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러시아로 떠난 네 남자의 트래블로그 러시아 여행자 클럽
서양수.정준오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독서
[매혹의 러시아로 떠난 네 남자의 트래블로그] 서평
서양수. 정준오 지음


15년전 인도여행중에 만난 철수 아저씨는 내게 러시아 여행을 권한 사람이었다. 출판사에 근무하는 배철수를 똑 닮은 철수 아저씨는 공허한 눈빛과 회색빛의 우울함도 아닌 뭣도 아닌, 이상한 연민을 불러 일으키는 사람이었다. 그때 당시 러시아는 여행가고픈 나라가 아닌 여행에서 배제해야 하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었다.


러시아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톨스토이, 푸시킨, 볼셰비키 혁명, 러시아횡단열차, 등 나열할 단어가 당장에 몇개 없다. 그만큼 우리에겐 러시아라는 나라는 거리만큼이나 먼 나라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때 간질간질 무엇이 끓어오른다. 러시아란 나라가 궁금해졌다. 궁금하면 가봐야한다.


30대의 직장인 네명이서 떠나는 러시아 여행은 좌충우돌, 한마디로 심장이 쫄깃거리는 여행이었다. 여행은 계획대로 되지 않고, 생각지도 않은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난다.


p62
처음 '붉은 광장'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에는 참 러시아스럽다고 생각했다. 뭔가 혁명의 전사들이 매일 아침 이념으로 샤워하고, '원쑤'들을 무찌를 것 같은 이름이니까. 아직도 러시아라고 하면 과거 소련의 이미지가 연상되곤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사실은 그게 아니다. 현대 러시아어의 '붉은(끄라스나야)' 이라는 말은, 고대 슬라브어로 '아름다운'이라는 뜻이었다.


테트리스 게임의 배경화면에 등장하는 '성 바실리 대성당'은 200여 년 동안 몽골의 지배를 받던 러시아가 몽골과 싸워 승리를 거둔 것을 기념해 지어졌다고 한다. 식민지 지배를 200년이나 참고 견뎠던 러시아가 존재감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러시아는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들이 있다.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1957년 스푸트니크 1호), 세계 최초의 달 탐사선(1959년 루나 1호), 세계 최최의 우주인(1961년 유리 가가린), 세계 최초의 우주정거장(1971년 살류트 1호)등 모두 러시아가 차지한다. 우주박물관엔 우주를 향한 러시아의 흔적들이 가득하다.


p285
우리는 타자에게 실제 장소들에 대해서가 아니라 자기에 대해서 얘기할 때 그 장소들을 가장 잘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장 잘 알릴 수도 있다. 훌륭한 여행자는 지리적 장소들을 관통해버린다. 그는 그 장소들 하나하나가 우리 자신의 일부분을 담고 있으며 타자들을 향해 나아가는 길을 열어줄 수 있음을 안다. 거기서 멈춰버리지 않는 지혜만 있다면 말이다.
_피에르 바야르,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중에서


여행을 떠나기 전의 준비하는 과정과 설레임에서 여행은 이미 시작된다. 가봐야 할 명승지, 맛집보다는 스치는 사람들과의 교류, 역사, 문화, 예술에서 풍겨오는 향기에 이끌릴 때도 많다. 여행이 끝나면 생각나는 건 주린배를 채워 주었던 음식들, 힘들게 찾아갔던 그 여정, 그리고 내 곁에 있던 사람들이 남는다.


어쩌면 당연하게 생각하고 지냈던 내 모습을, 여행을 통해서 우리는 만난다. 우리는 자신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여행은 미처 몰랐던 자신을 하나씩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어! 하며 감탄할 때도 있지만, 나도 어쩔수 없는 사람이구나를 느끼며 씁쓸할 때도 있다.
예술과 문화의 나라 러시아를 알고 싶은 정도가 아니라,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 여행욕구가 매일 한뼘씩 자라고 있는 중이다.


@mira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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