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최은미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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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마주] 서평

최은미 장편소설



[마주]를 읽는동안 끝이 없는 안개속을 거닌다는 느낌에 마지막장까지 조금 답답했습니다. 아마도 명확하게 일이 전개되어 어떠한 결말이 아닌 지난 기억들의 편린들과 일상의 작은 조각들을 연결시켜서 주인공인 나리의 심리묘사를 했습니다. 어쩌면 작가가 의도한 방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명확한 선을 긋는걸 좋아하는 저에게 이 소설은 처음에는 모호한 면때문에 참 어려웠습니다.

기정면에서 작은 공방을 하는 나리에게는 잠복결혁균이라는 진단이 내려졌고, 이 시기에 코로나 19가 발발되었다. 만조 아줌마는 나리에게 특별한 사람이었는데, 그이의 기억들이 스멀스멀 기억이 난다. 닭간을 먹는다는 것과 결핵을 앓았다는 것이다.



수미는 코로나 19에 확진되어 격리 병동에 있게 되었고, 코로나 19로 인해서 사람들은 점점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고, 실내 생활이 길어지면서 점점 더 답답해졌고, 가슴속에는 답답함이 억눌러 있었다.

축제도 취소되고, 공방의 일정도 없어지게 되었다. 코로나 19로 모든 것들이 조심스러웠고, 위기의 벼랑에 서 있는듯 힘들었다. 수미도 나리도 그랬다. 엄마는 무엇때문에 나리를 만조 아줌마에게 보냈는지는 모르지만, 수세때문에 마을은 이상한 기운이 넘쳤다.



만조 아줌마와 다니던 시장과 호수는 내게 어느새 슬며시 스며들었다. 은채는 코로나 걸린다고 밖을 나가는 걸 거부했다. 상가 사람들이 몰려 있고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데 나리는 호흡곤란으로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곧바로 코로나 19 PCR검사, 피검사, 엑스레이 검사를 했고 이상이 없었다



해결사처럼 상가 계단을 뛰어내려가던 이나리의 오지랖은 여름 한철의 환상처럼 사라져버렸다. 만사가 조심스러웠고 매사에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었고, 눈앞의 사람, 눈앞의 공간, 눈앞의 상황, 눈앞의 모든 것이 내게 곤란을 유발할 수 있는 것들로 보일 뿐이었다

수미는 모든 일을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는 연장선에서 서하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그걸 서하 탓이라고 여겼다. 온전한 지지를 주지 않았다. 서하가 무언가를 제대로 해낼 존재라는 걸 믿지 못했다. 수미가 있는 세상에서 서하는 웃는 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수미와 나리는 만조 아줌마를 만나러 갔는데, 도착하자마자 목장갑과 모자, 가위를 쥐어 주었다. 사과 과수원은 수확철이라 일손이 부족해서 손 하나라도 더 보태어야 했다. 일을 마치고 우리를 데리고 간곳은 지하에 양조장 시설이 있었다. 증류실과 숙성실을 돌아 보면서 나리와 수미가 태어난 날에 만든 술이 숙성실에 있었다.

만조 아줌마가 어떤 말을 한다 해도 나는 모든 게 내 잘못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였지만 그래도 내게 그 말을 했다.

(나리 니 탓이 아니라고, 너를 그렇게 둬서 미안하다고)



학원과 교습소에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지고 뉴스에는 여안의 딴산이 코로나 19 집단발병으로 집단격리 조처가 내려졌다. 서하는 딴산마을의 코호트격리에 대한 국민청원 글을 올렸고, 그 덕분인지 딴산 환자들에 대한 병상 배정이 빨라졌다.

(수미가 공방에 찾아와 그런 일화들을 하나씩 쏟아놓으면 어떤 날에는 마음이 아팠고 어떤 날에는 화가 났다. 그만 좀 하라고, 자책 말고 이젠 다른 걸 좀 하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자기혐오의 연장선에서 니 딸을 혐오해왔던 시간에서 이제 벗어나라고, 너의 혐오와 자책에서 이제 니 아이를 보내주라고, 다른 아이를 구한 것처러 너의 아이도 구하라고)

작가는 섬세한 감정을 관찰하듯 표현하였다. 팬데믹으로 인한 개인의 외로움과 불안함이 가족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에 어떠한 것들에 영향을 미쳤는지,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팬데믹 시대에 우리는 지금 온전하게 마주하고 있는 것인지. 한창 코로나19가 대유행되었을 때가 어느새 과거의 일이 되어버린 지금 더이상 우리의 소중한 것들이 잃어버려선 안된다.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changbi_in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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