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잠 - 덕자전성시대 덕자의 장편소설
박보미(덕자전성시대) 지음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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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그루잠] 서평
박보미 장편소설
📖 믿음이 부서진 자리에서, 고요히 견뎌내는 시간


🌿윤설이 태어나자마자 엄마는 죽었다. 남겨진 엄마의 육아일기를 통해, 윤설은 얼굴조차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엄마의 온기를 조금씩 느끼며 자라난다. 태생적인 상실을 가슴에 품은 채 시작되는 이야기는, 삶의 부서진 조각들을 마주해야 하는 이들의 슬픔을 더욱 깊이 있게 어루만져 줍니다 누군가를 온전히 믿고 의지한다는 것은 내 삶의 한 자리를 그에게 기꺼이 내어주는 일일 겁니다. 하지만 그 믿음이 단단한 동아줄이 아니라 위태로운 낭떠러지였음을 깨달았을 때,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절망의 크기는 짐작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박보미 작가님의 장편소설 《그루잠》은 그렇게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린 자리에서, 아픔을 온몸으로 통과해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고요하게 펼쳐 보입니다.
한 남자를 믿고 의지했는데, 결국 돌아온 건 부동산 사기로 인한 배신이었을 때 누구도 믿지 못하고, 의지하지 못할 주인공은 스스로를 바로 세우기로 했습니다. 믿었던 이의 이면에서 오는 서늘한 배신감과 모든 것을 잃었다는 막막함 속에서, 주인공이 마주하는 밤은 너무나 깊고 시립니다. 책장을 넘기다 다다르게 되는 페이지의 문장들은 그 먹먹한 심경을 더욱 깊이 있게 조율해 줍니다.

"나는 항상 스스로에게 후회하지 않으려 애써왔다. 하지만 곧 그게 아무 의미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떤 이유도 결국 나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이유가 존재한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 있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에 설명할 수 없는 허탈함이 밀려왔다. 어쩌면 이곳에 오기 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p.265)


🌿지독한 후회를 삼키려 애써보아도 결국 원점인 제자리,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현실 앞에 불쑥 찾아오는 커다란 허탈감. 완전히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그루잠'처럼, 삶의 부서진 조각들을 품은 채 간신히 숨을 고르는 이들의 숨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듯합니다.
상처를 억지로 지우려 애쓰기보다 아픔을 온전히 껴안은 채 저마다의 방식으로 일상을 버텨내는 과정. 그 아리지만 다정한 회복의 기록이 마음 깊은 곳을 조용히 적셔오는 작품입니다.


🌿막막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동굴속에서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지금 내가 겪고있는 현실을 인지한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고난도 이겨낼 거라는 확신을 경험을 통해서 얻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큰 위기앞에서 더 강해지는 패턴이 생겼고, 담대해지는 마음까지 생기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의 " 근데 결국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는 이 한마디는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온 주인공의 애환이 서려있어 마음 한켠이 시려왔습니다. 잠시 독자들에게 눈을 감고 지금의 내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했습니다.
@opendoorbooks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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