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줄 서서 보는 그림의 비밀
이정우 지음 / 투래빗 / 2025년 9월
평점 :
#도서협찬📚
[줄서서보는 그림의 비밀] 서평
이정우 지음
'평범한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피카소)
🖼작년 연말에 고흐의 전시회를 보러 갔었다. 전시장은 두시간을 기다린 끝에 입장할 수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그림감상을 할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정작 유명한 그림이 몇점이 안되어서 아쉬웠지만, 그때 의문점이 생겼다. 무엇이 이렇게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까? 왜 우리는 유명한 그림앞에 장사진을 치서라도 그림을 볼까?
이름이 브랜드가 된 열한명의 예술가들을 통해서 예술가의 이름값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 책을 통해서 알 수가 있다. 이정우 작가님은 회화를 전공했지만, 그림으로 유명해지기가 어렵다는 현실앞에서 다른길을 택했다. 예술 속 이야기를 삶의 언어로 풀어내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집필하고 있다.
🖼책속에 등장하는 예술가들은 공통점이 있다. 기존의 미술계가 고집하던 전통적인 방식을 깨부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회화방식을 창조하고 고수했다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자신들만의 브랜드 전략이 있었다. 자크 루이 다비드는 나폴레옹의 황제 마케팅을 설계한 화가이다. <생베르나르 고개의 나폴레옹>은 극적인 연출로 나폴레옹의 위엄과 리더쉽, 권위, 카리스마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다.
"인상주의가 추구하는 '순간의 포착'이 과연 예술의 궁극적인 목표일까? 빛의 찬란함을 표현하는 것만으로 자연의 '본질'을 담아낼 수 있을까?" (폴 세잔)
폴 세잔은 인상주의와 자신의 결정적인 차이점을 발견한다. 세잔은 자연의 모습을 천천히 해석하는 세잔만의 독자적인 예술 철학을 구축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하얀 변기로 이름을 알린 마르셀 뒤샹은 유럽 미술 특유의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예술의 등장을 알렸다. <샘>의 등장은 파격적이었고, 공산품에 작가의 아이디어를 더해서 작품이 되는 '레디메이드 개념'이 정립된 시기이다.
살바도르 달리는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죽은 형의 대체제라는 콤플렉스를 활용해서 자신만의 개성을 알렸다. 무의식이라는 개념과 꿈에 빠져들게 되었고, 그것을 그림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유명해지기 위해서 독창적인 외모, 파격적인 행동과 언행으로 주목을 받았다. 자신을 브랜딩시키고 마케팅하는 일을 노련하게 즐겼다.
"돈을 버는 것도 예술이고, 일하는 것도 예술이며, 좋은 비즈니스는 그야말로 최고의 예술이다" (앤디 워홀)
가장 상업적인 예술가인 앤디 워홀은 연간 작품 거래액이 2000~3000억원을 오가는 정도라고 한다. 앤디 워홀의 브랜딩이 특별한 이유는 작품과 자신까지 상업적 브랜딩의 영역에 포함시킨 것이다. 회사를 설립하고, 잡지사 설립, TV프로그램 창설, 사건. 사고를 이슈화하는 다양한 전략으로 자신의 이름값을 높이는 마케팅을 펼쳤다.
창작과 경영의 경계를 허문 아트 비즈니스를 펼친 무라카미 다카시는 '슈퍼플랫'이라는 미술 사조를 만들어낸다. 다카시는 앤디 워홀처럼 상업성을 추구하며 작품과 상품을 제작한다.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며 자신의 회사를 만들었다. 미술사에서 일본의 입지가 약세한 것을 파악하고, 상업성이 보장된 오타쿠 문화와 일본 전통화의 요소를 그림속에 녹여낸다. 이러한 작품은 현대적인 캐릭터에 전통성을 더해 예술성을 극대화한 철저한 설계에서 탄생한 것이다.
이들의 이름값은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아무리 작품성이 뛰어난 예술가라도 브랜딩화하지 않으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미술시장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앤디 워홀이 자신은 똥으로 유명해졌다고 한 말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바늘구멍보다 좁은 미술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철저한 브랜딩과 전략이 있어야만 자신의 이름값을 만들수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미술시장을 보는 시각이 조금은 다양해졌다.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2rabbit_books
#줄서서보는그림의비밀 #이정우 #미술사 #투래빗출판사 #책추천 #미술사추천 #전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