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지나간다
지셴린 지음, 허유영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독서
[다 지나간다] 서평
지셴린 지음


📚중국인들에게 '나라의 스승'이라 불리며 97세까지 장수를 누린 언어학자 지셴린. 그의 장수 비결은 의외로 담백하다. 특별한 비법 대신 그저 '태연자약하게' 사는 것. 그가 평생 지켰다는 '3불주의(먹는 것을 가리지 않는다, 빈둥거리지 않는다, 수군거리지 않는다)'를 가만히 곱씹어 보게 된다. 주변에 건강하게 장수하시는 분들을 봐도 그렇다. 어떤 특별한 비결이 있다기보단,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하게 사시는 분들이 많다. 뾰족하게 날을 세우기보다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처럼 둥글둥글하게 주변을 보듬으며 사는 삶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지셴린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일인 독서를 왜 하느냐"는 질문에 "사람은 왜 밥을 먹는가?"라는 비유를 들었다. 참 공감이 가는 말이다. 3년간 집중적으로 책을 읽고 서평을 쓰다 보니, 나 역시 점점 책에 중독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제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고, 할 일을 빼먹은 것 같고, 꼭 영양제를 덜 챙겨 먹은 기분이 든다. 책이라는 통로를 통해 다른 이들의 삶을 여행하는 것, 그것이 요즘 나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우리를 늘 깨어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책을 가까이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 미온수에 소금을 넣어 한 잔 마신 뒤, 맑은 기운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 이런 루틴을 평생 이어가고 싶다는 소망이 생긴다. 지셴린 역시 평생 새벽 4시 30분에 깨어나 책을 읽고 글을 적었다고 하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현재 93세의 나이에도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가천대학교 김길여 총장님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는 그 모습을 보면 "저 에너지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하는 존경심과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책 속에서 당나라 학자 한유는 스승의 세 가지 임무로 '진리를 전하고, 학업을 전수하며, 의혹을 풀어주는 것'을 꼽았다. 결국 스승이란 학생에게 아낌없이 은혜를 베푸는 존재인 것이다. 지셴린 역시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큰 은혜를 베푸는 스승이 되어준다.

"옛날에 배우는 이에게는 반드시 스승이 있었는데, 스승은 진리를 전해주고, 학업을 전수해주며, 의혹을 풀어주는 존재다" (p.163)


📚그가 책 전반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바로 '평정심을 잃지 않는 마음'이다. 살아가면서 행운이 오든, 불행이 오든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 마음이 곧고 단단하여 세상 풍파에 쉽게 흔들리지 않아야 비로소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지셴린이 말하는 잘 사는 법은 명쾌하다. 평정심을 갖고 온전히 자신의 인생을 마주하되, 독단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남과 적절히 어울리는 삶이다.


📚인생의 대선배가 들려주는 이 담담한 이야기들은 마치 잔잔한 이슬비처럼 마음에 촉촉이 스며든다. 문득 스노우폭스 김승호 회장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에 "답이 없으니까 생각하지 말자"라고 했던 통쾌하고도 진솔한 대답이 떠오른다. 정답을 찾으려 애쓰기보다는, 지셴린의 말처럼 그저 평정심을 유지하며 오늘 하루를 태연하게 살아내는 것, 그것이 진정 잘 사는 법이 아닐까.


@chungrim.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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