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좋은 동시 2025
안도현 외 엮음, 손미현 그림 / 상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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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올해의 좋은 동시 2025) 서평
권영상 김제곤 안도현 유강희 이안 임수현 엮음


[올해의 좋은 동시 2025]는 2025년 동안 어떤 동시가 있었는지, 시대의 흐름을 알 수 있다. 그 시대를 알려면 트랜드를 읽어야한다는 말이 있다. 글에도, 동시에도 흐름이 있다. 수많은 작품중에서 엄선하게 선정된 122편의 동시가 이 책에 실렸다.


김송이 시인의 <딱 보면 몰라?>는 아이가 오리랑 물놀이를 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그대로 옮겨 놓은듯 시어들이 통통튀었다.

"물이 오리를 꿀꺽 삼켰잖아
아니다 오리가 물을 와악 베어 먹었어"

물속에 들어간 오리가 마치 물이 오리를 꿀꺽 삼켰다고 표현했다. 물속에서는 오리는 수영선수나 마찬가지인데, 아이의 눈에는 물이 오리를 삼킨것처럼 보인 것이다.


"오리가 물을 와악 베어 먹었어" 오리가 물에서 수영하는 모습이 물을 와악하고 베어 먹었다니 이 표현을 읽고 애니매이션 <미래소년 코난>의 개구진 모습이 생각났다. 오리와 장난스레 대화하듯이 시어는 그렇게 흘러간다. 아이같은 이런 마음으로 살수만 있다면 얼마나 세상이 맑을까.


방희섭 시인의 <나무 꼭대기에 오르는 방법> 은 한참을 읽다보면 마지막엔 역설적인 기법이 나온다.

"무섭지 않았냐고?
전혀.
왜냐하면 그게
쓰러진 나무였거든!"

쓰러진 나무위를 오르는 방법을 마치 높이 서 있는 나무에 오르듯이 나열했다. 높은 나무에 오르기 위해서 후들거리는 다리도 참고, 꼭대기에 올라서 두 팔을 벌리고 눈을 감고 새가 된 기분을 느꼈는데 쓰러진 나무라니. 아이같은 발상자체가 놀라웠고 표현력도 좋았다.


정유경 시인의 <안개>를 읽으면서 어린시절 학교가는 길을 생각했다.

"학교 가는 길에
안개가 내 손을 먹었어
안개가 내 발을 먹었더.
내 팔과 다리,
몸통과 얼굴까지 먹어 버렸어
그런데 참 좋은 게
아프지 않더라"


안개가 가득 낀 날에 골목길을 걷다보면 허리아래부터는 안개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을때가 있다. 그럴때는 친구들과 안개속을 헤짚고 다니면서 용이 되기도 하고, 귀신이 되기도 하고, 손오공이 되기도 한다. 한참을 뛰어 다니다 보면 안개는 어느새 도망가고 없다.


<안개>는 어린시절 놀았던 그대가 생각이 나서 웃었다가, 추억에 젖어서 눈물을 머금었다가 그랬다. 도시의 아이들은 이런 안개속에서 뛰어본 적이 있을까? 스쿨버스에 학원차에 실려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정준호 시인의 <춥지법>은 제목부터 웃음이 나온다. 너무 추우니까 축지법이 아닌 춥지법이 된 것이다.


"춥, 하고 모은 기를
발이 받아 뽀드득,




뽀드드득,
다다닥 뛰다 보면
학교는 쪼그만 점이 되고"

너무 추운 한겨울에는 손과 발도 꽁꽁 얼어서 축지법으로 학교에 빨리 갈 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를 많이 생각했다. 정준호 시인처럼 이런 생각을 나만 한 것이 아니구나를 떠올리니 동질감이 느껴진다.


산골에 사는 친구들은 학교에 오는 거리가 한시간 거리인데 추워서 장작불에 돌멩이를 넣어서 구운 다음에 그 돌멩이를 수건에 싸서 가방에 넣어 가지고 온다고 한다. 오는 동안 등에 따뜻한 돌멩이의 온기가 느껴져서 덜 추웠다고 하는 친구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 친구들에게 이 춥지법을 알려 주었다면 더 빨리 학교에 가지 않았을까?


동시는 어린시절의 추억들을 하나씩 끄집어낸다. 그 시절의 말갛던 무지개빛 방울들이 모여 모여서 동시를 만들고, 다시 우리는 그 동시속에서 우리의 추억을 마신다. 마음이 어지러울때나, 일상이 재미 없을때 나는 동시집을 꺼내어서 가만히 가만히 읽어본다. 배시시 웃기도 하고, 때로는 눈자위가 촉촉해지기도 한다.


동시를 읽으면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아이같은 마음, 아이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어느덧 나도 아이가 되어버린다. 일상이 무료하다면 동시를 읽어 보기를 권한다. 동시는 순수함을 잃지 않는 원동력이요, 아이의 세상으로 걸어가는 지름길이다.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sangsangbook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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