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름의 기억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름
델핀 페레 지음, 백수린 옮김 / 창비 / 2023년 8월

#도서협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름] 서평
델핀 페레 지음
백수린 옮김

022년 프랑스 그림책상인 '마녀 상'을 받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름]은 읽으면 읽을수록 잔잔한 여운과 감동이 울리는 그림책입니다. 수채화로 채색한 그림은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는 호수처럼 서서히 스며듭니다. 가볍지 않고 그렇다고 무겁지 않으며, 때로는 하얀 여백이 독자들이 갖고 있는 추억의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줍니다

엄마의 어린시절의 기억속에 있는 시골집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아이와 엄마가 할아버지의 흔적이 있는 시골집으로 여행을 갑니다. 아이는 시골집의 찬장에서 발견한 오래된 사탕을 발견하고, 코르크 마개를 모으고 나뭇가지들을 모읍니다

-그렇지만 열 개나 있잖아! 대체 뭐에 쓰려고?
-혹시 모르잖아요

쓸모없이 보이는 사소한 것들을 모으기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어른들이 보기에 하찮아 보이는 코르크 마개가 다양한 놀이도구이기에 소중한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린시절의 저도 작은 물건들을 참 많이도 모았습니다. 엄마와의 대화는 어린시절의 모습들을 떠올리기도 해서 들켜버린듯한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들어 봐
-무슨 소리예요?
-청딱따구리란다

엄마는 청딱따구리 소리를 들어보라고 하면서 유년 시절의 즐겨하던 놀이를 떠올리며 회상에 젖는다. 풀잎으로 풀피리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엄마는 유년시절에 가장 좋아하는 자리인 돌을 가리키며 아이에게 그 모습을 보여준다.

-아름다워요
-그렇지? 엄마가 가장 좋아했던 자리야.
바로 이 돌 위 말이야

엄마가 좋아하는 자리에서 아이와 풍경을 함께 바라보며 할아버지의 유년시절을 회상하면서 아이에게 전해준다.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생각이 나던 장면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모자를 챙기라고 엄마는 말하지만, 아이는 어디에 있는지 모릅니다.

다락방에서 보물찾기, 싫어하는 벌레 알려주기, 모닥불 피우기, 사진을 보면서 엄마의 어린시절의 모습 이야기하기, 호수에서 수영하기, 연두빛의 풀밭위에 눕기, 오두막 짓기등 수박내음이 나는 싱그럽고 달큼한 여름의 기억, 작은것에서 발견하는 기쁨, 할아버지의 흔적속에 있는 엄마의 기억들은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면 엄마와의 아름다운 추억들을 다시 이야기하게 되는 순간들이 찾아 오겠죠

아이가 여름을 보내면서 어느새 스스로 신발 끈을 묶고, 소중한 물건이었던 모자를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한다. 아이가 여름에 발견한 작고 소중한 기쁨들을 엄마와 나누며 주고받는 대화속에서 특별할 것 없는 여름의 작은 조각들은 그렇게 추억의 보물창고에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엄마, 그거 알아요?
-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름이었어요

그림책이 끝날무렵 아이가 엄마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름이었다고 고백하는 장면은 깊은 여운을 남겨준다. 엄마는 어린시절의 소중한 추억들을 다시 회상하면서 아이와 추억여행을 함께 한다. 아이는 엄마와 할아버지의 유년의 아름다웠던 흔적들이 묻어있는 시골집에서 특별할것 없는 일상을 통해서 한뼘 더 성숙해진다

아이가 혼자서 보내는 시간과 타인과 어울리는 시간을 통해서 관계를 이어가는 법을 알게되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도 몰랐던 사실들을 발견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이 그림책은 자연과 함께 하면서 지내는 여름날의 엄마와 아들의 일상을 잔잔한 여운과 함께 살아가는 재미가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자연의 작은 움직임에도 기뻐하고 호기심을 가지는 아이의 모습과 그런 아이를 옆에서 지켜봐주고 응시하는 엄마의 모습은 자연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일상을 통해서 우리의 일상은 어떠한지 이야기해 보면 좋을것 같습니다. 아직 남아있는 여름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름으로 만들면 어떨까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시간이라는 걸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림책을 읽으면서 어린시절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오래간만의 참행복에 빠졌습니다. 추억이 많은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글귀가 생각이 납니다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changbi_jr
@changbi.pictur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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