서 벗어난 듯 해요.
큰애들 문제집이며 참고서 외엔 별로 책을 사지 않았어요.
갑자기 기온이 또 뚝 떨어졌어요.
따뜻하게 잘 지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